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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9.01.07 [르포] 설탕 사업으로 이룬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자본을 축적하다
  3. 2019.01.01 [조옥 칼럼] 카풀,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4. 2018.12.07 습관적 이직자의 고백, 직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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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18.10.07 [르포] 먼지 측정기가 라돈 측정기? 라돈 침대 포비아 노린 코웨이 상술이 기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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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9.02.09 02:1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속담의 유래와 배경으로 살펴보는 성평화




[2019년 02월 09일] - 흔히들 여성의 발언과 주체적 행동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용도로 우리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속담을 사용하곤 한다. 실제로 전 대통령 박근혜의 국정농단 이슈가 국민들 사이에서 화두될 당시에도 빈번하게 들리곤 했다. 그러한 배경에 혐오성 다분한 속담에 대해 파헤쳐 보고자 한다.

암탉이 우는게 특별한건가?

새벽 해가 뜨기가 무섭게 목청껏 울어대는 수탉은 무슨 수로 아침이 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일까? 답은 수탉의 뇌 속에 있는 ‘송과체’라는 신경 덕분이다. 이 송과체는 닭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조류에게 있는 신경으로서 이 송과체 덕분에 조류들은 ‘빛’을 잘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닭의 눈을 가리면 바로 잠에 드는 것 또한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속담에서 언급될 만큼 유독 ‘닭 울음소리’에만 한정되었던 것은 닭이 그만큼 옛 선조들에게는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닭 무리 중 유독 수탉만 목청껏 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닭의 군집생활에서 찾을 수 있다. 수탉은 먹이를 먹을 때도 암탉과 병아리들이 먹고 나서야 먹는다. 암탉과 병아리들이 땅에 고개를 쳐박고 먹이를 먹을 때 수탉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외부를 경계한다. 이러한 수탉 중 대장수탉만이 아침을 알리는 자명종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탉이 아침에만 우는 것은 아니다. 낮에도 수탉은 무리를 보호하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적이 침입하면 즉각 자신의 울음소리로 무리에게 ‘경고’를 나타낸다. 도망치라는 신호가 떨어지면 암탉은 병아리들을 이끌고 도망쳐야 하며, 수탉은 무리를 보호하기 위해 전투태세에 돌입한다. 수탉이 아닌 암탉이 운다는 것은 ‘무리를 지킬 수탉이 없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곧 무리의 존폐에 심각한 위협이 왔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아니라 ‘이미 망한 집이여서 암탉이 운다’ 라는 것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우리나라 속담이 맞나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라는 말은 본디 ‘빈계지신(牝鷄之晨,암탉이 울어 새벽을 알린다)’에서 온 말로서 이는 고대 중국에서 유래된 말이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경전이자 역사서인 ‘서경(書經)’의 ‘목서편(牧誓篇)’을 살펴보면 그 유래에 대해 알 수 있는데 여색에 빠져 국정을 살피지 않고 향락과 사치에만 빠져 살았던 은나라의 ‘주왕’을 정벌하러 나선 무왕이 병사들에게 했던 연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제 무도한 은나라는 명운이 다하여 제군들의 창끝 앞에 멸망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된 것은 폭군 주왕이 나라와 백성을 돌보지 않고 요사한 계집의 치마폭에 싸여 오로지 방탕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그대들은 동틀 녘에 암탉이 우는 것을 보았는가? 새벽에 우는 것은 오로지 장닭이다. 만약 ‘새벽에 암탉이 운다면 그 집안이 무너지지 않겠느냐’!” - [네이버 지식백과] 빈계지신 [牝鷄之晨] (고사성어 따라잡기, 2002. 5. 15., 구인환)

이는 주왕이 빠진 절세미녀 ‘달기’가 여성임을 들어 욕보이고자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제 할 일을 하지 않는 공동체 구성원’을 비난하고자 하는 말로 볼 수 있다. ‘왕은 왕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답게’를 강조했던 유교의 정명 사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수탉과 암탉의 역할구분이 뒤바뀐 것을 비유적 표현으로서 이용했던 것이다.


당시의 시대상황을 고려하면 ‘암탉’은 ‘여성‘이 아니라 맡은 바 소임을 다하지 않고 본분을 벗어나 나라를 어지럽히는 존재로 해석해야 한다. 즉 성별이 아닌 역할로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이 말을 바꾸어 ‘수탉이 알을 낳으면 집안이 망한다‘ 고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달기는 여성이라서 욕먹은 것이 아니라 성품이 잔인하고 왕의 위세를 등에 업고 소위 ’국정농단‘ 의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를 뒤져봐도 무능한 폭군은 존재했다. 무능한 폭군은 대부분 여색에 빠져 국정을 피폐하게 하였는데 그때마다 백성들은 폭군을 혼란케 한 여색이 아닌 폭정을 일삼는 폭군 그 자체를 향해 비난을 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간혹 여색을 향해 직접 비난하는 백성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혐오 보다는 ‘원망’의 표현이었음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혐’이 아니라는 건가요?

비록 그 유래가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지만 고대중국은 우리민족의 역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기에 저 속담이 순전히 ‘남의 것이다’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또한 여성을 혐오하기 위한 것이 아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었을지라 할지라도 그 표현이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여성 비하의 용도로 변형되어 사용되어 온 것은 사실이기에 ‘여혐이 아니다’라고 말하기에도 역시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올바른 역사인식으로부터 미래를 내다보아야 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것’이 앞서 ①에서 말한 것처럼 사실일 수는 있으나 그것이 여성의 사회참여와 발언을 억제하는 수단으로서 작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관용적 속담의 올바른 이해를 토대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받아들이며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취해야만 한다. 인간은 닭이 아니다.

마누라가 남편을 쥐락펴락 한다고 해서 집안은 망하지 않는다. 여성지도자가 국정을 살핀다고 해서 나라가 꼭 망하는 법도 없다. 성군과 폭군에는 남녀의 구분이 없으며, 콩가루 집안에는 역시 남녀의 일방적인 잘잘못이 없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의 남녀의 역할구분은 예전과 비교했을 때 전혀 같지 않다. 확고했던 남녀의 역할구분은 갈수록 모호해져 왔으며,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인류의 인식 또한 변해왔다. 남성주부&여성직장인 부부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사회 또한 남녀의 역할구분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시대가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더욱 진일보 하고 있는 것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라는 말은 여성을 억압하기 위해 생겨난 표현이 아닌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로 마무리하며 우리 사회의 남녀구성원들은 상호간의 원만하고 충분한 합의를 통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성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By 한국성평화연대 김윤수&노영진 공동저.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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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설탕 사업으로 이룬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자본을 축적하다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9.01.07 00:41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르포] 설탕 사업으로 이룬 정경유착, 부정부패로 자본을 축적하다
안에서 새는 친일기업, 인도네시아 합자 투자로 젊은 사업가 인생 망치다.




[2019년 01월 07일] - 모두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갑질 논란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부를 권력 삼아 덜 가진 자를 약탈하고 강제하여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풍토에 여론은 분노하고 다시는 똑같은 일이 번복되지 않기를 외쳤다. 하지만 원성은 그때뿐이지 시간이 지나면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하고 있다.

국적 항공사가 땅콩 항공이라고 불리는 작금의 실상과 젊은 청년이 어두운 공장 한편에서 억울한 죽임을 당하는 형국은 다를 게 없다. 비단 한국에서만 이럴까? 대기업의 갑질은 해외에서는 더 악랄하게 자행됐다. 백창훈 씨는 현재 설탕 유통으로 모두가 알만한 S그룹을 상대로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고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백씨. 어떠한 사연인지 들어봤다.

한때 인도네시아에서 잘나가는 사업가로 모두의 부러움을 사며 성공 가도를 달리던 백씨. 하지만 지금 그에게 주어진 것은 작고 허름한 사글세 단칸방에 불과하다. 제대로 항변할 기회 한 번 주어지지 않고 눈앞에서 평생을 바쳐 일군 터전을 힘없이 빼앗긴 것도 부족해 가족과는 생이별을 당했고, 모두의 관심에서 벗어난 상태로 자국도 아닌 타국 구치장에 갇혀 3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냈다.

억울함을 아무리 하소연한 들 돌아오는 것은 권력을 앞세운 협박과 합의 그리고 함구할 것을 종용하는 입막음. 하지만 응하지 않았고 결국 S그룹은 정상적인 거래만 고수해온 백씨를 상대로 치밀하게 범죄를 공모하고 늦은 밤 그가 있던 사무실에 조직폭력배를 보냈다. 이후 백 씨가 수사기관에 긴급 체포되어 구치소에 갇히기까지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이대로 당할 수는 없었기에 변호사도 선임해 대응했지만, 인도네시아 검경은 한 발도 물러나지 않고 A4용지 서너 장에 적힌 ‘혐의 내용을 인정한다.’는 서류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설마’ 했던 의심이 점점 현실이 되던 그 순간.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유죄, 3심까지 모두 유죄로 일관한 판사의 목소리는 아직도 생생하다.

제대로 된 진술도 제대로 된 수사도 이뤄지지 않고 졸지에 먼 타지에서 범죄자가 된 백씨. 유일하게 백 씨가 본 것은 서명을 강요한 서류에 불과했다. 변호사가 제출한 모든 증거자료는 거부당하고, 심지어 진술조서도 일절 반영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정부패가 심각하기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그 나라에서 한국의 대기업과 사업을 했다기로서니 자신이 희생양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설탕 유통으로 성장한 바로 그 기업입니다. 대기업 S 사는 인도네시아에서 돈을 앞세워 현지 변호사를 매수했고, 정관계 핵심 관계자도 같은 편으로 만들었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심지어 공문서까지 정교하게 위조했어요. 이 한 가지만 따지면 모든 것이 풀려요. S 사가 회계사를 고용해 합작법인에 발령하고 모든 회계 업무를 진행하도록 했는데, 제가 개입하면서 문제가 되도록 해놨어요.

더 기가 막힌 것은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예고 없이 회계담당자를 보직 해임하고 한국으로 불러들인 거예요. 사건의 핵심 당사자는 제대로 된 조사 한번 받지 않고, 심지어 인도네시아 당국은 그를 불러들이지도 않았고 그가 한국 수사관에게 한 거짓된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어요. 오간 이메일에도 다 담긴 내용임에도 거짓된 진술을 믿은 거죠. 분명 앞뒤가 안 맞는데 모든 혐의는 제가 혼자 한 것으로 불리하게 조작되어 구속 수감되었습니다. 줄 곳 ‘아니다’라고 항변했습니다. 그럴수록 제게 더욱 불리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변호사 曰“여기 있으면 위험하니 일단 피해라”
몸뚱이 하나만 간신히 챙겨 한국행 비행기를 타다.
하소연할 곳 하나 없이 한순간에 도피자가 되다.

인도네시아에서 범죄자가 된 그는 어떻게 한국에 돌아온 것일까? 현재 자력으로 너덜너덜해진 삶을 회복할 방법은 요원해 보였다. 게다가 수감 중 불치병까지 얻으면서 더욱더 힘겨운 상황.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에 의존한 채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굳어져 가는 불치병과 싸우고 있는 사이 지옥 같은 3년간의 수감생활은 수시로 악몽처럼 떠올라 백씨를 괴롭혔다.

이 상황에서 그에게 비참한 심경을 안긴 것은 조사 기간 중 단 한 번도 들어주지 않던 인도네시아 정부의 차가운 외면이 아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매달리고 싶었기에 기댄 한국 대사관이다. 하지만 자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겠지라는 기대는 무참하게 깨졌다. 한국 대사관조차도 합의할 것만 수차례 종용했다. 심지어 수감 중 면회 간 인도네시아 한국 대사관 담당자와 한국에서 파견 나온 수사관에게도 억울함을 하소연했으나 단 한 번도 사실관계 확인 없이 그저 S그룹 대변에만 열을 올렸다.

