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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한 ‘밸런타인데이’ 상술. 유통기한 임박 초콜릿을 쏟아낸다.

시사/정치/사회/행사/취재

by 위클리포스트 2017. 2. 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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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거리 #상술 ]
얄팍한 ‘밸런타인데이’ 상술
유통기한 임박 초콜릿을 쏟아낸다.



▲ 초콜릿 구매 적기인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시즌, 재고 헐값 처분 전쟁 돌입
-‘밸런타인 day’에는, 유통기한 다 된 초콜릿 처분한 day
- 폐기 2~4개월 앞둔 시한부 제품 내세워 큰 폭 할인가로 유혹
- 겉 다르고 속 다른 행보, 겉으로는 알뜰 소비(?), 실상은 재고 처분

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2017년 02월 06일] - 매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시작으로 3월 14일 화이트데이까지 이 기간은 제과업체가 일제히 주목하는 대목이다. 국적 불명, 출처 불명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후죽순 늘어만 가는 특수를 놓칠세라 유통가의 데이 마케팅(Day Marketing)은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데이마케팅’이란 기업이 보유한 브랜드를 특정 날짜와 연관지어 실시하는 마케팅 업계의 용어로, 매월 14일은 매출 상승과 동시에 기업 브랜드 이미지 각인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릴 적기로 인정받으면서 해가 더해질수록 과열되고 있는 것.

억지로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자연스레 분위기가 잡히자 젊은 층도 스스럼없이 DAY를 받아들이며 기념일로 챙기는 분위기다.

실제 각 제조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11일(국가 지정 농업인의 날) 빼빼로데이 기준 2015년 롯데리아의 치즈스틱은 평소 대비 이날 하루 기준 매출만 40% 이상 상승했으며, 2014년 빼빼로데이 기간에 판매한 홍삼정 에브리타임의 누적 매출량 또한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빼빼로데이의 대표 브랜드인 롯데제과가 빼빼로데이 기간에 올리는 연간 판매량은 한 해 판매량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매출 비중이 확대됐다. 역시 대목다운 결과를 기록하고 있으니 사활을 걸고 판매 증대에 혈안이 될 수밖에.


지난 2014년 롯데마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에 판매되는 빼빼로 판매량은 전주 대비 8,308% 증가했으며, 초콜릿은 919.1%, 사탕은 720.5%를 달성했다. 비슷한 시기에 이마트가 공개한 자료에서도 연 판매량의 절반이 넘는 판매수치인 54.8%를 기록하면서 간과하기 힘든 유통가 특수를 증명한 셈이다.

01월 : 다이어리데이(1월 14일)
02월 :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03월 : 화이트데이(3월 14일)
04월 : 블랙데이 or 자장면데이(4월 14일)
05월 : 로즈데이(5월 14일)
06월 : 키스데이(6월 14일)
07월 : 실버데이(7월 14일)
08월 : 그린데이 or 뮤직데이(8월 14일)
09월 : 포토데이(9월 14일)
10월 : 와인데이 or 레드데이(10월 14일)
11월 : 무비데이 or 오렌지데이(11월 14일)
12월 : 머니데이 or 허그데이(12월 14일)


1년중 매월 14일이면 찾아오는 기념일만 총 12회에 달하며, 2월 23일 인삼데이, 3월 3일 삼겹살데이와 5월 2일 오리데이, 8월 8일 포도데이, 11월 11일 빼빼로데이 그리고 최근 1~2년 사이 해외 직구 타이밍으로 존재감을 굳힌 11월 25일 블랙프라이데이까지 더할 경우 가짓수만 무려 60여 일에 달한다.

여기에 지방 자치단체까지 데이 열풍에 편승해 지방경제 살리기에 합류한 까닭에 생소한 이름을 내세운 데이까지 생기면서 데이의 실제 가짓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렇다 보니 명칭만 다를 뿐 매월 5회 이상의 반짝~ 시즌 특수가 열리는 셈이다.

그런데도 유독 2월과 3월에 과열되는가에 대한 근거는 데이의 원조이자 10대~20대가 지갑을 여는 대표적인 시즌이며 30~40대까지 기념일 챙기기에 합류하면서 비중이 커진 것에서 찾을 수 있다.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는 여자가 남자를 위해 돈을 쓰는 시기라면,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는 남자가 여자를 위해 돈을 쓰는 일정으로 2개월 연속 릴레이로 이어지는 마케팅 골든 타이밍이다.


