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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이 곧 핵심, SSD도 복원한다’ 비에스아이티 박경훈 대표

IT/과학/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19. 3. 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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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복구 전문성이 승패 가른다.”
[인터뷰] 주식회사 비에스아이티 박경훈 대표




[2019년 03월 03일] - “돈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기업의 존립을 좌우할 중요한 데이터가 서버에 담겨있습니다. 포기할 수 없어 이곳까지 왔습니다. 꼭 살려야 합니다.”

사연과 함께 도착한 서버 장비. 한 눈으로 봐도 오래된 장비였다. 의뢰자는 한 달 전부터 바다 건너 미국에서 메일과 전화로 수차례 문의하더니 한국에 있는 ㈜비에스아이티(이하 비에스아이티)로 직접 장비를 들고 찾아왔다. 복구에 주어진 기간은 의뢰자가 한국에서 체류하는 기간과 같은 약 1주일. 이 장비에는 어떠한 데이터가 담겨있길래 미국에서 한국까지 온 것일까?

의뢰자는 회사 창업 이후 추진했던 모든 프로젝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생겨서 복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RAID 구성 장비였기에 안심했던 것이 오산이었다는 것. 손을 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그 순간 저장한 데이터를 살리지 못한다면 회사 존립 위기가 현실이 될 상황이 떠올랐다고. 완벽하게 복구할 수 있을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곧이어 팀장 포함 전문 엔지니어 전원이 해당 장비 복원 방법을 논의했다. 하드웨어 이상인지 혹은 스토리지 이상인지를 세심히 따져나갔다. 하드웨어 이상이라면 대체 장비 수급이 첫 번째 관건인데 외국에서 주로 쓰이던 장비를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너무 노후화되어 신품은 꿈도 못 꿀 상황이다.

게다가 한 대도 아닌 여러 대의 스토리지 가운데 문제를 찾는 것은 높은 기술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 이미 고장 증상으로 입고되었기에 곧바로 전원을 인가했다가는 손상을 더 키우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엔지니어는 매뉴얼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에 나섰다. 그렇게 수리에 들어간 지 딱 3일째 되는 날. 그 사이에 전국을 뒤져 대체 장비를 확보했고, 문제점도 찾아내 보완했다. 동시에 훼손된 데이터는 데이터대로 완벽하게 복구했다.

짧은 시간 만에 수리된 장비를 넘겨받은 의뢰자가 하는 말 “미국에 있는 복구 서비스도 의뢰했는데, 너무 오래되어 100% 복구는 힘들 거라고 했다. 미국에서도 안 되었는데 설마 한국에서 될까 의심했는데, 막상 수리가 되니 기쁘다.”라는 것.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데이터였기에 소개를 받아 한국까지 오게 된 선택이 옳았다는 후문이다.

이와 같은 사연이 단순한 우연일까? 올해 22년 업력에 접어드는 데이터복구 전문기업 비에스아이티는 유독 외국에서 의뢰하는 비중이 높다. 개인이 의뢰하는 것도 있지만 상당 비중이 기업고객 대상이라는 점도 주목할 수 있다. 개인과 기업의 차이가 아닌, 기업용 데이터 복구는 애초에 난이도부터가 다르다. 기업고객의 증가세가 유독 두드러지는 것은 그만큼 복구율이 높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프로그램 전공 개발자
테헤란로에 데이터 복구 기업을 창업하다.
모두가 인정하는 기술력으로 승부
장비 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

고도 산업에서 디지털 데이터는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자산이나 다양한 요인으로 변조되거나 삭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사용 연한을 한참 넘긴 장비 노후로 발생한 사건 혹은 의도하지 않은 바이러스 유입 또는 불특정 다수를 노린 해킹공격, 그것도 아니라면 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로 분류한다. 해결책을 아무리 강구한들 관리자가 포기한 경우라면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마지막 단계다.

하지만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아야 하는’ 다급한 심경을 노린 복구 서비스 상당수가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기술 혹은 습득단계임에도 전문업체로 둔갑하고 영업 중이다. 단순히 삭제된 데이터를 복구하는 것이 아니기에 Ctrl+C ▶ Ctrl+V 정도의 수준으로 여긴다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을 수 있는 형국이다. 애초에 복구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보유하고, 관련 기술력도 충분하게 확보한 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복구율을 그나마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 점에서 비에스아이티는 데이터복구에 관한 핵심 엔지니어가 합심해 테헤란로에서 출범했다. 당시 컴퓨터공학 전공 프로그래머인 박경훈 대표는 데이터복구 중요도가 점차 증가하는 시장 흐름을 감지하고 이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물론 당시 시장 분위기에서 저장 장치는 장애가 발생하면 새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만연하던 때였지만, 그 점에 동의하고 싶지 않았다고. 우연히 재앙처럼 번진 컴퓨터 바이러스 피해가 속출하던 그 순간 유독 기업 환경에서 피해가 심각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테헤란로에서 시작한 것도 당시 대형 IT가 태동해 급성장하던 거점임을 감안한 결정이다. 기술인력이 주축으로 출발한 복원서비스라 의뢰하는 작업마다 높은 복구율을 보장했다. 때마침 창궐한 바이러스 사태 앞에서 비에스아이티의 기술력은 제대로 입증됐다. 하지만 시장 수요만 노린 데이터복원 서비스가 전국에 우후죽순 늘면서 논란을 예고했다.

