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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라이젠 락PC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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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클리포스트 2019. 7. 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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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좌석 100% AMD 라이젠 시스템

성동구 소재 락PC방 이천희 대표




[2019년 07월 06일] - “여기는 라이젠만 쓰나 보다.” PC방에 들어온 손님이 ‘AMD 프리미엄 PC방’이라는 팻말을 보더니 한마디 했다. 다른 곳도 아닌 게임방을 점령한 AMD 라이젠 시스템. 이곳에 발을 내딛는 사용자 가운데 열에 하나 정도만 먼저 알아봤다고. 굳이 언급하지 않는다면 체감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효과는 있다. 라이젠이라는 이유로 이곳 게임방까지 먼 길 마다하지 않는 단골이 생겨날 정도라는 건 주목해야 할 특이성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텔이라는 글자를 두고 우리는 으레 인텔 기반이겠거니 하고 게임방을 향하는 것일까? 만약 그것이 아님을 알고 나면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결과만 먼저 언급하자면 사용자는 인텔이건 AMD이건 전혀 게의 치 않았다. 게임을 하는데 문제없음이 중요한 조건이요. 성능이 잘 나오면 그만인 상황이다.

단지 오랜 학습의 결과로 인텔 인사이드가 PC의 표준인양 통용되었고 PC방 또한 인텔 사용을 당연하게 여김이 작금의 실상이다. 엄밀히 보자면 시장은 인텔과 AMD 2개 브랜드가 양분하고 있다. 물론 우세함에서 전자가 앞선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적잖은 점유율이 후자로 옮겨갔고 3세대 라이젠 출시를 앞두고 가격 인하를 고민한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로 수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PC방은 오로지 인텔만을 위해 존립했다고 여겨도 될 정도로 견고한 북방한계선을 연상케 한 분야다. 그러던 구도에 균열이 발생한 것도 부족해 시스템 일부도 아닌 전 좌석 100% AMD라는 점유율은 인텔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구여야 할 상황. 물론 락PC방 이천희 대표도 처음에는 인텔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98년도에 처음 PC방을 개업할 당시만 해도 인텔 점유율 100%가 엄연한 현실이다.

그사이에 업그레이드를 수없이 거쳤고, 지금의 자리인 성동구 응봉동 이곳이 어느덧 세 번째 오픈하는 PC방이다. 쌩쌩 돌아가는 건 AMD 라이젠 시스템이다. 인텔은 단 한 대도 들이지 않았다. 심지어 카운터까지 올 AMD 구성이라는 건 이 대표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이란다. 이 대표에게 영향을 받고 라이젠으로 갈아탄 PC방 사장님이 생길 정도였다. 2세대를 도입한 사장님은 3세대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기존 인텔 시스템을 3세대 라이젠으로 교체하려는 대기 수요도 유발했다.


“락PC방은 규모만 본다면 소형매장이에요. 그래서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요. 오토로 돌리는 매장이라면 매니저도 있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하니 규정대로 운영하면 되지만 그게 아닌 다수 매장은 운영자의 경험이 중요하거든요. 아무래도 동네 장사다 보니 손님 한명 한명에 더욱 애착이 가고 자주 보는 얼굴은 이름은 물론 선호하는 음식, 게임 성향 심지어 키보드와 마우스 취향까지 기억하는 것도 요령이에요. 매번 똑같은 자리만 선호하는 손님도 있어요. 먼저 한 마디 건네주는 것이 바로 센스거든요.”

젊은 시절 삶의 터전 PC방
하나부터 열까지 그의 손으로 완성
갈수록 엄격해지는 규제와
사행성으로 보는 시선은 걸림돌

락PC방 이천희 대표는 AMD 라이젠 시스템에 대해 돈을 벌어들이는 데 요긴한 신의 한 수였다고 표현했다. 한때는 100% 인텔이라는 시스템을 고수하던 그였지만 새로운 CPU가 등장할 때마다 매번 시스템을 통으로 바꿔야 하는 건 결코 무시하기 힘든 경제적 압박으로 다가왔다고. 더구나 PC방은 아무리 못해도 매 회차에 최소 10대 분량 단위로 업그레이드를 감행하는데 대당 100만 원이라고 한다면 족히 1천만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야 했다.

