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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바보햄릿, 고 노무현 대통령께 바치는 극 25일 첫 선

뉴스/생활/문화

by 위클리포스트 2014. 6. 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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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또 <햄릿>이다!

[2014년 6월 3일] - 지구촌 어디에선가는 매일 공연된다는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이 2014년 대학로 소     극장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번엔 <바보 햄릿>이다. 왜 <바보 햄릿>일까? 
사전은 바보란 명사의 정의를 대개 ‘지능이 부족하여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 정의한다. 그러면 2014년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바보는 누구인가??? ......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대통령?...... 그렇다! 명예와 돈만이 전부가 되버린 시류의 네비게이션을 따르지 않고 우직하게 자신만의 길을 헤쳐 간 인간! 그래서 후대들이 새로운 삶의 좌표를 세울 수 있도록 앞장 서 길을 낸 사람들. 그들이 바로 “성스러운 바보 Holy Fool”다. <바보 햄릿>은 2014년 우리 시대의 ‘바보’는 누구며 ‘햄릿’은 누구 인지를 찾아보는 작품이다.

 

- 햄릿이 만드는 <햄릿> - <바보 햄릿>!

<바보 햄릿>의 작․연출을 맡은 극단 진일보의 대표 김경익은 한국의 대표적인 햄릿 배우 중 한명이다. 1996년 연희단거리패 10주년 기념공연 <햄릿>에서 주연을 맡으며, 수년 동안 국내 유수의 대극장들은 물론 러시아, 독일, 일본 등에서 한국 셰익스피어 연극의 글로벌화의 앞장섰던 바로 “그 햄릿”이다. 당시 미소년의 날렵한 몸매로 열정을 불사르는 “그”가 이젠 후덕한 중년이 되어 창조하는 <바보 햄릿>! 무대 위에서 사자후를 외치며 햄릿으로 살았던 김경익이 그 치열했던 무대 인생 20년의 결정체로 <바보 햄릿>을 만든다.  

- 햄릿이 만난 노무현 대통령!

<바보 햄릿>에서 故 노무현 대통령은 억울하게 죽은 선왕의 역할로 등장한다. 햄릿이 복수를 꿈꾸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이다. 꿈속에서 ‘나를...잊지말라!’는 선왕의 외침에 햄릿은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한다.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유사하지만, 선왕(故 노무현 대통령)이 꿈속에서 들려주고 싶었던 말은 정말 저주와 복수의 다짐이었을까? “바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그가 <바보 햄릿>을 통해 2014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이 연극은 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찬양도 비판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다루고 있다. <바보 햄릿>은 정치적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지식인이라 자처하고 지적 허영 속에 살아가는 동시대 사람들을 겨누고 있다. 아무도 가지 않던 길을 만들어 갔던 ‘바보 노무현’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과연 무엇일까? 모순된 현실을 부정하며 복수를 꿈꾸는 햄릿을 통해 지금, 이곳의 관객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진정 살아있는가? (To be)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 (or not to be) 그것이 문제라고! (That is the question!)  그것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바보 햄릿>이 만들어진 목적이다.

- 450년간 살아 있는 사람, 셰익스피어의 <햄릿>

올 해는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이 되는 해다. 세계 곳곳에서 셰익스피어 축제가 벌어지고 그의 작품들이 여전히 동시대의 유효한 문화 자산으로 공연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윤택의 <햄릿>, 오태석의 <템페스트>, <로미오와 줄리엣>, 한태숙의 <레이디 멕베스>, 양정웅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장기간 공연되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한국적으로 수용한 사례들이다. 이번 <바보 햄릿>은 직접 햄릿을 연기한 배우 출신 연출가 김경익에 의해 만들어 진다는 점이 이채롭다. 연출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햄릿이 아닌 출연하는 배우들의 결대로 작품을 풀어내는 작, 배우, 연출을 넘나드는 멀티크리에이터 김경익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연출이 기대된다.

3류 잡지사 기자 종철은 밤늦게 데스크로부터 기사를 정정할 것을 부당하게 요구 받는다. 
간신히 잠이 들자 악몽이 시작되고 종철은 정신병원에 갇힌 햄릿이 된다. 억울하게 죽은 선왕 노무현 대통령이 꿈에 나타나 “나를...잊지 말라”고 했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햄릿은 복수의 칼날을 간다. 마침내 햄릿은 스스로 노대통령이 되어 현실의 지배자 병원장과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난사되는 신문기사 공격에 망가진 햄릿은 선왕의 유언은 “나를...잊지 말라”가 아니라 “나를.....버리셔야 합니다” 였음을 깨닫는다. 선왕이 원했던 것은 자신의 길을 찾아 실천하는 깨어있는 시민이었지 감상적 맹종이 아니었던 것이다.

잠에서 깬 종철은 잡지사에 기사를 수정하지 않을 것을 알린다. 

- 모든 걸 사용한다! 진부하지만 않는다면!

<바보 햄릿>은 원작 <햄릿>의 장점을 외면하지 않는다. 명작이 동시대에 유효한 문화적 자산이 될 수 있는 건, 죽음, 욕망, 꿈, 애증, 집착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이 꿈틀거리는 ‘판’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셰익스피어 특유의 유려한 독백을 동시대적 언어로 순화시키며 관객들의 공감을 유도했고, 로코코 풍의 배경 음악을 선택하여 극중극이나 유령을 만나는 장면 등에서 풍성한 신비감을 만들어 낸다. 또한 연극 곳곳에 셰익스피어 특유의 언어유희를 사용하며 지루하지 않은 <햄릿>을 이끌어 간다. 연극 속의 영상의 사용도 파격적이다. 故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 장면, 탄핵 당시의 자료 영상, 당시 언론 보도 기사들, 생전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 실시간 공연 중계 등 지극히 현실적인 자료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재료들은 재창작, 편집되어 드라마의 정서를 이끌고 동시대적 공감대를 만드는 역할을 해낸다. 또한 미니멀리즘의 큐빅 무대는 단순하지만 풍성한 연극적 공간을 변화무쌍하게 만들어 낸다. 

- 극단 진일보의 도도플레이 두 번째!
정보연 작가와 팝아티스트 피터오의 나눔이 또 다른 나눔으로

극단 진일보는 <바보 햄릿> 포스터의 그림과 타이틀 디자인을 모두 재능기부를 받았다. 그림에는 정보연작가가, 타이틀 디자인은 팝아티스트 피터오가 연극에 대한 응원과 함께 자신들의 재능을 아낌없이 선물해 주었다. 

- 도네이션을 도네이션 하는 공연

<바보 햄릿>의 수익금 중 일부는 전라북도 순창의 드림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전해진다. 평소 악기와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꾸준히 배울 수 없었던 드림 아동들에게 음악 이론과 악기 지도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고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설립된 순창드림오케트라는 팝아티스트 피터오가 주측이 되어 재능 나눔을 실천하는 단체다. 극단 진일보는 아낌없이 받았기에 아낌없이 베풀려고 한다. 

6월 25일부터 7월 20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극장, 전석 3만원 문의 070-8776-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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