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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맘마미아, 듣는 뮤지컬이 주는 감동

생활/문화/리뷰

by 위클리포스트 2011. 9. 2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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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뮤지컬을 손꼽아야 한다면 맘마미아를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보는 뮤지컬이 아닌 귀로 듣고 몸으로 느끼는 재미가 쏠쏠하다.

2008년 8월에 영화로 먼저 관객을 맞았는데 전 세계 동시 개봉이란 기록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영국 호주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헝가리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 다수 국가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했다. 감초역할을 하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은 미국 빌보드 차트와 영국 음반 차트에서 사운드트랙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사랑을 받았다.

영화에서 보였던 방대한 스케일이 뮤지컬로 옮겨지면서 규모 면에서는 다소 축소됐다. 그렇지만 영화를 통해 전해졌던 진한 감동은 여전했다.

평론가 사이에서도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구세대에게는 지난 향수를 신세대에게는 부모 세대의 인기 음악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감대를 열면서 교육적인 효과도 발휘했다. 잘 만든 한 편의 작품이 만든 가시적인 효과를 계산하기에는 맘마미아에 푹 빠져든 관객의 흥겨움이 너무 컸다. 그렇기에 뮤지컬 맘마미아는 작품이 아니라 하나의 열풍이다.

이어 맘마미아 하면 아바의 노래를 자연스레 떠올리는데, 폭넓은 연령층을 이끄는 인기 요인이 귀에 익은 멜로디는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단순히 스토리를 통해 유발되는 보는 재미가 아닌 귀를 통해 듣는 음악에서 전해지는 묘한 감동이 관객을 맘마미아의 세계로 이끈다. 아바의 노래는 원래 뮤지컬곡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음악이 없는 맘마미아는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뮤지컬 맘마미아는 보는 작품이 아닌 몸으로 느껴야 하는 작품이다. 관객석에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만드는 짙은 호소력이 압권이다.


| 꼭 봐야할 최고의 뮤지컬

내용인 즉 결혼을 앞 둔 예비신부 소피가 엄마의 옛 연인 세 남자 가운데 친 아빠를 찾는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에피소드다. 젊은 시절에 남자와 잔 것이 1백번이 안된 도나는 딸의 아빠가 누군지 모르고 유력한 후보에 세 남자를 추측할 뿐이다.

이런 것도 추억이라고 생각했는지 일기장에 무심코 적어 놓은 것이 화근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딸 소피는 엄마가 쓴 일기장을 보게 되고 결혼식 날 자신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가 신랑 스카이를 마주할 아빠가 필요했고 때 마침 일기장이 빌미로 작용한다.

과거 엄마의 연인이었던 세 명을 무작정 초대한 소피의 당돌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덕분에 남자 3명은 섬에서 도나를 마주하고 불편한 과거사를 들추면서 불편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 과정을 목격한 소피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게다가 정작 필요한 것은 아빠가 아닌 자신의 정체성이라는 깨닫고 결혼을 해야 한다는 자신의 결정에 의문을 가지면서 파혼할 위기에 처한다.

아빠 없이 혼자서 자라온 세월이 무척이나 외로웠고 보상 심리로 선택한 결혼이 그저 잘못된 환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후회를 하는 소피. 이를 목격한 세 아빠는 소피를 이해한답시고 참견하는데 소피의 불안은 여전하다. 후회가 늦긴 했는데 그렇다고 결혼식을 이대로 끝내버리기에는 무책임한 노릇이고, 이번기회에 엄마인 도나를 결혼시키는 것은 어떨까! 물론 극 마지막에 결혼을 하긴 한다. 세 남자 가운데 한 명의 남자와 함께.

| 히트곡 22곡을 연이어 듣는 재미

맘마미아를 글로 설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영화를 설명할 눈으로 보이는 것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뮤지컬은 음악이 곁들어 지며 맘마미아는 귀로 듣는 것조차도 아닌 몸으로 느껴야 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맘마미아를 통해 전해지는 색다른 감동과 울림은 스토리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히트곡은 총 22곡이며 이 곡은 모두 하나의 시나리오처럼 엮어 풀어진다.

아바의 노래가 모두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렇기에 가능한 일이다. 노래와 시나리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내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됐다. 결혼식을 앞두고 아빠를 찾는 철부지 딸 소피는 ‘아이 해브 어 드림’으로 결혼식 날 손을 잡아 줄 아빠를 찾아줄 것으로 호소하며, 엄마 도나를 비롯하여 친구 3명은 전성기 시절을 ‘댄싱 퀸’으로 묘사했다.

딸이 엄마의 일기장을 훔쳐보다가 과거 엄마의 로맨스를 반추하는 대목에선 ‘허니 허니’ 엄마 도나가 옛 남자 3명과 마주하고 부르는 노래는 ‘맘마미아(오, 맙소사!)’다. 극 후반부에서 도나가 옛 연인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대목에서는 ‘아이 두, 아이 두, 아이 두(나 역시 그래요,)’로 화답하는 식으로 극이 진행된다.

그렇기에 맘마미아의 노래를 두고 원래 뮤지컬 곡으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70년대 스웨덴 출신의 아바는 뮤지컬 맘마미아를 통해 다시 환생해 전성기 때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최고의 배우가 선사하는 최고의 무대

음악적인 완성도와 함께 지목되는 것은 가창력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배우의 가창력이다. 이점에서 도나 역의 최정원은 지금까지 맘마미아에서 최고의 실력을 뽐내며 디바의 위치를 굳혔다. 부드러운 성량의 목소리에서 시작해 폭발하는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무대 매너. 절제된 연기력에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한 명의 뮤지컬 스타로 관객의 마음에 안겼다.

도나의 친구 역을 맡은 전수경, 황현정(타냐 역 더블 캐스팅)과 이경미(로지 역)는 감초 역할을 해냈다. 이경미는 익살스러운 아줌마 연기로 감칠맛 나는 재미를 선사했고,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타나 역의 전수경과 황현정은 노출이 심한 수영복으로 무대를 거닐며 눈요기를 샀지만, 운동으로 단련된 탄탄한 복근과 군더더기 없는 몸매로 동시에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도나의 딸 소피 역에는 박지연과 김자경이 더블캐스팅으로 열연했다. 남자 3인으로 등장하는 남자 배우의 공통점은 중후한 저음이다. 도나와 사랑을 나눈 역을 맡은 박윤희(빌 역)과 이현우와 황만익(해리 역) 그리고 성기윤(샘)의 하모니는 차분하면서도 여성 팬의 심금을 잡기에 충분한 매력을 뽐냈다. 남자가 봐도 멋진 배우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요인은 지난 2004년 국내 초연 이후 중장년층의 열렬한 호응을 이끄는 단초역할을 해냈다. 사실 맘마미아는 음악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작품이다. 지극히 평이한 시나리오에서 음악을 빼버리면 볼거리가 그다지 많지 않다.

여기에 뮤지컬 무대 위에서 소품으로 연출된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 앞 호텔은 관객에게 상상력을 요구한다. 영화 속의 아름다운 그 장면이 그리웠다면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2004년 한국 초연 이후 882회 공연, 120만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 맘마미아는 2009년 국립극장 공연 이후 2년 만인 8월 30일부터 신도림에 새롭게 개관하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관람할 수 있다.

ⓒ김현동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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