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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asonic LUMIX DMC-GX1 :: 몸은 잘 만들었으나 소울을 챙길 차례

IT/과학/행사/취재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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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파나소닉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게 LUMIX LC1 때문이었다. 당시 이 카메라가 준 쇼크는 상당했다. 그럴싸한 생김새에 라이카렌즈... 마치 내가 라이카는 살 수 없지만 잘 꾸민다면 라이카 루킹(Looking) 카메라가 될 것 같은 환삼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제품 자체가 흥했다고 할 수 없겠지만 좋은 떡밥이었음에는 틀림없다.

파나소닉에는 의외로 좋은 카메라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FZ 시리즈라던가 LX 시리즈라던가 독특한 개성을 지닌 제품이 제법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뽐뿌가 올 정도로 끌리지 않지만 제원 상으로는 그럴싸한 것들이 많다는 얘기다.

최근 파나소닉 카메라 중에 관심이 가는 것이 있다면 단연 렌즈교환식 미러리스가 아닐까? LUMIX G와 GF 시리즈는 미러리스 중 단연 돋보이는 성능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같은 태생인 올림푸스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보낼 정도로 빠른 AF 성능과 가벼움으로(이건 좀 배워라 올림푸스!!) 게다가 빵빵한 라이카 렌즈까지 "얘네가 정말 삽질의 대명사 파나소닉 맞아" 할 정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나름 충격을 던져 준 파나소닉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가 3세대에 이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좀 시원찮은 듯 하지만 디카보다야 나름 재미는 보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G 시리즈는 몰라도 GF 시리즈는 세대를 거듭할 수록 뭔가 퇴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유는 GF1부터 GF3까지 크기는 작아졌지만 무언가 원가절감이 격하게 이뤄진 흔적이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3세대가 되었어도 화소는 여전히 1,230만 화소 고정이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실제 GF1부터 써 온 나로서는 세 제품 모두 결과물에 파격적인 변화를 느낄 수 없었다. 껍데기는 다른데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는 얘기다. (자동차로 말하면 흔히 페이스리프트라고 하던가?)

파나소닉이 정신을 차렸을까? 나름 명기라는 평을 들은 GF1의 DNA를 이어가면서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LUMIX GX1을 내놨다. 과연 페이스리프트가 아닌 풀체인지일지 한 번 확인해 보자. 개·봉·박·두!


● 사실 G 시리즈는 파나소닉 Fourthirds DSLR의 DNA를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LUMIX G 시리즈의 기원은 첫 포서드 DSLR인 LUMIX-L1, L10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DSLR 이었지만 생김새나 몇몇 부분에서 G, GF 시리즈와 접점을 많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물론 파나소닉은 두 카메라를 끝으로 포서드 DSLR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아무튼 G 시리즈는 L10과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있고 GF 시리즈는 L1과 흡사하다. 파나소닉이 Fourthirds에서 못다한 꿈을 Micro Fourthirds에서 이루려는 듯 하다.

LUMIX GX1 역시 L1에서 GF1으로 이어지는 디자인 DNA를 잘 물려 받았다. 오히려 GX1이 더 완성형에 가깝다는 느낌이다. GF1은 조금 불안한 형태였다면 이쪽은 조금 더 정제된 듯 하면서도 사용자에게 더 다가가는 형태다. 그 동안 아쉬움으로 남았던 모드 다이얼의 부활이나 셔터 그립부의 강화가 그런 점을 잘 대변하고 있다.




버튼 인터페이스는 GF 시리즈와 큰 차이를 찾을 수 없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니까 시간만 있으면 충분히 쓰는데 어려움이 없겠지만 초반에는 약간 당황스러울 수 있는 조작감을 제공한다. 초점 포인트 또는 측광방식을 바꾸는 등 메뉴에서 해야 할 것들이 제법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후면에는 다행스럽게도 3인치 크기의 액정 디스플레이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3인치가 주를 이루는 만큼 환영할 부분이지만 안타깝게도 46만 화소 사양이다. 센서가 더 작은 니콘1도 3인치에 92만 화소 액정을 달아서 깨끗하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는데, 이 정도 급수되는 카메라가 46만 화소라는 점은 에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올림푸스도 마찬가지... 터치가 되니까 46만 화소? 웃기지 마시라! 소니 NEX-5N은 92만에 터치까지 된다. 제발 니콘이나 캐논, 소니 좀 본받자. 얘네들이 괜히 시장을 주도하는게 아니다.

● GF 시리즈의 상위 기종답게 성능은 좋지만... 소울은 딱히 느껴지지 않는게...
 

샘플로 제공된 LUMIX GX1은 전동줌을 지원하는 LUMIX G X VARIO 14-42mm F3.5-5.6 POWER O.I.S 킷이었다. 줌링을 돌려서 조작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디지털카메라처럼 스위치를 가지고 광각과 망원 사이를 오가는 식이다. 조작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14mm, 25mm, 30mm 등 일정한 초점거리에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동영상을 위한 렌즈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게 어짜피 줌을 조작해도 렌즈에서 소리가 나기 때문에 소리가 어느정도 녹음이 된다.

전자식 줌 조작이라면 흔히 한 손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컴팩트 카메라를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대부분 셔터에 스위치가 있어 줌을 조절하거나 후면에 있어 엄지손가락으로 조절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렌즈는 렌즈에 스위치가 있다. 결국 두 손으로 카메라를 파지해야 하고 줌링을 돌리는거나 스위치를 눌러서 줌을 하는거나 별반 차이가 없다. (무슨 생각으로 만든건지 의심될 정도...)

