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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생활/문화/리뷰 2012. 8. 5. 22:4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 글·사진: 김현동(cinetique@naver.com) 

+ 작업 남 김철수가 말하는 ‘난 이렇게 나상실을 꼬셨다’
+ 돈 대신 마음을 선택한 나상실의 러브스토러


돈은 넘치는데 상대적으로 없는 게 너무 많다. 개념 없고, 싸가지 없고, 눈치도 없다. 게다가 결혼도 한 유부녀 아니던가. 그리 인기 있을만한 조건이 아니다. 따라서 천방지축에 안하무인인 나상실 같은 캐릭터 앞에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주눅들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주변인은 나상실 앞에만 서면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하고 쩔쩔댄다. 왜냐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결정적인 것이 너무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절대 권력으로 화자 되는 ‘돈~’이다.

입도 거칠다. 달고 다니는 “꼬라지 하고는~”라는 말이 쩌렁쩌렁 울린다. 충분히 기분 나쁠 뉘앙스지만 단 한 사람만 예외다. 몸이 전 재산인 김철수의 귀에는 그 소리마저 사랑스러운가 보다. 서로 죽일 듯이 아웅다웅 거리더니 어느 순간 떨어져서는 한 시간도 지낼 수 없다고 가슴앓이 하는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혼자 좋아하면 가슴 아픈 짝사랑이라지만 나상실 만큼이나 김철수도 나상실을 좋아하고 있으니 둘의 감정은 사랑이 분명하다. 다만 둘 의 사랑이 극히 정상적인 것이 아니기에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사연이 궁금해진다.

부족할 것 하나 없는 태평천하의 삶을 누리고 있는 무개념 녀 나상실이 몸 하나가 전 재산에 불과한 너무도 평범 남 김철수와 사랑을 시작한다는 언빌리버블 스토리. 자의든 타이든 좋다며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구멍 송송 뚫린 티셔츠 선물해주며 생전 처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것이 처음인 나상실의 러브스토리는 핑크빛이긴 한데 석연치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공연명: 뮤지컬 환상의 커플 (2012)
공연장: 대학로 문화공간필링1
공연기간: 2012. 07. 19 ~ 2012. 08. 26
러닝타임: 140분
문의: MBC 02)766-7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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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2에 돌입한 드라마컬 ‘환상의 커플’

2006년 MBC드라마를 통해 수많은 어록을 남긴 환상의 커플이 지난해 시즌1에 이어 2012년 시즌2로 돌아왔다. 드라마 속에서 자장면에 과도한 집착을 보였던 한예슬 캐릭터의 나상실은 변함없이 자장면에 무한 사랑을 보였다.

대표적인 어록 중 “어린이들! 지나간 자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등의 대사가 1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이후에도 입에 오르내렸다. 혹시나 몰라 뮤지컬 시즌2에서 거론되나 봤으나 여전히 거론되지 않는다. 드라마 내용 16부작에서 핵심만 추려 3시간 이내로 함축시켜 무대에 올려놓은 기본 골자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를 요약해보면 ‘운명 같은 사랑’ 이랄까! 좀 비약하면 ‘노동착취 사기극’ 이정도로도 통용된다.

결혼한 처자를 납치한 것에도 부족해서 집에서 가정부로 부려먹고, 사랑에 빠진다는~ 훈훈한(?) 내용은 드라마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때문에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작품 또한 추억 회상하는데 제격이다.

이것저것 다 따져가면서 실속 챙기려 드는 이라면 필시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묘하게도 다 따져가며 콧대 세우던 주인공 나상실이 딱히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 라인은 공감대 보다는 재미라는 요소에 더 가깝다. 자칭 ‘지 잘난 맛’에 살던 김철수가 어느 순간 좋다고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여자가 등장했으니 말이다.

| 나상실과 김철수의 연예스토리, 개봉박두

사람 마음이란 것이 참 그렇다. 그렇게 밉던 상대가 어느 순간 자꾸 눈에 밟히고 조금 지나면 좋아지는 감정으로 이어진다. 막연하게 내가 받은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꾀였으나 한편으로는 미안한 감정이 솟구친다.

그렇다가 어느 순간 자꾸만 끌리는 감정으로 흔들리는 김철수. 멋도 모르는 나상실은 김철수가 좋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동시에 두려운 마음도 있다. “저 여자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어떻게 나올까?”에 관한 심정이다. 웃을 수도 없는 다 큰 어른들의 철부지 어린애와 같은 장난이란 말인가.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돈 많은 여자가 허우대만 멀쩡한 평범한 남자를 만나 인생이 뒤 바뀐다는 이야기는 드라마에서도 그랬지만 뮤지컬로 돌아와도 생뚱맞다. 드라마로 익히 알려진 대사 “꼬라지 하고는~”이 귓가에 맴도는 한 꼬라지 있는 뮤지컬의 컴백은 꽤나 인상적이다.

나상실과 장철수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핵심이지만 이를 중심으로 주변에 펼쳐지는 러브라인 구성도 꽤나 흥미롭다. 예를 들자면 장철수가 매정하게 차버린 과거의 연인 역으로 등장하는 오유경이 나상실(조안나)의 남편인 빌리박과 눈이 맞는 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보면 철수와 빌리박, 나상실과 오유경은 넘지 말아야 할선을 넘어버린 불륜풍자 뮤지컬의 중인공이 된 셈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해함은 극에 달했다.

머리에 꽃을 달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던 강자 또한 ‘사랑’이란 방자한 장난질의 수혜대상이다. ‘얼음’ ‘땡’ 놀이를 반복하던 강자와 우연한 계기로 키스 하게 된 공 실장 사이의 러브라인이 극적으로 형성된다. 결국 뮤지컬 환상의 커플에서 싱글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 작품 혼자 봐야 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필시 대사 하나하나에 듬뿍 담긴 애정행각에 오글거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 시즌2로 업그레이드 된 뮤지컬

작년 다소 밋밋했다고 평가를 받은 시즌1에 비해 볼거리부터가 남다르다. 규모는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 가능한 소극장이지만 무대 변화 효과나 영상미를 더해 이야기를 회상 신을 완성시킨 요소가 그 것.

여기에 시즌2는 출연진도 화려하다. <넥스트투노멀> <서편제>로 알려진 한지상과 <젊음의 행진> <락 오브 에이지>를 통해 뮤지컬 연기 수업에 푹 빠진 천상지희 선데이가 합류했다.

<모범생들> <마리아마이라> <환상의 커플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함께 한 김보강, <사랑은 비를 타고> <화차>의 김이안, <그리스> <환상의 커플 시즌1>의 이가은, <모차르트 오페라락> <싱글즈> <맨오브라만차>의 김민주가 환상의 커플2에서 하모니를 펼친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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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김철수, 나상실, 리뷰, 뮤지컬, 연극, 환상의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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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vru.gencbeyin.net/ BlogIcon oakley sunglasses cheap 2013.04.10 04: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사람에서 다른 사람의 정신적 활동을 이해하고, 사물을 보는 개념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생활/문화/리뷰 2012. 8. 1. 21:5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연극 리뷰‘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연극 한 편으로 서스펜스 스릴러의 정석을 체감한다.
+ 드라마인가? 연극인가? 눈앞에 펼쳐진 한 편의 수사반장


연극을 이해하는데 IQ가 뭔 필요가 있겠냐만 이 작품 친절하게도 IQ 100 이하는 볼 생각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그만큼 이해하기 어렵단 말인가 생각하게 되는 그 순간 친절하게도 심혈을 기울여 봐달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연극을 보면서 이해하기 위해 애쓰라고 강요하는 작품은 그 장르조차도 생소한데. 추리극? 액션? 그렇다고 멜로는 더욱 아니다. 그러하면 복합장르란 말인가!

이상하게도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감이 충만하다. 반복되는 긴장감에 한편으로는 짓누르는 느낌의 무거운 압박감. 쓸쓸하지만 순간순간 웃게 만드는 묘한 재치까지 다양한 장르를 고루 섭렵하고 있는 한 편의 작품을 마주한 그 순간 떠오르는 장르가 있으니 “이건 드라마야!”라는 외침이다.

주최 측의 설명을 차용하자면 코믹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너무 거창하게 설명한 나머지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막을 순 없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연극을 보면서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딱히 코믹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진한 여운이 남는 것도 아닌데도 볼수록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묻어난다. 2012년 6차 앙코르 공연을 시작한 연극 ‘그 놈을 잡아라’가 그렇다는 말씀.


공연명: 그 놈을 잡아라
공연장: 드림시어터(구 PMC 소극장)
공연기간: 2012. 05. 11 ~ 오픈 런
문 의 : 드림시어터컴퍼니 070)8780-0096
홈페이지 : http://club.cyworld.com/dtc-g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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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내에 찌든 남자냄새 베어 나오는 작품

시작부터 왠지 모를 비위가 상한다. 바람하나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꽉 막힌 사무실에 목이 다 늘어진 헐렁한 셔츠차림의 형사가 등장한다. 보고만 있어도 ‘더럽다’ 그 모습은 마치 책상 위 재떨이에는 수북하게 쌓인 담뱃재가 가득하고 서랍에 대충 던져 둔 양말은 몇 번은 뒤집어 신었는지 지저분하다 못해 고린내가 풀풀 풍기는 것과 어울리는 이미지랄까! 작품 속 주인공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왠지 너무 캐릭터가 친환경적이다.

성격은 또 얼마나 저돌적인지. 사건을 진득하게 조사하는데 필요한 치밀함과 분석력은 온데간데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대는데 일가견이 있다. 전형적인 형사 캐릭터다. 하지만 이 형사를 통해 관객은 인간냄새 풀풀 풍기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엄연한 사실인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흐트러진 상태의 떡진 머리는 기름져 있고, 표정을 보아하니 마지막으로 집에 들어간 것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지쳐있다. 스트레스 털어버릴 곳이라곤 길 건너 순댓국밥집인데, 먹으면서도 맛없다고 푸념 일색이다. 그러면서도 매번 찾아가는 모습하며 매사가 귀차니즘에 찌들어있다.

여과 없이 표현했기에 살짝 의심도 되겠지만 실제 연극 ‘그 놈을 잡아라’속의 캐릭터가 이렇다. 꾸미고 다듬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극중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만큼의 리얼리즘을 발휘하고 있으니 작은 소극장위에서 마주한 관객이 느낄 현장감에 대해 두말해서 뭐하리. 뻔한 사랑이야기나 뻔한 멜로가 아니기에 어디로 튈지 예상되지 않는 극은 점점 남자들만의 세상으로 관객을 이끈다.

| 시작은 살인사건 하지만 살펴보니 자존심 싸움

그렇다 보니 주최 측의 농간으로만 보이던 코믹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구색을 찾아야 할 순간도 마주한다. 해답은 극의 시작에 있다. 비가 오는 날 발생하는 살인사건. 그것도 매번 같은 날 3월 7일. 음력이던 양력이던 개의치 않고 3월 하고도 7일이 되기라도 하면 매년 반복되는 살인사건. 이에 좌충우돌 갈피를 못 잡고 휘둘리는 경찰을 보며 관객은 무능함에 넘어 울분을 삭힌다. ‘그 놈 하나를 못 잡아서’ 라는 화가 목 끝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따져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는 연극은 연극이니깐.

살인사건과 함께 시작된 시나리오는 자신을 드라마 작가라며 신분을 속이고 접근한 극중 배역 남지운 작가를 통해 본격적으로 물살을 탄다. 사건이 발생하는 그 장소마다 등장하고 휘젓고 다니면서 경찰 행세를 하는 남 작가의 신출귀몰한 행각은 결국에는 발각된다. 뒤늦게 눈치 첸 조용두 형사의 배신감을 모를 리는 없지만 ‘그럼 그렇지’하는 안도가 먼저 나오는 건 무슨 연유인지.

