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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20.04.15 매출 반 토막 PC방, 알바생 횡포에 폐업 위기
  2. 2019.05.23 비교되는 인생, 이렇게 살아도 되나요?
  3. 2019.04.13 넷플릭스發 미디어 빅뱅, 코드커팅하다.
  4. 2019.02.09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5. 2019.01.07 [르포] 설탕 사업으로 이룬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자본을 축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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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반 토막 PC방, 알바생 횡포에 폐업 위기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20. 4. 15. 16:0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갑(甲)질보다 잔인한 을(乙)질 범죄, 생계를 흔들다.

[르포] 소상공인 보호 사각지대, 대책 마련은?




[2020년 04월 15일] - “이럴 수 있나요? 아무것도 몰랐어요. 너무 믿었던 아이라 한동안 멍하니 있었어요. 왜 그랬을까? 언제부터 그랬을까? CCTV를 더 봐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매출이 너무 떨어지던 상황이었어요. 아무리 코로나19라고 해도 주변 PC방 5개 중 2개가 문을 닫았기에 이상했습니다. 더구나 이곳 상권이 먹자골목에다 바로 위가 오피스텔이에요. 주상복합이라 식사까지 해결하던 단골이 많았어요. PC방이지만 청결하고 맛도 좋다고 소문도 났어요. 그랬던 손님이 어느 순간부터 안 보이더라고요.”

찹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청주 네오PC방 사장님. 무슨 일이 있었기에 하소연하는 것일까?

지난 2016년 더 좋은 자리를 찾아 옮겨온 두 번째 오픈이다. 청주대학교 바로 앞 게다가 가장 중심. 적잖은 권리금까지 주고서라도 이 자리 여야만 했던 것은 전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만 했던 가장이라는 무게 탓이다. 뒤늦게 생긴 PC방에 비하면 인테리어는 평범했지만, 서비스와 설비만큼은 뒤지지 않으려 신경 썼다. 특히 위생은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손님이 떠난 자리는 닦고 또 닦고. 삶기만 하던 수건은 코라나19 사건 이후 알코올 소독도 병행하고 있다. 이용한 자리는 바로 가서 정리하고 수건으로 닦고.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자리라 두 번 세 번 확인한다.

그렇게 공들인 결과 매출은 개업했던 당시에 비해 느리지만, 꾸준히 상승했고 사건이 있기 전까지도 제법 많은 단골로 북적이던 곳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발길이 줄어들더니 급기야 조용해졌고, 동시에 매출도 감소했다. 하지만 기존에 알고 지냈던 단골이 연락하는 횟수가 오히려 늘었다. 이의제기였다. 대부분이 청소 상태를 지적하는 내용이었기에 그때마다 주의를 당부하는 정도로 끝냈었다.

“청소에 좀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죄송합니다. 저 혼자 할 수 있으니 주말에는 편히 쉬세요. 많이 바빠지면 연락 드릴게요’ 요즘 청년답지 않게 항시 공손했기에 더욱 믿었지만 그게 착각이었다. 뒤늦게 밝혀진 현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CCTV를 돌려보기 전날 한 손님이 남기고 간 말이 계속 맴돌았다고 말했다. “사장님. 여자 알바생이 일도 안 하고 매번 놀고만 있어요. 남자 알바생도 마찬가지예요. 자리 좀 치워달라고 해도 신경도 안 쓰네요. 주의 좀 주세요.” 사장님이 자리를 비워 그런 것 같으니 신경을 써 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남자 알바생? 이라는 부분은 의아했단다. 해당 시간대에는 한 명만 배치했기에 의구심이 들었고 녹화된 CCTV 영상에서 이상한 장면이 담겨있었다.

녹화된 내용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고. 아니 하면 안 될 행동까지 너무나 자연스럽게 하는 모습을 보고 직감했단다. “이건 한번 해서는 나오는 모습이 아니다.”

금고 속 돈까지 마음대로 손대는 장면 담겨

최근 3주분. CCTV 영상이 저장된 기간이다. 가장 최신 일자 영상부터 확인했다. 제대로 일하는 장면이 없었다. 그렇다면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정황. 도대체 언제부터 이랬던 걸까? 언제부터 이런 문제가 반복한 걸까? 손님이 자리를 치우는 모습이 보일 정도로 엉망이었다.

음식 조리 시설 허가를 받았기에 종업원은 보건증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요즘 PC방. 하기에 타인이 조리하는 것부터가 위법항목이라고. 종업원을 채용할 때는 직원을 채용한다는 마음으로 임했고 계약서 작성 및 최저임금 및 주휴수당 준수, 규정에 어긋나는 업무도 일절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상에 담긴 내용은 그러한 마음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카운터에 있으면 안 되는 수상한 남자가 수없이 들락거렸고, 음식도 마음대로 먹었고 심지어 금고에 있던 현금을 꺼내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한 번이 아닌 거의 매번 반복하던 모습이었는데 매출이 급감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코로나19로 각별하게 청결과 위생이 강조되던 시기였습니다. PC방 알바생의 주된 역할은 청소입니다. 가장 기본인 업무를 안 한 것이죠. 막상 왔더니 준비가 제대로 안 된 PC방이라는 인상을 받았을 겁니다. 그렇게 손님이 이탈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만행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그제야 아무것도 모르고 속았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저장된 영상을 전부 돌려보고서 더욱 명확해졌다. 도대체 영상에 나오는 저 남자는 누구일까? 뒤늦게 알게 된 사실에 따르면 함께 있던 남자아이는 여자 아르바이트생의 남자친구였고, 출근을 같이하거나 아니면 남자친구가 대신 출근해 일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영업장에서 당연한 것처럼 반복되고 있었던 와중에도 걱정하지 말라던 알바생 말만 믿었던 사장님. 그랬기에 더욱더 대범하게 활개를 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를 자책했다.

더구나 일을 시작하고 3개월 수습 기간도 끝나지 않았던 아르바이트생이 태연하게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에 경악하게 됐다. 착한 아이였다. 성실한 아이였다. 라고 생각했건만 착각이었다.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사람을 못 믿겠어요. 누구를 어떻게 뽑아서 매장을 맡겨요?”

아이들 학비로 마련해둔 돈까지 매출이 감소하자 끌어다 운영비로 사용할 정도로 힘든 시기는 결국 새로 채용한 아르바이트생이 불러온 인재였다. 시기도 일치했다. 매출 장부를 확인해보니 아르바이트생이 일을 시작하던 무렵부터 꾸준히 감소하더니 3개월 차에 접어들어서는 1천만 원 넘게 줄었다. 동시에 바로 위에 거주했기에 주말이면 늘 보였던 단골도 다시는 오지 않았다.

지금 자리에 매장을 내기 위해 수없이 돌아다녔고 모두가 부러워하던 상권에 들어왔을 때 주변에서 축하했던 모습도 아직 생생할 정도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한순간 터진 사건으로 용기도 의욕도 믿음도 물거품처럼 사라졌다고 말하는 사장. 허탈한 마음을 간신히 추스르고 정신을 차렸을 때 그가 내린 결정은 ‘폐업 가에 매매하자’였다.

10년 넘게 PC방을 운영했기에 한 번 등 돌린 손님은 사장이 바뀌지 않는 한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빠져나간 단골은 다른 PC방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관리 소홀로 인해 불편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합니다.”라며 사과문까지 올렸으나 다시 돌아온 손님은 일부에 불과했다. 아르바이트가 그만둔 것을 알고서 돌아온 손님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손님의 한번 떠난 마음을 되돌리기란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다.

분했고 속상했고 심란했다고 말한다. 그의 손에는 소상공인 대출을 준비했던 서류가 들려 있었다. 아무것도 모를 시기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여겼지만, 현실을 알고 난 이후에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사건이라고 확신했기에 이제는 의미가 없던 서류였다.

이런 줄은 모르고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자 시간이 날 때마다 사방팔방 수소문하며 운영 자금 구하기에 매진했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생활비는 없더라도 아르바이트생 임금은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에 단 한 번도 지급 일자는 어기지 않고 철저히 지켜왔던 노력도 헛된 게 됐다.

억울하면 민사소송하라? 소상공인 보호는 제도권 밖

매스컴에서는 백날 사장을 갑질하는 캐릭터로 포장하고 반성할 것만을 당부하는 상황이지만 청주에서 발생한 네오PC방 사건은 그 반대다. 영악한 아르바이트생은 갑으로 군림하려 했고 고용주가 노동자보다 우위라는 현행법을 앞세워 더욱 악랄하게 범죄에 가담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었고, 일하다 마음에 안 든다고 그만 가버려도 단 하루 치 수당부터 요구하는 것도 만연했던 분위기다. 그래도 지급하라는 것이 권고사항이다. 피해는 사업주가 감당할 몫이다.

알바천국 CF에서 표현한 그대로 권리만 누리려 하고 정작 의무는 이행하지 않아 그 피해는 수년간 그대로 고용주에게 누적됐다. 업주가 하소연하면 갑질, 알바가 하소연하면 피해. 이러한 분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소상공인은 악랄한 아르바이트생의 먹잇감으로 지목됐다. 네오PC방 피해 사례도 마찬가지다. 수개월 간 매출이 줄던 상황에서도 손님의 제보가 이어져서야 문제를 파악하게 될 정도로 깜박 속았다.

소상공인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외치던 중소기업은행 CF와 달리 실상은 소상공인은 먹이사슬 젤 바닥에서 아등바등 발버둥을 치며, 손님 눈치 맞추고 아르바이트 비위 맞춰가며 ‘곧 나아질 거야’를 희망하는 형국에 불과했다는 거다. 황금상권에 오픈을 알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상황은 점차 나아졌고 그 결실을 간신히 보려 하던 시점에 등장한 아르바이트생 한 명의 만행으로 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곤두박질쳤다.

지금은 가장 안 되던 시기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다. 그것도 이곳 PC방만 겪는 일이다. 알바생의 만행을 겪은 손님은 다 빠져나간 탓이다. 마음을 돌려보려고 했지만 이미 식어버린 마음을 다시 돌리는 건 불가능했다. 다른 PC방에서 얼마 전까지 늘 다녀갔던 손님을 마주하게 됐다. 찹찹했다.


“한 명의 손님을 단골로 만들기까지에는 몇 날, 몇 달 아니 몇 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pc방 특성상 1년 365일 24시간 계속 영업이에요. 그래서 사람을 채용한 것인데 예상치 못한 대가를 치르게 됐네요. 별것 아니라 여겼을지 모를 청소도 손님 입장에서는 다 알아요. 청소를 한 곳인지, 제대로 관리를 하는 PC방인지. 한 명의 만행 때문에 매장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바생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저 같은 피해자가 없도록요.”

청주 네오PC방 사장님은 말한다. 억울하지만 하소연할 곳도 도움을 구할 기관도 없다고. 그리도 억울하면 민사소송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보는 시선은 그저 억울하다. 수없이 피해를 하소연했지만, 고용주라는 이유로 근로자에 떠밀렸고, 매스컴에서 입금 체불 등의 문제가 불거질 경우 일부 불량사업자의 문제를 전체 문제인 것처럼 싸잡아 매도하던 것이 지금의 사태와 같이 변질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이 언제 준비하고 언제 소송해서 피해를 보상받을까요? 그 시간에 당장 생계 걱정하고 일해야 하는데 말이죠. 아르바이트생이 불합리한 처사를 당했다면 당장 두 팔 걷어 올려 노동부도 관련 부처도 나서서 대응하고 제도가 미흡했다면 개정까지 하던데 소상공인이 억울하게 당한 피해는 아주 쉽게 외면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법과 규정에 따라 정직하게 사업해온 대가치고는 너무 무책임하고 가혹한 거 아닌가요?”

문제가 반복하는 PC방. 피해 사업주가 늘고 있다.

이곳만의 사연일까? 청주 시내 다른 PC방에서도 같은 일이 연달아 반복했다. 물론 보상은 하나 같이 못 받았다. 절차도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무엇보다 인식이 ‘사업하다가 똥 밟았다 쳐. 다른 아르바이트생 뽑으면 되지 뭘 그리 집착해’라며 별종이라 여기는 기관의 무책임한 처사에서 넘기 힘든 벽을 마주한 기분이었다고.

무게추가 노동자를 상대로 기울어 균형이 어긋난 사이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사장님 소리 듣는 소상공인의 구제는 심각 단계로 접어들었다. 갈수록 치밀하게 대범하게 진화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일탈 행위에도 대응할 방법 하나 없으니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할 수 있는 조치라면 ‘그만 나와라’만 반복되고 있다. 사법기관에 고발해도 제대로 된 처벌 규정 하나 없기에 합의하라는 권고가 해결책이다.

두 번째 PC방이었기에 더욱 각별하게 운영했던 청주 네오PC방 사장님. 하지만 지금은 폐업을 고민한다.


소상공인이 중요하다고 말하기 전에 소상공인이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되지 않는 한 언제라도 같은 일은 반복할 수 있다. 세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중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눌 수 있다면 아무렇지 않은 것은 없다. 갑과 을을 떠나 적법 절차에 따라 가해자는 벌을 받고 피해자는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나서는 것이 관련 기관의 책무 아닐까?

같은 문제가 무수히 반복되어도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악용되는 건 이미 제도적으로 계도 가능한 시기가 넘었음을 의미한다. 정직하게 세금을 내고 성실하게 운영했던 사업주의 억울함을 풀 방법이라면 지루한 법정 다툼에 불과했다.

그래도 네오PC방 사장님은 더는 좌시하지 않고 이번 일은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따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을 닫는 마지막 날까지 이곳을 찾아온 손님께 더는 실망을 안기지 않겠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예상치 못했던 매출 감소. 그게 믿고 맡겼던 아르바이트생으로 인한 사건/사고였기에 누구라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네오PC방 사장님과 같은 마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소상공인이 더는 피해를 겪지 않도록 관련 부처가 나서야 할 상황이다.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으면 그마저도 수습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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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PC방, 소상공인, 창업,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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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되는 인생, 이렇게 살아도 되나요?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9. 5. 23. 23:0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다시 뛸 수 있다면 당당해도 좋다.

