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K3 시승기 :: 보기엔 예쁜데 몰기엔 부족하다.
-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 프리미엄 준중형의 기본기를 제시한 K3
+ 여성을 타깃으로 한 고급형 차량의 세계를 개척하다.
[인사이드=시승기] 남자의 로망 하면 자동차가 빠지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남성미의 상징으로 떠올리는 강인함을 위주로 진화해왔죠. 근육질을 연상케 하는 선이 굵은 디자인에 힘을 상징하는 마력은 갈수록 증가되는 변화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던 지금까지 유지 돼 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자동차와는 소외된 환경에 처하게 됐으며 조수석에 핸드백을 걸 수 있는 고리가 등장하는 것 또한 오너가 아닌 파트너라는 인식이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허나 최근의 추세를 보면 변화가 감지됩니다. 여성의 사회적인 진출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또한 여성을 주요 수요층으로 보고 개선하고 있는 것인데요. 현대의 투싼은 구두와 치마를 입은 여성을 배려한다는 모토로 SUV 임에도 높이를 낮게 그리고 운전석의 디자인을 승용차에 근접하게 디자인 한 바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타 차종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특징인데요.
결코 조수석을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여성의 지위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점차 운전석으로 이동하고 영향력 또한 커지는 양상입니다. K3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세울만한 기질이 다분합니다. 모 매체 기자는 K3를 평가하는 문구에 <감성적인 디자인>을 사용했는데요,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다분히 여성향 디자인이라고 풀이 가능합니다.
남성을 위주로 진화해온 자동차가 이제는 여성을 주인으로 섬길 준비가 되었고 그 첫 번째 걸음은 기아가 K3를 출시하면서 한 발 내 딛게 되었습니다.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풀이 될 정도의 변화가 시도된 기아의 작품은 출시 초기부터 이슈가 되고 있으며 기아차 또한 천문학적인 홍보비를 쏟아가며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공을 들인 작품이 특히 주요 타깃으로 암시되던 여성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디지털매거진 인사이드 (http://inside.so) 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기아의 K3 등장 배경은 지극히 단순하다. 전작인 포르테의 후속이자 그 이전 세대의 세라토의 후광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아야 할 타이밍에 놓인 상황에서 기아의 명성을 끌어가느냐 아니면 주저앉게 하느냐의 정체절명의 위기를 가늠할 주인공인 것이다.
때문에 기아가 전작과 이 전작에 비해 많은 부분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예측은 이전부터 들려왔었고 접하게 된 K3는 사이즈 면에서 준중형이라는 어정쩡한 체급을 내세우며 패밀리룩을 충실히 답습하고 있다.
물론 기아의 패밀리룩인 호랑이 그릴을 이어 받지 않을 거란 예상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실제 K3, K5, K9을 나란히 주차해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누가 형제차종 아니랄까 상당부분 흡사함을 알 수 있다. 이를 다르게 풀이하자면 기아의 이번 차량도 개성을 찾기란 어렵다는 방증이다.
한 가지 디자인을 가지고 패밀리룩이라는 팻말을 붙여 놓고 사이즈만 다르게 해서 찍어내어 버린 생산 전략은 상용차 제조사로써는 비용 절감과 신차 출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등장한 것일 뿐이지 운전자 입장에서 그리 반가운 전략은 아니다.
그렇기에 기아 K3를 보고 있으면 형제 차종과 비교해보면 그놈이 이놈 같고 이놈이 그놈 같은 애매한 부작용이 야기된다. 일부 자동차 전문 언론이 K3를 두고 좋다, 뛰어나다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평가를 하려고 글을 쓴 것인지 광고를 대신해 주려고 글을 쓴 것인지 좀처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참신함을 바랐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 K3도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엔 무언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K3를 출시 직후 기아자동차가 세운 국내 판매 목표의 1만 9천대 가운데 70%에 달하는 1만 2,500대를 기록함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경쟁 차종으로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와 르노삼성의 SM3가 있는데 이들 차종의 인기를 거뜬히 누를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아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결과다.
재차 언급했지만 기아자동차의 K3는 세라토에서 포르테로 전해졌고 이제 포르테에서 넘어온 계보를 잊는 차종이다. 단순히 모델 체인지가 아닌 완전히 신차종으로 출시된 만큼 이전 차량과는 많은 부분에서 변경이 이뤄졌다. 물론 실 사용자가 원하는 변화는 <안전은 옵션이 아닙니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게 할 만한 완성도 측면이다.
|디자인
기아자동차의 K3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매끄럽다>가 떠오른다. 전작인 포르테 보다 길어졌(K3 전장 460mm / 폭 195mm)고 무게중심이 더 낮아졌다. 고속 주행에 더욱 유리한 디자인으로 진화했다는 말이다.
전면에서 보면 형제 차종인 K5와 K7이 호랑이 그릴을 중심으로 교차하는데 노블레스 등급의 고급형 모델에는 면 발광 LED가 적용된 눈썹까지 있으니 더욱 흡사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국산 차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A필라에 적용된 쿼터유리는 시야 확보 측면에서는 K3의 우세를 논할 만큼 강점이다. 이는 여성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았을 때 접할 수 있는 도로 정보가 더욱 풍부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부 또한 꽤나 신경 썼다. 허나 고급스러운 구성을 원한다면 1,500부터 시작하는 기본형이 아닌 고급형인 노블레스 등급을 선택해야 하며, 이는 2천만원 대의 모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보이는 것은 본 글쓴이의 생각만은 아닐 듯싶다.
