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05일] - 네이버에서 '허위기사'키워드로 검색해 봤다. 비슷한 형태의 기사가 매일같이 쏟아진다. 포털을 필두로 개인 블로그와 SNS 등 다양한 채널로 뻗어 나가는 파급력을 가히 무시할 수 없다. 이 같은 언론사의 허위 또는 날조된 보도 행태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라는데 그 심각성이 있다. 얼마나 곪으면 비정상적인 모습을 가지고 관행이라 여길까! 동시에 악의적인 보도는 날로 지능화하면서 법으로도 재단이 쉽지 않다.
▲'보복성 기사' 쓴 대구 A 전직 기자, '공갈미수' 징역 1년 실형
▲밥 사고 허위 기사내고…지방선거 혼탁·과열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개그맨 출신 언론인 이재포 실형
▲'시사저널', 권민호 전 거제시장 보도 관련 소송 '패소'
▲법원 "허위사실 보도", 세종시 기자들에 징역형
비단 네이버뿐만이 아닌 주요 포털이라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악용하는 자와 막는 자의 대립각은 좀처럼 좁히지 않는 상황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결국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함을 풀고자 법정 다툼도 불사하지만 "기사 내용은 모두 허위이며 기사에 거론된 사실관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메아리만 아우성칠 뿐 개선될 기미는 요원하다. 하소연하는 피해자는 있지만 해를 입힌 가해자는 없고, 뒤늦게 억울함을 인정받아도 한 번 더럽혀진 명예를 원상태대로 되돌리기란 불가능하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문제의 싹을 잘라내는 거다.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자동화된 기법인 알고리즘 기반으로 문젯거리가 될 확률이 높은 기사의 노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강제하던가 혹은 전통적인 기법인 사람이 일일이 콘텐츠를 들여다보고 노출 가/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쏟아지는 모든 뉴스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허위인지 진실인지를 가늠할 기준도 명확지 않다. 우리 기준은 이겁니다. 라고 세운 기준 하나에, 다양한 논쟁의 시작도 부족해 자칫 궁지에도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참을 만큼 참은 페이스북, 꼼짝마 허위뉴스
세계 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도 허위 뉴스를 상대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온 대표 브랜드다. 뭔 일만 생기면 페이스북이~ 라는 구설수에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것도 벌써 여러 번 있었다. 특히 대선 전후 혹은 특정 기업을 상대로 한 흑색선전은 단순한 가십으로 치부하기에는 회사의 존폐를 흔들 정도로 치명적인 후유증도 경험해봤다.
그럴 때마다 매번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내놔라는 쿠사리만 계속되고, 그 와중에 어렵게 내세운 방안을 두고 내려지는 평가는 매번 탐탁지 않았다.
한없이 포근할 줄 알았던 페이스북의 인내심도 결국 바닥을 드러냈다. 미국을 필두로 유럽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까지도 허위뉴스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배경이다. 샌프란시스코와 동시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뉴스피드 제품개발 담당인 사라 수 매니저는 '가짜뉴스'라는 명확한 키워드를 내세워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물론 한 차례 개인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른 페이스북이 주도권을 손에 쥐고 추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까지 껴안을 필요는 없다. 국제팩트체크네트워크(IFCN) 인증 기준을 도입한 근거다.
다행이라면 다행일 수 있다면 한국은 가짜뉴스와의 구설수로 시끄러웠던 적이 거의 없었다고. 그렇다 보니 팩트를 체크해줄 기관 또한 전무하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로 불거졌다. 기자들의 관심이 인증 기관도 없는데 너희가 무슨 수로 기사가 옳은지 그른지 가/부를 합당하게 결정할 건데? 라는 쪽에 집중됐다. 말마따나 유독 한국만 가짜뉴스인지 진짜 뉴스인지 구분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사전에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고 임하는 것이 더 성의 있는 자세였다.