[불혹에 쉬어가는 삶]




[2019년 05월 12일] - 남자 나이를 두고 마흔이라는 표현보다는 불혹에 유달리 의미를 두는 게 요즘 분위기다. 불혹이 뭐 그리 대수라고 우겨봤자 손해 보는 건 당사자다. 그 나이 먹도록 뭐 하고 살았어? 라는 소리에 괜한 자격지심이 드는 순간 난 지는 거다.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사는 것임에 책임감을 당연시여기고, 불혹이라는 이유로 그럴싸한 타이틀 하나 달고 있어야 사람 대우 받는 것을 거부해봤자 마치 그릇된 편견 한복판에서 ‘님들아 무례한 지적질 그만하시고요!’를 연발한 들 먹혀들지 않을 형국이다.

불혹[不惑]
나이 40세를 이르는 말.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음을 뜻한다.


10대 초반에 비자발적으로 사회에 나와 발을 담근 것이 어느 사이 30년이 넘어 마흔하나를 바라보고 있다. 윗사람 눈치 봐가며 아등바등 살아온 것이 꽤 시간이 지나 국민연금 수령 조건 충족 120회를 벌써 오래전에 꽉 채웠다. 그렇게 열심히 살다 보면 결혼해서 자녀 낳고, 내 집 마련해서 평범하게라도 살 수 있을 거라 예상했건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내 마음처럼 이뤄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분명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건만 이 나이 되고 보니 확연한 차이가 벌어졌다. 공무원 또는 대기업 타이틀 달고 시작한 동기와 중소기업 타이틀로 시작한 대다수 이들은 신분의 격차라 불려도 될 정도의 확연히 벌어진 간극을 마주하고 당혹함을 감추지 못한다. 과거라면 한창 일해야 할 나이임에도 오갈 곳 없이 떠도는 신세에 한 동안 깊게 내쉬던 한숨조차도 바닥나 지금은 영혼 없는 일상에서 막연한 탈출구만 모색하곤 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경우 몸도 마음도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자존감이 우르륵 무너질 거만 같기에 불혹을 지난 이 나이 들어서도 정신 줄 다 잡고 가급적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일이 되면 달라질까? 별반 다를 건 없다. 오늘도 리쿠르트 메일 타이틀은 그럴싸하다. “***님을 찾는 구직 공고에요” 혹한 마음에 들여다 보면 매번 똑같은 낚시질이다. 매번 당하면서도 행여나 하는 기대에 또 들여다 보고 아등바등 탈출구를 모색한다.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실종된 지 오래다.

이렇게 사는 것이 답인가 싶은 때도 있다.
결혼해 애 키우는 친구들 푸념 듣고 있노라면

마음에 손을 엊고 진심으로 돌아다 본다. 열심히 살았나? 백번을 물어도 답은 변함없이 Yes. 틀어진 순간이 언제인가를 찾아보니 내가 따르고 존경해도 될 거라 믿었던 팀장이 원흉이다. 스카웃 제의를 받고 수년을고민하다 어렵게 발걸음을 옮긴 회사였건만 내홍은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했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내치는 것이 조직사회이기에 살생명부에 이름이 오르는 것을 알아도 손을 쓸 길이 없다.

전날 통보하고 다음 날 짐을 싸서 나가는 현실에서 억울함을 하소연해 봤자 달라진 건 없던 그 당시. 여기서 나가면 어떻게 먹고살지 라는 것에 대해 답안도 막막했고 이미 스텝 꼬인 커리어를 다시 풀어 원상복구 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 그 이상으로 힘들었다. 나간다는 소식듣고 위로하던 동기와 연락이 끊기는 것도 예상했던 수순이지만 그 시기가 빠르게 도래하는 것을 경험하고 어찌나 심란하던지. 이런 게 바로 강자독식으로 통하는 사회인가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섭섭함에 기인했을 거다.

시간이 흘러 지금에서야 그 시절을 돌이켜 봐도 당시에 살아남았더라면 달라졌을까 싶은 의구심에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 와중에 지인의 공통된 한소리는 ‘살기 힘들다’라는 외침. 결혼한 지 10여년이 되었을 테니 아이는 학교 들어갈 나이가 되었겠구나 싶지만, 그 한편으로는 넌 가정도 꾸리고 기댈 터전이 있잖아! 싶은 부러움이 발동한다. 그래서 물어보면 “처자식이 모두 나만 바라보고 꿈쩍을 하지 않는다. 맞벌이라도 하자고 하면 못할 말한 것 마냥 표정을 짓는데, 넌 결혼하지 마라”는 말이 돌아온다. 내가 이 말 듣자고 한 말이 아닌데.

잘 나가는 동기는 그야말로 ‘불혹’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삶의 표상이다. 삶의 여유 플러스에 가족이란 든든한 안정감 플러스에 내 집 마련이라는 테두리가 더해진 그들의 모습에서 과거 내가 그 나이가 되면 당연히 그렇게 되어 있겠지 라며 그리워하던 모습이 자꾸 투영되는 건 부러움 탓일 거다. 지금도 이러데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어떠한 모습이 되어 있을까? 싶은 조바심에 가뜩이나 위축된 자신감은 바닥을 보인다.

어떻게 사는지 말 좀 해봐라면 애 크는 이야기, 부부 싸움 하는 이야기만 늘어 놓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회사에서 오늘 내일 하며 나가라는 소리에 정신없다는 걱정을 늘어 놓는 친구도 사방이다. 먼저 나와 길을 걷는 나 같은 사람이 있노라면 그들이 이제 과거 내가 걸었던 노선을 답습할 준비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결혼식 이후 좀처럼 얼굴 마주할 일 없던 친구와의 조우가 나이가 들수룩 다시 늘어간다. 누가 더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저절로 찾게 되는 동기. 그게 불혹을 기점으로 부쩍 잦아진 것임은 공통된 주제 탓이다. 바로 생존!

한창이던 그 당시 그 나이 그 시절에는 돌이켜 보면 먼 훗날 까마득한 ‘불혹’으로 불리는 아재 나이 연배 시절은 먼 미래에 불과했다. 군 복무와 대학 그리고 사회 초년생으로 흘려보낸 20대를 지나 30대에는 무언가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큰 것을 노리는 행보를 걸었다면 그 시기를 지나니 ‘안정’이 그토록 절실해졌다. 남보다 더 벌고 더 빨리 인정받아야 한다는 급급함의 결과를 이 나이 먹고서야 후회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때늦은 반성이다.

처음부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다.
불혹을 넘겨 다시 시작점에 올라선 5년 뒤 나를 위해

전력 질주했건만 결과는 기대만큼 낭만적이지 않다. 여유 되면 여행가고, 여가 즐기던 그야말로 배짱이처럼 살던 동기 가리켜 ‘그렇게 살다간 후회한다’는 지적을 한 대가를 겪는 느낌이다. 분명 앞만 보고 달리면 먼 훗날 보상받을 수 있을 거야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비참한 속에서 때늦은 후회 하지만 그 나이에 그 시절에 겪어야 했던 경험을 하지 못하고 불혹을 지나친 내가 측은하다는 사실은 그대로다. 열심히 살아온 대가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벅차다.

늦었지만 지금에서야 세워보는 계획이라면 먼 미래를 보고 이뤄지는 오롯이 나를 위한 나만의 투자 전략이다. 억한심정에 ‘혼자 사는 인생에 친구가 뭔 필요’라는 자포자기 마음도 가져본 들 정작 처해 보니 친구는 필요했다. 열심히 벌어놔야 써야 할 타이밍이 되면 나서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나이가 바로 불혹 이후라 본다. 남자라는 책임감에 떠밀려서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인정하고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존재가 되기를 꿈꾼다.

과거라면 내가 머문 이 사회에서 오직 순응이 답이라면, 지금은 불평등하고 부당한 것에 담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깨달음. 당찬 90년대 또래를 보며 ‘특이하네’ 라고 였겼던 것에 이제야 답을 찾았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조직에 순응해서는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함을 왜 이제야 할 알았을까! 이렇게 된 마당에 모든 것을 내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억울하기에 요즘들어 ‘다 남 탓이요’ 라고 우겨보는 패기를 마음껏 부리고 있다.

시간은 흘러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기에 두 번 후회할 수 없다만, ‘내가 뭐 어때서, 나름 사장님이라다’는 배짱을 내세운다. 비빌 언덕 하나 없던 과거에는 그래도 나였기에 잘 버틴 것이고, 지금 또한 나였기에 이 정도라도 하는 거지라는 자신감에 기대어 너 보다 내가 낫다는 표정은 그렇게 내비친다. 내가 좋아하는 이의 일정에 맞춰 밥 먹을 여유는 얼마든지 낼 수 있고, 동창의 한턱내라는 요구에 월급 끊긴 지 몇 개월 됐다는 핑계로 뻔뻔하게 없는 것으로 하자는 넉살도 부리며 말이다.

‘갑’과 ‘을’의 구도에서 불합리한 요구 맞서 ‘놉’이라는 한마디 할 줄 몰라 ‘고맙습니다’만을 연신 외칠 줄만 알았던 사내가, 어느순간 합리적인 계약이 아닐 경우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내고, 제대로 된 결과를 원한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 지급이 필수여야 함도 강조한다. 뭘 믿고 저리 담당해. 라는 표정을 보이는 클라이언트 앞에서 ‘그 자리에 넌 평생 있을 거 같지’라는 속내를 보이지 못함이 내심 안타까울 뿐이다. 불혹이 넘어 깨우친 값 된 진실. 너무 바보 같이 살았기에 누구에게 손해를 끼치지는 않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음을 왜 몰랐을까!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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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發 미디어 빅뱅, 코드커팅하다.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9. 4. 13. 00:14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코드커팅 후 3년, 셋톱박스 내린 사망 선고
공해가 된 PPL, 도 넘은 광고앞 선택은 OTT




[2019년 04월 12일] - 인터넷과 케이블 TV(IPTV 포함)를 묶어 선보인 상품을 2000년도부터 16년간 이용했다. 일상에서 당연히 쓰이는 고정비 일부였고 이런저런 할인과 사은품을 내걸며 통신 3사가 돌아가며 꼬드기니 으레 자리 잡은 일상이려니 여겼다. 혼자 사는 남자에게 볼거리는 유일한이자 든든한 친구처럼 존재감이 두드러졌지만, 결정적인 문제라면 많은 직장인이 그러하듯 내가 사실은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는 자각이 어느 날 문득 들었다.

사실 인터넷만으로 대부분의 미디어 소비가 가능하니 TV를 끊어보자 결심했는데, 아무리 많이 보지 않아도 십 수년간 습관적으로 함께하던 TV를 끊는 건 오랜 친구와 이별하는 기분과 흡사한 나머지 살짝 망설이며 마음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던 것도 사실이다. 그때 즈음 넷플릭스가 한국에 정식으로 론칭하게 됐고, 시험 삼아 1개월 무료구독을 해보며 TV 없이 살아보기로 작정한다.

3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 이후로 케이블 TV를 다시는 신청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신청할 생각이 없다. 푹, 티빙 등 많은 국내 서비스를 함께 돌아가며 이용하다가 지금은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 두 곳에 완전히 정착한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 지상파 TV는 흘러간 유물이 되었고 구세대 유물에 나의 일상을 투자하는 것을 더는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케이블 TV를 끊는다는 표현, 즉 ‘코드 커팅(Cord-cutting)’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것을 보면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코드가 잘려나간 자리는 OTT가 대신하면서 내 삶을 변화시켰다. ‘Over the Top’의 줄임말인 OTT는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다. 국내에 정식 선보인 서비스라면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아마존 프라임, 푹, 티빙 정도를 손꼽는다. 여기에서 조금 더 넓게 본다면 유튜브도 OTT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처음 국내에 선보일 때 볼만한 콘텐츠가 없다며 외면받던 넷플릭스는 ‘옥자’, ’범인은 바로 너’와 같은 국내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시작으로 한국 투자를 꾸준히 강화하다가 올 초 선보인 ‘킹덤’으로 홈런을 쳤다. 2019년 2월 기준 순 방문자 240만 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만에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넷플릭스 효과를 제대로 누린 LG 유플러스는 킹덤 공개 후 일일 유치 고객이 3배 이상 증가했다는 효과에 주목하자. 그리고 4월 11일 전격 공개된 아이유의 영화 데뷔작 ‘페르소나’는 넷플릭스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오리지널 콘텐츠보다 상대적으로 ‘오래된 명작’에 약한 넷플릭스는 국내 서비스인 왓챠플레이가 대체재이자 든든한 보완재 역할을 하고 나섰다. ‘섹스 앤 더 시티’, ‘하우스’, ‘오피스’, ‘빅뱅이론’, ‘왕좌의 게임’ 등 국내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넷플릭스만으로는 갈증을 느끼는 이용자를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방향을 예능으로 틀면서 쿡이나 티빙의 고객까지 흡수하며 순항 중이다.

널린 게 볼거리다. 철저한 기획과 막대한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기발한 아이디어와 전문성을 갖춘 1인 미디어가 빠르게 안착하며 유튜브와 아프리카TV는 기존 콘텐츠 시장이 충족하지 못했던 색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유튜브로 20억 원을 번 스타 유튜버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가 적발된 사례가 우리에게 쓴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했으나, 결론만 보자면 1인 미디어는 이른바 ‘크리에이터’라는 미래 직업으로 조명받으며 초등학생 장래희망 직업 1위로 뽑히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재미의 요소에 화질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웬만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4k 방송을 기본으로 한다. 넷플릭스 역시 4k 콘텐츠에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반면 국내 서비스는 아직도 FHD에서 멈춰있고, 그나마 지상파 3개가 일부 UHD 방송을 선보이는 것이 전부다.

