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4월 15일] -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을 중시하는 시대상 탓에 스피커가 차지하는 위상은 갈수록 하락세다.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음향 한 번 들어본 경험 전무한 탓에 스마트폰 스피커 음질을 두고 ‘우아~’ 감탄사 내뱉는 사용자도 널렸다. 아무리 발로 만든 스피커라 할지라도 스마트폰 대비 나은 품질은 절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런데도 더 상급이라 우겨도 되는 것은 간사한 ‘기교’가 자아낸 환상을 마주하고 ‘더 좋다’는 확신에 신망이 두터워진 결과다. 잘 들리기만 한다면 똥이든 된장이든 개의치 않는 사용자에게 더 나은 스피커를 소개하려는 노력이 부질없을 수 있다. 그 점에서 본 글은 호불호가 첨예하게 대립할 여지가 충만한 글이라는 설명부터 먼저 밝힌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외형 지닌 JSD R50SE는 스피커가 홀대받는 혼란한 세상 틈타 도도한 몸값 내세우고 존재감 내세웠다. 흡사 마이크를 연상케 하는 오묘한 분위기 풍기는 이유로 친절한 설명 생략하고 덜컥 제품부터 마주한다면 필시 마이크라는 오해 사기 딱 좋은 형국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두고 현대인은 레트로의 부활이라는 설명 곁들어 뉴트로라는 신조어를 꼽았다.
오래전 분위기를 그대로 복원하고자 각별히 공들여 분위기만 수성한 것에 그쳤다면 연변 표현 그대로 ‘별볼일 없슴다’ 말 나올 게 십상이지만, 그게 아닌지라 내면은 더 나은 기능이 농후하게 담겼으니 미래와 과거의 절묘한 조화라는 색다른 발상에 무릎을 ‘탁’ 치게 한다. 동시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끼지 않은 크롬 도금 덕에 금속 분위기 풀풀 풍기지만 사실 플라스틱 소재로 구현한 효과라는 것 또한 노린 바가 있으니 가능한 모습이렷다.
그 점에서 외형적인 조건만 아우른다면 ‘과연, 제대로 된 소리나 들려주겠어?’ 의구심 짙게 남는다. 반면 벌써 두 번째 제품이라는 포인트는 이 제품의 완성도에 기대를 거는 요소다. 전작의 후광이 새로 등장한 제품으로 이어졌을까 싶은 기대 반 의심 반 심리랄까! 한 번 만들어봤으니 두 번째 제품은 달라도 분명 달라지리라는 것에 조금 더 베팅을 해보는 까닭에 기대심리는 전작과는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높다. 물론 이도 저도 아닌 디자인만 남다른 개성‘뿜뿜’ 풍겼다면 분명 실망이 더 클 게 분명하다.
지미스튜디오디자인에서 선보인 두 번째 작품 R50SE 블루투스 스피커는 지난 2014년 선보인 R50을 원형으로 삼았다. 제조사에서 제시한 설명을 그대로 차용하자면 1세대 대비 출력은 약 10% 높아졌고, 블루투스 기술력 향상으로 듀얼 스테레오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 왼쪽과 오른쪽을 스피커에 나누어 출력하는 기술로 블루투스 4.0부터 가능해진 특징이다. 스피커를 선보이던 여러 중소 브랜드가 이 기능 구현을 목표로 하다가 상용화 기점에서 포기한 사례가 다분하다. 소니에서 선보인 블루투스 스피커가 최대 5.1채널까지 구현한 것이 지금까지 화자 되는 건 채널을 분리하는 것에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두 번째 포인트는 불필요한 진동 억제 설계다. 협소한 내부에 새틀라이트 스피커 2개를 배치했다. 워낙 작은 제품인 탓에 다른 방도가 없었을 터. 그렇다 보니 울림을 그대로 둘 경우 균형이 깨지는 문제를 예상할 수 있다. 동시에 미세한 소리 구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닛 간 진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예민하지 않다면 대수롭지 않을 일이겠지만 몸값이 남다르기에 그대로 뒀다가는 욕먹기에 십상이다.
