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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러팝 MV800, 디지털카메라 女心을 찍다.

IT/과학/행사/취재

by 위클리포스트 2011. 11. 2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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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 ‘큰손’ 부상한 여성 노린 삼성 야심작
셀카매니아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흥미로운 디카.


찍는다는 것은 추억을 기록한다는 의미다. 변화가 빨라진 요즘 세상 사람들은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애용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진이 취미인 이가 많아진 이유다. 초기에는 전문가나 애용하던 DSLR에 수요가 몰렸으나 최근에는 성능은 손색없고 휴대성은 앞선 똑딱이 일명 스냅카메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카메라도 예외는 아니다. 광학기술이 우선시 되는 카메라 업계인지라 반도체 이미지가 강한 삼성전자가 어울리지 않지만 엄연히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시작으로 미러리스 카메라까지 꽤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사실, 삼성전자도 카메라만 취급하던 사업부가 있었다. 재미를 못 봤는지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지난해 삼성전자에 인수된 것.

국내에서 삼성 카메라는 꽤 넓은 사용자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 중에는 타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제품도 많다. 이것이 삼성 카메라를 지금까지 있게 한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평가는 그저 그렇다. 삼성 카메라 케녹스(Kenox)하면 무난한 성능은 갖췄지만 광학 성능이나 이미지 품질 등의 카메라가 갖춰야 할 주요 기능은 니콘이나 캐논 등 타 유명 카메라 브랜드와 견주기엔 어려웠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만년 비교 당하는 카메라 제조사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삼성 카메라가 최근 달라졌다. 화질, 광학적 성능 등 타 제품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 품질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밝은 조리개의 렌즈에 액정이 자유자재로 돌아가는 EX1과 전면에 작은 액정을 달아 셀카를 가능하게 했던 ST550이 그 것.

특히 ST550은 여성이라면 으레 ‘땡기는’ 물건이다. 셀카를 많이 찍는 여성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제품이 있을까! 아쉽다면 작은 액정이다. 크기가 작아 대략적인 윤곽만 보일 뿐, 제대로 확인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액정을 키우자니 제품이 둔해질게 자명하다. 결국 셀카를 하려면 이 정도 크기가 협상 마지노선이었다.

| 발상의 전환 제대로 보여준 디카


‘오~ 놀라워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삼성전자 미러팝. 여성들의 셀카 욕망을 100% 충족시켜 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라고 내세워도 틀릴 말은 아니다. 이 제품은 전면에 액정을 얹은 ST550과 달리 화면 자체를 180도 돌려 셀카를 찍을 수 있게 했다. 셀카와 일반 촬영 모두 큼직한 액정을 봐가며 이뤄진다.

디자인인 극단적이다. 전면에는 알루미늄 섀시를 사용해 금속 느낌을 살렸으며 후면에는 큼지막한 액정이 자리하고 있다. 딱히 특징이라고 지적할 것이 없는 이유다. 버튼 인터페이스 자체도 단순하다. 전원과 셔터, 리뷰, 홈 버튼이 전부다. 이보다 더 쉽고 간단하며 직관적일 수는 없다. 당연히 타깃도 남성보다는 복잡한 것을 꺼려하는 여성이다. 메뉴 진입 등을 제외한 조작은 모두 터치스크린으로 이뤄진다.

후면에 자리 잡은 액정은 3인치 와이드 규격이다. 터치스크린방식이라 동작에 필요한 설정 및 초점까지 가능하다. 터치로 사진도 찍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스마트폰의 그 것과 별단 다르지 않다. 화소는 28.8만으로 대부분 46만이나 92만을 쓰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꽤나 부족한 사양이다.

그립감은 극단적인 디자인 때문에 염려하던 것과 달리 양호하다. 가볍고 손에 쥐고 쓰는데 문제를 느끼기 어렵다. 크기는 가로 92cm, 세로 56.2mm, 두께 18.3mm로 무게는 배터리를 제외하고 121g이다.


이 제품을 비교하다 보면 스마트폰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조작 방식도 그렇지만 저장방식도 흡사하다. 저장매체로 일반 SD카드가 아닌, 마이크로SD 카드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 넣을 카메라를 만들다가 우연히 나온 제품인가? 의문이 안들 수 없다.

/ 학습과정 없이 사용 가능한 인터페이스, 단순함 그 자체다.

| 흥미로운 카메라. 누르면 찍히고 기록된다.

결과물 자체는 예상대로다. 센서와 렌즈가 작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의 묘사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원본 사이즈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예로 높은 화소수를 감안해 50% 정도까지 크기를 줄인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울 품질을 제시한다.

