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니콘이미징코리아(http://www.nikon-image.co.kr)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자 동시에 사진 찍기 좋은 계절인 봄. 반면 삼삼오오 모여 나들이하는 계절은 가을. 그렇기에 봄에는 봄을 위한 카메라가 필요하다. 때마침 니콘이 눈치 빠르게 봄나들이 시즌을 겨냥한 제품을 내놨으니 그 녀석의 이름하야 니콘1 J5 되겠다. 셀카 시장을 공략한 듯 때마침 시기적절하게 공개된 제품은 미러리스 구조로 컴팩트한 외형에 니콘 특유의 만듦새가 더해졌다. 고로 무척이나 군더더기 없이 디자인을 자랑한다.
니콘 브랜드가 처음 미러리스를 내놓은 것은 무려 5년 전이 2011년 10월이다. 그 5년 사이에 무슨 반성을 했는지, J5를 계기로 단단히 날을 세워 컴백했다. 시대를 주도하는 브랜드가 소니라면 니콘은 프레스를 위한 명기로 인정받았으나, 우려스럽게도 미러리스 시장의 급성장으로 이름만 남게되었으니 특별한 대안이 필요했을 터. 2015년 4월 2일.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선보인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니콘1 J5는 그렇게 세상을 향해 출생 신호탄을 쐈다.
# 벌써 5세대에 접어든 니콘의 미러리스
전작인 니콘1 J4와 견주어도환골탈태
마음먹고 여심을 겨냥한 셀프 촬영 기능 도입
니콘1 J5를 계기로 니콘은 깐깐한 똥고집을 접었다. 니콘이 니콘1 J5에 셀프 촬영 기능을 도입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유는 충분하다. 미러리스 시장이 특정 브랜드를 기반으로 재편되는 것을 느끼고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만듦새부터 심상치 않다. 대중적인 플라스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제하고 과감하게 금속을 도입했다. 그 결과 무거워졌다는 부작용도 동시에 발생했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니콘이니까 이정도는 인정하고 넘어가자.
먼저 셀프카메라 기능이 핵심이다. 카메라 액정이 위로는 180도, 아래로는 86도를 꺾을 수 있게 설계됐다. 쉽게 말해서 손을 앞으로 뻗어 카메라 렌즈를 자신을 향해 바로 액정을 보며 촬영할 수 있다. 기존과 같은 3인치 액정에 104만 화소를 넣었다는 것이 아쉽기는 하나 조작의 편의성을 유지하고자 터치를 계승했기에 흠은 아니다.
그렇다면 셀카를 위해서라면 한 손으로 쥐고 촬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파지감과 무게가 걸림돌이다.
금속이기에 당연히 차가운 촉감에 금속 특유의 이질감이 살아있다. 폭 98.3 * 높이 59.7 * 두께 31.5(mm)의 전체 사이즈는 전작인 J4에 비해 한 체급 향상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러리스라는 장르가 갖춰야 하는 휴대성 측면에서 무게는 자존심을 걸고 양보하지 않았다. 무려 265g에 불과한데 이는 고깃집에서 판매하는 갈비 1인분 수준이다. 참고로 1인분은 250g 정도라는 사실.
물론 바디 단독으로의 무게를 의미하는데 여기에 니코르(NIKKOR) VR 10-30mm f/3.5-5.6 전동줌(PD-ZOOM) 렌즈를 더한 총 무게는 약 350g으로 마찬가지로 고기 1근(600g)이 되지 않는다. 약 반근정도로 가볍게 어깨에 들춰 매고 나들이해도 부담이 적다.
그립감에도 니콘 특유의 느낌을 잘 구현했다. SLR 시절부터 니콘의 그립감은 여성보다는 체구가 큰 남성을 겨냥해 디자인되었기에 손에 감기는 맛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아온바. 니콘1 J5 또한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체급이 J4보다 약간 커진 것에 불과하기에 작은 손. 즉 여성의 신체조건에도 충분히 부합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카메라 명가 출신답게 그립부에 가죽을 연상시키는 고무로 더해 필름 카메라의 멋을 살렸다.
# 니콘이 미러리스를 위해 고안한 니콘 1 마운트
총 11종 렌즈에 니콘 F마운트 어댑터 활용 가능해
미러리스라는 것을 주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충분
그렇다면 전통적인 니콘 특유의 조작성은 얼마만큼 개선되었을까? 개선 유/무가 중요한 것은 기존 제품이 상대적으로 대중이 조작하기에는 어렵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J4의 경우 불편하다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새롭게 출시된 J5의 경우 이의 개선이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며 평가 기준으로 언급되고 있다. 니콘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간소화된 디자인은 유지, 사용자가 더 쓰기 쉬운 방법을 모색"했다는 것
니콘 엔지니어의 고민은 카메라 촬영 모드의 추가로 녹여졌다. 카메라 촬영 모드 전환에 사용되는 모드 다이얼 부분에 수동 기능(P/A/S/M)이 추가되면서 미러리스에 손맛을 더했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은 신속하게 촬영 모드를 선택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초보자 또한 더욱 수월하게 촬영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여기에 커맨드 다이얼의 견고함이 더해져 조작성이 개선됐다.
여기에 CX 포맷이라고 불리는 1인치 규격의 이미지 센서가 엑스피드(Expeed) 5A 이미지 프로세서를 거쳐 피사체를 디지털 데이터로 담아낸다. 최근 미러리스의 감도는 과거 DSLR에 대적할 수준으로 향상되었는데 마찬가지로 고감도 노이즈 억제력이 현저하게 높아져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도 촬영이 수월하다. 감도는 ios 기준 125~1만 2,800 범위에서 선택할 수 있다
니콘1 J5의 카메라 화소는 2,081만이며, 3:2(가로 5,568 * 세로 3,712 픽셀)비율의 크롭이다. 비슷한 경쟁사 제품으로는 소니 RX100과 캐논 G7이 있다. 동시에 최근 트랜드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는데 와이파이(Wi-Fi)를 포함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도 제공한다. 게다가 WMU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와이파이로 연동하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촬영까지 가능하니 이제 나 홀로 여행족의 셀프 촬영에 제격인 제품으로 입소문만 타면 되겠다.
# 50만 원대 후반에 오는 4월 대중의 곁으로
니콘이라는 브랜드를 따져도 보급형 수준의 가격
크롭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현실적인 가격
니콘이 미러리스에 다시 한 번 칼을 갈았다. 과거 DSLR의 견고하던 입지와 달리 미러리스로 넘어오면서 올림푸스와 소니의 두 양대산맥 그리고 그사이를 비집고 집요하게 끼어드는 삼성의 3강 구도 사이에 힘을 잃었다. 아니 정확히 분석하자면 어려운 상황를 타계할 구심점을 잃어버린 니콘으로서도 대항마가 필요한 상황으로 그 목표를 세우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니콘1 J5 모델이다.
그런데 신제품치고는 매우 착한 가격에 출시가 예고되었으며 기능 부분에서도 소폭 수정되어 사용자의 만족은 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인데 니콘이 미러리스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책정될 전망이다. 예상하건대 니콘1 J5가 미친 듯이 노출이 된다면 필시 니콘은 똥줄이 타고 있는 상황일 테고 그렇지 않다면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다행인 것은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아직은 듣보잡인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멤버 김지수를 선정했으니 어느 정도의 의중이 보인다. 담당자는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니콘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자신했는데, 딱 까놓고 김지수로는 힘들지 않을까? 그래도 카메라 손맛이 남다른 카메라 명가인 니콘이니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