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06월 26일] - 지난 24일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의 모습이다. 벌써 3회차인 엔비디아 지포스데이 2017 행사 때문에 발 디딜 곳이 없었다. 본지 기자가 현장에서 확인한바 이날 다녀간 방청객의 수는 약 1,500여 명을 가뿐하게 넘겼다. 주최 측은 행사 1개월 전부터 온라인을 통해 사전 예약을 받았고 최종 집계된 신청자는 약 4,000명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수치로 하면 약 37.5%가 참가한 셈이다. 이 정도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진 것은 우리금융아트홀은 총 1,184석 규모를 지닌 공연장이니 참석률이 50%만 되어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나름 전략이랍시고 그 협소한 곳에 정원의 4배수에 달하는 신청자를 받았겠으나 현장에서 이리저리 밀려 다녀본 입장에서는 서 있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큰 문제 없이 성황리에 끝났으니 다행이지만 사고라도 생겼다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유를 떠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고 하지 않던가! 1회와 2회를 거쳐 3회차에 접어드는 지포스데이 2017은 자리를 잡은 분위기였다. 일반인(B2C)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행사도 흔하지 않지만, 그러한 행사에 천 명이 넘은 대중을 동원한 것은 엔비디아였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다만 3회 행사에서 다뤄진 내용이 이날 참가한 대중의 공감대를 살만한 내용이었나? 를 고민해본다면 새로운 것은 없었고 그나마 다뤄진 것도 2회의 연장선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2회 이후 새롭게 나온 기술이 저조한 것을 고려하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지만 엔비디아 측이 타 매체의 인터뷰에 언급한 ▲최신 게임정보 교유 ▲새로운 e스포츠 문화 주도하는 축제의 장으로 성장했다는 내용과는 너무 동떨어진 내용 일색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상당수 발표 시간이 할애된 파스칼에 관한 설명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이미 넘사벽이 된 기술인 데다가 엔비디아가 주력한 Ai 또한 수없이 화자 된 내용이기에 이 자리에서 비중 있게 다룰 만한 화재는 아니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일반인을 상대로 한 지포스데이인 만큼 게임이나 컴퓨팅에 연관한 내용이 주가 될 지포스에 대해 궁금한 것이지 자율주행에 들어간 기술을 엔비디아가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을 듣는 것에 굳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 거다.
그러한 와중에 가뭄의 단비처럼 언급한 내용도 있었으니, 후반부에 다뤄진 노트북에서 표준이 될 맥스큐와 볼타에 관한 짤막한 설명이다. 그게 파스칼 대비 1.5% 향상되었다는 설명에 불과했다만 이것조차도 없었다면 이날 무거운 발걸음을 한 참관객은 그저 기아타이거즈 치어리더의 춤이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이 될 뻔했다.
# 볼거리가 넘쳐났다. 경품도 푸짐했다.
가상화폐 채굴 열풍에 시중에서 씨가 마른 그 제품이 메인 행사의 경품으로 올라왔다. 그조차도 입질하기에 충분한 미끼였지만 주요 스폰서가 뿌리는 경품 또한 참관객이 사수해야 할 즐거움의 하나였다.
주요 스폰서인 에이수스코리아(ASUS), 이엠텍(EMTEK), 갤럭시(GALAX), 기가바이트코리아(GIGABYTE 노트북), 아이노비아(INNO3D), 제이씨현시스템(GIGABYTE 그래픽카드), 엠에스아이코리아(MSI), 에스티컴(STCOM), 웨이코스(COLORFUL), 조텍(ZOTAC), LG전자(LG TONE+ Studio)를 포함 총 11개 기업이 파트너사로 참여해 행사 분위기를 끌어내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이엠텍은 외부에 VR 체험 부스를 꾸미고 곧 출시를 앞둔 EVGA 알리기에 남다른 공을 들였는데, 특히 GTX1080ti FTW3 GAMING 디자인을 기반으로 제작한 미니어처 USB 메모리를 획득하기 위한 방청객의 열기가 남달랐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필자 또한 내심 탐나긴 했으나 여건상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에이수스는 아직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노트북을 전시했는데, 여기에는 맥스큐(MAX-Q) 디자인이 적용된 전 세계에서 최초이자 국내에서는 처음 출시될 미공개 신제품이 참관객을 맞았다. 부스에서는 비밀번호를 푸는 이벤트를 동시에 진행해 참관객에게 남다른 손맛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엠에스아이코리아는 대표 캐릭터인 용용이를 전면에 내세웠고, 그 외 브랜드는 곳곳에 수냉으로 꾸민 PC를 내세워 현란한 튜닝 기술을 뽐내 게이밍 분위기를 몰아갔다. 수년 전 반짝했던 수냉 쿨러가 다시 대세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의 여세를 몰아 케이스 업계 또한 수냉에 올인하고 있으니 비단 이번 행사가 아니더라도 점차 튜닝이 컴퓨팅에서 대세가 될 전망이다.
