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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인 성장, 볼거리 없는 컴퓨텍스 ‘갈까? 말까?’

IT/과학/행사/취재

by 위클리포스트 2019. 4. 20.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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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엇박자 컴퓨텍스, 발길도 뚝!
[취재]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컴퓨텍스 2019




[2019년 04월 20일] - 한때 전 세계 언론이 주목했던 세계 3대 IT전시회였다. 그러던 행사가 명분도 취지도 목적도 묘연해지더니 오늘날 설 자리 다 내주고 간신히 명맥만 남았다. 전성기 시절 독일 세빗, 라스베이거스 컴덱스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굵직하던 대만의 컴퓨텍스는 IT 시장의 현재를 조명하는 무대이자, 동시에 하반기 선보일 제품 출시 전망을 진단하는 데 유일한 축제였다. 이러한 배경을 기억하는 이는 아직도 당시를 회자하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오늘날 ▲CES ▲MWC ▲IFA에 밀려나 자리를 뺏겼고 모든 면에서 예전 같지 않다는 푸념만 메아리처럼 반복되고 있다.

멀리 내다 볼 것도 없다. 당장 지난 2018년 기준 “볼거리가 없다.”라는 평가는 현장에서 들리던 주요 목소리 중 하나였다. 내년 참관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것에 토를 달기 힘들 정도로 급급한 구색 갖추기 재탕이 만연했다. 결정적으로 주요 브랜드가 당장 선보일 ‘신제품이랍시고 내세운 제품군’이 궁색함을 면치 못한 것은 신제품이 갖춰야 할 ‘새로움’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함에 따름이다.

물론 주최측이 공개한 자료만 보면 분명 수치상으로는 성장세를 기록함에도 다녀간 이의 체감이 그렇지 못하다는 엇박자 논쟁은 분명 시장의 니즈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한다는 방증일 터. 독자적인 행사에 나서는 다국적 브랜드는 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이를 필두로 컴퓨텍스 기간에만 나오는 정보를 접하고자 발길을 옮기는 움직임 또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자칫 이대로 지속하거든 행사 존립마저 흔들릴 거라는 존치 논란이 야기된 상태다. 매년 5~6월이면 테크/경제 전문지가 최대 1주일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해 왔건만 볼거리는 손에 꼽을 정도고 들썩거려야 할 메인 행사보다 키노트를 우선하면서 무릇 주객이 전도된 행사 논란에 불씨가 당겨진 상태다. 아니 그건 나의 착각일 뿐 활활 타오르며 분노 게이지만 높이고 있을지 모르겠다.

어느덧 컴퓨텍스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행사 주관사인 대만 타이트라가 바다 건너 한국까지 발길을 돌려 향후 계획을 공개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했건만 정작 이를 대하는 여론의 반응은 따갑다 못해 냉기가 감돌고 있다. 마찬가지로 수차례 지적하고 변화를 주문했음에도 매회 묵묵부답으로 외면하고, 한곳에 모아도 부족할 행사장을 버스를 타고 오가야 할 정도의 원거리에 나누어 배치한 것 또한 불편을 자초한 형국이다.

무릇 작년부터 새롭게 등장한 이노벡스 테마관을 보는 마뜩잖은 시선이 잊히지 않는다. 시류인 스타트업을 새롭게 편승시킨 것은 그럴 수 있다 해도 참신함이 넘쳐나야 할 아이템이 재미도 없고, 감동도 안기지 못했다는 점은 그저 찹찹할 뿐이다. 전 세계 스타트업이 삼삼오오 모여 경쟁력을 내세워야 할 무대에 지원받아 나온 국내 스타트업은 뭔 생각으로 나선 것인지 혹은 떠밀려 나온 것인지 의욕은 실종되었고 의지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얼굴을 내민 총 9개 신생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이름만 있을 뿐 정작 실무자는 현장을 이탈하거나 제대로 된 안내문조차 비치하지 않는 모습을 마주하니 ‘너희 왜 나왔니?’가 그렇게 물어보고 싶은 건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실상이 이런데, 올해는 더 잘하겠다고?
난강전시센터 제2호 신설로 더 넓어졌는데.
볼거리에 목마른 시장 니즈 충족할까?

타이트라 주장에 따르면 2019년 행사 키워드는 총 5개로 정해졌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블록체인(Blockchain) ▲혁신 및 스타트업 ▲게이밍 및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으로 현존하는 이슈는 죄다 무대에 올린 셈이다. 생식적으로 이들 키워드를 벗어난 아이템은 손에 꼽아야 할 정도로 희소하다.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게 포문을 활짝 개방해버린 의도다. 이렇게 까지 했는데 당연히 증가해야 함이 옳다.


당장 참가업체 수만 1,685개의 업체가 5,508개의 부스로 각축전을 예고한 상태다. 말 많고 탈 많던 이노벡스관도 전년 대비 3% 증가한 구성으로 참관객을 맞게 됐다. 이곳에 참여하는 한국 스타트업도 전년도 9개에서 올해는 10개로 증가했는데, 우리만의 경쟁이라면 그래도 덜 쪽팔리는 일인데 홍콩, 일본, 필리핀,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헝가리, 폴란드, 스웨덴, 브라질까지 총 11개 국가도 남다른 부심 드높일 구도가 연상되니 자칫 성의 없는 모습 두 번 반복했다간 욕먹기에 딱 좋은 십상이다.

따라서 수치로만 보면 분명 화두가 될 행사지만 역대 행사를 토대로 추정하건대 절대 말만 화려할 뿐 행동은 똑같은 모습을 그대로 답습할 거라는 점에 일단 100점 만점에 70점 걸어본다. 귀가 여간히도 따가웠던지 지적에 대해 대만 타이트라 측은 궁색한 변명을 일삼다가 ‘시간 관계상 행사 종료’를 선언했는데, 당시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재현하자면 행사는 늦게 시작했고, 덕분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질문도 제대로 안 받고, 인사말을 무려 20여 분 가까이하는 역대급 패기를 보였다. 참고로 그 모습에서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 학생들 모아 놓고 지루해하건 말건 기나긴 연설문 읽어 내던 교장 선생님이 연상됐다.

그렇다면 지난해 지원받아 참석한 스타트업의 만행은 무슨 연유일까? 코트라 관계자는 행사가 종료된 직후 본지 기자에게 지적한 부분에 대해 다음과 같은 해명과 동시에 올해는 문제점을 확실히 개선할 것임을 약속했다. “작년에는 코트라가 직접 관여한 것이 아닌 스타트업 관련 기관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을 위임받아 행사가 열렸다. 지적한 부분에 대해 내부에서도 충분히 공감한다. 올해는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가 함께 하며, 심사부터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확실한 의지와 계획을 보이는 스타트업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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