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8년 09월 20일] - 그거 해서 대학 갈 수 있어? 이랬던 내용에 기적 같은 반전이 일었다. 셀럽은 말 그대로 청소년에게는 우상이 됐고, 대기업 임직원 부럽지 않은 연봉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동영상 플랫폼 기반에서 손꼽히는 셀럽이 매년 벌어들이는 돈이 억 소리 난다는 사례는 청소년에게 한 가지 메시지가 됐다.
아….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구나. 갈수록 척박한 산업 환경에서 정년 보장도 불확실한데 굳이 회사에서 9to6에 얽매여 소모품으로 취급당하느니 나의 미래는 내가 개척하겠다는 속내다.
덕분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블로그 등의 SNS 인프라에는 청소년 유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자연스럽게 이를 보는 부모의 심경이 타들어 가는 것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식사할 때도, 걸어 다니는 그 와중에도, 버스에서도 심지어 친구들과 대화하는 그 순간에도 스마트폰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실제 오늘날의 청소년이 그러하다.
e스포츠로 인해 등장한 억대 연봉 프로게이머, 잘 나는 인스타 셀럽의 성공 신화, 인터넷 방송의 스타 BJ 등 세간에서 떠들썩 한 정보에 부모의 시야에서도 먹구름이 걷히고 있을 무렵, 문제도 수시로 터져 나왔다. 일명 18금 혹은 19금 방송이 야기한 논란이다.
성인 BJ는 온 종을 벗방을 강행하고, 벗어 재끼는 것만으로 하루 사이에 기천만 원이 넘는 수익 기록을 세웠다는 매스컴 보도는 도덕과 윤리라는 것에서 무엇을 더 우선시해야 하는가 고민하게 만든다. 그릇된 재벌 사례를 보고 자란 세대답게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고, 돈이 보상해주는 데 정직하고 윤리적인 것이 무슨 소용. 이라는 사고가 실제 다수 청소년의 공감대를 샀다.
18금이 아니면 다를까? 아프리카 철구 BJ 사례를 예로 들자. 5.18 비하를 비롯해 욕설은 필수 레퍼토리가 됐다. 몇 차례 경고에 방송 정지까지 내려졌음에도 그 습성은 여전하다. 변할 기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시청자 또한 그릇되었음은 인지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야. 라며 청소년 스스로 자기합리화로 풀이한 상태다.
나는 나. 직업은 직업. 오늘날 셀럽의 양면성이다.
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한 가지 이유다. 여전히 지지하는 세력이 있고, 수익이 되기 때문이다. 논란이 증폭될수록 대중의 관심 또한 덩달아 증가하는 일련의 과정을 눈치챈 청소년 또한 나도 저렇게 해볼까? 를 꿈꾸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부모의 심경에 이들 SNS 채널이 금기시라는 단어로 얼룩진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러한 논란 속 SNS 채널, 인스타그램이 가장 먼저 '사용설명서'를 공개했다. 물론 모든 대안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는 이번 사용설명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인터넷 없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됐다. 이 상황에서 인터넷을 많이 사용해야 한답시고 우리 자녀 혹은 청소년에게 인터넷 중독이라는 표현을 쓴다면 곤란하다. 인스타그램이 일정 가이드를 만든다고 한 들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학부모와 학교 선생에게는 SNS를 통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저 탈퇴시킬 것이 유일한 답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청소년의 세계를 이해하는 교육이 먼저 선생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응당 옳은 소리다. 실제 우리 환경이 그렇다. 제도적인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제도를 벗어난 사람의 능력을 속박하려 든다. 하지만 오늘날의 청소년은 과거 부모세대와는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라고 있고, 그 와중에도 세상의 변화속도는 수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일을 가능케 할 정도로 빠르다. 제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평가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번 사용설명서는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사용 설명서라고 표현은 했다만, 엄연히 부모님 가이드다. 우리 아이가 공존할 세계에 대해 편협한 사고로 똘똘 뭉친 무지한 부모가 알아야 하는 정책을 곱상하게 펴냈다. 아이가 예상하지 못했던 탈선(?!)을 하고 있어요! 라고 자위할 것이 아닌 부모 눈에는 엇나간 것으로 비친 행동이 진정 엇나간 것인지 아니면 합당한 것인지에 관한 기준 자가 될 최소한의 자료라고 설명한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유튜브를 즐겨보고, 친구와의 대화는 카톡으로 하며, 여행 소식은 인스타그램으로 본다고 하여 인터넷 중독이라 분류하고 그래도 말을 들어먹지 않으면 핸드폰을 눈앞에서 깨버리는 최악의 만행이자 어른답지 않은 행동을 보일 것이 아닌 합리적이고 합당한 결정을 해야 함이 요즘 사회가 주문하는 부모의 자세다.
요즘 청소년은 과거 세대와 달리 배우는 속도가 빠르고 사회에 노출되는 접하는 문물도 다양하다. 90년도 성인 잡지의 대부인 핫윈드에 등장한 비키니 사진은 분명 낯뜨겁게 했던 헐벗은 사진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 당시의 사진을 내밀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모델이 하는 포즈에 견주어도 촌스럽기 그지없다. 심지어 TV 브라운관에 나오는 아이돌 보다 못한 포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청소년에게 여전히 과거 기준에 따를 것을 고집하고,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있는데 억누르고 그것도 안되 짓누르고 있으니 그게 부모 뜻대로 마음대로 될 거라 여겼다면 그건 오판이자 동시에 착오로 반대 기질의 봉인해제를 암시하는 것과도 다를 바 없다.
어떠한 내용이 담긴 가이드이길래, 이리도 거창하게 설명하나?
인스타그램 측은 이처럼 설명했다. 부모님 가이드는 안전하고 친절하며, 서로 존중하는 글로벌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있거나 앞으로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게 될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부모들이 인스타그램과 관련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답과 함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방법, 괴롭힘을 당할 때 대처법 등 안전한 인스타그램 이용을 위한 다양한 기능들을 소개한다.
하지만 우리네 환경과 다소 괴리감이 있을 수 있겠다. 우리네 환경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님에 따른 이유다. 안전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관련 통합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비영리 단체 커넥트세이플리(ConnectSafely.org)가 참여했다. 왜 한국에 적용한 방침에 한국의 잣대를 적용하지 않았을까? 의문이 든다면 한국의 실상을 제대로 직시하는 전문가가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를 묻고 싶다.
한편, 인스타그램 아시아태평양 공공정책 총괄 헬레나 러치는 “인스타그램은 사람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부모들이 자녀의 안전한 소셜 미디어 이용을 도울 수 있도록 개발된 ‘부모님을 위한 자녀의 안전한 인스타그램 사용 가이드’를 한국의 인스타그램 커뮤니티에 소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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