상황이 이쯤 되니 KBS, MBC 등의 채널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물론 충족하지 못한 부분 2%가 마음에 남았는데, 남성에게 인기 높았던 스포츠는 정치적인 이유로 서비스가 요원한 탓이다.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포털 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생중계가 일정 부분 해결책이 되고 있다. 간혹 공중파에서 엄청나게 화제가 되는 드라마는 분위기 탓에 관심을 집중시킬 때면 따로 다시 보기라는 서비스가 있으니 굳이 채널 전체가 있어야 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후발 주자에게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와중에도 눈치 없는 서비스 사업자는 여전히 관망세다. 지금도 케이블 TV는 2~3만 원대라는 요금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그나마도 3년 약정에 인터넷도 신청했을 때나 가능한 요금이다. KT에서 가장 높은 요금제인 ‘TV 무비 플러스’의 경우 월 37,400원에 달하는데, 250개가 넘는 채널 중 실제로 시청자가 이용하는 채널은 늘 그러했듯 몇 개 되지 않을 것이며, 무료로 제공한다는 1만 5,000원 상당 프라임 무비팩은 유료 최신영화라 하기엔 민망한 것이 솔직한 느낌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심각하다고 느끼는 것은 2000년대 초반에도 똑같은 감정인 것을 기억하고 있으며, 무려 2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에 자괴감을 가지게 만드는 요건을 진득하게 충족하는 탓이다. 비싼 비용을 내고 보는 케이블TV에 광고가 덕지덕지 붙는 것도 불쾌하고 종국에 들어서면서 그 수는 공해에 필적할 정도로 도배를 하는 추세다. 그나마 예전에는 어제 한 방송을 오늘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3주 이전 방송은 매월 요금 외에 별도로 돈을 또 내도록 유도한다는 작태에도 경악을 금할 수 없다. OTT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 구조가 얼마나 큰 폭리인지 피부로 느껴진다.

많은 국내 언론과 통계는 유료방송 가입자 수에 관련된 기사를 내보내면서 IPTV와 케이블TV의 경쟁 구도만 보여준다. 동시에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는 아예 별개의 항목으로 보는 프레임을 고수한다. 이는 굉장히 기만적인 행태다. 특히 젊은 사람들 위주로 IPTV 대신에 넷플릭스를 선택하는 것은 분명한 흐름인데 이를 짚어주는 이야기는 전무하다.

북미 지역의 유료방송 가입 비율은 2012년을 기점으로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2년 87%를 유지하던 유료방송 가입 비율은 올해 69%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에서 해외 서비스 규제 운운하며 시대착오적인 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 국내 콘텐츠 사업이 어떻게 해외를 이길지 고민해야지, 해외 서비스를 억누른다고 국내 서비스가 살아날 리 만무하다. 이미 소비자는 속이는 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

진정한 경쟁사는 우리와 같은 서비스를 하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할 시간을 뺏는 회사가 진짜 경쟁사다. 넷플릭스가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 선언으로 긴장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했던 말을 국내 사업자들은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쟁사는 디즈니 플러스가 아니라 고객 시간을 점유하는 유튜브와 게임 포트나이트입니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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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9. 2. 9. 02:1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속담의 유래와 배경으로 살펴보는 성평화




[2019년 02월 09일] - 흔히들 여성의 발언과 주체적 행동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용도로 우리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속담을 사용하곤 한다. 실제로 전 대통령 박근혜의 국정농단 이슈가 국민들 사이에서 화두될 당시에도 빈번하게 들리곤 했다. 그러한 배경에 혐오성 다분한 속담에 대해 파헤쳐 보고자 한다.

암탉이 우는게 특별한건가?

새벽 해가 뜨기가 무섭게 목청껏 울어대는 수탉은 무슨 수로 아침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일까? 답은 수탉의 뇌 속에 있는 ‘송과체’라는 신경 덕분이다. 이 송과체는 닭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조류에게 있는 신경으로서 이 송과체 덕분에 조류들은 ‘빛’을 잘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닭의 눈을 가리면 바로 잠에 드는 것 또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속담에서 언급될 만큼 유독 ‘닭 울음소리’에만 한정되었던 것은 닭이 그만큼 옛 선조들에게는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닭 무리 중 유독 수탉만 목청껏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닭의 군집생활에서 찾을 수 있다. 수탉은 먹이를 먹을 때도 암탉과 병아리들이 먹고 나서야 먹는다. 암탉과 병아리들이 땅에 고개를 쳐박고 먹이를 먹을 때 수탉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외부를 경계한다. 이러한 수탉 중 대장수탉만이 아침을 알리는 자명종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탉이 아침에만 우는 것은 아니다. 낮에도 수탉은 무리를 보호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적이 침입하면 즉각 자신의 울음소리로 무리에게 ‘경고’를 나타낸다. 도망치라는 신호가 떨어지면 암탉은 병아리들을 이끌고 도망쳐야 하며, 수탉은 무리를 보호하기 위해 전투태세에 돌입한다. 수탉이 아닌 암탉이 운다는 것은 ‘무리를 지킬 수탉이 없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곧 무리의 존폐에 심각한 위협이 왔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아니라 ‘이미 망한 집이여서 암탉이 운다’ 라는 것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우리나라 속담이 맞나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말은 본디 ‘빈계지신(牝鷄之晨,암탉이 울어 새벽을 알린다)’에서 온 말로서 이는 고대 중국에서 유래된 말이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자 역사서인 ‘서경(書經)’의 ‘목서편(牧誓篇)’을 살펴보면 그 유래에 대해 알 수 있는데 여색에 빠져 국정을 살피지 않고 향락과 사치에만 빠져 살았던 은나라의 ‘주왕’을 정벌하러 나선 무왕이 병사들에게 했던 연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제 무도한 은나라는 명운이 다하여 제군들의 창끝 앞에 멸망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된 것은 폭군 주왕이 나라와 백성을 돌보지 않고 요사한 계집의 치마폭에 싸여 오로지 방탕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동틀 녘에 암탉이 우는 것을 보았는가? 새벽에 우는 것은 오로지 장닭이다. 만약 ‘새벽에 암탉이 운다면 그 집안이 무너지지 않겠느냐’!” - [네이버 지식백과] 빈계지신 [牝鷄之晨] (고사성어 따라잡기, 2002. 5. 15., 구인환)

이는 주왕이 빠진 절세미녀 ‘달기’가 여성임을 들어 욕보이고자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제 할 일을 하지 않는 공동체 구성원’을 비난하고자 하는 말로 볼 수 있다. ‘왕은 왕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답게’를 강조했던 유교의 정명 사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수탉과 암탉의 역할구분이 뒤바뀐 것을 비유적 표현으로서 이용했던 것이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고려하면 ‘암탉’은 ‘여성‘이 아니라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않고 본분을 벗어나 나라를 어지럽히는 존재로 해석해야 한다. 즉 성별이 아닌 역할로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 말을 바꾸어 ‘수탉이 알을 낳으면 집안이 망한다‘ 고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달기는 여성이라서 욕먹은 것이 아니라 성품이 잔인하고 왕의 위세를 등에 업고 소위 ’국정농단‘ 의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뒤져봐도 무능한 폭군은 존재했다. 무능한 폭군은 대부분 여색에 빠져 국정을 피폐하게 하였는데 그때마다 백성들은 폭군을 혼란케 한 여색이 아닌 폭정을 일삼는 폭군 그 자체를 향해 비난을 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간혹 여색을 향해 직접 비난하는 백성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혐오 보다는 ‘원망’의 표현이었음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혐’이 아니라는 건가요?

비록 그 유래가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지만 고대중국은 우리민족의 역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기에 저 속담이 순전히 ‘남의 것이다’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또한 여성을 혐오하기 위한 것이 아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을지라 할지라도 그 표현이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여성 비하의 용도로 변형되어 사용되어 온 것은 사실이기에 ‘여혐이 아니다’라고 말하기에도 역시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올바른 역사인식으로부터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것’이 앞서 ①에서 말한 것처럼 사실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여성의 사회참여와 발언을 억제하는 수단으로서 작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관용적 속담의 올바른 이해를 토대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이며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취해야만 한다. 인간은 닭이 아니다.

마누라가 남편을 쥐락펴락 한다고 해서 집안은 망하지 않는다. 여성지도자가 국정을 살핀다고 해서 나라가 꼭 망하는 법도 없다. 성군과 폭군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으며, 콩가루 집안에는 역시 남녀의 일방적인 잘잘못이 없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의 남녀의 역할구분은 예전과 비교했을 때 전혀 같지 않다. 확고했던 남녀의 역할구분은 갈수록 모호해져 왔으며,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인류의 인식 또한 변해왔다. 남성주부&여성직장인 부부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사회 또한 남녀의 역할구분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시대가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더욱 진일보 하고 있는 것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말은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생겨난 표현이 아닌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하며 우리 사회의 남녀구성원들은 상호간의 원만하고 충분한 합의를 통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성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By 한국성평화연대 김윤수&노영진 공동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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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설탕 사업으로 이룬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자본을 축적하다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9. 1. 7. 00:41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르포] 설탕 사업으로 이룬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자본을 축적하다
안에서 새는 친일기업, 인도네시아 합자 투자로 젊은 사업가 인생 망치다.




[2019년 01월 07일] - 모두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갑질 논란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부를 권력 삼아 덜 가진 자를 약탈하고 강제하여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풍토에 여론은 분노하고 다시는 똑같은 일이 번복되지 않기를 외쳤다. 하지만 원성은 그때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가 땅콩 항공이라고 불리는 작금의 실상과 젊은 청년이 어두운 공장 한편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형국은 다를 게 없다. 비단 한국에서만 이럴까? 대기업의 갑질은 해외에서는 더 악랄하게 자행됐다. 백창훈 씨는 현재 설탕 유통으로 모두가 알만한 S그룹을 상대로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고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백씨. 어떠한 사연인지 들어봤다.

한때 인도네시아에서 잘나가는 사업가로 모두의 부러움을 사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백씨. 하지만 지금 그에게 주어진 것은 작고 허름한 사글세 단칸방에 불과하다. 제대로 항변할 기회 한 번 주어지지 않고 눈앞에서 평생을 바쳐 일군 터전을 힘없이 빼앗긴 것도 부족해 가족과는 생이별을 당했고, 모두의 관심에서 벗어난 상태로 자국도 아닌 타국 구치장에 갇혀 3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억울함을 아무리 하소연한 들 돌아오는 것은 권력을 앞세운 협박과 합의 그리고 함구할 것을 종용하는 입막음. 하지만 응하지 않았고 결국 S그룹은 정상적인 거래만 고수해온 백씨를 상대로 치밀하게 범죄를 공모하고 늦은 밤 그가 있던 사무실에 조직폭력배를 보냈다. 이후 백 씨가 수사기관에 긴급 체포되어 구치소에 갇히기까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이대로 당할 수는 없었기에 변호사도 선임해 대응했지만, 인도네시아 검경은 한 발도 물러나지 않고 A4용지 서너 장에 적힌 ‘혐의 내용을 인정한다.’는 서류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설마’ 했던 의심이 점점 현실이 되던 그 순간.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유죄, 3심까지 모두 유죄로 일관한 판사의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하다.

제대로 된 진술도 제대로 된 수사도 이뤄지지 않고 졸지에 먼 타지에서 범죄자가 된 백씨. 유일하게 백 씨가 본 것은 서명을 강요한 서류에 불과했다. 변호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자료는 거부당하고, 심지어 진술조서도 일절 반영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정부패가 심각하기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그 나라에서 한국의 대기업과 사업을 했다기로서니 자신이 희생양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설탕 유통으로 성장한 바로 그 기업입니다. 대기업 S 사는 인도네시아에서 돈을 앞세워 현지 변호사를 매수했고, 정관계 핵심 관계자도 같은 편으로 만들었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심지어 공문서까지 정교하게 위조했어요. 이 한 가지만 따지면 모든 것이 풀려요. S 사가 회계사를 고용해 합작법인에 발령하고 모든 회계 업무를 진행하도록 했는데, 제가 개입하면서 문제가 되도록 해놨어요.

더 기가 막힌 것은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예고 없이 회계담당자를 보직 해임하고 한국으로 불러들인 거예요. 사건의 핵심 당사자는 제대로 된 조사 한번 받지 않고, 심지어 인도네시아 당국은 그를 불러들이지도 않았고 그가 한국 수사관에게 한 거짓된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어요. 오간 이메일에도 다 담긴 내용임에도 거짓된 진술을 믿은 거죠. 분명 앞뒤가 안 맞는데 모든 혐의는 제가 혼자 한 것으로 불리하게 조작되어 구속 수감되었습니다. 줄 곳 ‘아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럴수록 제게 더욱 불리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변호사 曰“여기 있으면 위험하니 일단 피해라”
몸뚱이 하나만 간신히 챙겨 한국행 비행기를 타다.
하소연할 곳 하나 없이 한순간에 도피자가 되다.

인도네시아에서 범죄자가 된 그는 어떻게 한국에 돌아온 것일까? 현재 자력으로 너덜너덜해진 삶을 회복할 방법은 요원해 보였다. 게다가 수감 중 불치병까지 얻으면서 더욱더 힘겨운 상황.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에 의존한 채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굳어져 가는 불치병과 싸우고 있는 사이 지옥 같은 3년간의 수감생활은 수시로 악몽처럼 떠올라 백씨를 괴롭혔다.

이 상황에서 그에게 비참한 심경을 안긴 것은 조사 기간 중 단 한 번도 들어주지 않던 인도네시아 정부의 차가운 외면이 아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매달리고 싶었기에 기댄 한국 대사관이다. 하지만 자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겠지라는 기대는 무참하게 깨졌다. 한국 대사관조차도 합의할 것만 수차례 종용했다. 심지어 수감 중 면회 간 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 담당자와 한국에서 파견 나온 수사관에게도 억울함을 하소연했으나 단 한 번도 사실관계 확인 없이 그저 S그룹 대변에만 열을 올렸다.