아무리 여유가 있다고 해도 적잖은 비용을 한방에 투자하기란 단호한 결단 없이는 불가능했다. AMD는 이 점에서 대안이 됐다. 물론 남보다 한발 먼저 새로운 분야로 뛰어든 이유로 적잖은 수업료를 지불했다. 그가 AMD 라이젠 전도사를 자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변에서 라이젠 시스템 도입을 고민할 경우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전수한다. 아무것도 없던 맨땅에 헤딩하며 겪은 답답함을 다른 운영자가 겪지 않게 하고 싶어서란다.

이 대표가 AMD를 처음 도입하던 시기는 본의 아니게 인텔도 이슈에 휘말리던 시기였다. 인텔이 프레스캇 발열 이슈로 한 차례 논란이 되던 당시에 AMD가 대안이 되겠거니 싶은 마음에 들여왔지만, 하필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메인보드 이슈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CPU 완성도와 달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미흡한 메인보드 완성도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하루 24시간 연속 동작도 마다하지 않는 PC방 운영 환경에서 메인보드는 사실상 영업과 직결되는 핵심 기반이지만 문제점에 대해 보고된 바 없었기에 대비하지 못하고 그대로 손해로 돌아왔다.

덕분에 지금도 이 대표의 기억에 흑역사로 기록된 체인텍 메인보드. 초반에는 멀쩡했으나 6개월 간격으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며 스트레스를 안겼다. 그 당시 이슈는 PC방 환경에서 AMD 시스템이 입지를 키우지 못하고 뒤로 밀려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CPU 완성도를 보조 하지 못하는 M/B가 시장 진입을 가로막으며 ‘PC방은 인텔이 좋다’는 선입견을 심어줬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저 AMD는 모든 면에서 뒤진다. 는 주홍글씨였다.


“AMD 라이젠 시스템으로 운영한다면 게임이 잘 되냐고 물어보는 PC방 사장님이 있어요. 우리 PC방에 도입한 라이젠은 2세대 제품인데요. 얼마 전에 넥슨에서 시피유 이슈 보고가 되었고, 피파에서도 이슈가 불거졌는데 시장에서는 AMD 호환성이라고만 지적하더라고요. 그런데 인텔 i7 시피유에서도 안 되었거든요. 실상은 CPU 문제가 아니라 코어와 쓰레드 인식을 제대로 못 하는 패치 버그였는데 AMD라서 안 된다는 오해 아닌 오해가 불거진 거에요. 이후 패치가 등장하면서 해결이 됐어요. 매번 AMD가 문제가 아님에도 잠재적 문제의 주역이 된 셈이죠. 억울한 상황이죠”

사용자가 먼저 알아주는 라이젠 성능
하지만 여전한 편견의 벽을 넘기 힘들어.
인텔보다 넉넉한 코어와 쓰레드.
MS 라이센스 이슈에서도 유연한 대응

PC방이기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결정적인 이슈인 라이선스도 AMD를 선택하면서 고민이 풀렸다. 기본이 되는 OS만 해도 PC가 바뀌면 OS도 새로 사들여야 하니 인텔은 매번 PC 구매 비용에 더불어 OS 비용으로 족히 기백만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었다. 물론 PC 구매 비용에 비하면 저렴하다고 여겼기에 가볍게 여긴 것도 있지만 이것 또한 대당 10만 원이라면 50대만 잡아도 500만 원 돈에 달하는 상황. PC 5대를 추가로 들이는 비용을 라이언스 구매로 소진해야 하는 상황이 시스템 교체 시기마다 끊임없이 반복됐다. 그 점에서 AMD이기에 가능한 이점이라면 CPU 교체만으로 이뤄지는 성능향상이 빠질 수 없다.

