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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폴라, 인턴십과 마케팅 사이 오묘한 선긋기(?) … ‘꼼수’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by 위클리포스트 2015. 6. 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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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취업 ]
‘네이버 폴라’ 인턴십과 마케팅 사이 오묘한 선긋기(?)
돈으로 살 수 있는 ‘기부’ 인턴제 논란까지 이중고





- 네이버 인턴에게 필요한 창조적 발상~ 돈(기프티콘) 쓰는 것이 아이디어?
- 당첨자 曰 “홍보 방법도 개인의 능력(?)” 주장 … 누리꾼 “황당할 뿐”
- 항의 속 네이버 ‘그래 인정’ 선심 쓰듯 4명 추가 합격으로 ‘마무리’

글·사진 : 기즈모(http://gizmoblog.co.kr/220383788977)
김현동(cinetique@naver.com)



[2015년 06월 09월] - 네이버는 지난 4월 폴라(Pholar)라는 서비스를 정식 런칭했다. 사진 기반의 관심사 SNS 서비스로 해시태그(#)를 활용한 서비스 방식은 해외의 인스타그램과 흡사하다. 후발주자인 만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폴라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마케팅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20일 네이버 폴라는 ‘#대충폴라공모전’이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그런데, 이 공모전의 방식과 과정. 결과가 모두 ‘우리 사회의 적폐된 문제의 종합판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이벤트 : http://blog.naver.com/nvsmartguide/22035707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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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1. 네이버 인턴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교에 광고를 걸어라?



우선 참여 방식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대충폴라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대학생이 자신의 손으로 ‘폴라’라는 문구가 들어간 대자보 또는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 이후에 제작이 완료된 광고를 대학교의 특정 게시 공기에 직접 부착해야 한다. 여기에는 무시무시한 단서 조항도 달렸다.

“폴라팀이 부착 장소에 불시 방문했을 때,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지 않으면 페널티를 받을 수 있음.”

아, 꼼꼼하다.

이런 과한 제한에 참여할 대학생이 있을까? 논란이 예상되었는지 대기업 특유의 꼼수가 발휘됐다. 선심쓰듯 ‘인턴십’을 내세운 것. 네이버는 공모전에 수상할 경우 수상자에게는 상금 외에도 ‘네이버 폴라 마케팅 인턴십 자격’이 제공된다고 ‘강력한’ 단서를 걸었다.

물론 최근 추세가 대학생을 활용해 진행되는 공모전은 흔한 일이다. 그런데도 ‘폴라’ 이벤트가 논란이 된 것은 말만 공모전이지 내막을 살펴보면 대학생 인턴십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공짜 마케팅에 대학생을 동원하는 행위와 같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영향력 업계 1위의 대표 포털이다. 그렇다 보니 인턴십이라는 제안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네이버는 이벤트를 계기로 모든 대학에 홍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게다가 ‘불시에 점검’이라는 단서를 달아 해당 게시글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철거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학생 스스로가 지켜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를 환산해보면 폴라는 ‘대충 폴라 공모전’에 약 400만원의 비용과 인턴십을 내걸어 상당수의 대학에 공짜 마케팅을 할 기회를 열었다. 네이버 폴라 마케팅팀은 특별 보너스를 받기에 충분할 정도로 영리했다. 다음이 왜 그 동안 네이버를 이기지 못했는지 이해가 간다.


# 논란2. 수상자 선정 직후에 더 큰 논란



하지만 네이버의 행위를 비웃듯 참가자의 발상은 더욱 기막혔다. 이와 같은 마케팅 뒤에는 참가자들의 놀라운 대응이 등장했다. 네이버가 ‘대충 폴라 공모전’ 수상자를 뽑은 것은 지난 29일. 수상 직후 ‘수상자 대부분이 인위적으로 조회수와 댓글을 늘렸다’는 항의가 접수되면서 내막에 관심이 집중됐다.

폴라팀의 수상 기준은 ‘참가기간 동안 포스팅된 게시글 중 가장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은 3개 광고 안’이라는 단순한 형식이다. 사실상 ‘어뷰징’이나 ‘불법’을 제한할 여지를 없애고 무제한 경쟁을 유도한 셈.




참가자 또한 이 부분을 교묘하게 악용했다. 두각을 보인 것은 공모전에서 일등을 한 것으로 알려진 곽 씨다. 곽씨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광고를 통해 자신의 게시글에 댓글을 유도했다. 자신의 폴라 이벤트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스크린샷을 보내면 기프티콘을 주는 형식으로 또 다른 이벤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곽 씨는 공모전에서 1등인 '핵꿀잼상'을 수상했고 네이버 인턴십에 합격하는 기회도 챙겼다. 사용자의 항의가 이어지자 곽 씨曰 “이 공모전의 의도는 신규 유저 유입이다. 따라서 나 역시 폴라팀과 마찬가지로 100만원을 리워드로 주는 방식으로 같은 맥락의 마케팅을 펼쳤다. 이러한 홍보 방법도 개인의 능력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니 네이버의 제재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응은 너무도 어설펐다.놀랍게도 네이버측은 곽모씨의 의견을 받아 들였다. 아마도 폴라의 의도와 잘 맞는 인재가 발굴되었다고 생각한 것이 아닐지도. 다만 참여자의 항의가 접수되었기에 추가로 4명의 합격자를 더 뽑으며 공모전을 마무리 짓는 훈훈한(?) 매듭을 지었다.

아래는 네이버 측의 결과를 본, 이벤트 참가자의 반응이다.




사실상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다른 여지가 없다. 네이버의 수상 취소 요건은 단 두 가지. 게시글이 ‘대충폴라공모전’을 홍보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대학생이 아닌 경우’에 불과하다. 참가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만든 것이 어긋난 것은 아니라는 설명.


# 잘못된 철학을 가진 서비스와 사용자로 이뤄진 서비스가 커진다면?



이 사건은 어쩌면 단순한 이벤트 해프닝일 수 있다. 그러나 매년 2조가 넘는 광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네이버가 정작 자신의 회사 광고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는 모습을 달가워할 이는 없다. 또 여기에는 인턴십을 이용한 열정 착취, 대학공간의 상업화, 비정상과 불의에 적응하고 이용하는 20대의 모습까지 모두 담겨 있어 이번 사태가 더욱 씁쓸한 이유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사건은 공론화되지 못하고 묻히고 있다. 언론과 이벤트에 참여한 대학생 모두 침묵하고 있다. 아쉽지만 네이버에 대해서는 어느 언론도 비판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존권을 네이버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구도 감시하지 않는 권력은 부패한다. 그러나 언론이라면, 그리고 대학생이라면 네이버가 어떤 불이익을 주더라도 비판할 내용은 비판해야 한다.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네이버가 건강해져야 우리나라 인터넷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잘못된 서비스가 단지 네이버라는 이름만으로 커진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까? 그 결과는 상상조차 두렵다.


# 2신. 6월 9일 20시 _ 네이버 폴라팀 공식 사과문 공지



해당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네이버는 9일 밤 18시 3분 기준으로 ‘대충폴라공모전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정식 사과문을 공지했다. 사과문에는 “아직 태어난 지 3개월이 채 안된 서비스이다 보니 운영에 여러가지 미숙한 점이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더욱 고려하여 세심하고 더 많은 사용자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로 보답하겠습니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했다.




네이버, 공모전 열정페이 논란. 인턴십 미끼로 어뷰징 방조하고 공짜 마케팅까지?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48700

[기자수첩]네이버 공모전, '열정페이' 논란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E41&newsid=03011046609400080&DCD=A00504&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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