타이트하게 짜인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살인사건과 늘 한 발 늦게 도착하는 조용두 형사의 뒷북 행차. 그 투박하고도 거친 말투 속에 묘한 인간미가 녹아 있긴 하지만 동시에 무능함의 전형도 보이고 있으니 암울한 현실이 아니꼬울 뿐이다. 관객에게만 IQ100 이상을 논하지 말고 극 중 형사의 IQ도 살짝 의심되는 순간이다. 앞뒤 꽉 막혀도 저렇게 막무가내로 무식할 수 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만큼 물불을 안가리고 행해지는 무식한 행동과 말도 안 되는 변명 동시에 말도 안 되는 안타까움이 교차하며 극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시작은 살인사건 이었지만 나중에는 신분을 위장하고 접근한 남지운 작가와 조용두 형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두뇌싸움이 긴장과 재미 사이를 정신없이 오간다. 여기에 간간히 등장하는 멀티맨과 멀티우먼이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행해지는 입담과 재치 가득한 몸동작을 보는 쏠쏠한 재미가 연극 ‘그 놈을 잡아라’의 숨겨진 코믹요소다. 촘촘한 수사망을 비웃기라도 하 듯 날뛰는 연쇄살인마와 조용두 형사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구심점이랄까!

| 막걸리 한 사발에 섞인 애환 들이켜 보니

하지만 보는 내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연극 ‘그 놈을 잡아라’를 보고 있으면 과거 안방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수사반장’이 그 것. 그때에도 그랬다. 깨끗함과는 거리가 먼 형사의 이미지와 범죄가 예고하고 터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각종 사건 사고에 무능함을 한탄하며 들이키는 한잔 술잔에 삭혀버린 애환장면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마찬가지로 연극 ‘그 놈을 잡아라’에서도 막걸리를 둘러싼 애환이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죽네 사네 했지만 결국에는 남지운 작가나 조용두 형사 모두 상처받은 영혼으로 드러난 그 순간 측은함에 두 사람 격려하고픈 마음뿐이다. 초반엔 긴장과 스릴에 관객이 숨죽여야 했으나 후반에 들어선 두 사람 모두 세상에 상처 받고 버림받은 영혼의 소유자라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웃음 보다는 안쓰러움과 한숨이 짙게 묻어나온다.

한 사람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마음에 묻고 또 다른 사람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추억에 묻어야 했던 사실은 관객의 가슴도 먹먹하게 만든다. 긴장하다가 웃고 어느 순간 애절하게 변하는 분위기 하지만 잠시 후 다시 웃게 만드는 빠른 시나리오 전개는 극의 재미뿐만 아니라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초를 다투는 긴박감을 연출한다. 이 작품을 보며 딴 생각 할 여유가 없는 것은 빠르게 급변하는 스토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 진득한 재미와 삶의 해학을 동시에 담았다.

상업 작품의 공통점인 억지웃음이나 허탕함을 남기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렵거나 정신없게 만드는 해학이 숨 쉬는 것도 아니다. ‘범죄’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되는 잔악무도한 연쇄살인 사건 또는 실체를 모르는 연쇄살인 범을 쫒는 과정을 그려낸 나름 심오한 작품이다. 구태여 꼽는다면 약간의 코믹요소가 가미됐으며 캐릭터 하나하나가 뽐내는 개성이 어우러져 참신함이 돋보인다는 것.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작품은 연극 보다는 한편의 드라마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대학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형식 임에도 자꾸만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중독성을 발휘한다. 혹자는 그랬다. 웰메이드 연극이라고. 의미인 즉슨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작품이 주는 진정한 재미를 알고 싶다면 연극 ‘그 놈을 잡아라’가 유일한 대안이다 는 것. 예상컨대 이 작품을 견제할 만한 작품 당분간 등장하기 어렵다. 그만큼 변질된 공연계에서 손꼽히는 몇 안 되는 작품으로 연극 ‘그 놈을 잡아라’는 상업연극이 아닐지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조용두 형사 역에는 정형석, 윤상현이 임형사 역에는 허지나와 김선혜가 더블캐스팅 열연했다. 남지운 작가 역에는 송동환, 이중호 역에는 이윤선, 멀티우먼 역에는 곽수정, 박준석이 참여했다. 멀티맨 역에는 한승수와 하성훈이 최형사 역은 유철중이 연기 했으며 선희역은 박상민 배우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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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그놈을잡아라, 닥추연극, 대학로, 드라마, 리뷰, 뮤지컬, 세스펜스, 수사반장, 스릴러, 연극, 추천, 코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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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생활/문화/리뷰 2012. 7. 18. 23:47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고뇌에 가득한 모차르트를 조명한 인생 뮤지컬
+ 웅장한 하모니에 절도 있는 군무가 보는 재미 듣는 재미를 선사


태생부터가 비극적인 삶이었다. 부와 명예 둘 중에 아무것도 지니지 않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에게 주어진 신의 선물이었던 천재성. 그것을 담보로 관습과 대적했지만 문턱은 높았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천재 모차르트는 없었고 무대 위에 서있던 남자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을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던 나약한 모습의 청년에 불과했다.

레게머리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으로 젊음을 뽐내려 했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음을 경험했으리라. 젊음을 꽃피우기도 전에 세상의 굴레만 억압당해 숨통을 조여지던 모습을 보였으니까.

벗어나려 애를 쓰고 가족이 박해를 당하는 못된 수모도 차갑게 외면해 봤지만 부질없는 짓으로 돌아갔다. 못마땅하게 여기던 그의 아버지는 마지막 모습까지 따뜻하긴 커녕 차가운 태도로 일관했다. 가족에게 외면당했고 세상에서 까지 버림받은 모차르트가 유일하게 의지할 상태는 음악에 불과했던 것이다.



| 공연사진 더 보기
 

(사진=EMK)



| 천재성에 발목 잡힌 어린 삶

이 과정에서 주옥같은 작품도 등장했지만 모차르트가 경험했던 인간적인 고뇌와 맞바꾸기에는 부족해보였다. 가학적인 삶과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간 모차르트와 젊음을 불태우고 싶었던 그 나이 또래의 모차르트가 무대 위에서 사정없이 난도질당했다.

하지만 모차르트 자신을 사슬에 얽매여 놓게 한 결정적인 것은 세상이나 가족이 아닌 어린 시절 표출되었던 천재성이다. 모두의 주목을 받았고 이를 통해 부까지 거머쥘 수 있었지만 부질없다고 여기고 표출한 모차르트의 한 순간 반항심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 놔 버린 것. 

결국은 자신을 향한 기대가 한 순간 꺼져버린 것처럼 모차르트를 향한 세상의 관심도 사라지자 과거의 명성을 쫒기 위해 음악에 집착을 보인다. 이로 인해 모차르트는 죽음을 만나게 되지만. 제대로 된 사랑 한 번 받지 못하고 사랑 한 번 하지 못한 모차르트의 삶은 비극이라는 단어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무대 위에서 끔찍하게 내팽개쳤다.

천재라는 단어로 이 모든 것을 표현하기에는 한 명의 인간이 느껴야 했던 고뇌가 너무도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천재 모차르트와 인간 모차르트 둘 모두 행복하지는 않았을 것. 이 사이에서 고뇌하던 모차르트는 천재성을 담보로 인간이 겪어야 했던 모든 고통을 다 맞바꾼 것이나 마찬가지일 테니. 행복이냐 천재성이냐를 두고 그 사이에서 저울질 해야만 했던 인간의 고뇌는 결국 삶을 유지하기 위한 천재성에 손을 들어줬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삶도 처참히 망가진 과정이 무대위에서 표출됐다.

내재된 욕망과 표출된 열등감 그리고에 어린 시절의 자아와 수없이 맞닥뜨려진 모차르트는 수없이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며 신을 꿈꿨을 만 하다. 그렇게 고통과 맞바꾼 현란한 음표 뒤에 등장한 자유와 사랑에 대한 갈망은 뮤지컬을 통해 관객에게 아픔으로 기억될테니. 천재의 비극적 삶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작품이 바로 뮤지컬 모차르트다.

| 주옥같은 명곡이 보는 맛 살려

충격적인 장면은 계속됐다. 천재라는 그림자에 가려져 좀처럼 관심 받을 수 없던 삶을 조명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인간의 욕망과 열등감 사이를 교묘히 이간질 시켰다. 생활고 속에서 어린 모차르트가 자신의 재능을 담보로 돈과 맞바꾸면서도 청년 모차르트는 이를 거부했다. 어린시절의 자아와 성년에서의 자아가 서로 상충되는 순간이다.

결국 수없이 두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뒤로 하고 자식의 천재성을 가능한 상품화 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은 갈등의 고리가 됐다. 이를 거부한 모차르트는 모든것을 잃게 되면서 죄책감에 시달렸고 저승사자로 등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모차르트와 관객은 한 순간 공포를 맞봐야 했다.

후반에 등장하는 비밀결사 단체는 다소 생뚱맞긴 하다. 모차르트에게 마술피리를 완성시킬 것을 강요하면서 세상과의 단절을 재촉하는데 이 과정에서 모차르트가 곡을 향한 집착이 극대화 됐다. 가족을 모두 외면하고 음표 속에 담아낸 자신의 생이 주옥같은 음악으로 승화됐지만 이 과정이 마냥 아름답지 않은 이유다.

단연 손꼽히는 장면은 극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주옥같은 하모니다. 한 천재 작곡가의 비극적인 삶을 등지고 귀를 간질이는 음악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절제된 표현력도 빛을 발했다. 모차르트의 분신으로 나오는 어린 모차르트인 아마데가 잉크를 대신해 모차르트의 피를 찍어 작곡한다는 장면이다. 미완성된 레퀴엠의 작곡은 모차르트를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고 관객은 이 장면을 통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18세기 화려한 무대 의상을 입은 배우가 대규모로 등장하고 이를 배경으로 들리는 오케스트라 선율 여기에 세종문화회관의 넓은 공연장을 상대로 펼쳐지는 군무는 여타 뮤지컬을 압도할 정도로 인상적인 볼거리다. 여기에 초연이 아닌 연이어 합류한 배우의 안정된 성량은 작품의 완성도를 한껏 올려놨다.

다만 모차르트의 전 삶을 아우르려 하다 보니 맛배기로만 지나간 것이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한 인간이 지녔던 고뇌는 사무치고 비극적인 면이 도드라지는 것이 재미를 반감시킨다. 음악적인 영감이나 예술 부분의 이야기 보강이 좀 더 되었더라면 달랐을 것이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원작자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의 작품으로 모차르트를 의지의 주체인 볼프강(Wolfgang)과 재능의 근간인 아마데(Amade)로 분리해서 표현하는 발상이 본 작품의 특징이다.