물론 페이스북이 내세운 기본 분류 시스템은 있다. 페이스북 자체 용어로 시그널이라고 명명한 기준에 따라 가짜인지 아니면 진짜인지를 판가름한다. 이론은 단순하지만 실 적용은 단순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짜가 아님에도 풍자를 하기 위한 뉴스는 가짜일까? 가짜가 아닐까? 국가별로 해석에 미묘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국민 정서가 합당하다고 여길 경우 혹은 여론의 수준에도 좌우한다. 풍자라는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한다면 그것 자체가 가짜일 테지만 풍자를 용납하는 시장 분위기에 여론도 편승한다면 풍자는 하나의 언론 행위가 될 수 있다. 국가별로 세우는 기준이 획일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가짜뉴스 철퇴라는 선택, 자칫 언론 행위로 간주할라.
"뉴스피드에 노출되는 기사량이 줄었다." "예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실제 행사장에서 나온 기자의 푸념이다. 기사의 신뢰성 제고를 높이겠다는 활동이 오히려 정상적인 언론 활동에 재갈을 물린 형국이 되었다는 것. 급기야 일부는 비용을 소진해 예전의 구독률에 간신히 도달한 상황이다. 해당 사안은 다양한 여지를 남겼다. 동시에 페이스북이 정당한 사용자 경험이라는 빌미로 또 다른 수익모델을 창출했다는 지적도 예고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과거와 달리 현행 기준에서 언론사의 활동은 큰 제약을 받고 있다.
물론 페이스북은 이 같은 의혹을 일부 시인했다. 사용자 유입량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제목에 자극성 시도가 개입될 경우 시그널에 의한 노출에서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어와 달리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특유의 의미 전달에 시그널을 어떻게 도입했고, 분류를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점은 끝내 의문으로 남았다.
예컨대 ▲철수와 영희는 사랑하는 사이. ▲철수와 영희의 못다 핀 애증. ▲철수와 영희 교제 어느덧 3개월 ▲철수와 영희가 사귄다고.? 어떻게? ▲철수와 영희 서로 향해 핑크빛 눈빛 ▲사랑할 시간도 부족. 철수와 영희 ▲철수 3개월째 노크, 영희 마음 움직여. 라는 식이다.
전형적인 우리말 특유의 말장난이자 연예 뉴스에서 자주 반복하는 저급한 패턴이다. 철수와 영희가 만나고 있는 내용은 팩트라고 치자. 같은 내용을 가지고 후킹 하기 위해 제목만 다르게 하고, 교묘하게 내용도 짜깁기로 배열할 경우 페이스북 이를 두고 가짜 뉴스라고 판단할까? 진짜 뉴스라고 판단할까? 과연 해당 기사는 허위 내용을 가지고 기사를 작성했을까? 아니면 실제 사연을 가지고 작성을 한 것일까? 위대한 세종대왕의 업적이지만 한글은 역시나 오묘하고 어렵다. 그렇다 보니 한국을 제외한 총 17개 국가에만 팩트체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렇다면 네이버가 노출을 빌미로 언론 행위라는 지적을 받은 사례와 같이 페이스북이 언론 노출 행위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는 또 다른 네이버의 등장을 예고한 것이라고 봐야 할까? 페이스북은 오직 시그널에 의한 판단이라고 설명했지만, 행위 자체만 본다면 피해 나갈 방도는 없다. SNS 서비스로 거대한 광장을 구축하고, 이곳을 오가는 이를 상대로 규정 준수를 강요했으며, 나아가서는 부당함을 지적하는 언론을 상대로 규정에 따른 취재 활동을 전개해줄 것을 묵시적으로 강제하는 행위.
그들 나름은 청정 페이스북을 천명했지만, 종국에는 페이스북의 입맛에 맞는 활동을 전개하는 언론사만이 활동을 보장받고 나아가서는 더 나은 노출량으로 보상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위클리포스트는 어떻게 진실 가/부를 판단할까? 위클리포스트는 시민저널리즘 팩트체크 공동 주관사로 시민단체와 함께 언론사의 저급한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되는 활동에 대해서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분류한 후 대응 방안을 세우고 있다. 기본 방향은 진실 규명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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