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김현동 에디터 cinetique@naver.com
[2017년 10월 15일] - ‘모발 모발~’ 외치던 이덕화 씨가 괜스레 떠오른다. 드라이기를 손에 들고 있노라면 ‘여자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편견이 여전하다. 남자에게 드라이기란 유닉스에서 나오는 제품 할인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것도 감지덕지로 봐야 할 정도로 하찮은 존재에 머물고 있다.
그 정도로 관심 밖 제품일진데 하늘 높은지 모르고 도도한 몸값 자랑하는 드라이이가 있다고 하니 관심을 안 가질 래야 안 가질 수가 없겠더라. 브랜드나 알고 보자는 마음에 찾아보니 바로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해 난리가 난 바로 그 브랜드 다이슨이 등장했다. 한간에는 외계인을 납치해 제품을 개발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렸던 회사인데, 다이슨 제품은 기존 제품과 확실히 달라도 너무 다른 기술이 그 이유다.
이 글을 쓰게 만든 다이슨 헤어드라이기인 슈퍼소닉은 다이슨의 기술을 대중에게 자리하게 한 대표적인 모델이자 청소기의 명성을 다시 부각하게 한 효자 모델이기도 한다. 특히 다이슨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날개 없이 불어대는 바람인데, 슈퍼소닉 또한 날개란 것이 없다. 뭐 세상 모든 드라이기가 날개는 없기에 그게 뭐 다수냐 할 수 있겠다만
이 제품은 다이슨 선풍기의 축소판이다. 고로 그러한 이유에서 날개가 없다는 의미다. 여타 제품은 안에서 바람을 일으켜 강제적으로 배출하는 원리다. 아주 성능이 우수한 모터가 바람을 아주 여~열심히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다이슨은?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서 언급할 테지만 그 원리가 참으로 오묘하다.
날개가 없다는 건? 어린 시절 행여 선풍기 날개에 손가락 넣어 귀한 자식 다칠까 노심초사 망까지 둘러놨던 부모의 마음이 떠올랐다. 그 덕분에 다이슨 제품은 아기가 있는 가정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고 덕분에 엄마들 사이에서 참말로 매력적인 가전으로 그 이름 당당히 오르는 호사도 한 몸에 누렸다.
다 좋다.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확실하다. 비싸도 너~ 무 비싸다. 열이면 열 동의하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로 다이슨 제품의 높은 몸값은 유별나다. 게다가 할인 판매 행사도 없다. 비단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닌 외국에서도 같다. 그런데도 여전히 제품은 불티나게 팔린다. 그러한 브랜드의 드라이기라? 잘한 짓인지는 모르겠다만 남자도 끌렸다. 모름지기 남자는 머릿빨이~ 생명이라지!?
# 5만 원짜리도 있는데 50만 원짜리를 사?
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다. 5만 원 미만 몸값 자랑하는 제품이 허다한데 그 보다 열 배나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즉 실제 시중 판매 가격은 50만 원이라는 말씀. 저렴하게 구매한 들 그게 49만 8천 원인데, 송료 더하면 어차피 50만 원을 가뿐하게 넘기는 드라이기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다들 먹고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그 말이 영혼 없는 푸념이구나로 오징어 만드는 다이슨 드라이기는 그러한 지적을 감수할 만큼 만족감이 남다르다.
먼저 제품을 이해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베르누이 원리다. 생뚱맞은 원리에 머리가 아플 진데, 이 원리가 주로 쓰이는 현장은 공항이란다. 비행기가 하늘에 뜰 때 엄청난 바람이 날개를 타고 흘려가야 하는데 이때 베르누이 원리로 기압차를 인위적으로 만들고 공기의 유속이 빨라지는 효과가 덤으로 생긴다. 이 원리를 그대로 선풍기와 드라이기에 옮겨놨는데 그 덕에 공기의 흐름이 까리해진다고.
그래서 좋은 점이 뭐냐고? 가장 중요한 것이 버퍼링이다. 인위적으로 만든 공기의 흐름은 매끄럽지 않다. 장시간 선풍기 앞에 있으면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이 바로 이 때문이다. 다이슨 제품이 추천되는 이유는 이 점에서 벗어난다.
그렇다면 이 원리가 드라이기로 옮겨 탈 경우에는? 자연스레 모발이 그 혜택을 누리지 않겠나! 백날 머리에 영양 크림 바르고 보습하고 그래도 갈라지니 별짓을 다 하는데, 기존 드라이기는 머릿결을 손상하는 데에도 일조했다. 그게 눈으로 확인이 안되서 뭐라 설명할 길은 없다면, 여하튼 그렇다고 한다.
