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06월 18일] - 벌써 2회차였기에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고 주장해도 되며, 당장 내일도 기약하기 어려운 작금의 현실에서 무려 2년을 맞았기에 나름 전통이라 뻔뻔(FUN FUN)하게 항변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 전역의 17개 광역자치단체를 포함 휘하 면, 읍, 리에 은밀하게 칩거해온 일명 ‘덕후’님께서 ‘덕업일체’의 자세로 수양에 임한 지도 벌써 수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것이 그 이유되겠다. 득도한 레벨에 차이는 있겠다만 ‘만랩’ 내공을 ‘체득’하야 초급‘입문’자인 예비’덕후’께서 선망하는 성인으로 추앙받아 성덕에 오른 이도 다수 출연했으니 현대 사회는 그들을 DPG라 부른다고.
▲ 군기 바짝든! 자세로 임하신 이 분을 찾습니다. ⓒ김현동
오늘날 DPG는 덕질의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다나와 DPG를 본진으로 조직을 꾸리고 매년 정기 총회를 거쳐 ‘덕후’가 가야 할 참된 삶 그리고 참된 가치를 정립했고 ‘탈덕’으로 어긋난 이를 바른길로 인도하야 오롯이 ‘덕후’를 위한 세상을 건립코자 정력을 쏟고 있다.
올해도 그냥 지나갈 수 없었던지 2017년 첫 1차 행사이자 무려 시즌2(season 2)를 맞은 프로그램 일명 ‘덕력으로 대동단결’ 했던 파란덕장한 하루가 지난 17일 대성리 유스캠프에서 은밀하게 자행됐다. 작년과 다른 거라면 1박 2일에서 그냥 하루 일정으로 확 줄였는데, 이유인즉슨 특별 할 건 없다. 그냥 작년에 힘들었으니 내년에는 당일치기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인 거다.
그 정도로 배려가 기본인 DPG캠프는 더도 말고 딱 100명이 제한 인원이다. 그 이상은 몹시도 부담스러웠기에 100명으로 딱 잘라냈다 했는데 관건은 지원자께서 걸어오신 지난 삶에 오직 참된 덕업을 위해 ‘덕업증진’하던 기운이 충만하며 동시에 타 덕후의 표본이 되고자 바람직한 자세로 입문하였는가! 라는 것.
그런데도 분명 치명적인 한계는 따랐으니 보편적인 덕후의 신체 리듬을 거스르는 시간대였다는 후문이다. 일명 초급 ‘덕후’의 신체리듬이 낮 14시 ~ 새벽 05시에 맞춰진 것과는 달리 대동단결한 DPG캠프는 정상 범주에 가까운 오전 10시 ~ 밤 20시에 행해진 데다가 잠시라도 숨 돌릴 여유조차도 주어지지 않고 가차 없이 밀어부쳤으니 ‘덕력장’이 열렸던 무대는 뜨겁다 못해 뙤약볕에 달궈져 활활 타올라 지치게 했다고 한다.
물론 당시 현장에 있던 참가자 상당수가 신선으로 분류되는 ‘성덕’ 레벨에 달했기에 그 어떠한 악조건도 ‘덕력’을 향한 정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는 것. 다만 뒤늦게 ‘덕밍아웃’을 외치며 합류한 쪼랩 ‘덕후’께서는 분명 시차 적응에 실패했으렸다.
결국, 다국적 브랜드 임원을 상대로 열린 ‘정상회담’에서 그 누구도 부럽지 않게 의자에 몸을 기대로 숙면을 취했다는 치명적인 오점이 뒤늦게 화자 되었기에 차기 행사에서는 이점도 성찰하여 개선될 거라 본다.