2010년 초연 이후 임태경, 박은태, 장현승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재무장하고 지난 7월 10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오는 8월 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최성희(바다), 오진영, 민영기, 윤형렬, 이정열, 윤승욱, 신영숙, 이경미, 임강희, 김재만이 열연했다. 문의) EMK뮤지컬컴퍼니 02-6391-6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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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상훈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기는 뮤지컬계의 코미디언

생활/문화/인터뷰/칼럼 2012. 7. 10. 00:0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인터뷰 #배우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겨라!
배우 정상훈




-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의 감초 배우
- 웃음을 요리하는 남자 정상훈
- 결혼 앞둔 새신랑의 행복한 인터뷰

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2012년 7월 10일] - 배우인가? 코미디언인가? 종잡을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사람을 웃긴다는 것. 브라운관에서 제법 인지도를 쌓은 이 남자가 어느 순간 연극·뮤지컬 무대에서 등장해 관객을 웃게 하는 묘한 마성을 뽐내기 시작했다. 능청스러우며 동시에 어디까지가 애드립인지 모를 정도로 뻔뻔하다. 아무렇지 않게 비(B)급 정서를 대변하지만 묘한 진지함을 지녀 보는 이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한다. 도대체 정상훈이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일까?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을 더욱 궁금증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인터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낸다는 이 남자의 알뜰살뜰한 이야기를 전격 공개한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 짓게 하는 이미지가 있다.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며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매력까지 지녔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의 매력을 알아간다며 넉살 좋게 웃는 여유까지 보고만 있어도 편하다. 게다가 2시간이 넘는 풀타임 연기에 지칠 만도 하지만 피곤함은 온데간데없다. <전국노래자랑>의 첫 공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6월 22일. 당시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그 어떤 공연보다 많이 웃고 행복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갔다고. 첫 회부터 관객 사이에서 이 남자의 이름이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묘한 매력을 뽐내며 관객에게 코믹 이미지를 각인시킨 이 남자의 이름은 정상훈이다.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배우 정상훈을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통해 만났다. 전국노래자랑의 간판스타였던 송해 선생님과 사이비 교주를 패러디한 이태일 교주 역을 맛깔나게 소화해낸 정상훈은 2시간에 달하는 긴 공연에 동분서주 등장하며 비상한 연기실력을 뽐냈다. 지금까지 브라운관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정상훈의 색다른 모습에 관객은 매료됐다. 진지하면서 황당한 애드리브가 보는 이를 김빠지게 할 만도 한데 점점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철철 넘친다.

힘들지 않느냐? 고 슬며시 떠봤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공연장 무대에만 오르면 자신감이 솟는다”고. 더욱 기막힌 것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정상훈의 애드리브는 대본에도 없다는 중요한 사실. 본능에 연기의 혼을 담아 무대 위에서 표출했다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코믹 요소가 충만하다. 종합하면 코미디언보다 더 웃기는 뮤지컬 배우라고 해야 할까!


시작은 코미디언 지금은 뮤지컬 배우
브라운관에서 무대로 자리를 옮긴 후
처음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는 정상훈
시행착오를 거쳐 인제야 연기 실력 발휘


웬걸, 너무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출발은 코미디였다. 사람을 웃기는 데에는 타고난 소질을 보이는 배우 정상훈에게 코미디는 고향과 같았던 것. 미대를 다니며 미술학도의 길을 걷던 그에게 남다른 인연으로 다가온 코미디와의 인연. 그가 코미디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된 이유를 찾기 위해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봤다.


대학생 시절 정상훈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기라성 같은 선배 개그맨이 대거 집결하고 있던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였다. 시작은 단순했다. “원래는 미대를 다녔어요. 그런데 어쩐지 연기 쪽이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만약 시험에 떨어지면 군대에 가야 될지도 라는 심정으로 임했는데 붙은 거예요. 행운과도 같았죠.” 그렇게 시작한 개그와의 인연이 지금의 정상훈을 만들었다.

몸속에 꿈틀거리는 개그본능을 삭히지 못했던 정상훈은 개그콘서트의 태동역할을 했던 개그포유에 입단해 선배 개그맨인 백재현, 이영자를 통해 감각을 익혔다. 이를 계기로 브라운관에까지 진출하며 승승장구를 하는 듯했다. 그런데 어쩐지 첫술에 배부르랴 했을까! 개그를 하는 와중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뮤지컬 무대.

눈을 돌리게 된 이유에 대해 절친했던 배우 정성화가 출연했던 아이러브유라는 뮤지컬을 우연한 계기로 접하고 묘함 쾌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씨의 첫 작품이었어요. 전 당시에 드라마를 찍고 있었는데 왠지 모를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랄까요. 음원을 구해와 6개월간 연습하고 오디션 한 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노력을 헛되이 할 수는 없었다. 오디션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던 정상훈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의 한진섭 연출이 그를 이끌어줬다. 정상훈은 그렇게 브라운관에서 연극무대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대중이 지켜보는 브라운관을 내 팽개치고 외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냐? 고 슬며시 떠봤다.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절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배우라는 의미에 대해 막연했습니다. 하지만 공연 무대를 통해 저만의 색깔을 찾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저 또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 주어진 기회가 정상훈을 성숙시킨 것이죠”라며 자신의 소신은 지금껏 유효했다는 것이다.


본인과의 약속! 늘 겸손하고 열정적으로
웃기지만 진솔한 배우, 담백한 배우
연기도 잘하지만, 개그도 잘하는 배우
그러기 위해서 배우고 또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


배우 정상훈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표현 수위다. 공연계에서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고 누구보다 웃긴다고 소문이 났다고 안주할 수는 없었다. 창구를 통해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되 웃기겠다는 목적에 치우쳐 가벼워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지금처럼 대중을 웃기는 능력은 처음부터 타고난 선천적이 아닌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은 저를 이끌어 주신 선배님과 저를 사랑해주신 관객입니다. 처음 무대에 섰을 당시에는 웃기면 그것이 다인 줄 알았어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웃고 나서 끝났네. 이런 텅 빈 느낌이 아니라 이후에도 그 공연 참 뿌듯했다는 의미를 남기고 싶었어요.”라며 자신이 진솔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예전에 작품을 준비할 당시였어요. 선생님께서 저를 보고 ”야~ 너는 왜 이거 하나로 인생을 바꾸려고 들어“ 그러셨는데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마냥 왜 면박을 주나 그랬죠. 선생님께서 우려했던 것은 제가 하는 연기가 절박해지면 보는 관객도 절박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당시의 한 마디는 정상훈의 연기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상투적인 말일 수 있으나 무언가에 목숨을 걸고 하는 건 정말 위대한 일이죠. 그런데 예술은 목숨을 거는 순간 관객이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관객은 결코 한 명을 위해 찬사를 보내지는 않아요. 무대는 혼자만의 자리가 아니니깐. 게다가 혼자서 열심히 준비하면 남하고 교류하고 싶지 않아져요. 무대란 교류를 통해 알파에너지를 만들어 가는 자리입니다.”라며 배우 정상훈이 먼저가 아닌 전국노래자랑을 먼저 기억해 주길 원했다.


20대에 시작한 연기 수업 어느덧 30대 중반
내면의 연기를 위해 또 한 번 도약을 꿈꾼다.
오는 9월 10살 연하의 아내를 맞는다며 자랑을
부럽지만, 한마디를 살며시 남기며~ 행복하시라!


20대에 코미디언으로 연기에 발을 들여놓은 배우 정상훈의 인생은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멋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코미디를 통해 누군가를 웃기는 데에만 심혈을 기울였다면 지금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주고 싶다는 본인만의 철학도 내세울 여유를 가지게 됐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앞으로의 자신이 지키고 싶다는 철칙은 절대 긴장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습니다. 무대에 한 번 서고 두 번 서는 느낌이 달라요. 이렇게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저 또한 숫자가 늘어나겠다. 20대에는 시간을 쫓아가는 사람이었다는 30대는 시간과 같이 가는 사람이 되고 싶고, 40대는 시간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긴장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죠. 긴장하면 망쳐버리니까. 좋은 긴장은 첫 공연 당시의 긴장이랄까요!”라고 말하는 배우 정상훈. 그래서일까 인터뷰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왠지 모를 편안함이 넘친다.

그래도 지나치게 안정돼 보이는 모습이랄까. 왠지 모를 시샘이 솟구친다. 내막을 살펴보니 인터뷰 내내 웃는 얼굴로 임하는 정상훈만의 달콤한 사연이 있다. 오랜 자취생활로 고독을 즐겼던 정상훈이 오는 9월 10살 연하의 천생배필을 맞아 가정을 꾸린다는 것.


“9월에 결혼합니다. 좋은 배필을 만났어요. 나이 차이는 나지만 너무도 사랑합니다. 동시에 장모님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든든하고 좋은 것인지 여태까지는 몰랐어요. 평생 즐겁게 살지 않겠나 생각합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가만히 듣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배가 아프다.

자신을 성장시킨 것은 사람이며 좋은 사람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왔다고 재차 강조하는 배우 정상훈. 그는 오늘도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자신만의 연기 수업을 완성해가고 있다. 완벽한 연기보다는 사람냄새 풀풀 나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똑 부러지는 연기자보다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연기자로 인정받기 위해 부던히도 애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결실이 가까워져서일까 배우 정상훈은 참 편했다.

무대 위에서나 무대 밖에서나 연기자가 아닌 행복이라는 선물을 짊어지고 다니는 산타클로스의 느낌이랄까. 무더운 7월에 만난 행복클로스 정상훈의 바람은 소박했다. “기본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조바심이 많았는데 조바심이 없어지게 됐어요.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고 할까요. 좀 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모습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거~ 이태일 교주의 즉석 애드리브 구간은 매 공연이 다르다는 내용 아셨나요?”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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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우울해 2012.07.10 14: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회 애드리브가 다르다구요? 또 보러 가야 하나..ㅎㅎ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생활/문화/리뷰 2012. 6. 25. 23:5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리뷰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이냐 복수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과거사 묻지 말라는 청춘 남녀의 구애지사

전국노래자랑 하니 떠오르는 장면은 국민 대표 사회자인 송해씨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우리 내 이웃의 구수한 방담이다. 걸쭉한 입담에 넉살좋은 이웃집 할아버지의 풍모를 하고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닌 기간만 32년이라는 데. 스쳐간 사연만 이야기로 엮어도 한 트럭 이상은 공히 나올 KBS1의 간판 프로그램이 아니던가.

딩동댕~ 허공을 가르며 울려 퍼지는 실로폰 소리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도 전국노래자랑에서만 목격되는 모습이다. 관객이 만들어 낸 구수한 에피소드는 때로는 술안주 거리로 때로는 잊지 못할 이야기 거리가 되어 추억을 자아냈다. 때문에 그 현장을 떠들썩한 축제의 장이요 삶의 희로애락이 머무는 광장임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보고만 있어도 신명나는 가락에 인생 이야기가 샘솟는 전국노래자랑 현장이 대학로에 마련됐으니 눈과 귀가 모이는 것이 당연하다.

| 익숙한 노래자락 두루 갖춰 향수 자아내

제목만큼이나 시작부터 노래와 율동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여느 작품과 달리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등장하는 가락은 하나같이 20-80세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 당 시대를 대표한 대중가요 일색이다.

김원준의 쇼,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산울림의 나 어떡해, 터보의 트위스트 킹, 박진영의 허니,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 임상아의 뮤지컬, 싸이의 연예인,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 윤복희의 여러분이 1막을 장식하며,

2막에서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자우림의 하하하쏭, 진주의 난 괜찮아, 이소라의 마이 로미오와 난 행복해, 엠블랙의 전쟁이야 그리고 싸이의 챔피언이 뮤지컬 음악으로 등장한다.

우리가 공중파를 통해 익히 들어왔던 트로트풍의 전국노래자랑과는 다소 거리가 먼 선곡 센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다. 나중에 알고 난 사실은 노래는 트릭에 불과하다는 것. 노래와 상관없이 꿈틀대는 남다른 인생사가 전국노래자랑의 본 무대라는 것을 누가 눈치 챘겠는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 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빠질 수 없다. 수세기에 걸쳐 소설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와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 무대에 올랐으며 시대가 흐른 지름 식상함에 대한 우려가 색다른 장르로의 변화를 재촉했다.

뮤지컬 전국노래바랑과 무슨 연관 있냐고 묻는다면 전국 노래자랑의 배경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이다. 단지 사랑에 얽매여 죽느니 마느니 하는 구시대적 사랑이야기가 아닌 쿨 하게~ 생각 맞고 마음 통하면 우리 만날래? 하는 현대의 신세대적인 사랑 이야기로 각색된 것이 다른 점이랄까!

