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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구멍 ‘인간 광우병’ 발병 보고서 종합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by 위클리포스트 2011. 11. 2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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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요두라…아직도 국내서 사용 공포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 사망 첫 확인 후폭풍
 
광우병처럼 뇌에 스펀지 같은 구멍이 뚫려 뇌기능을 마비시키는 첫 사례가 보고됐다. 국내에서 처음 학계에 보고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iCJD) 사례는 그 원인에 큰 관심이 집중됐는데 사망자가 이식받은 ‘라이요두라(Lyodura)’라는 뇌경질막이 원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센터장은 "문제가 된 제품 '라이요두라'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200여건의 CJD를 감염시킨 사례가 있어 1987년부터 프리온 단백질을 불활화시키는 과정을 거친 후 제작되고 있다"며 "그 이전에 제품을 이식받은 환자들을 파악해 신경학적으로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1987년 이후에 이식받은 환자들은 불활화 과정을 거친 제품을 이식받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게 권 센터장의 설명이지만 대응은 수긍하기 어렵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제품에 대한 문제가 두 차례나 이슈가 됐었고, 이번 사망자 보고 역시 지난 7월에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건당국의 늑장대응 지적과 궁색한 해명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질병본부는 “과거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수입되지 않고 있으며, 사용되지도 않고 있다”며, “식약청에서도 수입한 기록을 갖고 있지 않으며, 수입업체에서도 오래된 사항이라 관련 자료 파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건당국과 의료계의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해“한때 광우병 파동으로 우리나라에서 라이오두라를 못쓰게 된 적이 있었는데 광우병에 문제가 없다고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다시 쓰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어느 정도 사용됐는 지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최근까지도 라이요두라가 수술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 어떻게 발견됐나?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다르면 한림의대 김윤중 교수팀이 지난 7월 감각장애와 정신이상, 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숨진 54세 여성의 생체조직을 꺼내 동물실험한 결과, 국내 첫 '의인성 CJD(Iatrogenic CJD)' 환자로 최종 판명됐다. 
 
논문에 따르면 사망한 54세 여성은 CJD에 감염된 줄도 모른 채 20여년을 지내다 2010년 6월 몸에 힘이 약해지고 왼쪽 얼굴과 오른쪽 발가락에서 감각장애가 나타나는 등의 운동장애, 간대성근경련(근육의 일부 또는 전체에 나타나는 갑작스런 수축현상) 등이 나타난 후에야 3차 대학병원에 보내졌다. 당시만 해도 뇌-자기공명영상(MRI)에서 눈에 띌만한 점은 없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1년 후 사망시점까지 환자의 증상은 급격히 악화됐다. 의료진은 구음장애와 공포증, 심한 감정변화, 불면증, 환각증, 복시 등이 이 환자의 대표적 증상이었다고 기록했다.
 
수술 시점은 1987년으로 뇌종양의 일종인 뇌수막종으로 절제술을 받고 이곳에 사람의 뇌조직을 원료로 한 경질막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CJD 감염도 이쯤으로 추정됐다. 경질막은 온몸의 감각과 운동 등 활동을 통제하는 중추신경계를 싸고 있는 3개의 뇌막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막이다. 뇌수막종 절제술 과정에서 함께 떼어내야 해 수술 후 다시 이식해줘야 한다.
 
김윤중 교수는 논문에서 "환자의 뇌 전두엽 영역을 생체 조직 검사한 결과 프리온 단백질의 침전이 확인됐다"며 "라이요두라(Lyodura)라는 제품의 뇌경질막을 이식 받은 뒤 CJD에 감염된 첫 사례로 보인다"고 밝혔다. 프리온 단백질 침전은 CJD를 나타내는 주요한 특징이다. 
 
| 안정성은 문제 없나?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을 일으킨 인체 뇌경막 제품 라이요두라는 1969년 독일 ‘비브라운’사에서 만든 제품으로 인간 사체의 뇌경막을 이용해 만들었으며, 신경외과 수술 특히 뇌 심부 깊은 곳에 발생한 뇌암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라이요두라에 의한 CJD는 지난 1987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미국 FDA는 해당 제품을 리콜했다. 그후 제조회사에서는 NaOH를 이용해 프리온을 불활성화시키는 처리과정을 추가했다. 또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 사례가 보고되면서 질병통제소(CDC)는 1987년 5월 이전에 생산된 제품까지 추가로 사용을 중단시켰다. 
 
하지만 국제적인 리콜이 시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에도 오염된 제품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가 된 라이요두라는 인간 사체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1997년 WHO가 인간 사체를 이용해 만든 뇌경막이식편(dura mater graft)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면서 한국에는 동물 유래 라이요두라 사용만 허가된 바 있다.
 
| 치료법은 없나?
 
CJD(크로이트펠트 야콥병)는 100만명에 1명꼴로 나타나는 희귀 질환이다. 현재까지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법도 없어 100%의 사망률을 보인다. 50~60대 연령층에서 주로 나타나며 노인성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뇌가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려 죽게 된다는 점에서 vCJD(인간광우병)과 유사하다. 광우병의 발병 인자로 지목되는 변형 프리온(prion) 단백질이 원인이라는 점에서도 같다. 
 
