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선녀 마고(麻姑)는 왕방평(王方平)에게 “제가 신선님을 모신 후 뽕나무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봉래(逢萊)에 갔더니 바다가 이전의 반으로 줄었습니다. 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라고 말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마고선녀이야기’에 나오는 이 대화는 세상의 변화가 참으로 빠르다는 의미의 상전벽해(桑田碧海)란 표현으로 남아 아직도 흔히 사용되고 있다.
늘 만나는 세상은 변함없는 듯 보이지만, 지나고 보면 이놈의 세상은 언제나 우리네 상상보다 빠르게변해버리고야 만다. 중국 진나라 때의 이야기꾼에게도 세상의 변화는 이토록 빠르게 느껴졌으니, 첨단기술이 세상을 움직이는 현대의 변화상이라면 오죽이나 빠를까. 말 그대로 자고 나니 세상이 바뀌어있더라 해야 할 일일까?
지난 시간, 우리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ard Disk Drive, 이하 HDD)의 시작과 발전을 살펴본 바 있다. 집채만한 크기와 엄청난 무게, 고작 5MB 남짓의 저장공간을 가졌던 최초의 HDD부터, 정보를 담아내는 이 그릇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왔다. HDD를 만들어낸 당사자들조차 고작 60여 년 후, 자신들이 개발한 기기가 이만큼이나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할 수 있었을까? 아니, 자고 나면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는 기술의 시대에 이리 오래 주된 저장장치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거라 상상할 수나 있었을까?
늘 만나는 세상은 변함없는 듯 보이지만, 지나고 보면 이놈의 세상은 언제나 우리네 상상보다 빠르게변해버리고야 만다. 중국 진나라 때의 이야기꾼에게도 세상의 변화는 이토록 빠르게 느껴졌으니, 첨단기술이 세상을 움직이는 현대의 변화상이라면 오죽이나 빠를까. 말 그대로 자고 나니 세상이 바뀌어있더라 해야 할 일일까?
지난 시간, 우리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ard Disk Drive, 이하 HDD)의 시작과 발전을 살펴본 바 있다. 집채만한 크기와 엄청난 무게, 고작 5MB 남짓의 저장공간을 가졌던 최초의 HDD부터, 정보를 담아내는 이 그릇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왔다. HDD를 만들어낸 당사자들조차 고작 60여 년 후, 자신들이 개발한 기기가 이만큼이나 발전할 수 있을 거라 예상할 수 있었을까? 아니, 자고 나면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는 기술의 시대에 이리 오래 주된 저장장치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거라 상상할 수나 있었을까?
PC를 너머 클라우드 시대 '활짝'
줄어들었다는 HDD의 필요성, 과연?
데이터 폭증, BIG 데이터를 주목하라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의 변화상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남음이 있다. 솔리드스테이트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Solid State Hybrid Drive, 이하 SSHD)의 등장, 스마트폰∙태블릿으로 대변되는 급격한 모바일 열풍은 얼핏 HDD를 구시대의 저장장치로 보이게 만들었다. PC의 용도가 축소되고 사용 빈도가 낮아졌으며, 더 빠른 스토리지까지 등장했으니 HDD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그러했을까? 우리는 개인용 컴퓨팅 시장에서 HDD의 입지는 약해져만 가는 것으로 이해했고, 이것을 시장 전체의 상황으로 확대해석하는 인식의 오류를 범하고야 말았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사용하는 데이터는 어딘가에 보관돼야 한다는 간단한 원리를 잠시 망각한 것이다. 단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면 아래의 거대한 빙산을 보지 못했던 셈이다. 클라우드 시대의 개막은 이렇듯 세인들과는 관계없는 듯 조용하게, 그러나 우리 생활방식을 근본부터 바꾸어놓는 강력함을 함께 갖고 시작되었다.
오늘날 누구나 사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이하 SNS)는 전세계 수많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온갖 콘텐츠를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시킨다. 고화질∙고음질로 진화한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잘 발달한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내 PC나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우리가 이용하는 디지털화된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 정보는 결국 데이터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는 반드시 저장되는 종착지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데이터 스토리지 솔루션이 거대해지고,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이유이다. 수십억 세계인이 무심결에,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산하는 시대가 바야흐로 도래한 것이다. 소위 ‘빅데이터’로 불리는 새로운 데이터 핸들링기법이 대두되는 것을 보노라면, 현재의 데이터 폭증은 더욱 명백한 하나의 현상으로 귀결된다.