이천희 대표가 지금 운영 중인 2세대 라이젠 시스템은 초기 시장에 풀렸을 당시에 구매했던 시스템이나, 오는 7일 출시를 앞둔 3세대 라이젠까지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바꿔야 하는 것이라면 오직 CPU 한 종에 불과한데 넉넉잡아도 2년은 동작했던 PC에서 CPU만 바꾸면 가장 최신 시스템이 되는 거란다. 메모리와 스토리지 그리고 그래픽카드는 필요에 따라 교체할 수 있기에 시장 상황에 맞춰 대처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비용 부담도 적다. 100% 라이젠 시스템으로 PC방을 꾸린 지금 향후 고민하는 업그레이드라면 3세대 라이젠이랄까! 당장은 2세대가 현역인 상황인 데다가, 최근 1903 윈도우 10 업데이트 이슈가 이 대표의 표정을 밝게 했다.

“1903 리버젼으로 윈도우 10을 업데이트 하면 성능 향상이 이뤄지는 정보를 접했어요. 사실 설마 했죠. 지금까지 없던 일인데다가 윈도우 업데이트 한다고 성능이 올라가는 게 상식적으로 안 맞았어요. 인텔 제품은 업데이트 하면 더 느려지면 느려지지 더 빨라진 경우가 없었으니까요. 긴가민가 하고 나니 AMD 라이젠은 성능이 올라갔네요. 손님이 한마디 하더라고요. 어제와 달리 부드러워지고 빨라졌다고 느꼈던지 업그레이드했냐고? 하더라고요. 계속 가동을 해야 하기에 일괄 업데이트는 못 하지만 3대씩 묶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IMF 직후인 98년도에 시작한 PC방 사업도 횟수로만 20년 세월을 넘겼다. 산전수전 몸소 현장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겪으면서 잔뼈가 굵은 이천희 대표. 카운터부터 손님이 이용하는 PC가 있는 자리까지 그의 손이 안 거쳐 간 곳이 없다. 맨 처음 시작했을 당시 그의 영업장은 학교로부터 198m에 불과한 거리에 있었다. 일명 교육환경보호구역(구 학교정화구역) 법규에 영향을 받아 옮겼고, 지하는 비상구를 만들어야 하는 소방법이 걸림돌이었다. 그렇게 옮겨온 지금의 장소는 모든 규제에서 벗어나나 얼마 전 뜻하지 않던 철퇴가 떨어졌다. WHO가 게임을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당겨졌다.

“20년 넘게 PC방을 운영하면서 저 또한 많이 성숙하고 많이 배웠습니다. 아무것도 모를 당시에는 다른 매장 찾아가서 보고, 경험했고요. 그래도 모르는 거라면 책이라도 읽어서 찾았죠. 커뮤니티 활동도 하나의 해결책이 되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가족을 유지하는 터전이 되었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게 한 곳 같아요.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능력 내에서 벌 수 있게 해준 곳. 그 점에서 응봉동 락PC방은 게임에 관한 관심과 PC를 향한 관심이 만든 PC방이랄까요! 저 또한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자 누군가의 아빠인데 PC방이 또는 게임이 해롭다는 인식은 원치 않거든요.”

전통적으로 인텔 텃밭이라 불리던 PC방에 AMD 시스템을 고집한 락PC방 이천희 대표. 그간 수없이 지적하던 자잘한 트러블은 지금은 해당하지 않던 수년 전 세상에서 잊힌 메인보드로 비롯된 주홍글씨에 불과했고 그러한 편견이 아직도 걷히지 않은 채 다수 PC방 사장님은 막연히 문제가 많은 브랜드로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한 분위기에 반기를 들고 AMD 라이젠 프리미엄 게임방임이라는 표식을 문을 열고 들어오면 선명하게 보이는 곳에 배치한 것은 이 대표의 오랜 소신이자 더 나은 컴퓨팅 경험을 제공하는 데 AMD 라이젠이 구심점이라는 그의 지론을 뒷받침한다. 이 대표는 오늘도 카운터에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주문에 대응하고 만족을 높이고자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곳은 전 좌석을 100% AMD만으로 구성한 라이젠 공식인증 게임방 락PC방이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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