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팀 인터뷰 “같이 호흡하실래요?”
- 글·사진: 김현동(cinetique@naver.com)
+ 관객이 주인공, 배우는 안내자라는 거~
+ 웃고 즐기고 떠들었다면 이젠 참여해야죠!
“대학로 다르게 놀자 소극장에는 매회 관객의 배꼽을 잡게 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호텐쇼 정준교, 캐더린 김태형, 루첸티오&연출 하현수, 페트로치오 장승우, 트라니오&그루미오 최상림, 뱁티스터 부인 & 시슬리 & 미망인 이경옥, 비앙카 이종대 배우의 환상적인 하모니가 완성시킨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인데요. 이 작품의 특징은 대본이 미완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완성시켜야 한다는데요. 미완성 대본을 가지고 등장하는 작품의 완성기~ 어떻게 진행되는지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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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연 처음이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객석의 불이 꺼지지 않는 유일한 작품. 게다가 관객에게 먼길 오느라 힘들었다며 차 한 잔 대접하는 친절함 까지. 생소한 장면에 처음 오는 관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곤 한다. 게다가 극의 진행 방식도 남다르다. 익숙한 단어를 차용한다면 즉석 애드리브라는 것. 대본은 있으나 극의 진행을 도울 뿐 결정적인 내용은 극이 진행되면서 완성 돼간다. 때론 배우가 진땀을 흘리기도 하고 때론 관객이 배우를 대신하기도 한다.
2008년도 정식 론칭 된 이후 초반에 세운 원칙은 지금까지 고수돼 왔다. 그렇다 보니 총 공연 횟수만 1천회가 넘는 가운데 즉석 애드리브라는 방식을 빼놓고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약 100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관객과 배우는 ‘소통’이라는 단어 하나로 작품의 완성을 위해 총력을 기한다. 번듯한 대본은 있는데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합심 하는 방식이라. 시작부터 난관이다. 그렇다 보니 내용도 매 회가 다르다. 왜? 이렇게 힘든 방식을 고수했을까?
| 의심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작품.
‘과연 될까? 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맨 처음 정식 론칭을 앞두고 약속한 듯 나온 말이란다. 뭔가 재미있는 사연이 있을 것 같아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장승우 팀장에게 연유를 물어봤다. 극중 술주정뱅이 역할로 등장해 관객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장 팀장은 호탕한 표정을 지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우리 작품이요. 쌩 날로 하는 작품이에요!”
쌩 날로 하는 작품?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했더니 생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공연이라는 뜻이라는 것. 그 제서야 귓가에 스쳤던 멘트가 떠오른다.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쌩얼로 진행됩니다” 는 멘트다. 시작하기 전 등장하는 문구를 접한 관객은 십중팔구 속으로 “저게 뭔 생얼이야~”라고 핀잔을 내뱉는다. 최소한의 분장을 하고 등장한 배우의 얼굴은 빛깔만 봐도 생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차! 하는 순간. 그 말의 본뜻은 라이브로 진행되는 뜻의 다른 표현이란다. 인터뷰를 진행 할수록 점점 미궁에 빠지는 묘한 느낌.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극의 진행 방식도 생소하지만 풀어나가는 방식 또한 상식을 벗어나간다. 이렇게 된 것은 말하지 않았던 남모른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 여배우도 많은데. 남장여자? 사연이 있어요.
론칭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참여를 통해 완성되어 가는 유일무이한 고객참여형 연극의 출발은 어땠을까? 극이 정식으로 론칭 된 시기는 지난 2008년 경.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이전에 극단이 추진코자 했던 작품은 그 이름도 유명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대작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작품은 배우라면 책으로도 배워 익숙했던 것. 자연스레 극단 또한 해당 작품을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배우가 모이고 작품을 정식 론칭할 시기가 되자 한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고. 무슨 문제였냐고 물어봤더니 “뽑아 놓고 보니 배우 구성이 어색했습니다. 또 다른 걱정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식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워낙 작품이 유명하다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양한 극단에서 시도했습니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고민.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정식 론칭을 재촉했다.
이 과정에서 캐더린과 비앙카 역을 할 사람을 결정할 시기가 됐고. 남장여자 배우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다. 물론 초반에는 우려도 있었지만 막상 뽑아 놓고 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는 것이 관객의 반응이다. 게다가 2011년도에 합류한 비앙카역의 이종대 배우는 여장을 시켜놓고 보니 미모가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남장여자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에 바꿀 이유는 없었다.
| 이제는 불을 끄면 어색하고 불안해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타 연극과 비교를 거부한다. 불을 끄지 않는 방식부터 차별화를 뒀다. 무대는 불이 꺼지더라도 객석은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하여 ‘꺼지지 않는 객석등’이라는 명언도 있다고. 장 팀장은 “객석 불이 안 꺼지는 공연은 우리가 처음일겁니다.”라고 자신한다. 물론 불을 끄지 않다보니 말 못한 애환도 있다.
“불도 안 쓰고 핸드폰도 안 끄고.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이기에 시도한 것인데 배우에겐 분위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두 배의 노력이 요구되거든요. 관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초반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음. 배우의 성격도 달라졌어요. 뭐랄까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해야 하나”
배우의 성격까지 변화시킨 작품. 초반에는 많은 시행착오고 있었다고. 게다가 극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다고.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이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즐기는 매력이라고 언급한다. 실제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한 백화점의 초대로 백화점에서 공연한 적 있다. 당시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객석의 불을 껐으나~ 예상은 “불 괜히 껐어.” 이후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객석 등은 끄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 됐다.
|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란~
공연마다 배우를 긴장시키고 관객의 남다른 아이디어가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매회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배우가 말하는 극의 매력 또한 소통을 벗어나 설명할 수 없게 됐다.
“우리 작품은 말 그대로 소통을 위한 작품입니다. 배우가 주체가 아닌 관객이 주체가 되는 작품이랄까요. 예전의 작품은 객석등도 다 꺼진 상태에서 배우의 행동을 엿보는 식이었죠. 배우랑 관객이 친해질 기회도 없고, 관객은 제 3자의 입장에서 지켜보며 웃고 떠들고 작품이 끝나면 헤어지는 반복되는 방식입니다.” 라며 아쉬움이 컸다는 장 팀장.
이러한 고민을 덜어볼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연극은 관객과 배우가 모두 1인칭 시점에서 접근합니다. 객석이 무대가 되고 무대가 객석이 되곤 합니다. 우리끼리 말할 때는 스펙액터라고 칭하는데요. 배우가 하는 일은 연기가 아닌 안내자로써의 역할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안내 할 테니 같이 가볼래요. 이런 성향의 연극. 이 연극은 이런 작품이에요.”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관객의 참여가 제품의 재미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배우의 주장. 매회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배우는 관객에게 극을 안내한다. 그리고 참여를 위해 열정을 불태운다. 대학로에 유일무이한 연극으로 자리 잡은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지금 이 시간에도 관객은 배우가 뒤기 위해 문턱을 오르고 있다. 오늘은 누가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새로운 배우로 등장할지. 내심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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