과연 그 당시에 S그룹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내용에 서명한다면 백 씨는 아무 일 없던 당시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분명한 따져봐야 할 핵심이라면, 합의할 경우 백 씨가 수년간에 걸쳐 인도네시아에서 일궈낸 모든 재산과 사업권도 한순간에 S 기업에 넘어간다. 한마디로 합의를 앞세운 협박 문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한 내용인 셈이다.

“저를 면회 간 인도네시아 대사관 관계자와 수사관은 한 마디로 모욕적이었습니다. 자국민은 억울하다고 제대로 이야기 좀 들어달라고 하소연하는데 단 한 번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오히려 ‘넌 범죄자이니 S그룹이 요구하는 내용에 합의해라’는 것이 그들이 나를 찾아온 주요 골자입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합자 법인을 설립하고 더 나은 꿈을 꾼 것이 잘못된 것인가요? 면회라는 구실로 저를 찾아왔지만, 제가 받은 느낌은 제가 딴짓을 못 하도록 감시하는 것 같았어요.” 백씨는 당시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수감 생활을 끝내고 억울한 사연을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에 올렸다. 하지만 엄연히 본사가 한국에 있던 S그룹은 한국인이던 백 씨를 인도네시아에 명예훼손이라는 죄명으로 또다시 법적 대응을 감행했다. 한국과 함께 명예훼손죄를 인정하는 인도네시아는 고소가 이뤄지면 사건 당사자를 일단 억류하는데, 당시 백 씨는 억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수감 생활로 건강도 악화하였고 동시에 이미 모든 재산을 S 기업에 빼앗긴 상태이기에 수중에 돈이 없었기에 더는 대응이 불가능했다. 설령 수감이 이뤄질 경우 부정부패가 만연한 인도네시아는 매월 수감자가 내야 할 비용이 200만 원을 넘기기에 이 또한 문제였다. 당시 변호사가 “억류당한 이후 S그룹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당장 한국으로 가는 것이 좋다.”라고 떠날 것을 귀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게 돌아온 한국. 간신히 도착한 후 억울함을 풀고자 국민 신문고에 수시로 청원을 올렸지만, 매번 외면당했다. 그리고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딱 한 차례 연락 온 것이 다였다. 물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나의 억울함을 풀려고 왔는데, 조국도 나를 외면했어요. 인도네시아는 부정부패로 어떠한 조사도 하지 않고 나를 범죄자로 만들고, 한국에서 나의 억울한 사연을 풀고 싶어 하소연했지만, 그 누구도 들어주지 않아요.”

그러던 백 씨는 얼마 전 TV를 보다가 끔찍했던 당시를 다시 떠올려야만 했다.

한동안 잊혔다고 여겼던 수사관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수사기관 고위직이 되어 TV에 나왔던 것. 자국민이 인도네시아에서 억울하게 구속 수감되어 도와달라는 내용을 하소연했음에도 손 한번 써주지 않고 대기업 편을 들어주며 지켜만 보던 그가 국민의 세금으로 저렇게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졌다.

단지 대기업과 합자 법인을 만들고 같이 사업을 하다가 대기업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이유로 누명을 쓰고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은 모든 것을 빼앗기고 불치병에 걸려 억울함을 하소연하는데, 이렇게 만든 사건 당사자인 S그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빼앗은 인도네시아 자산을 가지고 호의호식하고 핵심 주동자 또한 아무런 책임 없이 잘살고 있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

평생을 일군 모든 것을 초토화한 지난 5년. 촉망받던 젊은 사업가는 굴지의 대기업이 내세운 사탕발림 단어 ‘상생’ 하나만 믿고 인도네시아 합자 법인을 설립했지만 불과 2년을 못가 부와 명예 그리고 가족까지 모든 것을 잃었다. 그가 인도네시아에 갇히면서 하나뿐인 아들과 연락도 끊겼고 현재 행방조차 묘연한 상태다. 잃어버린 5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고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까? 분명한 건 S그룹을 상대로 개인이 대응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By 김현동 에디터 press@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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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옥 칼럼] 카풀,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시사/정치/사회/인터뷰/칼럼 2019.01.01 21:21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조옥 칼럼] 카풀,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카풀의 치명적인 문제, 종합보험의 적용 여부




[2019년 01월 01일] - 요새 카풀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카풀 때문에 밥그릇이 깨진다는 분도 계시고 카풀을 활성화해야 도로에 넘쳐나는 자가용 승용차를 줄여 환경도 지키고 도로정체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면 여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공존합니다.

우리나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 81조에는 자가용 번호판(흰색 또는 녹색)을 통한 유상운송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대신 여기에 단서가 달렸는데 출퇴근 시간에 자가용 승용차를 함께 타거나 천재지변, 긴급수송, 교육목적을 위해 지자체장으로부터 허가를 득한 경우에만 예외로 합니다.

여기서 출퇴근 시간에 유상으로 자가용 승용차를 함께 타는 행위가 우리가 말하는 카풀입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리 카풀 자체는 이미 1994년에 법 개정을 통해 허용이 되었습니다. 무려 24년 전의 이야기죠. 당시 집권당이자 원내 다수당은 민자당이었으니 법을 통과한 것도 그들이겠죠. 오늘날 민자당의 후예가 자유당과 바미당에 여전히 살아 숨을 쉬고 있지요.

그리고 현재 카카오 카풀의 존재근거라 알려진 ‘카풀의 알선행위 허용’ 항목은 2015년 민자당의 후신인 새누리당의 주도로 개정이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택시업계에서 카풀을 불법이라 주장하는 것은 이미 여기서 모순점이 발생합니다. 오래전에 카풀은 합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왔고 ‘카풀 알선’은 박근혜 정권에서 통과된 법입니다. 정작 그들이 규탄하는 문재인 행정부는 이 법 개정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심지어 ‘물대포’도 쏘지 않고 있지요.

사실 카풀의 진짜 치명적인 문제점은 법규의 위반 여부가 아닙니다.

“종합보험의 적용 여부입니다.”

모든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사고 발생 시 이른바 의무보험(책임보험)에 따라 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보험으로 배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한계가 있습니다. (최대 1억 5천만 원) 그래서 우리는 다소 비싼 추가금을 내고 ‘무제한’의 대인배상이 가능한 종합보험(대인배상2)을 가입하게 됩니다.

우리가 내는 보험료 대부분이 이 대인배상2를 이용하기 위한 보험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이 보험의 배상 범위는 어마어마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유가족에게 5억 원 정도가 합의금으로 지급되는데 이 금액은 책임보험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게 되므로 대인배상2 특약으로만 지급할 수 있습니다.

만일 내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사고를 냈다면 저 합의금을 다른 곳에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2 특약들은 모두 카풀 이용 중(자가용 승용차의 유상운송행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 배상하지 않습니다. 가벼운 사고가 발생해 단순한 타박상을 입었다면 책임보험만으로도 해결이 되겠지만 큰 사고로 사망 또는 후유장해를 입었다면 배상을 받을 길이 현재로선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카카오 카풀은 서비스 이용 시 200원의 추가이용료(보험금)를 내면 대인배상2를 넘어서는 배상액이 발생했을 때 배상을 해주겠다며 안심을 시키는 중입니다. 하지만 대인배상2가 ‘무제한’의 배상 범위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넘어서는 금액을 무슨 수로 배상할까요?

더군다나 저 200원짜리 보험의 배상 범위는 사고가 아니라 카풀서비스 이용 중에 발생한 ‘사소한 불편사항’에 대한 배상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전혀 없는 형식적인 보험입니다.

그럼 카풀을 위해 이를 커버하는 ‘영업용 보험’을 가입하면 되겠냐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이 영업용 보험에 가입하려면 영업용 번호판(노란색 번호판)이 필요하고 그 전에 그에 따른 사업자 번호와 사업면허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급격히 높아진 보험료(택시공제 요율 100% 기준, 차량 1대당 연간 300만 원 수준)는 덤입니다.

카풀을 통해 공유경제를 실현하고 환경을 지키며 북새통을 이루는 출퇴근 도로를 한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밋빛 꿈을 꾸는 것은 좋습니다. 그 덕에 택시도 각성하고 더 좋은 서비스로 경쟁 구도를 그려나간다면 승객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그림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그림을 그려나가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제도가 뒤따라줘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뻔히 보이는 문제점에 대해 법을 주관하는 입법부와 서비스를 출시한 업계는 서로가 모른 척으로 일관하고 있고 그로 인한 잠재적 피해는 오롯이 사용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카풀, 사용 전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반드시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By 조옥 칼럼리스트 press@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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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 이직자의 고백, 직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12.07 14:2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습관적 이직자의 고백, 직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좋아하는 일을 하라? 내가 좋아하는 게 뭔데?




[2018년 12월 07일] - 직업을 가진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필자가 느낀 대한민국은 졸업, 병역, 결혼, 출산을 한 사람의 인생에서 마치 당연한 과정처럼 종용하고 강요하는 사회처럼 보인다.

취업도 비슷한 요소가 참 많지만, 생존의 문제라는 점에서 약간 결이 다르다. 결혼하지 않으면, 군대를 다녀오지 않으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조금 불편할 수는 있지만, 생사의 기로에 서지는 않는다. 사회가 당연한 듯 강요하는 것 중에 가장 피할 수 없고, 피하면 곤란해지는 건 바로 취업, 직장이라는 무대다.

생존에 필수인 직업이 위협받은 지 오래다. 청년취업률은 2018년 7월 기준 43.6%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100세 시대를 맞은 때에 60세 이상의 취업률도 41.6%에 그치고 있다. 청년 실업자는 4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
내가 좋아하는 게 뭔데?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새로운 직업들이 등장했고, 스펙이 업무 성과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은 사실이다. 취업의 길이 다양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세상이 변한 것이지 한국을 둘러싼 교육 환경 전반이 바뀐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대부분 만 19세가 될 때까지 ‘취향’이라는 것을 모르고 산다. 똑같은 교육을 받고, 점수로 줄 세우기를 하며, 공부를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착한 학생 나쁜 학생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점수에 맞춰 배치기준표를 보고 적당한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 채 성인이 되니 대학교 1학년은 방황이 당연한 수순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 방황이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이후에도, 심지어 부모가 된 이후에도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사는 사람이 많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내가 살아왔던 역사를 그대로 자녀에게 이식한다. 직업이 행복의 수단이 아니라 생계의 수단에 그치는 근본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우리는 생각에 맞추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일에 맞추어 생각하는 것이 익숙하다. 그러면서 점점 수동적인 직장인이 되어가고, 나아가 인생 전체에서 수동적으로 된다.


당신을 잃어가는 동안,
대체재의 하나가 될 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핵심은 ‘자동화’다. 기술의 발달로 사람이 하던 일의 대부분을 기계와 코드가 대체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식당이나 커피숍을 가 보면 캐셔를 두지 않고 무인결제 시스템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인건비보다 시스템 사용료가 저렴하니 업주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드는 건 아주 사소한 수준의 변화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비슷비슷한 사람의 하나로 자란 많은 사람은 이 변화 속에 기계보다 자신이 필요한 이유를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한다.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회 외부적인 요인도 크지만, 내부적으로 곪아가고 있는 것이 더 큰 원인일지 모른다.

‘다들 그렇게 살아’.

우리는 부모로부터, 친구로부터, 심지어 드라마나 영화로부터 이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산다. 머지않아 이 말은 ‘다들 그렇게 죽어’와 다르지 않은 말이 될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는지 모른다. 세상이 원망스러워도 우리는 ‘나’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취업, 이직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나’를 찾아낸 사람들,
그리고 행복이라는 키워드


아나운서 출신인 손미나 씨. 그는 KBS의 간판이었다. ‘도전! 골든벨’, ‘VJ특공대’, ‘사랑의 리퀘스트’ 등의 호스트였고, ‘KBS 뉴스 9’의 앵커이기도 했다. 잘 나가던 그는 2008년 돌연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여행작가로 변신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다양한 에세이를 출간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편집장, 인생 학교 교 교장, 손미나앤컴퍼니CEO이기도 하다.