바늘 허리 매어 못쓰죠
데이터 폭주시대를 대응하는 IT인의 자세
어떤 HDD를 사용해야 할지에 고민하라!
우리의 눈에 보이는 PC시장이 축소됐다 해서 HDD의 용처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은 그래서 더욱 근시안적인 시선일 수 있다. 과거엔 PC를 통해서나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 손에 들고 다니는 다양한 기기를 통해 구현되고, 디지털 시대의 모든 콘텐츠는 곧 데이터임을 인지하고 나면, 그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해야 할 HDD가 어딘가에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문제는, 이렇듯 다양해진 콘텐츠의 유통과 소비패턴에 맞는 합당한 솔루션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HDD는 대부분 동일한 기술적 기반 위에 제조되고, 비슷한 신뢰성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인식이 바로 오류의 시작일지도 모를 일이다.
얼핏 보기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HDD는 그러나, 사용환경에 따라 뜻밖의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내는 물건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드라이브로 8~10테라바이트(TB)의 큰 용량을 제공하는 현재의 HDD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복구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엄청난 것 또한 사실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목적으로 기업 차원에서 구축하는 스토리지 솔루션이라면 우리가 관심을 둘 필요가 없겠지만, NAS 등을 통해 개인이나 기업 내부용으로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나 항시 동작해야 하는 CCTV 등을 위한 DVR(Digital Video Recorder) 시스템이라면, 어떤 HDD를 사용해야 할지 조금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PC용 데스크톱 드라이브와 이보다는 높은 신뢰성을 가져야 하는 NAS, DVR 등에 사용되는 HDD가 기술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차이는 결국 스토리지 시스템의 안정성, 신뢰성과 직결된다.
변화한 환경만큼 다양해진 HDD 라인업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가 지녀야 할 기술과 완성도
최고의 비용대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을 찾아라!
HDD는 우리가 PC에 흔히 사용하는 데스크톱 드라이브와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서버나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하는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로 구분된다. 이 중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는 높은 성능, 상시 동작해야 하는 환경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기에 그만큼 높은 수준의 기술과 제품의 완성도를 요구받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시대가 변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라인업으로는 다변화된 시장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개인이나 기업 내부 차원에서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디지털화된 카메라는 사회의 위험한 부분을 24시간 감시하는 CCTV 등으로 진화해 한시도 쉼 없이 세상을 저장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에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를 사용하기엔 비용의 제약이 너무 크다. 그렇다고 개인 사용자의 패턴에 맞추어 제작된 데스크톱 드라이브를 사용하기에는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의 소비자는 NAS를 이용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구성이나 DVR 시스템 구축 시에 별다른 고민 없이 데스크톱 드라이브를 채용하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의 엄청난 가격이 뇌리에 박혀있다면, 이 외에 다른 선택이 없는 것으로 여기곤 한다. 실상 대개의 HDD 제조사들은 이렇듯 변한 시장환경에 맞추어 최고의 비용대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고 있는데도 말이다.
제조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의 HDD 제조사들은 이렇듯 변화한 환경에 맞는 제품을 이미 선보이고 있다. 씨게이트의 NAS HDD나 서베일런스(Surveillance) 시리즈, WD의 클라우드 시리즈 등의 제품은 바로 이런 환경을 위한 제품인 셈이다. 엔터프라이즈 드라이브만큼의 엄청난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사용환경에 맞는 수준의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는 바로 그런 제품 말이다. 그렇다면 구분할 방법도 있지 않을까?
당신의 데이터는 안녕하십니까?
스토리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다면?
스토리지의 역할을 따지고 또 따져봐라.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스토리지 장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개인도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스토리지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다. IDC와 같은 전문화된 서비스를 통하지 않더라도 구축 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기기가 사용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개인이 준비할 것은 IP가 할당되는 네트워크 회선이다. 가정용의 인터넷 회선을 사용하더라도 스토리지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개인도 재산권 보호와 안전을 명목으로 집에 CCTV를 도입하는 일이 흔한 요즘의 환경이라면 스토리지 시스템 구축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 경우, 스토리지 시스템 구축에 사용 가능한 HDD의 종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제한되고, 예산에 맞추는 것 또한 고민해야 한다. 만약 사용처가 보안관제와 연관 깊을 경우, 저장된 영상을 가공해 특정 데이터의 추출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장비의 신뢰성도 따져봐야 한다.