어쨌건 그 누구도 시도하려 하지 않았고 참덕으로 대동단결하여 오늘날 성덕의 길에 이른 ‘덕후’라면 필히 갖춰야 할 자격. 비록 그곳이 강남 한복판 일지라도 ‘나는 덕후다!’라는 외침을 누구의 시선 하나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지를 수 있는 정신력을 북돋아 준 특별한 행사. 만랩덕후만을 위한 특별한 무대 ‘DPG 캠프가’ 두 번째 역대급 신고식을 결국 치렀다.
1회 때는 교양수업, 2회 때는 체력단련
3회 때는 여성 회원 섭외가 숙제로 남아!
그래도 나름 2회인데 분명한 것은 1회 때와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겠다. 1박 2일로 하던 행사를 당일치기로 만들어 놨으니 내용 면에서 더욱 알차야 했고, 시간도 단축된 만큼 준비한 일정을 속전속결로 진행할 수 밖에 없음에도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두고두고 화자 돼야만 했으니 운영진의 스트레스가 여간했겠는가!
그 결과 이번 행사에는 DPG 수장이신 드렁큰허 학과장님을 주축으로 뭉친 다나와 9명 그리고 1회에 이어 2회 행사도 강행한 일명 덕 컴퍼니(오감인터렉티브) 측 11명이 총동원해 역대급 스텝진이 종횡무진 행사에 매달렸다.
▲ 진지한 내용이 오간 좌담회 ⓒ김현동
한 발만 내디디고 나가는 순간 사막의 스멜이 엄습했다. 사전에 분명 몸을 쓰지 않는다고 알려기에 가볍게 임했을 참가자의 선한 표정과 달리 점식이 끝난 직후 펼쳐진 무대는 해병대 훈련과 진배 없었다. 본격적인 체력단련이 '야외' 연병장에서 펼쳐지던 그 순간 "아~ 신이시여~" 하는 듯한 표정이 묻어나왔으니 안타까운 마음 벗어날 길이 없었다.
설마했지만 우려대로 모래가 깔린 드넓은 연병장이 눈앞에 들어오던 그 순간 모든 덕후님의 표정에는 '젠장~ 우리에게 시련이 내려졌어. 덕심으로 이겨내야 해!'라고 수 없이 다짐했으렷다.
그 모습을 카메라를 들고 기웃거리던 본좌 또한 안쓰러운 마음을 내심 숨겨야만 했지만 일단 나부터 살고 보자는 마음으로 얼굴에 치덕치덕 선크림을 발라댔고 그 참담한 선택은 단 1%도 흡수하지 않던 피부의 철벽 방어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얼굴이 허옇게 뜬 상태로 연병장을 돌아다니며 촬영에 임했으니 그게 뭔 몰골이냐며 지워라! 는 위협을 수없이 받았다. 하지만 행사 종료 후 단 0.1%도 타지 않은 피부 상태를 보며 끝까지 고수한 것을 다행이라 여겼다고.
▲ 성덕이라면 공중부양은 기본! 이런게 만랩내공! ⓒ김현동
연병장에서의 강행군은 매우 치밀하고 정교하게 감행됐고 우리의 덕후님은 제대로 통제 당했다. 시작이던 슬리퍼 던지기는 미끼였다. 잠시 후 하늘에 매달린 풍선을 따와 터트리는 초유의 게임에 임해야 했으며 여자 파트너도 아닌 남자 파트너와 발을 묶고 뛰는 초유의 만행에도 이끌렸다. 일명 이인 삼각을 하는 순간 찹찹했을 그 마음을 뒤늦게 애도한다. '미안하다. 여성 회원의 수가 적었다.'
▲ 단지 한발을 내딛었을 뿐인데~ 축지법인줄! ⓒ김현동
그랬다. 3회 행사에는 여성 덕후님의 초빙이 더욱 절실해짐을 뼈저리게 느낀 행사였다.
