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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외길’ 스피커 장인 캔스톤 한종민 대표의 ‘스피커 철학’

IT/과학/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16. 8. 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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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 기획 인터뷰 ]
20년 ‘외길’ 스피커 장인의 ‘스피커 철학’
‘캔스톤 어쿠스틱스(Canston Acoustics)’한종민 대표





- 소리가 좋아 소리를 쫓은 20년 경력 스피커 전문가
- 척박한 시장에서 경험과 열정으로 일궈낸 스피커 전문기업 ‘캔스톤’
-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스피커 기업으로 세계가 주목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2016년 8월 16일] - “스피커도 흐름을 탑니다. 일반적인 사용자가 단순히 소리를 출력하는 제품이라고 떠올리지만 결코 같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 선호하던 음질과 최근에 추구하는 음질이 같겠거니 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그것은 착각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환경이 변화하는 것과 같이 스피커도 세월의 흐름을 타며 진화를 거듭해온 셈이죠.” - 캔스톤 한종민 대표

한종민 대표의 설명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스피커는 다 같은 제품인 줄 알았다. Mp3 플레이어 또는 PC에 연결하면 소리가 출력되는 형태의 단순한 스피커를 떠올렸다. 아무리 고민해도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생김새를 제외하고는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제품인 것. 그런다고 한들 과거에 선보였던 스피커와 오늘날 유통되는 스피커가 다르다(?)고 언급할 정도라면 필시 다른 점이 있을 터. 캔스톤 한종민 대표의 ‘다르다’는 주장은 무슨 의미일까? 더욱 궁금해졌다.

PC의 보급과 함께 스피커의 보급도 활개를 띤 것이 불과 20년 안팎이다. 대략 1900년도 후반에 들어서 PC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흔히들 당시를 PC의 보급이 본격화되던 태동기라고 지적하는데 PC를 구매하면 스피커가 사은품으로 제공됐다고. PC 1대 구매할 경우 스피커 1대가 덤으로 따라왔다. ‘공짜’로 주어지던 제품이라는 설명 그대로 제품의 품질은 형편없었다.

오늘날의 스피커와 비교하면 분명 볼품은 없지만 나름 2채널 또는 2.1채널 스피커의 형태를 답습하고 하루에만 수백에서 수천개가 시중에 유통됐다. 물론 소재 또한 플라스틱에 불과할 정도로 조악했다. 스피커 본연의 성능이나 품질보다는 단가에 초점이 맞춰진 그야말로 ‘저렴한’ 제품의 범람이지만 사용자는 그야말로 ‘만족’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열광했다.

“초창기 스피커 시장의 추세는 지금과 비교하면 간단합니다. 출력되는 음질이 ‘빵빵~’거리고 ‘뺑쨍~’거리는 제품이라면 사용자의 귀에 ‘좋은 제품’ ‘귀에 쏙쏙 들어오는 제품’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같은 특징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울림 특성이 우수한 원목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 것이죠. 플라스틱 소재는 성형하기에도 우수하지만, 생산 단가 또한 저렴합니다. 당시 제조 상황에서는 가장 우수한 소재이며 동시에 가격도 매력적으로 낮출 수 있었기에 스피커 시장을 키우는 데 제 역할을 다 한 셈이죠.”

그랬다. 스피커를 안다는 전문가라면 십중팔구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피커에 대해 ‘그건 스피커가 아니야~ 라며 혹평’을 내렸겠지만 한 대표의 설명은 예상과 다르게 ‘합당한 이유가 있어 도입된 최적의 소재’라고. 물론 고급이며 고가 소재로 만든 스피커의 음질이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겠지만, 대중이 가정에서 쓰이는 제품으로 몇백만원대에 달하는 제품을 선택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냐! 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즉, 스피커라는 제품의 본질은 품질이나 가격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제품이 쓰이는 그 당시의 시대상과도 연관이 깊다는 의미다.


#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피커 하지만 누구나 성공하지 못하는 스피커
“캔스톤이니까 믿고 삽니다.”라는 소비자 평가에
“우리가 걸어왔던 길이 틀린 것이 아니구나!”라며, 안도.
‘좋은 스피커란?’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는 제품이라는 설명



그렇다면 어떤 스피커가 좋은 스피커일까? 소리가 잘 출력되는 제품 또는 예쁜 외형을 지녀 디자인이 좋다고 평가받는 제품 아니면 구매자의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할 정도로 가격이 저렴한 제품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스피커를 검색해보면 수천에 달하는 가짓수의 제품이 사용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문득 캔스톤의 대표 히트작품인 LX-350 그리고 북쉘프 형태의 2채널 스피커인 R218 또는 R223 모델이 완성되기까지의 에피소드가 궁금해졌다.