√ 7200RPM vs 5900RPM : 회전속도는 성능과 비례하지 않는다
디스크의 분당 회전수를 의미하는 RPM(revolution per minute)은 오랜 시간 HDD의 성능을 가늠하는 척도였다. 쉽게 말해 7200RPM으로 모터가 회전하는 HDD는 5900RPM으로 회전하는 제품보다 빠르다는 식이었다. 용산의 전문 매장에서도 7200RPM 기반의 제품이 더 빠르다고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 스토리지 시스템의 역할은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읽어내는 write/read의 두 가지에 불과할 정도로 제한적인 용도였다. 하지만 현대의 시스템에서 HDD의 역할은 이미 저장된 데이터를 가공해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2차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의 환경은 데이터의 크기와 양까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빠른 속도가 아닌 높은 효율에 주목하게 되는 가장 주요한 이유이다. 1대의 HDD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서 NAS와 같은 전문장비의 쓰임새도 더불어 활발해지고 있다.이렇듯 여러 대의 HDD가 동시에 사용되는 환경에서는 발열과 진동을 무시할 수 없는데, RPM이 높은 제품은 진동을 줄이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 태생부터 다른 엔터프라이즈 HDD
MTBF(mean time between failure)는 평균 고장 시간을의미하는 단어로 제품의 내구연한과 연관 깊다. 동시에 통계적인 불량 확률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개의 고성능 엔터프라이즈 HDD는 100만 시간을 거뜬히 넘기는 것으로 표기돼 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적어도 114년(1년=8,760시간) 동안은 불량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견고한 HDD를 사용하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문제가 발생해 데이터가 손상되었다고 주장하는 예가 많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MTBF는 내구성보다 제품이 얼마나 신뢰 높은 설계로 생산되었는지를 의미하는 숫자로 이해하는 편이 타당하다. 가령, 1,000개의 HDD를 1년 동안 사용했는데 이 중 15개가 고장이 났다고 치자. 그러면 이 HDD의 MTBF는 1000개ⅹ8760시간/15=58만 4,000시간이 된다.
이와 같은 계산을 통해 MTBF가 결정된다. 따라서 MTBF는 HDD의 기대수명보다는 신뢰도의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다. 24시간, 주 7일 상시 동작이 요구되는 환경이라면, MTBF가 긴 엔터프라이즈 또는 Surveillance/NAS 와 같은 라인업의 제품군이 적당하다.
√ 용량은 같아도 무게는 다른 HDD. “기본이 다르다!”
같은 용량의 HDD라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스토리지 시스템에 데스크탑 드라이브가 대수롭지 않게 장착되고 있다. 심지어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되는 CCTV와 같은 영상시스템에도 HDD는 경중을 가리지 않고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용도에 맞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고 만약 중요한 이벤트가 발생했을 경우, 장비를 설치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점은 용량이 다른 드라이브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동일 용량의 HDD라면, 항상 엔터프라이즈 등급의 제품이 무거운 것이 일반적이다. 무게만 다른 것이 아니다. 사용된 부품의 가짓수와 동작 중 발생하는 열, 그리고 제품에 요구되는 신뢰성도 컨슈머 제품보다 월등하게 높다. 대표적인 몇 가지 특징을 나열해 보면,
1) 데이터의 밀도
2) 스핀들 모터의 내구성
3) 발열과 진동
4) 소비전력
5) 신뢰성과 가격
등의 요소가 컨슈머 제품과 엔터프라이즈 제품간의 간극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5가지의 특성은 HDD의 총체적인 성능 발휘와 내구성, 안정성 그리고 신뢰성과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1) 데이터의 밀도
엔터프라이즈 제품은 같은 용량이지만, 사용하는 플래터의 장수가 컨슈머 제품보다 많다. 이는 플래터의 밀도를 의도적으로 낮추어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래터당 기록할 수 있는 데이터의 밀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씨게이트의 경우 수직 자기 기록 기술(PMR : Perpendicular Magnetic Recording)에 이어 싱글 자기 기록 기술(SMR : Shingled Magnetic Recording)을 도입한 드라이브를 세계 최초로 출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제품 대비 최대 25%까지 용량이 확대됐으며, 동시에 기가바이트 당 비용을 최저로 낮출 수 있었다. 최근에는 가열 자기 기록 기술(HAMR : Heat Associated Magnetic Record)의 등장으로 더 큰 용량의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용량 제품의 출시는 더욱 빨라질 예정이다. 엔터프라이즈 제품의 출시는 컨슈머 제품보다 약간 늦게 출시되는데, 새로 적용된 기술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충분히 확인한 후 제품의 출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HDD의 헤드는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플래터에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읽어오는 역할을 한다. 플래터의 밀도가 높아질 수록 헤드의 동작 또한 더욱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플래터 한 장으로 구현 가능한 최대 용량을 할당하지 않고, 'Servo Data'라 불리는 데이터 위치 정보 공간에 할애해 신뢰성을 높였다.