과연 그 당시에 S그룹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내용에 서명한다면 백 씨는 아무 일 없던 당시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분명한 따져봐야 할 핵심이라면, 합의할 경우 백 씨가 수년간에 걸쳐 인도네시아에서 일궈낸 모든 재산과 사업권도 한순간에 S 기업에 넘어간다. 한마디로 합의를 앞세운 협박 문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한 내용인 셈이다.

“저를 면회 간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와 수사관은 한 마디로 모욕적이었습니다. 자국민은 억울하다고 제대로 이야기 좀 들어달라고 하소연하는데 단 한 번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오히려 ‘넌 범죄자이니 S그룹이 요구하는 내용에 합의해라’는 것이 그들이 나를 찾아온 주요 골자입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합자 법인을 설립하고 더 나은 꿈을 꾼 것이 잘못된 것인가요? 면회라는 구실로 저를 찾아왔지만, 제가 받은 느낌은 제가 딴짓을 못 하도록 감시하는 것 같았어요.” 백씨는 당시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수감 생활을 끝내고 억울한 사연을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에 올렸다. 하지만 엄연히 본사가 한국에 있던 S그룹은 한국인이던 백 씨를 인도네시아에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으로 또다시 법적 대응을 감행했다. 한국과 함께 명예훼손죄를 인정하는 인도네시아는 고소가 이뤄지면 사건 당사자를 일단 억류하는데, 당시 백 씨는 억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수감 생활로 건강도 악화하였고 동시에 이미 모든 재산을 S 기업에 빼앗긴 상태이기에 수중에 돈이 없었기에 더는 대응이 불가능했다. 설령 수감이 이뤄질 경우 부정부패가 만연한 인도네시아는 매월 수감자가 내야 할 비용이 200만 원을 넘기기에 이 또한 문제였다. 당시 변호사가 “억류당한 이후 S그룹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당장 한국으로 가는 것이 좋다.”라고 떠날 것을 귀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게 돌아온 한국. 간신히 도착한 후 억울함을 풀고자 국민 신문고에 수시로 청원을 올렸지만, 매번 외면당했다. 그리고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딱 한 차례 연락 온 것이 다였다. 물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나의 억울함을 풀려고 왔는데, 조국도 나를 외면했어요. 인도네시아는 부정부패로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고 나를 범죄자로 만들고, 한국에서 나의 억울한 사연을 풀고 싶어 하소연했지만,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아요.”

그러던 백 씨는 얼마 전 TV를 보다가 끔찍했던 당시를 다시 떠올려야만 했다.

한동안 잊혔다고 여겼던 수사관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사기관 고위직이 되어 TV에 나왔던 것. 자국민이 인도네시아에서 억울하게 구속 수감되어 도와달라는 내용을 하소연했음에도 손 한번 써주지 않고 대기업 편을 들어주며 지켜만 보던 그가 국민의 세금으로 저렇게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졌다.

단지 대기업과 합자 법인을 만들고 같이 사업을 하다가 대기업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누명을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불치병에 걸려 억울함을 하소연하는데, 이렇게 만든 사건 당사자인 S그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빼앗은 인도네시아 자산을 가지고 호의호식하고 핵심 주동자 또한 아무런 책임 없이 잘살고 있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

평생을 일군 모든 것을 초토화한 지난 5년.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는 굴지의 대기업이 내세운 사탕발림 단어 ‘상생’ 하나만 믿고 인도네시아 합자 법인을 설립했지만 불과 2년을 못가 부와 명예 그리고 가족까지 모든 것을 잃었다. 그가 인도네시아에 갇히면서 하나뿐인 아들과 연락도 끊겼고 현재 행방조차 묘연한 상태다. 잃어버린 5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고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 분명한 건 S그룹을 상대로 개인이 대응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By 김현동 에디터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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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 이직자의 고백, 직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 12. 7. 14:2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습관적 이직자의 고백, 직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좋아하는 일을 하라? 내가 좋아하는 게 뭔데?




[2018년 12월 07일] - 직업을 가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필자가 느낀 대한민국은 졸업, 병역, 결혼, 출산을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마치 당연한 과정처럼 종용하고 강요하는 사회처럼 보인다.

취업도 비슷한 요소가 참 많지만, 생존의 문제라는 점에서 약간 결이 다르다. 결혼하지 않으면, 군대를 다녀오지 않으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생사의 기로에 서지는 않는다. 사회가 당연한 듯 강요하는 것 중에 가장 피할 수 없고, 피하면 곤란해지는 건 바로 취업, 직장이라는 무대다.

생존에 필수인 직업이 위협받은 지 오래다. 청년취업률은 2018년 7월 기준 43.6%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100세 시대를 맞은 때에 60세 이상의 취업률도 41.6%에 그치고 있다. 청년 실업자는 4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
내가 좋아하는 게 뭔데?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했고, 스펙이 업무 성과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은 사실이다. 취업의 길이 다양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세상이 변한 것이지 한국을 둘러싼 교육 환경 전반이 바뀐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대부분 만 19세가 될 때까지 ‘취향’이라는 것을 모르고 산다. 똑같은 교육을 받고, 점수로 줄 세우기를 하며,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착한 학생 나쁜 학생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점수에 맞춰 배치기준표를 보고 적당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채 성인이 되니 대학교 1학년은 방황이 당연한 수순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 방황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이후에도, 심지어 부모가 된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사는 사람이 많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내가 살아왔던 역사를 그대로 자녀에게 이식한다. 직업이 행복의 수단이 아니라 생계의 수단에 그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우리는 생각에 맞추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에 맞추어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다. 그러면서 점점 수동적인 직장인이 되어가고, 나아가 인생 전체에서 수동적으로 된다.


당신을 잃어가는 동안,
대체재의 하나가 될 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핵심은 ‘자동화’다. 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하던 일의 대부분을 기계와 코드가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식당이나 커피숍을 가 보면 캐셔를 두지 않고 무인결제 시스템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인건비보다 시스템 사용료가 저렴하니 업주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드는 건 아주 사소한 수준의 변화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비슷비슷한 사람의 하나로 자란 많은 사람은 이 변화 속에 기계보다 자신이 필요한 이유를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회 외부적인 요인도 크지만, 내부적으로 곪아가고 있는 것이 더 큰 원인일지 모른다.

‘다들 그렇게 살아’.

우리는 부모로부터, 친구로부터, 심지어 드라마나 영화로부터 이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산다. 머지않아 이 말은 ‘다들 그렇게 죽어’와 다르지 않은 말이 될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는지 모른다. 세상이 원망스러워도 우리는 ‘나’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취업, 이직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나’를 찾아낸 사람들,
그리고 행복이라는 키워드


아나운서 출신인 손미나 씨. 그는 KBS의 간판이었다. ‘도전! 골든벨’, ‘VJ특공대’, ‘사랑의 리퀘스트’ 등의 호스트였고, ‘KBS 뉴스 9’의 앵커이기도 했다. 잘 나가던 그는 2008년 돌연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여행작가로 변신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다양한 에세이를 출간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편집장, 인생 학교 교 교장, 손미나앤컴퍼니CEO이기도 하다.

필자는 화려하게 성공한 손 씨의 커리어 때문에 이 사례를 들고 온 게 아니다. 그가 밝힌 KBS를 떠난 이유 때문이다. 2012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는 “아나운서 생활을 하며 ‘행복하냐’는 질문에 거짓으로라도 행복하다는 대답을 하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퇴사를 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라이프’의 이수연 작가. 그가 ‘비밀의 숲’으로 소위 대박이 났을 때 뛰어난 필력과 촘촘한 구성으로 중견작가라는 루머가 돌 정도였지만 그는 직장인이었다. 회사에 다니다가 돌연 퇴사를 하고 도서관에 다니면서 혼자 습작 생활을 했고 ‘비밀의 숲’을 8회 차까지 썼을 때 방송 편성이 확정되며 데뷔를 한다. 그가 말하는 퇴사 이유도 지극히 간단하다. ‘행복하지 않았다’


‘나’를 찾는 과정,
늦은 만큼 치열하게


필자의 첫 직장은 은행이다. 나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직장에 속하고 선호하는 직업이다. 3년을 채 다니지 않았는데 전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퇴사했다.

그런데 손미나 씨나 이수연 씨와 필자가 다른 점은 ‘나’를 찾는 데 게을렀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든다. 필자는 광고대행사, 기자, 국회 등 충동적으로 이직하기 시작했다. 30년 넘게 ‘나’를 찾지 않다가 깊이 들어가기가 두려웠다.

업무적으로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회사들을 옮겨 다녔으니 그것도 능력은 능력이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져두던 이들이 있었지만, 돌아보면 아쉬운 기간이다. 바꿔 생각해보면, 나에게 집중하는 것은 그만큼 또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번듯하게 취업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라고, 변화 없이 반복되는 삶은 싫다고 이야기한다.

조심스럽게 묻고 싶다. 당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입니까?

이 물음에 망설임 없이 구체적인 답이 나올 때 이직을 하라고, 직장을 구하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난 그렇지 못했다. 준비없이 퇴사를 했고, 아직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며 헤맨 기간도 제법 길어서 남의 돈을 받을 때보다 삶의 질도 떨어졌다. 그런데도 후회한다고 하지 않는 것은 늦게나마 ‘나’에게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너무 늦었어도, 더 늦지는 말자

이직을 고민하는 이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직업에서 갖는 불만을 보기보다, 그 불만이 없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즉, 현상보다 대안에 집중했으면 하는 것이다.


‘나’를 찾는 일은 경험상 매우 어렵고, 설령 찾더라도 잃을 것이 많을수록 그 길로 가기는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자기 확신 없는 변화는 위험하기만 할 뿐 행복과는 거리가 멀 확률이 높다.

어차피 이 나라에 태어난 이상, 스스로 깨닫지 못했으면 최소한 20년은 부모와 세상의 기대에 맞춰 우리는 살아왔다. 당신이 몇 살이든, 얼마가 있든 먼저 ‘나’를 찾아보자. 어려워도 집중하자. 취업이든, 이직이든, 사업이든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이왕이면 행복하게 벌자. 누구도 대신 벌어주지 않는다.


By 김신강 에디터 merrybun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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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실직의 추억, ‘결혼’이 죄가 되나요?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 12. 7. 12:3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뼈아픈 실직, ‘결혼’이 죄가 되나요?
‘결혼하면 책상 빠진다더라’ 속설이 현실로, 여자의 적은 여자!




[2018년 12월 07일] - 최근 20대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다. 올해 7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실업률은 전체의 3.7%, 그중에서도 청년 실업률은 9.3%, 실업자 수만 해도 40만 9000명에 이른다고 하니 걱정이 안 되면 이상하다. 하지만 결혼 적령기가 되는 30대 즈음에 도달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결혼을 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엄습한다.

이러한 구도에서 여성이 감당해야 할 사회는 더군다나 매몰차고 비정하다. 한정된 선택지를 두고 밥그릇 사수 전에 임하게 만드는 현실은 여성을 우정도 의리도 없는 존재로 둔갑시킨다. 일명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현실이 되어 압박하는 건 시간문제다. 너와 나 사이에서 살아남는 존재는 오직 하나. 내가 나가거나 네가 나가거나 하는 구도가 자연스레 형성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 온 아픔
말로만 듣던 ‘첫 실직’을 당하다.


내가 겪은 첫 번째 실직 이유는 다름 아닌 ‘폐간’이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출판사의 경영을 악화시켰고 폐간이 속출했다. 2008년 한 해만, 이직을 3번이나 경험할 만큼 심각했다. 그 무렵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월간지 마감을 하고 있던 나에게 평소와 다르게 삼겹살과 소주를 사주던 대표가 꺼낸 한마디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우리 매체 폐간이다. 내일부터는 안 나와도 돼”라는 한마디에 내 심경은 일순간 지옥으로 추락했다.

회사가 망해서 문을 닫는다니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일하기 시작한 지 딱 한달 반 만에 벌어진 일이다. 편도 두시간 반이라는 출근길을 감내하며 다녔던 그곳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 이후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이나 라는 자괴감으로 건물 비상계단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비참했지만 그대로 주저할 여유도 없었다. 이를 악물고 다른 일자리를 찾았다.


신혼여행 중 받은 해직통보
‘결혼’이 가져온 실직자 신세,
여자에겐 결혼이 죄인가요?


두 번째 실직은 결혼 직후 마주했다. 11월의 어느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3주 뒤, 사장실로 호출을 받았다. 당시 내용은 이러했다. “다음 해 계약은 진행하지 못할 것 같아. 미안하게 됐어. 그렇다고 굳이 결혼해서 그런 건 아니야!” 이 말을 듣는 순간 굳이 결혼을 언급하며 ‘계약해지 통보를 하는 거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 무렵 먼저 결혼한 친구의 이야기가 스쳐갔다.

“결혼하고 나면 곧 애가 생길 거고, 그렇게 되면 회사 차원에서는 육아휴직이나 그런 걸 고려하게 되니, 갓 결혼한 너에겐 미안하지만, 직장에서 너 나가라는 얘기를 할 수도 있어~ 때문에 기혼 여직원은 눈치를 보며 다니게 되더라. 그러니까 너도 아이 문제는 남편하고 잘 얘기해봐. 요즘 시대에 맞벌이는 해야 할 것 아니야?” 이랬던 우려가 내게 현실이 된 그 날.

분명 결혼이 죄는 아닌데, 왜 내가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지, 마침 재계약 시점 직전에 결혼 날짜를 잡은 내가 바보였던 것인지 여러 복잡한 심경에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결혼한 여성이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수많은 복병을 마주한라는 계시였다. 면접마다 나오는 질문 “결혼은 하셨네요? 그럼 아이는 있으세요?”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결혼은 했고 아이는 없다는 대답을 듣던 면접관의 미묘한 표정을 수두룩하게 직감했다. 심지어 출근 3일 전에 계약 파기를 문자 한 통으로 안내받은 적도 있다.

“이래서 경단녀(결혼 등의 사유로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 문제가 발생하는구나!”

