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포스트

  • 홈
  • 뉴스
  • 라이프
  • 자동차
  • 시사
  • IT/과학
  • 경제
  • 생활/문화

카테고리

  • ... N
    • 뉴스
      • IT/과학
      • 라이프
      • 생활/문화
      • 자동차
      • 정치/사회
      • 경제
      • 스포츠
      • 인사/부음
    • 라이프
      • 리뷰
      • 행사/취재
      • 트랜드/기획
      • 인터뷰/칼럼
    • 자동차
      • 시승기/리뷰
      • 행사/취재
      • 트랜드/기획
      • 인터뷰/칼럼
    • 시사/정치/사회
      • 트랜드/기획
      • 행사/취재
      • 인터뷰/칼럼
    • 생활/문화
      • 행사/취재
      • 트랜드/기획
      • 리뷰
      • 인터뷰/칼럼
    • IT/과학 N
      • 리뷰/벤치
      • 트랜드/기획
      • 행사/취재 N
      • 인터뷰/칼럼 N
    • 경제
      • 트랜드/기획
      • 행사/취재
      • 인터뷰/칼럼
    • e스포츠/체육
      • 리뷰
      • 트랜드/기획
      • 행사/취재
      • 인터뷰/칼럼
    • 포토
rss 아이콘 이미지

Search

'리뷰'에 해당되는 글 69건

  1. 2013.04.25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2013)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2. 2013.03.21 당신의 연애 전선은 이상無? 영화 연애의 온도
  3. 2012.10.21 기아자동차 K3 시승기 :: 보기엔 예쁜데 몰기엔 부족하다. (3)
  4. 2012.08.05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1)
  5. 2012.08.01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6. 2012.07.3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7. 2012.07.23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8. 2012.07.11 무더위 한 방 해결… 소름 돋는 연극 ‘우먼인블랙’
  9. 2012.07.10 배우 정상훈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기는 뮤지컬계의 코미디언 (1)
  10. 2012.07.09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11. 2012.07.09 [07.09~07.19] 연극 작업의정석 초대 2쌍
  12. 2012.07.08 GM대우 G2X :: 1년 만에 단종된 비운의 로드스터 (1)
  13. 2012.07.02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14. 2012.06.26 LG전자 S550-GE5AK :: LG의 디자인과 성능이 만나다. (2)
  15. 2012.06.25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5)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2013)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생활/문화/리뷰 2013.04.25 00:47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사랑하면 안될 자의 ‘자업자득’ 결과물 완성판!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글. watch!t (cinetique@naver.com)
윈두커피 향 머무는 감성웹진. 워치잇 (http://watchit.kr/)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많은 사랑을 작품이 아닐까 싶다. 서로 목복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이 첫눈에 반해 불꽃같은 사랑을 나눈 것도 부족해 헤어지라는 양쪽 가문의 반대도 불사하고 사랑을 지키려다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비극적인 내용. 하지말았어야 하는 본격 연애사를 가지고 그간 우리는 너무 많은 콧물과 눈물을 쏙 빼왔다는 생각은 왜 못했을까! 아직 덜 성숙한 철부지 어린 남녀의 금지된 사랑 내용을 아름다운 사랑으로만 미화시키는데 급급했지 그 문제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지적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른 시선으로 정곡을 찔렀다. 현대적인 해석으로 고전인 원작을 냉철하게 해석한 것도 부족해 고전의 지루함까지 날려버린 풍자극이라 언급하고 싶다.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이 하지 말라는 결혼을 하게 되면서 난장판이 되는 이야기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 최악의 상황을 보고 낭만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던 건 사랑을 아름답게 풀이하고 싶었던 평론가의 고지식한 편견이 아닐까 싶다. 이 결혼은 시작부터 하지 말았어야 했다.

비극적인 결말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앞뒤 안 가리고 덤벼든 구애를 막지 못한 두 집안도 잘한 건 없다. 혈기 왕성한 철부지 어린 남녀가 가문의 법도를 무시한 채 사랑이랍시고 날뛰면 어떤 결말에 이르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았더라면 적어도 억울하다는 하소연을 하는 사태에 이르지 않아도 됐을 테니 말이다. 한마디로 풀이하자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금지된 사랑을 선택한 자가 감내해야 할 ‘자업자득’ 결과극인 셈이다.



# 금지된 사랑의 시작, 2013년 판으로 컴백!

시작은 '쿨' 했지만 마지막은 '핫'했다. 14살 어린애를 상대로 한 혈기어린 어른의 저돌적인 사랑 극은 진지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묘한 매력을 풍겼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모티브로 따왔지만 현대식으로 풀이한 연출의 의도가 십분 반영 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의 식상함은 온데간데없이 젊은 감각 만으로 완성됐다. 덕분에 감칠맛 나는 사랑싸움이 아닌 피 튀기는 사랑싸움의 절정을 기대해도 좋다. 극이 종료될 때까지 다섯 명의 배역이 자비 없는 죽음으로 내몰리는 극이 어디 흔한가!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원수 집안이 딸과 아니었다면 다섯 생명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분명 축복받으며 결혼식은 올렸겠지만 14살의 철부지 줄리엣은 뒤 늦게 세상 물정을 깨닫고 로미오에게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을 테고, 로미오 또한 첫눈에 반한 줄리엣에게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바람기 다분한 청년으로 되돌아갔는 식상한 내용이 되겠다. 따져보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오늘날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금지된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게 되는 반발 심리의 재발견이랄까! 원래 금지된 사랑이 재미난 법이다.


# 고전의 유쾌한 재발견, 로미오와 줄리엣

눈물 콧물 쏙 빼는 원작의 아련함은 발견하기 힘든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약 1시간 50분간의 러닝타임 중 셰익스피어 고전이 현대를 배경으로 각색돼 관객을 맞는다. 거대한 계단무대로 나뉜 두 개의 공간이 합쳐지고 다시 분리되면서 단절과 화합을 상징했다. 첫 눈에 반한 두 남녀의 첫 사랑의 풋풋함부터 농염한 사랑까지 고르게 답습했다. 아쉬운 점은 원작에서 클라이맥스만 따왔음에도 내용이 많았다는 것.

지금껏 접할 수 없던 색다른 로미오와 줄리엣의 묘미를 더해주지만 원작의 요소는 과감히 치고 젊은 감각 위주로 내용을 부각시켰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여운이 남는다. 그렇지만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영화 속의 음악을 접하게 될 줄을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동시에 유모의 립싱크 장면은 관객의 배꼽을 잡게 만든다. 여기에 뻣뻣하게 굳어진 줄리엣의 연기에 극중 진행되는 분위기와 다르게 객석은 이미 웃음폭탄을 맞은 지 오래.

게다가 원작의 잔혹함이나 복수와 응징, 죽음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 호탕한 작품이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답습한 구성 때문에 완전히 별개의 작품으로 완성될 수는 없었겠지만 극중 배경인 몬태규 가문과 캐플렛 가문의 딸과 아들이라는 점을 빼면 新 로미오와 줄리엣인 셈이다.

복수를 앞세운 ‘로맨스’ 러브스토리 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색다른 재발견. '사랑' 앞에서 한 없이 강할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이지만 '사랑' 때문에 한 없이 약해질 수 있는 것 또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2013년 현대판 이야기는 그렇게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로미오 역에 홍아론, 줄리엣 역에 함수연, 유모 역에 곽수정, 캐플리트 역에 이종승, 캐플리트 부인 역에 강정윤, 에스컬러스 영주 역에 김무형, 몬테규 역에 황석하, 몬테규부인 역에 한은주, 로렌스신부 역에 이승헌, 티볼트 역에 강신구, 머큐쇼 역에 서유성, 벤블리오 역에 이성열, 패리스 역에 유병조, 피터 역에 장근영, 하인 역에 허정이와 김하늘이 열연했다.

기획 공연제작센터, 양승희 연출의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4월 19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 오른다. 평일 7시 30분, 토요일 3, 7시, 일요일 4시 관람가능. 공연문의 010-4806-2341 ⓒwatch!t (cinetique@naver.com)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칙한 가무극 ‘금란방’ 성적 금기를 깨다.  (0) 2018.12.27
걸프전 배경 연극 막다른 곳의 궁전  (0) 2018.12.03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2013)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0) 2013.04.25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1) 2012.08.05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0) 2012.08.0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0) 2012.07.31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TAG 내용, 로미오와줄리엣, 리뷰, 연극
Tracback 0 Comment 0

당신의 연애 전선은 이상無? 영화 연애의 온도

생활/문화/행사/취재 2013.03.21 22:3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솔로 마음에 내리 꽂는 연애 촌철살인
달콤한 연애? 시도때도 없이 변하는 현실연애의 완결판!
글. watch!t (cinetique@naver.com)
윈두커피 향 머무는 감성웹진. 워치잇 (http://watchit.kr/)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고 말하며 첫사랑에 대한 풋풋함을 그려냈던 지난 2012년 작. 영화 '건축학개론'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과거를 회상하게 하고, 지금의 대학생에게는 풋풋한 학창시절을 추억케 하며 인기몰이를 했는데요. 한 편의 영화로 여 주인공은 CF를 꿰차며 승승장부 하고 있습니다. 그 인기를 시샘했는지 노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반격을 제대로 날렸네요.

불과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소리없이 등장한 문제의 영화는 "우리 모두는 사랑했던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충격적인 한마디를 던졌는데요. 연애의 훈훈한 환상을 무참하게 깨버린 영화 '연애의 온도' 입니다.


# 누군가의 첫 사랑 vs 누군가와 헤어진다

성격 전혀다른 영화는 1년 선배인 건축학개론의 풋풋함을 송두리째 뒤집어 버린 채 시작합니다. 이민기, 김민희 두 캐릭터를 통해 젊은 청춘의 연애를 그려낸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소문잔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어찌된 일인지 '연애의 온도'의 시작은 여타의 멜로영화가 그래왔던 것 마냥 뻔 한 수순의 연애과정을 답습하고 있는 데요. 한 마디로 일축하자면 날로 먹으려는 감독의 의도가 녹아들어 완성된 아쉬울게 없는 연애수법이라고 할까요. 줄다리기 따위는 개나 줘버릴 테세로 시작한 유치한 자존심 경쟁. 애들도 아니고 제법 줄다리기 과정이 치열한데요 나름 '리얼 픽션무비'의 정도를 제대로 걷습니다.

영화를 본 혹자가 "재들이나 되니 저렇게 하지. 대부분은 저렇지 않아~"라는 평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두 주인공 모두 아쉬울게 없는 비쥬얼의 소유자인데요. 지나치게 비현실적 이랄까요! 시나리오 상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나오지만 현실에서의 두 배우는 모델 출신이다 보니 이건 보는 것 많으로도 일반인을 기죽입니다.

굽이 없는 웨지 힐에 화장기 없는 생얼 여기에 은행 유니폼으로만 다녀도 예쁜 여배우. 반대로 빼빼 마른 체형에 키만 멀대 같이 크지만 모델출신이기에 아무 의상이나 걸쳐 입어도 핏이 살아나는 남자배우. 이래도 되는 겁니까! 두 사람 모두 생긴 대로 논다고. 좀 져주면 안되나? 보는 이가 괜히 기분이 나쁩니다.

자칫 사이좋던 커플 영화관에서 이 영화 사이좋게 보고 난 후 "넌 왜 고따구로 생겼는데"라고 싸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선은 중반에 시작됩니다. '역시나 그렇지' 라며 연애무비를 즐기는 관객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는데요. 눈물 질질 짜내게 했던 아름다운 연애가 아닌 상대방을 질리게 만드는 즐긴 인연의 매듭을 내세워 관객에게 내심 안타까움을 자아 냈다고 할까요. 소심한 볼거리를 식상해질 무렵에서야 제공하는 영화 '연애의 온도' 진득한 참을성을 요구합니다.

대략 핵심만 간추려 보면 3년째 같은 직장에서 사내 연애를 하는 두 주인공 동희와 영 사이의 뻔할 수 있었던 로맨스 입니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이런 거죠. 불꽃 사랑은 결국 가까이 있을 때에는 모르다가 헤어진 이후에야 상대에 대한 나의 진심을 알게 된다는 것. 삼류 소설 속에서 늘상 접했던 너무도 뻔한 연애 스토리의 종결판 입니다.

이별이 말처럼 쉽나요. 결국 다시 만날 것을 그렇게 서로를 못 잡아먹어 영화 내내 안달이던 두 사람.

혹시나 아세요.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연인의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약 3%가 안 된다고 합니다. 그 3%의 가능성으로 97%를 끌어안은 영화는 사랑 때문에 힘든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살포시 감싸 훈훈함을 안겨줬네요.

누군가 연애란 원래 이런 건가요? 라고 묻는다면 주저 말고 보라! 추천할 수 있는 영화 '연애의 온도'
이런 말이 생각나네요. 연애란. 상대의 가장 못된 것까지 인정하는 과정이라고.

지금 이글을 읽는 당신께서는……. 상대의 가장 못된 모습까지 인정할 수 있나요?
만약 이 질문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경우. 당신의 마음은 이미 기운 건지도 모릅니다.

봄이 시샘하는 3월의 끝자락. 봄날의 사랑은 두 가지입니다. 뜨겁거나 또는 쿨~ 하거나. 미지근한 건 영화에도 없더라고요. 이쯤 되면 선택하고 말 것도 없어요. 만나거나 또는 헤어지거나! 그런데 헤어지는 게 그리 쉽나요? ⓒwatch!t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행사/취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 청소년 음악극 축제, 지난 2일 성황리 폐막  (0) 2018.12.06
당신의 연애 전선은 이상無? 영화 연애의 온도  (0) 2013.03.21
TAG 김민희, 노덕, 리뷰, 연애의온도, 영화, 이민기
Tracback 0 Comment 0

기아자동차 K3 시승기 :: 보기엔 예쁜데 몰기엔 부족하다.

자동차/시승기/리뷰 2012.10.21 23:39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기아자동차 K3 시승기 :: 보기엔 예쁜데 몰기엔 부족하다.
-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 프리미엄 준중형의 기본기를 제시한 K3
+ 여성을 타깃으로 한 고급형 차량의 세계를 개척하다.


[인사이드=시승기] 남자의 로망 하면 자동차가 빠지지 않습니다. 자연스레 남성미의 상징으로 떠올리는 강인함을 위주로 진화해왔죠. 근육질을 연상케 하는 선이 굵은 디자인에 힘을 상징하는 마력은 갈수록 증가되는 변화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던 지금까지 유지 돼 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자동차와는 소외된 환경에 처하게 됐으며 조수석에 핸드백을 걸 수 있는 고리가 등장하는 것 또한 오너가 아닌 파트너라는 인식이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허나 최근의 추세를 보면 변화가 감지됩니다. 여성의 사회적인 진출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또한 여성을 주요 수요층으로 보고 개선하고 있는 것인데요. 현대의 투싼은 구두와 치마를 입은 여성을 배려한다는 모토로 SUV 임에도 높이를 낮게 그리고 운전석의 디자인을 승용차에 근접하게 디자인 한 바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타 차종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특징인데요. 

결코 조수석을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여성의 지위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점차 운전석으로 이동하고 영향력 또한 커지는 양상입니다. K3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세울만한 기질이 다분합니다. 모 매체 기자는 K3를 평가하는 문구에 <감성적인 디자인>을 사용했는데요, 이를 다르게 표현하자면 다분히 여성향 디자인이라고 풀이 가능합니다. 

남성을 위주로 진화해온 자동차가 이제는 여성을 주인으로 섬길 준비가 되었고 그 첫 번째 걸음은 기아가 K3를 출시하면서 한 발 내 딛게 되었습니다.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풀이 될 정도의 변화가 시도된 기아의 작품은 출시 초기부터 이슈가 되고 있으며 기아차 또한 천문학적인 홍보비를 쏟아가며 알리기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공을 들인 작품이 특히 주요 타깃으로 암시되던 여성에서 어떠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디지털매거진 인사이드 (http://inside.so) 가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 


기아의 K3 등장 배경은 지극히 단순하다. 전작인 포르테의 후속이자 그 이전 세대의 세라토의 후광을 성공적으로 이어받아야 할 타이밍에 놓인 상황에서 기아의 명성을 끌어가느냐 아니면 주저앉게 하느냐의 정체절명의 위기를 가늠할 주인공인 것이다. 

때문에 기아가 전작과 이 전작에 비해 많은 부분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예측은 이전부터 들려왔었고 접하게 된 K3는 사이즈 면에서 준중형이라는 어정쩡한 체급을 내세우며 패밀리룩을 충실히 답습하고 있다. 

물론 기아의 패밀리룩인 호랑이 그릴을 이어 받지 않을 거란 예상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실제 K3, K5, K9을 나란히 주차해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누가 형제차종 아니랄까 상당부분 흡사함을 알 수 있다. 이를 다르게 풀이하자면 기아의 이번 차량도 개성을 찾기란 어렵다는 방증이다. 

한 가지 디자인을 가지고 패밀리룩이라는 팻말을 붙여 놓고 사이즈만 다르게 해서 찍어내어 버린 생산 전략은 상용차 제조사로써는 비용 절감과 신차 출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등장한 것일 뿐이지 운전자 입장에서 그리 반가운 전략은 아니다.



그렇기에 기아 K3를 보고 있으면 형제 차종과 비교해보면 그놈이 이놈 같고 이놈이 그놈 같은 애매한 부작용이 야기된다. 일부 자동차 전문 언론이 K3를 두고 좋다, 뛰어나다 호들갑을 떨고 있는데 평가를 하려고 글을 쓴 것인지 광고를 대신해 주려고 글을 쓴 것인지 좀처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다. 참신함을 바랐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이번 K3도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엔 무언가 부족하다.

그럼에도 K3를 출시 직후 기아자동차가 세운 국내 판매 목표의 1만 9천대 가운데 70%에 달하는 1만 2,500대를 기록함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경쟁 차종으로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와 르노삼성의 SM3가 있는데 이들 차종의 인기를 거뜬히 누를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 확보에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아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는 결과다.

