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우리 회사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요.
초기 창업 멤버가 지분을 공평하게 나누었어요.
수평적인 조직, 지분도 분배 이상적이지 않나요?
공동 대표, 일도 두 배 합니다. (??????)
[2018년 08월 18일] - 듣고 있노라면 뭔가 싸한 기분이 든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공동 창업은 실패 확률이 높다. 결정적인 순간이 되면 이득은 나누되 책임은 전가하려는 모습에 빈정상하고 결국은 돈이라는 핑계를 들이대며 회사 경영은 발목이 잡힌다. 지분까지 균등하게 나누었으니 파벌싸움은 피하기 힘들다. 자칫 지분을 들이밀 경우 하루아침에 대표이사가 허수아비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작은 기업일수록 오합지졸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동업(同業)
1. 같은 종류의 직업이나 영업.
2. 같이 사업을 함. 또는 그 사업.
얼마나 정의로운 내용이던가? 힘을 모아 대사를 도모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상당수 창업자가 겉으로 보이는 낭만을 마음에 품고 한발을 내디딘다. 너와 나는 우리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뜻 그대로를 받아들이지만, 관건이라면 상대방도 ‘우리’로 생각했을 때만 가능하다는 것. 심지어 아는 사람과 동업은 절대 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왜 그럴까?
건국 이후 부모 세대와 달리 요즘 신세대에게 평생직장은 과거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전설이 될 기세다. 30대 초반 청년도 권고사직으로 회사를 나오는 근간은 사회 구조가 안정되지 못함이다. 손꼽히는 연봉에 남 보기에도 좋은 그늘이 되어줄 10대 대기업도 신규 채용을 꾸준히 줄여왔다. 갑과 을로 첨예하게 얽힌 한국 사회에서 대기업의 재채기에 중소기업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야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덕분에 일명 잉여 인력 색출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특별한 이유 없는 인력 퇴출 일명 권고사직은 하나의 유행이 된 지 오래다. 그 모습은 기술력으로 인정받은 벤처 기업이라고 다를 게 없다. 오히려 젊은 기업일수록 나이든 인력의 풍부한 혜안 대신 젊은 혈기의 도전을 우선한다. 용도와 목적에 맞게 단물만 쪽쪽 짜낸 후 이르면 30대 중반 늦어도 40대 초반에 가차 없이 쫓는다.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이들이 갈 곳은 뻔하다.
사회 안전망이 부실한 대한민국 현실에서 직장이라는 터울을 벗어났을 뿐인데 삶의 질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는 건 당연지사. 더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이들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한정됐다. 더구나 나이가 40대를 기점으로 그 가짓수는 급격히 좁혀진다. 퇴직금이라도 된다면 얼마 안되는 돈 일지라도 탈탈털어 시발자금 삼아 국민 간식 치킨집 창업에 눈을 돌리지만 그게 아니라면 동업을 가장한 창업이 대안이다. 3년 이내 문 닫는 치킨집은 열에 아홉이라고 한다니 결과는 뻔하지 않겠나.
후자 또한 시작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기에 그럴싸하게 보이겠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리 연일 반복되는 불협화음에 초반의 의기투합은 결국 너와 나로 대치국면에 처할 확률에 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돈으로 얽힌 동업이라면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 성공하기 위해 동업을 택했지만 실패하기 위한 동업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주 한순간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젊은 청년은 동업의 환상에 홀려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오간다.
수천 명의 창업자 가운데 단 1%가 성공했을지라도 그 성공확률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듯 99%는 환호하며 동업의 환상에 사로잡혀 같은 노선을 걷기를 희망한다. 무려 99% 수치의 실패 확률이 뻔함에도 환상에 눈과 귀가 먼 탓에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하는 동업이라는 진실이 먹혀들 리 만무하다. 그리도 위험한 동업임에도 많은 창업자의 합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동업한다며 애초에 열지 말았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자진해서 열었다고 보는 게 더 현실적이다. 그래~ 헬게이트가 열렸다.