이후에도 나의 사회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어렵게 들어간 잡지사도 1년 반을 일했지만, 얼마 못 가 폐간을 맞고 다시 구직자 대열에 들어서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한 사이에 결혼 2년 차를 넘겼고 더는 불확실한 생활에 임하긴 힘들었고, 결국 천직이라 여겼던 이 바닥을 뜨기로 했다. 쉽지 않았지만, 대안은 없었다.


하다못해 찾아간 여초 직업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편견
겪어보니 마주할 숨은 진실


약 3년간 학습지부터 식당 서빙, 콜센터에 이르기까지 극한 직업을 두루 거치며 돈 주고도 못할 비싼 경험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부분 기혼 여성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종이다. 왜 전혀 다른 직종으로 옮기려 하냐는 질문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때마다 쓴웃음을 지으며 내가 내뱉어야 했던 한 마디.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딱. 그랬다. 생업 앞에서 장사 없더라.


물론 여초 현상이 심한 직업군이라도 다를 건 없다. 학습지는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학생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고, 더구나 특수용역 개인사업자 신분이던 나는 주말이며 동네를 돌며 홍보 전단을 돌리는 날이 수두룩했다. 그만둔 이후 식당 서빙 일을 시작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최악의 선택이었다. 점장과 주방 인력을 제외한 조선족 노동자로 꾸려지던 곳에서는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늦게 합류한 한국 직원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이간질이 유독 심했고 조선족의 텃세에 밀려났다.

콜센터에서도 잠시 머물렀다. 걸려오는 전화만 받는 인바운드 콜센터였고, 대표적인 감정 노동자 직군이다. 첫 대화부터 욕설이 들려도 화를 낼 수 없기에 스트레스를 삭히는 건 나의 몫이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하는 폭언과 욕설, 성희롱적 발언까지 종류도 다양했지만 참는 게 유일했다. 더불어 하루에 받는 전화 수가 실적이라 같은 팀 내에서도 서로 경쟁자고, 실적이 안되면 결국은 그만두는 일이 흔하던 현장이다. 결국 이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

오늘도 수많은 여성이 입사와 실직의 기로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물론 여성의 처우는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개선됐고 사회 분위기도 달라졌다. 하지만 여성을 둘러싼 오랜 편견이 깨지지 않는 한 여전히 여성이라는 존재는 결혼과 함께 ‘경단녀’가 될 것을 각오하고 하루하루 살며 무수한 고민의 답을 찾아야 한다.

나 또한 한 명의 여성이기에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혹자는 ‘당신의 선택을 왜 우리에게 하소연해?’라고 들릴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명확한 진실이라면, 어떤 직종에 있든 기혼자가 되면서 직장 선택 폭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며, 상당수 여성은 혹은 여자를 위해줄 것만 같았던 여초 직업군. 또는 여자 상사로부터 ‘너 아니어도 다른 사람 많아, 그러니 퇴사하든 말든 그건 당신이 결정해’라는 치욕적인 한 마디를 생에 한 번은 경험한다. 내가 직접 경험했고 진정 여성의 적은 여성이구나! 를 뼈저리게 경험했기에 말할 수 있는 실상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By 김미리 에디터 milkywaykim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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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성지 ‘다음 아고라’ 15년 만에 서비스 종료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 12. 4. 14:4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여론 성지 ‘다음 아고라’ 15년 만에 서비스 종료
정권교체 때 휘둘릴 청와대 청원에 위임, 제 역할 해낼까?




[2018년 12월 04일] - 불과 1개월 남짓 시한부 초읽기 서비스에 돌입한 다음 아고라. 지난 2004년 12월 정식 서비스로 출범한 이후 2018년 1월 7일까지 약 15년간 국민의 눈과 귀 그리고 목소리를 대변했다. ‘여론 성지’ 라 불리기도 했던 이곳은 지난 2017년 8월 문을 연 청와대 국민청원에 밀리며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할 정도로 사용자가 급감한바 결국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불거진 굵직한 이슈의 중심에는 아고라가 어김없이 등장하며 기성 여론이 감추거나 외면했던 숨겨진 이면을 끄집어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기에 한때는 온라인 여론의 바로미터로도 불렸다.

예컨대 이명박 정권 당시 국민의 생명을 볼모 삼아 수입장벽을 낮춘 광우병 파동은 다음 아고라가 중심이 되어 위험성이 비로소 알려졌다. 리먼 브라더스의 부실과 금융위기 등을 경고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도 다음 아고라 없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상 국가의 주인이라 여기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여론을 형성할 수 있게 온라인 광장의 역할을 해낸 셈이다. 이와 같은 모습에 외신에서조차 대한민국 온라인 민주화의 성지라는 칭호를 내 걸고 소개한 남다른 위상을 지녔던 이곳 다음 아고라. 아쉽게도 인터넷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서비스에 역할을 내주고 온라인 역사 속 뒤안길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바통을 넘겨받을 청와대 국민청원 서비스가 정권 교체 때마다 흔들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던 기존 관행에 아고라가 추구하던 가치관을 변함없이 계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유일한 온라인 속 여론 광장
때론 거친 설전에 자정 노력 발의
갑론을박에 진실 찾으려던 이곳
억울한 피해자 사연 구제까지


지난 15년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총 20여만 건의 청원이 올라왔고 그 과정에서 약 4,500여만 건의 서명과 3천만 건 이상의 게시글이 등장한 온라인 광장은 때로는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았고 때로는 이용자 간 법정 다툼까지 불사할 정도로 거친 논쟁의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다.

서비스 제공사인 다음 또한 별다른 제재 없이 자율성에 맡긴 운영 덕분에 가능했던 모습이다. 하지만 자율성의 생채기로 인해 어김없이 정권이 뒤바뀔 때마다 보수진영은 여론조작이라는 색깔 논쟁과 동시에 좌고라로 불리며 원색적인 비난이 격돌했던 논쟁의 장 또한 다음 아고라가 처한 오랜 숙명이었다. 서비스 종료를 단순한 종료가 아닌 중립적인 역할의 장이 없어진다며 허탈한 심경을 내비치는 원성이 들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다음 아고라 폐지로 가장 혜택을 얻을 대상은 누구일까? 현 정국에서 환호할 대상은 보수 세력일 터. 예상대로 그들 편에 서 있던 보수 언론이 보인 반응은 오랜 눈엣가시가 드디어 없어지는 냥 비아냥거림을 이어나갔다.

월간조선은 “광우병 선동 등 여론몰이 앞장섰던 '다음(DAUM) 아고라' 없어진다.” 라며, 역시 보수다운 자세를 이어갔다. 광우병이라는 무서운 병에 관해 실리주의를 택하려던 국가의 안일한 행동에 주의를 당부하던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굳이 ‘선동’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골라 표현을 한 저의가 궁금하다.

조선일보도 아고라 토론방 내년 사라진다. 라는 내용의 글에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유발과 관련된 가짜 뉴스들이 아고라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일부 좌파 세력들의 토론장으로 변질해 버렸고 이는 중도적인 이용자들이 다음을 대거 이탈하는 원인이 됐다.”고 월간조선과 기조를 같이 했다.

하지만 기사에 등장하는 일부 좌파 세력이 누구인지? 혹은 그들이 그토록 무서워하던 민심이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이의 정황을 대변했던 증거가 올 초 3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2011년 경찰청 보안과 작성 ‘사이버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사이버 보안 활동 종합분석 및 대책’ 문건에 따르면 당시 MB정권 당시 경찰은 ‘종북 성향자 활동 토론 게시판’에 다음 아고라와 한겨레신문이 운영한 토론 게시판인 한토마, 서프라이즈, 디씨 인사이드 등의 게시판을 꼽았다.

당시 이 의원은 “경찰의 트위터 제어의 가장 큰 명분은 결국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함이었으며, 당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음을 고려했을 때 이는 정권 차원의 공작이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만큼,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이 기사를 통해 언급한 좌파 세력이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악화시킬 수 있는 세력. 즉 진실과 가까워 눈엣가시였던 실체, 바로 민심이 아닌가 묻고 싶다.

다음 아고라의 종료와 함께 드러나고 있는 보수의 결집.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거짓일진대,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은 그릇됨을 기망하려 그들만의 언어로 작당 모의를 다시 펜대를 놀리며 시도하는 것인지 작금의 정치판을 얼마나 혼탁하게 만들어 흔들려는 것인지 국민의 눈과 귀가 다시 한번 휘둘리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할 타이밍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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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먼지 측정기가 라돈 측정기? 라돈 침대 포비아 노린 코웨이 상술이 기막혀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 10. 7. 12:27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르포] 공기청정기가 라돈 측정기?
라돈 침대 포비아 노린 코웨이 상술 주의




[2018년 10월 07일] - 최소 8시간 이상 뒹굴거나 때로는 뛰기도 하며, 누워서 책도 보고 밥도 먹는 등 일상에서 함께하는 침대에서 방사능이 검출된다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을까? 물론 TV를 보며 남의 일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그게 나만의 착각이라는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발견됐다.

올해 초여름,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사상 초유의 사건에 전국이 들썩였다. 유명 침대 브랜드 중 하나였던 대진 침대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는 건데, 쉽게 말해서 담배 다음으로 위험한 폐암 유발 1급 발암물질이 침대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실제 방사성 물질 중 하나인 라돈은 담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다. 인체와 가장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 하니 전국이 들썩거렸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본인 또한 해당 뉴스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먹고사니즘에 바쁜 나머지 찜찜했지만, 신경은 쓰지 못했다. 하지만 5년 전 구매한 혼수 제품들 중에서 매트리스가 대진침대 제품이기에 안심할 수는 없었다. 다행이라고 여겼던 것은 최초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발표된 문제리스트에 소유한 제품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

그러던 것이 공포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진침대가 생산한 제품 가운데 최소 10년 전 생산된 제품부터 라돈이 검출돼 매트리스 전량 리콜 명령이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그 대상에 나 또한 포함됐다. 침대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바꾸고 싶다고 해서 마음처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설마 했던 니가 사람 잡았어~’ 라돈 침대 문제, 해결책 없어 발만 동동
5년간 발암물질 속에서 산 시간, 누가 보상해 줄 건가?


질병관리본부에서 권고하는 실내 라돈 농도 수치라면 유엔 방사능 영향과학위원회(UN SCEAR)의 결과를 토대로 ‘라돈 농도 40Bq/m3, 반감기가 짧은 방사능과의 형평 달성률을 0.4로 가정했을 때의 라돈의 연간 실효 선량은 1.0 밀리시버트(mSv)’ 미만이어야 한다.

물론 이 값은 ±30% 정도의 오차를 고려해야 한다 한들, 대진침대 제품에서 검출된 라돈 수치는 방사능 기준치를 최대 9.35배 초과하면서 오차도 의미 없게 됐다. 이렇게 된 마당에 당장 드는 생각은

“신혼의 단꿈에 설레는 마음으로 골랐던 제품이 건강을 해치는 제품이라니!”

여기에 대진침대가 10년 내 생산한 전 제품까지 리콜 대상에 해당한다고 하니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 그제야 남편에게 자초 지경을 말하고 침대를 새로 구매하자고 했더니, 돌아온 남편의 반응은

“5년 동안 별일 없었는데 괜찮지 않겠어?”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방사능이 검출되는 침대에서 생활하자고 하니 정 바꾸지 않고 쓰겠다면 나는 거실에서 자겠다고 선언하고 그 방을 나왔다. 직후 내가 한 것은 대진침대 쪽에 리콜 신청을 하기 위해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 횟수만 족히 수십 번, 수백 번은 더 했으리라. 그러나 통화는 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간 대진침대 홈페이지에는 리콜 대상 모델 회수조치 건과 관련해 제공하는 조회서비스와 대상 모델만 있을 뿐, 해결책은 전혀 없었다. 고작 온라인으로 리콜 접수를 하고 동급의 제품으로 교환제품이 오길 기다리거나 천안 본사로 제품을 가지고 와서 접수하고 받아 가야만 빠르게 리콜할 수 있다는 안내 팝업인데 보는 순간 화가 났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빠르게 리콜 받았다는 사람도 라돈 검출량이 권고 수치보다 높게 나와 다시 매트리스를 바꾸려 한다는 성토의 글이 이미 널린 상태였다. 사태가 이 지경에 달했으니 법적 조처를 하겠다는 소비자 모임이 나온 것은 너무도 당연한 절차다.

물론 보상이 된다면 좋겠지만, 이번 사태로 망해가는 회사에 보상을 요구해봐야 세월아 네월아 해야 하는 상황이 불을 보듯 뻔하기에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포기하는 편이 현명했다.


제품 교체 깜깜이 정책, 경쟁사는 소비자 눈속임으로 영업 전쟁 중
공기측정기로 영업하는 경쟁업체, 과연 믿을 수 있나?


때마침 정수기 렌탈 서비스로 유명한 코웨이 쪽에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자사의 제품군을 이용하고 서비스 평가에 참여해 준 것에 대한 감사 의미로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마침 우리 집 침대의 정확한 라돈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던 참이라 바로 케어 신청을 했다.

접수하며 매트리스 제품이 대진침대 제품이라고 먼저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코웨이 측에서는 케어는 불가능하지만, 라돈 수치를 점검해 드리겠다고 했다. 약속한 날, 방문한 담당자는 라돈 수치를 알아보자며 작은 기계를 꺼내 측정을 시작했다. 매트리스에 측정기를 올려놓는 순간 500이라는 숫자가 번쩍하고 떴다.

기가 막혀 사진을 찍어 두는 것도 잊었다. 급하게 환기를 하고 다시 측정을 해 본 결과 최저 43~46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남편에게 알려주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토퍼 교체가 가능한 매트리스로 일주일 내에 교체하기로 렌탈 약속을 했다. 대진침대 매트리스는 자신들이 직접 수거해 가는 조건이었다.


이후 개인 SNS를 통해 심경을 토로하던 와중, 지인의 댓글을 보고 잠시 말을 잊었다.
“기자님, 이거 미세먼지 측정 센서인데요?”