스피커 시장 초기의 분위기는 ‘저가’ 또는 ‘고가’에 불과했다. 그렇다 보니 선택 가능한 제품도 몇 종류에 불과했지만, 사실상 구매 가능한 품목은 1~2가지 내에서 결정 났다. 당 시대를 스피커 역사를 통틀어 ‘호황’이라고 여기는 이유다. 그렇게 흘러온 오늘날의 스피커 시장은 다양한 제품의 경합 속에서 제대로 된 제품의 ‘선전’이 두드러지며, 장수 상품이 입소문을 타고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분위기로 굳어졌다. 캔스톤 또한 치열한 ‘경합’ 속에서 살아남은 브랜드 이자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 몇 안 남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스피커 브랜드가 됐다.

이렇게 되기 위한 캔스톤의 전략이 궁금했다면 사실 별반 다를 게 없다.

지금의 인지도에 견주어 본다면 캔스톤의 시작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늘날 캔스톤에 몸담은 모든 임직원은 이 전에도 스피커 업계에서 오랜 기간 매진하던 전문가로서 저마다 ‘베테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예를 들면 A/S 담당은 92년부터 I 브랜드의 대기업 출신이며, 품질 관리도 90년도 중반부터 스피커를 다룬 전문가다.

마찬가지로 캔스톤 한종민 대표 또한 20년이라는 기간 동안 스피커와 함께 했고 오늘날 한종민 대표의 오른팔이라 여기는 최대연 차장 또한 업계 1위 브랜드에서 제품의 마케팅과 홍보 그리고 모바일 제품을 담당했으며 그곳의 성장 기틀을 완성한 핵심인력이다. 이들 전문가가 스피커 전문기업 ‘캔스톤’에 모여 제대로 된 스피커를 선보이고자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지금의 캔스톤을 완성했다.

그렇다 보니 이러한 모습을 보고 이렇게 평가 내리는 이도 있다. “스피커 전문가만 있으면 가능한 것 아니냐!” 라고. 이에 대해 무조건 틀렸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답이라고 할 수도 없다. 스피커 업계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스피커이지만, 누구나 성공하지 못하는 아이템도 스피커다’는 말이 있다. 이는 스피커에 관해 제대로 된 이해와 배경이 없이 성급하게 나설 경우 대중의 시선에서 외면받기 십상이라는 기존 사례 때문이다.


스피커와 함께한 20년을 적어 내려가는 한종민 대표 ⓒ김현동


캔스톤 한종민 대표에 따르면 단순히 스피커를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면 전문적인 제품 또는 완성도가 우수한 제품이라는 평가는 따르겠지만 정작 사용자에게 만족도가 높은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고. 동시에 이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전문가라면 100만원의 원가로 스피커를 만들어서 500만원 상당의 평가를 받는 스피커를 만들거나, 50만원 원가로 1천만원대의 제품으로 평가받는 완성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 또한 스피커라고 설명한다.

“다른 공산품이 원가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면 스피커는 본질이 다릅니다. 스피커에서 절대로 빠지지 않는 레스폰스(주파수) 또한 품질을 좌우할 정도로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스피커 시장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했다고 설명한 것에 주목해 주세요. 지금의 스피커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 기준이 ‘균형’입니다.

가령 기계적인 수치로만 완성한 완벽한 제품을 가져다가 노래 100여곡을 재생해보면 특징이 다 다르게 나옵니다. 캔스톤 스피커의 강점은 여기에서 차이가 발생하죠. 한국사용자가 추구하는 세팅과 밸런스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가장 명확하게 제품에 반영하는 브랜드가 바로 캔스톤 입니다. 단순하게 소리를 출력하는 제품은 결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사용자의 만족까지 챙겨온 브랜드 캔스톤의 전략은 주효했다. 심지어 “캔스톤 제품이니까 믿고 삽니다.”라고 캔스톤 제품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이는 충성 고객도 등장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만들고 튜닝하는 스피커 전문기업 캔스톤의 일상적인 전략은 그렇게 고객 만족으로 이어졌다.