물론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는 있다. 용서할 수 없는 분노에 비극적인 사건이 덮쳐 야기된 집안 대대로 내려온 원한관계라는 것. 이를 종합하면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위장해 우리 곁에 돌아온 셈이다. 따져보면 제법 흥미진진한 전국노래자랑이다.



| 공연사진 더 보기

 


| 치졸과 치욕으로 얼룩진 지난 과거

전국노래자랑에서 한 번쯤 울려졌음직한 노랫가락이 맛깔나게 울려 퍼지고 이를 배경으로 두 앙숙 집안의 피할 수 없는 과거지사가 구구절절 무대 위에 펼쳐진다. 사연은 지금부터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 끓는 청춘남녀의 기막힌 구애가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하나의 계기로 본격화 될 무렵. 청혼을 하기로 마음먹은 김 회장의 계획을 무산시킨 것은 절친 이었던 이 회장이 아니었던가. 딩동댕이 아닌 땡이라는 판정을 선물 받고 이를 계기로 김 회장의 그녀였던 혜원이 이 회장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보복심에 불타던 김 회장은 지현과 백년가약을 맺는 기막힌 인연의 고리를 맺는다.

막말로 콩가루 집안도 아니고 보복을 하기 위해 결혼을 하게 된다는 두 어르신의 기막힌 러브스토리. 두 집안의 보복은 이때부터 본격화 됐다. 보는 입장에서고 그저 헛기침만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복수심과 응징의 칼날을 갈며 엎칠락 뒤칠락 거리며 서로를 견제하며 좀처럼 끝을 보이지 않던 어느 날 하늘이 도왔던지 전국노래자랑 개최 소식이 김 회장과 이 회장의 귀에 들어갔다.

단 한순간도 잊지 않고 지내온 지난 25년의 세월동안 전국노래자랑이라는 기회를 계기로 질긴 고리로 연결된 매듭을 풀기 위해 두 집안은 얼마나 기다렸던가! 1등을 따내 기필코 상대방에게 굴욕을 안겨주겠다는 심산이다. 집착도 도를 넘으면 병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쯤이면 치료받아야 상황이다. 누가 이 두 사람 좀 말려야 할 것 같다.

이 와중에도 김 회장은 재차 복수심에 불타고 이 회장은 과거를 인정하기 싫었음에 반복된 두 집안의 비극적인 에피소드는 그렇게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수단을 사이에 두고 다시 불탄다.

| 원한이고 뭣이고~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해주세요.

지칠 만도 하지만 두 집안의 25년간의 다툼은 2차전에 돌입하고 이를 바라보며 자라온 아이들에게 부모의 원환 따위는 그저 남의 집 불구경 하는 정도랄까! 이러다가 눈 맞으면 복수고 보복이고 다 물거품 되는데 하는 우려가 샘솟는 그 때 역시나 김 회장과 이 회장의 막내아들 준혁과 막내딸 세연은 서로를 향한 구애에 돌입해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인다. 그 장면이 마치 세레나데를 펼치는 한 마리의 꾀꼬리라고 해야 할까.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유되는 남녀 주인공으로 봐도 손색없는 한 장면이다.

반평생을 티격태격, 아웅다웅, 옥신각신 하던 두 집안의 대를 이은 복수전에 아랑곳 않고 사랑에만 여념 없는 자식들의 구애작전. 옛말에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지 않던가. 과거를 되풀이 할 수 없다는 반성을 계기로 두 집안은 극적인 타협 접을 찾고 행복해 진다는~ 해피엔딩 스토리가 어리둥절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하지만~ 정작 전국노래자랑의 하이라이트는 두 집안의 스토리가 아닌 이야기 중간 중간에 삽입돼 깨알같이 펼쳐지는 이벤트라는 사실이다.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며 등장하는 광신도 이태일 교주는 공연 내내 줄 곳 칙칙한 회색의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산발한 레게 파마 차림으로 동분서주 정신없이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때로는 해결사로 때로는 쇼 무대의 주인공으로 마이크를 잡고 열연하는 모습에 관객의 배는 아프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의 역할로써 해당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 정도로 무대 위에서는 특별한 존재감을 부각하며 폭소를 연달아 터트린다. 감히 단언하건데 이태일의 존재 무시할 수 없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애칭만큼이나 현격하게 달라진 배경과 진행 방향으로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폭소 뮤지컬의 등장. 전국노래자랑이라는 무대에 어울리는 흥겨운 노래 가락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들만의 언어로 해석한 재치가 엿보인다.

게다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되는 탄탄한 스토리를 누가 초연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70년대의 향수를 자극한 가요부터 2012년 아이돌 유행곡의 절묘한 편곡이 가족 뮤지컬의 탄생을 암시한다. 어쩌면 오랜 앙숙집안의 터울싸움이 무너 뜨린 건 오랫동안 케케히 묵은 감정 이외에 세대간의 격차가 포함돼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 tag: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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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공연, 구스체, 김회장,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리뷰, 뮤지컬, 성재준, 엔터테인먼트, 연극, 이다, 이회장, 인사이드, 작품, 전국노래자랑, 줄거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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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이태일짱!! 2012.06.26 1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90년대 초반에 유행하여 내 입에는 익숙했던 노랫가락들도
    화음과 중창으로 표현하면 소름이 돋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스토리는 약간 억지스러움이 있었지만 초반부터 끝까지 유쾌함을 머금고 있어서 마냥 흥겹게 즐겼습니다.(일어나서 같이 춤추고 싶었다는...ㅎ)
    그 중 이태일님이 유쾌한 연기는 압권이더라구요. 그분의 작품은 꼬박꼬박 챙겨봐야 겠습니다.

  2. BlogIcon 감성모드 2012.07.06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국노래자랑~ 너무 기대됩니다 ^^ 추억이 마구마구 돋는 공연일 것 같아요~
    유쾌한 웃음과 감동적인 노래가 이어지는 전국노래자랑!
    계속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3. BlogIcon 감성모드 2012.07.06 10: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국노래자랑~ 너무 기대됩니다 ^^ 추억이 마구마구 돋는 공연일 것 같아요~
    유쾌한 웃음과 감동적인 노래가 이어지는 전국노래자랑!
    계속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4. BlogIcon 미쿨 2012.07.06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국노래자랑~ 글만 봐도 재미지게 보이네요! 너무 기대됩니다^ㅡ^
    배우들의 열연과 신나는 노래를 함께 들을 수 있는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정말 유쾌할것 같네요~

  5. BlogIcon 미쿨 2012.07.06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국노래자랑~ 글만 봐도 재미지게 보이네요! 너무 기대됩니다^ㅡ^
    배우들의 열연과 신나는 노래를 함께 들을 수 있는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정말 유쾌할것 같네요~

연극 우먼인블랙 :: 치명적인 모성애가 촉발한 비극적 공포

생활/문화/리뷰 2012. 6. 20. 00:32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연극 우먼인블랙 리뷰 :: 치명적인 모성애가 촉발한 비극적 공포
- 글·사진: 김현동(cinetique@naver.com)
 
“공연작의 대다수는 사랑이야기 일색이다. 매달 14일의 국적 불명 day 시리즈를 기해 일제히 등장하던 만국불변의 소재인 사랑을 뒤로하고 공포가 다뤄졌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작품. 게다가 우먼인 블랙은 연극 이전에 소설과 영화로도 익히 알려져 유명세를 타지 않았던가.

주된 골자는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공포지만 이보다 드러낼 듯 감춰버린 극중 숨은 사연을 찾아내는 묘미도 있다. 물론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15년 간 5,000회 이상 공연된 ‘우먼 인 블랙’(수잔 힐 작ㆍ와이킷 탕 연출)의 한국판 이라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인사이드=공연] 일본 영화 주온, 사다코 고전의 명작으로 불리는 전설의 고향까지 공포영화 하면 손꼽히는 작품의 공통점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딱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임에도 체감하는 공포는 상상하는 것 이상의 충격으로 기억된다. 실체를 보이지 않는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다.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두려움을 교묘하게 자극해 극대화 시키는 것. 바로 실체 없는 공포가 몸서리를 치게 하는 기본 형태다.

연극 우먼인블랙은 이점에서 제대로 된 내면의 공포를 안긴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공연장도 지하2층에 자리했다. 발길이 닫는 곳 마다 삐거덕 거리는 객석은 지나가는 관객의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 바람만 불어도 삐거덕 거리는 고택의 그 것을 연상시킨다. 관객이 자리한 이곳은 분명 공연장이 분명하지만 느껴지는 분위기는 공포영화속의 한 장면과 다를 게 없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무겁게 짓누르는 공포. 괜스레 어께가 무겁다.



| 공연사진 



| 사랑 없는 공포? 사랑 때문에 시작된 공포


시작부터 너무 긴장한 탓인지 어디부터가 시작인지도 애매하다. 따저보면 딱히 시작이라 할 것도 없다. 조명이 잠시 어두워지나 싶더니 등장하는 한 남자가 객석의 또 다른 남자를 상대로 손짓을 한다. 여느 작품에서도 봐왔음직한 익숙한 장면이거니 주변의 관객 또한 이벤트라 여기고 반응한다. 잠시 후 그 것도 극의 일부라는 것을 아는 순간 관객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그랬다. 극은 관객이 공연장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부터 시작된 것이다. 연극 우먼인블랙의 공포는 그렇게 소리 없이 다가 왔다.

공포의 시작은 사랑이다. 사랑으로 인해 공포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가능한 것일까 의문이 남는다? 그게 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궁금증에 눈과 귀는 더욱 예민해진다.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더구나 사랑으로 인해 발생된 공포라고 하니 초반 작품에 대한 이해를 구하긴 쉽지 않다. 게다가 수년간 악몽에 시달린 남자는 자신 하나 편하자고 지난 과거사 한 방에 털어놔 버리니 그 기분 시원하겠다만 보는 관객은 덕분에 악몽에 시달리게 생겼다. 

때문에 연극 우먼인블랙 관람에 임하는 자세는 일단 의문을 버릴 것. 작품에 대해 호기심을 갖지 말 것. 객석에 들어오는 순간 진정한 공포는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해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 정신없다. 비명소리에 인형까지

공포영화 하면 떠오르던 고루한 장면이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스쳐지나간다. 배우라곤 달랑 두 명이 전부인 2인극 구성임에도 구현되는 캐릭터는 손꼽아도 부족할 정도로 다양하다. 심지어 극중 등장하는 애완견 역할도 직접 표현하는 친절함까지 지나치다 못해 폭소를 자아낸다. 비명을 지르다가 순간 터트리는 웃음. 관객의 묘한 분위기 누군가의 정리가 필요하다.

무대 위 소품도 성격이 고정되지 않았다. 서류함이던 박스가 어느새 기차가 되고 다시 차량으로 그리고 마차로도 사용된다. 좁은 공연장에서 이보다 효과적인 활용은 없다. 하지만 재활용의 절정은 무대 뒤 소품에 숨겨져 있다.

긴 천막. 한동안 실체를 드러내지 않던 공포는 무대 뒤 천막에서부터 시작한다.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삐거덕 거리는 계단소리가 울려퍼지며 주위가 어두워지는 밤이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바닥을 쓸고 다니는 소리가 잔잔하게 깔린다. 때마침 조명은 깜박 거리고 실체 없는 공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불이 꺼지는 순간 잠깐 모습을 보이는 흰색 형체. 피부가 다 벗겨져 흉직한 공포의 주인공이 순간 관객의 시야에 들어온다. 그것도 잠깐. 그 순간 혼비백산한 객석. 그대로 굳어버린 듯 누구 하나 숨소리도 내지 않는다.

상상력에 극중 배우의 내면 연기가 빛을 발한다. 여기에 연출자의 의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순간이다.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가 조여 오는 숨 막히는 두려움이 무대 위 배우를 통해 객석의 관객으로 전해지는 과정은 소름끼칠 정도로 불편하다. 한 여름 무더위를 날리고 싶은 공포작품을 찾았다면 연극 우먼인 블랙만한 작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작품 우리가 익히 봐왔던 공포와는 격이 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표출되는 라이브 공연이 아니던가!

| 어색한 연기가 더하는 감칠맛.

