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04일] - “창업할 생각이 없었던 청년, 20년을 버텨내다 ”
IMF 풍파를 겪으며 20대 청년 시절에 비자발적 창업을 했다. ‘생존’은 비즈니스를 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됐고, 꾸준히 성장해 올해 20번째 생일을 맞았다. 외산 기술 일색인 서버이중화 시장에서 자체 기술로 실시간 이중화를 해내는 기업, ‘씨엠테스’ 주낙완 대표의 이야기다.
주대표는 정보관리기술사, 기술거래사, 국제기술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로 공공기관의 전문위원, 평가위원으로 일하며 후배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일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부채 없이 20년째 운영해 오고 있지만 정작 그는 차분하다. 창업가답지 않게 욕심 없이 지극히 현실적이고 신중한 경영 방향을 지향한다.
“남들은 씨엠테스를 견실한 기업이라고 말해 주지만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저는 이 이유를 ‘비즈니스 마인드의 부재’라고 진단하는데, 사기도 당해보고 믿었던 직원이 거래처를 빼가는 등 사업에서 겪을 수 있는 고난을 5년 내에 다 겪어본 것 같습니다. 많이 단단해졌죠. 이제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분명해졌습니다. 오래 가는게 중요하지 크게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어요.”
신중한 마인드, 철저한 서비스로 재탄생
주대표의 신중한 성향은 제품에 고스란히 녹아난다. 대부분의 랜섬웨어 대응 솔루션은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이뤄지는데, 프로세스가 중단될 경우에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된다. 씨엠테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펌웨어 기반의 기술을 개발해 프로세스가 원천적으로 보이지 않게 처리해 보안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했다.
서버 이중화 역시 강력한 차별화 요소를 갖고 있다. 데이터베이스는 무결성이 중요해 실시간(리얼타임)이 핵심 요소인데, 기존의 트랜잭션 로그조합 방식이 아닌 별개의 볼륨 간에도 동시에 Write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실질적인 리얼타임을 만들어냈다.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 큐냅과 협약해 하드웨어 서비스에도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주대표는 “데이터는 우리의 핵심이고 고객신뢰도가 중요하다”며 “장애나 고객 불만에 대해 빠른 대응을 해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 내부의 본질적인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씨엠테스는 핵심에 집중하는 것을 가장 중시한다. 화려한 UI나 디자인보다는 기능의 편의성과 강력한 보안성에 대부분의 역량을 집중한다. 주요 이중화 기능을 관리자가 윈도우 탐색기를 사용하듯 운영하면서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하드웨어 기종이 달라도 OS 복원이 가능하고, 데이터베이스 이중화와 백업을 동시에 지원한다.
자신만의 영역 만드는 것 중요해… 발전을 위한 노력 병행해야
하루에도 수많은 회사가 사라지는 IT 업계에서 씨엠테스가 강소기업으로 20년을 버텨온 비결은 무엇일까. 그다운 대답이 돌아온다.
“소프트웨어 시장은 중소기업이 공략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아요. 자본과 인력에서 큰 회사와경쟁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화된 시장을 만들어 우리만의 영역을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안 솔루션의 경우 점점 법제화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매년 4/4분기에 바쁜 이유가 공공기관과의 일을 진행하기 때문인데, 씨엠테스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템 자체에 있었다고 봅니다. 당연히 기술은 전제돼야 하겠죠.”
좋은 아이템이 전부라고 말하는 것과 달리, 씨엠테스는 성장을 위한 내부적 노력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워크샵을 진행하고 팀원들이 연구하고 느낀 점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성과급제를 시행해 성과에 따라 팀원에게도 수익을 지급한다. 이직이 잦은 업계임에도 직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4년을 넘고 엔지니어로서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IT 코리아’라는 책의 대표 저자이기도 한 주대표의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씨엠테스는 내년부터 다른 솔루션 회사와의 협업을 늘려갈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특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내려면 코워킹이 필수라고 판단한 주대표의 복안이다. 그는 “회사는 멈추지 않고 성장해야 겨우 평균을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술기업들과의 협업이 우리도 생각지 못한 작은 혁신을 만들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그렇게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낙완 대표와 1문 1답>
Q. 바쁜 일정 속에 평가위원 일을 병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A. 처음에는 대표이면서 기술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아 역제안이 들어와 돕는 마음으로 임했다. 일종의 민원처리반 같은 느낌도 있었다. 그러나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고 일을 도우면서 역으로 배울 점도 많더라. 공공부문이 IT분야의 지향하는 방향성을 알게 되면서 비즈니스를 위한 소스를 얻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시각도 생긴다. 일이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많이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꾸준히 하려고 하고 있다.
Q. 매월 워크샵을 하면 직원들이 싫어하지는 않나?
A. 강요하지 않는다.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강요로는 절대 성과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엔지니어는 적어도 1년은 배워야 하는 전문분야고 성장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문제의 원인을 알아내는 것은 결국 본인의 몫이고 회사는 노력하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잘 하려고 하는 사람은 최대한 돕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Q. 예비 엔지니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A.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가장 먼저 검색해보라. 들어가면 관심있는 분야에서 어떻게 성장할 수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잘 나와있다. 생각보다 좋은 자료가 많다. 적성에 맞춰서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꿈을 명확하게 가졌으면 좋겠다.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은 다르다.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해야 할지 아는 사람을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Q. 다시 IMF로 돌아가도 창업을 할 것 같은가?
A. 다시 할 것 같다. 씨엠테스가 큰 회사는 아니지만 노력한 것에 대한 성과를 받으며 살아왔고 사업은 확실한 피드백이 있다. 목표가 있었고 어느 정도 이뤘기에 성취감도 갖게 됐다. 직장인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종류의 감정이다.
Q.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해줄 말이 있을 것 같다.
A. 저질러보라고 말하고 싶다. 단, 충분히 고민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저질러야 한다.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 창업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금방 판가름나니 너무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술의 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인적 준비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협의해야 할지를 미리 준비해 둬야한다. 큐냅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유도 장애에 대한 빠른 개선과 대응 체계를 지원해줘 내부 리소스를 대폭 줄여줬기 때문이다. 사업은 시간이 돈이다. 낭비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By 김신강 에디터 shinka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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