# 악성 재고 털어내는 2월 14일과 3월 14일
반짝 특수 노린 초콜릿 시중에 쏟아져
옥션 등 주요 오픈마켓까지 시즌 특수 겨냥
올킬에 등장하는 큰 폭 할인율의 눈먼 진실
정가 12,800원 상품 48% 할인된 6,900원에 유통



연인에게는 사랑 고백의 시즌, 부부에게는 사랑 확인의 시즌, 싱글에게는 연인이 될 절묘한 시즌이지만 동시에 업자에게는 악성 재고를 털어내는 적기다. 매년 비슷한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도래하는 14일의 특별한 DAY 일정을 절묘하게 악용한 ‘시커먼 상술’이 올해도 목격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동남아산 초콜릿의 원산지를 유럽산으로 속여 판매한 업체 8곳이 국민농산물 품질관리원에 적발됐으며, 이 가운데 한 업체는 1월부터 2월까지 단 2개월간 1억 원어치가 넘는 물건을 유명 백화점을 통해 유통/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을 감수하며 눈속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벌이가 되기 때문인데 그렇기에 사법 당국의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근절되기는커녕 2017년에도 여전히 비슷한 형태로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예상대로 주요 오픈마켓에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서 비슷한 정황이 포착됐다.


▲ 유통기한이 불과 2개월 남은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증정 상품은 2월 26일이 기한이다. 판매자는 반품 및 교환을 받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때마침 2~3월 시즌을 맞아 대형 오픈마켓이 앞다퉈 초콜릿 상품을 화면 전면에 쏟아냈고 파격 할인가라는 타이틀까지 내걸고 구매를 장려하고 있기만 상당수 제품은 유통기한이 4개월 미만에 불과했다. 사실상 지금 팔지 않으면 정상적인 유통만으로 전량 소진이 쉽지 않은 제품이다.

폐기를 하느니 가격 인하 타이틀을 내세워 정상 유통가격의 반값이라도 판매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이다. 겉으로는 믿지는 장사를 가장하고 있지만 오픈마켓에서 진행되는 할인 프로모션은 쇼핑몰 MD가 보유한 펀드에 판매자의 할인률까지 더해 책정되기에 판매만 충분하게 이뤄지면 오히려 이득이다..


# 유통기한 표기 감추고 판매, 기한 임박한 제품 일색
사랑 담은 고백용 초콜릿, 자칫 구더기 담긴 변질 초콜릿
초콜릿의 유통기한은 평균 1년에서 1년 6개월.
이 때 안팔린 상품 재가공으로 회생할 가능성 커



일부 눈치가 빠른 구매자가 의문을 제기해도 입고되는 제품마다 기한이 다르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판매에 힘쓰는 업자의 판매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나 자정 노력에 앞장서야 할 오픈마켓이 오히려 판매를 장려하는 형국이니 구매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 외엔 달리 방도가 없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의 판매를 수월하게 이끌어 해묵은 제품의 전량 소진을 노린 꼼수는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실제 2014년과 2015년 그리고 2016년. 매년 유통기한이 임박한 초콜릿 제품을 선물 받았고 섭취 과정에서 기어 다니는 구더기를 발견해 주의를 요구하는 사연이 주요 커뮤니티에 등장해 큰 이슈가 됐다.

2015/05/19 - [시사/사회] - 구더기 꼬이는 ‘초콜릿’ 상온 보관이 문제… 냉장보관은 미적미적

구더기 논란이 계속되자 관련 업계는 ‘화랑곡나방’의 유충이며, 쉽게 포장지를 뚫어 발생한 일부 제품만의 일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의 주장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초콜릿의 경우 직사광선을 피하고 가급적 25도 이하의 냉장보관을 권장하고 있지만, 유통과정에서 상온보관이 만연하게 이뤄지며 비위생적인 장소에 보관하는 것 또한 문제를 키웠다고 일축했다.

그렇다면 초콜릿 제품은 얼마나 보관이 가능할까?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제품을 기준으로 봤을 때 평균 1년이며, 긴 제품의 경우 1년 6개월에 달한다. 가급적 최근 생산된 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하는 근거다. 2월~3월 일정으로 쏟아지는 제품의 평균 유통기한이 불과 4개월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안심하고 섭취해도 되는 제품이라고 설명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반짝 특수를 틈타 ‘안전한 먹거리’는 실종되고 가벼운 주머니 사정만 노린 ‘불안한 먹거리’만 시중에 쏟아지고 있다. 2월 3월 시즌 특수를 노리고 쏟아져 나온 초콜릿 상품 상당수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어딘가에 오랫동안 보관되는 과정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반값 할인이라는 꼼수까지 써 가며 이러한 제품의 밀어내기에 열 올리는 모습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동시에 주요 오픈마켓 MD 또한 사람이 먹는 음식이므로 제대로 된 제품이자 신선한 제품의 판매만 이뤄지도록 엄격한 관리•감독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2월과 3월. 사랑 고백이란 미명하에 준비한 선물이 자칫 구더기 알이 속속 박혀 있는 최악의 선물로 둔갑할 수 있다.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초콜릿 제품은 구매 목록에서 제외 하는 것이다. 주요 오픈마켓에서 판매가 이뤄지는 제품 가운데 할인율이 유독 큰 상품이 바로 주의 해야 할 상품이며, 이들 제품의 평균 유통기한은 불과 4개월 안쪽이다. 이는 곧 폐기 처분을 앞둔 악성 재고 소진을 목적으로 한 프로모션이라는 의미다.

사랑한다면~ 불량 초콜릿! 을 헐값에 사들여 선물하는 결단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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