필자는 화려하게 성공한 손 씨의 커리어 때문에 이 사례를 들고 온 게 아니다. 그가 밝힌 KBS를 떠난 이유 때문이다. 2012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는 “아나운서 생활을 하며 ‘행복하냐’는 질문에 거짓으로라도 행복하다는 대답을 하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퇴사를 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라이프’의 이수연 작가. 그가 ‘비밀의 숲’으로 소위 대박이 났을 때 뛰어난 필력과 촘촘한 구성으로 중견작가라는 루머가 돌 정도였지만 그는 직장인이었다. 회사에 다니다가 돌연 퇴사를 하고 도서관에 다니면서 혼자 습작 생활을 했고 ‘비밀의 숲’을 8회 차까지 썼을 때 방송 편성이 확정되며 데뷔를 한다. 그가 말하는 퇴사 이유도 지극히 간단하다. ‘행복하지 않았다’


‘나’를 찾는 과정,
늦은 만큼 치열하게


필자의 첫 직장은 은행이다. 나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직장에 속하고 선호하는 직업이다. 3년을 채 다니지 않았는데 전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퇴사했다.

그런데 손미나 씨나 이수연 씨와 필자가 다른 점은 ‘나’를 찾는 데 게을렀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반성이 든다. 필자는 광고대행사, 기자, 국회 등 충동적으로 이직하기 시작했다. 30년 넘게 ‘나’를 찾지 않다가 깊이 들어가기가 두려웠다.

업무적으로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회사들을 옮겨 다녔으니 그것도 능력은 능력이라고 우스갯소리를 던져두던 이들이 있었지만, 돌아보면 아쉬운 기간이다. 바꿔 생각해보면, 나에게 집중하는 것은 그만큼 또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번듯하게 취업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라고, 변화 없이 반복되는 삶은 싫다고 이야기한다.

조심스럽게 묻고 싶다. 당신이 원하는 삶은 무엇입니까?

이 물음에 망설임 없이 구체적인 답이 나올 때 이직을 하라고, 직장을 구하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난 그렇지 못했다. 준비없이 퇴사를 했고, 아직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며 헤맨 기간도 제법 길어서 남의 돈을 받을 때보다 삶의 질도 떨어졌다. 그런데도 후회한다고 하지 않는 것은 늦게나마 ‘나’에게 몰입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너무 늦었어도, 더 늦지는 말자

이직을 고민하는 이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직업에서 갖는 불만을 보기보다, 그 불만이 없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즉, 현상보다 대안에 집중했으면 하는 것이다.


‘나’를 찾는 일은 경험상 매우 어렵고, 설령 찾더라도 잃을 것이 많을수록 그 길로 가기는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자기 확신 없는 변화는 위험하기만 할 뿐 행복과는 거리가 멀 확률이 높다.

어차피 이 나라에 태어난 이상, 스스로 깨닫지 못했으면 최소한 20년은 부모와 세상의 기대에 맞춰 우리는 살아왔다. 당신이 몇 살이든, 얼마가 있든 먼저 ‘나’를 찾아보자. 어려워도 집중하자. 취업이든, 이직이든, 사업이든 우리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이왕이면 행복하게 벌자. 누구도 대신 벌어주지 않는다.


By 김신강 에디터 merrybun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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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실직의 추억, ‘결혼’이 죄가 되나요?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12.07 12:3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뼈아픈 실직, ‘결혼’이 죄가 되나요?
‘결혼하면 책상 빠진다더라’ 속설이 현실로, 여자의 적은 여자!




[2018년 12월 07일] - 최근 20대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다. 올해 7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실업률은 전체의 3.7%, 그중에서도 청년 실업률은 9.3%, 실업자 수만 해도 40만 9000명에 이른다고 하니 걱정이 안 되면 이상하다. 하지만 결혼 적령기가 되는 30대 즈음에 도달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결혼을 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엄습한다.

이러한 구도에서 여성이 감당해야 할 사회는 더군다나 매몰차고 비정하다. 한정된 선택지를 두고 밥그릇 사수 전에 임하게 만드는 현실은 여성을 우정도 의리도 없는 존재로 둔갑시킨다. 일명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현실이 되어 압박하는 건 시간문제다. 너와 나 사이에서 살아남는 존재는 오직 하나. 내가 나가거나 네가 나가거나 하는 구도가 자연스레 형성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 온 아픔
말로만 듣던 ‘첫 실직’을 당하다.


내가 겪은 첫 번째 실직 이유는 다름 아닌 ‘폐간’이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출판사의 경영을 악화시켰고 폐간이 속출했다. 2008년 한 해만, 이직을 3번이나 경험할 만큼 심각했다. 그 무렵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월간지 마감을 하고 있던 나에게 평소와 다르게 삼겹살과 소주를 사주던 대표가 꺼낸 한마디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우리 매체 폐간이다. 내일부터는 안 나와도 돼”라는 한마디에 내 심경은 일순간 지옥으로 추락했다.

회사가 망해서 문을 닫는다니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일하기 시작한 지 딱 한달 반 만에 벌어진 일이다. 편도 두시간 반이라는 출근길을 감내하며 다녔던 그곳에서의 마지막 저녁 식사 이후 내 인생은 왜 이렇게 꼬이나 라는 자괴감으로 건물 비상계단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비참했지만 그대로 주저할 여유도 없었다. 이를 악물고 다른 일자리를 찾았다.


신혼여행 중 받은 해직통보
‘결혼’이 가져온 실직자 신세,
여자에겐 결혼이 죄인가요?


두 번째 실직은 결혼 직후 마주했다. 11월의 어느날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3주 뒤, 사장실로 호출을 받았다. 당시 내용은 이러했다. “다음 해 계약은 진행하지 못할 것 같아. 미안하게 됐어. 그렇다고 굳이 결혼해서 그런 건 아니야!” 이 말을 듣는 순간 굳이 결혼을 언급하며 ‘계약해지 통보를 하는 거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 무렵 먼저 결혼한 친구의 이야기가 스쳐갔다.

“결혼하고 나면 곧 애가 생길 거고, 그렇게 되면 회사 차원에서는 육아휴직이나 그런 걸 고려하게 되니, 갓 결혼한 너에겐 미안하지만, 직장에서 너 나가라는 얘기를 할 수도 있어~ 때문에 기혼 여직원은 눈치를 보며 다니게 되더라. 그러니까 너도 아이 문제는 남편하고 잘 얘기해봐. 요즘 시대에 맞벌이는 해야 할 것 아니야?” 이랬던 우려가 내게 현실이 된 그 날.

분명 결혼이 죄는 아닌데, 왜 내가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지, 마침 재계약 시점 직전에 결혼 날짜를 잡은 내가 바보였던 것인지 여러 복잡한 심경에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결혼한 여성이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수많은 복병을 마주한라는 계시였다. 면접마다 나오는 질문 “결혼은 하셨네요? 그럼 아이는 있으세요?”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결혼은 했고 아이는 없다는 대답을 듣던 면접관의 미묘한 표정을 수두룩하게 직감했다. 심지어 출근 3일 전에 계약 파기를 문자 한 통으로 안내받은 적도 있다.

“이래서 경단녀(결혼 등의 사유로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 문제가 발생하는구나!”

이후에도 나의 사회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어렵게 들어간 잡지사도 1년 반을 일했지만, 얼마 못 가 폐간을 맞고 다시 구직자 대열에 들어서는 일을 반복했다. 그러한 사이에 결혼 2년 차를 넘겼고 더는 불확실한 생활에 임하긴 힘들었고, 결국 천직이라 여겼던 이 바닥을 뜨기로 했다. 쉽지 않았지만, 대안은 없었다.


하다못해 찾아간 여초 직업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편견
겪어보니 마주할 숨은 진실


약 3년간 학습지부터 식당 서빙, 콜센터에 이르기까지 극한 직업을 두루 거치며 돈 주고도 못할 비싼 경험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부분 기혼 여성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종이다. 왜 전혀 다른 직종으로 옮기려 하냐는 질문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때마다 쓴웃음을 지으며 내가 내뱉어야 했던 한 마디. “먹고는 살아야 하니까요” 딱. 그랬다. 생업 앞에서 장사 없더라.


물론 여초 현상이 심한 직업군이라도 다를 건 없다. 학습지는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학생 스케줄에 따라 움직였고, 더구나 특수용역 개인사업자 신분이던 나는 주말이며 동네를 돌며 홍보 전단을 돌리는 날이 수두룩했다. 그만둔 이후 식당 서빙 일을 시작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최악의 선택이었다. 점장과 주방 인력을 제외한 조선족 노동자로 꾸려지던 곳에서는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늦게 합류한 한국 직원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이간질이 유독 심했고 조선족의 텃세에 밀려났다.

콜센터에서도 잠시 머물렀다. 걸려오는 전화만 받는 인바운드 콜센터였고, 대표적인 감정 노동자 직군이다. 첫 대화부터 욕설이 들려도 화를 낼 수 없기에 스트레스를 삭히는 건 나의 몫이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하는 폭언과 욕설, 성희롱적 발언까지 종류도 다양했지만 참는 게 유일했다. 더불어 하루에 받는 전화 수가 실적이라 같은 팀 내에서도 서로 경쟁자고, 실적이 안되면 결국은 그만두는 일이 흔하던 현장이다. 결국 이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

오늘도 수많은 여성이 입사와 실직의 기로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물론 여성의 처우는 과거와 비교하면 많이 개선됐고 사회 분위기도 달라졌다. 하지만 여성을 둘러싼 오랜 편견이 깨지지 않는 한 여전히 여성이라는 존재는 결혼과 함께 ‘경단녀’가 될 것을 각오하고 하루하루 살며 무수한 고민의 답을 찾아야 한다.

나 또한 한 명의 여성이기에 무척이나 조심스럽고, 혹자는 ‘당신의 선택을 왜 우리에게 하소연해?’라고 들릴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는 명확한 진실이라면, 어떤 직종에 있든 기혼자가 되면서 직장 선택 폭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며, 상당수 여성은 혹은 여자를 위해줄 것만 같았던 여초 직업군. 또는 여자 상사로부터 ‘너 아니어도 다른 사람 많아, 그러니 퇴사하든 말든 그건 당신이 결정해’라는 치욕적인 한 마디를 생에 한 번은 경험한다. 내가 직접 경험했고 진정 여성의 적은 여성이구나! 를 뼈저리게 경험했기에 말할 수 있는 실상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By 김미리 에디터 milkywaykim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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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성지 ‘다음 아고라’ 15년 만에 서비스 종료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12.04 14:4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여론 성지 ‘다음 아고라’ 15년 만에 서비스 종료
정권교체 때 휘둘릴 청와대 청원에 위임, 제 역할 해낼까?




[2018년 12월 04일] - 불과 1개월 남짓 시한부 초읽기 서비스에 돌입한 다음 아고라. 지난 2004년 12월 정식 서비스로 출범한 이후 2018년 1월 7일까지 약 15년간 국민의 눈과 귀 그리고 목소리를 대변했다. ‘여론 성지’ 라 불리기도 했던 이곳은 지난 2017년 8월 문을 연 청와대 국민청원에 밀리며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할 정도로 사용자가 급감한바 결국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불거진 굵직한 이슈의 중심에는 아고라가 어김없이 등장하며 기성 여론이 감추거나 외면했던 숨겨진 이면을 끄집어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기에 한때는 온라인 여론의 바로미터로도 불렸다.