미러팝, MV800에 사용된 이미지 센서는 1/2.3인치 규격의 CCD다. 1,615만 화소로 최종 이미지의 해상도는 4,608 x 3,456이다. 감도 범위는 ISO 80부터 최대 3,200까지다. 결과물을 50%로 줄이면 2,304 x 1,728 픽셀이 되는데, 이정도 사이즈는 인화도 충분하거니와 블로그나 미니홈피 업로드에도 과분하다.

작은 센서에 많은 화소를 넣다보니 저 감도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감도를 높이면 디테일은 떨어지고 노이즈는 증가하는 단점이 드러난다. ISO 800까지는 그럭저럭 잘 억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ISO 1,600을 넘어가면 눈에 띌 정도다. 물론 해상도를 줄여 웹용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어두운 곳에서 사진 찍을 일이 많다면 꽤나 신경 쓰일 특징이다.


렌즈는 슈나이더(Schneider-KREUZNACH)의 바리오플랜을 썼다. 4.7~23.5mm의 초점거리를 갖는데, 35mm 필름으로 환산하면 26~130mm가 된다. 조리개는 최대 광각에서 F3.3, 최대 망원에서 F5.9로 줌렌즈로는 무난한 수준이다. 디지털 5배 줌을 지원해 최대 25배 줌이 가능하지만 화질 열화가 큰 만큼, 디지털 줌은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이미 여러 카메라에 쓰이는 렌즈인지라 성능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다. 게다가 삼성전자 특유의 듀얼 손 떨림 보정 기능이 들어가 있어 아무렇게나 찍어도 선명도는 만족스럽다.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일까? 중앙부는 괜찮은 모습을 보이지만 주변부 화질은 기대에 못 미친다.

동영상은 MP4 규격으로 최대 20분 연속 촬영 가능하다. 필터효과 적용도 가능하고 최대 1,280 x 720 해상도로 기록한다. 초당 30/15매를 선택할 수 있다. 최저 해상도는 320 x 240이다.

주목할 특징은 미러팝(Mirrorpop)이라는 이름이 잘 알려주듯이 이 제품의 최대 장점인 180도 회전하는 액정이다. 셀카 마니아라면 주목해야 할 특징이다. 남자들이야 셀카를 잘 안 찍지만 여성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무거운 DSLR 카메라 손 벌벌 떨어가며 보이지도 않는 피사체에 초점 맞추는 것보다 거울처럼 보고 찍는 이 제품이 더 매력적일 것이다.


화면을 최대한 펴면 셔터 버튼을 가리게 되는데, 카메라 후면에 따로 셔터 버튼을 놓아 셔터를 누르지 못해 당황할 수 있을 가능성을 없앴다. 개발 당시부터 셀카를 염두하고 디자인한 디자이너의 센스가 돋보인다.


부가 기능도 충실하다. 3D 촬영도 지원하고 상황에 맞게 자동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 오토, 황금 구도를 상황에 맞게 정해주는 포즈 가이드, 파노라마 촬영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처럼 메뉴 배경 화면도 사용자가 찍은 사진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 잘 나가는 카메라 찾아보니?

① 삼성 미러팝 MV800, 디지털카메라 女心을 찍다.
http://weeklypost.kr/77

② 니콘 1 미러리스 V1, 니콘의 감성이 덜 실렸다.
http://weeklypost.kr/68

③ 펜탁스 Q, 미러리스에 묻어난 아날로그 감성
http://weeklypost.kr/18
 


| 여심 노린 디카, 삼성전자 미러팝

삼성전자 미러팝 MV800에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특히 셀카 부분은 이 제품과 견줄만한 모델은 없다. 여성에게 가장 어필할 사양인데 가격조차 30만 원 가량으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액정이다. 낮은 화소도 그렇지만 터치할 때, 반응 속도 또한 매끄럽지 못하다. 화소는 어쩔 수 없다지만 반응 속도 정도는 펌웨어로 해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가 신경을 쓰고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드웨어 가격이 40만원도 되지 않으니 그럴 수 있다고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지만 꽤나 거슬린다.

이 점을 제외하면 미러팝은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범상치 않는 디지털카메라답지 않은 디지털카메라다. 특히 액정이 회전하는 제품은 하이엔드를 제외하고 보기 드물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작은 크기에 상식을 무너뜨린 발상의 전환. 삼성전자 미러팝의 최대 강점은 찍기 위한 즐거움이 아닌 카메라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다.

김현동 cinetique@naver.com |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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