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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리스크에 시동 꺼진 타다. 안에서 새던 바가지, 밖에서도 샜다.

경제/인터뷰/칼럼

by 위클리포스트 2020. 4. 1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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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새던 바가지, 밖에서도 샜다.

[기자수첩] 이재웅 리스크에 시동 꺼진 타다.




[2020년 04월 11일] - 한결같이 독선적인 선택과 판단. 일관성 있었습니다. 고심했던지 매번 느릿느릿한 선택. 하지만 극단적인 결단은 시장에서 늘 반대 의견에 좌초되기 연거푸였죠. 그때마다 한 결같이 시장이 정치권이 사회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다며 탓에 열을 올렸습니다. 분명 편했다는 건 인정합니다. 위치가 어디였건 간에 부르면 오고 가자면 가고. 결제도 편리하게.

하지만 그건 젊은 사람들 의견이고 나이 든 사람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스마트폰 문맹이라 불리는 이에게 타다는 그저 기존 택시보다 불편했고 복잡했던 운송수단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타다는 그조차도 묵살해버렸죠. 우리 서비스는 혁신이라는 것에만 늘 초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렇듯 타다는 편중된 서비스가 젊은 층 선호를 등에 업고 일순간 대안 승차 서비스로 급부상합니다.

하지만 결국 4월 10일 자를 기해 간신히 돌아가던 엔진도 시동이 꺼졌습니다.

의견은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타다는 정말 좋은 서비스였고 시대를 앞선 서비스라는 거고. 반대로 기존 택시 서비스 권리를 침해하며 성장해야 하는 기형적인 서비스라는 거죠. 인제야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둘 다 해당합니다. 타다는 이미 우리가 인식하던 택시를 대체하던 수단으로 성장했습니다. 타다도 적잖이 의식했습니다. 택시보다 친절하고, 택시보다 안전하고, 택시보다 정확하게 라는 것을 적잖이 어필했으니까요.

그렇다 보니 충돌이 불가피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다가 아녔습니다. 좁은 차 한 대가 삶의 터전인 택시를 상대로 비신사적인 태도로 임했고, 타협이 아닌 강압적인 세력 확대를 꾀하는 순간 예상하던 문제가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참고 억누르던 그들 노동자의 분노가 표면화되었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고도 발생하면서 집단행동도 불사하던 택시를 상대로 타다는 죄송하다는 말 한번을 하지 않았죠.

그저 신사적인 척 택시의 기득권 사수에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타다의 자세였습니다. 시대를 앞서 나가는 스타트업이라는 허울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요즘 세상에 중학생도 나서는 스타트업이 벼슬도 아니고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경우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치권을, 그리고 이 나라 근간을 흔들며 성토하는 태도는 타다의 명을 재촉했습니다. 쉽게 말해 미운털이 제대로 박혀 더는 우회할수록 그렇다고 협의하기에도 늦어버린 상황을 자초한 겁니다.

타다는 극단적인 자세로 늘 임했고 서비스 종료도 극단적으로 했습니다. 그리고 채용한 드라이버를 상대로 일방적인 계약 종료를 선언하면서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사실상 인질극과 다름없었습니다. 우리 서비스 종료는 다수 노동자에게 피해가 갈 거다. 그러니 양보해라! 라는 식의 무책임한 메시지를 던진 것인데요. 그 무렵은 이미 여론도 등을 진 상황이라. 실효는 없었습니다.

VCNC 박재욱 대표는 생각과 힘을 쏟았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합니다. 환경도 안 되었고 여력도 안되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타타법 국회 통과로 모든 것이 일순간 정리되었다며 하소연합니다. 하지만 이제서야? 라는 단어가 번뜩입니다. 해명은 박 대표가 아닌 이재웅 대표가 나서야 합니다. 판을 흔들어 버린 것도 이 대표 책임이고, 잘 나아가던 분위기를 급랭 한 것도 이 대표 책임에서 한발 물러날 여지가 없습니다.

취합하자면 타다의 고립된 현 상황은 이대용 대표가 자처했습니다.

이쯤이 되니 카카오가 대단하게 보입니다. 금융을 성사시키기 위해 금융권을 포용했고, 카카오택시를 살리기 위해 정치권이 요구하던 조건을 최대한 수렴했습니다. 면허가 필요하다고 하니 면허를 사들여 기존 시장 질서를 존중했습니다. 남의 밥그릇을 맨입으로 빼앗지 않고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신고식도 따끔하게 치른 겁니다.

그러하니 인정할 수밖에요. 반면 이재웅 대표는 시장 질서를 흔들고 괴물 보듯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관행 혹은 관습이라 여겼을 겁니다. 관행 혹은 관심이 무조건 잘못된 걸까요? 약간의 부당함도 있었겠죠. 그렇다고 당장 이거 해달라 당장 저거 해달라 라는 건 기업 오너가 사업가가 해서는 안 될 자세입니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최상의 방법과 선택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능력. 그게 바로 사업가가 갖춰야 할 능력이자 그랬을 경우 모두는 인정하고 진정한 오너라며 인정할 겁니다. '저 사람 예나 지금이나 거물일세~' 라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재웅 리스크는 자신의 능력에 바닥을 드러냈고, 대중적 인지도까지 추락했습니다. 기업도 동시에 좌초시켜 결국 문을 닫게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한 마디만 첨언하겠습니다. 사업은 SNS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재웅 대표의 방식은 SNS로 찡찡거리던 것 외에는 생각이 안 나서 말이죠. 다른 거 또 한 거 있나요? 행동하지 않고 입만 움직이며 남 탓하기에 바빴으니 보는 사람의 답답함은 처음에는 호응했으나 나중에는 저러니... 회사가 이렇게 됐지. 라는 말이 나오고야 말았습니다.

뒤늦게 전면에 나선 박 대표는 이 대표가 싸질러 논 치우느라 적잖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타다의 적은 바로 내부에 있었습니다. 아군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않았습니다. 타다 베이직은 그렇게 세상에서 잊힐 테고 이제 프리미엄 하나 가지고 살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아예 정리하는 것도 수순이 되겠지만요.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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