그래서일까. 어색하도록 연출된 연기는 안중에도 없다. 지금 중요한 것은 무대 위에서 관객으로 엄습한 공포로부터의 탈출이다. 시작부터 잠겨 있던 문은 어느 사이에 열리고 그 뒤로 희뿌연 조명이 소품을 드리운다. 벽에 걸린 오래된 그림의 여자는 쳐다만 봐도 닭살을 돋게 만들고 침대 위 인형은 꿈에 나올까 걱정될 정도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흔들의자 위에 있던 인형의 돌발 행동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에 관객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이쯤되면 담력이 센 건장한 사내라도 오금이 저릴만 하다.

여간한 배포가 있다 치더라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 공포의 난이도를 매겨야 한다면 중상급 이상이다. 관객의 웃음소리는 언제부터인가 긴장감으로 바뀌었고 스모그가 무대를 가득매울 때쯤에는 숨소리까지 낮추며 집중한다. 뭔지 모를 불편한 기분에 거부감이 들지만 그럴수록 호기심에 빠져들게 하는 작품의 묘한 흡입력. 빠른 장면 전환도 재미를 더한다. 이 작품 공포라고 구태여 설명하지 않더라도 십중팔구 공포의 명작에만 있는 공식을 갖추고 있다.

| 시작부터 끝까지 타이트한 시나리오 

알아둬야 할 것은 제목에 담겨 있다. 우먼인블랙. 어둠속에 가려진 여인은 소리 없이 등장하고 모습을 보이고 사라진다. 아주 짧은 찰나의 등장에도 관중을 압도한다. 게다가 극중 여인의 한이 알려지는 순간 그 또한 시작은 모성애라는 안쓰러운 마음이 관객의 마음을 짓누른다. 안 그래도 공포에 숨죽이고 있는 관객은 더욱 움츠러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허공에서 시작된 공포의 역습. 딱히 실체는 없지만 연극 우먼인 블랙은 시작부터 끝까지 공포가 전부다. 구태여 설명하자면 차용 가능한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다. 모성에, 지나친 사랑, 등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작품을 이어 나가기 위한 일련의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공포는 배우들이 어찌하나 보자~ 하며 지켜보던 관객 스스로가 만든 형상에 불과하다.

극이 끝나는 마지막 까지 궁금증을 자아냈던 여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잠깐 소리 없이 등장해 관객의 뇌리에 강한 인상만 심어준다. 하지만 그 또한 스쳐지나간 것임에 내용을 기억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않는 현대인을 쥐락펴락 하며 긴장시키는 작품. 시작은 분위기였지만 마지막은 모성애 이었다는 비극적 사랑. 그리고 여성과 아이는 모두가 죽어나간다는 비극적 내용. 각오를 했더라도 마음 단단히 붙잡아 매야 할 이유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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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cyworld.com/30473492 BlogIcon 정연미 2012.07.19 1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먼인 블랙 무더운 요즘 아주 간담이 서늘한 공연일 것 같네요~
    여름에는 역시 공포가… 진리죠! 너무 너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즐거운 연극일듯!!!
    재미질듯^ㅡ

  2. Favicon of http://hty.shoxskosas.com BlogIcon nike shox 2013.04.26 1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슬퍼서 우는거 아니야..바람이 불어서 그래..눈이 셔서..

  3. Favicon of http://frk.pandoracharmsxx.com/ BlogIcon pandora beads 2013.04.28 09: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은 내가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예요,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사람이예요.

[포토] 뮤지컬 풍월주 :: 남자 기생,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하다

포토 2012. 6. 13. 00:0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신라시대 남자 기생들이 신분 높은 여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접대를 하는 곳이 있었으니, 그 곳이 ‘운루’다. 각각의 사연을 품고 운루에 모여든 남자들. 그들을 바람과 달의 주인 ‘풍월주(風月主)’라 불렀다.

손님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천한 존재 ‘풍월주’. 운루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풍월주인 ‘열’은 핏빛 개혁을 하고 있는 여왕 ‘진성’의 절대적인 총애를 받지만, 그의 마음은 운루의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사담’을 향해 있다. ‘진성’은 ‘열’에게 천하를 휘두를 권력을 약속하며 입궁을 명하지만, ‘열’은 ‘사담’을 저버릴 수 없고 이를 안 ‘진성’은 ‘사담’을 협박해 둘을 떼어놓으려 한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자 했던 열과 사담, 그리고 진성. 이들은 누구를,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인사이드 스토리] 
1. 이재준 연출, 정민아 작가를 통해 들어본 뮤지컬 풍월주 (http://dailyinside.net/242)
2. 사진 더 보기 : 뮤지컬 풍월주, 남자 기생, 가질 수 없는 것을 탐하다 (http://dailyinside.net/243)
3. 뮤지컬 풍월주, 동성애로 노을 진 비극적 우정(http://dailyinside.net/241)












writtened by Oskar (cinetique@naver.com)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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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마음의 상처를 쓰다듬다.

생활/문화/리뷰 2012. 6. 12. 12:3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춤과 노래는 도울 뿐 진국은 탄탄한 시나리오
+ 너와 나 그리고 모두를 위한 사랑 나눔 에피소드


2005년 초연돼 7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는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제목만 보면 영락없이 누군가가 잠든 사이에 발생되는 에피소드 정도가 떠오른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모두가 잠든 사이 실종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극이 진행되지 않았을 테니. 그렇다고 제목만큼이나 우아한 느낌으로 다가오거나 혹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하모니가 감동을 극대화 시키는 것은 아니다.

속된말로 성탄을 앞둔 가톨릭 재단의 무료병원에서 남모르게 자행된 가족 찾아주기 프로젝트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되살려 주는 순박한 작품이랄까! 시작부터 핑크빛 하트를 남발하는 연극은 사랑의 참된 의미를 관객에게 강요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느껴야 하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효과라는게 설득력있다. 본격 무더위가 시작될 무렵에 성탄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색다른 작품.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는 아니지만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한 애절함에 무더위가 싹~ 가신다.


| 신부의 ‘fun’ 한 거짓말에 배꼽 잡다. 

내용은 흥미롭다.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는 신부의 행동은 시작부터가 이율배반적이다. 남에게는 정직과 신뢰를 강요하지만 신부 스스로는 이 모든 것을 저버리고 좋은 일을 한다는 취지로 거짓과 사기를 강행하니 말이다. 따져보면 엄연한 사기극인데다 하필 하반신이 마비된 602호 붙박이 환자 최병호가 D데이를 앞두고 실종되는 억지까지 발생되니 관객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앞뒤 따져본다면 한편의 추리소설 그것이다. 시작은 고도의 추리소설을 떠올리게 하지만 작품이 진행될수록 훈훈한 가족애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 묘한 구성이 이 작품의 묘미다. 단연 클라이맥스는 범상치 않은 캐릭터가 절묘하게 맞물려 펼치는 과거 회상분이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잊기 위해 마신 술로 인해 알코올중독자가 된 정숙자의 사연, 6.25 전쟁의 상흔을 가지고 치매에 걸려 과거의 남편을 그리워하는 이길례 할머니. 사랑을 찾기 위해 자원봉사온 김정연 그리고 가족에게 짐이 될 수 없다는 생각에 세상과 단절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최병호의 사연이 하나하나 풀어질수록 관객의 한숨 또한 깊어진다.

게다가 시점도 세상의 모든 소외된 이웃이 축복받아야 할 12월 24일. 가난한 자선병원 원장인 베드로 신부가 병원을 살리기 위해 세상을 상대로 사기극을 빙자하는 과장은 철두철미 했지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이 밝혀질수록 당혹감과 안쓰러움에 이들의 쓰라린 상처를 감싸주고만 싶어진다. 상처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지만 베드로 신부가 운영하는 병원의 환자는 마음의 상처가 깊은 자들이 아니던가. 사연 많은 캐릭터가 안쓰러워지기 시작한다.


| 세상을 향해 동정어린 시선을 거부하다.

시작은 행방불명이었다. 따져보면 신부를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던 조작된 사건. 초반의 어리둥절한 602호 최병호 환자의 행적은 실종이 아닌 것이 드러나는 순간 관객의 마음도 좌불안석이다.

어린 딸 앞에서 무릎을 꿇는 최병호의 모습. 굳어버린 두 다리 떨리는 두 손으로 간신히 모은채 머리를 떨구는 모습은 보는 이라고 편하겠는가. 당신의 하나 뿐인 여식에 대한 미안함에 머리를 떨군 체 '미안하다'는 말만 연신 반복하는 그 순간 객석도 미안함에 정적을 감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얼마나 외쳤을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은 보는 이도 같다.

상처를 지닌 이들의 종착역인 이곳.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뽐내는 이들의 하모니는 보는 이로 하여금 흥겹게 하지만 반대로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러운 마음 숨길 수 없게 한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낸 것. 지켜주지 못해서. 누군가는 받아야 할 상처 이들이 대신 받아줘서 미안할 뿐이다.

| 잔잔한 감동에 깊은 여운만 남아.

여타 작품과 달리 작품의 시작과 끝은 일치하지 않는다. 시작은 불편했지만 끝은 한 없이 훈훈한 온기만 남기는 것이 오! 당신이 잠든 후에의 묘미다. 게다가 부끄럽다. 왜냐고 묻는다면 정곡을 찌르는 대사 때문이다.

“상처는 깊이만 있지 크기가 없어요. 그래서 누가 더 상처가 크다고 할 수가 없어요.”
“사람은 버릴 수 없어요. 사람을 소유할 수 있나요? 애초에 소유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버리겠어요.” 등의 누구나 했음직한 사연을 대사로 풀어내 사랑에 상처 입은 너와 나를 쓰다듬고 어루만진다.

누구나 치료받고 싶은 상처 하나 쯤은 있다. 하지만 그 상처에 대해 치료약이 없다고만 여겼다면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후에를 권한다. 진심은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법이다. 단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작품은 거짓 없는 사랑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게 바로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후에가 뱅뱅 돌려 표현하고자 했던 외침이다.

writtened by Oskar (cinetique@naver.com)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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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같이 호흡하실래요?”

생활/문화/인터뷰/칼럼 2012. 6. 11. 20:11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팀 인터뷰 “같이 호흡하실래요?”
- 글·사진: 김현동(cinetique@naver.com)

+ 관객이 주인공, 배우는 안내자라는 거~
+ 웃고 즐기고 떠들었다면 이젠 참여해야죠!

“대학로 다르게 놀자 소극장에는 매회 관객의 배꼽을 잡게 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호텐쇼 정준교, 캐더린 김태형, 루첸티오&연출 하현수, 페트로치오 장승우, 트라니오&그루미오 최상림, 뱁티스터 부인 & 시슬리 & 미망인 이경옥, 비앙카 이종대 배우의 환상적인 하모니가 완성시킨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인데요. 이 작품의 특징은 대본이 미완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완성시켜야 한다는데요. 미완성 대본을 가지고 등장하는 작품의 완성기~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어봤습니다.”

☞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리뷰 더 보기: http://dailyinside.net/156

이런 공연 처음이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객석의 불이 꺼지지 않는 유일한 작품. 게다가 관객에게 먼길 오느라 힘들었다며 차 한 잔 대접하는 친절함 까지. 생소한 장면에 처음 오는 관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곤 한다. 게다가 극의 진행 방식도 남다르다. 익숙한 단어를 차용한다면 즉석 애드리브라는 것. 대본은 있으나 극의 진행을 도울 뿐 결정적인 내용은 극이 진행되면서 완성 돼간다. 때론 배우가 진땀을 흘리기도 하고 때론 관객이 배우를 대신하기도 한다.