그리고 또 한 번 몸과 마음을 뒤흔든 게임이 눈앞에 펼쳐졌으니 바로 신문접기의 아류작이라는 장판 접기였던가! 본의 아니게 남자 파트너를 업거나 안거나 해야만 했는데, 곤욕이었을게다. 이 게임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그 마음 십분 이해한다. 이것은 정신력으로도 이겨내기 힘든 요구였다.
업계 뒷이야기, 지금 이 순간 이후에는 잊는 거로!
발설하면 손목 나간다! 는 협박에 모두가 집중
체력도 고갈됐겠다 마지막은 일명 B 급 정상회담이라는 거다. 총 4개 브랜드 담당자께서 강단에 올라와 그간의 속내를 털어놓는 시간이었는데, 낮 3시부터 진행한 본 행사는 앞서 행사와는 비교가 안 될 열의를 입증하며 덕력을 한층 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자신한다.
특히 그 어떤 곳에서도 듣기 힘든 천기누설이 자행됐으니 행사 전에 "지금부터 나오는 내용 일체는 오프더레코드'를 입니다."라는 설명으로 사전에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현장의 살아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 용산비책이 난무하던 막바지 시간에는 진정한 정상회담 그 이상의 회담이 열렸다.
오간 내용을 분석해 핵심 키워드를 나열해 본다면 '비트코인' '가격구조' '품질' 등과 매우 밀접한 내용 일색이다. 여기에 향후 출시될 제품도 살짝 다뤄졌으며, 동시에 이들 브랜드 4곳! 이엠텍, 씨게이트, 캔스톤, 마이크론 대원CTS가 사용자 만족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어떠한 기업인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후문이다.
브랜드별 핵심을 언급하자면 씨게이트는 달러 상승에도 컨슈머 제품 인상을 막고자 최대한 가격 방어에 나서는 노력이 돋보였으며, 마이크론은 3D낸드 기술로 차별화된 제품 품질이 인상 깊었으며, 이엠텍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객 응대로 감동을 주었고 마지막으로 캔스톤은 한국의 기술로 스피커 전문브랜드가 되기 위해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남다른 자세로 마지막까지 임했다.
▲ 곧게 편 자세로 1등의 영광을 한 몸에! ⓒ김현동
모든 행사가 끝나고 희비가 엇갈리는 그 순간 1등부터 4등 순위가 나왔다. 물론 모든 참석자가 만족할 수 있으리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행사 마지막에 진행되던 추첨에서는 경품을 받지 못한 참석자를 대상으로 별도 추첨을 진행했다. 물론 경품이 그렇게 쓰이라고 제공된 것은 아니지만 작년에도 못 받고 돌아간 참가자가 있었기에 운영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였던 셈이다.
▲ 금강산도 식후경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김현동
120만 원 상당의 드론을 끝으로 행사는 막을 내렸고, 삼겹살 바비큐 파티의 기억을 남기고 처음 출발하던 그곳. 용산 제1 공영주차장 앞마당으로 버스가 출발했다. 양손 가득하게 선물을 받은 이도 이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있던 참가자도 분명 있으렷다. 그렇기에 2회 행사를 끝으로 운영진에게 주어진 임무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그렇기에 3회 행사에는 이러한 것까지 고려해야 할 테고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안 보이는 곳에서 묵묵하게 뛰어다닌 운영진
계속되는 강행군과 무더위에 바닥난 체력
누가 뭐래도 행사의 주인공은 참가자인 덕후님 되겠다. 하지만 본지는 이번 2회 행사만큼은 다른 시선에서 분석하고자 했다. 지금까지 그 어떤 행사에서도 스텝에 대해 조명한 곳은 없었기 때문이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그랬겠지만, 행사에 참여한 사람 입장에서도 입장료를 내고 온 만큼 '당연한 것'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는 것에 반기를 들 명분도 부족하다.
하지만 당연한 것은 없다. 운영진도 가정에 돌아가면 누군가의 부모, 누군가의 자녀 아니던가. 동의한다면 이번 2회 행사를 현장에서 취재한 입장에서 스텝의 노고에 대해 한 번쯤은 돌아봐야 할 타이밍이라 주장하고 싶다.
