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6일] - 보안전문기업 이스트소프트가 만든 보안 소프트웨어 알약의 개발부터 기획까지 진두지휘하는 원더우먼 이연화 팀장을 만나봤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지난 2004년 이스트소프트 프로그래머로 입사 후 개발에 참여 했으며, 현재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이스트소프트에서 기획팀장을 하고 있는 그녀의 애칭은 공대 아름이. 대학 시절 몇 안 되는 홍일점으로 인기를 독차지 했을 것만 같은 앳된 외모를 가진 그녀의 첫 마디는 "일이 재미있다"는 것.
근무 시간이 얼마나 되냐고 슬며시 떠봤다. 평균 근무시간은 14시간에 달한다고 대답한다. 하루 14시간이라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고 일에 빠지게 한 원동력이 바로 일에 대한 흥미라는 설명이다.
웬걸, 남자도 계속되는 철야에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IT 업계에서 버티기가 힘들어 이직이 잦기로 유명한 업계인데,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봤다고 말한다.
왠지 성격이 깐깐할 것 같아 물었다. 주변에서는 깐깐힌 팀장이라고 평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답변한다. "깐깐한 팀장이 맞다"고 스스로를 낮추는 배포까지. 종합하면 선머슴이다.
/ 이스트소프트 알툴즈사업본부 알약기획팀 이연화 팀장.
개발부터 기획까지 진두지휘.
첫 인상은 당당하다. 그리고 자신 있다. 게다가 똑부러진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 보다는 똑똑한 직원이 더 마음에 든다는 소신 있는 발언까지. 치열한 보안업계에서 팀장이라는 자리를 꿰찬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도 우연히 주어진 기회도 아니라는 느낌이다.
다시 한 번 물었다. 힘들지 않냐고. "입사 당시 50명이던 직원이 지금은 350명으로 늘어났어요. 일하는 만큼 회사도 성장하고 저도 성장했어요. 재미있잖아요" 라며 웃었다.
그녀는 얼마 전 회사에서 제공하는 간부 대상 교육을 받았다. 물론 여성은 그녀가 유일하다.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를 제외하곤 평사원에서 팀장으로 승진된 여직원 또한 그녀가 유일하다. 한마디로 공대아름이 보다는 원더우먼이라는 문구가 더 어울린다.
| 비전 있어 도전한 일. 만족스러워
그렇다고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 그녀도 대학 재학 당시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의료계통에 있는 가족을 보며 본인 또한 같은 길을 걷을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IT가 더 비전 있다는 자신의 소신에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한 선택은 지금까지 유효했다.
그렇게 선택한 이스트소프트. 지난 2004년 입사 후 8년간 출시된 굵직한 히트 상품이 그녀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인연 또한 회사를 통해 만났다. 직장 동료이자 멘토링을 통해 만난 선배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리고 아이도 있다. 다들 힘들다고 손사래를 치는 IT를 선택함께 동시에 많은 것을 얻은 그녀. 일이 재미있다는 의미는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직장에 적응할 수 있게 도우며, 조언자의 역할을 하는 멘토링 제도가 있습니다. 저도 선배를 만났는데, 인연이 되었네요.(웃음)"
여직원에게만 유독 실력보다 미모를 주목하는 세상에서 쏟아지는 관심을 멀리하고 실력으로 정면 승부한 그녀. 눈앞의 이익 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걸어온 결심은 충분한 보상을 안겨줬다. 잘나가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며 보안 기업인 이스트소프트웨어 기획팀장이 그녀의 직책이다.
그렇더라도 남자수가 월등히 많은 업계에서 힘들지 않을까? 의심이 들어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은 기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대학교에서 공부하던 당시와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아요.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익숙해요. 편하고요" 라며, 여자라서 힘들 거라는 편견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대응했다.
| 이스트소프트, 친숙한 보안기업으로 진화
국민툴즈 개발회사인 이스트소프트. 알툴즈를 포함 보안 소프트웨어로는 알약을 출시하고 있다. 이 팀장은 입사 초기 알송을 시작으로 알툴즈 개발에 참여했으며, 현제는 알약 기획팀장으로 알약 기획부터 개발까지 전 단계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핵심 인력이다.
그렇다보니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경우도 생긴다. 그럴 경우 가차 없이 지적한다는 것이 이팀장의 지론이다. 업무상으로 발생된 일이니 뒤끝이 없어야 한다는 것도 덧붙였다. 공과 사는 엄격하게 구분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해당 직원 다독이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개발부터 기획까지 계획하던 성과를 제품화 성공으로 증명시키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팀장. 요즘에는 알약의 해외진출과 일반인 대상으로 신 버전 공개를 앞두고 더욱 바빠졌다고. 기획하랴 보완하고 수정하랴.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며 웃었다.
사실상 알약 개발팀의 확고한 버팀목이기에 업무 강도 혹은 스트레스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산전수전 다 겪으며 잔뼈가 굵은 이팀장. 모두가 주목하는 자리에 위치하면서 자신의 기대 또한 함께 성장하고 있단다.
“기획은 창조적인 작업이에요.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어야 하며, 문제점이 새겼을 때 해결방안도 제시해야 해요.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사용자에게 전달되고, 테스트 되는 것을 보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과 IT 업계를 아우를 수 있는 판단력을 기반으로 이연화 팀장은 이스트소프트를 보안기업으로 우뚝 세웠다. 그런 그녀에게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은 있다. 엄마를 한창 그리워할 다섯 살 된 아이를 자주 돌봐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쩌랴. 이스트소프트 알약 개발팀에 그녀가 없으면 제품 개발부터 제품 완성에 필요한 전 단계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 것을. IT 업계의 몇 안 되는 여성 개발자이자 기획팀장. 이스트소프트에 이 팀장이 머무는 한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는 계속될 듯싶다.
ⓒ글·사진 김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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