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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콘텐츠로 도배된 #스터디그램 ··· 부끄러운 현실!

IT/과학/행사/취재

by 위클리포스트 2019. 3. 1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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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CEO가 주목한 #스터디그램
청소년 울분 담긴 한국교육 현실 투영되다.




[2019년 03월 11일] - “요즘 왜 이렇게 광고 빨 안 나와?” 현장에서 페이스북을 향해 보이는 푸념이다. 도달률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거다. 적은 비용으로 괜찮은 효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옛말이 됐다. 마케팅 채널로써 명함 내밀기도 부끄러운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관심 밖이던 인스타그램이 주목받은 것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각적인 효과 두드러져 젊은 층 인스타그램은 과거 트위터의 열풍을 연상케 한다. #먹스타그램 #맛스타그램 #육아스타그램 #멍스타그램 #데일리룩 등 해시태그를 기반으로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이들이 주고받는 형태다. 보이고 싶은 것만 그럴싸하게 포장해 보이는 신세대 갬성(감성적이고 감각적인 콘셉트를 지칭하는 문화 코드)을 제대로 저격했다. 덕분에 연일 페북이 휘청거리며 주가 논쟁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인스타는 조용한 증가세를 달성했다고.


작년 12월 기준 일 스토리 게시물 비중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10대와 20대 대학생 이용자가 전체 이용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유독 두드러진 것이 인스타그램 측의 주장이다. 이의 배경에 자리한 것은 케이팝을 선두로 온라인 쇼핑몰과 연관한 콘텐츠다. 방탄소년단을 포함 해외에서 남다른 입지 다진 연예인이 인스타그램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한 셈이다.

동시에 그들 연예인과 팬 사이에서 ‘실시간 소통하는 플랫폼’이라는 가교 구실에 효과를 인정받으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인스타그램의 역할에 힘이 실린 것. 팬덤을 굳히는데 일조하고 팬과의 소통에 효과적인 도구이자 덕분에 연관한 지역에서 인스타그램 성장세가 유독 두드러졌다는 것. #케이팝 콘텐츠는 지난 2015년~2019년 까지 약 4년간 관심을 집중시킨 장르 중 하나로, ▲인도네시아 ▲미국 ▲브라질 순으로 증가세가 돋보였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 한국 첫 방문
“국가별로 다른 경험을 이해하고자 한다.”
그렇게 내세운 특이한 해시태그 ‘#스터디그램’
검색해보니 수능과 연관한 내용이 상당수

지난 10월 취임한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가 취임 후 첫 방문 국가로 한국을 선택하고 이날 행사에 참여했는데, 그가 연사로 나와 발표를 하던 중 대수롭지 않게 내뱉은 한국지역에서 주목된 해시태그 한 가지에 주목했다. 바로 ‘#스터디그램’이다.


요즘 직장인의 일과 후 교육 열풍에 연관한 것인가 싶어 검색을 해보니 해당 해시태그 상당수로 도배한 게시물은 고등학생으로 추정하는 연령대가 업데이트한 수능 현실에 입각한 콘텐츠 일색. 가장 학구열이 높기로 유명하고 치맛바람에 잠시라도 바람 잘 날 없는 교육 현실에서 시달리는 것은 다름 아닌 10대. 그 순간 떠오른 노래 한 구절이 있었으니, 바로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른 교실 이데아 되겠다.

매일 아침 일곱 시 삼십 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릿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막힌 꽉 막힌 사방이 막힌
널 그리곤 덥석 모두를 먹어 삼킨
이 시커먼 교실에서만
내 젊음을 보내기는 너무 아까워
- 서태지와 아이들 〈교실 이데아〉 中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까지 도합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존중받아야 할 독립적인 인격체를 기성 교육 안에 가두고 그들 개인이 지닌 개성은 깡그리 무시하고 틀에 박힌 기성 교육 프레임에 맞춰 깎아내는 그 형국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 정형화한 공산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다. 이 같은 배경에 기인한 해시태그 하나는 서두에 인스타그램이 설명한 “고등학생 및 대학생 이용자가 전체 이용자의 40%를 차지”라는 구절에 감춰진 진실이자 인스타그램으로 투영된 실상인 것.


물론 인스타그램 CEO가 취임 이후 한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고, 유독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을 이해하고 싶다.는 문구를 방문한 이유로 들었으나 그 설명에 얼마만큼의 진정성이 담겨있는지는 이날 행사에서 CEO가 보인 일련의 답변을 듣고 ‘깨알만큼도 없다’고 확신했다. 해시태그를 단지 키워드로 접근할 뿐 나오게 된 배경에 이해하려는 노력은 없었으며, 케이팝 열풍이라고 하니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와 촬영한 인증샷 하나가 전부다.


주요 이용자 분포도에 딱 들어맞는 핵심 해시태드 #스터디그램을 주목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케이팝이 인기라 하니 거기에 편승해 과시하고픈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전형적인 심리에 스스로가 고취한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3월 초봄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개학시즌이 된 만큼 비극적인 대한민국 교육도 더욱 나락을 향해 나아갈 시기다.

인스타그램이 주목하는 분야는
쇼핑 그리고 커머스
이들 시장에 크리에이터를 연계하는 것이 목적
국가별 요건과 특성에 맞게 접근

한편, 배우 김소현은 지난 2018년 한해 가장 많이 성장한 계정으로 인정받아 인스타그램은 이날 김 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 씨는 “인스타그램을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라 생각한다. 편하게 만나는 장소로 활용했다”며, “언어적으로 한계가 있기에, 영어로 번역해서 올리거나 팬이 올리는 게시글에 하트를 누르고 간다든지. 하는 식으로 표현한다.”라고 밝혔다.

한동안 시끄러웠던 인플루언서 탈세도 거론됐다. 아담 모세리 CEO는 “많은 인플루언스가 대가를 받고 홍보를 하고 국가별로 규제도 따르고 있다.”며, “법적으로 필요하다면 관련 툴도 제공하고 있지만, 모두 응하는 것은 아니기에 인스타그램 차원에서 국가별 규제는 자발적으로 준수해줄 것을 강조하는 것이 원론적인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채널 중복으로 어느 한쪽에서 이탈 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질문도 등장했다. 아담 모세리 CEO는 “인스타그램은 친한 친구와의 소통 도구로, 페이스북은 내가 아는 지인과 편하게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는 도구로.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공적인 플랫폼으로 등극과 같이 창구별 고유한 성격이 다르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사용자 감소 부분에 대해서는 박상현 페이스북코리아 홍보팀 부장이 직접 나섰다. “감소세라는 유려가 들리는데 내부에서는 감소세가 보이지 않는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부분이 아니라서 인정할 수 없다. 최근 페북 성장세가 예전 같지 않아 인스타그램이 빨리 성장하게 보이는 건 사실이다. 특히 주요 사용자층은 20~30대로 보고 있다.”고, 보도자료와 이날 CEO가 내세운 내용과 정반대의 기조를 새롭게 취했다.

언론사의 인스타그램 활용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페이스북 뉴스피드 도달률 하락에 따른 우회적인 질문이다. 인스타그램 측은 언론관 관련 구체적 지원 계획은 없으며, 인스타그램이 집중하는 부분은 크리에이터 부분이기에, 취재 스토리에 관해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쪽으로 관심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기자가 듣고자 했던 뉴스피드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은 우회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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