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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카페인 :: 건어물녀를 통해 알아본 연애 공식

생활/문화/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2. 3. 2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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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랑? 나이가 어린 만큼의 풋풋한 사랑 혹은 성숙미가 듬뿍 담긴 원숙한 사랑 등 정도만 다를 뿐 그 본질은 사랑이다. 때문에 적어도 사랑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먹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원한 테마이자,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넘쳐나는 사랑.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 또한 사랑은 단연 최고의 소재다.

그만큼 절박하지만 한 편으로는 속절없는 기다림으로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는 못된 감정이 교차한다. 하지만 힘들게 사랑을 시작해고 지속되는 유통기한은 불과 6개월에 불과.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콩깍지가 씌었다는 오명을 써가며 사랑 앞에서 남부럽지 않을 구애를 펼친다.

짜릿한 쾌감 혹은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강한 중독성을 띄지만 그게 겨우 6개월에 불과하다니. 마치 소량만으로도 우리를 흥분되게 하지만 흡수와 동시에 배출되어버리는 카페인을 연상시킨다. 사랑도 카페인도 그렇게 우리를 잠깐 흥분시키지만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 하게 만드는 공통점을 지녔다.

뮤지컬 카페인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세진과 정민도 카페인의 신속성만큼이나 짧은 만남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매력에 빠지며 뒤늦게 서로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과정을 소믈리에와 바리스타라는 그럴싸한 직업군으로 포장해 그려냈다. 적당한 밀당과 짝사랑 그리고 곧이어 돌아온 끌림의 반복은 사랑하는 과정의 압축판이다.

짧지만 달콤한 게다가 중독성까지 강한 사랑이야기를 뮤지컬로 승화시킨 카페인. 잘생긴 남자 혹은 마냥 예쁜 여자가 만나는 선남선녀의 이야기가 아닌 진심이라는 본질이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교훈을 남기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현대인의 인스턴트 사랑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 
 


● 호기심으로 시작한 접근, 돌이킬 수 없는 불장난

시작은 가벼웠다. 연애 쑥맥인 여자 주인공 세진은 이번에도 사랑에 버림받고 일에 매달렸다. 자신의 연예 세포가 없어졌다고 탓하는 본인과 달리 주변에서는 젊은 애가 일에만 매달려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는지 좀처럼 가만 두지 않는다. 겉으로는 멀쩡했지만 사랑 때문에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여자 주인공은 건어물녀 그것과 다름없다.

반면 남자 주인공인 정민에게 사랑은 세상 무엇보다 쉽고 간단한 흥밋거리다. 낮에는 바리스타 밤에는 소믈리에가 공존하는 같은 공간 다른 세계에서 근무하는 두 사람이 만나게 될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지만, 만나게 된 계기 또한 정민의 장난기가 단초가 됐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몰랐는지 철없는 장난질에 시작된 두 사람의 우연 같은 밀당. 둘 은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을 몰랐는지 드라마 같은 인연을 이어간다.

건어물녀를 상대로 밤에는 소믈리에로 근무하지만 낮에는 연애 상담사가 되어 여자를 농락하는 정민의 일련의 행동은 통쾌함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교차시킨다. 마찬가지로 여자인 세진의 이상형 찾기 또한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자신의 눈높이에 일방적으로 맞는 상대를 찾는 그녀의 이상형에게 따끔한 조언으로 현실 감각을 되찾으라고 조언하는 정민의 연애상담은 제법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과정에 서로를 향한 속마음을 말장난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예상치 못한 연애 곡선이 그려질 때면 관객의 반응 또한 웃음 일색이다. 그랬다.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기에 그런 사랑 이야기를 담은 카페인은 분명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작품이다.

● 카페인 같은 사랑을 꿈꾸세요?

카페인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남녀 간의 짧은 쾌락을 먼저 연상시켰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했던 이 작품의 재미는 극 후반까지 계속된다. 시작은 가벼웠지만 그렇다고 결코 진중하지도 않았던 동시에 글의 후반에 들어서면 애절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한다. 연애 같지도 않던 만남이 어느 순간 연애가 되어 버리고 끝날 무렵 완성된 묘한 연애 곡선이 이 작품의 재미다. 건어물녀인 세진을 상대로 정민의 연애조언이 일순간 실망이라는 감정으로 뒤덮일 무렵 펼쳐지는 관객의 실망도 나쁘진 않다.

잘 생기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멋진 구석도 없는 못남인 당신. 왜 연애를 못하는지 궁금하다면 뮤지컬 카페인을 통해 그 이유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마냥 잘난 연애 상담 코치 역을 자청했던 정민이 마지막에 자신의 모습을 되짚으며 진심을 표현하는 그 과정이 이 작품에서 눈여겨봐야 할 클라이맥스다.

동시에 극중 사이사이 등장하는 정민의 연애 공식에는 초식남 혹은 건어물녀라면 기억해둘만한 구절이 담겼다. 남녀 간의 알송달송한 사랑 심리를 주인공 세진과 정민을 통해 흥미롭게 펼쳐낸 작품을 통해 따뜻한 봄 연애세포를 자극해보는 것은 어떨지! 평소 사랑이란? 단어의 해답을 찾고자 했다면 그것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꼬는 뮤지컬 카페인을 통해 당신의 잘못된 사랑을 되짚어 보기 바란다.

 

writtened by cinetique@naver.com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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