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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컴 김재욱 팀장 - 전자출판 표준화 해답, 리드온이 대안

IT/과학/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11. 7. 6.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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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원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전자출판 시장에 학계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토종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출사표를 던지고 표준화에 나섰다.

애플 앱스토어 국내 계정에 유통되는 전자책은 5만개를 상회하며, SK텔레콤의 T스토어 등 안드로이드 기반의 전자책 콘텐츠는 1만개에 달한다. 하지만 각각의 콘텐츠가 내세우는 일명 보안정책으로 알려진 DRM이 서로 호환되지 않아 단말기를 교체할 경우 비용 부담이 이중에 달하며 타 단말기 사용자 유입을 막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어 출판 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때문에 출판 시장 성장에 따른 화두가 표준화 문제 해결이라는 것에 관련 업계가 동의하는 분위기를 형성되었으나, 각각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전자출판 관련 표준화포럼이 구성되었으며 정부 및 산업계 전반 전문가의 의견이 취합되어 오는 2011년 연말까지 결과물을 공개할 전망이다. 표준화포럼에 참여하고 있으며, 원년멤버이자 3년 넘게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사업에 참여해온 한컴은 전자책 시장이 외국과 한국은 확연하게 다른 차이점을 보이고 있기에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컴오피스 신제품팀 김재욱 팀장은 “전자책 시장이 화두인 것은 확실하며 오랜 시간 전자책 시장이 흥미로운 아이템이긴 하나 성장하지 못한 것은 현지화에 실패한 결과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면 미국에는 아마존이라는 유통 기업이 킨들을 내놓았고 이 과정에서 확보된 고객만 800만을 넘기에 한 사람이 한 권씩만 구입하더라도 800만을 넘는 고객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반면 한국은 지난 90년 후반부터 전자출판 시장 진출을 놓고 출판업계가 머리를 모았으며, 전용 단말기를 출시하면서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으나 전용이라는 특성이 개입되면서 전자출판은 답보 상태에 머물게 되어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김 팀장의 주장에 따르면 해결 방법은 생각 외로 간단하다. 호환성을 확보해주면 되지 않나요? 라는 질문에 “그동안 콘텐츠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 잡지 않았던 것도 또 한 가지 이유입니다. 불법 다운로드나 P2P도 요인이었구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효자인 것이 골머리를 앓게 했던 문제점을 해결해준 것이죠. 이제 남은 것은 출판업계의 이해관계입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인지가 필요했던 90년 후반부터 진행돼 온 돈 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 형성이 10년 넘게 걸렸다면 남은 과제인 호환성 확보는 출판 업계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 자기네 콘텐츠만 고수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환경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행 1,9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전자출판 시장은 오는 2013년까지 5,300억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따라서 호환성 확보가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시장 확보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 출판 업계가 앞서 출시했던 콘텐츠를 넓게 포용하느냐도 시장 확보를 가능케하는 주요 관건이다.

한컴은 최근 트랜드가 온라인 출판 시장이라고 보고 업계 1위 도서 기업인 예스24와 손을 잡았다. 기존에 태블릿 또는 스마트폰에서만 볼 수 있게 제한을 둔 이북 솔루션의 DRM을 순차적으로 호환성이 확보되는 DRM으로 교체하고 유통업체와 제작자 모두에게 신뢰도까지 담보하겠다는 심산이다.

김 팀장에 따르면 한컴은 기존 DRM을 대체할 표준화된 DRM 개발도 완료했다. 표준화포럼 활동의 결과물로 오는 연말까지 한국형 표준화 DRM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한컴 측의 계획이다. 우후죽순 식으로 등장해 발생한 DRM 호환성이라는 폐단을 무너뜨려 궁극적으로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국내 전자출판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정착시켜 신뢰도를 확보하겠다는 주장이다.

양 사 간의 계약 체결 이후 예스24는 6만권을 상회하는 도서를 리드온 기반으로 작업 완료했으며, 매달 200권에 달하는 종이책을 전자출판 콘텐츠로 생산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3개 서점이 입점을 앞두고 있으며, 이 숫자는 콘텐츠 종류가 늘어날수록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컴은 오는 2013년 말 까지 개인출판 시장에도 리드온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당장 진출을 못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출판물을 파는 문제가 아닌 현행 출판문의 유통과정에 개인이 개입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저작권 소유 문제와 서비스와 유통, 이권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오프라인으로 전자출판 콘텐츠가 유통될 경우에도 유통 서점과 출판사의 이권을 어떻게 나눌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한컴이 리드온을 표준화로 정립하고 출판 업계에 긍정적인 검토를 개진하는 것도 성장을 정체시킨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무엇보다 호환성이 큰 강점이다. 자기네 콘텐츠만 고수했던 기존 단 방향 소통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지면 단말기 종류에 상관없이 전자출판 콘텐츠를 보급할 수 있게 되며, 소비자는 오프라인에 인쇄물 구입하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손쉬운 콘텐츠 구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 보수적인 출판업계, 변화 받아들여야 할 때

김 팀장의 설명만 듣고 있으면 한컴 리드온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만능열쇠와 같은 도구임이 확실하다. 그래서 물었다. 내세우는 강점을 접한 출판 업계가 긍정적으로 나서더냐? 는 의문이다.

답변은 예상대로 돈에 관련된 부분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그 외에도 ▲전자출판 진출에 관심이 없다. ▲출판사와 서비스 업체와의 반목 ▲이익공유에 부정적이라는 3가지가 추가로 언급됐다. 후자에 지적된 3가지와 전자에 언급된 1가지를 합산한 4가지 문제가 현행 오프라인 출판 기업의 전자출판 진출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돈에 얽혀 민감한 문제이기에 한컴은 리드온 진출의 걸림돌을 최대한 낮추겠다고 밝혔다. 전자출판 시장에 진출코자 하는 오프라인 출판 기업이라면 무료에 가까운 조건으로 진출할 수 있게 돕겠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조건은 있다. 전자출판 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기업에 무상에 가까운 조건으로 진출 장벽을 낮추는 만큼 한컴의 마인드와 비슷한 기업에 한정된다는 것. 함께 시장을 개척하고 열어가겠다는 기업이라면 투자 개념으로 우호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김 팀장의 주장이다.

한컴은 완성된 콘텐츠도 잘 유통하려면 DRM이 여러 개로 나누어 자기네 DRM만 고수하는 현행 환경만 고수한다면 유통에 방해된다는 것을 답지하고 각 DRM을 서로 호환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든 DRM을 통합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때문에 한컴은 출판 업계가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컴이 만드는 DRM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표준화포럼에 리드온을 제출하고 국내 표준으로 정립시켜 표준 DRM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해 전자출판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 결과는 올 연말 나올 예정이다. 한컴 리드온이 답보 상태에 머문 출판 업계의 돌파구가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사진 김현동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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