예컨대 이명박 정권 당시 국민의 생명을 볼모 삼아 수입장벽을 낮춘 광우병 파동은 다음 아고라가 중심이 되어 위험성이 비로소 알려졌다. 리먼 브라더스의 부실과 금융위기 등을 경고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도 다음 아고라 없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상 국가의 주인이라 여기는 국민이 자발적으로 나서 여론을 형성할 수 있게 온라인 광장의 역할을 해낸 셈이다. 이와 같은 모습에 외신에서조차 대한민국 온라인 민주화의 성지라는 칭호를 내 걸고 소개한 남다른 위상을 지녔던 이곳 다음 아고라. 아쉽게도 인터넷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채 또 다른 서비스에 역할을 내주고 온라인 역사 속 뒤안길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바통을 넘겨받을 청와대 국민청원 서비스가 정권 교체 때마다 흔들리기를 수없이 반복했던 기존 관행에 아고라가 추구하던 가치관을 변함없이 계승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유일한 온라인 속 여론 광장
때론 거친 설전에 자정 노력 발의
갑론을박에 진실 찾으려던 이곳
억울한 피해자 사연 구제까지


지난 15년간 분야를 가리지 않고 총 20여만 건의 청원이 올라왔고 그 과정에서 약 4,500여만 건의 서명과 3천만 건 이상의 게시글이 등장한 온라인 광장은 때로는 편향성 논란의 중심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았고 때로는 이용자 간 법정 다툼까지 불사할 정도로 거친 논쟁의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다.

서비스 제공사인 다음 또한 별다른 제재 없이 자율성에 맡긴 운영 덕분에 가능했던 모습이다. 하지만 자율성의 생채기로 인해 어김없이 정권이 뒤바뀔 때마다 보수진영은 여론조작이라는 색깔 논쟁과 동시에 좌고라로 불리며 원색적인 비난이 격돌했던 논쟁의 장 또한 다음 아고라가 처한 오랜 숙명이었다. 서비스 종료를 단순한 종료가 아닌 중립적인 역할의 장이 없어진다며 허탈한 심경을 내비치는 원성이 들리는 이유다.

그렇다면 다음 아고라 폐지로 가장 혜택을 얻을 대상은 누구일까? 현 정국에서 환호할 대상은 보수 세력일 터. 예상대로 그들 편에 서 있던 보수 언론이 보인 반응은 오랜 눈엣가시가 드디어 없어지는 냥 비아냥거림을 이어나갔다.

월간조선은 “광우병 선동 등 여론몰이 앞장섰던 '다음(DAUM) 아고라' 없어진다.” 라며, 역시 보수다운 자세를 이어갔다. 광우병이라는 무서운 병에 관해 실리주의를 택하려던 국가의 안일한 행동에 주의를 당부하던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굳이 ‘선동’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골라 표현을 한 저의가 궁금하다.

조선일보도 아고라 토론방 내년 사라진다. 라는 내용의 글에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유발과 관련된 가짜 뉴스들이 아고라를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일부 좌파 세력들의 토론장으로 변질해 버렸고 이는 중도적인 이용자들이 다음을 대거 이탈하는 원인이 됐다.”고 월간조선과 기조를 같이 했다.

하지만 기사에 등장하는 일부 좌파 세력이 누구인지? 혹은 그들이 그토록 무서워하던 민심이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이의 정황을 대변했던 증거가 올 초 3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2011년 경찰청 보안과 작성 ‘사이버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사이버 보안 활동 종합분석 및 대책’ 문건에 따르면 당시 MB정권 당시 경찰은 ‘종북 성향자 활동 토론 게시판’에 다음 아고라와 한겨레신문이 운영한 토론 게시판인 한토마, 서프라이즈, 디씨 인사이드 등의 게시판을 꼽았다.

당시 이 의원은 “경찰의 트위터 제어의 가장 큰 명분은 결국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약화하기 위함이었으며, 당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있던 시기였음을 고려했을 때 이는 정권 차원의 공작이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만큼,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이 기사를 통해 언급한 좌파 세력이 선거에서의 영향력을 악화시킬 수 있는 세력. 즉 진실과 가까워 눈엣가시였던 실체, 바로 민심이 아닌가 묻고 싶다.

다음 아고라의 종료와 함께 드러나고 있는 보수의 결집. 무엇이 진실이며 무엇이 거짓일진대,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은 그릇됨을 기망하려 그들만의 언어로 작당 모의를 다시 펜대를 놀리며 시도하는 것인지 작금의 정치판을 얼마나 혼탁하게 만들어 흔들려는 것인지 국민의 눈과 귀가 다시 한번 휘둘리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할 타이밍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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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시사/정치/사회/인터뷰/칼럼 2018.10.27 11:0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논평]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국회는 선택권 보장을 위해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2018년 10월 26일] - 정부는 지난 2018. 9. 14.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공인인증서 제도 개선’을 위해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제도 개선 해커톤 등의 과정을 거쳐 도출된 법안으로써, 위 해커톤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운동을 펼쳐온 오픈넷은 정부의 전자서명법 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

공인인증서 제도는 시장독점, 기술 및 서비스 혁신 저해, 이용자 선택권 제한 등의 문제로 IT 갈라파고스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위 개정안은 공인인증서 등 관련 제도(이하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함으로써 △민간의 다양한 전자서명수단들이 차별 없이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해 정부의 시장 개입을 제한하고, △분쟁조정제도를 도입하여 이용자를 보호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오픈넷이 제안해 이종걸 의원이 발의했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2014년 9월 국회를 통과되고 모든 전자금융거래에서 공인인증서의 사용 강제가 금지됨으로써 현재 다양한 인증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정부가 제출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인터넷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전자서명인증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해제된다.

공인인증서 사용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부여한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는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 다양한 인증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며, 충돌하는 혁신과 규제 사이에서 해결점을 찾아가는 데에도 그 의미가 있다. 좋은 기술은 강제할 필요가 없다. 고루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면 결국 더 안전하고 편리한 기술과 서비스가 선택받을 것이다.

1999년 전자서명법이 제정되며 탄생한 공인인증제도는 현재 다양한 인증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약 20년간 불편한 상태로 존속하며 혁신과 다양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를 강제하지 않고, 기술의 공정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이용자 보호에 힘쓰는 것이다. 정부가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는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By 사단법인 오픈넷 기고문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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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먼지 측정기가 라돈 측정기? 라돈 침대 포비아 노린 코웨이 상술이 기막혀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8.10.07 12:27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르포] 공기청정기가 라돈 측정기?
라돈 침대 포비아 노린 코웨이 상술 주의




[2018년 10월 07일] - 최소 8시간 이상 뒹굴거나 때로는 뛰기도 하며, 누워서 책도 보고 밥도 먹는 등 일상에서 함께하는 침대에서 방사능이 검출된다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을까? 물론 TV를 보며 남의 일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그게 나만의 착각이라는 것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발견됐다.

올해 초여름,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사상 초유의 사건에 전국이 들썩였다. 유명 침대 브랜드 중 하나였던 대진 침대 제품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는 건데, 쉽게 말해서 담배 다음으로 위험한 폐암 유발 1급 발암물질이 침대에서 나온다는 말이다.

실제 방사성 물질 중 하나인 라돈은 담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다. 인체와 가장 밀접한 접촉이 이뤄지는 침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다 하니 전국이 들썩거렸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본인 또한 해당 뉴스를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먹고사니즘에 바쁜 나머지 찜찜했지만, 신경은 쓰지 못했다. 하지만 5년 전 구매한 혼수 제품들 중에서 매트리스가 대진침대 제품이기에 안심할 수는 없었다. 다행이라고 여겼던 것은 최초 문제가 발생했을 당시 발표된 문제리스트에 소유한 제품이 오르지 않았다는 것.

그러던 것이 공포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진침대가 생산한 제품 가운데 최소 10년 전 생산된 제품부터 라돈이 검출돼 매트리스 전량 리콜 명령이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그 대상에 나 또한 포함됐다. 침대가 한두 푼 하는 것도 아니고 바꾸고 싶다고 해서 마음처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설마 했던 니가 사람 잡았어~’ 라돈 침대 문제, 해결책 없어 발만 동동
5년간 발암물질 속에서 산 시간, 누가 보상해 줄 건가?


질병관리본부에서 권고하는 실내 라돈 농도 수치라면 유엔 방사능 영향과학위원회(UN SCEAR)의 결과를 토대로 ‘라돈 농도 40Bq/m3, 반감기가 짧은 방사능과의 형평 달성률을 0.4로 가정했을 때의 라돈의 연간 실효 선량은 1.0 밀리시버트(mSv)’ 미만이어야 한다.

물론 이 값은 ±30% 정도의 오차를 고려해야 한다 한들, 대진침대 제품에서 검출된 라돈 수치는 방사능 기준치를 최대 9.35배 초과하면서 오차도 의미 없게 됐다. 이렇게 된 마당에 당장 드는 생각은

“신혼의 단꿈에 설레는 마음으로 골랐던 제품이 건강을 해치는 제품이라니!”

여기에 대진침대가 10년 내 생산한 전 제품까지 리콜 대상에 해당한다고 하니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 그제야 남편에게 자초 지경을 말하고 침대를 새로 구매하자고 했더니, 돌아온 남편의 반응은

“5년 동안 별일 없었는데 괜찮지 않겠어?”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방사능이 검출되는 침대에서 생활하자고 하니 정 바꾸지 않고 쓰겠다면 나는 거실에서 자겠다고 선언하고 그 방을 나왔다. 직후 내가 한 것은 대진침대 쪽에 리콜 신청을 하기 위해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 횟수만 족히 수십 번, 수백 번은 더 했으리라. 그러나 통화는 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간 대진침대 홈페이지에는 리콜 대상 모델 회수조치 건과 관련해 제공하는 조회서비스와 대상 모델만 있을 뿐, 해결책은 전혀 없었다. 고작 온라인으로 리콜 접수를 하고 동급의 제품으로 교환제품이 오길 기다리거나 천안 본사로 제품을 가지고 와서 접수하고 받아 가야만 빠르게 리콜할 수 있다는 안내 팝업인데 보는 순간 화가 났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빠르게 리콜 받았다는 사람도 라돈 검출량이 권고 수치보다 높게 나와 다시 매트리스를 바꾸려 한다는 성토의 글이 이미 널린 상태였다. 사태가 이 지경에 달했으니 법적 조처를 하겠다는 소비자 모임이 나온 것은 너무도 당연한 절차다.

물론 보상이 된다면 좋겠지만, 이번 사태로 망해가는 회사에 보상을 요구해봐야 세월아 네월아 해야 하는 상황이 불을 보듯 뻔하기에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포기하는 편이 현명했다.


제품 교체 깜깜이 정책, 경쟁사는 소비자 눈속임으로 영업 전쟁 중
공기측정기로 영업하는 경쟁업체, 과연 믿을 수 있나?


때마침 정수기 렌탈 서비스로 유명한 코웨이 쪽에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자사의 제품군을 이용하고 서비스 평가에 참여해 준 것에 대한 감사 의미로 매트리스 케어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겠다는 내용이다. 마침 우리 집 침대의 정확한 라돈 수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던 참이라 바로 케어 신청을 했다.

접수하며 매트리스 제품이 대진침대 제품이라고 먼저 이야기했고, 이에 대해 코웨이 측에서는 케어는 불가능하지만, 라돈 수치를 점검해 드리겠다고 했다. 약속한 날, 방문한 담당자는 라돈 수치를 알아보자며 작은 기계를 꺼내 측정을 시작했다. 매트리스에 측정기를 올려놓는 순간 500이라는 숫자가 번쩍하고 떴다.