순간 뒤통수로 뭔가가 후려갈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정말 멍청했다는 생각과 분노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방사능 수치 측정 기기와 미세먼지 측정 기기도 분간하지 못하고, 체크하지 않은 나의 잘못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대체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누구에게 들어야 할 것인가 고민했다. 또, 일반 소비자들 또한 나처럼 이렇게 렌탈 계약을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트리스를 교체하던 날, 담당자와 담당 팀장이 같이 방문했다. 침대를 분해하고 새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와중에 물어봤다.

“처음 라돈 수치 측정하셨던 기계요. 그 기계 알아보니 라돈 측정기가 아니라 미세먼지 측정기던데, 그 부분은 어떻게 된 거죠?”
여기에 대한 팀장이라는 사람의 답변이 기가 막혔다.
“미세먼지 측정기인 건 맞는데, 이미 대진침대 매트리스 전 제품이 리콜 대상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요?”

분명 몰랐다면 같은 상황에서 그 수치를 보고 계약을 안 할 자가 있었을까? 하지만 코웨이는 라돈 측정 요청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들이댔고, 추후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 “그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되느냐?”는 태도로 대응했다.


그 자세는 마치 ‘이미 넌 우리와 계약을 했고, 제품을 설치했으니 큰 문제가 없어’라는 의미를 연상케 했다. 떠나는 그 순간까지 눈속임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깨알 같은 영업멘트를 남겼다.

“고객님 가족분들도 대진침대 쓰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혹시 교체 의향 있으시면 저희한테 연락해주세요~”


제조사, 정부 모두 뒷짐 지고 나 몰라라… 소비자는 봉인가요?
안전한 매트리스 찾아 유랑하는 소비자는 계속 늘어간다.


이번 논란 직후까지 최애 침대 브랜드에는 늘 대진침대가 있었다. 나도 사용했고 친정도 똑같았다. 특히나 갓 돌 지난 조카를 키우는 동생까지 여지없이 대진침대를 선호했던 상황에서 공포에 가까웠다. 때마침 부모님 또한 매트리스 문제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하필이면 코웨이 쪽에서 연락을 받아 측정도 받아봤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결정에 주변 지인은 가격에 대한 부담 등을 고려해 이케아 매장에 방문해 직접 사 올 거라고. 그래도 여전히 주변 지인 중 대진침대 사용자는 널렸고, 아직 어떻게 바꾸었는지도 모르고, 언제 바뀌는 지도 모르고 오늘, 이 순간에도 대진침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나와 같이 단지 가족에게 안전한 침대 매트리스를 찾아 유랑하는 국내 소비자는 많다. 커뮤니티에는 안전하다고 했던 에넥스 매트리스에서도 라돈 검출 뉴스를 접하고 나니 이번 기회에 아예 침대 없는 생활을 할까도 고민하고 있다는 푸념이 급증했다.

사태가 이렇기에 비단 대진침대뿐만이 아닌 라돈 검출된 매트리스 제품을 수거해 놓은 야적장 근방의 지역 주민이 연일 농성을 벌이는 그 심정이 이해가 갔다. 시민은 대한민국 정부가 이번일 또한 잘 해결하리라 믿고 있다. 하지만 대진침대를 비롯한 제조사와 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뒷짐 지고 관망하는 상태다. 해결이나 될까?

어느덧 10월이다. 최초 보도가 이뤄진 지 6개월가량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을 휩쓴 라돈 침대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언제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모르고 충돌이 일어나는 곳은 점차 늘어가고 있으며, 명확한 해결책 또한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고통을 기회로 보고 먼지 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눈속임 영업에만 몰두하는 경쟁업체 태도는 더욱 불쾌하다. 대진침대는 실수였다고 쳐도 코웨이의 행위도 실수가 될 수 있을까? 지극히 악의적이며 고의적인 조작이자 눈속임으로 피해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가까워 보인다.


By 김미리 에디터 milkywaykim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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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용 시즌, 갑질 면접에 정나미 뚝!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7. 10. 9. 13:31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기업 #공채 #갑질 ]
하반기 채용 시즌, 갑질 면접에 정나미 뚝!
갑질 왕국 대한민국의 갑질 기업이 사는법



▲ 매우 상세히 기재한 공고, 하지만 이건 미끼일 뿐, 직군은 아니였다.



- 기업의 도 넘은 갑질, 면접시즌이 피크
- 공고에도 없는 직군 찾고, 질문하는 임직원
- 내부 위기관리도 엉망인데 외부 위기관리를?

글·사진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10월 09일] - “서는 곳이 다르면, 보는 곳이 다르다.” - 드라마 미생 대사 中
이러한 이유였을 거다. 하반기 채용이 시작됨과 동시에 기업의 갑질도 한층 물이 올랐다. 이유는 뻔하다. 모집 인원 대비 지원자가 넘쳐나기에 아쉬울 것이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현장에서도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채용 공고와 다른 안건을 꺼내 굴욕감을 안겨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예컨대 모집공고에 기재한 직종/직군에 아랑곳하지 않고 질문을 하면서 면접자를 당황스럽게 만들며, 제출한 이력서는 사전에 단 한 차례의 확인조차도 하지 않은 면접관이 들어와 작성된 내용을 재차 물어보는 일도 허다하다. 사람을 채용할 기본적인 자세도 안된 기업의 어설픈 인사진행이 만연한 가운데, 갑질 왕국 대한민국의 2017년에 실제 발생한 갑질만상을 진단해봤다.

# FACT


유통기업 D사가 하반기 정기 공채를 진행했다.
홍보 직군 조건은 CSR, 언론홍보, 웹진 관리
당일 면접관 曰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핵심이다”
공고와 달리 위기관리 분야에 비중 높여 질문
약 40분, 경력직도 단체 면접, 교통비도 無

# VIEW


매출 2조 원을 달성한 유통상사 D사가 하반기 정기 공채를 진행했다. 문제는 해당 기업의 갑질이 논란이 된 구도와 상당 부분 흡사하다는 것에 있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해당 기업의 갑질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전개되었는데,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채용 시즌을 맞아 막장으로 치닫는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 비단 본 기업 뿐만이 아닌 타 기업에서도 비슷한 피해 사례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해당 기업이 취급해온 주요 제품군 가격은 최대 5천 원을 넘지 않는다. 일명 저가 상품 위주를 내세웠는데 그렇다 보니 경기가 불황일수록 오히려 찾는 이가 늘면서 매출이 상승한다. 덕분에 몇 년간 지속한 내리막 경기로 혜택을 받은 덕에 성장은 연일 상승세를 찍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람을 대하는 마인드는 여전히 저렴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

문제는 하반기 공고부터 예고됐다.

올해 7월 “사랑하는 우리 딸이 상담 드립니다” 는 내용의 CF가 의외의 감동을 안겨줬다. 폭언과 추태에 노출된 감정노동자를 다독이고자 진행된 프로모션이지만 의외의 결과를 낳고 큰 의미를 남겼다. 기획 의도는 다시는 안 볼 ‘남’으로 치부하고 막말하는 작금의 세태에 경종을 울리고자 진행한 프로젝트였지만 의외의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캠페인 당시의 멘트가 반영된 G 기업은 담당 상담원의 스트레스가 무려 54.2%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무심코 대하던 ‘남’을 지인이나 친구 혹은 동료 그리고 가족이라는 의미를 담아 ‘우리’로 표현했더니 서비스 이용자의 태도에 변화가 일었다.

사실상 사회가 허용할 수 있는 한계선을 초과한 상황. 갑질이라는 추태에 자중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변화가 일고 있지만, 대표적인 유통기업 D사는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면접을 자초했고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기업은 홍보 직군에 언론홍보 외에 CSR로공헌 담당자 채용을 내세웠으며, 그 결과 1차 서류 전형을 통해 2차 면접자를 추려내고 면접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이렇게 진행된 2차 면접에서는 사전에 공고한 내용과 달리 언론홍보와 위기관리(리스크 매니지먼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추궁했으며, 정작 기업이 비중을 높일 것처럼 내세웠던 CSR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소규모 언론사의 대응에 대해 무시해야 한다는 식의 내부 정책성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위기관리’가 이번 홍보 직군의 핵심이며 보강하려 한다며 공고와 다른 내용을 재차 강조하며 본질을 왜곡한 정황도 포착됐다.

게다가 해당 면접관은 D 기업에 대해 영향력 없는 매체가 기사를 작성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옳은가? 는 질문을 당시 지원자에게 했으며,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에 “우리 회사는 무시한다”는 식으로 언론사를 상대로 지금까지 어떻게 대응을 해왔는지에 대해 가늠케 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실제 해당 기업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지속해서 매스컴에 올랐으며, 면접 진행 전날에는 매출 2조 원 달성이라는 기사가 나오면서 기존 논란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 되었던 것. 당시 면접관은 이러한 분위기가 거슬렸는지 D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문하며 사전에 안내하지 않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담당자를 뽑으려 한다는 식으로 공고 내용과 정면으로 대치하는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구도가 이렇다 보니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CSR을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하나 엄연히 공고에 올린 내용이기에 지켜야 함이 옳을 진데 아무런 설명이나 해명 한마디 없이 그 자리에서 정책을 변경해 당시 참여했던 지원자를 모욕한 것이다.


▲ 면접비를 보는 대중의 견해, 지원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부담을 기업도 일정 부분 짊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자 발송 한 번에 사람을 오라 가라 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는 구도인데, 아직까지 강제력이 없다.


이와 같이 기업의 갑질을 부추기는 것에는 면접비 지급 조건도 한몫한다. 면접비 지급 조건이 의무가 아닌 기업의 재량에 있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지켜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따라서 일단 불러서 면접이나 보자는 심산인데, 면접자 대부분은 적잖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매달릴 정도로 절박하다. 예컨대 여자 지원자는 길어야 1시간 내외의 면접을 위해 전문 메이크업을 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은 지원자의 다급한 처지가 첫 번째 요건이요, 넘치는 지원자 가운데 한 명만 뽑으니 아쉬울 게 없다는 입장이 두 번째, 마지막은 그게 싫으면 참석하지 말라. 너 말고도 일하겠다는 사람은 넘쳐난다는 배짱까지 삼박자가 맞물려 갑질로 표출되는 것. 실제 이날 D 기업도 족히 두 자릿수는 넘었을 것으로 추산되는 참석자 전원에게 면접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한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며 준 대기업이자 대외적으로는 상생을 주장하는 이미지와 다른 불합리하며 부당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


# 문제는 관리 안 되는 경영진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면접 당일에는 지원자 하지만 문 밖을 나서면 고객
이를 외면하고 막대하는 임원의 막나가는 행동에
기업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인지하지 못해!


우리는 지금까지 잘 나가던 기업이 신뢰를 잃고 한순간 곤두박질하는 모습을 여러 번 경험했다. 대수롭지 않게 치부한 작은 불똥이 걷잡을 수 없게 확대되며 어두운 모습까지 까발리면서 기업의 경영 활동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된 형국인데, 이러한 사례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엇나가는 발언과 돌출 행동은 여전히 브레이크 고장 난 자동차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그 형국에 부작용이 예견됨에도 앞뒤 안 가리고 돌격 앞으로의 형국인 주된 이유 중 첫 번째는 포화 상태이자 위기 상황인 시장 한계에 정면 승부수를 던진 내부 전략의 무리수와 연관 깊다.마찬가지로 D 기업 또한 계속되는 성장이 한계점에 달하면서 수익 다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 불통이자 갑질의 아이콘이며 동시에 제어안되는 대표 캐릭터


그렇다 보니 논란을 잠재우고자 효과적인 입단속이 새로운 기업 문화로 대두되었지만 그 대상에서 정작 오너십을 발휘하는 경영진은 쏙 빠져있어 결국 문제를 초래했다. 어쨌건 D기업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담 인력을 배치하기로 한 모양새다. 최근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기에 그랬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과거 가파른 성장세를 달성하던 기업의 거버넌스가 신사업 전개로 향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은 바 파열음이 들리는 것이 어지간히도 귀찮았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사각지대에 있는 임원이 자초해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것은 좀 처럼 수긍하기 어렵다.

한편, 잡코리아는 9일 올해 면접을 본 구직자 526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면접 관련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은 면접관의 태도와 면접 분위기를 통해 '회사'를 판단한다고 응답했다. 회사가 구직자의 채용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구직자가 면접을 통해 일하고 싶다는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

이와 함께 구직자가 최악으로 꼽은 면접관의 유형으로는 ▲지원자의 스펙 및 경험을 무시하는 면접관(33.9%)에 이어 ▲사사건건 시비 걸듯 압박하는 면접관(24.7%) ▲면접장에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처음 보는 면접관(24%) ▲부모님 직업, 연애 등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면접관(21.7%) ▲시작부터 끝까지 반말하는 면접관(19.5%) 등으로 확인됐다. 이중 앞에서부터 언급한 3가지 항목은 D사 면접관의 유형과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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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갑질, 공채, 기업,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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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인 가구 잔혹사, 아프다는 건~ 혼자 아프다는 건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7. 2. 28. 22:5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아프다는 건~ 혼자 아프다는 건
‘1인 가족 잔혹사’ 투병도 전쟁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02월 28일] - 혼자 살아본 이라면 으레 주변에서 하는 걱정 가운데 단골로 등장하는 한 가지가 몸이 아플 때와 연관된 내용이다. ‘혼자 살다 아프면 어쩔래?’ 누군 아파지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지만 일단 나의 의지를 떠나 앓아눕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비상도 상 비상이라는 것이다. ‘괜찮겠냐?’부터 ‘도와줄 테니 언제든지 연락해라’는 친절한 걱정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물론 아픈 것을 가정해 고민을 안 해본 것도 아니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위인 물을 마시는 것을 시작으로 생리적인 현상인 배변 또한 몸이 자유롭지 못하다면 그 또한 곤욕스럽겠다고 생각은 해봤다. 살면서 마냥 건강하게 지내기도 힘들지만 그렇다고 아프면 유독 더 힘든 삶이 고독한 싱글만의 숙명이거니 라고 여기고 대범하게 받아들이리라 자신했다.