재차 언급했지만 기아자동차의 K3는 세라토에서 포르테로 전해졌고 이제 포르테에서 넘어온 계보를 잊는 차종이다. 단순히 모델 체인지가 아닌 완전히 신차종으로 출시된 만큼 이전 차량과는 많은 부분에서 변경이 이뤄졌다. 물론 실 사용자가 원하는 변화는 <안전은 옵션이 아닙니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게 할 만한 완성도 측면이다. 

|디자인


기아자동차의 K3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매끄럽다>가 떠오른다. 전작인 포르테 보다 길어졌(K3 전장 460mm / 폭 195mm)고 무게중심이 더 낮아졌다. 고속 주행에 더욱 유리한 디자인으로 진화했다는 말이다.

전면에서 보면 형제 차종인 K5와 K7이 호랑이 그릴을 중심으로 교차하는데 노블레스 등급의 고급형 모델에는 면 발광 LED가 적용된 눈썹까지 있으니 더욱 흡사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국산 차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A필라에 적용된 쿼터유리는 시야 확보 측면에서는 K3의 우세를 논할 만큼 강점이다. 이는 여성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았을 때 접할 수 있는 도로 정보가 더욱 풍부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부 또한 꽤나 신경 썼다. 허나 고급스러운 구성을 원한다면 1,500부터 시작하는 기본형이 아닌 고급형인 노블레스 등급을 선택해야 하며, 이는 2천만원 대의 모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라고 보이는 것은 본 글쓴이의 생각만은 아닐 듯싶다. 


초반 K3가 1천 600만 원 이상의 시작가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시판되는 제품 중 그래도 쓸 만한 제품이라고 여겨지는 모델은 최소 1,900만 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때문에 완성도 측면에서도 보면 동급 차종에 비해 높은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항이다.
 

게다가 중형세단을 표방한 까닭에 K3의 운전석은 제법 안락하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계기판은 물론 버튼 까지도 집중 적으로 배치돼 있어 운전에 집중도를 높여준다. 물론 운전에 재미를 부여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쉬운 점은 운전석과 조수석이 비대칭 형태를 추종한 까닭에 운전석에 비해 조수석이 상대적으로 좁게 보이는 부작용이 있다. 더구나 K3는 여성이 주요 구매층이라고 볼 때 남성이 조수석에 앉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좁은 느낌은 더욱 클 것으로 사료된다. 단 지극히 검정색 위주의 색상 배치는 젊은 층을 상대로 한 차종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미흡하지 않나 생각된다.

|기능

기능 면에서도 고급화를 답습했다. K3는 포르테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포르테에는 없거나 옵션이었던 것이 대거 기본으로 적용됐다. 게다가 시승차량이 노블레스 등급이라 K3에 적용가능한 풀 옵션에 적용된 상황이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세금 포함 2천만원대 초반을 추종하고 있으며 여기에 적용된 차량은 사이드 에어백을 기본으로 커튼 에어백과 경사로 밀림 방지 및 차체자세제어장치(VMS),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패들쉬프트, 6단 자동변속기, 버튼형 스마트 시동키 그리고 전동식 시트 조절 등 현존하는 편의 사항은 빠짐없이 탑재된 상태다. 

* 편의사항
▲VSM(급제동, 급선회 등 차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속도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MDPS)을 통해 제동·조향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 
▲UVO(유보) 
▲풀 오토 에어컨 
▲액티브 헤드레스트(충돌 시 목받이가 자동으로 앞으로 나와 목이 꺾이는 걸 방지해주는 장치) 
▲열선 스티어링 휠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후방 충격 저감 시트 시스템(시트 등받이의 에너지 흡수 구조를 최적화하고 저탄성 머리 받침을 적용한 것으로 후방 충돌 시 탑승자의 충격 흡수를 최대화해 상해를 최소화함) 
▲뒷좌석 가운데의 3점식 벨트 
▲뒷좌석의 분리형 헤드레스트 
▲오토 디포그(자동 습기 제거 장치) 
▲차량 안 공기를 정화하는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글로브박스 쿨링(조수석 앞 수납함을 차갑게 해서 안에 음료수 등을 넣어둘 수 있는 시스템) 등


또 K3에 장착된 타이어의 단면폭이 195mm로 포르테(185mm)에 비해 10mm 넓다. 접지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휠 사이즈는 15인치로 서로 같다. 연비 또한 기아자동차 측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제법 괜찮다. 기본 모델일 경우이며 시승에 사용된 노블레스 등급은 17인치 휠을 기본으로 했다.  


감마 1.6 GDI 엔진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7kg·m, 연비 리터(ℓ)당 17.7km(ℓ, 구연비 기준)의 스펙을 지녔다. 이는 한 세대 이전의 포르테와 마력과 토크 부분에서는 동일한 스펙이며, 연비만 16.5km에서 개선된 사항이다. 경쟁차종이자 형제급 모델인 아반떼도 포르테와 동일하니 뒤늦게 태어난 동생 노릇을 K3가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허나 실제 500km 가량을  도심과 고속을 번갈아 주행해본 결과 12.8km 의 연비가 나왔다. 이는 한 세대 이전 모델과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다. 

| 드라이빙 


운전하는 재미는 다소 부족하다. 엔진에서 품어 나오는 초반 가속도는 만족스럽다. 시속 100km까지 끌어주는 초반 답벽은 만족스러운 편인데, 1~3단까지의 기어 변속비가 최적의 변속 시점에 적절하게 변화가 이뤄져 초반 속도 증가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편이다. 

단 3단 이후부터의 변속감은 한 발 늦게 이뤄진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는 계기판 표시 속도(60~80km)까지는 수월하게 가속이 붙으나 그 이상부터는 체감할 만큼의 가속도가 붙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K3의 계기판에 표기된 최대 속도는 240km 이며 못해도 70km 이상 구간부터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패들시프트 조작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K3 등급의 차종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고급 기능인 패들시프트 기능은 속도감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재미나게 쓰일만한 기능이다. 트랙을 타게 된다면 K3의 해당 기능은 제법 큰 인기를 끌 요인인데 문제는 조작과 동시에 기어 변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흠이 존재한다. 도입한 아이디어는 좋은데 뭔가 아쉬움을 남겨둔 기아의 세심한 배려일까?

두 번째는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 의 문제다. 도입 전부터 논란이 되었던 해당 방식에 대해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최악> 이다. 실제 고속 주행 중 도로위에 장애물을 발견하고 핸들을 재빨리 틀어야 할 상황이 있었는데 K3는 빠른 핸들 조작을 가볍게 무시해버리고 도로위의 장애물을 그대로 뭉개버리고 지나갔다. 문제는 그 이후다. 한 발 늦게 차량의 방향이 변환되면서 방금 전 운전자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를 보였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자동차 > 시승기/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700cc 쿠페형 럭셔리 세단, 닛산/ 인피니티 뉴/ G37S (2010)  (0) 2015.02.15
기름 값 아껴주는 도심형 세단,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0) 2015.02.08
‘섹시한 뒤태’ 해치백은 엉덩이로 말한다. 폭스바겐 골프 6세대  (0) 2015.02.08
이니셜D 의 족보를 계승하다, 2010년 미쓰비시 랜서  (1) 2015.02.06
[자동차 시승기] 로터스 엑시지S 로드스터  (0) 2014.05.10
기아자동차 K3 시승기 :: 보기엔 예쁜데 몰기엔 부족하다.  (3) 2012.10.21
폭스바겐 시로코 R-Line :: 이거 정말 디젤 맞나요?  (1) 2012.07.29
GM대우 G2X :: 1년 만에 단종된 비운의 로드스터  (1) 2012.07.08
혼다 어코드 2.4 디럭스 :: 공도위의 질주본능  (0) 2012.05.05
쉐보레 캡티바 :: 자유로운 영혼을 만족시킬 SUV!!  (0) 2012.03.25
스바루 레거시 3.6 :: 빗속 드라이빙의 진수를 펼치다.  (0) 2012.03.18
TAG K3, 기아자동차, 노블레스, 리뷰, 시승기
Tracback 3 Comment 3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생활/문화/리뷰 2012.08.05 22:4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 글·사진: 김현동(cinetique@naver.com) 

+ 작업 남 김철수가 말하는 ‘난 이렇게 나상실을 꼬셨다’
+ 돈 대신 마음을 선택한 나상실의 러브스토러


돈은 넘치는데 상대적으로 없는 게 너무 많다. 개념 없고, 싸가지 없고, 눈치도 없다. 게다가 결혼도 한 유부녀 아니던가. 그리 인기 있을만한 조건이 아니다. 따라서 천방지축에 안하무인인 나상실 같은 캐릭터 앞에서 사람들이 이유 없이 주눅들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주변인은 나상실 앞에만 서면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하고 쩔쩔댄다. 왜냐고!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결정적인 것이 너무 많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절대 권력으로 화자 되는 ‘돈~’이다.

입도 거칠다. 달고 다니는 “꼬라지 하고는~”라는 말이 쩌렁쩌렁 울린다. 충분히 기분 나쁠 뉘앙스지만 단 한 사람만 예외다. 몸이 전 재산인 김철수의 귀에는 그 소리마저 사랑스러운가 보다. 서로 죽일 듯이 아웅다웅 거리더니 어느 순간 떨어져서는 한 시간도 지낼 수 없다고 가슴앓이 하는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혼자 좋아하면 가슴 아픈 짝사랑이라지만 나상실 만큼이나 김철수도 나상실을 좋아하고 있으니 둘의 감정은 사랑이 분명하다. 다만 둘 의 사랑이 극히 정상적인 것이 아니기에 이 지경에 이르게 된 사연이 궁금해진다.

부족할 것 하나 없는 태평천하의 삶을 누리고 있는 무개념 녀 나상실이 몸 하나가 전 재산에 불과한 너무도 평범 남 김철수와 사랑을 시작한다는 언빌리버블 스토리. 자의든 타이든 좋다며 애정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구멍 송송 뚫린 티셔츠 선물해주며 생전 처음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것이 처음인 나상실의 러브스토리는 핑크빛이긴 한데 석연치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공연명: 뮤지컬 환상의 커플 (2012)
공연장: 대학로 문화공간필링1
공연기간: 2012. 07. 19 ~ 2012. 08. 26
러닝타임: 140분
문의: MBC 02)766-7667

공연사진 더 보기

접기|

| 공연사진 더 보기



| 시즌 2에 돌입한 드라마컬 ‘환상의 커플’

2006년 MBC드라마를 통해 수많은 어록을 남긴 환상의 커플이 지난해 시즌1에 이어 2012년 시즌2로 돌아왔다. 드라마 속에서 자장면에 과도한 집착을 보였던 한예슬 캐릭터의 나상실은 변함없이 자장면에 무한 사랑을 보였다.

대표적인 어록 중 “어린이들! 지나간 자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등의 대사가 1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이후에도 입에 오르내렸다. 혹시나 몰라 뮤지컬 시즌2에서 거론되나 봤으나 여전히 거론되지 않는다. 드라마 내용 16부작에서 핵심만 추려 3시간 이내로 함축시켜 무대에 올려놓은 기본 골자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를 요약해보면 ‘운명 같은 사랑’ 이랄까! 좀 비약하면 ‘노동착취 사기극’ 이정도로도 통용된다.

결혼한 처자를 납치한 것에도 부족해서 집에서 가정부로 부려먹고, 사랑에 빠진다는~ 훈훈한(?) 내용은 드라마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때문에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작품 또한 추억 회상하는데 제격이다.

이것저것 다 따져가면서 실속 챙기려 드는 이라면 필시 공감하기 힘들겠지만 묘하게도 다 따져가며 콧대 세우던 주인공 나상실이 딱히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 라인은 공감대 보다는 재미라는 요소에 더 가깝다. 자칭 ‘지 잘난 맛’에 살던 김철수가 어느 순간 좋다고 앞뒤 안 가리고 덤비는 여자가 등장했으니 말이다.

| 나상실과 김철수의 연예스토리, 개봉박두

사람 마음이란 것이 참 그렇다. 그렇게 밉던 상대가 어느 순간 자꾸 눈에 밟히고 조금 지나면 좋아지는 감정으로 이어진다. 막연하게 내가 받은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꾀였으나 한편으로는 미안한 감정이 솟구친다.

그렇다가 어느 순간 자꾸만 끌리는 감정으로 흔들리는 김철수. 멋도 모르는 나상실은 김철수가 좋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동시에 두려운 마음도 있다. “저 여자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어떻게 나올까?”에 관한 심정이다. 웃을 수도 없는 다 큰 어른들의 철부지 어린애와 같은 장난이란 말인가.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는 돈 많은 여자가 허우대만 멀쩡한 평범한 남자를 만나 인생이 뒤 바뀐다는 이야기는 드라마에서도 그랬지만 뮤지컬로 돌아와도 생뚱맞다. 드라마로 익히 알려진 대사 “꼬라지 하고는~”이 귓가에 맴도는 한 꼬라지 있는 뮤지컬의 컴백은 꽤나 인상적이다.

나상실과 장철수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핵심이지만 이를 중심으로 주변에 펼쳐지는 러브라인 구성도 꽤나 흥미롭다. 예를 들자면 장철수가 매정하게 차버린 과거의 연인 역으로 등장하는 오유경이 나상실(조안나)의 남편인 빌리박과 눈이 맞는 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보면 철수와 빌리박, 나상실과 오유경은 넘지 말아야 할선을 넘어버린 불륜풍자 뮤지컬의 중인공이 된 셈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해함은 극에 달했다.

머리에 꽃을 달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이던 강자 또한 ‘사랑’이란 방자한 장난질의 수혜대상이다. ‘얼음’ ‘땡’ 놀이를 반복하던 강자와 우연한 계기로 키스 하게 된 공 실장 사이의 러브라인이 극적으로 형성된다. 결국 뮤지컬 환상의 커플에서 싱글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 작품 혼자 봐야 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필시 대사 하나하나에 듬뿍 담긴 애정행각에 오글거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 시즌2로 업그레이드 된 뮤지컬

작년 다소 밋밋했다고 평가를 받은 시즌1에 비해 볼거리부터가 남다르다. 규모는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 가능한 소극장이지만 무대 변화 효과나 영상미를 더해 이야기를 회상 신을 완성시킨 요소가 그 것.

여기에 시즌2는 출연진도 화려하다. <넥스트투노멀> <서편제>로 알려진 한지상과 <젊음의 행진> <락 오브 에이지>를 통해 뮤지컬 연기 수업에 푹 빠진 천상지희 선데이가 합류했다.

<모범생들> <마리아마이라> <환상의 커플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함께 한 김보강, <사랑은 비를 타고> <화차>의 김이안, <그리스> <환상의 커플 시즌1>의 이가은, <모차르트 오페라락> <싱글즈> <맨오브라만차>의 김민주가 환상의 커플2에서 하모니를 펼친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칙한 가무극 ‘금란방’ 성적 금기를 깨다.  (0) 2018.12.27
걸프전 배경 연극 막다른 곳의 궁전  (0) 2018.12.03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2013)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0) 2013.04.25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1) 2012.08.05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0) 2012.08.0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0) 2012.07.31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TAG 김철수, 나상실, 리뷰, 뮤지컬, 연극, 환상의커플
Tracback 1 Comment 1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생활/문화/리뷰 2012.08.01 21:5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연극 리뷰‘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연극 한 편으로 서스펜스 스릴러의 정석을 체감한다.
+ 드라마인가? 연극인가? 눈앞에 펼쳐진 한 편의 수사반장


연극을 이해하는데 IQ가 뭔 필요가 있겠냐만 이 작품 친절하게도 IQ 100 이하는 볼 생각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그만큼 이해하기 어렵단 말인가 생각하게 되는 그 순간 친절하게도 심혈을 기울여 봐달라는 설명을 곁들인다. 연극을 보면서 이해하기 위해 애쓰라고 강요하는 작품은 그 장르조차도 생소한데. 추리극? 액션? 그렇다고 멜로는 더욱 아니다. 그러하면 복합장르란 말인가!

이상하게도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감이 충만하다. 반복되는 긴장감에 한편으로는 짓누르는 느낌의 무거운 압박감. 쓸쓸하지만 순간순간 웃게 만드는 묘한 재치까지 다양한 장르를 고루 섭렵하고 있는 한 편의 작품을 마주한 그 순간 떠오르는 장르가 있으니 “이건 드라마야!”라는 외침이다.

주최 측의 설명을 차용하자면 코믹 서스펜스 스릴러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너무 거창하게 설명한 나머지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막을 순 없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연극을 보면서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은 처음이 아닐까 한다. 딱히 코믹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진한 여운이 남는 것도 아닌데도 볼수록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묻어난다. 2012년 6차 앙코르 공연을 시작한 연극 ‘그 놈을 잡아라’가 그렇다는 말씀.


공연명: 그 놈을 잡아라
공연장: 드림시어터(구 PMC 소극장)
공연기간: 2012. 05. 11 ~ 오픈 런
문 의 : 드림시어터컴퍼니 070)8780-0096
홈페이지 : http://club.cyworld.com/dtc-gep

공연사진 더 보기

| 공연사진 더 보기

 

| 땀내에 찌든 남자냄새 베어 나오는 작품

시작부터 왠지 모를 비위가 상한다. 바람하나 통하지 않을 것 같은 꽉 막힌 사무실에 목이 다 늘어진 헐렁한 셔츠차림의 형사가 등장한다. 보고만 있어도 ‘더럽다’ 그 모습은 마치 책상 위 재떨이에는 수북하게 쌓인 담뱃재가 가득하고 서랍에 대충 던져 둔 양말은 몇 번은 뒤집어 신었는지 지저분하다 못해 고린내가 풀풀 풍기는 것과 어울리는 이미지랄까! 작품 속 주인공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왠지 너무 캐릭터가 친환경적이다.