기가 막혀 사진을 찍어 두는 것도 잊었다. 급하게 환기를 하고 다시 측정을 해 본 결과 최저 43~46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남편에게 알려주기 위해 사진을 찍었고, 토퍼 교체가 가능한 매트리스로 일주일 내에 교체하기로 렌탈 약속을 했다. 대진침대 매트리스는 자신들이 직접 수거해 가는 조건이었다.


이후 개인 SNS를 통해 심경을 토로하던 와중, 지인의 댓글을 보고 잠시 말을 잊었다.
“기자님, 이거 미세먼지 측정 센서인데요?”

순간 뒤통수로 뭔가가 후려갈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정말 멍청했다는 생각과 분노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방사능 수치 측정 기기와 미세먼지 측정 기기도 분간하지 못하고, 체크하지 않은 나의 잘못에 부끄럽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대체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누구에게 들어야 할 것인가 고민했다. 또, 일반 소비자들 또한 나처럼 이렇게 렌탈 계약을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트리스를 교체하던 날, 담당자와 담당 팀장이 같이 방문했다. 침대를 분해하고 새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와중에 물어봤다.

“처음 라돈 수치 측정하셨던 기계요. 그 기계 알아보니 라돈 측정기가 아니라 미세먼지 측정기던데, 그 부분은 어떻게 된 거죠?”
여기에 대한 팀장이라는 사람의 답변이 기가 막혔다.
“미세먼지 측정기인 건 맞는데, 이미 대진침대 매트리스 전 제품이 리콜 대상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요?”

분명 몰랐다면 같은 상황에서 그 수치를 보고 계약을 안 할 자가 있었을까? 하지만 코웨이는 라돈 측정 요청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들이댔고, 추후 이와 같은 내용에 대해 “그것이 무슨 큰 문제가 되느냐?”는 태도로 대응했다.


그 자세는 마치 ‘이미 넌 우리와 계약을 했고, 제품을 설치했으니 큰 문제가 없어’라는 의미를 연상케 했다. 떠나는 그 순간까지 눈속임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깨알 같은 영업멘트를 남겼다.

“고객님 가족분들도 대진침대 쓰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혹시 교체 의향 있으시면 저희한테 연락해주세요~”


제조사, 정부 모두 뒷짐 지고 나 몰라라… 소비자는 봉인가요?
안전한 매트리스 찾아 유랑하는 소비자는 계속 늘어간다.


이번 논란 직후까지 최애 침대 브랜드에는 늘 대진침대가 있었다. 나도 사용했고 친정도 똑같았다. 특히나 갓 돌 지난 조카를 키우는 동생까지 여지없이 대진침대를 선호했던 상황에서 공포에 가까웠다. 때마침 부모님 또한 매트리스 문제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하필이면 코웨이 쪽에서 연락을 받아 측정도 받아봤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결정에 주변 지인은 가격에 대한 부담 등을 고려해 이케아 매장에 방문해 직접 사 올 거라고. 그래도 여전히 주변 지인 중 대진침대 사용자는 널렸고, 아직 어떻게 바꾸었는지도 모르고, 언제 바뀌는 지도 모르고 오늘, 이 순간에도 대진침대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나와 같이 단지 가족에게 안전한 침대 매트리스를 찾아 유랑하는 국내 소비자는 많다. 커뮤니티에는 안전하다고 했던 에넥스 매트리스에서도 라돈 검출 뉴스를 접하고 나니 이번 기회에 아예 침대 없는 생활을 할까도 고민하고 있다는 푸념이 급증했다.

사태가 이렇기에 비단 대진침대뿐만이 아닌 라돈 검출된 매트리스 제품을 수거해 놓은 야적장 근방의 지역 주민이 연일 농성을 벌이는 그 심정이 이해가 갔다. 시민은 대한민국 정부가 이번일 또한 잘 해결하리라 믿고 있다. 하지만 대진침대를 비롯한 제조사와 정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뒷짐 지고 관망하는 상태다. 해결이나 될까?

어느덧 10월이다. 최초 보도가 이뤄진 지 6개월가량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을 휩쓴 라돈 침대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언제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모르고 충돌이 일어나는 곳은 점차 늘어가고 있으며, 명확한 해결책 또한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소비자의 고통을 기회로 보고 먼지 측정기를 들고 다니며 눈속임 영업에만 몰두하는 경쟁업체 태도는 더욱 불쾌하다. 대진침대는 실수였다고 쳐도 코웨이의 행위도 실수가 될 수 있을까? 지극히 악의적이며 고의적인 조작이자 눈속임으로 피해자를 기만하는 행위에 가까워 보인다.


By 김미리 에디터 milkywaykim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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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미투운동 후진국, 진실적시 명예훼손죄가 발목

시사/정치/사회/인터뷰/칼럼 2018.02.05 12:45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진실적시 명예훼손죄와 임시조치 제도
우리나라에서 미투운동이 어려운 이유




[2018년 02월 05일] -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실태 고발이 관련자 엄단 요구 등으로 이어지며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법정의를 실현한다는 집단에서조차 공공연히 벌어졌던 성폭력은 당연하게도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으며, 그의 용기 있는 고발이 다른 많은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국 미투운동의 촉발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투운동(#MeToo 나도 피해자다)은 소셜 미디어 등에 자신이 겪었던 성폭력 경험을 고발하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 운동이다. 그간 남성중심사회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되어 ‘용인’되어 왔던 일상화된 성희롱, 성추행을 포함한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발하고 공유함으로써, 그러한 행위가 다시는 용인되어서는 안 될 폭력임을 사회와 가해당사자에게 자각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미투운동을 비롯하여 피해자가 성폭력 경험을 자유롭게 고발하는 물결이 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형법은 허위사실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07조 제1항). 물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때’에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제310조). 그러나 공익성의 판단은 뒤의 일일뿐, 일단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하기만 하면 허위, 진실 여부를 불문하고 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되므로 명예훼손 고소, 고발의 대상이 된다. 성폭력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명예훼손의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어 수사의 대상이 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서지현 검사 역시도 폭로 과정에서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할 가능성을 염려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관련자들이 현재 명예훼손죄를 운운하고 있다. 나아가 최종적으로 고발의 ‘공익성’을 인정받을지도 미지수다. ‘공익성’의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에 판사에 따라서는 성폭력 가해자가 누구인지까지를 공공연하게 밝히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개인적인 비방의 목적이 더 크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 가해자들은 정보통신망법상의 임시조치(게시중단) 제도를 이용하여 인터넷상의 고발글들도 손쉽게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임시조치 제도는 어떤 게시물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신고)만으로 해당 게시물을 게시중단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제도이다. 명예훼손으로 인정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성립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까지 조치(차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포털들은 대부분 게시글 내용에 공익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신고자의 이름이 게시글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지만을 확인하고 신고를 받는 족족 차단시키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고발은 영향력 있는 언론을 통해 먼저 사회적인 이슈로 크게 다루어졌기 때문에 이만큼의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었으나 검찰 사회만큼 언론의 주목을 끌 수 없는, 사회의 크고 작은 곳곳에 이와 유사한 많은 사건들과 피해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한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제와 임시조치 제도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문제를 비롯한 모든 사회적 약자들의 내부 고발은 크게 위축되거나 방해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를 통한 사회의 진보적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연례인권보고서 한국편에서는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는 현행 형법 규정 폐지 여부가 현 정부의 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진실 적시에 대해 형사처벌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으며,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대한민국의 진실적시 명예훼손죄와 임시조치 제도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다행히도 현재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법안이 발의되어 있으며 임시조치 제도에 대한 위헌소원도 진행 중에 있다. 부디 우리 사회의 감시와 고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는 이 제도들이 반드시 폐지되어, 진실 앞에서만큼은 피해자가 당당하고 가해자가 두려움에 떠는, 그런 당연한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By 사단법인 오픈넷 기고문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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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명예훼손, 미투운동, 오픈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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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생계 앞에서 자존심이 중헌가?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2017.11.05 04:54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시론 #기자수첩 #편집국에서 ]
[시론] 생계 앞에서 무릎 꿇은 매체
8개 매체 포털 제휴 해지



▲ 검색에서 사라진 퇴출 매체 기사.



- 포털의 칼날, 매체를 향했다.
- 민중의소리, 아크로팬, 스토리케이, 브레인박스, 팝뉴스 퇴출
- 볼 권리도 판단할 권리도, 포털이 쥔다.

글·사진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11월 05일] - 무소불위의 네이버가 칼날을 휘두르자 6개 매체의 숨통이 끊겼다. 간신히 칼날을 피한 4개 매체도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이들 매체는 시행일부터 향후 1년간 네이버 제휴가 차단된다. 하지만 1년 이후에도 기약할 수 없다.

17년 하반기 신청에는 약 190개 매체가 참여했고, 이 중 2개 매체인 1%도 안 되는 비율로 간신히 제휴되는 실정이다. 줄 서서 대기 하는 상태이기에 사실상 한 번 퇴출당한 매체가 네이버로 돌아오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매체사 입장에서 네이버 제휴는 생명줄과도 같다. 수익에 직결되는 업계 광고비 평균 단가만 해도 제휴 여부에 따라 최소 3배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 당장 대행사 광고비 축소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연말에 일제히 이뤄지는 예산 편성에서 누락될게 뻔하다.

매체가 네이버 제휴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네이버는 이번 징계 사유로 소위 광고성 기사, 어뮤징 등을 문제 삼았다. 지난주 청탁성 기사 배열 재편집 논란의 핵심이던 네이버가 부정을 빌미로 매체 제휴를 끊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집안 단속하라고 했더니 엄한데 화풀이하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그런다고 한들 이런 식으로 매체 제휴를 끊는 것은 이들 매체의 밥줄을 끊겠다고 작정한 형국이다. 대표 취임 한 해도 넘기지 않은 한성숙 대표는 앞으로는 사과를 뒤로는 해당자의 1년 징계 철퇴를 내렸고, 귀 막고 눈 가리던 이해진 창업주는 국감에 출석해 네이버의 중립을 제차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네이버가 도마 위에 오른 것도 처음이지만,
조작 정황이 포착된 것도 처음 적발됐다.
창업주가 움직여 해명에 나선 것도 첫 사례다.
마찬가지로 네이버의 매체 퇴출도 최초다.


더욱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이들 매체를 희생양 삼지 않았기를 바란다. 이러한 지적이 나오는 배경도 네이버는 잘 알 거라 본다. 사용자는 네이버를 통해 정보가 필터링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마찬가지로 사용자의 권위에 접근하는 네이버의 움직임에 심기가 불편하다. 네이버가 준수해야 하는 것은 정부 기준이다.

뭘 보고 뭘 안 보는 것까지 굳이 관여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이용자가 해야 할 몫이지, 포털에 의뢰한 일은 아니지 않던가!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평균학력이 높기로 유명하다. 다들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을 상대로 뭘 가르치겠다는 걸까. 자고로 원하던 정보가 필요하지, 제공하는 정보를 원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자신들이 필터링하고 제공한 정보가 사용자가 원하던 정보라 주장 한다.

이번 결정이 불만인 이유다. 아울러 미심쩍은 것 한가지가 더 있다. 이번에 퇴출당한 매체가 조중동 보다 더 어뮤징을 했을까? 슬로우뉴스가 2014년 작성한 기사만 봐도 이와 같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덜 했으면 덜 했지 더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확신에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대답해야 할 차례다.

[ 저작권자 ⓒ세상을 바꾸는 B급 저널리즘, 위클리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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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검색제휴,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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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용 시즌, 갑질 면접에 정나미 뚝!

시사/정치/사회/트랜드/기획 2017.10.09 13:31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기업 #공채 #갑질 ]
하반기 채용 시즌, 갑질 면접에 정나미 뚝!
갑질 왕국 대한민국의 갑질 기업이 사는법



▲ 매우 상세히 기재한 공고, 하지만 이건 미끼일 뿐, 직군은 아니였다.



