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법부수장' 김용준 정계 입문 두고 '비난 여론' 들끓어
'사법부 수장들' 대선 캠프로…그간 판결마저 '공정성' 논란
- "대통령보다 높은 헌법·사법 최고 권위…자중해야"
- "최고 법관인 헌법재판관은 마지막 자리여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사법부 최고위직 출신의 정계(政界) 입문을 두고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을 두고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성토와 함께 사법부의 최고위직을 지낸 '사법부 수장들'이 정치권에 줄을 댓다는 비난 여론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온라인 상에서 누리꾼들은 이들의 정계 입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김용준, 헌법재판소장이었다는데, 국가가 국민이 준 명예를 헌신짝 버리듯 하는 행태에 우리 나라에 과연 사법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런지 걱정이 된다"며 실망감을 드러냈고, "김용준, 정치판 가운데 서다니. '헌법재판소'의 위신은 뭐가 되며, 전직 '헌법재판소장'의 체모(體貌)는?"하며 씁쓸한 마음을 나타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용준 전 헌재 소장이 새누리당 선거 관련 지위를 갖고 참여한다. 나는 사법의 독립을 지킬 의지가 없는 이들이 사법의 최고위층 자리까지 올라가는 구조가 사법불신을 키운다고 생각한다. 결국 정치와 사법체계"라며 사법부의 미래를 걱정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그간 판결을 두고 '어떤 정치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를 두고 김 전 헌재소장의 박근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한 11일 당일 판사 출신으로 우리나라 첫 여성 법무부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법관을 하고 헌법재판소장을 하고 선거캠프 가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고 소견을 밝혔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야 좋아하는 분들이지만 그 직위(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헌법과 사법의 최고 권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대통령보다도 높기 때문에. 자중해야지 함부로 쓰여서야.."라며 일침을 가했다.
강 변호사는 또 "정치가 모든 영역을 쥐고 흔들며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는 박정희 패러다임의 폐해. 심지어 대학마저도 정권 눈치보고 정부비판 못하는 사례"라며 씁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전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이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에 대해 잇따라 비판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같은알 광주고법 산하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영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그렇게(박근혜 후보 캠프) 옮겨 상당히 충격적이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최소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등 사법부 최고위 직을 지냈으며 조금더 도덕성이 요구된다. 사법부 수장들이 정치권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한탄을 했다.
이에 앞서 판사 출신인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최고 법관인 헌법재판관은 마지막 자리여야 한다. 그래야 사법권 독립과 엄정한 재판이 가능하고 다음 자리가 예정돼 있으면 소신있는 재판이 불가능하다"고 지적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2일 "최고 헌법수호기관의 수장이었던 분이 헌법파괴세력 후예의 품에 안긴 행보에 안타까운 마음이다"며 "만일 침묵을 고수한다면 국민들은 가치보다는 대세만을 앞세운 분으로 평가할 것이며 존경할 만한 법조인 또 한 명을 잃었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헌법재판소측은 "퇴임하신 분이라 뭐라 입장을 말할 수 없다"며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의 처신과 관련해 입장표명을 자제했다.
이날 논란의 당사자인 새누리당 김용준 공동선대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안보를 공고히 하겠다는 확신, 국민통합에 대한 소망 그리고 국정경영능력을 볼 때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16과 긴급조치에 대해서는 "평생 법조인과 재판관으로만 근무했기 떄문에 정치적 문제에는 식견도 없고 말씀드릴 능력도 없다"며 "5·16에 대한 평가는 벌써 40~50년이 지나서 어느 정도 학계나 정치가들에 의해서 좋든 나쁘든 평가가 이뤄진 걸로 안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해 더 이상 말씀드릴게 없다"면서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