남다른 발상 덕분에 자동차에서 해결책을 찾았단다. 미션과 엔진의 떨림을 현격히 낮추는 댐퍼 원리인데, 케이스와 스피커가 닿는 중간에 고무를 삽입해 떨림을 잡은 거다. 물론 그 점에서 우려도 들린다. 고무라는 소재가 온도 차에 예민해 탄성이 일정치 않고, 지속한 압력이 가해지는 환경이라면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평생 쓸 스피커는 아니지만, 이 또한 적잖은 투자 비용을 떠올리면 무시할 수 없다.
마지막은 매우 견고한 스탠드다. 금속 재질 스탠드를 도입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과거 오디오 스피커 바닥에 대리석을 배치하던 원리는 여기에 응용했다. 외부 진동이 스피커의 미세한 떨림을 방해하는 것을 막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스피커 떨림이 책상을 타고 잡소리를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그렇다 보니 단점은 분명하다. 휴대하기 몹시도 부담된다. 물론 가벼운 스탠드도 제공하나 멋이라는 측면까지 종합하자면 아무래도 긴 형태가 더 바람직하다.
구성은 아주 단순하다. 본체 하나에 금속으로 만들어 무겁고 망치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튼튼한 스탠드(롱타입, 숏타입)가 전부다. 별도 전원부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충전단자와 같은 마이크로 5pin은 사용 편의성과 직결되는 옵션이다. 바디 재질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견해상 아쉽다. 보통 스피커가 안아 꽉 찬 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저음에 중요한 통울림에 유리하고 단단하고 정제된 소리 구현에 유리한 이유다. 저가형 스피커에서 밀도가 낮은 목재 혹은 품질이 낮은 MDF 도입을 우려하는 것은 전 영역대에서 발생하는 울림이 잡소리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R50SE가 선택한 소재는 플라스틱이다. 아무래도 저음 구현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꽝’을 예고한 형태다. 예측했음에도 저음을 담당할 서브우퍼를 고려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 어설프게라도 저음을 구현할 것인지? 혹은 음향 구현을 특정 주파수 대역에 최적화할 것인가? 선택은 제품 완성도와 연관하기에 제조사에서는 어떤 식이든지 고민이 필요했을 거라 본다.
플라스틱이라고 무턱대고 ‘문제’라는 주홍글씨를 씌울 수 없다. 음향 장비에 사용해도 문제없을 견고한 소재를 차용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느껴본 많듬세만을 토대로 분석하면 경고한 형태보다는 사출하기 편한 형태. 즉 미려한 디자인적 요소 충족을 우선하다 보니 도입한 결과에 손을 들어본다.
고만고만한 블루투스 스피커 3종
보고, 듣고, 체감한 후 내린 결론
참고 자료만으로 활용하시라.
어떤 제품 고를지 판단은 그대의 몫
고전적인 디자인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블루투스 스피커로 승화시킨 JSD R50SE. 하지만 받아들이는 시장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소비자 판매 가격은 약 25만 원. 비슷한 가격대 제품 중에는 누구나 들어봤음직 한 BOSE와 JBL이 포진하고 있는 데다가, 더 저렴한 제품도 널렸다. 게다가 인지도에서 현격히 뒤지는 까닭에 ‘그럴싸’에 목숨을 거는 한국인의 사치 성향을 고려하면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 백만 원짜리 제품에서나 느낄 수 있는 폭풍 감동을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수다. 하지만 25만 원이라는 숫자에 담긴 의미에는 엄연히 적잖은 비용 투자가 선행하는 것임에 사용자의 구매를 유도할 호기심을 얼마나 끌어내고 동시에 얼마나 충족하냐가 승패를 좌우하는 기준 되겠다.
