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6일] - 작년부터 PC 업계를 강타한 그래픽카드 품절 대란. 팬데믹의 장기화는 PC의 수요를 높임과 동시에 불안해진 세계 경제 상황으로 가상 통화 채굴 열풍을 촉발시켰다. 이런 상황이니 그래픽카드는 자연스럽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PC의 실 수요, 가상통화 채굴 목적의 수요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불가피한 부작용이다.
많게는 수백만 원이나 치솟고 심지어 그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게 된 시장은 일순간 패닉에 빠졌다. PC 업그레이드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이가 속출했고, 이른바 신종 앵벌이라 지적하는 ‘되팔이’까지 등장해 기승을 부렸다. 특히 가상통화와 결부된 그래픽카드 중 최상위 제품은 유독 인기 대상이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사치에 가깝다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점에 이견은 없다.
바로 그 사치에 가까운 그래픽카드, 비단 코인 채굴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더라도 최고의 PC를 갖추고 싶은 모든 사용자가 한 번쯤은 선망해본 그래픽카드를 상대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대표적인 두 모델 AMD 라데온 6900 XT OC와 엔비디아 RTX 3080 Ti는 최상위 고성능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상징적인 제품이지만, 막상 두 제품이 동일 선상에서 비교된 일이 드물다는 것.
그러한 구도에서 진정 더 나은 제품이 무엇인가 궁금한 나머지 답을 찾아봤다.
# ‘싯가’로 팔리는 플래그십 모델, 2~3배 뛴 꿈의 그래픽카드
PC 부품의 특성상 소비자 권장 가격이라는 부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시장에서 부르는 게 값인 ‘시가’로 팔리는 제품이다. 라데온 6900XT OC는 공급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11월 말 기준으로 약 200만 원 선이며, RTX 3080 Ti는 약 250만 원에 형성되어 있다. 두 제품 모두 출시 당시 대비 사승한 금액이다. 그나마 안정된 것이 이 정도다..
채굴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이 두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단 하나, 게이밍이다.
적잖은 비용을 투자하는 만큼 사용자 입장에서는 성능에 유독 민감할 수 있다. 디자인 또는 영상 편집 같은 작업을 주로 하는 사용자에게 고성능 제품은 소유욕 발동시킬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지만 고작 50만 원이라는 가격 차이도 우습게 넘길 정도로 사실 이 정도 제품에 투자할 여력이라면 가격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제품을 가르라는 것인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두 제품은 스펙 상 우열을 겨루기 어려울 정도로 대동소이하다. 그럼에도 결국은 궁극의 게이밍 경험에서 어떤 그래픽카드가 우월한가 하는 민감한 부분은 선택을 가르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기준으로 제원부터 비교했다.
AMD Radeon RX 6900 XT
부스트 주파수 : 최대 2340 MHz
컴퓨팅 유닛 : 80 / 5120(스트림)
메모리 : GDDR6 16GB (256Bit)
권장 파워 : 850W
가격 : 약 195만 원
NVIDIA GeForce RTX 3080 Ti
동작클럭 : 1.37 ~ 1.67GHz
NVIDIA CUDA 코어 : 10,240
부스트 클럭 : 1.67 GHz
메모리 : GDDR6 12 GB (384Bit)
권장 파워 : 750W
가격 : 약 265만 원
라데온 RX 6900XT의 경우 RTX 3080Ti 보다 530 MHz 더 빠른 GPU 클럭 속도, 111.7 Gpixel/s 더 높은 픽셀 속도, 812 MHz 더 빠른 메모리 클럭 속도, 50W 더 낮은 TDP, 4GB 더 많은 메모리, 580 MHz 더 빠른 GPU 터보 속도를 갖추고 있다.
RTX 3080Ti의 경우는 3,000 MHz 더 높은 유효 메모리 클럭 속도, 400.4GB/s 더 많은 메모리 대역폭, 128비트 더 넓은 메모리 버스, 5,120개의 추가 음영 장치, 1억 5천만 개 더 많은 트랜지스터, 하나 다양한 디스플레이 포트 등을 비교 대비 우위점으로 내세운다.
