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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1 미러리스 V1, 니콘의 감성이 덜 실렸다.

IT/과학/행사/취재

by 위클리포스트 2011. 11. 19.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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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좀 다뤄봤다 하면 으레 여성 하면 캐논, 남성 하면 니콘을 추천한다. 이는 니콘이라는 브랜드에 깔린 ‘단단하고 믿음직스럽다’는 이미지 때문인데, F 시리즈를 시작으로 D 시리즈로 이어지는 SLR 카메라 라인업이 발판이 되어 구축됐다.

오랜 세월 동안 개선된 견고한 바디 마감에 군더더기 없는 성능이 그 것. 오늘날 니콘이라는 브랜드는 가치와 신뢰 그리고 안정적인 결과물을 안겨주는 제조사로 손꼽는다.


최근 니콘은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니콘 1’을 통해 미러리스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올림푸스, 파나소닉, 삼성 그리고 소니가 미러리스 시장에서 옥신각신 진흙탕 싸움을 시작했을 때에도 요지부동하던 니콘이 결국 시장의 흐름에 동참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인 것이다.

대세가 미러리스로 옮겨지고 있기에 언젠가 할 것으로 예상은 되었지만, 현 상황의 합류는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선두 업체가 뿌리를 내렸기 때문인데 니콘 1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 특징1. 디자인과 단단한 마무리

니콘 V1의 디자인은 단순함 자체다. 하지만 개성 있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깔끔하지만 눈에 확 띄는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크기가 작은 것도 아니고 큰 것도 아니어서(가로 113mm, 세로 76mm, 두께 43.5mm) 무난함에 따른 매력 포인트 반감을 피하지는 못했다.

한 마디로 정의 내려야 한다면 니콘답다. 마그네슘 합금 소재를 써 단단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에 손에 쥐었을 때 전해지는 차가운 촉감이 니콘의 이미지와 일치한다. 바디 색상이 블랙인데, 사실 화이트가 더 미러리스 카메라와 어울린다.

버튼 인터페이스는 무난하다. 외부에 P/A/S/M 모드 다이얼은 없지만 촬영 전환으로 선택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구성이나 위치는 적당해 조작에 대한 불편함은 적다.

후면 액정은 3인치에 92만 화소 스펙을 가졌다. 화면을 확인하거나 메뉴 조작은 물론 비교적 선명한 화질이 강점으로 소니의 넥스(NEX) 시리즈와 비교해도 대등할 정도다.

| 특징2. 취향 따라 골라 쓰는 셔터 방식

번들은 NIKKOR 10mm F2.8 렌즈 킷으로 제공되지만 NIKKOR VR 10-30mm F3.5-5.6과  NIKKOR VR 30-110 F3.8-5.6 렌즈 등 초기 제품임에도 다양한 렌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그립감은 바디 두께가 두툼해서 손에 쥐는 맛이 좋다. 그립부가 없어서 파지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최대한 손바닥으로 쥐도록 디자인 해 우려를 덜었다.


조작성은 아쉽다. 앞서 지적했지만 별도의 P/A/S/M 모드 다이얼이 없다. 따라서 메뉴에서 조작해야 하는데, 정작 중요한 순간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최소한 화면 내에서라도 조작하게 했으면 좋았겠지만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이 방식은 소니 넥스 시리즈와 유사하다. 넥스-C3, 5N 모두 모드 다이얼이 없어 메뉴에 들어가고 OK 버튼을 누르면 모드 변경이 이뤄진다. 최소한 3번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말이다. 때문에 필요한 상황에서는 조작하지 못하고 상황에 대처하지 못할 수가 있다. 차후 개선을 하게 된다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점이다.

초점을 잡기 위해 반셔터를 누르니 니콘 특유의 민첩하고 정확한 자동초점 성능이 느껴진다. 이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초점을 잡기 때문인데, 밝을 때는 위상차로 어두울 때는 명암차를 각각 환경에 맞게 적용해 동작한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초점 성능에 만족 못하는 사진가라면 눈이 번쩍할 부분이다.