한 술 더 떠서 올림푸스도 전동줌을 지원하는 렌즈를 선보인 바 있는데... 파나소닉 렌즈는 크기라도 작지 올림푸스는 덩치도 꽤 크다. (맙소사...)

자, 렌즈에 대한 기본적인 평은 여기까지 하고 렌즈는 화질로 말하는 것이니 이 부분은 뒤에서 천천히 다뤄보자. (뒤까지 가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 던지자면 해상력은 썩 좋진 않다)


GX1에 대한 제원을 알아보자. 대충 살펴보면 ▲1,600만 화소 4/3 CMOS 센서 ▲ISO 160-12,800 ▲Full HD 동영상 지원(AVCHD) ▲0.09초 자동초점 ▲초당 4.3매 연사 등이다. 이 외에도 초보자를 위한 자동 촬영 기능(인텔리전트 오토)이나 크리에이티브 컨트롤 정도일까?

우선 결과물은 렌즈 조합 때문인지 몰라도 아주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는 코딱지만한 센서에 1,600만 화소를 쑤셔넣은 결과도 있을 것이고 크기에 집착한 나머지 광학적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은 빌어먹을 전동 줌렌즈에도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둘 다 일 수도 있고... (OTL) 촬영 환경도 썩 좋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겠다. (10년 넘게 사진을 찍어 왔지만 허접한 본인의 스킬도 탓해야 할 듯...)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므로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자. 주관적으로 평가한 GX1의 결과물은 해상도는 커졌지만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을 준다는 느낌이다. 이는 파나소닉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전자기기 제조사가 안고 있는 숙명 정도? 라면 설명이 될까. 조만간 소개할 삼성 NX200이나 소니 NEX-7 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카메라나 이미징 업계에 발을 들였던 제조사와 다르다는 느낌은 확실하다. (소니는 전신이 미놀타지만 그 Feel이 NEX에는 느껴지지 않는다.)

감도는 ISO 160에서 12,800까지 지원은 하는데, 3,200을 돌파하면서 노이즈와 디테일 붕괴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 작은 판형에 화소를 꾸역꾸역 밀어넣으면서 생긴 재앙이다. 12,800에 도달하면 채도 감소와 컬러노이즈가 은하수처럼 펼쳐지고 디테일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정말 급하거나 웹용으로 작게 줄일게 아니라면 그냥 없다 생각하자. 이는 이미지 프로세서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판형과 기술의 한계라고 생각하면 빠를 것이다. (포기하면 편해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에 비해 AF는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GF1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지만 GX1은 더 발전된 듯 하다. 0.09초인지는 정말 알 길이 없지만 초점 잡는 속도는 귀신같이 빠르다. 반셔터를 하자마자 '삐빅'하는 소리가 들린다. 최악의 상황이어도 조금 늦지만 초점은 잘 잡아낸다. 완성에 가까운 AF 성능에는 박수를 보낸다.

DSLR과는 체급이 다른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이니 초보자에 대한 배려는 잘 되어 있다. 카메라 상단에 있는 iA+ 버튼을 누르면 환경에 맞게 자동으로 설정을 잡아주는 인텔리전트 오토+가 활성화된다. 그 외에 모드다이얼 조작을 통해 사용자 지정(C1, C2) 또는 올림푸스의 아트필터 비슷한 기능도 쓸 수 있다.

동영상은 AVCHD 또는 MP4 규격으로 정해서 쓸 수 있다. 둘 다 Full HD는 지원하는데 AVCHD는 1,080p, 720p 모두 13Mbps 비트레이트를 지원하고 MP4는 1,080p가 20Mbps, 720p가 10Mbps 비트레이트를 지원한다. 동영상은 그럭저럭 좋은 수준을 보여준다.

● 엄한 곳에 정력 낭비말고 '사진'이라는 본질에 초점 맞춰주길...
 

화소, 초점 성능, 기능 등 많은 부분에서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파나소닉 LUMIX GX1. 기계적 성능으로는 좋아졌을지 몰라도 사진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보면 여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니콘, 캐논, 후지필름, 펜탁스 등 카메라 브랜드는 저마다 사진에 대해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센서와 이미지 프로세싱 튜닝 작업에 성능 못지 않은 정력을 쏟는다.

하지만 파나소닉에는 사진에 대한 소울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렌즈에 비춰진 피사체를 단순한 아날로그/디지털 신호 변환에만 주력하는 듯한 느낌이다. 요즘이야 누구나 신이 주신 축복 중 하나라는 포토샵을 가지고 사진을 주물럭한다지만 기본적인 개성이 있어야 카메라에 대한 애착이 생기지 않을까? 마치 수 많은 최신 DSLR을 만져 본 내가 골동품 취급 받는 니콘 D100을 결과물 하나만 보고 지금까지 애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래도 파나소닉이 오랜 역사를 가진 광학회사는 아니고 전자기기 회사다 보니까 제품에 다양한 시도는 할 수 있으며 좋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자기기 측면인 것이지 사진이라는 것에 도움을 주는지는 의문이다. 다루기 좋은 카메라가 좋은 결과물까지 약속하는 것은 아니라는게 내 주관이다.

그렇다고 LUMIX GX1이 무조건 구리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장점도 많다. 저감도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좋은 수준이고 AF 속도 또한 전광석화다. 마니아들의 심장을 벌렁거리게 하는 라이카의 렌즈와 동종 최고 수준의 렌즈군 확보까지 따져보면 끌리는 부분도 있다.

내가 이 제품을 다른 이에게 추천한다면? 이제 막 사진을 시작하는 입문자 또는 무거운 DSLR 카메라가 귀찮다는 사람 (카메라를 잘 모르는 분)에게 권하고 싶다.


writtened by 브라이언 K ⓒ인사이드 ( www.dailyinside.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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