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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체조를…’ 신제품 없는 ZMI(즈미코리아) 신제품 발표회

IT/과학/리뷰/벤치

by 위클리포스트 2016. 1. 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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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핫 이슈·기업  ]
‘달밤에 체조를…’ ZMI 신제품 발표회에 낚였다.
즈미코리아(ZMI, ㈜태안인터내셔널)의 어설픈 신제품 발표회




- 신제품 없는 즈미코리아 신제품 발표회
- 추첨 하지 않는 추첨. 춤에 미쳐야 경품이 펑펑~
- 야밤의 프로포즈, 본질은 안드로메다로

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 31일 늦은 밤.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옆 열린 무대에서 춤바람이 펼쳐졌다. 중국어 가사가 흘러나오는 요상한 음악을 배경으로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열심히 몸을 흔들어 댔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중국인 사이에서 건강(기)체조라 불리는 광장무(广场舞) 율동이라고. 하지만 이날 밤의 이곳은 흡사 나이트 무대와 댄스교습소를 연상시켰다. 하늘에는 무대 조명이 휘황찬란하게 번뜩였고 사회자는 연신 상품을 뿌려댔다. 난장판도 이보다 더한 난장판은 없었다.

[2016년 01월 01일] - 샤오미의 후광을 얻어 성장한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가 한국에서 첫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알린 일정이 2015년 12월 31일. 밤 10시부터 12시까지다. 약 2시간 동안 ZMI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깜짝 놀랄 신제품을 전격으로 발표해 기술력을 과시하고 이목을 집중시키겠다고 고지한 바 있다. 때마침 약 1억 원 상당의 경품을 준비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발표회를 향한 세간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 중국 샤오미 본사 법무총괄 장량이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김현동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행사에 참여 가능한 인원을 1천 명으로 제한했는데, 행사 당일 참가자 가운데 500명에게 경품을 지급하겠다고 확정하면서 사전에 진행된 예매 이벤트의 선전 효과 또한 기대 이상으로 키웠다. 확률대로라면 2명 가운데 1명은 경품을 타가는 상황이기에 입소문을 타며 수월하게 퍼졌다. 동시에 고조되는 분위기에 편승한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오프라인 행사 입장권 1장당 가격을 1천 원으로 확정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준비된 입장권 1천 장이 실시간으로 동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판매가 부진했고 결국 행사 차질이 우려되던 ZMI(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행사 전날 장문의 문자를 친절하게도 새벽 1시에 보내 참관을 독려했다. 분위기가 이쯤 되자 입장권을 사전 예매한 참가자 사이에서는 참가만 하면 경품은 모두 수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 예상하지 못했던 최악의 행사가 시작됐다.
분위기는 혼잡했고, 사회자는 경품 물타기에 열을 올렸다.
급기야 주최 측 관계자가 경품을 타가는 현상까지.
행사는 변질했고 사전 예매자의 실망은 극에 달했다.
신제품 발표회라고 알려진 행사는 충격 그 이상을 보였다.



사전 예매까지 진행하며 홍보에 열 올리던 주최 측의 농간에 놀아난 참가자의 배신감은 극에 달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에 유례없이 열린 행사에 가족과 친구와의 만남을 미루고 참가했던 참여자의 허탈함은 분노로 변했다.

일부 참가자는 분위기를 보고 ‘이건 아니다’라며 발길을 돌리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아프리카를 통해 행사 분위기를 알게 된 일부 사용자는 SNS를 통해 ‘최악의 마케팅’이라는 평가를 했다. 오직 행사를 주관한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만 이러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장소부터 참가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예정된 밤 10시가 되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마련된 소규모 야외 특설무대에서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퍼졌다. 동시에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오픈된 무대에 중앙에 입장권 구매자를 모아 놓고 안무팀의 행동을 따라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야외무대에서 느껴진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이를 염두에 둬서였는지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사전 입장권 예매자를 대상으로 얇은 담요와 핫팩 2개, 자유시간 초코바 1개, 온기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차가운 캔 커피 1개를 담은 기프트 백을 지급했다. 하지만 추위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예매권 1천원 권 구매자에게 지급된 기프트 백


행사 준비도 미흡했다. 곳곳에서 안내요원과의 마찰이 발생했다.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이날 행사를 아프리카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했는데, 우측 계단 입구에 설치한 메인 카메라 촬영에 방해가 되며, 오고/가는 시민이 자주 노출되자 급기야 통행을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로 인해 참관객은 좌측 계단으로 돌아 나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고 당시 현장을 지나가는 외국인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하는 제스쳐가 자주 목격됐다.

사회자 또한 무리수를 뒀다. 총 2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경품을 미끼로 내세워 참관객의 참여를 유도했다. 사회자가 경품을 내세워 분위기를 적당히 고조시키는 것은 당연한 모습이나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행사에서의 모습은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던 그것과는 달랐다.