성격은 또 얼마나 저돌적인지. 사건을 진득하게 조사하는데 필요한 치밀함과 분석력은 온데간데없이 막무가내로 들이대는데 일가견이 있다. 전형적인 형사 캐릭터다. 하지만 이 형사를 통해 관객은 인간냄새 풀풀 풍기는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믿기 힘들겠지만 엄연한 사실인 것을.

자세히 살펴보니 흐트러진 상태의 떡진 머리는 기름져 있고, 표정을 보아하니 마지막으로 집에 들어간 것이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지쳐있다. 스트레스 털어버릴 곳이라곤 길 건너 순댓국밥집인데, 먹으면서도 맛없다고 푸념 일색이다. 그러면서도 매번 찾아가는 모습하며 매사가 귀차니즘에 찌들어있다.

여과 없이 표현했기에 살짝 의심도 되겠지만 실제 연극 ‘그 놈을 잡아라’속의 캐릭터가 이렇다. 꾸미고 다듬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극중 캐릭터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만큼의 리얼리즘을 발휘하고 있으니 작은 소극장위에서 마주한 관객이 느낄 현장감에 대해 두말해서 뭐하리. 뻔한 사랑이야기나 뻔한 멜로가 아니기에 어디로 튈지 예상되지 않는 극은 점점 남자들만의 세상으로 관객을 이끈다.

| 시작은 살인사건 하지만 살펴보니 자존심 싸움

그렇다 보니 주최 측의 농간으로만 보이던 코믹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구색을 찾아야 할 순간도 마주한다. 해답은 극의 시작에 있다. 비가 오는 날 발생하는 살인사건. 그것도 매번 같은 날 3월 7일. 음력이던 양력이던 개의치 않고 3월 하고도 7일이 되기라도 하면 매년 반복되는 살인사건. 이에 좌충우돌 갈피를 못 잡고 휘둘리는 경찰을 보며 관객은 무능함에 넘어 울분을 삭힌다. ‘그 놈 하나를 못 잡아서’ 라는 화가 목 끝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따져봐야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디까지는 연극은 연극이니깐.

살인사건과 함께 시작된 시나리오는 자신을 드라마 작가라며 신분을 속이고 접근한 극중 배역 남지운 작가를 통해 본격적으로 물살을 탄다. 사건이 발생하는 그 장소마다 등장하고 휘젓고 다니면서 경찰 행세를 하는 남 작가의 신출귀몰한 행각은 결국에는 발각된다. 뒤늦게 눈치 첸 조용두 형사의 배신감을 모를 리는 없지만 ‘그럼 그렇지’하는 안도가 먼저 나오는 건 무슨 연유인지.

타이트하게 짜인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살인사건과 늘 한 발 늦게 도착하는 조용두 형사의 뒷북 행차. 그 투박하고도 거친 말투 속에 묘한 인간미가 녹아 있긴 하지만 동시에 무능함의 전형도 보이고 있으니 암울한 현실이 아니꼬울 뿐이다. 관객에게만 IQ100 이상을 논하지 말고 극 중 형사의 IQ도 살짝 의심되는 순간이다. 앞뒤 꽉 막혀도 저렇게 막무가내로 무식할 수 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만큼 물불을 안가리고 행해지는 무식한 행동과 말도 안 되는 변명 동시에 말도 안 되는 안타까움이 교차하며 극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시작은 살인사건 이었지만 나중에는 신분을 위장하고 접근한 남지운 작가와 조용두 형사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밀한 두뇌싸움이 긴장과 재미 사이를 정신없이 오간다. 여기에 간간히 등장하는 멀티맨과 멀티우먼이 관객을 쥐락펴락하며 행해지는 입담과 재치 가득한 몸동작을 보는 쏠쏠한 재미가 연극 ‘그 놈을 잡아라’의 숨겨진 코믹요소다. 촘촘한 수사망을 비웃기라도 하 듯 날뛰는 연쇄살인마와 조용두 형사를 끈끈하게 이어주는 구심점이랄까!

| 막걸리 한 사발에 섞인 애환 들이켜 보니

하지만 보는 내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연극 ‘그 놈을 잡아라’를 보고 있으면 과거 안방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수사반장’이 그 것. 그때에도 그랬다. 깨끗함과는 거리가 먼 형사의 이미지와 범죄가 예고하고 터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각종 사건 사고에 무능함을 한탄하며 들이키는 한잔 술잔에 삭혀버린 애환장면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마찬가지로 연극 ‘그 놈을 잡아라’에서도 막걸리를 둘러싼 애환이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죽네 사네 했지만 결국에는 남지운 작가나 조용두 형사 모두 상처받은 영혼으로 드러난 그 순간 측은함에 두 사람 격려하고픈 마음뿐이다. 초반엔 긴장과 스릴에 관객이 숨죽여야 했으나 후반에 들어선 두 사람 모두 세상에 상처 받고 버림받은 영혼의 소유자라는 것이 밝혀지는 순간 웃음 보다는 안쓰러움과 한숨이 짙게 묻어나온다.

한 사람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마음에 묻고 또 다른 사람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추억에 묻어야 했던 사실은 관객의 가슴도 먹먹하게 만든다. 긴장하다가 웃고 어느 순간 애절하게 변하는 분위기 하지만 잠시 후 다시 웃게 만드는 빠른 시나리오 전개는 극의 재미뿐만 아니라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초를 다투는 긴박감을 연출한다. 이 작품을 보며 딴 생각 할 여유가 없는 것은 빠르게 급변하는 스토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 진득한 재미와 삶의 해학을 동시에 담았다.

상업 작품의 공통점인 억지웃음이나 허탕함을 남기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렵거나 정신없게 만드는 해학이 숨 쉬는 것도 아니다. ‘범죄’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되는 잔악무도한 연쇄살인 사건 또는 실체를 모르는 연쇄살인 범을 쫒는 과정을 그려낸 나름 심오한 작품이다. 구태여 꼽는다면 약간의 코믹요소가 가미됐으며 캐릭터 하나하나가 뽐내는 개성이 어우러져 참신함이 돋보인다는 것.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작품은 연극 보다는 한편의 드라마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대학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형식 임에도 자꾸만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중독성을 발휘한다. 혹자는 그랬다. 웰메이드 연극이라고. 의미인 즉슨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작품이 주는 진정한 재미를 알고 싶다면 연극 ‘그 놈을 잡아라’가 유일한 대안이다 는 것. 예상컨대 이 작품을 견제할 만한 작품 당분간 등장하기 어렵다. 그만큼 변질된 공연계에서 손꼽히는 몇 안 되는 작품으로 연극 ‘그 놈을 잡아라’는 상업연극이 아닐지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냈다.

조용두 형사 역에는 정형석, 윤상현이 임형사 역에는 허지나와 김선혜가 더블캐스팅 열연했다. 남지운 작가 역에는 송동환, 이중호 역에는 이윤선, 멀티우먼 역에는 곽수정, 박준석이 참여했다. 멀티맨 역에는 한승수와 하성훈이 최형사 역은 유철중이 연기 했으며 선희역은 박상민 배우가 함께 했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칙한 가무극 ‘금란방’ 성적 금기를 깨다.  (0) 2018.12.27
걸프전 배경 연극 막다른 곳의 궁전  (0) 2018.12.03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2013)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0) 2013.04.25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1) 2012.08.05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0) 2012.08.0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0) 2012.07.31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TAG 그놈을잡아라, 닥추연극, 대학로, 드라마, 리뷰, 뮤지컬, 세스펜스, 수사반장, 스릴러, 연극, 추천, 코믹
Tracback 0 Comment 0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생활/문화/리뷰 2012.07.31 00:02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10년 만에 돌아온 영화 속 감동, 재현할 수 있을까?
+ 엇갈린 인연에 애간장 태우게 만드는 순박한 사랑이야기


정말 이런 사랑이 있을까 싶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얼마나 사랑했기에 시공간을 초월해 한 사람만을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기다릴 수 있단 말인가. 가정이 있으며 학교 선생님이라는 번듯한 직업을 지닌 자가 게이라는 오명을 써가면서까지 모든 것을 다 버릴 정도라면 더 이상 설명해서 뭐하랴.

마음속에 간직한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모습은 집착 이전에 순수한 사랑의 힘이라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다만 행해진 방식에 있어 좀 심하게 비하시켜 표현한다면 집착으로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기에 애절했지만 안타까운 사랑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었다.

물론 대중이 접한 영화 속의 영상은 '사랑' 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충분히 아름다웠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었지만 뮤지컬은 우려했던 한계를 넘기에는 글쎄~ 소통했다고 보기에는 시나리오가 다소 빈약한 것. 2001년 작 이병헌, 이은주 주연의 '번지점프를 하다' 에서의 사랑은 아름다웠지만 2012년 뮤지컬로 태어난 먼지점프를 하다에서의 사랑은 안타까움이 너무 짙다.

그러서일까! 영화보다 애절함이 더욱 짙었던 두 주인공의 엇갈린 후반부 이야기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비오는 날 시작된 두 사람의 운명 같은 만남 속 이야기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였다면 뮤지컬은 교통사고라는 복선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에 가깝다. 영화를 먼저 떠올렸다면 다소 느낌이 색달라 보이는 작품은 그렇게 10년이 넘은 세월을 지나 2012년 뮤지컬로 각색돼 우리 곁에 돌아왔다.


공연명: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2012)
공연장: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공연기간: 2012. 07. 14 ~ 2012. 09. 02
러닝타임: 140분
문의: 뮤지컬해븐 02)744-4033
홈페이지: http://www.musicalbungeejump.co.kr

더보기

| 공연사진 더 보기



| 영화를 배경으로 뮤지컬로 돌아왔다.

영화로도 큰 인기를 끈 작품인 만큼 기본 배경은 익히 알려진 것과 다르지 않다. 첫 만남은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 앞에서 이뤄졌다. 갑자가 쏟아지는 장대비에 소리 없이 우산 속으로 들어온 그녀. 같이 쓰자는 말에 목석이 된 것 마냥 굳어버린 남자주인공의 태도는 보고만 있어도 '킥킥'거리며 웃음이 나온다. 긴장하면 딸꾹질 하는 몹쓸 버릇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괜스레 머슴적다. 객석에 앉아만 있어도 사춘기 소년이 풋풋한 첫 사랑을 시작하던 그때의 그 기분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이런 기분 오랜만에 느껴본다.

알듯 모를 듯 옆에서 가슴 설레게 하는 여학생의 고혹적인 매력. 그러다 훌쩍 떠나버리는 뒷모습만 하염없이 보며 가슴앓이 해본 경험이 시작부터 관객의 마음을 쥐어짠다. 풋풋함과 두근거림 그리고 짝사랑의 애절함이 동시에 교차하며 오글거림을 선사하는데 연애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런 사랑은 십중팔구 질투심 자극할 만한 장면이다.

그래서일까!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 봐야 할 작품이다.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건 여타 작품과 다르지 않지만 사랑의 진행은 느리지만 진솔하게 표현됐으며 여기에 시대적인 배경이 더해져 부모세대라면 야릇한 향수에 심취할 수 있다. 눈만 마주쳐도 불꽃이 튀던 현 세대의 화끈한 사랑이 아닌 은근한 불에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과거의 진득한 사랑이 관객의 애간장을 태운다. 혼자 본다면 왠지 슬퍼질 것만 같다.

| 동성애를 다룬 비극적인 사랑

다시 배경은 17년이 지났다. 입영영차라는 구구절절한 소회를 뒤로 하고 극은 2막에 들어서 10년이란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시작된다. 이 무렵에도 극 중 손가락 걸고 한 여자만 사랑하겠다는 주인공은 자신의 고백을 지키리라는 굳은 결심을 다짐한다.

여자가 죽던 그날 태어난 아이의 한 마디 "젓가락, 숟가락의 시옷, 디귿 받침이 붙은 이유"를 묻는 장면이 되풀이 되면서 남자는 17년 전의 입대 일을 떠올리는 시점이다. 아무런 연고도 없던 사제지간에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며 복선의 시작이 예고됐다. 마치 비 오던 그날 남녀 주인공의 인연의 시작을 알렸던 것처럼 말이다.

영화 속의 비극적인 장면도 섬세하게 표현 했다. 대상이 남자라는 것과 수군거리는 모습을 통해 주인공의 참담함을 극으로 몰아갔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지극히 공감 가지 않지만 오죽 사랑했으면 이라는 심정 전달에는 부족하지 않다. 무엇보다 극은 인연의 고리를 재차 강조하고 있는데 무대를 뺑 둘러싸고 스크린에 투시되는 흰색 선은 시작 전부터 관객을 맞는다. 그렇다보니 아무런 음악도 없이 한 줄기 선만 펼쳐진 공허한 무대를 보며 "저게 뭔가?"라는 의문이 남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 다소 큰 무대가 재미를 반감시켜

다만 중극장이 아닌 소극장에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본 작품은 이병현과 (故)이은주 주연의 '번지점프를 하다'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시작 전부터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5년의 창작 과정이 더 해졌고 지난 2009년에는 시범 공연을 통해 작품의 론칭을 알렸다. 그리고 3년이라는 숙성기간이 지나 정식으로 무대에 오른 작품은 시작부터 기대 하던 것 이상의 대형 캔버스 위에 화려하게 담아져 관객을 맞았다.

인연이라는 매듭 강조하기 위한 의도 이었던 듯 무대를 가로지르는 한 줄기 선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펼쳐지는 일련의 사연들이 연출의 고뇌를 알게 한다. 처음 선보인 창작뮤지컬이기에 그 어려움이 한두 가지에 그쳤겠는가.

그렇게 펼쳐는 효과는 큰 무대를 이분법으로 활용해 퍼즐 맞추기 하는 것처럼 사연이 하나하나 펼쳐졌다. 좌측이 과거라면 우측은 현재 그리고 다시 좌측의 과거 이런 식의 교차효과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집중도 면에서는 반감시킨 요인이다. 큰 무대에서 전해지는 큰 감동이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뮤지컬이라는 기본 틀에 영화가 줬던 감동이 섞여 재미를 선사했지만 무대가 지나치게 크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조금은 더 작았더라면 관객이 마주했던 일련의 사건이 좀 더 진솔하게 다가갔을지 모를 일이다. 여기에 아름답게 보여야 할 사랑이 다소 우울하게 보이는 점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

| 부모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작품

무려 10년이다. 강산이 바뀌어도 서너 번은 바뀌었음직한 세월을 탄 영화 속 작품이 창작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관객 앞에 섰다. 극은 1막을 통해 80년도의 배경을 살려 냈고 2막을 통해 2000년대의 세련미를 더했다. 중년의 부모세대라면 남다르게 다가오는 일련의 사건이 야릇한 향수를 자아낸다.

입영열차라는 배경을 깔아놓고 막걸리와 장발 그리고 청바지라는 키워드를 놓고 그때 그 시절의 분위기를 잘 녹여냈다. 공중전화라는 도구를 통해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그리움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는 낯설지가 않다. 그때가 아니면 체감할 수 없던 이야기가 극중 곳곳에서 드러난다. 부모세대와 자식세대간의 세대차이가 난들 이런 장면을 어찌 공감하지 않겠는가.

최고의 명장면은 극 마지막에 나온다. 인우가 입영열차를 타는 그 시점이다. "늦게라도 간다고 기다려 달라는"주인공 태희가 끝내 그 자리에 나오지 못했던 사연이 그 것. 영화 속의 그 장면에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사랑하는 남자를 보기 위해 뛰어가는 여자의 모습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장면이다.

물론 전반적인 작품의 줄거리만 보면 동성애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사랑에 목마른 학교 선생이 학생을 통해 과거의 첫 사랑을 회상해낸다는 다소 뻔뻔한 스토리라는 것이다. 비난을 맞아도 부족할 판에 사랑을 이뤄낸다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진행이지만 그 누구도 이를 지적하지는 않는다.

애초부터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가 전달코자 했던 의미는 '인연' 이라는 매듭이었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누구였던 간에 사랑했던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아름답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는 극중 명대사만큼이나 영화와 뮤지컬로 선보인 '번지점프를 하다'도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극적인 하룻밤, 막돼먹은 영애씨, 풍월주의 이재준 연출,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Adrian Osmond 각색/연출의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오는 9월 2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무대에 오른다. 인우 역에 강필석, 김우형이 태희 역에 전미도와 최유하가 더블캐스팅 됐다. 현빈 역에 윤소호와 이재균이 대근 역에 임기홍과 진상현이 참여했다. 혜주 역에 송상은, 재일 역에 김성일, 인우아내 역에 김경희에 열연했다. 이 외에도 김성현, 안재영, 김찬호, 황호진, 최종선, 박태영, 이효림, 신혜원, 이경진, 강지혜가 함께했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칙한 가무극 ‘금란방’ 성적 금기를 깨다.  (0) 2018.12.27
걸프전 배경 연극 막다른 곳의 궁전  (0) 2018.12.03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2013)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0) 2013.04.25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1) 2012.08.05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0) 2012.08.0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0) 2012.07.31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TAG 내용, 동성애, 리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번지점프를하다, 연극, 영화
Tracback 0 Comment 0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생활/문화/리뷰 2012.07.23 00:21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우정과 사랑의 경계선을 타는 중년 남녀의 회고록
+ 몸 따로 마음 따로 인 2중적 시선을 통해 조명해본 인생 이야기


고전 하면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떨칠 수 없다. 때문에 20만 명의 관객이 찾아온 희대의 화제작이라는 명칭이 있음에도 ‘먹힐까?’ 라는 의문이 들게 마련이다. 시대는 변했고 의식도 함께 변한 것이 그 이유다. 다만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고 했던가! 오전 시대에 방영되는 아침 드라마의 소재와 같이 진부함이 농염하게 녹아있음에도 오감을 자극하는 소재는 세월을 탔음에도 말초신경을 짜릿하게 자극하며 온 몸의 신경을 집중시켰다.