그렇게 귀가 닳도록 걱정을 들어 딱지가 생길 즈음 일이 터졌다.

40줄을 앞에 두고 덜컥 앓아누웠다. 대전 출장을 다녀온 직후부터 슬슬 허리통증이 느껴지길래 으레 장거리 운전 후유증이거니 쉬면 나을 거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1주일이 지나면서 허리에서 시작한 통증은 다리로 펴졌고 급기야 칼로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니 자연스레 얼굴은 오만상을 찌푸리게 된 것이다.

여태 까지 골골대지 않았고, 5년 전 딱 한 번 병원에 실려 간 것을 제외하면 몸에 칼을 대는 수술한번(멋모르고 강제로 당해버린 거시기 수술은 제외)안하고 살아왔기에 몹시도 당황스러웠다. 결정적인 것은 극심한 통증으로 눕는 것도 물론이거니와 자세를 바꾸는 것까지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상상 초유의 고통을 참아낼 의지를 다져야 할 정도로 극심했다는 것이다.

갈증이 심해져야만 마시는 물이기에 당연하게 식수는 턱없이 부족했고, 그렇다고 해서 물을 대체할 수 있는 음료수도 없었으며, 쌀은 물론 대용품조차도 없는 그야말로 텅 빈 공간에 환자 한 명이 덩그러니 누워 있는 셈이었다.

말 그대로 방의 역할에 너무나 충실했기에 척박한 5평 원룸에서 난 이를 악물고 끙끙 앓으며 병마와의 사투를 시작했다. 당일 오후 미팅을 끝내고 나서야 회사에는 몸이 너무 아파서 먼저 들어간다는 한마디만 던지고 무작정 들어온 방안. 긴장이 풀려서 그랬는지 들어 눕는 그 순간부터….'아 ~~ 죽는다는 소리가 절로 터졌다.

심지어 다리까지 당기며 정신세계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지금 떠올려봐도 끔찍할 정도로 심했다.


그렇게 골골대는 병든 몸은 병과의 사투를 시작했다.
1일 차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생애 처음 겪는 경험이었기에 전혀 대책 없던 당시
배고픔에도 통증에도 목마름에도 모든 것이 낯설었다.



이불도 못 깔고 누웠기에 맨바닥에서 대책 없이 뒹굴며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 엉덩이와 등은 딱딱한 바닥에 오랫동안 누워 배기며 주기적으로 자세를 바꿔 달라는 신호를 보내왔지만 움직이는 것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하루는 그렇게 버텼다. 목요일부터 시작한 투병은 금요일이 되면서 극으로 치달았고 SOS를 치게 만들었다. 그 당시 솔직한 심경은 이대로 버티다가 죽을 수도 있겠다. 였다.

“나 병원 좀 가게 일없는 사람 나 좀 도와주세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나 병원 가야 하니 일 있어도 무조건 도와줘’가 솔직한 심정이었다. 다행히도 회사 사람 중 한 명이 친히 보호자로 자진해 나섰고 어렵게 병원으로 향했다. 물론 가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꾸부정한 허리로 대충 떡진 머리를 감고, 세수도 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까지 한참 걸렸다. 평소라면 5분 안에 다 끝나는 일이 40분 넘게 걸렸고 간신히 차를 옮겨타고 가기까지 통증은 변함 없이 육신을 뒤흔들었다.

차를 옮겨타고 병원을 향하는 그 순간 과속방지턱을 넘는 것도 곤욕이었고, 가다 서다 하는 그때 몸이 살짝 밀리는 느낌도 통증으로 전해졌으니 고행길이 따로 없었다. 병원으로 가는 길이 어찌나 멀고 험하던지. 마음은 대형병원으로 가고 싶었지만 고통을 견디며 기다릴 자신이 없었기에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향했고 도착한 그곳에서 휠체어에 의지해 간신히 검사를 받았다.


조치는 신속했다. 도착 직후 주사를 두 방 맞았고, 링거도 맞았으며 의사는 친절하게도 “이 정도 상태라면 입원해야 합니다.”라고 입원을 권유했지만, 그 순간 난 머릿속으로 “입원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계산기를 두드렸고, 결국 현실과의 타협이 먼저였던 난 중증 환자였음에도 약만 타기로 결정했다. 물론 당시 나를 진료했던 의사는 “돈이 걱정이라면 병원비를 낮춰주겠다. 그러니 입원해라.”라며 배려했지만 그것조차도 석연치 않았던 나였기에 결국 진통제를 타오는 결정을 고집했다.


산다는 건~ 혼자 산다는 건. 잔혹한 일상의 연속
간병인 하나 없이 앓아눕던 쓸쓸한 기억
1인 가구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다시 집으로 오던 길. “물 두 병과 먹을 것 좀 사주세요.” 집에 아무것도 없었기에 누워서 버틸 재간이기에 최소한의 음식과 물을 요청해 상비했다. 그 길로 집으로 들어온 난 그대로 누워 한숨을 돌렸다. 진통제를 두 방이나 맞아 몽롱한 직후였음에도 통증은 밤새 계속됐다. 지끈지끈…. 욱신욱신… 거리는 통증은 2일째에도 여젼했다. 아침저녁으로 먹으라던 약이 남아나지 않았다. 통증이 심해 수시로 먹게 됐고 결국 복용량을 초과해 복용한 결과 7일분 약이 3일 만에 바닥나고 말았다.

그렇게 끔찍했던 아픈 일상은 4일째가 되어서야 겨우 엉거주춤 걸어 다닐 정도로 회복됐고 나 또한 간신히 일상으로 돌아갔다. 누워지내는 내내 보호자 한 명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병원을 가야 하는 그 순간에도 누구를 불러야 하지라는 걱정이 계속되던 지난 4일. 하지만 질문에 관한 해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문득 그 생각이 떠올랐다. 병원 간호사는 힘들게 오는 나를 보고 한마디 했다. “환자분…. 혼자 오셨나요? 이 정도 아프면 119로 실려 오는데….”라며. 물론 나는 119는 아니지만 참을 만큼 참았으니 정말 대단한 참을성을 발휘한 셈이다.

그렇게 서러운 싱글의 숙명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4일간의 지옥 같은 투병을 끝내고 이렇게 한 편의 글로 당시의 기억을 남긴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아프다는 것은 더욱 큰 결단과 담대함과 상상하기 어려운 참을성이 필요한 의식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서너 장에 달하는 병원비 계산서와 친절하게 적힌 병원 처방전만이 당시의 치열한 병마와의 사투를 떠올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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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콘크리트 지지층 4% 박사모의 알바비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6. 12. 18. 22:32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르포 · 정치 ]
박근혜 지지 세력 4%를 만나다.
소통은 사치! 그들만의 불통 세계 이야기




- 굳건한 친박 지지세력 4%, 궁금해서 만나봤다.
- 촛불을 알바로 매도하는 그들의 주장
- 대화를 하겠다는 나의 생각은 그저 순진했을 뿐.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2016년 12월 18일 ] - “ㅇㅇ씨가 모르는 것 같아서 내가 특별히 가르쳐 주는데. 박 대통령은 잘못한 게 없어요. 주변에서 도와달라고 한 거 아닌가. 게다가 불쌍하니까 도와준 것인데 이렇게 된 것을 책임지라고 하면 쓰나. 사실 최순실 그년은 죽어도 싸지. 그년이 나쁜 짓을 해서 그렇게 된 거잖아.” - 박 만세(가명, 45세, 부동산업) 씨

박근혜(편의상 대통령 생략)의 지지율이 10% 미만으로 추락했다. 그녀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찍은 것. 친박이 분열하는 그 순간까지도 추락하는 지지율에 제동은 걸리지 않았다. 그 결과가 바로 마의 지지율이라 여기는 콘크리트 지지층 4%다. 좀처럼 깨지지 않다보니 지지율의 곤두박질은 박근혜를 지지하는 세력의 실존 여부로까지 이어졌다. 공통된 의견은 '박근혜를 지지하는 세력' 이 분열단계에 접하지 않았겠는가? 라는 추정이다.

그런데도 4%는 굳건하다. 오히려 콘크리트 지지세력 4%라고 불릴 정도로 더욱 단결력을 보이며 적은 숫자로 사회 곳곳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혹자는 이들이 일당 5만 원을 받고 동원되는 일종의 '알바'가 아니겠냐'고 추정했지만, 단순히 동원된 알바로 치부하기에는 물불을 안 가리는 모습이 가히 헌신적이다.

그렇기에 더욱 궁금한 나머지 4%의 세력을 수소문하기에 이르렀고. 자신을 4%라 주장하는 한 명을 만나 이야기 할 기회를 얻었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곳에서 점심 일정에 만나게 됐다. 다만 4%의 배경을 듣고자 했으나, 일방적인 관념을 듣고 또 듣고 귀가 닳도록 들어 세뇌당할 정도로 반복해서 듣고 온 것이 전부다.

작금의 사회현상을 아니 여론의 향방을 모두 다 부정하고 좌파의 행위로 매도하는 불변의 4% 지지율. 그렇다면 굳건한 4% 지지자는 왜 이렇게 박근혜를 감싸는 것인가? 왜 이들은 박근혜 구하기에 사활을 걸고 나서는 것일까? 정말 아이러니한 4%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실명을 거론하며 난리가 날 것 같아 부득이하게 가명을 씁니다.

평소 정치색을 전혀 보이지 않던 박만세가 돌변한 것은 점심 무렵이다.

JTBC 뉴스에서 박근혜에 관한 내용이 연달아 나오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평소 유쾌한 모습에 주변 지인에게 인기가 많던 모습과는 달리 이날은 “사장님 채널 돌려주세요.” 라며 감정이 담긴 목소리로 주문했다.

당시에 마주하던 지인 한 명이 의아한 표정으로 “재미있는데~”라고 하자 박 씨의 표정이 더욱 굳었다.

사실 이날 함께 식사 자리를 한 두명은 지난주에도 광화문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평소 박 씨는 본인만의 정치색을 강요하지도 않았고 드러내지도 않았기에 주위에서는 중도라 여기던 상황. 하지만 그러한 모습은 이날의 점심과 함께 오해로 밝혀졌다. 최근의 여러 정황이 박근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모습이 나올 때마다 박만세는 수시로 너무한 것 아니냐는 말과 함께 역정을 냈다.


# "일당 5만 원 받고 나온 애들 아니냐?"
작금의 사태에 대해 모두 감싸려 하는 일관된 논리
설득 보다는 강요로 일관하는 4%의 주장에 갸우뚱.
왜 이러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록 점점 미궁으로.



“우리 형이 지금은 목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전직 기자였어요. 기자일 때 일반인이 접하지 못하는 중요한 정보를 접했는데 제게 많이 알려줬죠.”라고 운을 떼는 박 씨. 그리고 그동안 어떻게 숨기고 살았을까 싶을 정도로 말문이 터졌다.

먼저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한 박 씨의 의견은 이랬다.


“광화문에 촛불집회를 한답시고 나오는 사람들 다 일당 5만 원 받고 나오는 알바에요. 이건 몰랐을 거야. 유모차 끌고 나오는 젊은 사람들 있잖아. 그 위험한 곳에 애들까지 데리고 왜 나오겠나. 유모차 끌고 나오면 20만 원 준다니까! 나오는 거잖아. 여기에 나오는 사람 다 종북좌파야. 이들이 노리는 것이 뭔지 알아? 고려연방 재건의 시나리오라는 건데 이것을 위에서는 다 알고 있어.”

듣도 보도 못한 ‘고려연방’이 등장했다. 상당수 의견에서는 특정 방송에서 줄곧 언급하던 일부 세력의 모습이 박만세의 주장을 통해 투과됐다. 이어 전라도에 대한 의견이 뒤 이었다.

“OO 씨. 전라도 어떻게 생각해? 난 이렇게 봐. 전라도는 전부 다 빨갱이 소굴이야. 전라도 사람들 있잖아. 집에 가보면 벽에 김정일 초상화 하나씩은 다 걸려있어. 그런 그들이 지금 민주화가 어쩌고저쩌고 외치고 있는데 그거 다 숨기려고 하는 소리라고.

대통령이 탄핵에 몰려 국가가 분열되는 상황인데 다들 종북좌빨의 말에 현혹 대고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나쁜 놈이라고 몰아가고 있어. 이건 국가를 위해서도 잘못된 거라고! 국가를 전복하려는 음모라고”


시작부터 줄곧 범상치 않은 단어만 골라 설명하는 박 씨. 그 자리에 앞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두 명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했다.

물론 이야기가 오가는 중 “그걸 어떻게 알아요?” “왜 그렇게 생각을 하세요?”라는 질문을 몇 번 시도 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물어본 사람을 오히려 무안하게 만들었다. “이 사람이. 뭘 생각을 하긴 생각을 해. 내가 하는 말이 사실이라고. 사실을 말하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말고 해. 사실이라고 이 사람아. 내가 거짓말하는 것 같아. 내가 말했잖아. 우리 형이 기자였다고.” 이렇게 반복되는 상황에서 대화가 이어질 수가 없었다.


박 씨의 주장은 약 한 시간가량 계속됐다. 반복된 단어를 몇 가지 추려보니 ‘종북좌파’ ‘세력’ ‘재건’ ‘고려연방’ ‘탄핵’ ‘알바’가 주로 등장했다. 그리고 모든 주장에 대해 본인이 한 말은 ‘사실’이라는 내용만 줄곧 강조했고, 의심에 대해서는 ‘내가 한 말이 진실’이나 믿을 것을 강요했다. 요약하자면 ‘4%와 대화를 해보겠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순진했구나!’ 는 것. 사전에 예상은 했으나 이 정도로 대화가 안될 것은 몰랐다. 결국 듣고만 왔다.

