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2017년 05월 14일] - 노트북은 가벼울수록 잘 팔렸다. 고작 무게를 가지고 시비를 가리자는 것이 아니나 제품의 특성상 무게가 필수다. 급기야 가벼울수록 매력 돋기에 1g이라도 더 가볍게 만드는 데 혈안이 된 연구진의 무한 상상력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전개될 때도 흔했다.
사용시간을 조금 줄이는 조건으로 무게를 줄일 수 있다면 이것 또한 기술이랍시고 마다하지 않았다. 이의 영향으로 배터리는 물론 스토리지까지 최첨단을 아낌없이 받아들였지만 이렇게 해놓고도 성에 안 찬다면 소재까지 더 가벼운 거로 대체했다.
그 덕에 오늘날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사용자의 분노가 극에 달하는 건 당연하다. 이대로 간다면 꼼 쳐 둔 비상금만으로 새로운 장비를 들이는 것은 물론 꿈을 꾸는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그 오랫동안 이 땅에 거주하는 수많은 유부남은 내무부 장관의 결제를 피하고자 숨 막히는 부업을 은밀하게 자행해왔지만 그러한 노력이 수포가 될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그렇다고 삶의 한 줄기 희망이던 게임을 포기해야 할까? 당연히 그러기는 억울하다. 누구나 한번은 왔다 가는 인생. 지를 때는 일단 지르고 용서는 나중에 구하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다. 때로는 경험에 기대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허락보다 용서가 빠르다는 것은 이럴 때 써먹으러 나온 말이다.
# 그래서 사라고? 말라고?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가르침을 따르기로 했다.
판단은 신속하고 현명해야 했다. 총알은 한정됐고 기회는 한 번뿐이라는 것이다. 딱 한 번 쓸 기회만 주어진다면 효율을 우선해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게 뭔 고난이냐 말할 수도 있겠다. 결혼해보면 알게 된다. 분명 똑같은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놀랄 테니 라는 말 외에는 해줄 말이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교훈에 따라 즐기는 쪽에 베팅을 해본다. 결혼은 엄연한 실전이다.
▲ 총 5가지 부속으로 구성된 XPS13 ⓒ김현동
Dell XPS 13 투인원의 활용성에 기대해도 될만한 상황이 됐다. 노트북이라 적혀는 있는데 반으로 접으면 그게 태블릿으로 돌변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투인원의 원리에 대해 무지한 까닭에 180도에 불과하던 힌지를 360도가량 접힐 수 있게 개선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윈도 10은 노트북과 태블릿 그리고 PC에서 모두 사용하라고 만들어진 것이기에 태블릿에서는 태블릿 모드로 동작하는 것이 올바른 동작 형태다. 노트북을 반으로 접었다고 서니 그게 태블릿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또 ‘인텔 7세대 프로세서’를 사용한 덕에 경쟁력 충만한 성능을 여실없이 제공한다. 본디 태블릿으로 나온 제품의 성능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하지만 태생이 노트북으로 나온 것이기에 기대해야만 했다. 카비레이크에 관한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면 더욱 믿어도 좋다.
여기에 VR까지 대응한다. 스토리지도 NVMe을 달아놨다. PCI-e 방식으로 바로 연결하기에 컨트롤러를 거쳐 전송이 이뤄지는 방식보다 빠르다. 함정은 그것을 체감적으로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 행사장에서 유용할 치클릿 키보드 조명 ⓒ김현동
게다가 웹캠도 지원하니 원한다면 요즘 인기 넘치는 아프리카에서 BJ로 데뷔해 신고식도 치를 수 있고, 더욱 은밀하게 야밤에 PJ로 데뷔를 고려하고 있는 용자라면 백라이트 치클릿 키보드에 대해 미리 확인하고 사용법을 익혀 둘 것을 조언한다. 불을 켜지 않아도 키보드가 보이는 놀라운 마법을 체감할 수 있다.
그 결과 밤에 그 가치 살아나는데, 실제로 Dell XPS 13은 밤이 아니더라도 조용한 환경에서 사용할 제품을 구한다면 추천받을 제품이다. 보통 노트북 내부에는 팬이 고속으로 동작한다.
본디 노트북은 좁은 면적에 고성능의 장비가 다닥다닥 배치되기에 사용시간이 늘수록 열이 발생하는 것은 정상적인 동작 범주라는 거다. 열이 난다고 해서 그것이 문제는 아닌데, 이 제품은 열이 놀라울 만큼 적다. 굳이 팬을 달지 않아도 문제가 생기지 않기에 불필요한 장비를 없앤 것이다.
#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부담될 수 있겠다.
결국, 이 모든 배경을 고려하면 욕심을 내 볼 만한 노트북 또는 태블릿이다. 그래서 가격을 검색해보면 꼭 욕심을 충족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겠다. 물론 수년간에 거쳐 누적한 비상금이 넘쳐난다면 다를 수 있지만 만만한 금액대는 아니다.
한 대의 장비로 노트북과 태블릿을 체감할 수 있기에 관리는 편하지만 그 대가로 치러야 하는 비용은 기본 모델이 130만 원을 가볍게 넘겼다. 조금 욕심을 내 고급형으로 향하면 아무리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 한들 200만 원은 각오하는 것이 자존심 상하지 않겠다.
사실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다 떠나서 13인치에 불과한 작은 크기의 제품은 제법 아름답다.
▲ 노트북과 태블릿을 1대로 해결한다. ⓒ김현동
노트북을 보고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냐 하겠지만 보이는 것도 은근히 중요한 태블릿이기에 디자인은 제품의 완성도를 좌우한다. “와~ 디자인 세련됐는데”라는 말 들으면 돈 쓴 기분 날 것 같다. 어쨌거나 하나로 2가지를 아우르는 Dell 연구진의 깊은 고뇌에 감사를 남긴다. 만들면서 수없이 ‘빡’친 기분에 좌절했을 듯한데 그 결과는 참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