구분 | JSD R50SE | BOSE SoundLink Mini2 | JBL PULSE3 |
구성 | 1.5mm 드라이버 x 2 싱글 패시브 라디에이터 |
미표기 | 40mm 드라이버 x3 듀얼 패시브 라디에이터 |
주파수대역 | 미표기 | 미표기 | 65Hz ~ 20kHz |
특징 | 스테레오 페어링 | 알루미늄 바디 | IPX7 방수, LED, 블루투스 4.2 |
사용시간 배터리 용량 |
7시간 1,500mAh |
10시간 미표기 |
12시간 6,000mAh |
무게 | 340g | 670g | 960g |
판매가격 | 24만 5,000원 | 25만 9,000원 | 24만 9,000원 |
기왕 말 나온 김에 비교될 만한 수준의 잘 나가는 스피커 2종 포함 총 3종을 두고 비교해봤다. 사운드링크 미니2와 JBL펄스3 제품으로 이 또한 업그레이드가 이뤄진 조건까지 감안할 때 제품 간 출시 배경은 거의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스펙만으로 현격히 드러나는 차이라면 중량이 대표적이다. 가장 무거운 JBL 블루투스 스피커는 1kg이 되기에는 40g이 부족할 뿐이다.
셋을 비교 선상에 두고 휴대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썩 휴대하기 유리한 조건은 아니다. 단연 돋보이는 무게는 R50SE가 340g에 불과하다. 1/3수준은 삼겹살 한 근을 약간 웃돌며, BOSE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운 670g이다. 가벼운 것은 좋으나 무거운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소리 구현에 필요한 소재 탓이다. JBL은 상대적으로 구경이 큰 드라이버가 BOSE 제품은 무게감이 있는 알루미늄이 주요 원인이다. 그 점에서 R50SE가 유달리 가벼운 이유를 유추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BOSE SoundLink Mini2 - 고급스러운 디자인 콘셉트
강점 - 시네마에 특화한 세팅. 중저음이 낮게 깔리고 전면으로만 직진하는 음향 특징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벽을 뒤로하고 제품을 비치할 것을 추천한다. 전 세계 언어(음성) 안내가 이색적이며, 심지어 배터리 잔량까지 음성으로 안내(버튼을 길게 누르면 음성, 짧게 누르면 기능)한다.
단점 - 조작 편의성은 다소 불편하다. 심지어 제대로 된 조작 설명서도 전무하다. AUX와 블루투스 연결 시 블루투스에 우선권이 주어진다. 따라서 페어링 해제해야만 AUX 모드로 전환된다. 버튼으로 모드 전환할 수 있다.
총평 : 삶의 여유가 있는 사용자 혹은 기분에 취하고 싶은 사용자에게 추천하는 제품이다. 평수 넓은 거실에서 싱글몰트 위스키 한잔 마시며 끈적한 느낌 농후한 음악 깔리고 싶다면 단연 추천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랄까! 그 점에서 연령대를 굳이 지목하자면 40대 이상 전문직에 종사하는 싱글 남성에게 어울린다.
JBL PULSE 3 - 젊은 취향 제대로 저격한 LED 콘셉트
강점 - AUX와 블루투스 동시 연결 시 자동으로 전환 (블루투스 우선)하기에 사용자는 연결 방식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사용하면 된다. 블루투스에 대해 지식이 전무한 사용자라도 거부감 없는 조작 편의성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LED 효과는 듣는 즐거움 외의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며, 파티 또는 분위기 전환용 스피커가 필요하다면 이보다 더 나은 선택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의 비주얼을 지녔다.
단점 – 야외 사용에 최적화한 세팅 값(추정)은 실내에서 사용하는 오히려 문제가 됐다. 특히 AUX 연결해 사용할 경우 입력 음량을 낮게 세팅한다면 계속 끊기는 문제가 두드러졌다. 물론 음량을 키우면 정상으로 동작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크게 들어야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실내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다. 즉 혼자 사는 원룸족 이나 오피스텔에서 잔잔한 음악 틀어놓고 분위기에 취하고 싶은 대상이라면 이 제품은 인연이 아니다.