- 기업의 도 넘은 갑질, 면접시즌이 피크
- 공고에도 없는 직군 찾고, 질문하는 임직원
- 내부 위기관리도 엉망인데 외부 위기관리를?

글·사진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10월 09일] - “서는 곳이 다르면, 보는 곳이 다르다.” - 드라마 미생 대사 中
이러한 이유였을 거다. 하반기 채용이 시작됨과 동시에 기업의 갑질도 한층 물이 올랐다. 이유는 뻔하다. 모집 인원 대비 지원자가 넘쳐나기에 아쉬울 것이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현장에서도 이를 대변이라도 하듯 채용 공고와 다른 안건을 꺼내 굴욕감을 안겨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

예컨대 모집공고에 기재한 직종/직군에 아랑곳하지 않고 질문을 하면서 면접자를 당황스럽게 만들며, 제출한 이력서는 사전에 단 한 차례의 확인조차도 하지 않은 면접관이 들어와 작성된 내용을 재차 물어보는 일도 허다하다. 사람을 채용할 기본적인 자세도 안된 기업의 어설픈 인사진행이 만연한 가운데, 갑질 왕국 대한민국의 2017년에 실제 발생한 갑질만상을 진단해봤다.

# FACT


유통기업 D사가 하반기 정기 공채를 진행했다.
홍보 직군 조건은 CSR, 언론홍보, 웹진 관리
당일 면접관 曰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핵심이다”
공고와 달리 위기관리 분야에 비중 높여 질문
약 40분, 경력직도 단체 면접, 교통비도 無

# VIEW


매출 2조 원을 달성한 유통상사 D사가 하반기 정기 공채를 진행했다. 문제는 해당 기업의 갑질이 논란이 된 구도와 상당 부분 흡사하다는 것에 있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해당 기업의 갑질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전개되었는데,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채용 시즌을 맞아 막장으로 치닫는 신호탄이라 볼 수 있다. 비단 본 기업 뿐만이 아닌 타 기업에서도 비슷한 피해 사례는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

해당 기업이 취급해온 주요 제품군 가격은 최대 5천 원을 넘지 않는다. 일명 저가 상품 위주를 내세웠는데 그렇다 보니 경기가 불황일수록 오히려 찾는 이가 늘면서 매출이 상승한다. 덕분에 몇 년간 지속한 내리막 경기로 혜택을 받은 덕에 성장은 연일 상승세를 찍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사람을 대하는 마인드는 여전히 저렴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

문제는 하반기 공고부터 예고됐다.

올해 7월 “사랑하는 우리 딸이 상담 드립니다” 는 내용의 CF가 의외의 감동을 안겨줬다. 폭언과 추태에 노출된 감정노동자를 다독이고자 진행된 프로모션이지만 의외의 결과를 낳고 큰 의미를 남겼다. 기획 의도는 다시는 안 볼 ‘남’으로 치부하고 막말하는 작금의 세태에 경종을 울리고자 진행한 프로젝트였지만 의외의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캠페인 당시의 멘트가 반영된 G 기업은 담당 상담원의 스트레스가 무려 54.2%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무심코 대하던 ‘남’을 지인이나 친구 혹은 동료 그리고 가족이라는 의미를 담아 ‘우리’로 표현했더니 서비스 이용자의 태도에 변화가 일었다.

사실상 사회가 허용할 수 있는 한계선을 초과한 상황. 갑질이라는 추태에 자중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변화가 일고 있지만, 대표적인 유통기업 D사는 오히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면접을 자초했고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기업은 홍보 직군에 언론홍보 외에 CSR로공헌 담당자 채용을 내세웠으며, 그 결과 1차 서류 전형을 통해 2차 면접자를 추려내고 면접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이렇게 진행된 2차 면접에서는 사전에 공고한 내용과 달리 언론홍보와 위기관리(리스크 매니지먼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추궁했으며, 정작 기업이 비중을 높일 것처럼 내세웠던 CSR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소규모 언론사의 대응에 대해 무시해야 한다는 식의 내부 정책성 발언도 서슴지 않으며 ‘위기관리’가 이번 홍보 직군의 핵심이며 보강하려 한다며 공고와 다른 내용을 재차 강조하며 본질을 왜곡한 정황도 포착됐다.

게다가 해당 면접관은 D 기업에 대해 영향력 없는 매체가 기사를 작성했을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옳은가? 는 질문을 당시 지원자에게 했으며,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에 “우리 회사는 무시한다”는 식으로 언론사를 상대로 지금까지 어떻게 대응을 해왔는지에 대해 가늠케 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실제 해당 기업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해 지속해서 매스컴에 올랐으며, 면접 진행 전날에는 매출 2조 원 달성이라는 기사가 나오면서 기존 논란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 되었던 것. 당시 면접관은 이러한 분위기가 거슬렸는지 D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문하며 사전에 안내하지 않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담당자를 뽑으려 한다는 식으로 공고 내용과 정면으로 대치하는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구도가 이렇다 보니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CSR을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하나 엄연히 공고에 올린 내용이기에 지켜야 함이 옳을 진데 아무런 설명이나 해명 한마디 없이 그 자리에서 정책을 변경해 당시 참여했던 지원자를 모욕한 것이다.


▲ 면접비를 보는 대중의 견해, 지원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부담을 기업도 일정 부분 짊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자 발송 한 번에 사람을 오라 가라 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도 따른다는 구도인데, 아직까지 강제력이 없다.


이와 같이 기업의 갑질을 부추기는 것에는 면접비 지급 조건도 한몫한다. 면접비 지급 조건이 의무가 아닌 기업의 재량에 있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지켜야 할 필요를 못 느낀다. 따라서 일단 불러서 면접이나 보자는 심산인데, 면접자 대부분은 적잖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매달릴 정도로 절박하다. 예컨대 여자 지원자는 길어야 1시간 내외의 면접을 위해 전문 메이크업을 받는 경우도 다반사다.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은 지원자의 다급한 처지가 첫 번째 요건이요, 넘치는 지원자 가운데 한 명만 뽑으니 아쉬울 게 없다는 입장이 두 번째, 마지막은 그게 싫으면 참석하지 말라. 너 말고도 일하겠다는 사람은 넘쳐난다는 배짱까지 삼박자가 맞물려 갑질로 표출되는 것. 실제 이날 D 기업도 족히 두 자릿수는 넘었을 것으로 추산되는 참석자 전원에게 면접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한해 조 단위 매출을 올리며 준 대기업이자 대외적으로는 상생을 주장하는 이미지와 다른 불합리하며 부당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


# 문제는 관리 안 되는 경영진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면접 당일에는 지원자 하지만 문 밖을 나서면 고객
이를 외면하고 막대하는 임원의 막나가는 행동에
기업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인지하지 못해!


우리는 지금까지 잘 나가던 기업이 신뢰를 잃고 한순간 곤두박질하는 모습을 여러 번 경험했다. 대수롭지 않게 치부한 작은 불똥이 걷잡을 수 없게 확대되며 어두운 모습까지 까발리면서 기업의 경영 활동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된 형국인데, 이러한 사례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의 엇나가는 발언과 돌출 행동은 여전히 브레이크 고장 난 자동차처럼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그 형국에 부작용이 예견됨에도 앞뒤 안 가리고 돌격 앞으로의 형국인 주된 이유 중 첫 번째는 포화 상태이자 위기 상황인 시장 한계에 정면 승부수를 던진 내부 전략의 무리수와 연관 깊다.마찬가지로 D 기업 또한 계속되는 성장이 한계점에 달하면서 수익 다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 불통이자 갑질의 아이콘이며 동시에 제어안되는 대표 캐릭터


그렇다 보니 논란을 잠재우고자 효과적인 입단속이 새로운 기업 문화로 대두되었지만 그 대상에서 정작 오너십을 발휘하는 경영진은 쏙 빠져있어 결국 문제를 초래했다. 어쨌건 D기업은 리스크 매니지먼트 전담 인력을 배치하기로 한 모양새다. 최근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기에 그랬을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과거 가파른 성장세를 달성하던 기업의 거버넌스가 신사업 전개로 향하다 보니 이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은 바 파열음이 들리는 것이 어지간히도 귀찮았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사각지대에 있는 임원이 자초해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것은 좀 처럼 수긍하기 어렵다.

한편, 잡코리아는 9일 올해 면접을 본 구직자 526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면접 관련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은 면접관의 태도와 면접 분위기를 통해 '회사'를 판단한다고 응답했다. 회사가 구직자의 채용 유/무를 결정하는 것이 아닌 구직자가 면접을 통해 일하고 싶다는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

이와 함께 구직자가 최악으로 꼽은 면접관의 유형으로는 ▲지원자의 스펙 및 경험을 무시하는 면접관(33.9%)에 이어 ▲사사건건 시비 걸듯 압박하는 면접관(24.7%) ▲면접장에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처음 보는 면접관(24%) ▲부모님 직업, 연애 등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면접관(21.7%) ▲시작부터 끝까지 반말하는 면접관(19.5%) 등으로 확인됐다. 이중 앞에서부터 언급한 3가지 항목은 D사 면접관의 유형과 흡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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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치인들의 끊임없는 가짜뉴스 방지법 입법 시도를 비판한다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2017.07.11 11:45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2017년 07월 11일] - 정치권에서 새로운 법을 도입하여 소위 “가짜뉴스”를 단죄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에 이어 바른정당 주호영 의원이 4월 23일 가짜뉴스 유통을 처벌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5월 30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와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를 감시하는 책임을 지우는 정보통신망법과 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정보가 거짓이거나 부정확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지우거나 그 정보를 매개하는 포털 등에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모든 법안은 위헌이라고 보며 이와 같은 일련의 입법 시도에 반대한다.

# 가짜뉴스 처벌법은 위헌인 허위사실 유포죄의 부활에 다름 없어

주호영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가짜뉴스를 “정치적 또는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고의로 거짓의 사실 또는 왜곡된 사실을 포함하는 내용의 정보” 또는 “언론보도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의 정보”라고 규정하고, 이러한 정보를 유통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는 그 정보가 발생시키는 해악이 명확할 때만 규제될 수 있으며 그 정보가 허위란 이유만으로 금지대상이 될 수 없음은 이미 우리 헌법재판소가 명백히 천명한 바 있다. 허위 통신한 자를 처벌하는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제1항의 위헌 결정이 그것이다(2010. 12. 28. 2008헌바157, 2009헌바88(병합)). 이 위헌 결정이 있기 전까지 허위사실 유포죄는 소위 “미네르바” 사건과 같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제기된 이견과 의혹을 단죄하는 칼로 사용되었다.

# 인터넷 사업자에게 일반적 감시의무 지우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안호영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가짜뉴스를 즉시 삭제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사업자가 “가짜뉴스가 게재되어 있을 경우 지체없이 그 내용을 삭제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사업자에게 가짜뉴스를 찾아내 선제적으로 삭제할 의무를 지우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의무는 사업자에게 자신의 서비스에 올라오는 모든 정보를 감시하도록 만드는 ‘일반적 감시의무(general monitoring obligation)’에 해당하며, 일반적 감시의무의 부과는 국제적 기준에 반한다. 모든 정보가 사업자의 사후적 허락을 받아 게시되는 결과가 되어버려 힘없는 개인도 자유롭게 다수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인터넷의 존재의의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EU FTA의 기반이 된 유럽연합의 전자상거래지침(Directive 2000/31/EC)은 모든 불법정보(저작권 침해 정보, 음란 정보, 아동 포르노물)에 대한 일반적 감시의무를 금지하고 있다. 오픈넷이 함께 참여하여 제정된 정보매개자책임에 관한 마닐라 원칙도 정보매개자에게 적극적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개정안은 오픈넷이 신랄하게 비판한 김관영 의원의 ‘가짜뉴스 청소법’보다도 훨씬 더 악법이다. 김관영 의원안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임시조치 제도를 활용하여, 최소한 권리자의 삭제 요청이 전제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안호영 의원안은 권리자의 요청이나 사업자의 가짜뉴스 유통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삭제하라고 명령하고 있어 자기책임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에도 반한다.