4%가 사는 세상은 다른 세상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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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4%, 박사모, 촛불집회,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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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호사 무히카 2017.02.02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안 좋아, 실력 있어
    승승장구하던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떵떵거리고 살 수
    있었는데도 아무런 미련 없이
    고국을 등지고 선진 외국에서
    늘 고향을 그리며 쓸쓸한 노년을 보냄은...
    (물론 순수 우리의 노력으로
    이곳에서도 상류로 살고 있지만요)
    바로, 저 얼토당토 말도 안 되는
    군사독재 빨갱이들이 더 기세 등등하면서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했었기 때문이지요!

    인권을 유린당하는 대한민국!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선량한 국민들을
    파리 목숨 같이 죽이는 군사독재의
    만행과 악행이 17년간 자행되던 그 시절에
    대한민국은 더 이상 희망도,
    더 이상의 삶의 가치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었었지요.
    .
    그때의 언론과, 기자는 썩은
    독재자와 함께 국정농단에 일조를
    했었기에 형에게 세뇌교육받은
    박씨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뿐 아니라 법조계, 경찰, 기자,
    신문사, 방송사 등 다 독재자의
    들러리였으니...ㅉㅉㅉ
    (국민들은 뒤에서 똥파리라 했음
    지금 박근혜는 만 명이나 되는
    블랙리스트가 있지 않습니까?..)

    박정희는 무고한 시민이나
    학생들을 잡아다 물고문, 전기고문
    해서 거짓증언에 사인하게 만들어
    속전속결로 사형시키고...

    고문 기술자 이근안...
    말 그대로 그 고문 기술자의 고문은
    그 고통이 얼마나 처참했으면
    비명소리가 하늘을 찔러 밖으로
    새어나가니 래듸오를 켜 놨다잖아요!
    김근태 님, 박종철 님 검색만 해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것을...ㅉㅉㅉ

    전 그동안 삼대세습 독재자
    김정은에게까지도 꼼짝 못 하는
    이북 주민들을 독재 군부가 총칼을
    휘두르니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가?라고 생각했었는데...

    박사모들 날뛰는 것을 보니
    이북 주민들도 이미 노예근성에
    세뇌되어 맹목적으로 숭배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노비나 또는 노예근성에 물든 그들이
    권력에 기생하며 마치,
    악어와 악어새 같이
    상부상조하며 살아가기에...
    우리가 일컬어 4%의 '무뇌아' ...
    (뇌가 없다는...)

    주위에 있는 외국사람들에게
    창피해서 얼굴 들고 살 수 없었는데
    그나마 촛불 집회 때문에
    얼굴 들고 살고 있는 노인네가
    우연히 자료 하 나 검색 중에
    들어와서 끄적여 보고 나갑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현동 님.

  2. 호세 무히카 2017.02.02 16: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갔다 다시 왔어요.
    우리 부부는 각각 대전과 부산이
    고향이랍니다.
    그곳에서 태어 나 그곳에서
    자랐답니다.

    '광주항쟁'도 일본에서 온
    거르지 않은 생생한 정보를
    자유 민주주국가인 이곳에서
    접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었지요.

    무장한 군인들이
    마치, 일본놈들이 우리 독립투사나
    국민들에게 자행하던 그것과
    똑 같았으니까요.

    출신지를 밝히려 들어 왔다가
    가슴 칠 일이 많아서
    또 글을 남기는군요 ㅎ
    죄송합니다.

대통령 풍자하면 잡혀가나요? … 방심위 ‘선제적 대응’ 개정안 착수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5. 7. 9. 15:07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사회 · 정치  ]
만만한 대통령, 풍자하면 잡혀가나요?
방심위 ‘선제적 대응’ 개정안 착수





-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삭제, 차단할 수 있는 개정안 착수
- 대통령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 잘못하면 고발당할 가능성 커
- 악용하거나 남발될 가능성 열어놓은 악의적인 개정안 논란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2015년 07월 09일] - 올해 6월 초 페이스북(SNS)에 소위 아몰랑 해석기라고 알려진 ‘박근혜 번역기’가 등장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번역해 준다는 페이지는 박 대통령 특유의 알아듣기 어려운 화법을 일반적인 수준의 상식을 지닌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페이지가 본격 가동되자 서비스를 접한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비아냥거리던 여론은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원뜻을 알게 되면서 더욱 격앙된 반응으로 표출되었습니다. 대통령의 횡설수설 언변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기에 당연히 풍자 거리도 넘쳤는데요. 이를 지켜본 청와대는 심기가 불편했나 봅니다

얼마 못 가 ‘박근혜 번역기’ 운영자가 청와대 공식 트위터로부터 차단을 당했다는 사연을 공개하면서 또 한 번 ‘박근헤 대통령’은 조롱의 대상으로 등극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박 대통령의 일거수가 재미를 안겨주는 1등 소재로 손색이 없던 것. 그렇다 보니 누리꾼은 해당 서비스의 운영자를 ‘오늘만 사는 사람’이라고 지칭하며 몸조심해줄 것을 당부하며 안위를 걱정했습니다.

뜬금없이 운영자의 안부를 걱정하게 된 누리꾼의 행동. 무슨 이유 때문일가요? 환영과 걱정이 교차하는 묘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된 것은 과거의 사례가 주효했기 때문. 실제 박근혜 대통령의 풍자 그림을 그린 작가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행적에 대한 의혹을 보도한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보수시민단체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하면서 이를 안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해당 사건이 더욱 수긍하기 어려운 점은 고발 주체가 당사자가 아닌라는 배경 때문인데요. 보수 성향의 단체나 개인이 대통령과 국가기관을 대신하여 명예훼손죄로 고발장을 내며 여론을 옥죄이는 역할을 자청한 것입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길수 없는 것은 비슷한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고발장에 대해서 기존까지는 실제 법적 잣대를 들이밀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명예훼손성 글에 대하여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신고를 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그나마 접수되는 경우도 정치인과 같이 공인의 지위에 있는 이들이 대신 요청하는 경우였기 때문이죠. 이는 현행법 기준에서는 당사자의 신고가 명예훼손의 성립 유/무를 좌우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고발이 된 사건에 대해서도 떠들썩 했던 것과 달리 대부분 경고수준에서 조용하게 마무리되는 형국으로 종료 됐습니다. 하지만 이의 처리 방식을 뒤엎을 수 있는 개정안이 등장했습니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인터넷상의 명예훼손 글에 대하여 당사자의 신고 없이도 심의를 개시하고 삭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심의규정 개정에 착수한 것.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10조 제2항 상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 침해와 관련된 정보는 당사자 또는 그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 심의를 개시한다”는 규정에서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심의를 신청해야’라는 부분을 삭제하여,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의 요청 혹은 직권으로 명예훼손성 글을 조치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이른바 명예훼손 법리를 남용하여 당사자의 신고가 있기 전에 제3자가 ‘선제적 대응’을 내세워 온라인 공간에서의 대통령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지론입니다.사실상 입막음을 위한 또 하나의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아직 발생되지 않은 시점이라 성급하게 걱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 정의로는 선제적 대응? 악의적인 선제적 대응?



작년 10월 사이버명예훼손전담팀은 대통령이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발언한 후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하여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수 누리꾼은 이에 저항하여 카카오톡을 탈퇴하고 텔레그램으로 망명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망명사태가 과열되자 검찰은 국감에서 선제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자세를 취했습니다. 하지만 개정안이 발의되면 선제적 대응의 근거가 마련되는 셈인데요.

이러한 ‘선제적 대응’은 주로 공인 혹은 고위공직자가 자신에 대한 비판하는 글에 대하여 직접 고소‧고발을 하여 체면을 깎아내리는 일이 없이 제3의 국가기관이 직접 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남용될 여지가 큽니다.

그렇다 보니 시민단체는 이러한 맥락에서 “방심위가 간이한 시정요구 제도를 통해 검찰이 못한 선제적 대응을 대신하여 대통령이나 국가에 대한 비판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것이 금번 심의규정 개정의 목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 지난 6월 29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수석비서관 회의 모습(사진=청와대 트위터)



실제 박 대통령의 풍자 그림을 그린 작가와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모두 제 3자에 의해 고발당한 상태이므로, 심의규정이 변경될 경우 악용될 여지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것. 게다가 다수 대중 사이에서 발생한 명예훼손 글을 제삼자가 신고하거나 선제적으로 방심위가 신고 하기 위해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현 시점에서 자발적으로 인지할 가능성은 거의 닫혀있기에 ‘구제’라는 명목이 힘을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최근 돌아가는 여론도 청와대와 대통령에게 악제로 작용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겠냐는 의심의 눈총을 받게 된 것입니다. 가령 대통령, 고위공직자 등 공인들에 대한 비판이 난무하게 될 경우 해당 글에 비관적인 의견을 남긴 이를 상대로 제3자인 지지자나 단체가 고발에 나서 비판 여론을 신속하게 삭제 또는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입니다.

게다가 지금까지 서적, 음반, 영화, 방송 다른 어느 매체에서도 명예의 당사자가 가만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기관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특정 콘텐츠를 규제했거나 특정인의 명예를 구제하려 했던 사례가 딘 한차례도 없다는 점이 이번 개정안을 더욱 의심케 합니다.




과연 이번 개정안은 무엇을 목적으로 둔 것일까요? 인격권이나 지적재산권 등 개인의 권리 침해에 있어 개인의 적극적 의사가 없음에도 행정기관이 먼저 나서서 이를 해결하는 것은 국가 후견주의의 다른 모습이며 효율성 측면에서도 매우 비효율적인 방침입니다. 비방과 차단을 목적으로 남용된 고소·고발 사건으로 사실상 대중이 누릴 수 있는 것도 이득이 될 것도 없습니다. 진흙탕 싸움에 불과하기 떄문이죠.

시민단체의 주장도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국민의 위임에 따라 공직에 있는 자가 국민의 표현을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제한하는 것은 최대한 억제되어야 함에, 이를 촉발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소지가 높기에 이번 개정안의 의도를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민에게 유익한 제도라면 반대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심위의 심의규정 개정은 그 대상이 국민의 구제가 아닌 국민을 역으로 겨냥해 효과적인 제압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모습이기에 최근 청와대의 심기를 연이어 건드린 여론의 길들이기로 악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듣기 싫으면 차라리 ‘닥치고 있어!’ 라고 하세요. 역시나 본심은 저랬어 하고 위안이라도 삼죠
그런데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감안히 있어!’라고요? 여튼 됐고~ ‘알아서 할테니’ 신경 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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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로 변한 뇌성마비 아이 엄마의 눈물 왜?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2. 10. 16. 23:1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장애인 현실과 동떨어진 보건당국 행정실태>
<분노로 변한 뇌성마비 아이 엄마의 눈물 왜?>
<뇌성마비 아이 부모의 ‘눈물’ 앞에도 복지부 “참고만 하겠다”>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뇌병변 2급 장애아를 둔 엄마입니다. 조산으로 시작된 아이와 병원과의 인연은 지금 6살이 될 때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언제 치료가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게 뇌성마비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현실입니다!”
 
뇌성마비 아동의 부모들이 고통 속에 힘겹게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이들의 고통을 바라보는 것만도 견뎌내기가 벅찬데 뇌성마비 아이들에 대한 정부당국의 무관심에 더욱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 당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복지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정작 이들 부모에게 당장 절실한 뇌성마비 아이들의 보험적용은 “나몰라라” 하는 보건복지부의 이중적인 태도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뇌성마비 아동을 둔 엄마들의 정부당국을 향한 하소연은 너무도 소박하다. 이들은 “하루에 두차례 이상 물리치료를 받고 심지어 보톡스 시술을 수차례 해도 이렇다 할 효과가 없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한의원에서 약침치료를 받았는데 상당한 치료효과를 보고 있다”며 “그런데 정부당국이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보험적용을 해주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뇌성마비 아동의 부모들에게 그야말로 희소식인 약침치료가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치료비 부담이 너무 크다는 하소연에 정부당국이 귀를 닫고 있다며 분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언제 치료가 끝날지 모를 뇌성마비 어린 자식의 병치레에 남모를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정작 보건복지부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뇌성마비 어머니는 “한약비는 제외하고라도 약침비용이라도 보험적용이 된다면 재활치료를 시키는 부모 입장에서는 치료비 중압감을 덜어주는 면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는 비용 보험적용이 되니깐 부담이 덜하다. 이것처럼 한방치료를 받을 때도 약침비용도 보험적용 받을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한다”며 눈물을 훔치는 한 어머니도 굳은 표정으로 보건복지부의 처사를 비난했다.
 
이처럼 뇌성마비 아동의 부모들이 보건복지부에 수십차례 “도와달라”고 청원서를 제출하고 하소연을 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너무도 형식적인 답변에 분노하고 있다.
 
뇌성마비 아동의 부모들은 “우리는 하루하루 뇌성마비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면서 엄청난 치료비와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보건복지부는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을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의 청원에 대해 "본인이 부담하기 과다한 일부 비급여 대상에 대하여 보험급여로의 확대 시행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 중에 있으며, 귀하의 의견은 향후 건강보험 급여정책 개선 시 참고토록 할 예정임을 알려드리오니 이점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란다"는 원론적 답변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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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나는 꼼수다, 서울 여의도 공연 스케치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1. 12. 1. 11:36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이날 공연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무효화'를 주제로 3만 여명(경찰추산 1만6000명)이 운집한 가운데 밤 7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됐다.

공연에는 나꼼수 출연진인 김 총수와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IN 기자 외에도 공지영 작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자발적 후불제로 진행된 공연 인터넷 라디오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특별 야외공연을 통해 모금된 성금은 총 3억41만원으로 집계됐다.
 

출처 : 무량수 (http://myahiko.tistory.com/)
* 본 사진은 촬영자 동의를 받고 사용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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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김어준, 꼼수다, 나꼼수, 나는, 딴지, 딴지일보, 사진, 수익금, 시사인, 여의도, 정봉주, 주진우, 총수, 콘서트, 현자, 현장르포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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