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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햄릿, 복수극에 피지 못한 애절한 러브스토리

생활/문화/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1. 11. 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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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기본 철칙, 햄릿이 제대로 보여줬다.
모두가 죽는 비극적인 결말은 과히 충격 그 자체!


더 커진 무대에서 더 웅장해진 스케일로 관객을 맞는 햄릿.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2008년과 2009년 그리고 2011년에 4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회를 거듭하면서 내용은 알차지고 음악은 더 충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말 그대로 거듭 진화했다.

전작을 봤던 관객이라면 다른 점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의상과 무대에 세련미가 더해졌으며 동시에 배경에 깔리는 충격적인 영상은 작품을 이해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하얀 옷을 입은 오필리어가 나비처럼 두 팔을 펼치고 난간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한편의 슬로우모션이다. 이 모든 역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해 두 시간의 진행이 짧게만 느껴진다.

특히 햄릿 하면 셰익스피어의 원작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만 동시에 난해하기로는 손에 꼽기로 유명하다. 4회 시즌을 맞은 올해 작품은 개선에 개선이 이뤄지더니 관객의 눈높이를 현실적으로 맞췄다.

뮤지컬 햄릿의 대중화가 이뤄진다면 4회가 그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널리 알려진 셰익스피어 명작의 난해함을 한 방에 풀어버린 문제의 작품 뮤지컬 햄릿. 3년만의 화려한 컴백 선언과 함께 유니버설 아트센터에 오는 12월까지 오른다.

| 삼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햄릿의 젊은 혈기


줄거리에는 원작과 달리 흥미라는 요소가 더해졌다. 원작에서는 햄릿의 삼촌이 왕의 자리가 탐나 형을 독살하지만 뮤지컬에서는 삼촌과 햄릿의 어머니인 거투르트가 원래 사랑했던 사이였고 사랑을 위해 왕을 독살한 것으로 각색됐다.

전체적인 내용 인 즉 덴마크 선왕의 장례 날, 국민의 추대로 새 왕이 된 동생 클라우디우스는 햄릿의 모친인 거트루트 왕비와 결혼하면서 절대 권력을 손에 쥐고 왕좌에 오른다. 당시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던 햄릿은 여인 오필리어를 통해 위로 받고 사랑을 약속하며 달콤한 하룻밤을 보내지만, 죽은 선왕이 꿈에 등장하면서 끔직한 비극이 시작된다.

선왕은 아들인 햄릿에게 자신의 죽음이 숙부에 의한 독살이었다는 것을 알리고 복수를 주문한다. 죽고 죽이는 과정. 죽음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짧고 굵은 현실적인 메시지를 남긴 선왕의 주문은 이날 이후 햄릿의 모든 인생을 송두리째 뒤엎는다.

연인 오필리어를 뒤로하고 오직 복수만을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햄릿은 모든 이의 의심을 피하고자 미친 사람을 자청하며 치밀한 복수극을 추진한다. 그렇게 선왕의 독살을 암시하는 연극을 만들어 숙부 앞에서 공연하게 하면서 클라우디우스 왕의 분노를 사고 극은 절정에 이른다.

동시에 햄릿의 분노 극으로 자신의 연인이던 오필리어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고 이 사실을 안 오필리어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정의를 찾고자 했던 행동이 모든 행복을 송두리째 뽑아버린 원흉이 되고, 동시에 자신의 목숨도 위태롭게 된 상황.

게다가 햄릿은 클라우디우스 왕의 계략에 꼬이면서 결투를 벌이지만 이 과정에서 거투르트 왕비까지 독살을 당하면서 햄릿은 소중한 것과 작별하고 복수를 위해 모두를 죽이는 비극적인 선택을 한다. 짧고 굵은 메시지의 결말은 충격 그 자체다.


|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의상과 영상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함축적인 문장으로 묘사되는 작품의 난해함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문장이지만 지금까지의 햄릿 작품은 이에 대한 해답을 명확히 풀어내지 못한 것도 어렵게 한 이유다.