게다가 “가짜뉴스”를 “언론보도의 양식을 띤 정보 또는 사실 검증이라는 저널리즘의 기능이 배제된 가운데 검증된 사실로 포장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언론”, “검증”, “저널리즘” 등의 모호한 개념은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 또한 언론 전문 기관이 아닌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는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거액의 과태료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의심스러운 글은 무조건 삭제하게 될 수밖에 없다.

#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 검열권 부여하는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

안호영 의원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만으로는 부족해, 중장기적으로 가짜뉴스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이라며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정보화를 추진할 때 “거짓 또는 왜곡된 정보의 유통 방지”와 관련한 시책을 만들 책무를 지우고 있다.

하지만 “거짓 또는 왜곡된 정보의 유통 방지”에 관한 시책 마련 의무는 필연적으로 국가기관이 정보화 추진 때 가짜뉴스 심의나 필터링 같은 검열 장치를 추가하도록 강제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와 같이 위헌적인 행정검열 제도의 신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듯 국가기관에게 가짜뉴스 검열권을 부여하는 것은 이용자를 보호하기는커녕 이용자를 우매한 대중으로 보고 국가가 걸러준 정보만을 보게 하려는 반민주적 행위이다.

# 근거 없는 가짜뉴스의 사회적 피해

안호영 의원의 개정안들은 ‘제안이유’에서 “거짓 정보와 거짓 뉴스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음”, “가짜뉴스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회적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짜뉴스” 등으로 표현하며 그 위험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는데, 여기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가짜뉴스의 피해는 한 번도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고 다만 그럴 것이라는 추정 및 예단만이 존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을 내며 함께 발표한 안 의원의 블로그 홍보글은 한 경제연구소의 추정을 그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가짜뉴스로 인한 피해액 추산이 명확한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엄청나게 부풀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 가짜뉴스 방지법은 인터넷을 고사시킬 것

온라인 정보 검열 도구가 이미 여럿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우후죽순처럼 발의된 가짜뉴스 방지법들이 하나라도 입법된다면, “개방성, 상호작용성, 탈중앙통제성, 접근의 용이성, 다양성 등을 기본으로 하는 사상의 자유시장에 가장 근접한 매체(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 등)”인 인터넷은 그 공론장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입법을 동원한 가짜뉴스 규제에 한 목소리로 반대해왔다. 정치인들은 가짜뉴스 방지란 미명하에 인터넷을 고사시키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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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빈집털이 예방법 ‘집 떠나기 전 체크리스트’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2017.07.07 14:15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society #휴가 ]
휴가철 빈집털이 극성, 대낮도 방심 말라!
잠긴 창문 여는데 15초, 예방법은?



▲휴가철, 대낮 빈집털이가 기승



- 토요일 새벽 1~4시 침입범죄 최다 발생
- 낮 시간 침입범죄 발생률 평소보다 28% 증가
- 여름 휴가 전 침입범죄 및 도난사고 사전 예방 필요

ⓒ위클리포스트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07월 07일] - 비싸고 세련된 고가 예물일수록 소유욕을 자극하는 법이다. 돌아가신 부모에게 물려받은 애장품이라도 봐주지 않는다. 매년 기승을 떨치는 각종 사건사고 앞에서 도난은 흔하며 다양하게 벌어지는 대표적인 빔죄라는 거다. 때마침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빈집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예고되는 시점이니 각별한 주의가 요구됐다.

되찾으면 다행이지만, 도둑은 잡혀도 이미 없어진 현물을 돌려받는 것은 복걸복이다. 그래서 사전 예방이 필수 되겠다.

보안전문기업 ADT캡스가 공개한 지난해 출동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인 6월에서 8월 기간 동안, 침입범죄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요일은 전체의 17%를 차지한 토요일로 나타났으며, 시간대 별로는 새벽 1시에서 4시 사이에 전체의 약 34%의 침입범죄가 발생했다.


특이한 점으로, 6~8월에는 오후 12시부터 18시까지 낮 시간 침입범죄 발생률이 연 평균보다 약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가를 위해 장기간 집을 비우는 가정이나 휴업하는 매장이 늘어남에 따라 절도범들이 대낮에도 대범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 별로는 귀금속매장, 약국, 음식점, 슈퍼마켓 순으로 사건 사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매장 내 고가의 물건이나 현금 보유가 많은 업종은 휴가철 보안 점검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주요 침입 경로는 유리파손 38%, 출입문 36%, 창문 13% 순이었다. 슈퍼마켓, 의류매장 등은 유리파손을 통해, 음식점, 약국, 카페, 이동통신매장 등은 출입문을 통해 침입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휴가철 대응 방법인 요원할까? 여름 휴가철 장기간 집이나 매장을 비우기 전 보안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대낮이어도 방심은 금물! 출입문 단속 철저
여름 휴가철에는 낮 시간 침입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잠시 집이나 매장을 비울 때에도 출입문, 창문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절도범이 침입할 때 유리를 파손하고 대범하게 들어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1층에 거주하거나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 방범창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

2. 도어락 비밀번호 변경 및 외부 침입 경로 봉쇄
휴가를 떠나기 전 도어락 비밀번호는 새롭게 바꾸고, 우유 투입구나 출입문에 달린 렌즈 등 외부와 연결된 틈은 차단하는 것이 좋다.

3. 신문, 우유 등 배달물 집 앞에 쌓이지 않도록 조치
신문이나 우유, 택배 등 배달물은 휴가 기간 동안 집 앞에 쌓이지 않도록 배달을 정지시켜 놓아야 한다. 미리 경비실이나 배달업체에 대리 수령이나 수거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4. 빈집처럼 보이지 않도록 TV나 라디오 예약기능 활용
집전화를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하고, 범죄 발생률이 높은 일몰 시간 이후에는 TV나 라디오, 집안 전등의 예약 기능을 활용해 집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5. 고가의 귀중품은 안전한 장소에 별도 보관
각종 귀중품은 금고에 별도 보관해두도록 한다. 금고가 없다면 은행의 금고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매장의 경우 계산대에 적은 액수 현금이라도 절대 둬서는 안 된다.

6. 번화가에 위치한 매장도 CCTV 사전점검 필수
매장이 번화가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도 이웃매장들과 휴가 기간이 겹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안심해서는 안 된다. 전면이 유리로 되어있는 매장은 꼭 철제셔터를 내려 이중으로 잠그고, 매장에 설치된 CCTV의 녹화상태, 경보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도 한번 더 점검해야 한다.

ADT캡스 관계자는 “휴가를 떠나기 전 보안 체크리스트를 통해 꼼꼼히 점검하고, 범죄 및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ADT캡스를 포함 주요 보안 출동서비스 기업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빈집털이 절도 등 범죄와 사고발생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오는 8월 말까지 순찰 서비스를 강화한다. 또한 장기간 집을 비우는 고객을 위해 사전 통지 시 해당 지역을 집중 순찰하는 특별보안서비스를 실시한다.

[ 저작권자 ⓒ no.1 media rePublic 위클리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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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도둑, 빈집털이,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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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대통령을 욕할 자유를 보장하라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2017.06.27 14:45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문재인 후보 “치매의혹” 글 후보자비방죄 유죄 판결
- 여당의 “문재인 나쁜 놈” 표현 검찰 고발
- 사법부와 여당은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2017년 06월 27일] - 광주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블로그에 문재인 대선 후보의 치매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작성해 올린 20대에게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제251조)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한다.

해당 포스팅은 '문재인 치매? 치매 의심 증상 8가지 보여. 대선주자 건강검증 필요'라는 제목과 함께 8가지 치매 진단 항목을 기재한 뒤, 당시 문 후보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 말실수를 하는 모습 등의 사진을 예로 들면서 문 후보가 이 항목에 해당하는 치매 의심 증상을 보인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이에 대하여 재판부는 “후보자 비방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 선거 결과를 왜곡할 위험성이 있는 만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의 적극적인 조작•왜곡 없이 단순히 대선 후보자를 조롱•비방하는 표현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대한 억압 행위이다. 특정 정치인을 조롱하면서 반감을 표시하는 것에 불과한 표현을 보고 국민 다수가 실제로 해당 후보가 치매라고 믿거나 재판부가 지적하는 것처럼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해 선거결과를 왜곡할 위험성은 거의 없다. 법원도 “게시물이 선거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인정했다.

다수의 생각과 다르거나 근거없는 의견을 표명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 부당한 위축을 가져오고, 정권 비판이나 반대자에 대한 억압으로 남용될 수 있다. 작년 12월 사단법인 오픈넷은 1995-2015년 사이의 후보자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 재판 1,569건을 전수조사하여 해당 범죄의 기소가 보수 대선후보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정부여당을 보호하기 위해 편향적으로 남용되고 있음을 밝힌 공동연구결과(호주국립대 유종성, 고려대학교 박경신)를 발표한 바 있다. (http://opennet.or.kr/13177) 우리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 이와 같은 폐해를 충분히 겪었다.

또 UN인권위원회는 이미 표현의자유 일반논평 제34호를 통해 진위확인이 불가능한 명제, 즉 감정과 견해 표명에 대한 형사처벌은 폐지하여야 함을 권고한 바 있다. 사법부는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다.

최근 여당 측이 ‘종북’, ‘깡패같은 나쁜 놈’ 등의 표현에 대하여 검찰 고발을 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로 비판받아야 한다. 특히 여당 원내대표가 그 표현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전면적 부정이고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한 것은 대통령에 대한 욕을 국민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반민주적인 시각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2mb18NOMA라는 트위터 계정 삭제가 얼마나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는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최고 권력자나 유력 정치인에 대하여 이러한 정도로 표현하는 것만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누구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표현의 자유 억압을 포함한 전 정권의 적폐 청산을 약속하며 국민의 지지를 받아 출범한 정권이다. 전 정권들이 반대 여론을 억압하는 도구로 사용한 제도는 청산되어야 할 적폐이다. 이를 새 정권이 그대로 이용하는 것은 자기 부정과 다름 없다. 즉, 문재인 정권은 문재인 대통령을 욕할 자유가 있는 나라를 만들 때 그 의미가 빛나는 것이다. 현 정부와 여당은 반대자들의 비판에 대한 형사적 대응을 중단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

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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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회사 힘들었지만, 크게 성장한 계기” 김한빛 홍보AE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2017.04.01 02:5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취업 #인터뷰 ]
“홍보회사 힘들었지만, 크게 성장한 계기”
새출발 예고, 김한빛 홍보AE



▲ 오는 4월 3일, 김한빛 홍보AE는 일본으로 떠난다. ⓒ김현동



- 1년 3개월, 김한빛은 AE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 작성한 이력서만 60회. 어느 날 갑자기 면접 연락을 받았다.
- 지금도 힘든 일은 글쓰기, 하지만 꼭 필요한 능력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04월 01일] - “팀장님. 옳은 선택일까요? 지금도 모르겠어요. 기간제 계약직이라 자리를 못 잡으면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꿈꾸던 일이었고 지금 포기하면 다시는 이러한 기회가 안 올 것 같았어요. 더욱 그래서였던 것 같아요. ”

그녀는 오는 4월 3일 자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떠난다. 일본에서 머무르는 기간은 약 1년 6개월이다. 그 이후는 기약할 수 없지만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각오로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누구에게는 짧으면 짧은 또는 길다면 긴 기간이다. 처음 일본의 한 대학교에서 러브콜을 받았을 때 먼저 생각했던 것은 대학 전공을 살릴 수 있겠다.였다. 결정을 하기 전까지 포기할까? 를 수없이 고민했지만, 마음은 기운지 오래였다. “그래. 도전하자!”