참신한 기능도 눈에 띈다. V1은 기계식 셔터와 전자식 셔터를 전환해 쓸 수 있다. 카메라 후면 상단에 있는 버튼으로 전환 가능한데, 기계식을 쓰면 30~1/4,000초까지 제어하고 전자식은 1/16,000초까지 제어한다.

전자식 셔터의 성능은 슬로우 모션 스냅 샷에서 빛을 낸다. 640 x 240 해상도에서 초당 400 매, 320 x 120 해상도는 1,200 매의 움직임으로 슬로우 영상을 찍을 수 있다. 해상도가 아쉽지만 재미있는 기능이다. 풀HD 동영상도 찍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외에도 사진을 미리 찍은 뒤, 손 떨림이나 프레임이 잘린 사진을 제외하고 잘 나온 사진을 추려내는 스마트 포토 셀렉터도 눈여겨 볼 기능이다.

결과물은 조금 아쉽다. 새로운 카메라를 위해 이미지 프로세서도 엑스피드3로 업그레이드 했는데 니콘 카메라의 강점이던 선명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감도를 조금만 올려도 노이즈가 증가하고 디테일이 감소한다. 이는 전체적으로 소형 플랫폼을 선택해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된다.

왜 그럴까? 이미지 센서는 1,010만 화소, 크기는 13.2 x 8.8mm로 마이크로포서드 포맷보다 작다. 면적으로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미러리스 카메라 중 크다는 APS-C 센서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이다. 콤팩트나 하이엔드에 주로 쓰인다는 1/1.7" 센서나 1/2.3" 센서 보다는 크지만 물리적 차이에서 오는 차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요소다.

이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문제되는 부분은 아니다. 작은 센서도 분명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펜탁스 Q가 좋은 예가 되겠다. 이 제품은 아주 작은 센서를 썼음에도 크기도 작고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 니콘 1 V1도 펜탁스 Q 이상의 매력을 갖췄다.



| 잘 나가는 카메라 찾아보니?

① 삼성 미러팝 MV800, 디지털카메라 女心을 찍다.
http://weeklypost.kr/77

② 니콘 1 미러리스 V1, 니콘의 감성이 덜 실렸다.
http://weeklypost.kr/68

③ 펜탁스 Q, 미러리스에 묻어난 아날로그 감성
http://weeklypost.kr/18


| 뭔가 부족한데, 설명하긴 애매하고.

니콘의 첫 미러리스 카메라로 주목을 받았던 니콘 1 V1. 프리미엄 렌즈 교환식 카메라라는 간판을 달고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에 맞는 마감과 성능은 합격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단, 가격이라는 부분으로 접근했을 때 기능이나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영력하다.

10mm 단렌즈 킷이 130만원에 근접한다. 줌렌즈 킷은 조금 더 저렴하다. 하지만 시장은 그리 호락하지 않다. 니콘 미러리스 카메라가 여러 장점이 있다지만 이보다 판형이 크고 적당한 성능을 갖춘 타 브랜드 미러리스 카메라를 8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구매할 것인가?

타 미러리스 브랜드보다 늦게 시장에 진입한 니콘, 그 동안 다른 제품들을 벤치마킹하면서 좋은 제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를 가졌는데 예상 밖의 제품을 선보였다. 풀이해보면 굳이 APS-C 포맷의 센서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다양하게 라인업을 가져가면서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적 움직임 정도다.

니콘 1 시리즈는 니콘 D 시리즈와는 다른 길을 걷는 제품이다. 그렇다고 쳐도 신중론 보다는 조심론에 가깝다. 소니는 넥스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알파 DSLR 카메라의 포지션이 겹쳤고 일부 제품의 단종 수순이 빨라지거나 교체 수순을 밟았다.

부작용 같지만 소비자 요구와 시대의 트렌드를 따라가기엔 이보다 최적인 사례도 없다. 반면 니콘은 라인업 보호 수순에 지나칠 정도로 신중했다. 조금 더 공격적이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김현동 cinetique@naver.com | 강형석 kanghs@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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