4회가 지목되는 것은 로토스코핑이라 불리는 화려한 영상기법을 통해 주인공 햄릿의 심적 갈등 시발점을 구체적으로 풀어낸 것. 침대에서 잠을 자던 햄릿은 아버지가 죽게 된 원인을 꿈에서 접하는데 이 과정이 무대를 스크린으로 영상이 펼쳐진다.

동시에 다양하게 움직이는 무대 위 변화하는 세트는 복잡한 햄릿의 심리 상태 그것이다. 빠른 장면 전환에 강렬한 사운드가 더해져 손에 땀을 쥐게 하니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붉은색 십자가를 지고 서있는 검은색의 아버지 형상은 보고만 있어도 두려움과 위압이 동시에 전해진다. “왜 하필이면 나야”라며 울부짖는 햄릿의 짧고 강력한 멘트를 통해 답답한 심경을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고전작의 현대적인 해설이라는 것이 적당한 표현이다. 그렇지만 필요 없는 부분도 있다.

여느 작품에서나 지나친 감정 유입으로 인해 딱딱해질 수 있는 이해도를 풀어내고자 코믹요소를 적절해 가미하며, 햄릿 또한 같은 시도를 했다. 평가를 한다면 글쎄~ 괜한 짓이다. 감초 역을 해야 할 코믹 요소가 오히려 작품 이해를 가로 막고 있으니 연출자가 지나친 욕심을 낸 듯싶다. 게다가 작품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 무대 뒤에서 애드리브 형식으로 대화하는 배우 모습도 따로 노는 느낌을 주며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주인공의 가창력도 아직은 부족하다. 웨잇포유, 코요테 어글리 등 가창력하면 손꼽히는 김수용의 출연작임에도 감정이 제대로 실리지 못했다. 목소리에도 필요 이상의 기교가 더해져 실력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긴장된 탓은 아닐 터인데 군데군데 불안정한 음정에 따로 노는 톤은 보는 이를 불안하게 한다. 그냥 넘기면 될 요소가 분명하지만 눈에 거슬리는 것은 사실이다.

| 3년 만의 재공연, 강렬한 인상 심어줘

총 20여곡의 노래가 뮤지컬 햄릿을 통해 등장한다. 파워풀한 록을 배경으로 라틴, 발라드의 색다른 시도가 더해졌다. 자칫 지루할 만한 긴 시간임에도 두 시간에 달하는 공연은 지루할 틈이 없다. 빠른 전개에 비극적인 내용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연말 뮤지컬 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원작은 영국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체코에서만 1,000만 관객의 기록을 세웠다. 뮤지컬에는 체코 그래미상을 수상한 야넥 레덱츠키의 록과 재즈, 라틴 음악이 결합 돼 흥을 돋운다. 2003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이어 국내에서는 2007, 2008년 선보였다.

햄릿 역에는 1,2 시즌 당시 햄릿을 맡았던 김수용과 지난 2009년 `햄릿 월드버전`을 비롯해 `모차르트` `피맛골 연가`에 출연했던 박은태가 더블 캐스팅 됐다. 햄릿의 연인 '오필리어'로는 뮤지컬 '렌트'의 윤공주가 캐스팅됐다. 클라우디우스 역에는 서범석과 윤영석이 왕비 거투르트 역에는 신영숙이 참여했다.

클라우디우스의 충신 역인 폴로니우스에는 김성기와 김장섭이 나섰으며, 아들 역인 레어티스 역에는 강태을과 전동석이 맡았다. 햄릿의 친구 역인 호레이쇼에 이경수와 오필리어의 친구 헬레나, 이 외에도 이정화, 장대웅, 이용진, 홍현표, 구원모, 이고운, 김승환, 박수진, 김용남, 박유덕, 오미영, 윤정열이 함께 했다. 공연 문의. EMK 뮤지컬 컴퍼니 02-6391-6333

김현동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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