2) 모터의 내구성
엔터프라이즈 제품은 구동 환경부터가 가혹하다. 24시간 주 7일 연속동작을 기준으로 제품 설계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하루 8시간 동작에 주 5일 동작한다는 가정하게 설계되는 일반 컨슈머 제품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게다가 최근의 스토리지 환경은 평균 5대 이상의 HDD가 RAID와 같은 방식을 통해 유기적으로 결합해 동작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진동에도 대비해야 한다. 단일 HDD구성일 경우에는 작은 진폭에 불과하지만,다수의 HDD가 복합적으로 동작하는 스토리지 시스템과 같은 장비에서 발생하는 진폭은 프레임을 타고 증폭되면서 결국에는 HDD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치명적인 문제로 확대된다. 같은 용량의 제품일지도 RPM이 높은 HDD에서 발생하는 진동이 월등히 크며, 엔터프라이즈 제품보다는 일반 컨슈머 제품에서 더욱 큰 진동이 발생한다.
한 가지 더하자면, 진동은 발열을 수반한다. 동시에 발열이 많은 장비는 전력 소모의 증가를 일으킨다. 시작은 작은 문제였으나, 결국은 성능저하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서버나 NAS시스템, 그리고 보안관제 등 데이터 신뢰성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환경이 신뢰성이 검증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충격에도 강하다. 컨슈머 HDD에 장착된 모터는 중력이 향하는 바닥을 기준으로 여러 장의 플래터가 고정되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기본적으로 1개의 HDD가 단독으로 사용되는 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이 이뤄지기에 제품 본연의 진동만 발생할 뿐, 외부의 영향이 없기에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
반면, 엔터프라이즈 HDD는 위와 아래 모두에 모터가 장착돼 플래터를 단단하게 고정한다. 이는 진동이 발생해도 성능 저하가 발생하지 않는 설계이며 모터가 정교하게 제어해 제품의 신뢰성을 높여준다. 적용 범위에는 플래터를 읽기 위해 동작하는 헤드도 포함하고 있는데, 엔터프라이즈 HDD는 헤드 형태 또한 진동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해 플래터의 동작 반경에서 움직이도록 설계 되었으며, 예측하지 못한 충격이 발생할 경우 헤드가 플래터를 찍어 헤드나 플래터가 손상될 가능성도 현저하게 낮췄다.
이렇듯 두 드라이브가 다른 구조를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적어도 두 개 이상, 고용량의 NAS나 DVR/NVR 시스템이라면 5개에서 수십 개까지도 연이어 사용돼야 하는 환경은 분명 PC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 또는 두 개의 HDD가 사용되는 수준에서 그치는 데스크탑 HDD는 그 수준에서 발생하는 진동에는 문제가 없으나, 그보다 많은 수의 드라이브가 연결되는 스토리지 시스템에는 적합하지 않다. 더구나 데이터를 저장하는 플래터가 고밀도화돼 트랙의 간격이 나노미터까지 좁아진 현대의 HDD에이런 진동은 치명적이다. 상황에 따라 진동은 헤드가 제 위치를 찾아가는 것을 방해하고, 이는 응답속도와 전송률의 하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RV Level 6rads/sec2: Desktop 7200rpm단일 드라이브 환경에서80% 성능 유지 가능한 최대RV 진동
RV Level 12.5rads/sec2: Nearline 7200rpm Array 환경에서 80% 성능 유지 가능한 최대RV 진동
RV Level 21rads/sec2: Enterprise 7200rpm 10k 15k rpm 제품의 Mix Array 환경에서 80% 성능 유지 가능한 최대 RV진동
▶ Nearline: 7200rpm Enterprise 제품(RV sensor 포함)
▶ Enterprise : 10,000rpm, 15,000rpm Enterprise 제품(RV sensor 포함)
진동이 HDD의 성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금 구체적인 자료를 살펴보자.