사공은 하나일 때 목표를 향해 전력 질주
일은 일, 사사로운 감정 개입은 낭패.
조직 내 왕따, 소비자에게도 팽 당한다.
증시 상장까지 함께 갈지, 아니면 가늘고 긴 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할지도 모른 상태에서도 휴지조각에 불과한 지분에 대해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공동 창업은 정확히 중간을 기준으로 한 50:50이 공정하다는 착각에 빠져 나만의 권리를 사수하려 든다. 보통 청년 창업은 같은 비용을 투자하기에 한발도 물러서지 않으려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고작 2명으로 구성된 회사 직급이 최다 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이것 또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나 이것을 고민할 정도라면 그래도 이성이 남아 있다는 거다. 누가 중심이 되어 회사를 이끌어 갈 것인가는 곧 전략과도 연관 깊다. 동시에 지분에 대해 유독 민감한 것은 바로 ‘내 돈’이 투입되는 구도 때문이다. 만약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추후 동업을 끝내야 할 경우 지분 비율대로 정산받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에 조금이라도 손해를 회피하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누구 하나 먼저 말을 꺼내지 않지만, 같이 사업을 했을지라도 손실은 내가 아닌 ‘남’의 잘못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에 오직 투자금 방어가 목적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럴수록 사공은 하나여야만 한다. 공동창업이라는 빛깔 좋은 개살구에 현혹돼 지분을 나누는 순간 결정적인 순간에 허수아비가 될 수 있고 자칫 잭임을 지게 될 상황에 모든 책임을 떠 앉게 됨을 자초한 셈이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는 것이 결코 낭만적일 수 없다. 청년 창업은 낭만을 위해 대사를 거스르는 꼴이다. 친구가 좋을 때는 술잔을 기울일 때 말동무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사업에서 친구는 더 냉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큰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10억 약간 못 되는 투자금을 받았고 우리 수익도 많이 남는 구조였죠. 친구와 저는 잘 될 거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주요 스폰서의 지원 철회로 계획은 한순간에 흔들렸고 더 늦기 전에 동업자에게 이 사업은 포기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동업자는 회사 내에서 파벌을 형성해 지분을 앞세웠고 저는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중도 포기했으면 한 장으로 끝났을 배상금은 열 배가 되었고 동업자는 모든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저는 평생 만져본 적도 없던 5억 원의 부채가 생겼습니다.” - 동업 후 실패한 창업주 曰
그렇다면 지분 구조는 어떻게 가져가야 현명할까? 동업자가 1명이라면 대표가 9할을 나머지 한 명은 1할에 해당하는 지분 배분이다. 3명이어도 이 구도는 변함없다. 한 명은 1할, 다른 한 명은 0.5할 그리고 대표는 8.5할을 소유한 구도다. 이는 스타트업, 또는 벤처밸리에 입주한 상당수 젊은 창업주가 이러한 지분율을 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지분을 앞세워 회사 경영에 입김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자리 잡힌 구도다. 추후 외부 자금 수혈이 이뤄질 때도 공동 지분 배분은 문제에 봉착한다. 세상에 어떤 투자자가 공동창업에 투자를 하겠는가!
사업은 사업, 관계는 관계. 착각은 자유
조직을 지배할 수 없다면 휘둘릴 창업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떽!