약간의 노출과 약간은 선정적인 줄거리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곤 말할 수 없다. 게다가 강산이 변해도 4번은 변했을 20년간의 세월을 탄 작품 치고는 연극 ‘불 좀 꺼주세요’의 노골적인 유혹이 아직도 통한다는 사실은 여전히 놀랍기만 하다. 그렇다면 작품이 원하는 대로 불 좀 꺼볼까?

불 좀 꺼주세요? 야릇한 상상에 왠지 모를 기대를 하게 된다. 사상이 불순해서가 아닌 제목만큼이나 19금(禁)이라는 팻말이 붙어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나오는 반응이다. 1990년대 이만희 작가의 작품이 대학로 무대에 재공연 된다는 소식에 과거의 회상신을 내심 기대한 것도 없진 않다. 내심 20세 이상 관람가인 연극 ‘불 좀 꺼주세요’가 전하고자 했던 속내가 통할까 했던 기대도 변치 않았다.

상상하던 것 그대로 불을 꺼야만 이뤄질 행위를 위한 전초전인 셈이다. 다만 전초전이 지나치게 길다보니 19금(禁)이라는 팻말에 남다른 상상력을 펴낸 관객이라면 실망의 여지가 크다. 왜냐고? 손만 잡아도 부끄럽고 눈만 마주쳐도 설레던 20년 전의 풋풋함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가정이 있는 중년의 남녀가 서로를 향한 탐닉의 시간을 갖는 과정이 마냥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누구나 생각을 했음 직 하지만 그렇다고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기에 연극 ‘불 좀 꺼주세요’를 보고 공감한다는 것은 호불호가 갈린다. 다만 이들이 상처받은 지난 과거를 듣고 나면 왠지 모를 안쓰러움에 용납되는 수준이랄까. 마찬가지로 왜냐고? 사람은 원래부터가 외로운 동물이기 때문이다.



사진 더 보기

| 공연사진 더 보기




| 중년의 남녀를 통해 들어본 발칙한 이야기.

물론 외롭다고 모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전초전이 필요하다. 쉽게 말해서 밀당. 바람을 필까? 말까? 이런 식이다. 하지만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두 사람은 이미 가정이 있는데다가 직업이 사회적으로 책임을 요하는 것에 있어 쉽지 않았음이 짐작된다. 생각해보자 남자는 국회의원이고 여자는 교사였다는데 함부로 몸을 놀릴 수 없는 거 아닌가! 물론 요즘 국회의원 하는 짓을 보면 이보다 더한 짓도 가능하지만 이 작품이 시작된 시기가 아름다운 20년 전이다. 강산도 맑고 사람의 인격 또한 몹시도 아름다운 시절의 불륜이라. 발칙하기 그지없다.

그래서인가? 좀처럼 진도를 빼지 못한다. 알거 다 아는 중년 남녀가 뭐하는 짓인가 싶은데 그 순간 내면의 젊은 남녀가 먼저 등장해 서로의 속내를 까발린다. 여과 없는 대사에 여과 없는 몸동작. 짧은 핫팬츠 차림을 한 여자에 좀 생겼다 싶은 남자는 서로를 향해 거침없는 구애를 펼친다. 그렇고 보니 이 두 사람 왠지 숨기는 것이 너무 많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캐릭터는 요즘 세태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다. 세월의 굴레를 짊어지고 살아온 부모세대의 이야기는 지금 봐도 안쓰럽다. 피 끓는 젊은 시대에는 먹고살라 바쁘게 지내다 저 사람이 내 사람인가 가늠만 해보다가 정작 결혼은 엄한 사람과 하게 되는 드라마 소재가 마냥 현실성 없는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술자리 안주삼아 떠올리는 과거 연애사가 먹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도 두 사람의 부진한 진도는 아무리 사회통념상 그리고 사회적인 지위 때문이라고 해도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좁은 방 그것도 침대 위에 단 둘이 있는 공간에서 거부하지도 않는 몸을 머리가 마다한다. 아니 두 사람 모두가 딴생각으로 정신없는데 20대의 분신은 자꾸만 작업에 돌입하는데 정신없다. 공감 가지 않는 두 사람의 밀당 대신 20대의 분신을 통한 대리만족은 관객의 호기심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고리타분한 대사를 펼치는 중년과 달리 노골적인 대사를 뽐내는 20대 분신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우리내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20대 때는 제법 발칙하긴 한데 중년이 된 두 사람은 볼수록 안쓰럽다.

| 몸 따로 마음 따로. 통할 수나 있을까?

이야기는 매듭을 끊듯 끊어 진행됐다. 두 사람의 인연은 시골 학교에서 시작됐다. 산골 여고사와 학교 농장일꾼으로 만나 여자가 남자를 향해 호감을 보이지만 이 남자 좀처럼 눈치가 없는 듯 밀어내기만 한다. 서로 싫지 않는 눈치를 주지만 뭔가 숨기는 남자의 수상한 행동. 그와 중에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려 서로의 인연은 풀 수 없게 꼬여버리고 여자는 남자의 친구와 혼인을 하게 된다는 것. 남자를 찾아다니는 여자가 기절한 순간 친구의 못된 본능에 당해버린 여자는 슬퍼하면서도 그 관경을 지켜보는 관객은 짠한 마음뿐이다.

짧게 나오는 정사신은 분명한데 그 과정에 앞뒤 토막내버린 생선마냥 몸통만 뚝 떼놓고 펼쳐지니 이야기 연결이 자연스럽지는 않다. 뭐 이 순간 중요한 건 둘 의 정사신이니까 납득되는 수준이다. 조명도 붉은색에 본능에 마음을 맡긴 두 사람. 반면 남자는 과거나 현재나 같다. 중요한 것은 자신과 함께 재직했던 학교의 여자다. 허나 나설 수 있는 환경을 탓하며 마음을 숨기는 데만 급급하고 그러다가 만난 지금의 아내와 혼인하게 된다. 한 없이 엇갈린 두 사람의 속마음은 내숭에 충실한 나머지 새드엔딩으로 치닫게 한 단초가 된다. 비극과 사랑의 차이는 백짓장이랄까! 그만큼 아픔도 마음먹기에 달렸다.

| 앙큼한 내면에 불침을 꽂는 작품, 불 좀 꺼주세요.

한 무대를 통해 조명해본 현재와 과거 그리고 내면의 세계는 발칙하지도 깜찍하지도 그렇다고 마냥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분신을 통해 중년남녀의 속내를 까발려 봤더니 20대의 그것과 다를 건 없다는 것도 작품이 주는 재미다. 지금의 본 모습이 중후했다면 과거에는 발랄했다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관건은 총 4명의 남녀가 한 무대에 동시 등장해 호흡을 맞춰 내면과 외면의 환상궁합을 뽐내는 과정이다. 실시간으로 교차하는 생각의 차이가 전달되는 순간순간이 관객의 반응을 변화시켰고 불이 꺼지는 야릇한 상상 그 순간에도 복잡한 내면과 외면을 통해 일상을 탐지했다. 서로 다른 분신을 통해 시기적절하게 끼어들고 빠지는 절묘한 타이밍을 맞추는 일이 반복된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연기력이 흩트려 진다면 관객이 눈치를 채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만큼 연기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다. 세월을 탄 작품인 탓에 전반적으로 배경이 낡은 것과 고즈넉한 대사가 많다는 것 그리고 조명에도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녹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의 삶은 매듭이다. 어떤 매듭을 먼저 푸느냐에 따라 고리에 달려 있는 결과도 다르기 마련이다. 중년의 남녀를 통해 조명해본 인생이란 매듭은 그렇게 낭만 있게도 그렇다고 억척스럽지도 않았다. 단지 둘을 통해 살펴 본 인생이라는 것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안쓰러울 뿐이다. 우연을 인연으로 맺지 못해 뒤늦게 맞바람이라는 묘한 목표를 향해 몸을 맡겨보지만 그것조차도 속내처럼 추진하지 못한 두 사람의 미적미적한 행동에는 분명 어느 한쪽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극이 종료되기 전 여자가 내뱉은 한 마디 “불 좀 꺼주세요”가 인상에 남는 이유다.

강영걸 연출과 이만희 작가의 연극 ‘불 좀 꺼주세요’에는 연출자의 딸이자 배우였던 연기자 강윤경이 여자 분신 역으로 출연한다. 이어 88서울올림픽의 굴렁쇠 소년 윤태웅이 남자 분신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외에도 여인 역에 남기애, 이효림, 사내 역에 박성준, 여자 분신 역으로 박아름, 여자다 역에 이현주와 장정선 그리고 남자다 역에 신승용이 출연했다. 공연은 오는 9월 9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한다. 문의)극단 완자무늬 02-929-8679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프전 배경 연극 막다른 곳의 궁전  (0) 2018.12.03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2013) : 철딱서니 없는 사랑의 비극적 결말!  (0) 2013.04.25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1) 2012.08.05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0) 2012.08.0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0) 2012.07.31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5) 2012.06.25
TAG 19금, 강영걸, 강윤경, 공연, 남기애, 내용, 대학로, 대학로극장, 리뷰, 박성준, 불륜, 불좀꺼주세요, 연극, 윤태웅, 이만희, 이효림, 작품
Tracback 0 Comment 0

무더위 한 방 해결… 소름 돋는 연극 ‘우먼인블랙’

생활/문화/인터뷰/칼럼 2012.07.11 23:3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인터뷰 · 연극배우 ]
배우도 놀라게 만드는 레전드 연극 ‘우먼인블랙’
두 주인공 ‘홍성덕·김경민’





- 여름에는 공포~ 공포하면 우먼인블랙
- 주인공이 말하는 공포의 묘미란?
- 소설과 영화를 거쳐 연극으로 체감한다.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2012년 07월 11일] - 으레 이맘때처럼 찌는 듯한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 하면 공포물이 그리워진다. 온몸을 짓누르는 무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그 순간에도 공포가 안겨주는 짜릿한 쾌감은 더위 해결사로 손꼽는 차디찬 팥빙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게 하는 두려움과 달리 이후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호기심은 공포물을 보게 하는 촉매제요 끊을 수 없는 중독성의 원천이다. 손사래를 치고 비명을 지르는 찰나에도 여간해서는 공포의 마수를 뿌리치긴 힘들다.

연극 우먼인블랙은 이 점에서 손꼽히는 작품이다. 실체 없는 허상을 두고 관객의 비상한 공포심을 자극한다는 기본 방식은 여타 공포물과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재차 반복해서 보게 하는 중독성은 타 작품과 구분 짓는 우먼인블랙만의 차별점이다.

그렇다 보니 연극 우먼인블랙은 마니아 제도라는 특별한 제도가 있다. 볼수록 중독되는 ‘볼 매’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의 묘한 매력에 환호하는 마니아층이 두툼하다는 의미다. ‘그래 봤자 연극이 다 같은 것 아니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물어봤다. 내심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연극 우먼인블랙의 두 주인공을 통해 작품이 지닌 남다른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연극 우먼인블랙의 두 배우 홍성덕·김경민 배우를 만나기로 약속한 당일. 인터뷰 장소로 정한 지하 공연장으로 향했다. 불이 켜진 상태에서는 처음 보는 무대 이곳저곳에는 거미줄로 연상되는 무대 장식이 눈에 들어온다.

발자국을 떼면 금방이라도 삐거덕 소리가 날 것만 같은 낡은 마루에 꽤 오래됐을 법한 각종 소품이 연극 우먼인블랙이 공포물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조명이 낮춰진 상태에서 지나가면 그야말로 공포물 속의 한 장면과도 다를 게 없다.

정교하게 완성된 무대 시설만으로 연극 우먼인블랙을 관람하러 온 관객은 초반부터 비상한 분위기에 기가 죽는다. 곧이어 연극 우먼인블랙의 두 배우 홍성덕·김경민의 리얼한 연기에 온몸에는 소름이 돋는다. “이런 것이 공포일까?”를 체감하는 그 순간 무더위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좁은 무대 위에서 일인다역을 표현해가며 관객을 웃기고 두려움에 떨고 만들고 때론 관객 사이에 숨어 또 다른 관객의 역할을 하며 공감대를 만든다. 그렇다 보니 공연시각은 1시간 30분에 불과하지만, 체력소모는 여타 공연과 비교하면 몇 배가 많다는 것.

공포의 완성은 조명부터 시작된다. 좁은 소극장에 이렇게 많은 조명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드는 그 순간 연극 라이어 활동을 잠시 멈추고 새롭게 합류한 김경민 배우가 입을 열었다.

“처음 우먼인블랙 공연장을 들어와서 놀랐어요. 큐버튼부터 조명까지 이전에 몰입했던 라이어 공연장과 비교했을 때 왜 이렇게 많던지. 정신이 없더라고요.” 라는 것이다. 대충 봐도 타 작품의 그것에 비해 많기는 많다. 무대 위 천장을 빼곡히 뒤덮인 조명 틈 사이로 콘크리트가 수줍게 속살을 비춘다.


# 2004년 초연 이후 ‘작품성’ 인정
회가 더해질수록 인기 상승하며 입소문 타
소설, 영화보다 볼만한 작품으로 주목
07, 10, 11 그리고 2012년 다시 대학로 컴백


김경민 배우의 긴장된 모습과 달리 홍성덕 배우에겐 왠지 모를 여유가 있다. 게다가 연극 우먼인블랙에만 4번째 합류한 무대 경험이 ‘홍성덕 = 아서킵스’라는 무대 공식을 만들어 놨다. 한 작품을 오랫동안 연기한 까닭에 좋은 점도 있단다. 연극 우먼인블랙을 찾는 마니아층이 두꺼운 것만큼이나 홍성덕 배우만을 쫓는 티켓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웬걸~ 무대 위의 진지한 표정과 달리 얼굴에는 장난기가 다분하다. 동시에 노랑머리에 수염을 긴 모습이 멋스럽기까지 하다. 일인 다역을 소화해내는 배우의 내공은 평소의 모습에서도 나오는 것일까 생각할 무렵 연극 무대 위의 가면 쓴 여자 이야기를 꺼내게 됐다.

연극 우먼인 블랙은 중간마다 흰색 가면 쓴 여자가 관객의 시야에 들어온다. 대략 3번 정도 짧게 사라지는데 극이 끝나는 마지막까지 그 정체를 알 수가 없어 더욱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그래서 이의 실체를 두고 말도 많은데 궁금한 것은 물어봐야 하는 성격상 살짝 떠봤다.

공포물의 배우 아니랄까 대답도 비장하다. “무슨 여배우요? 우린 못 봤는데” 무엇을 물어보느냐는 표정을 하고 천연덕스럽게 내뱉는 홍성덕 배우의 한 마디. 간담이 서늘해진다는 것이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렇다 보니 처음 이 작품에 합류 제의를 받았을 때 적잖은 고민을 했다는 김경민 배우.

“처음 역할을 제의받았을 때 고민이 있었죠. 중간에 합류한다는 것이 부담도 있었어요. 연습을 처음부터 한 것이 아니었고, 2인 극이고 체력소모도 심하다고 했기에 걱정도 했죠”

홍성덕 배우도 비슷한 고충을 털어놨다.

“1시간 반 공연하고 나면 옷이 땀으로 젖습니다. 두 명이 그 공간에서 일인 다역을 하다 보니 계속 움직이죠. 심지어 강아지 역할도 합니다. 그래서 공연을 마치고 나면 굉장히 힘들죠. 아마 대학로에서 우먼인블랙 만큼 열정적인 작품도 없을 거예요”며 맞장구를 친다.


# 남다른 에피소드 물었더니
멀쩡한 무대 소품 이유 없이 오동작도 잦아
하지만 같은 역할만 4번 반복할 정도로
높은 작품성은 배우에게 인상적


오래된 작품인 만큼 남다른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다.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공포물에 어울리는 무서운 에피소드가 시작됐다.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드물게 발생하는 기괴한 현상들. 여기에 배우까지 놀라게 하는 공연 순간순간들의 이야기다.




“작품이 오래되었으니 이를 연기한 배우도 많잖아요. 하지만 유독 우먼인블랙만 연기를 하면서 아픈 배우도 많았고 이유 없이 각종 기기가 오동작을 하는 경우도 몇 번 있습니다. 한 번은 멀쩡하던 음향이 안 들어오는 거예요. 고장 난 부분이 없는 데 말이죠. 간혹 귀신이 들린 건가 하면서 기분이 이상해지는 경험도 있어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알 길은 없지만 듣고만 있어도 음산하다. 연극 우먼인블랙은 인터뷰도 무섭다. 게다가 배우가 놀라는 경우도 잦다. 공연 중반을 넘어가면 수시로 들리는 자지러지는 비명에 관객은 초 긴장상태로 돌입하는 데 그때 발생하는 부작용이다.

“정해진 타이밍에 무대장치와 음향이 동작하는데 간혹 실수로 그 타이밍을 어긋나는 경우가 있어요. 그땐 정말 우리가 놀라죠. 분위기는 어둡고 조명도 공포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데 갑자기 약속되지 않는 이벤트가 터지면…….” 말을 아낀다. 배우도 놀라는 공포연극인데 관객이 놀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마냥 무서운 것만은 아니다. 극 중 아서킵스 역할만 4번 반복한 홍성덕 배우에게는 팬들과 얽힌 다양한 추억이 있다. 생각나는 것을 하나 요구했더니 팬레터 사건을 풀어놨다. 과거 한 팬으로부터 팬레터를 받았는데 그 정성에 감동하였다는 것이다.

“한 팬분이 정성스럽게 작성한 팬레터를 주는 거예요. 작성은 1년 전에 했는데 자기가 다치는 바람에 못 줬고 표도 구하지 못해 1년이 지나 재공연 때 찾아와 그때 작성했던 팬레터를 제게 준거죠. 자주 보러 오겠다고 하셨는데, 그 이후로는 못 봤어요. 이후에 다시 다쳐서 못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해요.” 말하는 표정에는 그리움이 사무쳤다.


