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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생활/문화/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2. 8. 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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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 글·사진: 김현동(cinetique@naver.com) 

+ 작업 남 김철수가 말하는 ‘난 이렇게 나상실을 꼬셨다’
+ 돈 대신 마음을 선택한 나상실의 러브스토러


돈은 넘치는데 상대적으로 없는 게 너무 많다. 개념 없고, 싸가지 없고, 눈치도 없다. 게다가 결혼도 한 유부녀 아니던가. 그리 인기 있을만한 조건이 아니다. 따라서 천방지축에 안하무인인 나상실 같은 캐릭터 앞에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주눅들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주변인은 나상실 앞에만 서면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하고 쩔쩔댄다. 왜냐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결정적인 것이 너무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절대 권력으로 화자 되는 ‘돈~’이다.

입도 거칠다. 달고 다니는 “꼬라지 하고는~”라는 말이 쩌렁쩌렁 울린다. 충분히 기분 나쁠 뉘앙스지만 단 한 사람만 예외다. 몸이 전 재산인 김철수의 귀에는 그 소리마저 사랑스러운가 보다. 서로 죽일 듯이 아웅다웅 거리더니 어느 순간 떨어져서는 한 시간도 지낼 수 없다고 가슴앓이 하는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혼자 좋아하면 가슴 아픈 짝사랑이라지만 나상실 만큼이나 김철수도 나상실을 좋아하고 있으니 둘의 감정은 사랑이 분명하다. 다만 둘 의 사랑이 극히 정상적인 것이 아니기에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사연이 궁금해진다.

부족할 것 하나 없는 태평천하의 삶을 누리고 있는 무개념 녀 나상실이 몸 하나가 전 재산에 불과한 너무도 평범 남 김철수와 사랑을 시작한다는 언빌리버블 스토리. 자의든 타이든 좋다며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구멍 송송 뚫린 티셔츠 선물해주며 생전 처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것이 처음인 나상실의 러브스토리는 핑크빛이긴 한데 석연치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공연명: 뮤지컬 환상의 커플 (2012)
공연장: 대학로 문화공간필링1
공연기간: 2012. 07. 19 ~ 2012. 08. 26
러닝타임: 140분
문의: MBC 02)766-7667


| 시즌 2에 돌입한 드라마컬 ‘환상의 커플’

2006년 MBC드라마를 통해 수많은 어록을 남긴 환상의 커플이 지난해 시즌1에 이어 2012년 시즌2로 돌아왔다. 드라마 속에서 자장면에 과도한 집착을 보였던 한예슬 캐릭터의 나상실은 변함없이 자장면에 무한 사랑을 보였다.

대표적인 어록 중 “어린이들! 지나간 자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등의 대사가 1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이후에도 입에 오르내렸다. 혹시나 몰라 뮤지컬 시즌2에서 거론되나 봤으나 여전히 거론되지 않는다. 드라마 내용 16부작에서 핵심만 추려 3시간 이내로 함축시켜 무대에 올려놓은 기본 골자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를 요약해보면 ‘운명 같은 사랑’ 이랄까! 좀 비약하면 ‘노동착취 사기극’ 이정도로도 통용된다.

결혼한 처자를 납치한 것에도 부족해서 집에서 가정부로 부려먹고, 사랑에 빠진다는~ 훈훈한(?) 내용은 드라마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때문에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작품 또한 추억 회상하는데 제격이다.

이것저것 다 따져가면서 실속 챙기려 드는 이라면 필시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묘하게도 다 따져가며 콧대 세우던 주인공 나상실이 딱히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 라인은 공감대 보다는 재미라는 요소에 더 가깝다. 자칭 ‘지 잘난 맛’에 살던 김철수가 어느 순간 좋다고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여자가 등장했으니 말이다.

| 나상실과 김철수의 연예스토리, 개봉박두

사람 마음이란 것이 참 그렇다. 그렇게 밉던 상대가 어느 순간 자꾸 눈에 밟히고 조금 지나면 좋아지는 감정으로 이어진다. 막연하게 내가 받은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꾀였으나 한편으로는 미안한 감정이 솟구친다.

그렇다가 어느 순간 자꾸만 끌리는 감정으로 흔들리는 김철수. 멋도 모르는 나상실은 김철수가 좋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동시에 두려운 마음도 있다. “저 여자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어떻게 나올까?”에 관한 심정이다. 웃을 수도 없는 다 큰 어른들의 철부지 어린애와 같은 장난이란 말인가.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돈 많은 여자가 허우대만 멀쩡한 평범한 남자를 만나 인생이 뒤 바뀐다는 이야기는 드라마에서도 그랬지만 뮤지컬로 돌아와도 생뚱맞다. 드라마로 익히 알려진 대사 “꼬라지 하고는~”이 귓가에 맴도는 한 꼬라지 있는 뮤지컬의 컴백은 꽤나 인상적이다.

나상실과 장철수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핵심이지만 이를 중심으로 주변에 펼쳐지는 러브라인 구성도 꽤나 흥미롭다. 예를 들자면 장철수가 매정하게 차버린 과거의 연인 역으로 등장하는 오유경이 나상실(조안나)의 남편인 빌리박과 눈이 맞는 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보면 철수와 빌리박, 나상실과 오유경은 넘지 말아야 할선을 넘어버린 불륜풍자 뮤지컬의 중인공이 된 셈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해함은 극에 달했다.

머리에 꽃을 달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던 강자 또한 ‘사랑’이란 방자한 장난질의 수혜대상이다. ‘얼음’ ‘땡’ 놀이를 반복하던 강자와 우연한 계기로 키스 하게 된 공 실장 사이의 러브라인이 극적으로 형성된다. 결국 뮤지컬 환상의 커플에서 싱글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 작품 혼자 봐야 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필시 대사 하나하나에 듬뿍 담긴 애정행각에 오글거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 시즌2로 업그레이드 된 뮤지컬

작년 다소 밋밋했다고 평가를 받은 시즌1에 비해 볼거리부터가 남다르다. 규모는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 가능한 소극장이지만 무대 변화 효과나 영상미를 더해 이야기를 회상 신을 완성시킨 요소가 그 것.

여기에 시즌2는 출연진도 화려하다. <넥스트투노멀> <서편제>로 알려진 한지상과 <젊음의 행진> <락 오브 에이지>를 통해 뮤지컬 연기 수업에 푹 빠진 천상지희 선데이가 합류했다.

<모범생들> <마리아마이라> <환상의 커플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함께 한 김보강, <사랑은 비를 타고> <화차>의 김이안, <그리스> <환상의 커플 시즌1>의 이가은, <모차르트 오페라락> <싱글즈> <맨오브라만차>의 김민주가 환상의 커플2에서 하모니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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