불과 5년에 불과한 짧은 업력을 지닌 캔스톤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지금도 정도를 걸으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 열정과 경험으로 뭉친 캔스톤의 남다른 고객 감동
해외 출장을 가는 그 순간에도 로밍으로 고객 응대에 총력
“회사의 이유로 고객에게 불편을 안겨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캔스톤의 고객관리가 빠질 수 없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가히 헌신적이다. 캔스톤의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캔스톤의 고객 전략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남겼다. 이 중 출장 일화는 지금까지 유명하다고. 회사를 설립하고 1년 동안 한종민 대표는 직접 고객의 모든 질문에 직접 답변을 달았다. 한 번이 되건 두 번이 되건 모든 질문에 답변을 달았는데 단 한 번도 복사 ? 붙여넣기를 하지 않은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고객을 위한 고객만의 감동 서비스를 실천한 캔스톤 ⓒ김현동


대표적인 출장 일화가 있다. 한종민 대표의 중국 출장 당시 한 손에는 로밍 연결된 휴대전화를 신줏단지 모시들 했었다고. 한 대표는 한국에서 떠나 중국 현지에 도착해 일을 마무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단 한 통의 전화도 무시하지 않고 연결된 전화 모두를 통화하고 처리했다. 최소 10분에서 20분에 달하는 오랜 통화를 하는 그 순간에도 한종민 대표는 “지금 나에게 중요한 일이란 고객에게 연결된 전화를 받고 불편한 점을 해결해주는 일”에 성심을 다했다.

물론 지금이야 에피소드를 털어놓지만, 해외 출장에서도 고객의 전화를 받아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했다. 한 대표가 회사를 처음 설립할 당시 수중에 있던 돈은 집 전세 보증금으로 모아둔 8,000만 원이 전부였다.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금형, 회로 설계 등 1년여의 준비 끝에 2011년 9월 ‘캔스톤’이란 이름으로 ‘LX-350’을 첫 선보이던 시기다. 시작 당시 쇼핑정보 사이트 다나와 입점 당시 스피커/헤드셋 카테고리의 제품 수만 1,600개에 달했다.

족히 100페이지는 넘기면 그제야 LX-350이 보일 정도로 상황은 열악했다. 광고나 판촉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다. 수중에 남은 돈이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물류도, 고객 대응도 온전히 한 대표의 몫이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그 당시에는 몸이 둘이었으면 했다”는 한종민 대표. 9시에 출근하면 자정에서야 퇴근하는 일이 잦았다. 몸이 고됐지만 멈출 수 없었다.

한 대표는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고객과의 소통에 진심을 담는 것뿐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나와 댓글 이벤트에 달린 1,000개의 댓글마다 인사를 남겼다. 다 다르게 일일이 직접 타이핑했다. 전화 응대도 남달랐다. 발표 때 쓰려 샀는데 소리가 안 난다는 항의에 그는 직접 새 제품을 들고 고객에게 달려갔다.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의 모습에 감동한 사용자는 하나둘 캔스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캔스톤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다. 정확히 한 달 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캔스톤이 첫 스피커 제품인 LX-350가 다나와 스피커 분야에서 1위를 했다. 광고나 판촉행사 하나 없이 오직 입소문만으로 이뤄냈기에 더욱 기뻤다.

캔스톤 한종민 대표는 당시에 대해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대기업 서비스 센터를 운영했다는 사용자가 이러한 메모를 남겼어요. ‘오랫동안 서비스를 했지만, 이 중소업체의 서비스를 경험하고 나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여기에서 서비스를 받아본 후 내가 정말 고객 응대를 잘못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고객을 소중하게 여기는 브랜드가 또 있을까?’라는 내용입니다. 캔스톤의 결정과 노력이 고객에게 만족으로 전달되었다고 뿌듯했습니다. “

이 무렵 캔스톤은 또 한차례 도약의 계기가 마련됐다. 천군만마와도 같은 파트너가 생긴 것. 알텍랜싱, 로지텍, JBL, 하만카든, 샤오미 등의 OEM 제조사인 펜다(Fenda)와 한국 공식 파트너 제휴를 맺으며 2.1채널 스피커 A320, 2채널 스피커 R224와 R218을 연달아 선보여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신생 업체, 그것도 첫 제품이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는 이변을 일으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소리에 대한 열정과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였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렇다면 앞으로의 캔스톤 전략은 어떻게 진화할까? “어쨌든 스피커는 ‘소리’다. 음질을 갖추지 않은 스피커는 그때뿐이다. 캔스톤이 초심을 잃지 않고 음질을 고집한다면 2채널이든, 블루투스든 어느 시장에서든 우리가 그 중심에 설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고 자신했다.

‘스피커’라는 한 가지 제품을 가지고 20년 가까이 한 우물물만 판 ‘스피커 장인’ 한종민 대표. 오늘도 한종민 대표의 사무실에서는 음악 소리가 들린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튜닝이 이뤄지는 과정이자 스피커 베테랑이 모인 스피커 전문기업 캔스톤의 경쟁력이 발휘되는 현장은 다양한 음악 소리와 함께 분주하게 돌아갔다.

ⓒ no.1 media rePublic '위클리포스트' (www.weeklypost.org) / 보도자료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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