마치 사전에 주최측과 진행 방식에 대해 협의 없이 진행한 듯 원칙 없이 무분별하게 경품을 남발했으며 행사가 후반에 다다르면서 더욱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행사 주최 관계자(안무팀)에게 고가의 경품을 지급하는 우를 범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경품을 지급하면서 언급한 사회자의 이유는 이와같다. “안무팀도 춤 추느라 고생했으니~”


# 약속과 다른 경품 지급, 주최측의 비매너 도를 넘어
고가 상품 별도 모아놓고 막춤 경연으로 수령자 선정
아프리카 이벤트는 모르쇠로~ 기본 경품 지급 안내도 無
결국 실망하고 뒤돌아선 다수 사전 입장권 구매자
준비된 경품 총액이 1억 원? 아무리 생각해도 짜고 친 고스톱



행사 내용 또한 볼 것도, 느낄 것도, 즐길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본 행사에 대해 ‘신제품 발표회’라는 문구로 포장했으나 실제 행사 당일 제품에 관한 내용은 깨알만큼도 언급되지 않았다.

총 2시간 행사 가운데 초반 1시간은 이제 막 춤을 배우기 시작하는 댄스교습소의 분위기를 연상시켰으며 이후 30분은 사오미와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와의 관계에 대한 영상 시연, 10분간은 하등 연관없는 프러포즈 타임으로 진행하면 행사 진행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마지막 남은 몇 분간은 사회자가 임의대로 선정한 사람을 대상으로 준비된 경품을 쏟아 내는데 열을 올렸는데 이때의 분위기는 나이트와 다를게 없었다.


결국, 이날의 대미를 장식한 대형 TV를 비롯하여 고가 상품 대부분은 사전 안내와 달리 ‘달밤에 체조를~’ 열심히 따라한 참관객에게 돌아갔다. 고지된 추첨방식의 변경 이유에 대해 그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다. 또한 당첨자 가운데 사전 예매자가 몇이나 되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고 사회자는 물론 행사를 주최한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결국, 사전 예매권은 참여와는 전혀 무관한 별개의 판매 행사였으며, 정작 행사는 현장에 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개최한 셈이다. ‘신제품 발표회’라는 문구 또한 행사 성격과 전혀 일치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신제품이 궁금해 예매했고 참여한 일부 참관객은 허탈한 마음에 발길을 돌리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행사 당일 참여해 집계한 결과 행사에 참여한 참관객의 수는 총 300명 정도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실제 예매를 통해 참관한 이의 수는 250명 정도이며, 나머지 50~100명 정도는 광화문이라는 지리적인 특징과 세종문화회관의 오가는 방문객의 눈에 띄어 발길을 멈춘 참관객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주최 측의 의도대로 1천 명이 참가를 했더라도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해당 장소는 300명 미만의 인원에 적합한 곳으로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가 준비한 율동을 따라하는 용도라면 200명 정도의 적은 수가 쾌적하다고 느낄 장소임에도 이를 고려치 않고 장소를 선정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 이날 상당수 참관객은 ZMI의 구호에 놀아났다. 발표회로 위장한 댄스교습소


행사 당일 휘황찬란한 스포트라이트가 밤하늘을 장식했고, 행사가 진행되던 2시간 가운데 80% 이상은 춤을 따라하는 용도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춤판이 열린 셈이다. 그 시간 동안 참관객은 반복해서 따라했고 이를 지켜보던 사회자는 참여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경품을 남발했다. 원칙도 계획도 그렇다고 목적도 없는 행사는 그렇게 최악의 행사라는 타이틀을 달며 사전에 고지한 마감 시각 보다 1시간을 초과한 새벽 1시가 다 되서야 끝났다.

그제서야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선심쓰듯 사전 입장권 예매자를 대상으로 보조배터리를 기본 지급하겠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 내용이 알려졌을 무렵에는 대중교통 막차 시간에 맞춰 서둘러 발길을 발길을 돌린 이후였다. 결국 2시간 이상 야외에서 추위에 발만 동동 구르다가 주최측의 무성의한 탓에 기본 지급품 조차 수령하지 못한 것.


행사가 진행 되는 중간에 ZMI 관계자에게 목적(31일로 일정을 잡은 의도)에 대해 물어본바 이와 같은 답변이 나왔다. “튀고 싶었다.”

● 관련기사
샤오미 자회사, 즈미코리아(ZMI) 난장판 행사 해명 … ‘논란 진화 될까?’
http://weeklypost.org/757

아마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은 행사 종료 이후 행사 결과에 대해 ‘대만족’이라는 평가를 내렸을지 모른다. 튀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이번 행사는 제법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며 동시에 큰 실망도 안겨줬으니 두고두고 화자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샤오미의 미흡한 대처 아니 ZMI(샤오미 자회자 즈미코리아, ㈜태안인터내셔널) 측의 어설픈 행사 진행에 대해서는 가볍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영하의 기온에 수백명을 모아놓고 3시간 가까이 댄스교습소 무대를 운영할 것이 아니라,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행사인만큼 중국의 광장무(广场舞)를 시전할 것이 아닌 한국만의 문화를 존중할 줄도 알아야 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황금 같은 타이밍에 즈미코리아 측은 수백 명에게 잊지 못할 실망을 안겨줬다. 아울러 상품을 인질 삼아 행사 분위기를 흐린 사회자의 너무도 저렴한 진행방식도 잊을 수 없다. 요약하자면 근래에 보기 드문 쌍 팔 년대 수준의 실속 없는 행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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