# 선·후배로 만난 두 사람, 홍성덕·김경민 배우
만나면 연기 이야기로 서로를 격려
연기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두 배우의
소탈한 인생사 인터뷰로 처음 공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제법 두 사람의 호흡이 잘 맞는다. 그도 그럴 것이 라이어를 통해 단짝으로 연기를 하게 되었다는 것. 파파프로덕션 소속으로 오랜 시간 연기에 매진하다 보니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형님·아우 하는 모습에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고등학교 때 교회를 다녔어요. 교회에서 수련회 비슷하게 연기를 했는데 저도 관심이 있어 함께 하게 됐죠. 주변에 연기 좀 한다는 말에 자신감을 얻었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와서 극단에 입단해 처음 연기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뒤늦게 대학을 갔죠. 그렇게 지금까지 연기했으니 오래됐네요.” _ 홍성덕 배우

“대학을 가서 연극 동아리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데 따르던 선배가 힘드니까 하지 말라고 말리는 겁니다. 그 선배가 군대 가면 해야지 생각했는데 때가 되어 가보니 1학년만 입단할 수 있다는 거예요. 속여서 들어갈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군대를 갔다 와서 시작해야지 마음먹고 제대를 하고 바로 복학 전에 아동극을 통해 데뷔했어요. 처음 했던 것이 오즈의 마법사라는 작품에서 허수아비 역할이었죠.” _ 김경민 배우

라며 속내를 털어놓는 두 사람. 연기에 대한 부푼 포부를 안고 어느덧 연극 무대에서는 굵은 연기를 펼치는 내공이 쌓였고 어느덧 두 사람에게는 실력파 연기자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그리고 2인극 우먼인블랙을 통해 매회 관객을 마주하고 있다. 힘든 것도 있지만 보람찬 것이 더 많다는 두 사람이 강조하는 소망은 소박했다.

“연극 우먼인블랙을 하면서 이것이 인연이 되어 누군가가 나의 글을 보게 된다면 행복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대에서 열심히 하고 있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_ 홍성덕 배우

“새롭게 합류하게 돼 각오가 새로운데요. 계속 공부하면서 더 안정된 연기 더욱 탄탄한 연기 실력을 관객에게 선보이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먼인블랙 많이 사랑해주세요.” _ 김경민 배우



ⓒ no.1 퍼블릭 액세스 대안언론 '위클리포스트' (http://weeklypost.org/)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인터뷰/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뷰] 여성 5인조'피그밴드' 세상을 향해 외치다!  (0) 2013.03.23
배우 김원해 :: 평범한 배우의 특별한 인생 이야기  (0) 2012.07.25
무더위 한 방 해결… 소름 돋는 연극 ‘우먼인블랙’  (0) 2012.07.11
배우 정상훈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기는 뮤지컬계의 코미디언  (1) 2012.07.10
이재준 연출, 정민아 작가를 통해 들어본 뮤지컬 풍월주  (0) 2012.06.13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같이 호흡하실래요?”  (0) 2012.06.11
“13곡 노래에 11번 수정, 통으로 외워 연습” 배우 정재진․최동호, 연출 김진만  (0) 2012.06.10
해품달의 김수현, 인기 비결이 뭘까?  (1) 2012.05.27
부활 전 보컬 김재희 “나는 록커다”  (8) 2011.12.25
감초 배우 박원상·최덕문, 늘근 도둑 이야기의 단짝  (0) 2011.10.24
극단 앙상블 김진만 대표 “작품의 기본은 소통”  (1) 2011.10.03
TAG 공포, 김경민, 내용, 리뷰, 연극, 우먼인블랙, 인터뷰, 줄거리, 홍성덕
Tracback 1 Comment 0

배우 정상훈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기는 뮤지컬계의 코미디언

생활/문화/인터뷰/칼럼 2012.07.10 00:0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인터뷰 #배우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겨라!
배우 정상훈




-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의 감초 배우
- 웃음을 요리하는 남자 정상훈
- 결혼 앞둔 새신랑의 행복한 인터뷰

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2012년 7월 10일] - 배우인가? 코미디언인가? 종잡을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사람을 웃긴다는 것. 브라운관에서 제법 인지도를 쌓은 이 남자가 어느 순간 연극·뮤지컬 무대에서 등장해 관객을 웃게 하는 묘한 마성을 뽐내기 시작했다. 능청스러우며 동시에 어디까지가 애드립인지 모를 정도로 뻔뻔하다. 아무렇지 않게 비(B)급 정서를 대변하지만 묘한 진지함을 지녀 보는 이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한다. 도대체 정상훈이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일까?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을 더욱 궁금증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인터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낸다는 이 남자의 알뜰살뜰한 이야기를 전격 공개한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 짓게 하는 이미지가 있다.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며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매력까지 지녔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의 매력을 알아간다며 넉살 좋게 웃는 여유까지 보고만 있어도 편하다. 게다가 2시간이 넘는 풀타임 연기에 지칠 만도 하지만 피곤함은 온데간데없다. <전국노래자랑>의 첫 공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6월 22일. 당시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그 어떤 공연보다 많이 웃고 행복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갔다고. 첫 회부터 관객 사이에서 이 남자의 이름이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묘한 매력을 뽐내며 관객에게 코믹 이미지를 각인시킨 이 남자의 이름은 정상훈이다.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배우 정상훈을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통해 만났다. 전국노래자랑의 간판스타였던 송해 선생님과 사이비 교주를 패러디한 이태일 교주 역을 맛깔나게 소화해낸 정상훈은 2시간에 달하는 긴 공연에 동분서주 등장하며 비상한 연기실력을 뽐냈다. 지금까지 브라운관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정상훈의 색다른 모습에 관객은 매료됐다. 진지하면서 황당한 애드리브가 보는 이를 김빠지게 할 만도 한데 점점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철철 넘친다.

힘들지 않느냐? 고 슬며시 떠봤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공연장 무대에만 오르면 자신감이 솟는다”고. 더욱 기막힌 것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정상훈의 애드리브는 대본에도 없다는 중요한 사실. 본능에 연기의 혼을 담아 무대 위에서 표출했다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코믹 요소가 충만하다. 종합하면 코미디언보다 더 웃기는 뮤지컬 배우라고 해야 할까!


시작은 코미디언 지금은 뮤지컬 배우
브라운관에서 무대로 자리를 옮긴 후
처음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는 정상훈
시행착오를 거쳐 인제야 연기 실력 발휘


웬걸, 너무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출발은 코미디였다. 사람을 웃기는 데에는 타고난 소질을 보이는 배우 정상훈에게 코미디는 고향과 같았던 것. 미대를 다니며 미술학도의 길을 걷던 그에게 남다른 인연으로 다가온 코미디와의 인연. 그가 코미디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된 이유를 찾기 위해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봤다.


대학생 시절 정상훈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기라성 같은 선배 개그맨이 대거 집결하고 있던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였다. 시작은 단순했다. “원래는 미대를 다녔어요. 그런데 어쩐지 연기 쪽이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만약 시험에 떨어지면 군대에 가야 될지도 라는 심정으로 임했는데 붙은 거예요. 행운과도 같았죠.” 그렇게 시작한 개그와의 인연이 지금의 정상훈을 만들었다.

몸속에 꿈틀거리는 개그본능을 삭히지 못했던 정상훈은 개그콘서트의 태동역할을 했던 개그포유에 입단해 선배 개그맨인 백재현, 이영자를 통해 감각을 익혔다. 이를 계기로 브라운관에까지 진출하며 승승장구를 하는 듯했다. 그런데 어쩐지 첫술에 배부르랴 했을까! 개그를 하는 와중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뮤지컬 무대.

눈을 돌리게 된 이유에 대해 절친했던 배우 정성화가 출연했던 아이러브유라는 뮤지컬을 우연한 계기로 접하고 묘함 쾌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씨의 첫 작품이었어요. 전 당시에 드라마를 찍고 있었는데 왠지 모를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랄까요. 음원을 구해와 6개월간 연습하고 오디션 한 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노력을 헛되이 할 수는 없었다. 오디션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던 정상훈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의 한진섭 연출이 그를 이끌어줬다. 정상훈은 그렇게 브라운관에서 연극무대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대중이 지켜보는 브라운관을 내 팽개치고 외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냐? 고 슬며시 떠봤다.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절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배우라는 의미에 대해 막연했습니다. 하지만 공연 무대를 통해 저만의 색깔을 찾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저 또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 주어진 기회가 정상훈을 성숙시킨 것이죠”라며 자신의 소신은 지금껏 유효했다는 것이다.


본인과의 약속! 늘 겸손하고 열정적으로
웃기지만 진솔한 배우, 담백한 배우
연기도 잘하지만, 개그도 잘하는 배우
그러기 위해서 배우고 또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


배우 정상훈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표현 수위다. 공연계에서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고 누구보다 웃긴다고 소문이 났다고 안주할 수는 없었다. 창구를 통해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되 웃기겠다는 목적에 치우쳐 가벼워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지금처럼 대중을 웃기는 능력은 처음부터 타고난 선천적이 아닌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은 저를 이끌어 주신 선배님과 저를 사랑해주신 관객입니다. 처음 무대에 섰을 당시에는 웃기면 그것이 다인 줄 알았어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웃고 나서 끝났네. 이런 텅 빈 느낌이 아니라 이후에도 그 공연 참 뿌듯했다는 의미를 남기고 싶었어요.”라며 자신이 진솔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예전에 작품을 준비할 당시였어요. 선생님께서 저를 보고 ”야~ 너는 왜 이거 하나로 인생을 바꾸려고 들어“ 그러셨는데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마냥 왜 면박을 주나 그랬죠. 선생님께서 우려했던 것은 제가 하는 연기가 절박해지면 보는 관객도 절박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당시의 한 마디는 정상훈의 연기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상투적인 말일 수 있으나 무언가에 목숨을 걸고 하는 건 정말 위대한 일이죠. 그런데 예술은 목숨을 거는 순간 관객이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관객은 결코 한 명을 위해 찬사를 보내지는 않아요. 무대는 혼자만의 자리가 아니니깐. 게다가 혼자서 열심히 준비하면 남하고 교류하고 싶지 않아져요. 무대란 교류를 통해 알파에너지를 만들어 가는 자리입니다.”라며 배우 정상훈이 먼저가 아닌 전국노래자랑을 먼저 기억해 주길 원했다.


20대에 시작한 연기 수업 어느덧 30대 중반
내면의 연기를 위해 또 한 번 도약을 꿈꾼다.
오는 9월 10살 연하의 아내를 맞는다며 자랑을
부럽지만, 한마디를 살며시 남기며~ 행복하시라!


20대에 코미디언으로 연기에 발을 들여놓은 배우 정상훈의 인생은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멋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코미디를 통해 누군가를 웃기는 데에만 심혈을 기울였다면 지금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주고 싶다는 본인만의 철학도 내세울 여유를 가지게 됐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앞으로의 자신이 지키고 싶다는 철칙은 절대 긴장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습니다. 무대에 한 번 서고 두 번 서는 느낌이 달라요. 이렇게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저 또한 숫자가 늘어나겠다. 20대에는 시간을 쫓아가는 사람이었다는 30대는 시간과 같이 가는 사람이 되고 싶고, 40대는 시간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긴장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죠. 긴장하면 망쳐버리니까. 좋은 긴장은 첫 공연 당시의 긴장이랄까요!”라고 말하는 배우 정상훈. 그래서일까 인터뷰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왠지 모를 편안함이 넘친다.

그래도 지나치게 안정돼 보이는 모습이랄까. 왠지 모를 시샘이 솟구친다. 내막을 살펴보니 인터뷰 내내 웃는 얼굴로 임하는 정상훈만의 달콤한 사연이 있다. 오랜 자취생활로 고독을 즐겼던 정상훈이 오는 9월 10살 연하의 천생배필을 맞아 가정을 꾸린다는 것.


“9월에 결혼합니다. 좋은 배필을 만났어요. 나이 차이는 나지만 너무도 사랑합니다. 동시에 장모님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든든하고 좋은 것인지 여태까지는 몰랐어요. 평생 즐겁게 살지 않겠나 생각합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가만히 듣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배가 아프다.

자신을 성장시킨 것은 사람이며 좋은 사람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왔다고 재차 강조하는 배우 정상훈. 그는 오늘도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자신만의 연기 수업을 완성해가고 있다. 완벽한 연기보다는 사람냄새 풀풀 나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똑 부러지는 연기자보다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연기자로 인정받기 위해 부던히도 애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결실이 가까워져서일까 배우 정상훈은 참 편했다.

무대 위에서나 무대 밖에서나 연기자가 아닌 행복이라는 선물을 짊어지고 다니는 산타클로스의 느낌이랄까. 무더운 7월에 만난 행복클로스 정상훈의 바람은 소박했다. “기본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조바심이 많았는데 조바심이 없어지게 됐어요.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고 할까요. 좀 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모습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거~ 이태일 교주의 즉석 애드리브 구간은 매 공연이 다르다는 내용 아셨나요?”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 저작권자 ⓒ 미디어얼라이언스 & no.1 media rePublic 위클리포스트 ]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인터뷰/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뷰] 여성 5인조'피그밴드' 세상을 향해 외치다!  (0) 2013.03.23
배우 김원해 :: 평범한 배우의 특별한 인생 이야기  (0) 2012.07.25
무더위 한 방 해결… 소름 돋는 연극 ‘우먼인블랙’  (0) 2012.07.11
배우 정상훈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기는 뮤지컬계의 코미디언  (1) 2012.07.10
이재준 연출, 정민아 작가를 통해 들어본 뮤지컬 풍월주  (0) 2012.06.13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같이 호흡하실래요?”  (0) 2012.06.11
“13곡 노래에 11번 수정, 통으로 외워 연습” 배우 정재진․최동호, 연출 김진만  (0) 2012.06.10
해품달의 김수현, 인기 비결이 뭘까?  (1) 2012.05.27
부활 전 보컬 김재희 “나는 록커다”  (8) 2011.12.25
감초 배우 박원상·최덕문, 늘근 도둑 이야기의 단짝  (0) 2011.10.24
극단 앙상블 김진만 대표 “작품의 기본은 소통”  (1) 2011.10.03
TAG 리뷰, 뮤지컬, 인터뷰, 전국노래자랑, 정상훈, 코미디
Tracback 1 Comment 1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생활/문화/리뷰 2012.07.09 12:49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연극 #대학로 #작업공식 #러브코칭 ]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대학로 연극 작업의 정석



▲ 사랑을 책으로 배운 자에게 추천 공익 연극



- 놀아본 늑대와 발칙한 여우를 통해 배워보는 러브코칭
- 그래도 안생겨요!를 명심하고 볼 뼈아픈 연극
- 무작정 퍼주는 당신이 봐야 할 체감형 코믹 연애극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2년 07월 09일] - 이성을 끝없이 그리워하며 잦은 만남의 기회도 주어지지만 좀처럼 진도를 빼지 못하는 선남선녀가 봐야할 작품이다. 늘 외로움을 호소하기에 주변에서는 적극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만 매번 똑같은 이별만 되풀이하는 모습에 괜한 짓 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친구 혹은 동료라는 타이틀만 없다면 외면당했을 싱글남녀가 처한 오늘날 현실이다.

그렇다고 남 일이라고 매도하며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일.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형식상 이뤄지는 매정한 도움의 손길 보다는 되풀이 하는 실수를 고칠 수 있는 뼈있는 조언이다. 만약 주변에 “자주 만나보면 알게 돼~”라는 식으로 연애를 단순한 수학공식처럼 매도하는 이가 있다면 늦기 전에 멀리하라. 자주 만나더라도 문제가 반복된다면 똑같은 되 아픔만 겪게 되기 때문.

연극 작업의 정석은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는 싱글남녀를 위한 뼈있는 러브코칭 극이다. 만약 자신이 혹은 주변의 지인이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면 헛된 조언 보다는 본 작품을 추천하라. 그간 연애는 구전을 통해서만 정립되고 금기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명문화되었길 바랐던 소망에 불과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켜줄 만한 작품의 등장이라는 것. 연극 작업의 정석을 통해 진단해보는 ‘당신이 연애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늑대 남과 여우 녀를 통해 배워보는 행동양식


오지랖이 넓은 탓일까? 자신도 싱글이면서 남의 연애 사에 사사건건 관여하며 코칭 하는 이가 제법 있다. 믿어야 할지 외면해야 할지 모를 호통에 그저 고개만 끄덕여야 했던 것과 달리 연애 좀 해본 선수를 내세워 작업 방법을 진단한다. 듣다보면 제법 그럴싸한 정황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는데, 경험을 토대로 한 신빙성 있는 말에 눈과 귀가 점점 긴장된다. “이대로 하면 나도~ 싱글을 벗어날 수 있는 건가!”라는 내심 기대까지 하게 되는 묘한 흡수력에 관객은 초 긴장상태로 몰입한다.

시작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만남이다. 만남이 없는데 무슨 관계가 성립되겠는가. 서툰 남녀라면 “저기요~ 그쪽이랑 대화 좀~” 십중팔구 이랬을 텐데. 연애 고수라서 시작부터 남다르다. 아무 일도 없든 듯 손목 스냅만으로 상대방을 가격하는 커피 한 잔의 위력. 물론 이후의 모습도 남다르다. 당황스러운 척 자연스레 접근하는 공식이 예사로 볼 것은 아니다.

여자라면 따라 해볼까? 하는 기대가 성립될만한 순간. 선수 남도 이에 질세라 세탁비를 요구한다. 한술 더 떠 꽤나 비싼 옷이라며~ 으름장을 놓는데. 이후 즉석에서 벗는 장면에 잔 근육으로 단련된 몸이 드러난다. 그 순간 객석에서 쏟아내는 탄성~ “와~” 십중팔구 여성 관객의 호감을 샀다는 의미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선수 남의 반격에 선수 녀의 당황한 기색이 영력하다. 누가 먼저 시작하자고 할 것도 없이 단지 스쳤을 뿐인데 밀당에 돌입한 두 남녀. 늑대 남과 여우 녀의 스침이라서 그런지 느낌부터가 예사치 않다.

