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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쌀국수 짬뽕, 꼼수 2탄의 결정판은 황제 짬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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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클리포스트 2011. 10. 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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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원 짜리 황제라면, 국물 맛 좋으나 면은 불만
황제 짬뽕~ 강림. 농심 꼼수는 끝나지 않았다.
 
라면 하면 단골처럼 거론되는 신라면과 너구리. 모두 농심이 출시한 제품인데 라면업계의 제왕이라 불리던 이 회사를 향한 최근 소비자 반응이 심상치 않다. 포화상태에 머물렀다고 여겨졌던 시장이 백색 국물로 급격이 커지면서 2-3위 기업 진출도 활발해진 상황에서 농심은 연일 주가 하락이라는 역풍에 휘청 이고 있는 것. 
 
경쟁사의 꼬꼬면과 나가사키짬뽕을 향한 시중의 러브콜과 달리 농심은 야심작 ‘블랙’이 야기한 창업이후 처음 맞는 초유의 사태를 감당치 못하고 정체기에 빠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 10월 27일 증권업계는 기준 농심의 3분기 매출은 4,849억 원에 머무른 것으로 분석했다. 전년 동기 대비라면 수요가 4%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영업이익은 200억 원에 불과한 수치다.
 
시장점유율 또한 호의적이지 않다. 전분기 대비 0.4% 하락이 불가피할 조심이다. 불과 3개월 사이에 농심 주가는 13.39% 하락한 22만원까지 추락했다. 꼬꼬면이 출시되던 8월 8일에는 25만 4,000원에 달했다. 백색국물의 역풍에 농심은 좀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 백색국물 아랑곳 않는 붉은색 국물. 굴욕을 벗어날 비장의 무기 ‘짬뽕’
 
똑심있다고 해야 하나? 시장의 반응이 냉랭하던 말건 농심의 행보에는 변함없다.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의 프리미엄 시리즈 ‘블랙’이 야기한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한 건 붉은 국물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입맛이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이동했다는 사실이다.
 
역시 농심은 꼬꼬면과 나가사키짬뽕의 대적 상대로 붉은색 국물을 내놨다. 이름하야 쌀국수 짬뽕. 신라면과 너구리 하면 맵고 짠 붉은색 국물이 대표적인데 전통적으로 맵고 짠 대표적인 음식인 짬뽕을 아예 인스턴트 라면으로 상품화 했다. 짬뽕은 닭육수에 잘게 썬 야채와 해물을 넣고 고춧가루 넣어 센 불에 빠르게 볶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향미가 관건이다. 단연 농심 쌀국수 짬뽕도 이점을 간파했으리라 생각한다.
 
 
농심 측의 자료에 따르면 “오징어, 버섯, 건파 등 푸짐한 건더기 스프와 홍합 엑기스를 담은 액상수프 및 분말수프로 구성해 짬뽕 본연의 맛을 제대로 구현했다. 액상수프를 사용하고 양배추, 당근, 버섯, 애호박 등의 건더기를 큼직하게 썰어 넣어 재료의 씹는 맛과 향을 살려냈다. 쌀로 만든 면발을 사용해 쫄깃쫄깃하고 부드러우며,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이라 칼로리 부담이 적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고 강조했다.
 
개발 기간은 약 2년이며, 명동과 강남을 비롯한 서울을 포함 수도권의 유명한 짬뽕집 국물을 분석해 가장 맛있는 국물타입을 설정하고 표준화시켰다. 그 결과 쌀국수 짬뽕의 스프가 분말이 아닌 액상으로 완성됐으며 건더기 스프에 양배추, 당근, 버섯, 애호박 등이 동결건조 방식으로 포함됐다. 
 
가장 주목할 점은 면이다. 쌀국수 짬뽕이라는 문구 그대로 기름에 튀기지 않고 쌀로 만든 면발을 사용했다. 쌀국수 하면 베트남 쌀국수가 떠오르지만 농심의 쌀국수는 좀 더 굵고 탄력 있는 한국형 쌀 면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쌀 함량을 80% 까지 높인 결과인데, 농심은 면을 틀에 넣어 뽑아내는 네스팅 공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면이 넙적한 특징을 지닌다.
 
