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경제

신의직장의 수상한 정리해고, 실업급여를 빌미로 퇴직 압박



[ #시사 #취업 ]
신의직장의 수상한 정리해고
실업급여를 빌미로 퇴직 압박




>- 좋은 말로 나가라고 할 때 나가라는 팀장
- 실업급여와 1개월 위로금 제시
- 고용시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2014년 8월 26일] - 한 때 신의 직장으로 불렸던 중견 기업의 몸집 불리기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벤처기업으로 책정돼 몇 해 동안 정부의 달콤한 혜택을 아낌없이 누렸던 해당은 기업은 마지노선을 넘어서면서 등급이 한 단계 격상돼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몇 년간 신규 채용을 통해 숫자를 키우면서 대외적으로는 우수 채용 기업이라는 팻말을 취득해 기업의 이미지를 포장한 해당 기업은 혜택이 줄어들자 조용히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 든 것입니다.

내부에서도 지나친 채용이라고 지적을 받아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숫자만 늘린 결과 정부가 정한 중소기업 커트라인을 가볍게 넘겨버린 것입니다. 그동안 아등바등 발버둥 치며 혜택을 움켜쥐려 한 결과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 저하로 이어져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 되었으니 좋은 현상일 것 같은데 그보다 지분의 상당수가 캐피탈 투자자의 개입으로 간섭이 시작되었고, 기업주의 고유 권한이던 고용까지 맘 놓고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매해 평균 두 자리 이상의 채용 실적
기업의 수상한 인력 정비의 실체는?
돈 만 벌면 된다는 신의 직장의 경영전략


해당 기업은 2013년 매출액부터 정체기에 접어들었는데요. 좀처럼 만족스럽지 못하다 보니 심지어 감자 논쟁이 들리기도 했습니다. 장외시장에서는 퇴출당하였지만, 창투사에서 벤처 자금이라는 명목으로 급히 자금이 수혈되면서 숨통이 풀리나 했으나 외부 자문 없이 내부 판단만으로 가망 없는 신사업에 투자를 시작했고, 실적은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출대비 지출 비용이 많다 보니 얼마 못 가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해당 기업은 부랴부랴 인력 정비를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암암리에 IPO를 통해 자금줄을 트여볼 꼼수도 노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별도의 조직을 정비해 IPO 대응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버리겠다는 심산이죠.

하지만 이 방식에 문제가 있어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도 언성이 자자합니다. 심지어 자신을 억울한 희생자라고 주장하는 이도 나왔으며, 퇴사자끼리 모여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앞서 퇴사한 퇴사자까지 합류해 기업의 추악한 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어느 사이에 분위기는 "할 말을 없게 만드는 회사다!"라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죠.


한 명 해고하면 한 명 충원
실적 채우기 위한 꼼수 채용
타 부서 발령하고 정리해고도 감행


이유를 살펴봤더니 수긍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력 마지노선을 찍으면서 회사는 필요 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는데요. 그런데도 최근 신규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하면서 인력 충원이 시급해진 것입니다. 매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서라 기업은 한 가지 꼼수를 부리는데요. 일명 로테이션 충원입니다.

C 부서에 기술 인력이 1명 필요하다면 A 부서의 가용 인력 1명을 해직 처리하고 C 부서의 충원 가능 인력을 1명 만들었습니다. 내부에서는 ‘잉여 인력 색출 작전’이라고 불리고 있으나 문제는 반대되는 부서에서 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to를 발생시키고 있어 불만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매월 1명 이상의 인력이 회사의 필요 때문에 ‘권고사직’ 처리가 되고 있습니다.


사직 처리는 같은 팀원끼리도 알려지지 않고 비밀리에 이뤄지며, 일부 퇴직자는 송별회도 없이 조용히 짐을 싸서 나오는 일이 생기다 보니 같은 팀원들 사이에도 어제까지 출근했던 동료의 퇴직을 1주일이 지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분위기가 흉흉한 것도 당연하겠죠.

이들 퇴사자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부서에서 비교적 나이가 많은 순이고, 지금까지 '권고사직' 처리된 직원은 비율상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입니다. 평균연령 32.5세의 회사이다 보니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이 회사에서는 '삼촌뻘'로 취급되는 것으로 당연시되는 분위기입니다.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팀장’
팀장을 수족처럼 따르는 또 다른 팀장
눈 감고 귀 막은 ‘암살자’로 통해


이쯤 되자 평직원들 사이에서 암묵적인 동조가 발생했습니다. '팀장을 믿고 따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퇴직 처리가 유독 특정 팀장을 통해서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기에 내부 직원 사이에서도 해당 팀장을 ‘암살자’라는 호칭으로 부르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하지만 팀원들 사이에서 시선은 다른 곳에 모입니다.

팀장을 조절하는 실체는 대표의 신뢰를 앞세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그 위의 팀장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해당 기업을 출입하던 기자들 사이에서도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오랜 기간 출입한 기자는 A 팀장이 사실상 ‘no.2’가 아니더냐. 라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팀장’이라고 하면 팀을 이끄는 부서장의 역할인데 자신을 충신처럼 따르던 팀원을 정치적인 이유로 해직 처리를 하고 있으니 팀장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진 건 오래전의 일입니다.


최근 퇴직한 한 직원은 “나가라면서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타부서로 가는 것도 안되나요? 그냥 나가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고 억울함을 하소연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측의 사유로 이뤄진 일이라고 얼버무려 주는 조건으로 ‘실업급여’와 ‘위로금 지급’을 받을 수 있게 편의를 봐줬기에 몇 개월은 더 버틸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편의도 엄연한 불법입니다. 사측의 사유로 내몰리는 직원에게 실업급여를 빌미로 사직에 동의할 것을 종용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문제가 있습니다. 정작 기업의 규모는 대기업이지만 혜택은 대기업 반도 못 따라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동종업계의 타 기업의 경우 권고 사직한 직원에게 최소 10개월의 위로금을 선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동법에도 사전에 고지 없는 권고사직은 3개월 치의 급여를 지급도록 되어 있으나 해당 기업은 1개월의 위로금만 지급하면 별다른 제제가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1개월 위로금만 지급하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노동자가 기업의 정치적인 논리와 노동법의 허술한 관리 사각지대를 벗어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셈이죠.
할 말 없게 만드는 신의 직장의 이상한 움직임. 관련 부처는 이러한 움직임이나 파악하고 있는지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올 6월의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68천명으로 작년 6월에 비해 5천명(7.9%)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14년 6월의 구직급여 지급자 및 지급액은 각각 366천명, 3,349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17천명(4.9%), 351억원(11.7%) 증가한 것.

아울러, ‘14년 1~6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지급자 및 지급액은 각각 534천명, 763천명, 20,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천명(3.5%), 12천명(1.6%), 1,150억원(6.1%) 증가해 이와 같은 편법으로 실업급여 수급을 조건으로 퇴직을 강요하는 기업의 수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 저작권자 ⓒ 미디어얼라이언스 & no.1 media rePublic 위클리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