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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사용자 마음 사로잡은 비결은? 한미마이크로닉스 주우철 팀장

IT/과학/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19. 3. 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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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차 기업이 경쟁하는 법
[인터뷰] 한미마이크로닉스 주우철 팀장




[2019년 03월 03일] - “남의 것 가지고는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경쟁 못 합니다. 당장 기획하고, 설계해서 생산까지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탐이 나기로서니 아무나 해낼 정도로 만만한 것도 아니죠. 쉽지 않은 역경을 기술과 끈기로 하나하나 개선하고 극복해나갔습니다. 우리 브랜드로 쟁쟁한 다국적 브랜드와 오롯이 경쟁해 인정받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자 마이크로닉스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대한민국 PC의 역사를 설명할 때 남다른 존재감 굳힌 브랜드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 주우철 팀장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한때는 외국기업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을 만큼 품질 하나 만큼은 최고라 평가받던 이 기업의 현재 모습은 ‘시장 점유율 1위’라는 한 마디로도 부족할 정도로 시장에서 절대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주요 아이템이라면 사업 초기 기틀이 되었던 PC 케이스와 전원공급장치를 필두로 모니터와 PC 완제품 그리고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는 게이밍기어까지 컴퓨팅에 관한 전 분야가 해당한다. 한때 케이스와 전원공급장치를 먼저 떠올리게 했던 이미지는 어느덧 과거지사라 봐야 할 정도가 됐다. 오늘날 종합 컴퓨팅 기업이자 메이드인 코리아를 달고 글로벌로 뻗어 나가는 브랜드를 손꼽아야 한다면 마이크로닉스는 그 선봉장에서 리더로써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어느덧 22년 업력 중견기업
김포 본사, 용산 서비스센터
그리고 가산 지사 3곳이 거점
우리 기술로 만든 제품을
가지고 해외 시장에 직접 노크

처음부터 마이크로닉스로 불렸던 것은 아니다. 지난 1996년 한미정보통신으로 처음 문을 연 마이크로닉스는 두 번에 걸쳐 지금의 한미마이크로닉스라는 사명으로 탈바꿈했다. 창업 이듬해인 97년 (주)한미아이앤씨로 법인 전환을 한 것에 이어 지난 2005년 현 상호로 변경한 것이 지금에 달한 것. 어느덧 22살 젊은 기업으로 성장한 마이크로닉스는 또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 앞에서 내실은 다지고 발 빠른 시장 대응에 나서겠다는 속내를 비쳤다.

“시장 변화가 굉장히 빨라요. 게이밍기어라는 시장이 등장한 것과 동시에 불과 1년 만에 업계 시류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례적인 움직임이죠. 소수 사용자에게만 반짝인기를 누릴 거라 예상했던 튜닝이 다시 주목받았고, 게임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튜닝이 한가지 동향이 되었어요. 그렇다면 올해는 어떻게 될까요? 형형색색의 화려한 튜닝이 지난해 특징이라면, 올해는 더 정제된 효과에 PC 고유의 디자인을 추구하는 형태가 다시 시장에서 주목받을 전망입니다.”

불과 1년 사이에 PC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튜닝 붐에 사용자는 열광했다. 게이밍 시장에서 하나의 흐름이 되었지만, 그 속도는 일반 대중이 답습하기도 벅찰 정도로 가파르다는 것이 유일한 흠이다. 그 기간 동안 단지 시스템에 불과하던 PC가 하나의 인테리어 효과를 추종하기 시작했고, 체감 성능에 민감했던 장비의 특성에 시각적인 즐거움이 배가되어야 ‘만족’이라는 조건을 충족할 정도로 연일 예측 불가였던 시장은 여전히 끝없는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그렇기에 마이크로닉스가 더욱 주목한 다름 아닌 내구성이다.

‘반짝’이는 시류에 편승해 그때만 잠깐 선택받는 제품이 아닌 품질은 확실히 사후지원은 화끈하게 지원키로 한 것 또한 하루아침에 속단하기 어려운 자신감이다. 마이크로닉스 전원공급장치만 해도 5년 이상이 보통에 속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최대 10년 이상을 보장하는 제품이라면 평균적인 PC 사용 주기를 생각하면 평생 워런티에 가깝다. 더구나 전원이 공급되는 그 순간 단 한 번도 멈추지 않는 제품의 내구성이라는 점에서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확률로도 설명할 수 없다.

“마이크로닉스 슬로건을 설명할 때가 된 거 같아요. 우리 회사의 슬로건은 ‘최고를 고집한다.’ 입니다. 여기에는 품질에 대한 최고도 포함되어 있어요. 적어도 마이크로닉스 제품을 구매했을 때 투자한 비용 대비 더 나은 만족도를 안겨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를 좀 더 들어볼까요. 애플 제품은 혁신의 아이템이잖아요. 사용자에게 남다른 만족을 안겨주는 것인데, 우리가 다루는 제품은 PC에요. 이 제품은 혁신보다는 하나의 도구가 되기에 사용자가 도구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절대 문제가 없어야 해요. 한마디로 품질면에서는 단 한발도 양보하지 않는다. 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PC 업계의 산 역사 마이크로닉스
386 아재의 추억 속 그 브랜드
모바일로 통하는 00년도 Z세대도
선택하고 PC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의 소비 흐름에서 숨 쉬다.