위 그래프에서 6 rad/sec2은 데스크탑 HDD를 단품으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진동(RV Level)으로, 일반적인 Desktop 환경에서 HDD를 4개 미만으로 사용 시 80%의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12.5 rad/sec2는 Nearline(7200rpm 엔터프라이즈) 스펙의 제품으로 구성된 어레이(Array) 환경에서 커버 가능한 진동이며 해당 조건에서 8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21rad/sec2는 7,200rpm•10,000rpm, 그리고 15,000rpm 엔터프라이즈 제품들이 혼용된 어레이 환경에서 커버 가능한 진동이며, 슈퍼컴퓨터와 같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특별한 환경이므로 실제 사용환경에서 제품 선택을 돕고자 하는 본 기사에서는 논외로 하고자 한다.
그래프의 Desktop은 단품으로 PC 드라이브를 사용할 경우, RV값이 6일 때 HDD의 성능 80%를 보장해야 하며 Nearline 환경에서는RV 값이 12.5인 경우 HDD 성능이 80%이상을 유지해야 한다(HDD업계 공통 조건). 이는 Nearline HDD가 데스크탑 HDD보다 진동에 훨씬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함을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스토리지 전문기업 씨게이트가 NVR용 HDD의 회전속도를 5900RPM으로 낮추고, 데스크톱 HDD에는 적용되지 않던 이중평면균형과 RVFF센서 등의 기술 등을 적용하는 이유도 이에서 찾을 수 있다. 네트워크, 또는 NVR에 장착된 IP Camera의 확장 시 HDD가 추가되는 상황에서 HDD 자체 진동뿐만 아니라 주변장치(Fan, Compressure 등)에서 발생하는 진동까지 고려하여 진동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법인 셈이다.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제품군, 즉 Nearline이 진동에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유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다량의 HDD가 사용되는 환경을 가정, HDD가 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고 제조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씨게이트 서베일런스(Surveillance) 등의 제품은 별도의 RV센서를 탑재해 진동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두 개의 센서가 진동을 감지하고, 이를 별도의 SoC가 정밀하게 계산해 헤드의 움직임을 보정한다. 이런 동작특징은 진동이 큰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선택'이라는 기로에서 제대로 된 선택은 '필수'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신뢰성을 갖추려면?
데스크톱 HDD가 만능은 아니라는 것.
1~2개의 HDD가 장착되는 데스크탑 환경이라면 아마 앞서 기술한 차이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 같은 가정을 일반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5개 이상의 HDD를 장착하는 NAS 또는 DVR/NVR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면, 섀시를 통해 전달되는 엄청난 진동에 한번쯤 놀란 경험이 있을 테니까. 하물며 수십 개 이상의 드라이브가 소요되는 전문적인 클라우드 시스템이나 24시간 녹화를 멈출 수 없는 DVR/NVR 시스템이라면 이런 차이는 무시할 수도, 무시해서도 안 될 일이다.
DVR/NVR을 타깃으로 하는 Surveillance HDD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신뢰성을 갖춘 스토리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동에 강한 설계의 적용, 상시적인 동작에 최적화된 알고리즘, 더 조용한 동작소음 등은 분명 데스크톱 HDD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하나의 드라이브에 문제가 생겨도 복구에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이 같은 HDD가 RAID로 연결되는 시스템이라면, 스토리지 시스템에 발생하는 문제는 차라리 악몽이다. 어느 수준의 저장시스템인지에 따라 선택은 갈리겠지만, PC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면, 그런 시스템에 데스크톱 HDD를 사용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치러야 할 기회비용을 상당수준 상쇄할 수 있다. 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으므로, 선택은 좀 더 명확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