초반 K3가 1천 600만 원 이상의 시작가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시판되는 제품 중 그래도 쓸 만한 제품이라고 여겨지는 모델은 최소 1,900만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때문에 완성도 측면에서도 보면 동급 차종에 비해 높은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항이다.
게다가 중형세단을 표방한 까닭에 K3의 운전석은 제법 안락하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계기판은 물론 버튼 까지도 집중 적으로 배치돼 있어 운전에 집중도를 높여준다. 물론 운전에 재미를 부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쉬운 점은 운전석과 조수석이 비대칭 형태를 추종한 까닭에 운전석에 비해 조수석이 상대적으로 좁게 보이는 부작용이 있다. 더구나 K3는 여성이 주요 구매층이라고 볼 때 남성이 조수석에 앉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좁은 느낌은 더욱 클 것으로 사료된다. 단 지극히 검정색 위주의 색상 배치는 젊은 층을 상대로 한 차종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지 않나 생각된다.
|기능
기능 면에서도 고급화를 답습했다. K3는 포르테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포르테에는 없거나 옵션이었던 것이 대거 기본으로 적용됐다. 게다가 시승차량이 노블레스 등급이라 K3에 적용가능한 풀 옵션에 적용된 상황이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세금 포함 2천만원대 초반을 추종하고 있으며 여기에 적용된 차량은 사이드 에어백을 기본으로 커튼 에어백과 경사로 밀림 방지 및 차체자세제어장치(VMS),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패들쉬프트, 6단 자동변속기, 버튼형 스마트 시동키 그리고 전동식 시트 조절 등 현존하는 편의 사항은 빠짐없이 탑재된 상태다.
* 편의사항
▲VSM(급제동, 급선회 등 차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MDPS)을 통해 제동·조향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
▲UVO(유보)
▲풀 오토 에어컨
▲액티브 헤드레스트(충돌 시 목받이가 자동으로 앞으로 나와 목이 꺾이는 걸 방지해주는 장치)
▲열선 스티어링 휠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후방 충격 저감 시트 시스템(시트 등받이의 에너지 흡수 구조를 최적화하고 저탄성 머리 받침을 적용한 것으로 후방 충돌 시 탑승자의 충격 흡수를 최대화해 상해를 최소화함)
▲뒷좌석 가운데의 3점식 벨트
▲뒷좌석의 분리형 헤드레스트
▲오토 디포그(자동 습기 제거 장치)
▲차량 안 공기를 정화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글로브박스 쿨링(조수석 앞 수납함을 차갑게 해서 안에 음료수 등을 넣어둘 수 있는 시스템) 등
또 K3에 장착된 타이어의 단면폭이 195mm로 포르테(185mm)에 비해 10mm 넓다. 접지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휠 사이즈는 15인치로 서로 같다. 연비 또한 기아자동차 측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제법 괜찮다. 기본 모델일 경우이며 시승에 사용된 노블레스 등급은 17인치 휠을 기본으로 했다.
감마 1.6 GDI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kg·m, 연비 리터(ℓ)당 17.7km(ℓ, 구연비 기준)의 스펙을 지녔다. 이는 한 세대 이전의 포르테와 마력과 토크 부분에서는 동일한 스펙이며, 연비만 16.5km에서 개선된 사항이다. 경쟁차종이자 형제급 모델인 아반떼도 포르테와 동일하니 뒤늦게 태어난 동생 노릇을 K3가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나 실제 500km 가량을 도심과 고속을 번갈아 주행해본 결과 12.8km 의 연비가 나왔다. 이는 한 세대 이전 모델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 드라이빙
운전하는 재미는 다소 부족하다. 엔진에서 품어 나오는 초반 가속도는 만족스럽다. 시속 100km까지 끌어주는 초반 답벽은 만족스러운 편인데, 1~3단까지의 기어 변속비가 최적의 변속 시점에 적절하게 변화가 이뤄져 초반 속도 증가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편이다.
단 3단 이후부터의 변속감은 한 발 늦게 이뤄진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계기판 표시 속도(60~80km)까지는 수월하게 가속이 붙으나 그 이상부터는 체감할 만큼의 가속도가 붙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K3의 계기판에 표기된 최대 속도는 240km 이며 못해도 70km 이상 구간부터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패들시프트 조작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K3 등급의 차종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고급 기능인 패들시프트 기능은 속도감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재미나게 쓰일만한 기능이다. 트랙을 타게 된다면 K3의 해당 기능은 제법 큰 인기를 끌 요인인데 문제는 조작과 동시에 기어 변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흠이 존재한다. 도입한 아이디어는 좋은데 뭔가 아쉬움을 남겨둔 기아의 세심한 배려일까?
두 번째는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 의 문제다. 도입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해당 방식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최악> 이다. 실제 고속 주행 중 도로위에 장애물을 발견하고 핸들을 재빨리 틀어야 할 상황이 있었는데 K3는 빠른 핸들 조작을 가볍게 무시해버리고 도로위의 장애물을 그대로 뭉개버리고 지나갔다. 문제는 그 이후다. 한 발 늦게 차량의 방향이 변환되면서 방금 전 운전자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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