“당시에는 눈만 뜨면 데이터복원을 앞세운 업체가 등장했어요. 걱정이라면 그들 업체가 복원을 못 한다는 것이고, 걱정이 안 되었다면 데이터복원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IT는 기본으로 알아야 하고 장비에 이해도가 따라야 하고, DB와 파일 특성을 완벽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비에스아이티에 기술 엔지니어 인력 비중이 유독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데이터복원 서비스는 데이터 관리 중에서도 가장 핵심 기술에 해당합니다.”

예상대로 경쟁에서 도태된 기업은 속아졌다. 복구율로 실력이 입증되는 서비스 특성상, 기술력이 부족한 업체가 버틸 재간은 없었다. 심지어 일부 업체는 소문난 장비를 들여왔다며 광고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 또한 대수롭지 않았다. 데이터복원을 오랫동안 해봤던 경험상 장비 완성도와 복원율은 상응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던 때였다. 장비가 노후화되어 복원이 안 되는 것이 아닌 종국에는 복원하는 사람의 기술력이 부족해 안되는 경우가 허다했던 시기다.

데이터복원 서비스로 해외겨낭
높은 IT기술 이해와 기술적 숙련도를
앞세워 해외 시장까지 진출
데이터복원으로 승부수 띄운
박경훈 대표의 미래 먹거리 발굴

하지만 작년 한 해 떠들썩했던 랜섬웨어로 데이터복원은 전환점을 맞았다. 사이버 인질극이라는 점에서 주요 공격이 기업을 겨냥했고, 데이터를 암호화시켜 변조하는 특이성 때문이다. 물론 비에스아이티는 그 상황에서도 상당수 의뢰 작업을 해냈다. 랜섬웨어 공격이라는 특이한 방법 탓에 무조건 안 된다기 보다는 그 원리를 분석하고 역으로 데이터를 복원해낸 방법이 주효했다.

물론 랜섬웨어 대응에 가장 확실한 처방은 백업이다. 그 대상은 개인 그리고 기업 모두 예외가 아니다. 더욱이 기업이라면 좀 더 전문화된 협업 도구 지원에서 유리한 큐냅(QNAP) 브랜드 나스 장비를 이용한 백업이 효과적인데, 문제가 터졌을 때는 복구를, 사전에 방비하는 차원에서도 효과가 높다.


“데이터 복구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항상 2중을 권장합니다. 데이터를 한 곳만 보관 시 유실될 경우 결국 해결방법이라면 복구에 매달려야 하지만, 데이터를 NAS 장비에 백업할 경우 안전하게 불러들일 수 있거든요. 현실적으로 비용 측면에서도 이중 백업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가장 유리하고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대중적으로 쓰이는 반도체 기반 스토리지인 SSD도 가능할까? 기존 상식에서 SSD는 복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 상당수 복원 서비스업체가 SSD 복원은 불가능으로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안될 거라 예상했던 답은 “됩니다” 였다. 물론 초창기의 복원율은 10% 미만에 불과했다. 사실상 업계에서 안 된다고 주장한 근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 10% 복원 또한 쓸만한 데이터에 해당한다면 복원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 한계였다.

비에스아이티는 SSD 복원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SSD는 반도체 메모리에 데이터가 쓰이는데, 관건은 반도체 HEX 값을 읽어내고 암호화된 데이터를 다시 해독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심지어 칩마다 암호도 다르고 방식도 달라서 어려웠던 점을 극복하기까지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지금은 SSD는 복구가 안 된다는 편견에 반기를 들고 이뤄낸 복원 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SSD 의뢰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처럼 기술력을 향한 갈증은 비에스아이티의 성장 동력이자 시장에서 인정받게 한 원동력이 됐다. 박경훈 대표에게 지금의 결실은 충분치 않다. 그리고 눈여겨보는 다음 시장은 해외다. 한국보다 더 큰 시장에 진출해 좀 더 고도화된 복구 기술력을 확보와 동시에 글로벌 밴더와 협업하고 싶다는 심산이다. 단순한 데이터복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시스템부터 하드웨어 수리 그리고 SW 점검. 마지막으로 데이터복원까지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구축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데이터복구는 고객이 아주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가치에 대해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가지 방식입니다. 최대한 고객의 추억과 기억에 담긴 가치를 제대로 되돌려줘야 만족스럽다는 결과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기에, 그 부분이 가장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큰 만족을 안겨주는 부분입니다. 지금까지의 기조대로 앞으로도 데이터복구 시장에서 BSIT가 추구하는 가치를 변함없이 수성하고자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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