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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로 남긴 이문 대신 신뢰 쌓아 인연을 맺다’ 이선디지탈 정현수 대표

IT/과학/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18. 11. 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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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로 남긴 이문 대신 신뢰 쌓아 인연을 맺다’ 이선디지탈 정현수 대표
전국 매출 1위 찍던 청년, 10년 전 창업 후 전국 600여 대리점 지지를 얻다.




[2018년 11월 25일] - "동일한 제품을 주었을 때 누구보다 더 많이 팔 자신이 있습니다."

이유 없이 내세운 자신감이 아니다. 이름만 꺼내면 '아~ 그 기업' 하며 누구나 알아주던 대리점 지점장 출신 이선디지탈 정현수 대표. 게다가 전국 매출 1위라는 기록을 달성했던 그의 당시 나이는 30대 초반에 불과했다. 그야말로 초특급 승진을 거듭하며 오를 수 있는 최고점을 찍고 승승장구 하던 시기였던 것. 하지만 모두가 선망하던 자리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진 사퇴했다. 업계에서 그는 신화였고 따르던 직원에게는 선망하던 영웅과 같았기에 단호했던 결정을 모두가 의아하게 여겼다. 그렇게 딱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정현수 대표가 창업한 이선디지탈은 창업 첫 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지난 10년간 줄 곳 흑자 연속이다. 비법이 궁금했다. 돌아온 답은 대표는 대표일 뿐 분야별 전권은 오직 담당자가 쥐고 있는 특이성이라고. 굳이 감 나와라 배 나오라며 간섭하지 않아도 자발적이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 그제야 대표와 논의한다. ‘소신껏 해봐!’라며 윗사람 눈치 봐가며 일할 필요 없게 맡겨주는 이러한 조직에서 누가 일하기를 주저하랴! 자신도 영업을 해봤기에 영업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정현수 대표의 지론은 확고했다.

“실무 담당자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전 사업을 하기 전에는 저도 한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었어요. 내가 만약 실무자였다면 어떻게 판단을 했을까? 고민을 수도 없이 해봅니다. 기본적으로 유통회사이기에 거래처 관리가 중요합니다. 당장 눈앞의 물건 팔아 수중에 몇 푼 남기고 손 털자고 생각했다면 얼마든지 팔 수 있어요. 하지만 내 회사고 나의 삶터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욕심이 아닌, 더 멀리 보게 됩니다. 바로 파트너 관계죠. 지난 10년 이선디지탈이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30대는 세상이 내 발아래에 있어야 하지 않겠냐!”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력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나가라.
정말 그 한마디 마음에 품고, 성장한 정현수 대표


정현수 대표는 지금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할까? 물론 직장 생활에 뜻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부산에서 대학까지 나와서 한때는 호텔 경영을 꿈꿔왔던 그가 성공하기 위해 서울로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당시에 즐겨 보았던 잡지에 소개되었던 이의 배경이 서울이라는 것과 그가 눈으로 접한 모든 것의 시작점 또한 서울로 귀결되던 시기였다. 수도 없이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그래 서울로 가자’였다.


모로 가나 바로 가나 일단 서울부터 가자는 마음으로 상경해 발이 닿은 이곳 용산에서 정 대표는 뜻하지 않게 인생에서 전환점을 찾는다. 아르바이트로 재직 중이던 회사 회식 자리에서 “사장님, 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싶습니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본격적인 영업맨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다.

예정에 없던 영업을 하겠다고 나선 한 남자. 그렇다면 누군가를 만나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역할에 자신이 있었던 것일까? 답변은 절대 아니옳쇠다. “제 성격은 내성적입니다. 사람 만나서 말 꺼내는 것이 제일 어려웠던 사람이에요. 그래서 처음 시작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기억하는데 저의 첫 고객은 여자 사장님이 운영하셨던 회사였습니다. 자주 찾아가 인사하고 제품에 관해 이야기 하고 두 번 가고 세 번 가고 수없이 찾아갔던 것 같아요. 그분이 제게 첫 거래를 터주시고 제가 이 길을 가도 되겠다고 확신할 수 있게 도와주신 고마운 분이죠.”

첫 거래가 어려웠지 그 이후로는 거칠 게 없었다. 젊은 혈기 하나로 시장에 나선 젊은 청년 정현수는 넘기 힘든 벽을 허물고 모두가 인정하는 영업맨 정현수로 태어났고, 지금은 이선디지탈 정현수 대표라는 팻말을 달고 발 빠른 기질과 동물적인 감각의 조화로 약 30여 가지에 달하는 PC 관련 아이템을 전국에 유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물론 정 대표는 큰 어려움 없이 지금의 위치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이 이선디지탈에게 조건 없이 포문을 열었던 것은 아니다. 안정된 조직에서 떨어져나와 홀로 나만의 사업체를 차렸을 때만 해도 처음 서울에 올라와 영업을 배우던 그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굳은 결단이 필요했다. 지점장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오롯이 정현수라는 이름 앞에 이선디지탈이라는 타이틀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처음 서울에 상경했던 그 당시 그 느낌으로 시장에 한 발을 내디뎠다.


A 거래처는 모니터는 파는데, HDD는 안 팔고
B 거래처는 HDD는 파는데, 모니터는 안 팔고.
거래처의 특성을 간파한 전략 ‘선택과 집중.’