# 한계에 달한 지포스데이, 4회가 시험대에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4회차가 엔비디아 코리아의 추진력과 참신함이 실험대에 오르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제 겨우 3회를 찍은 상황에서 가장 성황리에 끝난 행사에 거론되는 회차가 고작 바로 앞인 2회차라면 문제가 있다. 분명 규모는 3회차로 넘어오며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다뤄지는 내용은 2회보다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것은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방증이다.
먼저 3회차만 보면 이번 행사의 공신은 주요 스폰서 11개 브랜드다.
첫 무대에 전문 캐스터를 대동해 분위기 몰이를 시작했으나 참관객의 반응은 치어리더 무대로 이어지던 그때까지뿐이었다. BK스타즈라는 게임단을 섭외한 것은 좋았으나 그쪽으로 비중을 높이다 보니 오히려 참관객이 참여할 비중이 줄어든 것 아닌가 우려가 될 정도다. 본 행사가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점을 고려할 경우 소통하려는 움직임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요 스폰서 11곳은 안/밖으로 참관객의 참여를 끌어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와 달리 메인무대에 배치한 치어리더와 게임단은 그때뿐이었을 뿐 큰 효과는 없었다고 평할 수 있겠다. 오히려 사회자의 해설은 좀 더 고급스러워져야 할 필요가 부각됐다. 예쁘다는 표현이나 치어리더를 상품화하는 식의 발언은 본 행사의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두 번째는 스토리의 부재다. 최신 기술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막중했다고 본다. 다만 타이밍상 지난해 출시한 제품이 이어지고 있기에 크게 다를 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상당수 시나리오의 재탕과 본행사의 취지와 어울리지 않는 Ai와 서버 분야의 비중을 높이는 건 오히려 거부감을 만드는 요소가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타크래프트 내용이 다뤄졌다는 거다.
세 번째는 지나치게 좁았다. 안 그래도 비좁은 공간을 지정석까지 어중간하게 배치한 까닭에 자리를 비우는 순간 자리가 없어지는 마법같은 일도 비재했다. 나름 고등교육을 받은 참관객다운 모습은 안중에도 없었고 누가 더 빨리 판단하고 재빨리 치고 나가느냐가 관건이 됐다. 그렇기에 진행요원은 왜 있는지와 본인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관해 묻고 싶었다.
단순한 그래픽환경에서 머무를 줄 알았던 엔비디아의 진화는 이제 산업 전반의 핵심 기술로 향하고 있다. Ai와 VR까지 엔비디아의 기술이 접목되며 주도하는 분위기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대중에게는 여전히 게이밍 그래픽카드 브랜드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했기에 3회 행사에서 다소 엇나간 내용에 비중을 높였을 게다.
단순하게 경품이 탐나서? 물론 일반인이 모인 이유에는 그것도 포함되겠다. 하지만 지포스데이에 일반 참관객이 왜 그 늦은 시간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는지 4회 행사를 준비하기 전에는 한 번 더 고심해줬으면 한다. 최신 기술을 보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사용자는 엔비디아의 미래가 아닌 지금의 기술이 궁금할 뿐이고 우리의 게임 환경을 어떻게 더 즐겁게 해줄 수 있는지? 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으나 이번 행사는 이에 대한 답이 되어주지 못했다. 실망이 더 큰 결정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