| 얼큰하고 달달한 국물, 면은 실망
 
농심 쌀국수 짬뽕의 태생은 짬뽕이다. 인스턴트 라면을 짬뽕으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관건은 풍부한 건더기이며 두 번째는 얼큰한 국물 맛이다. 마지막은 짬뽕 특유의 식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두툼한 면인데 쌀을 사용해 면을 만든 농심이 이 점을 벗어나기에는 제약이 많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실제 기존 면 생산방식을 고집할 경우 면의 쌀 함량은 30%를 넘을 수 없다. 국내산 쌀의 경우 점성이 높아 면으로 뽑아내면 면발이 서로 붙어 떡처럼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80% 까지 쌀 함량을 높여 완성시켰다. 다만 쌀 함량이 높아 실제 식감이 그리 좋지 않다. 조리 방법에 따르면 끓는 물에 투입 후 5분간 익히라고 되었으나 매뉴얼대로 조리할 경우 면의 상당부분이 덜 익은 느낌이 강하며 쌀의 함량이 높아서 그런지 식감 또한 거칠다. 마치 분식집에서 먹는 쫄면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더 긴 시간동안 조리할 경우 면이 퍼진다. 게다가 조리하는 도중 수시로 면을 저어 줘야 하는 불편함까지.
 
절대적인 단점이지만 중국집에서 먹는 짬뽕의 부드럽고 툭툭 끊기는 굵은 면발과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식감이 떨어진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해도 이상치 않다. 이 정도라면 면발에 대해서는 너구리에 사용된 면발을 넣어서 끓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로 불만족스럽다.
 
면을 제외한 국물은 어중간한 동네 중국집 짬뽕 보다는 수준급이다. 적당히 얼큰하고 적당히 달달한 두 가지 맛에 잘 조화되어 있다. 신라면과 너구리의 짜고 매운 맛과는 확연히 나뉘는 독특한 맛이다. 일부 블로그의 포스팅으로 보면 풍부한 건더기가 표현되어 있는 사진이 있는데 그 또한 수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건더기가 마냥 풍부한 것만은 아니다. 제조 공장에 따라 다르다면 할 말은 없다.
 
| 황제라면 2탄, 쌀국수 짬뽕은 개당 가격 1,800원

 
 
출고 4개월 만에 시장에서 철수한 농심 신라면 블랙의 가격은 편의점 판매가 기준 1600원이다. 꼬꼬면과 나가사키짬뽕을 대적하기 위해 출시된 쌀국수 짬뽕의 가격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 기준 1,800원이다. 편의점에서 판매될 경우 2,000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이 가격에 구입할 사용자가 몇 이나 될지는 의문이다.
 
면을 튀기지 않았으며 쌀을 80% 넣어서 만든 인스턴트라면. 이쯤 되면 농심 측의 의중은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들고 싶었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 분명하다. 신라면 블랙도 그랬다. 우골을 넣었고 풍부한 건더기를 넣어 식감을 살렸다고 했으니. 하지만 고객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저 몸에 해롭던 라면이 조금 비싸졌을 뿐이다.
 
마찬가지다. 농심은 쌀국수 짬뽕을 내놨다. 과거 농심은 삼양라면을 빗대어 팜유를 좋게 홍보한 바 있다. 지금은 튀기지 않은 생면이 더 좋다고 홍보하는 모양새다. 분명한건 튀기던 안 튀겼던 라면은 라면일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는데 말이다. 1,800원 짜리 라면이 출시됐다. 액상 스프에 건더기 그리고 분말 스프 3가지에 쌀로 만든 면으로 구성됐다.
 
다만 황제라면 임에도 불로그에서는 생각 외로 예찬론이 쏟아졌다. 과연 그들에게 묻고 싶다. 개당 1,800원 짜리 라면을 한 박스나 살 정도로 만족스러웠나요? 혹은 가격을 모르고 구입한 건가요? 아니면 진정 돈 주고 구입한 라면인가요? 나만의 생각일지 몰라서 지인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도 같다. “야~ 이거 뭐냐? 면이 왜 이래. 양이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사람의 입맛은 분명 다 같았다.
 
김현동 cinetique@naver.com 
 
ps. 농심에서 2011년 10월 11일 부터 11월 4일까지 쌀국수 짬뽕 1박스 증정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내용을 보니 시식후기를 올려주면 쌀국수 세트 1박스를 제공하는 조건입니다. 실상이 이러니 1,800원 짜리 황제 라면에 대한 칭찬이 쏟아질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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