386 PC를 용산에서 조립해봤던 ‘아재’ 연배에게 마이크로닉스 케이스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 어떠한 브랜드 대비 만족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유난히 부담되던 무게는 정석대로 만들었음을 알게 했으며, 10년이 지나도 견고한 내구성과 뒤지지 않는 편의성은 제품에 대한 높은 이해도 없이는 불가능한 옵션이다. PC 사용자가 원하는 요구를 충족하는 설계와 미려한 디자인은 지금 봐도 손색없기에 마이크로닉스는 세대를 이어가며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무릇 떠오른 PC 시장에서 한미마이크로닉스의 입지가 남다른 이유라면, 단 한 번도 안주하지 않은 노력에 있지 않을까! 하지만 마이크로닉스가 내다 보는 시장은 국내가 아닌 글로벌 시장이다. 매년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2016년 기준 컴퓨텍스 전시회를 시작으로 매년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시장에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기조를 해외 시장까지 수성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다. 제품 다각화 또한 이의 일환이자 글로벌 시장에 뿌리 내리기 위한 마이크로닉스만의 전략이다.

“한국 업체가 컴퓨터라는 아이템으로 글로벌 전시 외에 나간다는 것을 신기하게 보는 외국 바이어가 많아요. 컴퓨텍스만 해도 그래요. 국내관이 아닌 독립 부스를 개설하고 참가하는 경우는 드물었죠. 마이크로닉스는 글로벌 전시회에 매년 참가하고 제품을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선보여 왔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뤄낸 결실이 아니라는 거에요. 품질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양보하지 않았고, 지금은 글로벌 사용자의 눈높이를 맞추고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케이스를 예로 들면 금형부터 설계까지 직접 마이크로닉스 기술로 완성했다. 여타 브랜드가 해외에서 완성한 제품을 들여오는 경우가 허다한 이유는 오직 가격 탓이다. 파워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대만 그리고 중국 세 곳에 연구 인력과 생산 시설을 꾸려 전략적으로 제조하고 있다. 원가절감은 애초에 고려하지 않았다. 품질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작은 부품 하나라도 좀 더 좋은 것을 선호했다. 5년이라는 사후보증은 그래서 가능했다. 게이밍기어 아이템의 대표 격인 기계식 키보드는 기존 틀을 무너뜨리고 원점에서 고민했다.

“가장 불량이 많은 부분이 무엇일까?”를 시작으로 “키보드 위에 커피를 쏟으며, 혹은 컵라면을 쏟을 경우는?”이라는 극단적인 조건까지 다양하게 고민했다고. 사용 중 불량이 발생하거나 혹은 부주의로 망가뜨릴 경우 당연히 버리는 부품이라는 기존 편견에 전환점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던 시도였다. 그렇게 파악된 문제를 하나하나 보완했다. 좀 더 두꺼운 PCB를 적용하니 내구성이 높아졌다. 커피를 쏟는 문제는 방수가 되도록 설계하면서 해결했다. 여타 제품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부분에 주목한 이유는 오직 한가지다. “시장에 진입하던 당시 우리는 후발주자였어요. 늦은 만큼 제대로 된 제품을 선보여 사용자에게 평가받고 싶었습니다.”

22년간 한결같이 도전정신 하나로 지금의 위치에 오른 한미마이크로닉스. 2019년 한해 목표가 궁금해졌다. “당연히 올 한해도 열심히 입니다. 먼저 정직하게 제품을 선보일 거에요. 눈속임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죠. 정직한 제품으로 정직하게 시장에서 경쟁해서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제품이 되려 합니다. 두 번째는 시장에서 아무리 인기가 많다고 해도 남들이 다 하는 건 안 하려고 합니다. 마이크로닉스가 잘하는 분야는 정해져 있어요.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여겨졌고 그 분야에서 인정받기 전까지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은 품질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습니다. 제품 출하 과정이 정말 엄격해요. 크로스 체크는 기본이고요. 간혹 1차 제품과 2차 제품의 품질이 다를 수도 있어요. 더 좋아진다는 의미죠. 보통 제품이 좋아지면 가격을 올리는데, 마이크로닉스는 같거나 오히려 저렴해지죠.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대표적인 전원공급장치 중 하나인 클래식 파워도 그러한 제품인데요. 사후 기간은 5년으로 늘었고 제품 완성도는 더욱 올라갔는데 가격은 오히려 내려갔죠.”

가격 인상 근거가 확실한데 오히려 가격을 내리는 이상한 기업? 땅 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닐 터 마찬가지로 왜 그러는지 물어봤다. “지금의 마이크로닉스가 있게 한 것은 고객의 응원이에요. 클래식 파워가 베스트 셀러라는 입지를 다지게 해준 이면에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도 다름 아닌 한결같은 지지거든요. 충분히 누린 지지와 응원을 이제는 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더 좋은 품질에도 더 만족스러운 가격 정책으로 말이죠.”

더 개선된 제품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이상한 회사 마이크로닉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받은 지지를 되돌려줄지?”를 연구한다고 했다. 제조기업이자 서비스기업으로 사용자와 타협하려는 것이 아닌 정도를 걸으며 오롯이 제대로 된 평가만으로 성장한 기업.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우리 브랜드로써 해외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한국의 입지를 다져줄 그 날을 내심 기대해본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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