기술 또는 개발 역량은 전 사업군이 같게 손꼽는 핵심이다. 하지만 그래서 문제가 된다. 숙련된 기술 인력은 한정되어 있고 마찬가지로 숙련된 개발 인력은 더 부족하다. 몸값 제대로 지급하고 모셔오지 않는 한 이들 인력 상당수는 자본력을 앞세운 안정된 회사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그렇게 옮겨 탄 이들 상당수가 얼마 못 가 연령 하한선에 걸려 짐 싸서 나온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그 몇 년을 편히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에 향한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규모가 영세한 스타트업 창업 초기 인력 가뭄이 심각한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며 창업주가 복리후생에 관해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창업은 현실이다. 당장 사람이 없다고 시기를 미루고 사람이 있다고 앞뒤 안 가리고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삶이라는 과정에 창업이라는 단어 한 줄을 적시하고 뛰어드는 것은 과감한 결단도 필요하지만 때가 되어야 가능하기에 단호한 의지도 지녀야 한다. 동업 상대 대부분이 기술과 연관한 이들로 구성됨은 현실적인 한계 탓이다. 이러한데 돈을 떠나 동업 관계가 구성될 리 만무하다.
기술직군 상당수 문제는 이상을 추구한다. 무조건 최고, 무조건 최신이라는 단어 앞에서 합당함이라는 기준도 흔들리는 게 부지기수다. 개발을 위한 개발에 치중하는 것도 종종 반복되는 모습이다. 서비스 대상을 정하고, 개시일도 정해졌다면 이제 경영자의 의중에 맞춰 뛰어가야 함에도 동업자가 친구 또는 형, 동생이라는 이유로 제동이 걸린다.
“형~ 그 방식은 우리 조직과 맞지 않아요.”
“오늘 약속이 있어서 먼저 퇴근할게요.”
“내일 집안일이 있어서 좀 늦게 출근해요.”
직원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동업자가 이렇다면? 그동안 가볍게 웃어넘겼다면 되돌릴 수 없는 다리를 넘어섰다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뒤늦게 내가 잘했다. 네가 잘못했다. 를 논하는 순간 그건 감정싸움이 되고 그 동업은 결국 삐거덕 소리를 내며 틀어질 수 있다.
사람이 좋은 것과 사업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개발자라면 당연히 지니고 있는 개발 마인드가 너무나 충만해 누가 봐도 개발을 통해 꿈을 이루고자 하는 캐릭터여도 그건 결격사유다. 동업이 아닌 채용을 해야 했다. 혹은 그 개발자는 동업이 아닌 본인의 회사를 꾸릴 수 있게 함이 더 현명하다. 동업이 아닌 파트너십(동맹)을 맺고 기술 부분만 도움받는 측면이 현명했을지 모른다.
담당자 부재. 인력 채용 못하니 대행을?
월 200만 원이면 한 명 채용보다는 싼값이죠.
네이버 상단에 노출하는 게 효과 좋죠(?!)
동업을 했다고 치자. 상품을 외부에 알리는 마케팅에서 제동이 걸린다. 종류도 다양하지만 웹 서핑을 통해 살펴봐도 같은 내용은 단 한 가지도 없다. 전문가에게 맡기려고 해도 저마다 내세우는 포트폴리오도 다르지만, 기술력이나 노하우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이 바닥의 불문율이다. 노하우가 곧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기에 제안서에도 구체적인 방법론적인 내용은 전혀 없다.
간혹 우리 회사는 어떻게 합니다. 라는 말로 아주 구체적인 방식을 적시한 기업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은 십중팔구 경험 없는 신생 기업이거나 단순 바이럴 혹은 광고 운영이 주력 아이템이기에 노하우라고 할 노하우가 없다. 주요 포털 상단에 콘텐츠를 올려드립니다. 라는 말에 현혹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단지 확률이지 대행사라고 해서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 의심이 가거든 딱 한 마디 하면 된다.
“노출 보장해줍니까?”
열이면 열 불가능하다. 만약 보장합니다. 라고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매크로를 사용하는 곳이니 애초에 언제 문 닫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으며, 1페이지에 한 건 노출해 드립니다. 라는 답변을 하거든 아이디를 여러 개 가지고 있으니 그중 한 개만 걸리게 해 보겠다.'라는 의미로 풀이하면 된다.