제조사도 다르고 브랜드도 다르기에 저마다가 주력하는 활동 영역과 각기 다른 부분을 우열로 내세우지만 크게 보면 RX 6900XT는 대체로 속도와 관련된 퍼포먼스 측면, RTX 3080Ti는 넓이, 개수와 같이 구동의 안정성을 더할 수 있는 부분에서 강점을 어필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게이머 입장에서는 그러한 간극이 대수겠는가! 실제 게임에서 더 나은 체감을 제공한다면 숫자에 불과한 수치와 기능은 다음 문제다.
# 대동소이한 게이밍 벤치마크 … 모든 테스트에서 라데온 win!
결론부터 말하면 순수한 게이밍 경험 측면에서만 놓고 봤을 때 라데온 RX 6900XT가 더 나은 성능을 제공했다. 물론 테스트 전부터 제원상 세웠던 가설 또한 더 나을 거라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스펙 상에서 보이는 차이와 실제 경험 사이에는 프로세서, 메모리, 스토리지, 파워 등 수많은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테스트를 진행할 필요는 있었다.
방향은 3가지 항목(△일반사용 △게이밍 △전문작업)을 설정하고 이에 상응하는 테스트 방식을 나열했다.
게이밍은 비교적 최근에 공개된 레인보우 식스 시즈, 어세신크리드 발할라, 와치독리즌, 파크라이6까지 총 4가지 항목이다. 그리고 순수한 그래픽성능 측정은 3D MARK 벤치마크 기준으로 DX 버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와 타임스파이 2종이다. APP 테스트로는 최근 유튜버 등 콘텐츠 크리에이터 시류에 발맞춰 수요가 증가한 포토샵, 에프터 이펙트, 프리미어 3종이다.
4종 게임을 돌려본 결과 결론적으로는 라데온의 압승이다. 최저와 최고 옵션 두 가지 항목으로 측정한 결과 모두 우세했다. 물론 일부 테스트는 미비한 차이에 불과했지만 전반적인 결과만 두고 일갈하자면 라데온이 더 나은 점수를 나열했음이다. 이의 결과는 3D 마크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순수 DX 성능에 기조해 측정하는 테스트에서 적잖은 차이로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RTX 시리즈를 가볍에 앞지르고 더 나은 제품임을 드러냈다.
결정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다만 저조한 차이에 불과했기에 콘텐츠 제작이라면 두 제품 중 어느 제품을 선택하더라도 무난한 사용성이 담보된다. 그럼에도 200만 원이 넘는 고가 그래픽카드를 가지고 게임한 번 즐기지 않을 거라고 단호히 예단할 수는 없기에 다방면에 사용할 목적이라면 이러한 조건에서도 답은 라데온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대다수의 게임, 그리고 프로그램, 벤치마크까지 나열한 조건을 감안할 때 두 제품 중에서는 누가 뭐래도 라데온 RX 6900XT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수치상으로 소폭 앞섰기 때문만 아니라 적어도 현시점에 형성된 시장 가격까지 따지면 더욱 확실하다. 금액만큼의 차이는 사실 아주 고급 메인보드 한 장 가격과 맞먹을 정도다. 혹은 고성능 NVMe을 하나 더 장착할 수 있고 이는 I/O 성능과 밀접하기에 전체 성능 향상에 도움된다.
고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그래픽카드 2종을 상대로 비교한 결과도 그렇고, 금액조차도 더 저렴하다면 엔비디아 사생팬이 아닌 이상 RTX를 고집할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또한 제품 수급도 불확실해 시장에서 구매하려 해도 적잖은 스트레스가 따른다. 단지 라데온 라데온 6900 XT OC의 우위가 아닌 현실적인 조건 모두를 충족하는 제품은 사실상 라데온에서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움직임이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저작권자ⓒ 위클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