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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현대·기아차 텃새에 빈정상한 쌍용차!
위클리포스트
2014. 6. 4. 22:03
글·사진 : 김현동(cinetique@naver.com), 모두의 렉스턴(http://cafe.naver.com/rextonforall)
[2014년 06월 04일] -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밝힌 2014년 4월 기준, 자동차 브랜드별 내수 점유율은 현대·기아차가 71.4%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2009년 조사당시 76.8%를 기록한 수치와 비교하면 분명 하락한 것임에도 여전히 높습니다. 남아있는 30% 가량의 파이를 두고 쌍용과 르노삼성, 폭스바겐, 벤츠, BMW, 도요타, 페라리, 마세라티, 어울림모터스, 피아트 등의 다양한 차량 제조사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뺏고 빼앗기는 경쟁에도 현대·기아차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고 견고합니다. 수타페, 에어백, 알루미늄호일 등의 이슈를 두고 '불매 운동‘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판매율을 흔들리기에는 뒷심이 부족했나 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의 독점 구조가 계속되다 보니 자동차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펼칩니다. 자연스레 국내에서 개최되는 자동차 전시회 또한 현대·기아차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느냐가 성공의 관건과도 같다고 평가 할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 현대·기아차의 재채기에 짝다리 짚던 쌍용은 콧방귀를 뀝니다.
이 공식은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증명되었습니다.
부산국제모토쇼가 5월 30일부터 6월 8일까지 약 10일간의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개막 전부터 국내 최대 규모라고 안내되고 있으나, 주최측인 부산광역시가 매년 반복해 사용하던 문구이므로 실상도 그런한지 정작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확실한 것 한 가지는 이번 행사에서는 전시관이 2개로 나뉘어 진만큼 전시장의 면적은 전년도에 비해 방대해 졌습니다. 전시장의 면적이 늘어났다고 해서 전시의 규모가 확대된 것은 아닐 것인데 부산시측은 최대 규모라고 찬양 했네요.
▲ 부산모토쇼 개막식 (사진 = 부산모토쇼 페이스북)
2014년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쌍용자동차의 불참 이슈입니다. 회사가 오늘, 내일 하면서 망하니 외국 자본에 넘어가니 하면서 존폐 위기에 있었던 상황에도 ‘우리 아직 건재해요~’ 라며 꿋꿋하게 참여했던 쌍용(인도 마힌드라)자동차가 2014 행사에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불참을 선언하면서 점차 커지고 있는 레저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연출되었는데요. 쌍용자동차의 코란도스포츠는 캠핑 시장에서 다목적 픽업 차량으로 오래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효자상품입니다. 국내 유일의 단독 차량이다 보니 차량 선택권이 없는 것도 쌍용측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쌍용차의 움직임을 목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쌍용차는 전시회에서 개발도상국을 타깃으로 한 소형 SUV 모델인 x100 을 전시하기로 계획했었는데요. 전시회 불참으로 아무런 소식도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의 영향으로 모토쇼 기간에는 약간 상승하던 쌍용차 주가의 움직임이 하락세로 옮겨갔습니다.
적잖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모토쇼 불참을 선언한 쌍용의 결정. 아니러니 하게도 그 속에는 현대·기아차와 쌍용의 껄끄러운 정치싸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쌍용의 입장에서는 한국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현대·기아차의 비위를 거슬려가며 힘든 길을 걸을 필요가 없다는 것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 구관이 명관!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제 2전시장
1전시관이 아니라면 20억 쏟아가며 참여할 필요 없다!
쌍용차 측의 분석에 따르면 새롭게 확장된 부산 벡스코 내 제2전시관은 구관의 37%에 불과한데다가 높이도 낮고 기둥의 간격도 자동차 전시장으로 활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2014 부산모토쇼에 참가하려면 적어도 20억원 이상의 예상을 쏟아야 하는데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철수’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완 위기와 경영 위기에서도 참여했던 쌍용차의 고민은 정작 다른 곳에 있습니다.
내막은 현대·기아차와 자리싸움에서 비롯됩니다. 신관인 제2전시관에 배정받은 현대차 측에서 거부의사를 밝히자 부산시 측에서는 현대차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전시관 변경이라는 히든카드를 제시했습니다.
구관인 제1전시관에 자리를 먼저 배정받은 쌍용차와 자리를 바꿔 배정한 것인데요. 이 과정이 쌍용차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이뤄지자 쌍용차 측은 난색을 표명했다고 합니다.
현대·기아차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그레이드를 봤을 때 부산시의 행동이 납득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쌍용차가 억울할 만 합니다. 결국 빈정상한 쌍용차는 ‘전격 철수’라는 선택을 했지만 모토쇼 사상 처음으로 불참을 선언했기에 이를 수상히 여긴 이들이 생긴 것입니다.