그렇다면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이선디지탈이 펴낸 핵심 전략은 무엇일까? 무려 30여 가지나 되는 제품을 취급한다는데 그 많은 제품을 전국에 있는 대리점에 공급하는 것일까?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닙니다. 거래처에 따라 제품이 달라요. 예컨대 모니터를 파는데 스토리지는 취급하지 않거나, HDD는 파는데, 모니터는 안 파는 경우죠. 거래처별로 선호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가장 잘 파는 제품을 공급해서 잘 팔 수 있게 해야지 취급하지 않는 제품을 공급한 들 그 제품이 잘 나갈 리는 없거든요. 쉽게 말해서 대리점별로 주력 아이템을 선택과 집중해서 공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취급하는 제품도 30여 가지에 달하게 된 것이죠.”

두 번째는 차기 먹거리 발굴에 누구보다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지금 잘 나가는 아이템의 생명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 그렇기에 늘 동물적인 감각으로 시장의 변화와 흐름을 예의주시했다. 오늘날 이선디지탈의 주력 아이템인 씨게이트 HDD, 벤큐 모니터, 라이트온 ODD가 그렇게 합류했고 최근 수요가 점차 증가 추세인 NAS 제품군에는 대만브랜드인 큐냅(QNAP)과 손을 잡았다. 물론 시장에 수요가 있더라도 정 대표가 세운 기준을 충족해야만 파트너로 합류할 수 있다.

다양한 NAS 제품군 중 유독 큐냅(QNAP)이어야 했던 이유가 궁금했다. ▲설계부터 생산까지 자체 공장에서 진행하기에 커스텀도 가능하지만, 시장 흐름에 따른 대응이 빠르다. ▲기업을 타깃으로 했기에 인지도가 낮은 것이지 OS와 UI가 경쟁사 대비 가장 우수하다. ▲기업에서 큐냅 브랜드를 찾는 것은 신뢰도가 우수하다는 방증까지 3가지를 손꼽았다. 여타 제품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이선디지탈이 취급하는 제품은 좋다는 의미 한 가지로는 부족하고 사용자에게 그 이상의 의미를 안겨줘야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제 1개월가량 남은 2018년 한해. 이선디지탈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연말임에도 또 한 가지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야심 찬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바로 SSD와 모니터 분야에서 좀 더 입지를 강화하는 것인데 가격 포지션은 보급형으로 정했다. 한 번 정한 분야라면 일희일비하지 않는 이선디지탈 특유의 추진력을 두 가지 아이템으로도 발휘해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이유가 있다. 지난 10년 함께해온 지금의 직원과 향후 10년 후에도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다.

“단순한 직급에 연연하지 않고 모두 나의 일이라고 마인드로 임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유통을 하는 우리에게 거래처가 하는 일 또한 똑같이 나의 일입니다. 물건을 공급하고 공급받고라는 역할로 선을 그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거래처가 커야지 우리도 커진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상생을 실현하는 회사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거창한 목표가 아닌 모두가 함께 같은 목표를 보고 나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선디지탈 정현수 대표. 인터뷰 마지막이 돼서야 그가 세운 사명에도 이 같은 바람이 깃들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선디지탈은 한자로 이로울 이에 베풀선이에요. 좋은 건 서로 나누어 같자라는 의미죠. 그러한 의미에서 무엇을 베풀어야 하나? 고민하다 보니 좋은 건 다름 아닌 이익이더라고요. 우리와 함께 하는 파트너와 이익을 나누고 부를 나누어 함께 잘 되는 것이 이선디지탈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정현수 대표와 1문 1답>


Q. 이선디지탈이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A. 우리는 유통회사다. 제조사에서 물건을 받아서 많은 곳에 유통을 하는 것이 역할인데. 지난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경험을 하면서 느낀 점은 그 누구보다 동일한 제품을 줬을 때 많은 사이트와 거래처에 배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대략 400~600여 곳의 거래처가 있다. 물론 같은 제품을 모두 취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다양한 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달라.

Q. 직원에게 자율적인 결정권을 지급하는 이유는 무언가?
A. 직원은 거래처에 영업을 나가는 사람이다. 결론은 기 싸움도 필요하다면 거래처에서 원하는 가격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이건 책임의 문제와도 같다. 자신이 가져갈 몫을 얼마만큼 포기할지는 알아서 결정해야 하는데 늘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설 수는 없다. 포기할 줄 알아야 영업도 거래도 오래갈 수 있는데 결정권이 없으면 늘 이겨야 하기에 거래가 성사될 확률이 낮다. 영업을 해봤기에 영업의 고충을 알고 있다. 결정권 지급은 당연하다.

Q. 장기 근속률이 꽤 높다고 들었다. 어떻게 되는가?
A. 지금까지 딱 한 명을 제외한 정직원은 입사 이후 함께 해왔다. 특출난 복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매년 종무식 할 때면 급여 인상도 중요하지만 오래 다니고 싶은 회사가 뭘까? 를 고민했고 해마다 한 가지 혜택을 늘려왔다. 회사가 잘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사람의 힘이다.

Q. 영업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이 있는가?
A.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말 한마디.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말만 번지르르하고 뒤로는 그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그건 영업 담당자로서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나가 약속한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물건을 잘 팔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영업이다. 영업 또한 사람과 사람이 함께 일하는 결과물이기에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지 신뢰가 깨지면 오래갈 수 없다. 한번 파트너는 평생 파트너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By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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