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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애특강, 연애하고 싶은 당신 배워라.

생활/문화/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1. 11. 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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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배워야 잘한다. 연애 초짜인 당신, 배워라!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 친구가 무슨 필요”라고 항변하는 한 개그맨의 대사가 떠오른다. 그렇다고 친구 없이 혼자 지내기에는 이 세상은 너무 적절하다. 더욱이 생계가 생업에 연관된 현대인에게 친구는 동료이자 가족과도 같다. 그렇기에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는 현대인은 유독 외롭다고 항변한다.

외롭지 않고 싶다는 것. 그 의미는 내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과도 같다. 하지만 아는 것이라곤 태어나면서부터 터득한 책에 적혀진 지식이며, 배운 것이라곤 정기 교육과정을 통해 듣고 전달 받은 내용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현대인에게 연애는 여간 어렵고 난해한 작업이 아니다.  

사랑에 굶주린 현대인.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하지만 결과는 매번 시련으로 귀결된다. 거짓말도 해본 놈이 잘한다고 사랑도 해본 놈이 잘한다는 말을 대변하듯 바람둥이 곁에는 헤어짐도 잦고 만나도 잦다. 그런 모습까지 부럽다고 생각하는 당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 사랑을 책으로 배운 당신, 충분한가?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연애조작단. 영화 속에서 연애에 서투른 사람일 지라도 수임을 받은 이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시켜준다는 에이전시를 보며 있음직한 생각을 해봤다면 그건 당신이 외롭기 때문이다. 완벽하게 짜인 각본을 기반으로 연애 초보자를 바람둥이로 둔갑시켜주는데, 성공확률 100%라는 완벽한 수치는 업계 1위 중매 전문 회사 부럽지 않다.

이 같은 영화 속의 연애조작단이 대학로 연극 무대에 섰다. 영화 속의 연애 에이전시가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 안 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면, 연극 연애특강은 ‘양지에서 일하고 음지를 지향 안 한다’는 신조를 가진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는 안 보이는 곳에서 연애를 도와주고 성공을 이끌었다면 연극에서는 실 사례를 두고 관람객이 잘못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가르침을 제시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막이 오르면 연애에 서툰 청춘남녀 두 쌍이 등장한다. 연애에는 관심도 없을 것만 같은 터프한 여대생 세홍과 선배 세홍을 마음속으로 짝사랑하는 소심남 종민이 캠퍼스를 배경으로 사랑의 줄다리기 작업 시작을 알린다. 곧바로 놀아볼 만큼 놀아본 지나치게 터프한 남자 승규와 핑크색 하나면 세상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핑크 공주 혜빈이 서로를 탐색한다.


| 연애 아무 때나 하지 마라!

한 쪽은 지나치게 소심하며, 다른 한 쪽은 지나치게 적극적인 상대적인 성격의 두 커플이 관객을 상대로 색다른 연애 행각을 펼친다. 이를 배경으로 연애 강사는 연애과정에서 겪어야만 하는 다양한 변화를 지적하면서 안정된 연애를 위해 필요한 것을 유도한다. 그럼에도 필연적으로 주어져야 하는 과정이 있다. 연극 연애특강에서는 서로를 향한 호감이다고 언급된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미련한 것은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고 가장 슬픈 것은 사랑을 해보지 못하는 것이며 가장 불행한 것은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컨설턴트의 주장에 따르면 연애를 못하는 현대인은 미련하면서 동시에 슬프고 불행한 존재라는 것.

따라서 불행한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요구되는데, 이에 대한 대안도 제시됐다. 연극 속에서 제시되는 몇 가지 주요 포인트를 요약하면 이와 같다. 비가오거나 흐린 화, 수, 금, 토, 일 가운데 저녁 7시 이후 어두운 조명이 있는 곳에서 사람을 만나라는 것과 습관, 취미, 버릇, 기호 등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관심 있게 지켜보라는 것.

물론 말은 쉽다. 하기 싫어서 안하는 사람보다는 할 줄 몰라서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쯤 되면 연애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 연애 하고 싶은 당신, 시간이 없다.

매달 반복되는 14일. 1월부터 12월까지. 특별한 이벤트가 요구되는 날짜가 도사리고 있다. 달력에도 기재되지 않은 비공식적인 날짜임에도 연인이라면 이날만은 조용히 지나갈 수 없다. 싱글 또한 이날은 평소와 달리 심란한 감정으로 더욱 뒤숭숭하다. 연초인 2월 14일과 3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라는 국적불명의 행사가 연달아 마주하고 있다.게다가 연말이면 크리스마스가 기다린다.


이쯤되면 더는 미룰 핑계가 없다. 시간도 없다. 늦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 연애 컨설턴트를 통해 조언을 받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연극 연애특강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음직한 연애에 대한 고민을 자발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풀어 헤치는 방법과 노하우를 연애 컨설턴트가 에피소드를 통해 알려주는 친절한 작품이다.

그렇다보니 지난 2007년 초연 공연된 이후 지금까지 1,000회가 넘는 앙코르 공연을 거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연애라는 가볍지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는 평도 받고 있다. 특히 솔로에게는 실전 연애 테크닉을 간접으로 체험해보는 체험의 장 역할로 활용되고 있으며, 애인이 있지만 좀처럼 표현하지 못하는 커플에게는 사랑이라는 싹을 틔우는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참고서로도 활용되고 있다.

공연 시작부터 등장하는 한명의 연애 컨설턴트가 제시하는 연애 방법론에 따르면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사랑이 언제 시작될지 모르기에 더욱 사랑에 목말라하고 연연하고 연애에 스스로를 구속하는 우를 범한다. 연극 연애 특강은 평범한 사람이 사랑을 얻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면서 효과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지난 2월 대학로 예술마당 4관과 서연아트홀 공연을 끝으로 대학로매직전용관(구 세익스피어 극장)에서 재공연에 돌입했다. 강사에 이소민, 터프남에 윤수혁과 유기상, 핑크녀에 조아라와 구혜리 대학생에 정태야와 이진호, 함민혁 그리고 선배에 김수연과 김리나가 열연한다.

김현동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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