비슷한 또래 사회 초년생이라면 다들 비슷했겠지만, 지금의 직장에 자리를 잡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을 지나왔다.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이력서를 작성했고, 면접을 봤고, 불합격 통보를 경험하며 좌절했기에 겨우 자리한 이곳에서 옮기는 것에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다니던 회사에서 준비한 송별회를 끝으로 한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정리하고 이제 출국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팀장님 많이 도와주셨는데. 떠나서 미안해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제가 가장 많이 성장했던 시기 같아요. 1년 6개월 뒤에 한국 오게 되면 연락할 테니 자리 만들어주세요. 그때는 팀장으로요.”

그녀의 이름은 김한빛. 홍보대행사에서 3개월간의 수습을 끝내고 정직원 전환이 된 이후 AE 라는 직책을 달고 다양한 브랜드 PR에 참여했다. 물론 초반에는 좌충우돌 실수 연발에 깨지는 일상이 연속이었지만 그때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조리 있는 언변과 순발력으로 벗어나는 재치가 기발했다.

그녀가 담당하던 고객사의 임직원은 하나같이 그녀를 이렇게 기억했다. “일 참 잘하던 직원. 얼굴도 예쁘잖아~” 언론사 기자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빛씨가 그만둬요? 왜요? 일 잘했는데~ 옮기는 거예요?” 심지어 홍보대행사 직원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기자 2명이 찾아와 거하게 밥을 사고 돌아가는 일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모두에게 귀염을 받아온 김한빛 AE는 이제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새 출발을 예고한 상태다.


유독 인상 깊은 내용 가득한 이력서 한통
12월의 마지막 날. 오전 8시 30분 면접
교복 같은 옷차림으로 그녀가 들어왔다.


크리스마스가 막 지난 아침 8시 30분. 당시 김한빛 지원자가 처음 면접을 보러 오던 날은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의 모습을 회상하자면 고등학생이 교복 차림을 하고 두툼한 겨울용 코드를 걸치고 온 것과 흡사했다. 입사 이후 당시의 모습은 두고두고 화자 됐는데, 복장이 첫 번, 모습에 두 번, 독특한 표현력이 세 번이 될 정도로 인상 깊었다는 의미다.


면접관 : 어떻게 오셨나요?
지원자 : 오늘 면접 보기로 한 지원자입니다. 9시인데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면접관 : 이쪽으로 가시면 회의실이고요. 기다리면 잠시 후 면접관이 들어올 예정입니다.
지원자 : 네~


그리고 잠시 후 반응은 당시 참여한 총 3명의 면접관 모두 “전문적으로 교육받고 온 지원자 같아.”라는 평가를 할 정도로 우수했다. 보통 1주일 이내에 연락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번만은 예외로 하고 면접 당일 밤 합격을 통보했다. “출근하세요.” 잠시 후 “감사합니다.”라는 화답이 돌아왔다.

2015년이니 벌써 2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면접관 전원의 ‘GREAT’라는 평가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어쩌다 좀 괜찮은데 하는 지원자도 ‘GOOD’에 그친 것이 다였다. 그렇게 사회초년생 김한빛은 업무 강도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센 홍보대행사에 발을 들여놨고 김한빛 AE라는 타이틀을 달기까지 무려 3개월에 달하는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야만 했다. 같이 일을 했고, 가르쳤던 상사로서 “그 직원 일 잘한다”는 말이 고객사를 통해 나오길 바라는 데 역경 앞에서도 곧잘 해냈기에 더욱 뿌듯했다.

그러한 그녀를 가장 당혹하게 만들었던 면접 질문은 무엇일까? “응답하라 1994와 1998 중 한 가지를 선택 한다면?” 이라는 돌발 질문 앞에서는 속으로 내심 당황했다고 한다. 주저 없이 대답한 그녀의 선택은 1998 이였다. 이유가 궁금했다. “1994는 시작 하기 전부터 기대를 모았어요. 그랬기에 중간만 해도 성공이 보장된 상태였죠. 하지만 그것 때문에 후속작은 눈 높이가 더욱 올라간 거에요. 1998은 잘해봤자 본전이었기에 성공하기 더욱 힘들었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상황에서 인정받았으니 대단한거죠.”


1년 3개월의 홍보대행사 생활
어렵지만 기억에 남고 만족스러운 경험.
살면서 가장 크게 성장한 계기


홍보인을 꿈꾸는 지원자는 여전히 많다. 관련 시장도 성장 중이고, 산업이라는 것이 없어지지 않는 한 홍보 또한 없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와 달리 수요와 공급이 적절한 시기가 맞지 않으면 자리가 나지 않는 분야이다. 그렇기에 현장의 분위기는 치열하고 마지막까지 인정받지 못하면 떠나는 것이 숙명이라 여겨질 정도다.

심지어 대형 대행사는 한 번에 20명 넘게 공채하지만 최대 6개월까지의 기간 동안 단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정리하는데, 기준은 단 한가지 경쟁력이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정직원으로 전환이 이뤄진 AE는 어떻게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김한빛AE가 내세운 카드는 ‘기본’이었다.

기본에 충실했다는 주장을 듣는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모습이 하나 있었으니 서울대 입학생이 으레 하는 ‘교과서 중심으로 공부했어요’라는 그것이랄까! 그런데도 당사자가 그 이유를 들어 기본에 충실했다고 주장하니 가당치도 않았지만, 그 기본이 무엇인지가 궁금해 재차 물었다.

“위에서 지시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는 능력이에요. 팀장님은 A 방향으로 하라고 설명한 것을 실무자가 B 방향으로 이해하고 진행을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물론 이야기를 하는 지금도 제가 완벽하다고는 자신할 수 없지만 저는 팀장님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했다고 생각해요.”

당돌한 표정을 하고 당차게 설명하는 그녀. 이어 한 마디를 덧붙였다. 추가하자면 “제가 글을 쓸 줄 알았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을 터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가 많았어요. 저는 글 쓰는 것이 가장 어려웠거든요. 기본이 되는 보도자료부터 글로 시작해서 글로 끝나는 일인데, 제가 알고 있던 내용과 현장에서 쓰이는 것은 전혀 달랐어요. 홍보 분야에 도전할 예정이라면 글 쓰는 것을 배워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반면 영어에 올 인하고 매달리는 사회초년생의 예상과는 다르게 오히려 영어를 쓰는 비중이 낮았다. 본인 또한 일어를 전공했기에 영어 울렁증이 심했으나 정작 고객사 담당자가 외국인이 아닌 이상 외국계 기업과 일을 할지라도 결국 소통은 한국 담당자와 이뤄졌다는 것. 물론 영어가 필요할 때가 있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였기에 영어 실력을 지니고 있으면 유리하지만 그것 조차도 가능성이라는 옵션인 셈이다.


대학 졸업 후 1년 넘게 백수였다.
집에서 놀아도 좋다고 허락 받은 기간
이제는 놀면 안 되겠다 생각에 도전


물론 지금은 웃는 얼굴로 당시를 회상하고 있지만, 그 전까지는 지옥 같은 일상의 연속이었다는 그녀. 대학 졸업을 앞둔 시기에는 취직 걱정에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었다. 취업 스터디도 했고 선배 추천에 이력서도 작성했다. 이도 저도 안되니 대학 취업 지원센터에도 찾아갔지만, 일자리는 나오지 않았다. 스트레스받는 모습에 수척해진 모습이 안쓰러워서였을까! 당시에 집에서 내린 처방은 ‘대학도 졸업했으니 1년간은 마음껏 놀아도 좋다’였다.


“열심히 놀았던 것 같아요. 친구와 여행도 다니고, 물론 용돈이 필요해 간혹 아르바이트도 하면서요. 지금 생각하면 당시와 같이는 못 지낼 것 같은데 어렸으니까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1년이 다 되가다보니 조바심이 나는 거예요. 집에서 놀아도 좋다고 한 기간을 넘길 것 같았어요.”

너무 놀아 쉬는 것에 이골이 날 무렵. 정신을 차려보니 허락 받은 1년의 기간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앗차. 더는 미룰 수 없겠구나. 순간 이런 생각이 번쩍 들었다. 하지만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일은 지금의 홍보AE가 아닌 마케팅 분야였다. 상품을 기획하고 유통하고 판매하는 일까지를 해보고 싶어 관련 기업에 지원서를 제출했지만, 연거푸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문제가 뭘까? 를 생각하기보다는 당장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판단하고 현장에서 일하며 배우면 될 거다. 라는 생각에 ‘다국적 패션브랜드’ 계약직으로 덜컥 지원했다.

하지만 성급한 결정은 탈이 나는 법. 입사는 했지만 하는 일은 기대와 다르게 흘러갔다. 당시 그곳에서 주어진 일은 크레임 해결 부서였고. 날마다 제품 문제로 반품 또는 교환하는 일이 주를 이뤘고 이 과정에서 억지를 부리는 고객은 하루가 멀다고 등장하며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고. 일명 진상 고객에 학을 뗀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곳을 그만둔 상태였고, 이후 홍보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홍보는 재미있었냐? 는 질문에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인생 중 가장 짧은 기간 중 크게 성장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녀. 특히 욕심을 낸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 가장 뿌듯했다고 했다. 그녀가 홍보AE일을 하게 된 것에 ‘잘한 결정이다’고 확신을 내린 계기가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날도 여느 날과 같이 깨지는 일상으로 시작했고, 깨지며 하루를 마감하리라 예상되던 일정이었다고.

“언젠가 팀장님이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저에게 ‘담당자가 당신이잖아.’ 라고 매몰차게 지적한 적이 있어요. 그 말을 들었던 당시에는 속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뜻이 아닌 것을 알게 됐죠. 고객사 일을 대신 한다는 자세가 아닌 내가 해당 기업에 소속한 직원이라는 자세로 임하라는 의미였어요. 그 전까지 삼자 입장에서 고민하고 제안을 했는데 저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겼으니 결과가 좋을 리가 없었죠. 그 일을 경험한 직후였어요. 제가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으니까요.”


10년 뒤 유통하고 싶다는 당돌한 아가씨
잘 대해주신 분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해
한국 오면 놀러 갈게요~ 환영해주세요.


곧 일본으로 떠나는 당돌한 김한빛AE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다국적 패션브랜드에서 쓴맛을 보고 자리한 홍보/마케팅 회사에서 1년 3개월의 트레이닝을 받은 그녀는 지금 업계에서 인정하는 홍보AE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제 그 직책도 내려두고 일본 대학 행정실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물론 그곳에서 하는 일도 홍보AE 당시 했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누군가가 일을 진행하는 데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연결해주는 고리 또는 일본에 유학 온 한국인 학생이 자리를 잡는 것이 수월하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이 주가 될 예정이다. 그때의 자세도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다. 학생의 일을 대신 처리해준다는 것이 아닌 내가 그 학생의 입장이라면. 아니 내가 그 학생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를 고민하는 자세로 일에 임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느낀 점인데 말은 참 잘한다. 분명 그 마인드라면 옮긴 곳에서도 인정받는 인재로 잘 적응하리라 예상한다. 하지만 사회생활이 그리 호락호락해야 말이지….

“고맙습니다. 제게는 첫 직장이라 더욱 남다른 곳이에요. 그래서 더욱 일본에서 제안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왕 결정을 내렸으니 더욱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잘하겠습니다. 그리고 한국 들어올 때마다 놀러 갈게요. 환영해주세요. 제가 하던 일 정아씨가 잘 해주셔야 하는데……정아씨 잘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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