다나와 9명, 오감 11명. 총 20명의 스텝이 이번 행사를 1박 2일의 기간동안 치밀하게 준비하고 움직였다. 분명 미비한 점도 있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이다. 하루 전날 낮 4시에 현장에 도착해 운동장 고르기를 시작으로 20킬로가 넘는 천막 6개를 끌고 운동장에 설치했을 무렵 시계는 밤 11시가 넘은 시각을 가리켰다. 카트로 아이스박스 한 번만 옮기는 거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가 대뜸 "이건 무례한 요청이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그래서 사람이 직접 들고 이동했다. 리어커 하나만 줬으면 했지만, 그것조차 없던 환경이기에 역시 하느님 위에 건물주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던 환경이다.
▲ 이번 행사를 준비하느라 10년은 늙어버린 운영진 ⓒ김현동
강당에 전시를 위해 책상을 배치하고 현수막도 부착하고. 이 와중에 무선 포인터는 인식에 문제가 생겨 담당 여직원은 안절부절 도움을 요청하러 다녔고, 벽에 부착한 현수막은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떨어지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땀은 비가 오듯 쏟아졌고, 운동장에 설치한 브랜드 현수박은 전날 이곳을 오간 남/여 대학생이 밟고 찢어 놓고 튀는 일명 물피도주를 하는 바람에 그 어디에도 하소연할 길이 없었다.
4명이 그 자리에 매달려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현수막을 복원하고, 얼룩은 물티슈로 닦고. 전날 새벽 2시까지의 노고가 물거품 될 뻔했던 그 상황에서도 이번 행사는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한 뜻에 대동단결했던 스텝진. 밥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넘기고, 현장으로 복귀하기까지의 시간은 30분도 남짓이었다고. 낮 시간에 연병장에서 열린 덕력장은 특히 스텝에게는 매우 큰 고뇌가 필요했던 시간과도 같았다.
스텝이라며 한장 더 지급된 조끼로 인해 결국 껴입은 옷은 총 3벌. 계속 돌아다녀야 했고, 쉴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덕후님 휴식 시간이 오히려 더 분주했기에 남/여 스텝은 발이 까지는 줄 모르고 뛰어다녔다. 강당에서도 마이크를 전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무전기에서는 수시로 변동된 사항이 오갔고, 점심 시간에는 스탭이 음식을 직접 서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음식이 신속하게 공급되지 않으면서 항의도 나왔지만, 이 또한 스탭이 감당해야 했다. 물론 지금까지 내세운 설명은 스텝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내막이다. 잘해도 스텝이지만 못해도 스텝의 잘못이 되는 상황. 그렇기에 그 누구도 관심을 받지 않던 당연한 서비스와 당연한 속 사정.
그러한 이유로 1차에 이어 2차로 접어든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운영진이라 칭하고 싶다.
▲ 사막의 열기 앞에서도 결코 무너질 수 없던 이들을 기억하시라! ⓒ김현동
당일치기 행사를 위한 노고는 더 힘들었고 더 분주했다. 그렇게 행사가 끝났을 시간은 밤 11시였다. 삼겹살이 바비큐장에서 구워지던 그 순간에도 스텝진은 강당에서 조용히 뒷정리에 정신없었다. 16일 낮 4시에 서울에서 출발했고, 다시 서울에 복귀했을 시간은 17일 밤 11시였다. 그렇게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서울에 도착한 직후 서로를 향해 '고생했어요' 한마디만 남기고 다들 집으로 돌아갔다.
아무도 관심 없던 누군가의 노고와 희생으로 완성된 행사.
성황이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이러한 고충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
위클리포스트는 이번 행사를 취재하며 그 점에 주목했다.
"고생 많았다. 스텝진. 당신들이 이번 행사의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