2008년도 정식 론칭 된 이후 초반에 세운 원칙은 지금까지 고수돼 왔다. 그렇다 보니 총 공연 횟수만 1천회가 넘는 가운데 즉석 애드리브라는 방식을 빼놓고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약 100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관객과 배우는 ‘소통’이라는 단어 하나로 작품의 완성을 위해 총력을 기한다. 번듯한 대본은 있는데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합심 하는 방식이라. 시작부터 난관이다. 그렇다 보니 내용도 매 회가 다르다. 왜? 이렇게 힘든 방식을 고수했을까?



| 의심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작품.

‘과연 될까? 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맨 처음 정식 론칭을 앞두고 약속한 듯 나온 말이란다. 뭔가 재미있는 사연이 있을 것 같아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장승우 팀장에게 연유를 물어봤다. 극중 술주정뱅이 역할로 등장해 관객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장 팀장은 호탕한 표정을 지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우리 작품이요. 쌩 날로 하는 작품이에요!”

쌩 날로 하는 작품?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했더니 생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공연이라는 뜻이라는 것. 그 제서야 귓가에 스쳤던 멘트가 떠오른다.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쌩얼로 진행됩니다” 는 멘트다. 시작하기 전 등장하는 문구를 접한 관객은 십중팔구 속으로 “저게 뭔 생얼이야~”라고 핀잔을 내뱉는다. 최소한의 분장을 하고 등장한 배우의 얼굴은 빛깔만 봐도 생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차! 하는 순간. 그 말의 본뜻은 라이브로 진행되는 뜻의 다른 표현이란다. 인터뷰를 진행 할수록 점점 미궁에 빠지는 묘한 느낌.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극의 진행 방식도 생소하지만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상식을 벗어나간다. 이렇게 된 것은 말하지 않았던 남모른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 여배우도 많은데. 남장여자? 사연이 있어요.

론칭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어 가는 유일무이한 고객참여형 연극의 출발은 어땠을까? 극이 정식으로 론칭 된 시기는 지난 2008년 경.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이전에 극단이 추진코자 했던 작품은 그 이름도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대작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작품은 배우라면 책으로도 배워 익숙했던 것. 자연스레 극단 또한 해당 작품을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배우가 모이고 작품을 정식 론칭할 시기가 되자 한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고. 무슨 문제였냐고 물어봤더니 “뽑아 놓고 보니 배우 구성이 어색했습니다. 또 다른 걱정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식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워낙 작품이 유명하다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양한 극단에서 시도했습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고민.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정식 론칭을 재촉했다.

이 과정에서 캐더린과 비앙카 역을 할 사람을 결정할 시기가 됐고. 남장여자 배우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다. 물론 초반에는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뽑아 놓고 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는 것이 관객의 반응이다. 게다가 2011년도에 합류한 비앙카역의 이종대 배우는 여장을 시켜놓고 보니 미모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남장여자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에 바꿀 이유는 없었다.

| 이제는 불을 끄면 어색하고 불안해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타 연극과 비교를 거부한다. 불을 끄지 않는 방식부터 차별화를 뒀다. 무대는 불이 꺼지더라도 객석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하여 ‘꺼지지 않는 객석등’이라는 명언도 있다고. 장 팀장은 “객석 불이 안 꺼지는 공연은 우리가 처음일겁니다.”라고 자신한다. 물론 불을 끄지 않다보니 말 못한 애환도 있다.

“불도 안 쓰고 핸드폰도 안 끄고.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이기에 시도한 것인데 배우에겐 분위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두 배의 노력이 요구되거든요. 관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초반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음. 배우의 성격도 달라졌어요. 뭐랄까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해야 하나”

배우의 성격까지 변화시킨 작품. 초반에는 많은 시행착오고 있었다고. 게다가 극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고.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즐기는 매력이라고 언급한다. 실제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한 백화점의 초대로 백화점에서 공연한 적 있다. 당시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객석의 불을 껐으나~ 예상은 “불 괜히 껐어.” 이후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객석 등은 끄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 됐다.


|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란~

공연마다 배우를 긴장시키고 관객의 남다른 아이디어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매회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배우가 말하는 극의 매력 또한 소통을 벗어나 설명할 수 없게 됐다.

“우리 작품은 말 그대로 소통을 위한 작품입니다. 배우가 주체가 아닌 관객이 주체가 되는 작품이랄까요. 예전의 작품은 객석등도 다 꺼진 상태에서 배우의 행동을 엿보는 식이었죠. 배우랑 관객이 친해질 기회도 없고, 관객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며 웃고 떠들고 작품이 끝나면 헤어지는 반복되는 방식입니다.” 라며 아쉬움이 컸다는 장 팀장.

이러한 고민을 덜어볼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연극은 관객과 배우가 모두 1인칭 시점에서 접근합니다. 객석이 무대가 되고 무대가 객석이 되곤 합니다. 우리끼리 말할 때는 스펙액터라고 칭하는데요. 배우가 하는 일은 연기가 아닌 안내자로써의 역할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안내 할 테니 같이 가볼래요. 이런 성향의 연극. 이 연극은 이런 작품이에요.”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관객의 참여가 제품의 재미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배우의 주장. 매회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배우는 관객에게 극을 안내한다. 그리고 참여를 위해 열정을 불태운다. 대학로에 유일무이한 연극으로 자리 잡은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지금 이 시간에도 관객은 배우가 뒤기 위해 문턱을 오르고 있다. 오늘은 누가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새로운 배우로 등장할지. 내심 기대되는 이유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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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곡 노래에 11번 수정, 통으로 외워 연습” 배우 정재진․최동호, 연출 김진만

생활/문화/인터뷰/칼럼 2012. 6. 10. 19:09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뮤지컬 노인과 바다 배우·연출 인터뷰 “13곡 노래에 11번 수정, 통으로 외워 연습” 
- 글·사진: 김현동(cinetique@naver.com)

+ 배우 정재진․최동호, 연출 김진만을 통해 들어본 뮤지컬 노인과 바다 이야기
+ 연극이나 뮤지컬이나 힘든 건 매 한가지~ 관객만 재미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대표적인 소설 노인과 바다가 1년전 인 2011년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 적 있습니다. 김진만 연출의 지휘아래 배우 정재진씨가 노인의 역을 맡아 이슈가 된 바 있었는데요. 딱 1년만인 2012년 두 사람이 연극에 이어 뮤지컬 론칭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서 만나봤습니다. 연극에 이어 뮤지컬이라~ 왠지 기대되는데요. 무슨 생각으로 뮤지컬까지 진출하게 되었는지 그 내막을 공개합니다.”

☞ 뮤지컬 노인과 바다 리뷰 더 보기: http://dailyinside.net/168

남루한 옷차림을 하고 한 눈에도 낡아 삐거덕 거릴 것만 같은 배를 끌어가며 대학로는 거닐었던 배우 정재진. 지난해 이를 본 누리꾼의 사진이 SNS를 통해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의 퍼포먼스는 연극 노인과 바다의 홍보를 위해 주인공인 정재진 배우가 제안을 한 것인데 반응이 이렇게 나올지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것.

이 같은 남다른 발생의 전환으로 초연이던 노인과 바다를 성황리에 안착시킨 두 주인공은 극단 앙상블 김진만 대표와 배우 정재진 이다. 그리고 연극에 이어 뮤지컬이 2012년에 새롭게 시도됐다. 하지만 연극과 뮤지컬이 별개의 것이 아닌 초기 기획 단계부터 같은 라인에서 시작되었다고 언급한다.

단지 두 작품이 각기 다른 시기에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부득이하게 필요했던 숙성과정이라는 이유까지. 게다가 연극과 뮤지컬이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닌 같은 작품이며 의도적으로 같게 만들었다고 재차 강조한다.

분명히 뭔가 할 말이 많을 것 같은 두 사람.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2월 경. 환상 콤비를 자랑했던 극단 앙상블 김진만 연출과 배우 정재진의 인터뷰를 진행 한 바 있는데 정확히 1년 만에 뮤지컬로 다시 화려한 소식을 알려 이유를 물어봤다.

1년 만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질문에 두 사람의 명쾌한 답변은 지난해와 비슷한 어투다. 환상 콤비라는 문구가 이래서 붙는 구나 뇌리를 스친다.


“매우 바쁘게 지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고행길이라고 해야 하나요. 연극도 해야 하고 뮤지컬도 해야 하는데 악보를 볼 줄을 알아야죠. 노래는 좀 부르는데 악보를 모르니 통으로 외우는 방법 외에 달리 방도가 없었어요.”라는 정재진 배우의 목소리에는 백발의 멋들어진 외모와 달리 장난기가 가득하다.

김진만 연출도 이에 질세라 한 말을 거둔다. “지금까지 버틴 것이 성과죠. 쉽지 않았어요. 작품이 워낙 화재가 되었어야죠. 여기저기서 문의 오고 심지어 뮤지컬을 론칭하고 배우를 공개 오디션으로 뽑는데, 출연해볼만 한 작품으로 알려졌나봐요. 배우를 뽑는 데만도 진땀 흘렸어요.”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랬다. 연극 노인과 바다는 초연 작품임에도 치밀한 각본과 계산된 연출의 결과가 톡톡히 빛을 발했다. 그 결과 1년 내낸 오픈런 공연이라는 좀처럼 유례없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고전은 어렵다는 편견에 맞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을 좀 더 보기 쉽게 만들어 보자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인데 연극이 이의 대안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그러한 자신감으로 뮤지컬을 낸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웬걸. 답변은 연극을 정식으로 론칭할 당시 뮤지컬도 론칭될 예정이었다고 답 한다. 완성도를 위해 늦추다 보니 그게 1년째인 지금까지 연장되었다고 해명한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들어달라고 했더니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이 드라마틱한 내용이 아니잖아요. 그렇다 보니 연극으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뮤지컬로 하려고 하니까 더 어려운 거예요. 원래는 작년 10월에 선보이려고 했는데 막상 작품을 보니 조금 더 작업이 필요하겠다고 판단이 되어 준비를 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됐습니다.” 며 관심을 당부한다.


그래도 연극과 뮤지컬이 같다고 하니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연극과 뮤지컬의 드라마 자체는 동일해요. 연극에 음악과 노래가 추가되고 등장인물이 두 명 더 추가된 것인데요. 분량이 연극보다 더 많아지고 배우가 해야 할 역할이 많아졌어요. 두 명이서 하면 안 되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라는 김진만 연출.

“총 13곡의 노래가 추가됐고요. 대본은 11번 수정 작업을 거쳤어요. 연극과 동일한 8고 과정에서 뮤지컬과 연극으로 나누는 성격이 더해졌거든요. 노인과 바다가 연극과 뮤지컬을 같다고 말하는 것이 이러한 의미에요. 기본 골격이 원고 8번 수정까지는 같았기 때문이에요”라고 설명했다.

엄연히 연극과 뮤지컬은 같지만 다른 성격의 작품이라는 의미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같지만 다른 제품. 알쏭달쏭 듣는 사람조차도 헛갈리게 하는 대답에 왠지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다.

“대중적인 것이 큰 차이점일거에요. 연극은 예술과 문학적인 면을 추구했어요. 원작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어 하는 관객을 타깃으로 맞췄죠. 뮤지컬은 연극보다는 좀 더 편하게 관람하는 게 초점을 뒀어요. 관객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좀 더 쉽게 만든 것이 뮤지컬이라고 보면 되죠.

때문에 같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무대 효과도 연극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여기에도 이유는 있다. “노인과 바다에서 추구하는 정서 자체가 대단히 서민적이고 남루한 배경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노인의 정신인데, 엄청난 배우가 나와서 거대한 뮤지컬을 한다면 어울리지 않잖아요. 라고 밝혔다. 때문에 연극에서 보던 극히 아날로그적인 효과를 더욱 살리고 여기에 음악을 곁들어 흥을 돋우게 되었다는 비화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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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배고파5 :: 속는 셈치고 사랑을 공개수배하자

생활/문화/리뷰 2012. 4. 9. 00:15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당신이 기억에서 날 지워도 우리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추억을 기억할 수 있어서이고. 사랑이 아픈 것도 기억된 추억 때문이다. 때문에 어떤 기억이냐에 따라 한편으로는 행복일 수도. 혹은 반대로 불행일 수도 있다. 연극 배고파5에 등장하는 주인공 민영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너무도 행복한 캐릭터다.