▲ 부산모토쇼에서는 매일 현대.기아 차량이 경품으로 주어진다 (사진 = 부산모토쇼 페이스북)
쌍용차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고심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합니다. 모토쇼 불참으로 소모하지 못한 홍보/마케팅 비용은 별도의 행사를 마련해 소진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쌍용차와는 이유가 다르지만 2014 부산 모토쇼의 효과에 의심을 가진 혼다, 크라이슬러, 볼보, 푸조, 포르쉐, 벤틀리 등의 대표 브랜드도 불참 명단에 이름을 함께 올렸습니다.
# 자존심 때문에 불참? 쌍용차 배짱부릴 때가 아닌데!
떠나가는 쌍용차단골. 다시는 쌍용차 사지 않겠다 천명
자존심을 찾으려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쌍용차의 선택을 따가운 시선으로 보는 이가 많습니다. 바로 오랜 시간 쌍용차를 선택해오던 고객인데요. 올해로 창사 60년을 맞은 쌍용차는 코란도라는 브랜드가 SUV 명가의 브랜드로 입성하는 과정에서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안정성’ 문제로 쌍용차는 초유의 리콜 사태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토부는 쌍용차 ‘렉스턴2’ 차량에서 바퀴가 빠지는 현상과 관련해 결함여부를 밝히는 조사에 착수했으며, 공중파 3사를 통해서도 쌍용차의 안정성에 대해 여러 번 보도 되었습니다. 쌍용차의 대표적인 프리미언 브랜드인 렌스턴 차량에서도 차제와 바퀴를 연결하는 ‘볼 조인트’가 빠지거나 부서지는 문제로 바퀴가 주저 않는 문제가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쌍용차의 이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인 사용자는 네이버에 카페를 개설하고 관련 정보 공유에 나섰습니다.
모두의 렉스턴 (바퀴 빠짐~리콜까지)
http://cafe.naver.com/rextonforall
이 와중에 쌍용차의 궁색한 변명이 지적되었는데요. 쌍용차 관계자는 당시 “통상적으로 3만km를 주행하면 하부 등을 포함한 차량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사고차량이 이를 준수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바퀴 빠짐 현상은 국내외 유명 자동차 회사의 차량에서도 발생하던 문제”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 쌍용차가 무상수리 형식으로 교체하고 있는 볼조인트 (사진 = 모두의 렉스턴 카페)
하지만 쌍용차는 이 같은 주장과 달리 지난 4월 28일 이후로 문제가 된 부분을 보강해주는 작업을 무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임시방편에 불과한 조치라며 시간이 지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초기형 모델인 렉스턴과 렉스턴의 후속모델인 렉스턴 W는 볼 조인트와 로어 암이 일체형으로 설계된 것과 달리, 문제가 되었던 렉스턴2는 볼 조인트와 로어 암이 각각 분리된 구조입니다.
▲ 주유소에서 빠져나오는 도중 바퀴가 이탈된 쌍용 렉스턴 차량
▲ 바퀴가 이탈된 쌍용 카이런 차량
▲ 보배드림에 등록된 쌍용 엑티언 차량의 사고 사진
동시에 자동차 전문가 또한 쌍용차의 주장에 대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게끔 만들어진 부품이기에 쌍용차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추가로 “부속품인 볼 조인트를 교체하는 무상점검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문제가 되풀이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 쌍용차 소유자는 이런 글을 카페에 남겼습니다.
"운전자가 바퀴이탈 구조적 문제 이런 이야기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참 우습기 그지없습니다.
너무나 당연히 모르고 지내야 할 부분마저 쌍용차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쌍용차를 좋아했던 저로서도 왜 이렇게 되었는가?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봐도 쌍용차가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전시회 불참을 통한 자존심이 아닌 잃어버린 그리고 떠나가는 고객의 신뢰감 회복이 먼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쌍용차량의 근본적인 문제. 고속 주행 중 문제가 발생한 다면 그 사고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을 지에 대한 확신은 그 누구도 못할 것이 자명한 사실입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코란도는 korean can do. 또는 Korean do it 이라며 자부심을 의미하던 의미에서 몰락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의미가 변질되어가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맡겨도 부품이 없어 발주하고 기본 2주는 기다려야 하는 열악한 환경. 서비스 네트워크조차 부족해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타야 하는 브랜드.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하나 믿고 차량을 구매하게 만든 구심점이던 ‘안정성’이라는 이미지가 송두리째 무너졌으니 어떻게 만회하고 예전의 이미지로 회복할지. 그 해답은 쌍용차 경영진이 분명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천문학적인 비용과의 협상’이 해결하기 힘든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