총평 : 넓은 환경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단연 분위기 업 시키는 데 최고의 제품. 제품 특성상 방수는 기본이기에 연일 우중 환경이 곳에서 사용할 스피커가 필요하다면 JBL을 걱정할 필요 없는 최상의 선택이다. 360도 무지향은 어떠한 방향에서 청취해도 균등한 음원 청취를 보장한다.
RS50Se – 레트로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제품
강점 - 작은 크기에 휴대성이 돋보이는 스피커다. 실제 무게도 굉장히 가벼운 데다가 생긴 것만 보면 별 볼 일 없을 것 같은데, 실제 성능은 기대 이상으로 쩌렁쩌렁한 음량을 구현한다. 마이크 형상을 한 독특한 디자인은 실내 장식으로도 어울린다. 디자인을 우선하는 사용자라면 취향 저격인 셈. 타제품과 달리 AUX와 블루투스 동시 사용시 AUX를 우선한다.
단점 – 내가 사용했던 제품만 이러한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 사용하지 않을 때 오디오 케이블만 연결해둘 경우 노이즈가 발생한다. 화이트 노이즈가 아닌 위잉~ 하는 잡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는데, 결국 케이블을 제거한 후에야 문제 증상이 사라졌다.
총평 : 2개의 새틀라이트 스피커가 구현하는 음색은 굉장히 깔끔하다. 그동안 익숙하게 접했던 저음은 쏙 뺀느낌으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스피커를 찾는다면 제격이다. 최근 젊은층이 주목하는 LP 청취용 스피커를 찾는다면 디자인적인 요소 한가지만으로도 최상의 만족을 안겨줄 제품이다. 스탠드에 제품을 조립하고 나면 형태는 무게 중심이 위로 가지만, 스탠드 무게가 있어 안정된 느낌이다.
체감하기 힘든 중저음 대역
단지 우퍼가 없을 뿐인데, 차이가?
오래 들어도 쉽게 피로하지 않아
일반적인 스피커와는 확연한 차이
깔끔한 해상력이 단연 돋보여
취향과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리는 스피커라는 제품을 좋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다고 나쁘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 중저역을 제대로 절제한 깔끔한 느낌을 넘어서 해상력 부분에서는 단연 최고의 제품이라는 느낌을 자아낸 JSD R50SE를 영화 감상에 사용한다면 말리고 싶은 것도 지극히 한 개인의 취향일 수 있다. 심금을 울렸던 낮은 음역을 충실이라는 단어, 그 이상의 의미와 감동을 전하는데 손꼽혔던 너무도 다양한 스피커 제품군 사이에서 쉽게 접하지 못한 색다른 감동을 안겨준 이 제품.
고작 2주도 안 된 짧은 기간을 만져보고 단호하게 제품 성향이 이렇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분명 5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투자한 제조사에 실례가 될 수 있겠다. 그 점에서 전자랜드를 찾아가 전시된 제품을 눈으로 보고 직접 귀로 듣고 평가해보시라. 는 것이 본 글의 결론이라면 너무 성의 없다고 할 수 있을까! 동시에 이러한 독특한 음색을 선호한다면 분명 명품이자 명기라는 이유로 화자될 수 있기에 이러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가볍게 듣기에 너무 편한 음색이 어울렸지만, 공간을 가득 메우는 풍부한 음색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2% 그 이상의 부족함에 아쉬움이 짙게 남을 제품이다. 즉 상당수 한국인이 평소에 다양한 환경(카페, 영화관)에서 익숙하게 접해온 그것을 예상한다면 ‘소리’라는 본질을 구현하는 데 너무나 충실하게 설계한 까닭에 갸우뚱할 수 있겠다. 개인적인 취향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지만 이러한 디자인의 제품 한 대쯤은 내 책상 위에 두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건 R50SE이 추구하고자 했던 소구점이 단지 ‘소리’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는 방증일 게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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