발병 과정만 보았을 때, 인간의 뇌 속에 존재하고 있는 프리온이 알 수 없는 작용으로 인해 변형을 일으킬 경우 CJD, 광우병에 걸린 소 등을 통해 외부에서 변형 프리온이 유입돼 발병했을 경우 vCJD(인간광우병)로 분류된다. 그러나 현재 CJD나 vCJD(인간광우병) 모두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진단 기준이 나와 있지 않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의료계의 숙제다.

 

다음은 보건당국이 밝힌 뇌경막 제품 '라이요두라'(Lyodura)에 대한 문답이다.
 
-라이요두라는 어떤 제품?
▶1969년 독일 '비브라운'사에서 만든 제품으로, 인간 사체의 뇌경막을 이용해 만들었고, 신경외과 수술에서 사용된다.
 
-라이요두라와 의인성 CJD의 연관성은?
▶라이요두라에 의한 CJD는 1987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보고됐으며, 미국 FDA는 해당 제품을 리콜했다. 그 후 제조회사에서는 CJD를 일으키는 프리온을 불활성화시키는 처리과정을 추가했다.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 사례가 보고되면서 미국 보건당국은 1987년 5월 이전에 생산된 제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국제적인 리콜이 시행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후 몇 년 동안 다른 나라에서 오염된 제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제품과 의인성 CJD 간 연관성이 명시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지?
▶라이요두라는 과거 일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고 있어 사용되지도 않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1987년 4월 이전에 생산돼 프리온에 대해 불활성화 공정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다. 1998년 설립된 식약청도 수입한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식약청 설립 이후에는 수입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라이요두라를 이식받은 환자가 몇 명이고 이 후 비슷한 사례 발생이 있었는지?
▶문제의 소지가 있는 라이요두라는 사용된 지 20여년이 경과해 현재 관련 자료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사용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적절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유사 사례는 없었다. 단, 이번 사례가 1987년 제품을 이식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이식받은 환자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현재 경막대용제로 사용되고 있는 제품은 어떤 것이 있으며, CJD 유발가능성은 없는지?
▶경막대용제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수입되는 제품은 4개회사에 5개 제품이 있다. 동물에서 유래한 것이나 화학합성제품이다. 이들 모두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관련 사례가 없고, 생산공정 등 을 감안할 때 CJD 유발 가능성은 없다. 
 
-라이요두라 외에 CJD를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은 무엇이 있나?
▶의인성 CJD의 위험요인은 △사람 기원의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생식샘 자극호르몬 투여, 뇌경막을 이식받은 경우 △인간 프리온 질환으로 확진 또는 추정환자인 공여자로부터 각막을 이식받은 경우 △인간 프리온 질환으로 확진 또는 추정환자에게서 사용되었던 신경외과적 수술 도구에 노출된 경우다.
 
-그러한 위험요인들로 인해 CJD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주로 뇌경막 이식과 성장호르몬 투여가 원인이다.
 
-사례가 논문을 통해 먼저 발표되었는데, 정부에서는 그 동안 사례 발생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발표된 논문은 동물실험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으로 정부에서는 동물실험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확실한 결과를 가지고 발표하고자 했다.
 
-CJD 감시체계 및 역학조사에서 사례를 놓친 것이 아닌가?
▶이번 사례의 경우 위험요인 노출과 질병발생 사이의 잠복기가 23년으로 상당히 길었다. 역학조사에서 위험요인들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번 사례는 수술한 지 오래됐고, 뇌경막 이식이 수술과정 중 일부이기 때문에 수술 당시의 기록을 찾아봐야 알 수 있는 사항들이었다.
 
-이번 사례와 같이 CJD 환자를 정확히 분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가?
▶CJD의 확진을 위해서는 신경조직검사를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적으로 뇌의 생검이나 사망 후 부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대부분 기피하고 있어 확진하기 어렵다. 따라서 주요 증상들과 뇌MRI, 뇌파검사, 척수액검사들과 같은 것을 이용해 CJD를 분류하고 있다.
 
-의인성CJD를 의료사고로 봐야하는가?
▶수술 당시에는 해당제품의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았고, 신경외과적 수술에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나 선택의 실수로 인한 사고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된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온 우희종 서울대 교수 주장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의인성 CJD 발병 원인으로 지목된 라이요두라는 1969년부터 사용된 독일제품으로 당시 인간광우병이나 이런 거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아주 불법적으로 많이 사체조직을 수집해서 팔았다고 설명했다. 
 
뇌수술 과정에서 CJD에 오염된 경막을 사용해서 전염된 경우가 국제적으로 200여건에 달하고 대부분이 라이요두라에 의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CJD에 감염된 조직이식이나 인간 성장호르몬, 각막 등 병원 수술과정에서 옮겨진 게 40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100여건이 확인되었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 우 교수는 “일본인과 한국인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129번 MM형 유전자 비율이 높은 것이 CJD 발생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것이 주원인이 아닐까 라고만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라이요두라에 의한 CJD발병이 최초로 확인됐지만 확인되지 않은 환자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 교수는 “그 전에 발생했는데 의료관리가 안 됐기 때문에 사망했을 수도 있고요. 그냥 노망이다 이래서 됐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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