아무런 기억이 없는데도 행복하다고 믿는 주인공. 과연 주인공은 진정으로 행복한 것일까? 어쩌면 그것은 자신의 착각이 아닐까! 이 같은 의문을 남긴 연극은 병원이라는 배경을 설정하고 기억 때문에 아픈 이의 생채기 난 마음을 치료하고자 애쓴다.

어쩌면 아픈 기억일랑 모두 지워버리고 행복한 기억만 다시 만들어내라는 조언일지도 모른다. 이미 어긋난 과거에 연연하며 세월을 탓하지 말고 현명하게 대처하라고 말한다. 나로 인해 누군가가 아플 수 있지만 되돌리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느니 현재에 충실할 것! 연극을 보고 난 후 과거의 아픔 때문에 오랜 시간 슬퍼 지냈던 자신에게 부끄러워진다.


| 들이대는 간호사와 무덤덤한 의사 그리고 애절한 환자

주위를 맴돌다가 병원으로 들어오는 한 여자. 치료받으려고 온 건가 했으나 알고 보니 주인공과 연인 이라는 사연을 품고 있다. 과거 사랑했던 연인을 무대에 올려놓고 뭐하는 짓이냐고 할 정도로 당황스러운 설정. 분명 아플 텐데 라는 걱정에 안쓰럽다. 여기에 등장하는 또 다른 여자는 남자를 짝사랑한다. 같이 일하는 간호사 봉순이다.

구성해보면 일명 삼각관계. 드라마 속에서 늘 접했던 진부한 소재를 연극으로 재구성했는데 캐릭터 하나하나가 평범하지 않다. 병원에서 에로틱 분위기의 음악이 들리고 동시에 간호사 봉순은 끈나시 차림으로 민영을 꼬드긴다. 꽤나 화끈하게 연출된 장면임에도 민영의 반응이 영 좋지 않다.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까? 이런 적극적인 캐릭터 괜찮은데.

과거 연인 관계로 등장하는 희선도 안타까운 것은 마찬가지다. 사실상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사연이 밝혀지는 순간 관객의 마음도 무너진다. 사랑했지만 헤어진 지 오랜 된 연인의 재회. 게다가 충격으로 남자는 기억을 잃고 여자는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는 줄거리는 슬픈 것 이상의 끔찍함 그것이다. 만약 그 순간 남자의 기억이 남아 있다면 남자의 선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또 다른 상상도 해본다.

아픔에 아픔. 연이은 아픔 속에서 사랑이라는 묘한 감정을 싹틔운다는 다소 억지에 가까운 진행이지만 흥미를 끄는 건 사실이다. 적어도 배고파5에서는 내용의 공감대 유무에 관계없이 독특한 개성을 지닌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보는 재미 하나만으로도 흥겹다.

| 이미 지나간 과거 중요한 것은 지금

뒤죽박죽 모든 것이 복잡하게 엉켜 하나의 스토리로 탄생했지만 따지고 보면 시작은 민영과 희선의 불행한 사랑이다. 이 와중에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등장하는 간호사 봉순의 애절한 구애는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이제 남은 것은 민영의 선택이다. 과거의 연인이냐 혹은 지금의 짝사랑이냐.

다만 행복이라는 단어를 제시하고 사랑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아픔을 대적하기에는 부족하다. 개그우면 뺨치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 봉순의 개그조차도 희선의 아픈 사연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허나 결정적인 것 한 가지는 연극 배고파5는 멜로나 러브스토리가 아닌 코믹이라는 사실. 꽤나 심오하게 진행되는 줄거리 사이에서 순발력 있게 터져 나오는 캐릭터간의 신경전은 웃음 폭탄을 선사한다. 옛말에 울다가 웃으면 뭐 한다던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제법 부작용이 크지 않을까 우려된다.

| 배고픈 자에게 주는 처방전 ‘노력’

사랑을 꿈꾸는 이는 많지만 그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은 어렵다. 다수가 중도에서 포기하고 이 과정에서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는다. 사랑을 하는 과정도 밀당 이지만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 또한 주거니 받거니 다름없다. 그래서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아프고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행복하다.

연극 배고파5는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을 두고 줄다리기 하는 연인을 타깃으로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에 충실 하라는 조언이다. 무슨 이런 연극이 다 있냐고 말을 할 정도의 명쾌한 해답은 다소 부작용도 우려되지만 애매한 것보다는 이런 구성이 더욱 설득력 있다. 민영과 봉순의 러브스토리를 구상한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다만 희선의 구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타깝다. 시한부도 안타가운데 마지막에는 그토록 되찾고자 했던 사랑마저 실패했으니 보는 이의 마음에는 씁쓸함만 남는다. 그래서 따져보면 후회할 짓 하지 말라는 의미다. 따뜻하게 감싸주기는커녕 시한부에 치매라는 최악의 구도를 두고 난도질 해버린 거친 작품이 주는 묘미. 게다가 이 작품이 코믹이라는 사실인데도 그렇다는 것.

처음에는 웃고 중간에서는 마음을 울리고 후반에 들어서 다시 웃기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관객은 현실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잘했으나 멀어졌다면 연연할 것 없다. 그건 인연이 아닌 것일 테니까!

아무리 징징 짜고 애걸복걸해도 운명의 상대가 아니라면 아닌 거다. 시한부 인생도 쟁취하지 못한 사랑은 결국 극진한 간호사 봉순에게 돌아갔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사랑도 노력 앞에서는 무릎 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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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카페인 :: 건어물녀를 통해 알아본 연애 공식

생활/문화/리뷰 2012. 3. 29. 23:55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사랑이랑? 나이가 어린 만큼의 풋풋한 사랑 혹은 성숙미가 듬뿍 담긴 원숙한 사랑 등 정도만 다를 뿐 그 본질은 사랑이다. 때문에 적어도 사랑 앞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먹힌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원한 테마이자,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도 넘쳐나는 사랑. 인기 있는 베스트셀러 또한 사랑은 단연 최고의 소재다.

그만큼 절박하지만 한 편으로는 속절없는 기다림으로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는 못된 감정이 교차한다. 하지만 힘들게 사랑을 시작해고 지속되는 유통기한은 불과 6개월에 불과.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콩깍지가 씌었다는 오명을 써가며 사랑 앞에서 남부럽지 않을 구애를 펼친다.

짜릿한 쾌감 혹은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강한 중독성을 띄지만 그게 겨우 6개월에 불과하다니. 마치 소량만으로도 우리를 흥분되게 하지만 흡수와 동시에 배출되어버리는 카페인을 연상시킨다. 사랑도 카페인도 그렇게 우리를 잠깐 흥분시키지만 동시에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 하게 만드는 공통점을 지녔다.

뮤지컬 카페인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세진과 정민도 카페인의 신속성만큼이나 짧은 만남으로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매력에 빠지며 뒤늦게 서로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과정을 소믈리에와 바리스타라는 그럴싸한 직업군으로 포장해 그려냈다. 적당한 밀당과 짝사랑 그리고 곧이어 돌아온 끌림의 반복은 사랑하는 과정의 압축판이다.

짧지만 달콤한 게다가 중독성까지 강한 사랑이야기를 뮤지컬로 승화시킨 카페인. 잘생긴 남자 혹은 마냥 예쁜 여자가 만나는 선남선녀의 이야기가 아닌 진심이라는 본질이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교훈을 남기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관객에게 현대인의 인스턴트 사랑의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 
 


● 호기심으로 시작한 접근, 돌이킬 수 없는 불장난

시작은 가벼웠다. 연애 쑥맥인 여자 주인공 세진은 이번에도 사랑에 버림받고 일에 매달렸다. 자신의 연예 세포가 없어졌다고 탓하는 본인과 달리 주변에서는 젊은 애가 일에만 매달려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는지 좀처럼 가만 두지 않는다. 겉으로는 멀쩡했지만 사랑 때문에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여자 주인공은 건어물녀 그것과 다름없다.

반면 남자 주인공인 정민에게 사랑은 세상 무엇보다 쉽고 간단한 흥밋거리다. 낮에는 바리스타 밤에는 소믈리에가 공존하는 같은 공간 다른 세계에서 근무하는 두 사람이 만나게 될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지만, 만나게 된 계기 또한 정민의 장난기가 단초가 됐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몰랐는지 철없는 장난질에 시작된 두 사람의 우연 같은 밀당. 둘 은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을 몰랐는지 드라마 같은 인연을 이어간다.

건어물녀를 상대로 밤에는 소믈리에로 근무하지만 낮에는 연애 상담사가 되어 여자를 농락하는 정민의 일련의 행동은 통쾌함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교차시킨다. 마찬가지로 여자인 세진의 이상형 찾기 또한 현실과는 괴리가 크다. 자신의 눈높이에 일방적으로 맞는 상대를 찾는 그녀의 이상형에게 따끔한 조언으로 현실 감각을 되찾으라고 조언하는 정민의 연애상담은 제법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과정에 서로를 향한 속마음을 말장난과 행동으로 표현하는 예상치 못한 연애 곡선이 그려질 때면 관객의 반응 또한 웃음 일색이다. 그랬다.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사랑이기에 그런 사랑 이야기를 담은 카페인은 분명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작품이다.

● 카페인 같은 사랑을 꿈꾸세요?

카페인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남녀 간의 짧은 쾌락을 먼저 연상시켰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했던 이 작품의 재미는 극 후반까지 계속된다. 시작은 가벼웠지만 그렇다고 결코 진중하지도 않았던 동시에 글의 후반에 들어서면 애절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한다. 연애 같지도 않던 만남이 어느 순간 연애가 되어 버리고 끝날 무렵 완성된 묘한 연애 곡선이 이 작품의 재미다. 건어물녀인 세진을 상대로 정민의 연애조언이 일순간 실망이라는 감정으로 뒤덮일 무렵 펼쳐지는 관객의 실망도 나쁘진 않다.

잘 생기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멋진 구석도 없는 못남인 당신. 왜 연애를 못하는지 궁금하다면 뮤지컬 카페인을 통해 그 이유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마냥 잘난 연애 상담 코치 역을 자청했던 정민이 마지막에 자신의 모습을 되짚으며 진심을 표현하는 그 과정이 이 작품에서 눈여겨봐야 할 클라이맥스다.

동시에 극중 사이사이 등장하는 정민의 연애 공식에는 초식남 혹은 건어물녀라면 기억해둘만한 구절이 담겼다. 남녀 간의 알송달송한 사랑 심리를 주인공 세진과 정민을 통해 흥미롭게 펼쳐낸 작품을 통해 따뜻한 봄 연애세포를 자극해보는 것은 어떨지! 평소 사랑이란? 단어의 해답을 찾고자 했다면 그것부터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비꼬는 뮤지컬 카페인을 통해 당신의 잘못된 사랑을 되짚어 보기 바란다.

 

writtened by cinetique@naver.com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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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뮤지컬 엘리자벳

포토 2012. 3. 26. 22:5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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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노인과 바다 :: 노인을 통해 삶의 지혜를 쫒다.