그래~ 연애는 이렇게 하는 거야! 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연극 작업의 정석은 상식을 벗어나 또 다른 전환의 계기를 맞고 새로운 필연을 만들어 낸다. 저게 될까 라고 의심이 들지만 그럴 때 마다 예상하지 못했던 순발력으로 엮어내는 작업 남의 재치 넘치는 반응. 여기에 작업 녀 또한 만만치 않는 대응에 관객은 혀를 내두른다. 시작부터 끝까지 펼쳐지는 작업 녀와 남의 범상치 않는 두뇌싸움은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든다.


# 본능에 몸을 맡기고 감정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는 두 사람.


피 끓는 젊은 청춘이 만났으니 몸이 당기는 것은 당연한 현실. 두 사람의 만남 직후부터 서로의 몸을 탐닉할 기회는 극중 계속 반복됐다. 분위기 좋고 조명 좋고 게다가 두 사람만 있는 좁은 집에 남자는 누워있고, 여자는 연신 수건에 물을 묻혀 남자를 간호한다. 관심이 없는데 이제 겨우 두 번 대면하는 남자를 상대로 선심을 베풀겠는가!

이처럼 연극 작업의 정석은 있음직한 예시를 통해 남녀간의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을 끌어냈다. 물론 바라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에이~ 저게 무슨!” 이라고 여길 가능성도 있다.

그저 한 번 길에서 스치고 이리 저리 끌려 다니다가 늦은 밤 문이 잠겨 있다는 이유로 창문으로 넘어온 작업녀. 게다가 차림이 하이힐에 짧은 스커트차림이라는 것이 포인트다. 적나라하게 만남을 기대했는데 시작과 달리 지지부진한 연애 진도. 확 달아오르는 화끈한 장면을 기대했고 만약 아직도 싱글이라면 그게 바로 당신이 연애를 못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그렇다 보니 제목만 보고 작업을 하는 방법을 배워보겠다는 심산으로 온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연극 작업의 정석은 연애를 가르치기 위한 작품이 아닌 연애를 이렇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내용 위주로 극이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궁하면 통한다고 하지만 사실 두 남녀 배우의 외모는 수준급이다. 평범한 일반인도 라는 생각에 고개가 절로 흔들린다. 좌절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닌데 본의 아니게 안타까운 마음 뿐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나올 만하다. 연극 작업의 정석의 본질이 뭐냐고? 시작은 영화다.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작업의 정석’을 원작으로 연극으로 각색된 작품으로 당시 손예진과 송일국 두 명의 명배우가 작업의 고수로 등장해 작업의 기술을 여과 없이 보여줘 화재가 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극은 2012년 현 젊은이들의 시대 배경을 추가로 넣어 약간은 자극적이며 좁은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호소력을 살려냈다.


# 돈으로 살 수 있는 사랑, 돈으로도 못 사는 사랑.


극중 주연답지 않은 조연의 등장은 또 하나의 가르침을 남긴다. 돈이면 모든 것이 다 될 것만 같았던 우리의 사고를 무너뜨린 일련의 행동이다. 헬기로 이동하고 땅을 파면 돈이 나온다는 어처구니없는 설정에 말도 안 된다는 탄식이 나오지만 어쨌든 돈이 많으니까~ 라고 여겼던 편견이 여과 없이 무너졌다. 돈이면 살 수 있다고 여겼던 사랑이지만 연극 작업의 정석에서만은 적어도 통하지 않았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몸이 아니었는지 생각해봐야 할 상황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몸으로 시작된 사랑이라는 구절로 엮을 수도 있겠지만 마음이 안 끌리는데 몸이라고 다르겠는가. 가정한다면 짐승 같은 본능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1회성 만남이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겠지만 말이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연극 작업의 정석에 드라마에서 자주 목격했던 식상한 장면을 더는 안 봐도 된다는 사실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통쾌한 일 아닌가!

작업 고수 남자와 작업 고수 여자가 계획적인 만남으로 서로에게 접근한다는 가정에서 시작한 작품을 통해 알아본 작업의 정석. 이렇게 하면 되더라. 혹은 저렇게 하면 되더라는 일명 카더라는 기반으로 시작한 연애가 아닌 지라 과정이 제법 흥미진진하다. 다소 아쉬운 것은 등장하는 극중 배역의 배경이 현실감 없게 잘나가는 직업군이라는 것과 이를 통해 다소 허탈감을 안겨줬다는 사실이다. 있는 놈은 뭘 해도 된다는 ~ 우려가 없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거르지 않고 역설적인 해학을 통해 연애에 대한 감각을 자극한 시도는 나름 참신하다.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혹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또 다른 누구에게 상처를 줘야 하는 반복이 아닌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이뤄지는 사랑을 이뤄냈다는 내용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현대인은 외롭고 그래서 더욱 사랑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외로움이 단지 사랑 하나만으로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극중 돈 많은 헬기 남이 그랬듯 본질을 외면하고 목적만을 이루고자 했다면 결국 남는 것은 허탈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고~ 아니 그 말은 연극 작업의 정석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 저작권자 ⓒB급 팩트, 고품격 황색 언론 '위클리포스트' ]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환상의 커플(2012) :: 꼬라지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1) 2012.08.05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0) 2012.08.0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0) 2012.07.31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5) 2012.06.25
연극 배고파6 :: 일상에서 삶의 소중함을 찾다.  (3) 2012.06.21
연극 우먼인블랙 :: 치명적인 모성애가 촉발한 비극적 공포  (3) 2012.06.20
TAG 공연, 내용, 대학로, 데이트, 러브코칭, 리뷰, 연극, 임성언, 작업의정석, 줄거리, 후기
Tracback 0 Comment 2

[07.09~07.19] 연극 작업의정석 초대 2쌍

2012.07.09 12:45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07.09~07.19] 연극 작업의정석 초대 2쌍


** 인사이드 주관으로 진행된 연극 (작업의정석) 초대 당첨자 인증샷!   
 

 연극 작업의정석 ( http://dailyinside.net/274 ) 리뷰를 읽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또는 상기 리뷰 하단의 SNS버튼을 이용 트위터 RT 혹은 페이스북에 링크공유를 클릭해주세요. 

*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는 블로그 주소를 남겨주세요. 당첨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정성껏 작성해주신 댓글을 선정.  총 2분(1인 2매)께 연극 작업의정석 관람 기회를 드립니다. 

응모기간 : 2012. 07. 09 ~ 2012. 07. 19
관람일자 : 7. 24일 밤 8시(대학로 올래홀)

당첨자는 7월 20일. 오후 20시에 공개됩니다. 
관람권은 공연당일 현장에서 직접 인사이드 관계자가 전달해 드리며, 인증샷 1컷(표로 얼굴 가려도 됨)을 촬영하게 됨을 알려드립니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08.01~08.20]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초대 2쌍  (0) 2012.08.01
[07.27~08.07] 연극 허탕 초대 2쌍  (1) 2012.07.27
[07.13~07.30] 연극 우먼인블랙 초대 2쌍  (0) 2012.07.13
[07.09~07.19] 연극 작업의정석 초대 2쌍  (0) 2012.07.09
[06.27~07.07] 연극 배고파6 초대 2쌍  (0) 2012.07.07
[06.27~07.05]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초대 2쌍  (0) 2012.07.07
TAG 관람, 리뷰, 연극, 이벤트, 인사이드, 작업의정석, 초대
Tracback 0 Comment 0

GM대우 G2X :: 1년 만에 단종된 비운의 로드스터

자동차/시승기/리뷰 2012.07.08 15:18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 자동차 시승기  ]
새턴 스카이 또는 오펠 GT의 GM대우 버전
GM대우 G2X ‘Go 2 eXtreme’





- 출시 1년 만에 단종된 GM대우 후륜구동 로드스터
- 현지화에 실패한 G2X ‘Go 2 eXtreme’
- 가격대비 낮은 완성도에 수동식 소프트탑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정경학(자동차 PD)
G2X 정보 바로보기(http://me2.do/G3bsKsEX)



여름이라는 계절과 가장 어울리는 차량을 지목한다면 스포츠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로드스터 차량은 뭇 남성들의 로망이라 여겨질 정도로 남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요. GM대우가 지난 2007년 한국 시장에 야심 차게 선보인 로드스터(지붕을 접을 수 있는 2인승 스포츠카) 모델인 G2X는 전형적인 미국차 스타일을 답습하고 있으면서도 국내 시장에서는 기아 엘란의 뒤를 잊는 컨버터블 스포츠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여기에 후륜 구동의 스포츠카라는 점도 정통을 이어받게 한 이유가 되겠죠. 물론 현대에서 제네시스를 내놓기까지 걸린 시간은 꽤 길었습니다. 96년도에 2.0엔진을 얹긴 티뷰론을 선보인 것에 이어 투스카니에 V6 2.7 엔진을 달고 스포츠 쿠페라고 타이틀을 붙여놨습니다.

다만 전륜구동이기에 제네시스가 출시되기 전까지의 차량을 스포츠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어찌 되었건 이 차량은 지난 2007년(한국에 수입된 것은 2009년경) 선보인 차량입니다만 한국 내에서 판매가 종료된 지금까지 중고차 시장에서 2천만 원 초·중반대의 가격대를 유지하며 꾸준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로드스터라는 차량이 주는 재미를 꼽는다면 짜릿한 운전 재미에 오픈 에어링(오픈된 상태에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이 대표적 아닐까 합니다. 이 점에 있어 G2X의 디자인은 잔 근육이 섹시하게 다져진 남성을 연상시키는 날렵한 외모에 소프트탑을 장착하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는 자동차입니다.


# 한국 브랜드 달고 판매된 오리지널 스포츠카
공격적인 외형부터 탄탄한 차체 강성까지 순수 혈통
전형적인 2인용 로드스터 소유 가능한 드문 기회
운전에만 집중해야 하는 특성이 단점이자 장점


스포츠카에서만 보이는 특유의 외형이 튑니다. 첫인상은 다분히 공격적인 성향입니다. 그렇다 보니 헤드램프를 포함 라디에이터 그릴 또한 날렵하게 디자인되어 있고요. 그 아래에 대형사이즈의 인터쿨러를 중심으로 좌우 에어홀을 큼직하게 배분해 주행 시에 바닥에 착 달라붙어 운행한다는 느낌을 살렸습니다. 실상은 이를 통해 브레이크와 서스펜션의 열을 식혀주는 데 말이죠.

어찌 되었든 G2X의 디자인은 선을 강조한 형태로 남성들이 선호하는 BMW나 캐딜락의 스포츠 형태의 차량과도 흡사합니다. 그래서인지 G2X를 보고 있으며 캐딜락 CTS나 BMW의 Z4가 연상되네요.


로드스터모델인 만큼 후륜 부분은 다소 짧습니다. 콤팩트한 차체에, 무게 배분은 51:49로 최적화시켰음에도 너무 불편했죠. 제대로 된 수납공간을 찾을 수 없다는 문제인데요. 도어포켓 조차도 없으니 G2X를 통해 짐을 운반해야 했다면 생각을 달리하기를 권장합니다. 게다가 2인승 모델인 관계로 동승자까지 있다면 아쉬움은 더 크겠죠.

이를 만회하기 위해 GM대우에서는 별도의 새들 백을 제공했습니다만 그다지 약발은 먹혀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G2X는 달리는 데 초점을 맞춘 차량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 때문에 짐은 최소한으로 지녀야 한다는 사실. 심지어 런플랫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별도의 스페어타이어도 제공치 않습니다. 펑크 부분의 대책은 수리 킷으로 대체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경량 로드스터의 장점을 살리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비상시에는 다소 불편도 따릅니다.

실내를 살펴보겠습니다. 운전자가 조작하기 편한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글쎄 이러한 디자인을 세련되었다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을 것 같고요. 전형적인 유럽스타일이라고 본다면 가까울 것 같습니다. 계기판 시인성은 좋습니다. 주황색으로 표기되는데요. GM 차량의 특징을 잘 지니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트립컴퓨터를 통해 자동차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특히 지금 살펴보고 있는 GM대우의 G2X 차량은 터보 차량인 만큼 점검해야 할 요소도 일반 차량보다는 많습니다. 이 점에서 트립컴퓨터에서 정보가 나온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부스터 압력이나 수온 등을 디지털로 표현해주고 있으며, 심지어 오일 교환 시기까지 안내해준다는 점에서 달리는 것에만 신경 쓰면 되는 의미로 받아들여 지내요. 문제가 있으면 트립컴퓨터가 안내할 테니 운전자는 운전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사용된 사운드 시스템은 GM 자동차에서 주로 쓰이는 몬순 (monsoon) 시스템으로 총 7개 스피커가 사용됐습니다. 저음 부분이 강한 세팅으로 사용된 헤드 유닛은 ‘사브 뉴9’에서 쓰인 것과 동일합니다.



| SPEC

모델 ------------- GM대우 G2X
길이 ------------- 4,100mm
넓이 ------------- 1,813mm
높이 ------------- 1,274mm
축간거리 --------- 2,415mm
공차중량 --------- 1,380kg
엔진형식 --------- 직렬 4기통 DOHC Eco-TEC 2.0 SIDI 터보
배기량 ----------- 1,998cc
최고출력 --------- 246마력 (5,300rpm)
최대토크 --------- 36.0kg·m (1,500~5,200rpm)
변속기 ----------- 전자제어식 자동 5단
CO2 배출량 ------- 정보 없음
구동방식 --------- 후륜 구동(FR)
연비 ------------- 9.8km/L
승차인원 --------- 2명
가격 ------------- 4,460만 원


주행에 목적을 둔 G2X는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달려보겠습니다. G2X에 장착된 엔진은 2ℓ에 파워풀한 246마력의 출력을 제공합니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터보차저 엔진은 순정 사양임에도 리터당 130마력이 넘는 고출력을 품어내고 있다는 건데요. 4기통 직렬 터보차저 엔진은 덩치가 다소 큰 형태의 G2X를 5.5초 만에 제로백(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에 도달시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열 발생량이 많습니다만 일반 차량이 100도가 넘으면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최고 121도까지 문제가 없는 내구성을 갖췄습니다.


그렇다 보니 G2X는 자유로 등지에서 고속으로 달리기 위한 동호회에서 선호되고 있죠. 참고로 기아가 1996~1999년까지 국내에 판매했던 영국 로터스의 엘란은 제로백이 7.4초였습니다. 현재는 기아 엘란이나 GM대우 G2X 모두 마니아의 성향을 충족시켜주는데 머무르며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그래서일까요? 비운의 차량으로 불립니다.

어찌 되었던 GM대우의 G2X는 2009년 9월 첫선을 보인 이후 2010년 3월을 끝으로 한국 내에서는 단종된 차량입니다. 출시 첫 회에 119대와 이듬해에 44대를 포함해 총 163대가 국내에 팔린 셈이죠. 길을 걷다가 G2X를 발견한다면 매우 희소한 차량을 봤다고 생각해도 거짓말은 아닙니다.


# 야생마를 떠오르게 하는 GM대우 G2X
상충하는 두 가지 변수가 존재하는데
스포츠카 출신의 자동차에 수동변속기 부재
그리고 폭발적인 엔진 성능을 버티지 못하는 제동력


비교적 큰 차체를 지닌 G2X의 운행 성능을 비교하자면 야생마와 같습니다. 전형적인 미국 차의 특징이 골고루 녹아 있는 차량으로써 스티어링 휠 사이즈가 아담하다는 이유는 조작 편의성 측면에서는 높게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만 여기서 얻은 점수를 미션 부분에서는 깎아 먹고 있습니다. 전자제어식 자동 5단 방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는 G2X는 아쉽게도 매뉴얼 모드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달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 차량치고는 다소 아쉬움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운전 재미가 다소 반감되기도 합니다.


안전장치로는 ABS와 ESP가 있으며, 주목해야 할 점은 단계적으로 제어되는 ESP이라는 것입니다. 총 3단계로 나누어 움직이는 ESP를 적절히 활용해 미션의 아쉬움을 간접으로 컨트롤 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1단계: 트랙션 컨트롤러 정지. 리어에 슬라이드는 허용
2단계: 경주행 모드. 리어휠 모드를 운전자에게 컨트롤 가능
3단계: 5~10초 정도 누르면 계기판 상에 off 메시지 표기(ESP OFF)

이 차의 강점이라면 단연 가속도입니다. 2ℓ 엔진에서 품어 나오는 출력이라 치부하기에는 폭발력이 꾸준하게 고속까지 이어지는데요. 초반의 가속도가 시속 200km/h까지 이어지다 보니 운전하는 맛은 충분히 맛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탄탄하게 받쳐주는 제동력이 코너링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하지만 일반 승용차와 달리 압력에 따라 제동력이 향상되는 타입으로 일반 차량만 다루다 본 차량을 운전하게 되면 학습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단점도 있습니다. 원피스톤 방식의 브레이킹 방식이 4바퀴에 적용되었다는 것이죠. 물론 차량이 서는 것에는 부족하지 않습니다만 로드스터 차량이라면 2 피스톤 이상도 가능할 텐데 말이죠. 또한, 순정으로 사용된 타이어의 성능이 차량의 성능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굿이어 제품으로 245/45R18 제품은 최대 300km/h까지 견디는 제품이라 단단하긴 하나 달리기 위한 차량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부분도 시중의 튜닝파트로 보완이 가능합니다.


<하루동안 주행해보니...>

G2X는 GM의 카파(Kappa)플랫폼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후륜구동 로드스터로써 폰티악 솔스티스, 새턴 스카이, 오펠 GT, 그리고 GM대우 G2X가 이 플랫폼을 공유합니다. 이 중 솔스티스를 제외한 나머지 세 모델은 마치 세쌍둥이 마냥 90% 이상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G2X의 엉덩이에 붙어있는 대우 엠블럼을 떼어보면 오펠 엠블럼이 양각으로 각인되어있습니다.