# 털털한 당신의 모발~ 관리는 왜 안 해?
그러한 이유로 드라이기가 다 같은 드라이가 아니던가! 할 수 있겠다. 머릿결이 상하는 이유에는 적당하지 않은 온도도 한 가지 이유다. 제조사 측은 내장된 프로세서가 온도를 지능적으로 제어하고 그 결과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내세웠다. 어째 가격 오르는 소리로 들리는 건 못 된 심성 탓일까? 드라이기에 뭣이 중헌디 프로세서를 장착혀! 필시 프로세서 입장에서는 하필 드라이기에 내가 입양되다니 라며 격 떨어지는 소리라 하소연할 거다.
온도는 총 4단계, 바람 속도는 총 3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바람의 흐름 또한 자연풍에 가까운 데다가 풍부한 바람 흐름이 건조 효율을 높이니 자연스럽게 모발의 손상도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제품에 들어가 있는 총 3가지 헤드가 그러한 이유에서 제공되는 거라.
▲ 넓고 부드러운 바람 - 스무딩 노즐 ▲ 스타일링을 위한 바람 - 스타일링 ▲ 모발과 두피를 자연스럽게 건조 - 디퓨저까지 용도에 따라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자동차 브랜드 H사는 원가절감을 위해 있는 것조차도 없애는 상황인데 다이슨은 오히려 늘려놨다.
하지만 3가지나 되다 보니 번거롭다는 편견이 나올 수 있겠다. 이 점에서 문제의 여지를 줄여야 했는지 그 불만을 줄일 대안을 장착과 탈착에서 찾아냈다. 억지로 끼우거나 나사 방식으로 돌리는 불편함 대신 마그네틱을 이용해 가까이 대면 ‘착’ 하며 붙게 했다. 흡사 그 모습이 애플 노트북에 어댑터 연결하는 것을 연상시켰다. 편해도~ 너~어무 편하다.
# 문제는 청소! 그래도 바람을 흡입하지 않던가!
아무리 천하의 다이슨 일지라도 완벽할 수만은 없다. 드라이기의 원천적인 구조를 살펴보면 바람이 유입되는 부분을 통해 각종 털이 유입될 수 있다. 앞에서 뒤로 나가는 거라면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이슨은 그 바람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기에 먼지가 유입되면 성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그 점에서 필터를 기본으로 부착해 먼지가 걸리게 해놨고 사용 후에는 청소가 필요하다. 50만 원짜리 드라이기 일지라도 결국 손이 가는 부분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존 드라이기는 뒤쪽 흡입구에 각종 머리카락이 들어가 내부에서 얽히는 치명적인 문제가 도사린다. 여성의 경우라면 1년 조금 넘게 사용하면 안쪽에 각종 ‘털’이 걸려 결국 드라이기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는데 정성을 다해 청소하면 다시 살릴 수 있는 드라이기 일지라도 그 꼴이 너무 흉해 결국 쓰레기장으로 직행한다. 다양한 가정이 매년 화장실에 걸어 둔 드라이기를 교환하며 경제 부흥에 일조하는 방식이다.
다이슨 슈퍼소닉(Supersonic) HD-01 DC 헤어드라이기
색상 : 아이언 / 핑크 (택1)
크기/무게 : 245x78x97mm / 567g
소비전력/소음 : 1,600W / 77dBA
결과적으로 본다면 참말로 신통방통한 드라이기다. 비단 바람을 특이하게 쏜다는 것을 떠나 바람 온도를 제어 하고 바람의 품질을 3가지 노즐로 변형할 수 있는 데다, 이 제품의 가격이 무려 50만 원이 된다는 점 또한 사람을 놀라게 한다. 그러니 어떻게 평범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대충 사용하다가 때가 되면 버리고 다시 사는 용자의 모습을 답습할 수 있을까! 행여 운빨이 다해 고장이 나도 어떻게 든 고쳐 사용할 궁리하는 것이 극히 자연스럽게 보일 제품이라는 거다.
바로 다·이·슨 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특별함은 그렇게 사용자의 주머니를 공략했고, 심기를 흔들었으며, 매일 아침 머리카락의 품격을 8성 호텔급 안락함으로 품어주어 드높이는 효과로 승화됐다. ‘우엥~’ 하는 오묘한 동작 음과 함께 상쾌한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다이슨 슈퍼소닉 헤어드라이기. 머리 말리는 그 순간에도 카타르시스를 쾌감 하게 만드니~ 보다 ‘정력’적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 누가 뭐래도 이러한 모습이 바로 다이슨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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