생활/문화/리뷰 2012. 3. 11. 19:1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비단 서적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고전이 지루하다는 것은 편견 이상의 교훈으로 봐야 한다. 교양서적이라는 팻말을 단 다수 문학작품이 외면을 받는 것은 재미라는 요소에 비해 철학적인 접근이 우선시 됐기에 발생한 부작용이기 때문.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작품 노인과 바다 또한 선입견을 벗어나지 못한 작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만큼 변화가 요구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1년 전인 지난 2011년 초순경 노인과 바다가 연극으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에도 그랬다. 익히 알려진 대로 바다위에서 혼자 고독과 사투를 벌이는 노인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인 작품을 다양한 시각효과를 더해 만들어봤자 한계가 쉽게 드러나지 않겠냐는 주변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정작 작품이 무대 위에 오른 이후 모든 것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이 증명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파급력은 제법 쏠쏠했다. 다수 학교에서 연극 노인과 바다의 관람을 요청했다. 심지어 지방에서도 관람을 위해 방문했다고 하니 원작의 지루한 편견으로 발생된 우려는 극복한 셈이다. 지난해 노인과 바다는 안 된다고 여겨지던 공연계의 딜레마를 보기 좋게 비웃고 성공한 작품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또 한 번의 도전을 감행했다. 연극으로 성공했으니 뮤지컬로도 노인과 바다를 론칭하겠다는 시도다. 연극 출시 직전 노인과 바다 측은 뮤지컬로도 선보이겠다고 자신한 바 있는데 이를 행동으로 옮겼고 2012년 초순경 예정대로 연극 노인과 바다의 뮤지컬 판이 새롭게 등장했다. 게다가 연극은 연극대로 뮤지컬은 뮤지컬대로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한 자신감은 없다.


● 더욱 흥겨워진 뮤지컬 노인과 바다

교양서적이 연극으로 각색되고 다시 뮤지컬로 연이어 각색되는 보기 드문 시도의 연속. 게다가 연극은 1년이 넘게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뮤지컬이 새롭게 추가되는 것 또한 일전에는 경험할 수 없는 모습이다. 양쪽에서 동시 상영하는 이례적인 현상으로 더욱 흥미로운 뮤지컬 노인과 바다.

원판인 문학 작품이 전작인 연극으로 완성됐을 때 주효했던 노인의 내면 연기는 관객을 작품에 몰입시키는 데 감초역할을 해냈는데. 뮤지컬로 각색되면서 심오한 표현은 쉬워지고 음악이 더해져 흥을 돋운다. 전반적인 내용만 비교한다면 연극에서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작품은 이 점에 무게를 싣는다. 원작에 최대한 충실해 각색한 결과로 나온 것이 연극이라면 뮤지컬은 대중화를 위해 연극을 좀 더 손본 작품인 셈이다. 망망대해에서 노인이 월척을 낚겠다고 용을 쓰던 장면이라 하면 갈매기를 상대로 말을 하는 노인의 기나긴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뮤지컬은 기다림에 흥미라는 요소를 가미했다.

새롭게 추가된 두 명의 멀티맨은 공연이 진행되는 약 110분간의 러닝타임 동안 다양한 코믹 요소를 들고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의 색다른 재미라고 해도 좋다. 연극에서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시도가 더해져 뮤지컬 노인과 바다는 더욱 이해하기 쉽고 더욱 볼만한 작품으로 변신했다. 데이트를 위한 목적으로 가볍게 볼 형식을 찾는다면 뮤지컬 노인과 바다가 제격이이며 공부를 위한 용도라면 연극이 좋다는 식이다.

● 작은 무대에서 전해지는 큰 감동

그렇더라도 타 뮤지컬과 비교한다면 뮤지컬 노인과 바다의 극적 효과는 극히 미흡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연극과 비슷한 크기에 불과한 공연장에서 주연으로 등장하는 노인과 청년이 극 진행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새로운 멀티맨 역으로 두 명의 조연이 새롭게 추가된 것에 불과하다.

역시나 화려한 영상 효과나 음향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무대위의 모든 효과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방식에 충실하고 있다. 마을사람에게 저주 받은 노인으로 손가락질 받을 때에는 두 명의 조연이 수군덕거리며 비아냥거리는 식이다. 뮤지컬이기에 추가된 노래 또한 마찬가지다. 부족한 음향 효과를 매우기 위해서 두 주연배우와 두 조연배우의 열정은 두 배가 필요하다. 체력의 부침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때문에 뮤지컬 노인과 바다는 연극과 달리 두 명의 노인과 두 명의 청년이 트리플과 더블캐스팅으로 작품을 진행해나간다. 단연 최고의 장면을 꼽는다면 클라이맥스인 노인과 상어의 사투 장면이다. 마을사람에게 재수 없는 노인의 불명예를 한 방에 씻을 수 있는 찬스임에도 예상치 못한 장애물의 등장과 이로 인해 허탈함을 느껴야만 했던 장면에는 관객도 안타까움만 쏟아낸다.

살이 물어 뜯겨 사방으로 찢어지고 피가 낭자한 장면은 여느 뮤지컬과 달리 전형적인 수작업으로만 진행되지만 극중 효과를 결코 비약할 순 없다. 연극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물고기 해체 작업이 진행된다. 옆에서 돕는 멀티맨 두 명. 앞전에 마을 사람으로 나오더니 지금은 사악한 상어로 등장한다. 게다가 뮤지컬로 완성되면서 추가된 노랫말이 계속 귓가에 맴돈다. 이 작품 왠지 중독성 있다.

뮤지컬 노인과 바다는 노인 역에 정재진, 홍성범, 정성희가 트리플 캐스팅으로 참여했으며 청년 역에 장덕수, 최동호가 열연했다. 이외에도 멀티맨 역으로 김상회, 이소정, 정고은, 진강민, 정성희가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writtened by cinetique@naver.com ⓒ포스트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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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엘리자벳 :: 천박했던 귀족문화의 비아냥

생활/문화/리뷰 2012. 3. 4. 19:4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황후 하면 떠오르는 의미는 한 나라를 대표하는 여왕 혹은 황제의 여자를 부를 때 사용하는 칭호다. 오스트리아의 황후라는 자리를 꿰찬 여성의 일대기가 뮤지컬로 완성됐다고 했을 때 얼마나 대단한 내용이 다뤄지겠어 싶었다. 기대와 달리 펼쳐진 내용은 충격과 파격 그 이상이다.

한 여성을 권력과 사리사욕으로 난도질하는 장면이 무대에서 펼쳐지는 그 순간 관객의 마음 또한 함께 난도질 당해갔다. 마음 한쪽이 아려오면서 아프다. 그녀의 인생은 왜 이토록 참담한 것일까.

당장 보기에는 사치스런 장식에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장식이 눈 앞에 펼쳐지니 더 이상 호화스러울 순 없다. 일명 가진 자의 사치가 극에 달하는 궁궐에서 생활하는 여성이자 황후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다룬 주인공 엘리자벳을 두고 참혹하다고 표현하니 모순일수밖에.

보기에는 누구보다 아름답고 누구보다 사치스러운 삶을 살아온 그녀는 진정 행복했을까? 오늘날 모든 여성이라면 부러워 할만한 부와 배경 그리고 권좌까지 누려본 그녀를 보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행복과 불행의 선을 아슬아슬 타고 있는 한 여인. 딱히 평하기 쉽지 않은 줄거리. 그래서인지 극은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져 정답을 갈구한다. 목 매달린 그림자 청년의 재판을 통해 “왜 엘리자벳을 죽였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작품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의문을 증폭시킨다.

대충 요약하면 이렇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궁궐내 법도를 따라야 했기에 철저히 교육받고 억압 받아야 했던 삶에 실증을 느낀 황후의 나약한 의지가 먼저 눈앞에 펼쳐진다.

치아가 누렇다는 이유로 박해받는다. 행동거지가 천하다고 하여 눈 밖에 난다. 여성이나 한 아이의 어미로써 당연했던 모성애조차도 궁궐 내에서는 사치라고 여겨지는 분위기라니 보는 이도 기막힐 노릇이다.

여느 여성과 같이 아이한 번 안아보는 것이 소원이던 엘리자벳에게 돌아온 것은 차디찬 주검이 되어 돌아온 어린것의 시신 뿐.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마음속에 싹튼 것은 분노와 배신감 그리고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해방감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세월이 흘러 간신히 되찾았다고 여긴 자유로운 삶도 그녀를 완전히 행복하게는 못했다. 나이가 들어 몸도 허약해지고 점차 정신도 피폐해지고 동시에 세상도 혼란에 빠져 소용돌이치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 엘리자벳은 자유를 갈망했다. 그리고 결국 자유를 되찾았고 그 대신 내준 것은 죽음이다. 죽어야 사는 여자가 아닌 죽어서도 편히 눈감을 수 없는 세드엔딩 스토리다.


| 삶과 죽음을 다룬 비통한 뮤지컬

간절히 원하던 자유를 되찾아 준 죽음. 간절히 원하는 것이기에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마지막에 나오는 그림자를 통해 극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시작도 그랬지만 끝도 동일한 모습이 반복되는 오묘한 작품이다.

마찬가지로 엘리자벳의 암살자로 나오는 그림자 역의 ‘루케니’에게도 100여 년간 반복된 질문만 되풀이 된다. ‘왜 엘리자벳을 죽였나?’ 그토록 원했던 자유를 되찾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해 버린 엘리자벳의 삶. 종합해보면 엘리자벳은 비극적인 황후이자 국민에게 조차도 버림받은 황후와 다를 게 없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신이 선택해준 것인데 누구에게 원망하겠는가. 때문에 46곡의 주옥같은 노래 모두에 경쾌한 리듬과 달리 애절함이 묻어나온다. 동시에 비통함도 느껴진다. 분노와 좌절이 녹아있고 주위의 이간질에 옳고 그름조차도 판결할 수 없게 된 주인공의 흐느적거리는 가치관은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다는 것도 담아냈다.

사랑 때문에 황후가 됐지만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삶. 어찌 보면 다 가진 자의 푸념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배부른 삶을 노래하고 있어 보는 관객의 마음도 마냥 불편하다. 겉으론 화려한 치장을 하고 있는 이의 속내는 이미 썩어 문드러져 피를 토하고 있지만 극은 정작 중요한 것은 다른데 있다고 지적한다.

비극적인 삶을 살아온 주인공의 나약한 의지와 반복되는 불행으로 싹터버린 결말이 뮤지컬이라는 형식을 빗대어 적나라하게 까발려지는 순간 극은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놓는다.

| 행복이란 단어로만 존재하던 상징.

다시 극은 시작도 끝도 없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사랑이라는 탈을 쓴 탐욕을 조건으로 만난 두 사람. 극중 만남의 과정도 그랬다. 천방지축 이던 엘리자벳의 어린시설 캐릭터 씨씨는 언니 헬레네의 맞선에 들러리로 나갔다가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츠의 황후로 낙점 된다. 따져보면 본능으로 피어난 거래였기에 애초부터 행복할 수 없던 삶이다.

가문의 번성을 위해서라면 사촌끼리도 결혼을 하던 분위기였으니.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상 비극적인 결말은 너무도 자연스럽지 않던가! 게다가 이쯤 되면 답도 나온다. ‘왜 엘리자벳을 죽였나?’는 질문으로 시작부터 연연하던 해답은 단순하다.

상징적으로만 존재했던 엘리자벳은 삶은 살았으나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 이었던 것. 뮤지컬 엘리자벳을 통해 조명하려 했던 것은 엘리자벳의 비극적인 삶이 아닌 부와 명예 그리고 정치적으로 양산된 물질만능주위의 부산물이다. 겉으론 화려하지만 속으로 텅~ 비어버린 껍데기 뿐인 캐릭터란 사실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애초부터 우리가 보고 있던 엘리자벳의 모습은 잘 가꿔낸 허상임이 분명하다.

정치적인 배경이나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해 따지기에는 다소 부족했지만 인간의 욕망과 정치적인 야망을 꽤나 흥미롭게 펼쳐 관객을 몰입시키는 데에는 흠잡을 데 없다. 엘리자벳 역에 김선영과 옥주현, 그림자 역으로 나오는 죽음에는 김준수, 류정한, 송창의가 열연했다. 

writtened by cinetique@naver.com ⓒ포스트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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