G2X는 2,415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전장, 전폭, 전고 각각 4,100mm, 1,815mm, 1,275mm의 차체 크기와 공차 중량 1,380kg으로 생긴 모습에 비해 가벼운 체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98cc 에코텍 직분사 터보엔진은 5,300rpm에서 264마력의 최고출력과 2,500rpm~5,200rpm 구간에서 36km·m의 최대토크를 냅니다.

5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G2X는 40km/h에서 2단, 80km/h에서 3단, 12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됩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약 6~7초가 걸리는듯하였고 꾸준히 올라가는 속도계 바늘은 금세 160km/h 영역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이상에서는 가속이 굼떠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고속주행에서는 신기하게도 탑을 연 상태였는데 옆 사람과의 대화가 어렵지 않았습니다. 다만, 264마력의 고출력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성능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G2X의 낮고 넓은 차체로 무게중심이 낮고 앞뒤 51:49의 무게배분 으로 슬랄롬에서 차체를 좌우로 크게 흔들어 보아도 심한 롤링이 나지 않았고 부드럽게 착착 감겨 돌아가는 맛이 있었습니다.

245-45-18사이즈 휠 타이어는 나름 빠른 속도로 코너를 감아 돌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돌아가는 쪽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A필러에 시야가 많이 가리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ESP를 끈 상태에서 풀 액셀러레이터를 하여 뒷바퀴를 미끄러뜨리며 드리프트를 할 수 있는데 자동변속기 탓인지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순 없었고 잠깐잠깐 흉내만 낼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잘 들어보면 터보차저 차량답게 액셀러레이터 OFF 시에 '퓌~'하면서 블로우밸브사운드 같은 소리가 납니다. 물론 크게 나는 소리는 아니고 순정 차량답게 신경 쓰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정도이기 때문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소리입니다.

하지만 당시 4천390만 원이라는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었는지 지금은 아쉽게도 단종이 되었고, 매니아적인 차량으로 남았습니다. 앞으로 이런 2인승 로드스터가 우리나라에 다시 출시될 날이 올까요?

- 경기도 화성 자동차 성능 연구소 'G2X 테스트 드라이브' 프로그램 (2007. 09. 08.)


# 출시부터 스포츠카 마니아의 관심을 집중시킨 로드스터
하지만 부족한 편의사항에 달리는 목적도 충족하지 못해
생긴 건 그럴싸했으나 실속은 없었던 비운의 후륜구동
이라는 편견 제대로 만들고 출시 1년 만에 외면받아


국내에서는 1년이라는 짧은 생을 주기로 지금은 단종 되어 버린 비운의 차량을 살펴봤습니다. 아직도 상당수 마니아를 상대로 GM대우 G2X의 인기는 여전합니다. G2X란 ‘Go 2 eXtreme’의 줄인 말로 운전의 재미를 주겠다는 GM대우의 의도가 반영되어 선정된 모델입니다만 너무 일찍 들여온 까닭에 환영받지 못했죠. 특히 장점이면서도 반대로 단점이 되어버린 소프트 탑은 자동이 아닌 수동방식만 고집하다 보니 눈 밖에 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람을 마주하며 달리는 맛은 좋으나 정작 수납해야 할 경우에는 차량을 세우고 트렁크를 열고 소프트 탑의 락을 해제한 후 접어 넣어야 하는 불편한 현실. 애인을 상대로 멋진 모습을 발휘하다가 이 부분에 접어들면서 점수는 팍팍 빠질 것이 분명합니다. 어쩌면 속으로 "째 뭐야~ 이 차는 왜 이래~ 다른 차는 버튼 한 번 누르면 접히고 펴지고 하던데" 이랬을지도 모를 상황이죠.

운전의 재미는 선사했으나 다른 한쪽에서는 점수를 깎아버린 이중성을 지녔습니다. 이 같은 것이 다 전형적인 미국형 차량이라는 것에 기인합니다.


본 모델은 미국 델라웨어 웨밍턴 GM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새턴 스카이 레드라인을 그대로 들여놓은 것입니다. 사실상 차량 엠블럼만 바꾼 수입차량입니다. 그렇다 보니 상당수 차량이 원래 엠블럼으로 회귀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국내 차량이 고급화 및 편의성 측면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실속을 강조하던 유럽 차량이 지닌 한계가 상충한 것이죠. 그렇다 보니 G2X는 국내에서는 실속이 없다는 오해를 사게 됐습니다.

현실은 이랬지만 GM대우는 G2X를 들여왔을 당시 정비 센터 29개 곳을 전문 지정점으로 지정하고 전용 콜센터와 전담 정비요원까지 갖추는 등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무늬는 프리미엄이었지만 현실은 쪽박이던 상황. 여기에 조립 단차가 심해 동호회를 중심으로 쇄도한 불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GM대우의 부진도 일부 잘못이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편의성과도 다소 거리가 있던 G2X는 가격도 만족 시키지는 못했습니다. 4천만 원을 넘는 차량 치고는 갖춰야 할 인테리어가 부족했고, 국내 현실과 어울리지 않던 소프트탑. 여기에 경쟁 차종과 대응하기에는 부족해 보이는 라인업까지 첩첩산중인 상황에서 G2X는 버거워 보였습니다.

유일하게 한 가지를 제한다면 디자인이 되겠죠. 이런 디자인의 차량~ 이왕 들여온 김에 가격만 낮췄다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일까지요. GM대우도 뭔가 얻은 것이 있는 듯 이후 윈스톰 맥스를 헐값에 팔았지만, 그땐 차량 선택을 잘못해 마찬가지로 부침이 심했습니다. 이래저래~ 실패만 연거푸 이뤄낸 상황이죠.

현실은 이랬지만 로드스터가 주는 로망을 남성이라면 마냥 무시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 no.1 퍼블릭 액세스 대안언론 '위클리포스트' (http://weeklypost.org/)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자동차 > 시승기/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700cc 쿠페형 럭셔리 세단, 닛산/ 인피니티 뉴/ G37S (2010)  (0) 2015.02.15
기름 값 아껴주는 도심형 세단,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0) 2015.02.08
‘섹시한 뒤태’ 해치백은 엉덩이로 말한다. 폭스바겐 골프 6세대  (0) 2015.02.08
이니셜D 의 족보를 계승하다, 2010년 미쓰비시 랜서  (1) 2015.02.06
[자동차 시승기] 로터스 엑시지S 로드스터  (0) 2014.05.10
기아자동차 K3 시승기 :: 보기엔 예쁜데 몰기엔 부족하다.  (3) 2012.10.21
폭스바겐 시로코 R-Line :: 이거 정말 디젤 맞나요?  (1) 2012.07.29
GM대우 G2X :: 1년 만에 단종된 비운의 로드스터  (1) 2012.07.08
혼다 어코드 2.4 디럭스 :: 공도위의 질주본능  (0) 2012.05.05
쉐보레 캡티바 :: 자유로운 영혼을 만족시킬 SUV!!  (0) 2012.03.25
스바루 레거시 3.6 :: 빗속 드라이빙의 진수를 펼치다.  (0) 2012.03.18
TAG G2S, GM대우, 레드라인, 로드스터, 로망, 리뷰, 새턴, 쉐보레, 스카이, 스포츠카, 시승기, 자동차, 컨버터블
Tracback 1 Comment 1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생활/문화/리뷰 2012.07.02 22:43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연극 허탕 리뷰 :: 빛바랜 시대상을 장진의 언어로 해석하다.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이상과 현실 속 당신의 선택을 비웃다. 결국은 허탕한 웃음 뿐.
+ 현실 속 짜릿한 대가를 통속적인 언어로 풀이했다.


[인사이드=공연리뷰] 이상과 현실은 늘 상충한다. 그럼에도 어느 한 가지만 충족된다면 인간은 금세 적응하게 되고 더 많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이는 것도 부인한다. 충동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혹은 다수에 이끌려 행동하는 군중심리에 편승하기 직전 까지가 마지노선이다. 그 이후는 안 봐도 뻔하다.

불안한 증상을 띄면서 난폭함까지 표출하니 지켜본다면 꽤나 흥미로운 모습이지 않겠는가!

여기 럭셔리한 공간이 있다.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구질구질한 사각의 퀴퀴한 곰팡내 가득하고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고 치자. 고급 오피스텔 부럽지 않는 널찍한 공간은 아늑한 느낌을 풍기는 육각형의 형태로 지어졌다. 인정하건 부인한건 그건 관객의 상상속의 세상이다.

신경 써 인테리어를 갖춘 것 마냥 백색의 깔끔한 색상 톤에 듣기 좋은 음향을 품어내는 오디오 시스템이 갖춰졌다. 게다가 각종 편의 시설이 즐비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곳이 감옥이라는 사실이다. 좋게 말해 별 7개짜리 7성급 감옥이다.

상식에 반하는 감옥에서의 삶이지만 이정도의 시설이라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순 없다. 단지 스스로에게 자유가 조금 억압되고 외출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납득시킬 수 있다면 얼마든지 생활이 가능해 보인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이상과 현실에서 한 가지만 포기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삶. 얼추 빗대어 보니 우리가 생활하는 세상과도 비슷하지 않던가! 이해하기에 다소 난해한 감이 없진 않지만 연극 허탕은 인간의 삶을 감옥이라는 환경에 빗대어 풀이해 놨다.

감옥은 사회며, 인간은 사회라는 공동체에 소속되어 생활하는 구성원이다. 결정적인 것은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지닌 모순이 적나라하게 밝혀지는 순간에 어디까지 사악해질 수 있다는 것을 연극이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상대로 그 모습은 눈을 찡그리게 할 정도로 끔찍했다.


더보기

| 공연사진 더 보기



| 인간의 내면을 후벼 판 작품.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차례대로 등장하는 3명의 죄수. 남자 둘 에 여자 한명 게다가 그 여자는 임산부다. 이들 모두는 자신이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자신이 이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말 그대로 하루하루를 무의미 하게 적응해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삶이자 낙인 셈이다.

모든 것은 다 갖춰졌다. 미치도록 벗어나고 싶겠지만 인간의 가장 은밀한 장소까지 비추고 있는 감시 카메라를 통해 모든 것이 드러나는 생활에 하루빨리 적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적응한 죄수 1은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곳에 익숙해져 여유를 만끽한다. 부족함도 있겠지만 1번 죄수 스스로는 이 정도라면 충분히 괜찮은 삶이라고 다독이며 안주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는 관객의 표정에는 “당신 무기력해요”라는 의미가 영력하다.

곧이어 등장하는 죄수 2번. 무기력하기는 마찬가지다. 초반에는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며 벗어나려 발버둥 친다. 그러나 현실을 알게 된 직전부터 놀라운 적응력을 보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렇게 따지면 2번 죄수는 제법 괜찮은 능력을 지닌 셈이다. 모범수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

그리고 곧 이어진 문제의 3번 죄수 등장. 그것도 여자다. 남자만 있는 세상에 겁 없이 발을 들여다 놓은 여자 죄수. 보는 관객도 ‘뭐하자는 건가’라는 의문이 샘솟는 상황에서 죄수 1과 2도 혼란을 겪는다. 자신과 다른 생명체의 등장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수컷 생명체의 거침없는 몸놀림.

그 모습이 암컷을 향한 구애 또는 자신의 영역을 방어하기 위한 공격적인 성향이라고 표현해도 좋다. 분명한 것은 3번 죄수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갈수록 관객의 호기심을 절정에 이르게 하는 엉뚱한 극의 진행 방향.

관객이 알고 있는 것은 연극 허탕이 사회 풍자극이라는 사실 하나 뿐이다. 허나 다뤄지는 내용을 사회 풍자와 연계시키기에는 다소 난해하다. 도대체 극이 말하고 했던 바가 무엇이란 말인가?

| 허탕한 심정 가득 안긴 허탕한 작품

좁은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을 관객은 360도 개조된 무대를 통해 지켜본다. 그 과정은 때론 적나라하게 때론 음침하게 혹은 수줍게 그려진다.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5개의 캠코더와 8대의 모니터는 그 어떤 사실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차차 적응해가는 죄수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은 사전에 의도하던 바로 흘러가고 그곳에 순응해 가는 구성원은 생각과 행동까지 세뇌돼 간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변화 과정이다. 이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 관객의 눈도 마찬가지로 이들의 행동에 반응한다. 관음증이라고 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일 외에는 관심 없다는 표정이다.

내 모습은 아랑곳 않고 캠을 통해 비춰진 모습에만 급급해하는 또 다른 시선의 등장. 이 순간 드는 생각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현대인의 비극적인 사고방식을 풍자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물론 극중 배경이 1990년대인지라 2012년도인 지금과 괴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때문에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따져보면 이렇다. 장진 감독이 초연으로 본 작품을 론칭 했을 1995년 당시 시대상에는 사회 세태를 비웃는 사회풍자 성격의 작품이 대세였으며 연극 허탕 또한 그러한 배경에 등장한 것임을. 때문에 지금 시대와 작품을 연계 시켜 풀이하기엔 시대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90년도 포스터모더니즘이 만연한 시대상의 작품을 무려 13년이나 묵혀 다시 올려놨으니 보는 관객이나 이를 표현하고자 했던 연출자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될 리가 만무하다. 종합해보면 허탕이라는 작품에는 제목 그대로 허탕함이 농후하다!

| 비현실을 통해 관객의 눈을 뜨게 하다.

연극 허탕에서 논한 모든 장면은 분명 비현실적이다. 360도 지켜보는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관객은 가공된 정보를 접하고 나름대로의 기준과 잣대를 들이대여 작품에 접근한다. 비극적 혹은 비약적이라는 단어로 논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감옥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드러낸 속내는 우리가 속세에 찌들어 적응해가는 과정을 비약해낸 것이라 봐도 틀리지 않다.

죄수도 적응했으니 너도 적응해봐라 는 식의 논리도 꺼내들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앞뒤 꽉 막힌 환경에 적응해 허탕한 세상에서 죄수들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자신이 원했던 정보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는 그 순간 비극적인 결말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가장먼저 허상에 적응했으며 가능 늦게 허상을 깨닫게 된 죄수 1의 선택은 결국 탈출이다. 그토록 열리지 않던 문이 열리고 그리워했던 세상을 향해 내 딛는 발걸음은 기대와 달리 허망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허탕했을지 모른다. 밝은 조명이 비추던 세상은 자신들만의 세상에서 상상하던 것과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분명한 건 편견과 편협한 사고가 조장한 그동안의 실상은 부정만 해왔다는 그간의 모습이다.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때문에 옳고 그름이 가려졌을 때 사실을 부인하려 들지 않는다.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가 허탕함을 겪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다. 장진 감독은 연극 허탕을 통해 자신만의 언어로 현대에 사는 우리의 치부를 들춰냈다. 1990년도의 포스트모더니즘을 빗대어 이를 지적했으니 이해 까지는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할 공산이 크다. 그렇지 않다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들리지 않을 테니 말이다.

철창에 톱질을 하며 탈옥을 꿈꾸는 죄수 역은 연극배우 김원해와 이철민이 연기했다. 저돌적인 죄수2 역에는 연극배우 김대령과 이진오가 더블 캐스팅 출연했으며, 죄수3으로 등장하는 여자 역은 연극 '너와 함께라면'을 통해 연극판에 발을 들여놓은 이세은과 연극배우 송유현이 열연했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 tag: 연극, 허탕, 장진, 사회풍자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그 놈을 잡아라’:: 연쇄살인범에 대한 고찰  (0) 2012.08.01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동성애로 그려낸 순애보 사랑  (0) 2012.07.31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5) 2012.06.25
연극 배고파6 :: 일상에서 삶의 소중함을 찾다.  (3) 2012.06.21
연극 우먼인블랙 :: 치명적인 모성애가 촉발한 비극적 공포  (3) 2012.06.20
뮤지컬 풍월주 :: 동성애로 노을 진 비극적 우정  (0) 2012.06.13
TAG 공연, 김원해, 내용,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리뷰, 연극, 이세은, 이철민, 인사이드, 장진, 허탕
Tracback 1 Comment 2

LG전자 S550-GE5AK :: LG의 디자인과 성능이 만나다.

IT/과학/리뷰/벤치 2012.06.26 17:34 Posted by 쏘빠때

인텔은 과거 코어2 듀오 시절 ‘틱톡(Tick-Tock)’이라는 공식적인 향후 로드맵을 발표한바 있습니다. 틱톡의 개념은 올해 마이크로아키텍처의 변화가 있었다면 내년에는 같은 마이크로아키텍처에서 미세공정으로 진화한 제품을 선보이고, 그 다음해에는 같은 미세 공정으로 마이크로아키텍처를 개선하는 식의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인텔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샌디브릿지와 같은 22nm공정으로 제작되었지만 아이비브릿지 마이크로아키텍처를 이용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제품은 약간의 성능 향상과 함께 발열이 상당 부분 억제되었으며, 소비전력이 약간 낮아진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성능의 경우 데스크톱 샌디브릿지와 아이비브릿지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모바일용 제품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노트북 시장에서 많은 수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LG전자에서는 이번에 이러한 아이비브릿지를 바탕으로 LG전자 XNOTE S550-GE54K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S550은 15.6인치형 제품으로 인텔 최신 3세대 아이비브릿지인 인텔 i5-3210M을 탑재한 제품입니다. 인텔 i5-3210M은 2.5GHz의 클럭과 3MB의 캐시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LG전자 XNOTE S550-GE54K는 블랙색상의 고급스러운 헤어라인 패턴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덕분에 디자인은 살아있으면서도 지문이 묻어나지 않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 하이그로시 제품과는 달리 그립감도 좋아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제품 두께는 가장 얇은 부분이 33mm 수준이며, 가장 두꺼운 부분이 36mm 입니다. 15.6인치 제품들의 일반적인 두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게의 경우 2.6kg로 건장한 남성에게도 조금 부담되는 무게입니다. 하지만 15.6인치 사용자 성향이 휴대성보다는 성능이 강조된 제품이니만큼 크게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XNOTE S550-GE54K의 내부 역시 상판과 헤어라인 디자인을 채택해 지문이 남지 않습니다. 키보드는 오타비율이 적은 아이솔레이션 타입의 키보드를 채택했으며, 외형 색상과 동일한 블랙색상의 키보드를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내장된 화이트 키스킨을 이용해 디자인의 변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자사에서 제작된 전용 제품인 만큼 싱크율이 매우 높아 얼핏 봐서는 키스킨을 씌워놓은 것을 모를 정도입니다.