마케팅의 영역은 아주 방대하다. 관건은 아직 제품화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한다는 것인데, 제품도 없는데 왜 하려고? 미리 준비하려고? 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 자세는 훌륭하나 굳이 쓸데없는 곳에 정력을 쏟으려거든 제품화에 더 심혈을 기울여서 서비스 할 수 있도록 개발을 끝내는 것이 더 현명하다.
그러고 나서 고민해도 충분한 문제다. 모든 준비를 다 끝내고 이제 제품을 본격적으로 팔아보자. 라는 판단이 들었다면 마케팅을 고민해도 늦지 않다. 이 경우 외부에 별도의 대행사를 통할지라도 담당 인력 1인은 필요하다. 대표이사는 경영하는 사람이다. 경영해야 하는 사람이 제품을 어떻게 팔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마케팅 회의 2~3시간을 함께 하는 것은 더 중요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라 평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케팅 담당자는 어떻게 채용해야 할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피해야 할 단어는 초짜, 블로거, 광고 담당자의 세 부류다. 어설프게 이곳저곳에서 주워듣고 아는 척하는 초짜는 조직에 들어가면 실적부터 내겠다는 욕심에 무리한 계획을 세워 대행사의 기를 죽이려 든다. 쉽게 말해 갑과 을의 구도를 세우고 시키는 대로 할 것을 강요하는데 회사의 이미지가 나락을 향해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블로거와 마케팅은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등 연관이 없을진데 뽑히는 경우가 종종있다. 인사부서가 무능한 탓이다. 필시 블로거가 마케팅 담당자가 되면 네이버 상위 노출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상단에 떠야 하는 것에 올인해 온 블로거의 습성은 자연스레 모든 전략은 상단 노출을 향한다. 마케팅 대행사는 바이럴을 하는 곳이 아님에도 우리 상품이 상단에 노출이 되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담당자의 뜻대로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활동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바랄 것을 바라는 것이 현명하다.
전 회사에서 광고 집행만 하던 나름 광고 집행 담당자도 마찬가지다. 구글 광고, 네이버 광고를 통해 광고 집행에 열 올리고 성과 분석 한답시고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단어로 대표를 현혹하려 하는 게 일반적인 절차다. 사람 한 명 채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이 추가로 광고를 집행해야 한다면 굳이 담당자 채용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 광고 대행사 골라서 의뢰하는 편이 현명하다. 광고 집행과 마케팅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대행사의 광고 집행 전문가는 애초에 활동 영역부터 마케팅과 선을 긋고 시작한다. 이점 명심하자.
창업은 실전이다. 그리고 현장은 지옥이다.
한 사람이 열사람 몫 하는 용병이 아닌 한
늘 비용 앞에서 좌절하기 일쑤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는 속담이 틀린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주요 결정을 흔들리게 할 만큼 권한을 지급하고, 역할을 분배하는 건 돌이킬 수 없는 자충수를 놓는 것과 진배없다. 물론 의도는 좋았지만, 지분이 증가한다고 해서 직원이 주인 정신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착각도 금물이다.
권한은 독점하되 실적은 누가 봐도 불합리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바로 경영자가 가져야 할 마인드다. 공동창업이라는 환상은 모든 창업주가 공통으로 해보는 생각이지만 유지될 수 없는 이상이 된 이유다.
사업은 혼자 해낼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동업을 통해 안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기에 채용하는 것이며 혼자서 하기 힘든 분량이기에 분담하는 것이지 동업을 통해 그러한 구도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한때 방송에서 이런 말이 나온 바 있다.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에 친구가 무슨 필요!” 구구절절 옳다. 하지만 사업에 있어 이 말은 기억해둬야 할 교훈과도 같다. 어차피 혼자 책임져야 하지, 문제가 생겼을 때 동업자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책임지는 일은 절대 없다.
공동이라는 환상은 내려 두고, 이건 나만의 사업. 이라는 독선이 차라리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