터치패드 역시 전체적인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동작 영역을 음각형태로 표현했습니다. 버튼은 좌우 두 개지만 하나의 버튼 형태로 디자인해 심플해 보입니다. 터치패드는 별도의 스크롤 표시가 없지만 오른쪽 가장자리를 쓸어 내리면 스크롤도 가능합니다.



XNOTE S550-GE54K는 기본적으로 모니터 상단에 100만화소 웹캠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국내에 경우 웹캠을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외국의 경우 자주 사용하고, 구매 고려 사항에도 꼭 포함된다고 합니다. XNOTE S550-GE54K는 HD 급 해상도의 웹캠이 장착되어 있어 보다 깨끗한 화질로 화상채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전원버튼은 화이트 LED가 발광해 전원상태를 한눈에 알려줍니다.



인터페이스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 편에는 내부의 열을 배출하는 통풍구가 마련되어 있으며, 그 옆에 미니 D-Sub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HDMI 포트와 기가비트 랜 포트, USB 3.0 포트, 사운드 입출력 포트, SD/XD/MS 카드리더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통풍구의 경우 후면에까지 마련해두어 좀 더 원활한 통풍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USB 3.0 포트는 휴면 충전기능을 제공해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스마트 폰 등을 간단하게 충전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외장 배터리를 휴대하지 않아도 휴대하고 있는 노트북으로 손쉽게 충전이 가능한 것 입니다. 게다가, 무분별한 전력 누수가 걱정된다면 설정 메뉴에서 해제도 가능하니 안심해도 됩니다.


오른쪽 편은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전원 어댑터 연결 단자가 제일 상단에 있습니다. 다음으로 USB 2.0 포트가 나란히 두 개 위치해 있으며, 그 옆에는 DVD 멀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굳이 집고 넘어가자면 최근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USB 3.0 단자가 1개 뿐이라는 점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노트북의 하판을 보면 해당 제품의 확장성을 알 수 있습니다. XNOTE S550-GE54K는 하드디스크는 물론 메모리와 WIFI 모듈까지 별도로 커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드라이버 하나면 간단한 열고 닫으면서 확장 및 교체가 가능합니다.

XNOTE S550-GE54K의 기본적으로 4GB 메모리가 장착되어 있는데 원한다면 추가 구매를 통해 8GB로 메모리 확장이 가능합니다. 또한, 하드디스크로 SSD로 교환이 가능하며, WIFI 모듈의 경우 와이브로나 듀얼밴드 모듈로 교체도 가능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XNOTE S550-GE54K는 교체가 가능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으로 6셀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사용시간은 약 4~5시간으로 평균적인 수준입니다. 여기서 괄목할 만한 부분은 바로 어댑터입니다. 장기간 출장이나 외근시 배터리 충전을 필수입니다. 그때 어댑터의 무게가 무겁다면 노트북의 무게는 곱절로 올라 갑니다. 하지만, XNOTE S550-GE54K의 경우 어댑터가 매우 가볍게 디자인되어 있어 휴대가 매우 간편합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성능 테스트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능 테스트는 간단하게 CINEBENCH R10을 통한 CPU 테스트와 몇 가지 게임으로 게임 성능 테스트를 진행 했습니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윈도우7 체험 지수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윈도우7 체험 지수의 경우 윈도우7의 AERO UI나 기타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을 체크해 점수로 표현해 주는 테스트 입니다. CPU 점수의 경우 만점대인 7.1점을 획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낮은 점수로는 기본 내장 그래픽이 4.7점와 6.3점을 기록 했습니다. 이는 4.6점과 5.9점을 기록한 기존 HD 3000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Cinema 4D 기반의 전문가용 렌더링 툴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CINEBENCH R11.5 테스트 결과입니다. 테스트 결과 멀티 코어 성능의 경우 기존 2세대 코어 i5-2540M에 비해 5% 정도 성능이 하락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클럭이 예전보다 낮아졌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싱글 코어 성능의 경우 2세대 i7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i7-2630QM보다 높게 나오는 기현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터보부스트가 한층 개선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면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멀티코어에서 낮은 성능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XNOTE S550-GE54K는 샌디브릿지에서 아이비브릿지로 넘어오면서 개선된 그래픽의 HD 4000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HD 3000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그래픽이 탑재된 만큼 높은 성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신 게임에 대한 대응은 어떠할까요?



최근 가장 핫이슈 게임인 디아블로3를 구동시켜 봤습니다. 아무리 HD 4000이 HD 3000보다 좋아도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기본값의 경우 평균 20프레임 정도 유지하면서 실제로 혼자 플레이하기에는 크게 무리가 없었습니다.


LG전자 XNOTE S550-GE54K는 최신형 3세대 i5 프로세서를 탑재해 뛰어난 인코딩 능력과 무난한 게임 성능 게다가 저렴한 가격까지 갖춘 제품입니다. 다만 15.6인치라는 한계 때문에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인데요. 이동이 그리 많지 않고 업무용이나 깔끔하게 PC를 사용하고 싶은 사용자에게는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written by james.jeong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 tag: LG전자, 엑스노트, S550, XNOTE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IT/과학 > 리뷰/벤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급형 파워 26종 벤치마크] 최고의 가성비 제품은?  (0) 2014.05.07
가볍고, 빠르고, 세련된 외장하드 찾나요?  (0) 2014.04.23
에이텐코리아 A/V 솔루션 세미나, 성황리 마쳐  (0) 2014.04.16
멀쩡한 스캐너를 버리라굽쇼?  (0) 2014.03.06
[소외된 이웃의 PC조립기 1탄] AMD FX-8300을 선택하게 된 이유!  (0) 2013.04.26
LG전자 S550-GE5AK :: LG의 디자인과 성능이 만나다.  (2) 2012.06.26
새판 짠 ‘돌비’행보, 음향에서 영상으로 ‘종횡무진’  (0) 2012.05.26
LG 엑스노트 S535-RE10K :: 3D 노트북이 고작 70만원대?  (0) 2012.05.21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U310 :: 진정한 보급형 울트라북  (0) 2012.05.18
MSI, 노트북으로 게이밍 시장 정조준  (1) 2012.05.17
LG전자 XNOTE Z430-GE30K :: 울트라 북은 진화하고 있다.  (4) 2012.02.21
TAG LG전자, S550, xnote, 노트북, 리뷰, 성능, 아이비브릿지, 엑스노트, 인사이드, 태블릿
Tracback 0 Comment 2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생활/문화/리뷰 2012.06.25 23:50 Posted by 위클리포스트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리뷰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 글: 김현동(cinetique@naver.com)

+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이냐 복수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과거사 묻지 말라는 청춘 남녀의 구애지사

전국노래자랑 하니 떠오르는 장면은 국민 대표 사회자인 송해씨를 둘러싸고 펼쳐지는 우리 내 이웃의 구수한 방담이다. 걸쭉한 입담에 넉살좋은 이웃집 할아버지의 풍모를 하고 전국 방방곳곳을 돌아다닌 기간만 32년이라는 데. 스쳐간 사연만 이야기로 엮어도 한 트럭 이상은 공히 나올 KBS1의 간판 프로그램이 아니던가.

딩동댕~ 허공을 가르며 울려 퍼지는 실로폰 소리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도 전국노래자랑에서만 목격되는 모습이다. 관객이 만들어 낸 구수한 에피소드는 때로는 술안주 거리로 때로는 잊지 못할 이야기 거리가 되어 추억을 자아냈다. 때문에 그 현장을 떠들썩한 축제의 장이요 삶의 희로애락이 머무는 광장임을 누가 부인하겠는가. 보고만 있어도 신명나는 가락에 인생 이야기가 샘솟는 전국노래자랑 현장이 대학로에 마련됐으니 눈과 귀가 모이는 것이 당연하다.

| 익숙한 노래자락 두루 갖춰 향수 자아내

제목만큼이나 시작부터 노래와 율동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여느 작품과 달리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등장하는 가락은 하나같이 20-80세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준 당 시대를 대표한 대중가요 일색이다.

김원준의 쇼, 한동준의 사랑의 서약, 산울림의 나 어떡해, 터보의 트위스트 킹, 박진영의 허니,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 임상아의 뮤지컬, 싸이의 연예인,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 윤복희의 여러분이 1막을 장식하며,

2막에서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자우림의 하하하쏭, 진주의 난 괜찮아, 이소라의 마이 로미오와 난 행복해, 엠블랙의 전쟁이야 그리고 싸이의 챔피언이 뮤지컬 음악으로 등장한다.

우리가 공중파를 통해 익히 들어왔던 트로트풍의 전국노래자랑과는 다소 거리가 먼 선곡 센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다. 나중에 알고 난 사실은 노래는 트릭에 불과하다는 것. 노래와 상관없이 꿈틀대는 남다른 인생사가 전국노래자랑의 본 무대라는 것을 누가 눈치 챘겠는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 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빠질 수 없다. 수세기에 걸쳐 소설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와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어 무대에 올랐으며 시대가 흐른 지름 식상함에 대한 우려가 색다른 장르로의 변화를 재촉했다.

뮤지컬 전국노래바랑과 무슨 연관 있냐고 묻는다면 전국 노래자랑의 배경이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것과 너무도 흡사하다는 것이다. 단지 사랑에 얽매여 죽느니 마느니 하는 구시대적 사랑이야기가 아닌 쿨 하게~ 생각 맞고 마음 통하면 우리 만날래? 하는 현대의 신세대적인 사랑 이야기로 각색된 것이 다른 점이랄까!

물론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는 있다. 용서할 수 없는 분노에 비극적인 사건이 덮쳐 야기된 집안 대대로 내려온 원한관계라는 것. 이를 종합하면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하나의 에피소드로 위장해 우리 곁에 돌아온 셈이다. 따져보면 제법 흥미진진한 전국노래자랑이다.


공연사진 더 보기


| 공연사진 더 보기

 


| 치졸과 치욕으로 얼룩진 지난 과거

전국노래자랑에서 한 번쯤 울려졌음직한 노랫가락이 맛깔나게 울려 퍼지고 이를 배경으로 두 앙숙 집안의 피할 수 없는 과거지사가 구구절절 무대 위에 펼쳐진다. 사연은 지금부터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 끓는 청춘남녀의 기막힌 구애가 전국노래자랑이라는 하나의 계기로 본격화 될 무렵. 청혼을 하기로 마음먹은 김 회장의 계획을 무산시킨 것은 절친 이었던 이 회장이 아니었던가. 딩동댕이 아닌 땡이라는 판정을 선물 받고 이를 계기로 김 회장의 그녀였던 혜원이 이 회장과 결혼을 하게 되면서 보복심에 불타던 김 회장은 지현과 백년가약을 맺는 기막힌 인연의 고리를 맺는다.

막말로 콩가루 집안도 아니고 보복을 하기 위해 결혼을 하게 된다는 두 어르신의 기막힌 러브스토리. 두 집안의 보복은 이때부터 본격화 됐다. 보는 입장에서고 그저 헛기침만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복수심과 응징의 칼날을 갈며 엎칠락 뒤칠락 거리며 서로를 견제하며 좀처럼 끝을 보이지 않던 어느 날 하늘이 도왔던지 전국노래자랑 개최 소식이 김 회장과 이 회장의 귀에 들어갔다.

단 한순간도 잊지 않고 지내온 지난 25년의 세월동안 전국노래자랑이라는 기회를 계기로 질긴 고리로 연결된 매듭을 풀기 위해 두 집안은 얼마나 기다렸던가! 1등을 따내 기필코 상대방에게 굴욕을 안겨주겠다는 심산이다. 집착도 도를 넘으면 병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쯤이면 치료받아야 상황이다. 누가 이 두 사람 좀 말려야 할 것 같다.

이 와중에도 김 회장은 재차 복수심에 불타고 이 회장은 과거를 인정하기 싫었음에 반복된 두 집안의 비극적인 에피소드는 그렇게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수단을 사이에 두고 다시 불탄다.

| 원한이고 뭣이고~ 우리 이대로 사랑하게 해주세요.

지칠 만도 하지만 두 집안의 25년간의 다툼은 2차전에 돌입하고 이를 바라보며 자라온 아이들에게 부모의 원환 따위는 그저 남의 집 불구경 하는 정도랄까! 이러다가 눈 맞으면 복수고 보복이고 다 물거품 되는데 하는 우려가 샘솟는 그 때 역시나 김 회장과 이 회장의 막내아들 준혁과 막내딸 세연은 서로를 향한 구애에 돌입해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인다. 그 장면이 마치 세레나데를 펼치는 한 마리의 꾀꼬리라고 해야 할까.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유되는 남녀 주인공으로 봐도 손색없는 한 장면이다.

반평생을 티격태격, 아웅다웅, 옥신각신 하던 두 집안의 대를 이은 복수전에 아랑곳 않고 사랑에만 여념 없는 자식들의 구애작전. 옛말에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지 않던가. 과거를 되풀이 할 수 없다는 반성을 계기로 두 집안은 극적인 타협 접을 찾고 행복해 진다는~ 해피엔딩 스토리가 어리둥절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하지만~ 정작 전국노래자랑의 하이라이트는 두 집안의 스토리가 아닌 이야기 중간 중간에 삽입돼 깨알같이 펼쳐지는 이벤트라는 사실이다.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며 등장하는 광신도 이태일 교주는 공연 내내 줄 곳 칙칙한 회색의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산발한 레게 파마 차림으로 동분서주 정신없이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때로는 해결사로 때로는 쇼 무대의 주인공으로 마이크를 잡고 열연하는 모습에 관객의 배는 아프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의 역할로써 해당 캐릭터가 없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 정도로 무대 위에서는 특별한 존재감을 부각하며 폭소를 연달아 터트린다. 감히 단언하건데 이태일의 존재 무시할 수 없다.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애칭만큼이나 현격하게 달라진 배경과 진행 방향으로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 폭소 뮤지컬의 등장. 전국노래자랑이라는 무대에 어울리는 흥겨운 노래 가락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들만의 언어로 해석한 재치가 엿보인다.

게다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되는 탄탄한 스토리를 누가 초연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70년대의 향수를 자극한 가요부터 2012년 아이돌 유행곡의 절묘한 편곡이 가족 뮤지컬의 탄생을 암시한다. 어쩌면 오랜 앙숙집안의 터울싸움이 무너 뜨린 건 오랫동안 케케히 묵은 감정 이외에 세대간의 격차가 포함돼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사이드 (www.dailyinside.net) 

* tag: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 카카오스토리
  • 트위터
  • 페이스북

'생활/문화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 불 좀 꺼주세요 :: 늦깎이 불륜~ 아름답진 않다.  (0) 2012.07.23
뮤지컬 모차르트 :: 악마와 계약한 레퀴엠. 전율이 흐르다.  (0) 2012.07.18
연극 작업의 정석, 작업 남 작업 녀의 발칙한 연애 공식  (2) 2012.07.09
연극 허탕 :: 통속적인 언어로 비웃는 세상의 허탕함  (2) 2012.07.02
연극 권력유감(權力有感) :: 발칙한 권력에 일침을 놓다.  (0) 2012.06.28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 70년대 가요에서 추억을 읽다  (5) 2012.06.25
연극 배고파6 :: 일상에서 삶의 소중함을 찾다.  (3) 2012.06.21
연극 우먼인블랙 :: 치명적인 모성애가 촉발한 비극적 공포  (3) 2012.06.20
뮤지컬 풍월주 :: 동성애로 노을 진 비극적 우정  (0) 2012.06.13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마음의 상처를 쓰다듬다.  (0) 2012.06.12
연극 모범생들 :: 싸구려 가치관에 왜곡된 욕망  (0) 2012.05.28
TAG 공연, 구스체, 김회장,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리뷰, 뮤지컬, 성재준, 엔터테인먼트, 연극, 이다, 이회장, 인사이드, 작품, 전국노래자랑, 줄거리, 추천
Tracback 1 Comment 5

«이전  1 2 3 4 5  다음»

tag cloud

  • 대학로
  • 인터뷰
  • 디자인
  • 이벤트
  • 연극
  • 소니
  • 리뷰
  • 한성SMB
  • 블루투스
  • 카메라
  • 가격
  • 내용
  • 뮤지컬
  • SSD
  • dslr
  • 데이트
  • 이다
  • 줄거리
  • 위클리포스트
  • 성능
  • 캔스톤
  • 공연
  • 인사이드
  • 시승기
  • 마이크론
  • 자동차
  • ASUS
  • 큐냅
  • 미러리스
  • 사진

 
TISTORY
    등록번호 : 서울아03755 | 등록일자 : 2015년 05월 26일 | 제호 : 위클리포스트(weeklypost) | 발행일자 : 2008년 4월 | 발행/편집인 : 김현동 | 직통번호 010-4011-0118 | 미디어얼라이언스 / 서울 강서구 화곡동 56-486 광진빌라트 4동 201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미리

  • HOME
  • TAG
  • MEDIA LOG
  • LOCATION LOG
  • GUEST BOOK
  • ADMIN
  • WRITE
Life Blog is powered by Daum & Tattertools Designed y Tistory
Daum Tattertools Tistory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