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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54% “내게 급발진 일어날 가능성 있다”
위클리포스트
2015. 4. 21. 09:47
- 급발진시 믿을 것은 ‘블랙박스’뿐
[2015년 04월 21일] - 운전자의 급발진에 대한 우려와 무력감이 심각한 수준이다. 운전자는 의지와 무관한 급발진이 틀림없이 존재하며 그 원인은 자동차의 결함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자신도 급발진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있지만, 급발진이 일어났을 때 그 누구의 도움도 받게 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오직 블랙박스와 CCTV 같은 기록장치 만을 믿고 있다. 급발진과 관련된 운전자의 불안·불만·불신을 풀어 줄 대책이 필요하다.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인 마케팅인사이트는 2014년 연례 자동차기획조사에서 자동변속기 차량 운전자 1,207명에게 급발진에 대해 물었다. 먼저 경험여부를 물은 결과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상황을 ‘직접 경험한 적이 있다’는 운전자는 2%로 극소수였으며, ‘타인 운전 차량에서 유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6%였다[표1]. ‘어떤 경험도 없다’가 92%로 소수 만이 급발진으로 추정되거나 유사한 사건을 경험했음을 알 수 있다.
운전자의 상당수는 자신에게도 급발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자신이 운전하던 중 ‘급발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6명 중 1명(16%)은 ‘얼마든지 있다’고 했고, 5명 중 2명(38%)은 ‘확률은 낮지만 틀림없이 있다’로 답했다. 운전자의 과반수(54%)가 언제든지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반면 ‘전혀 없다’는 답은 5%에 불과했다.
운전자의 대부분은 급발진이 실제로 있고, 그 원인이 ‘자동차의 기계적/전자적 결함 때문’이지(85%), 운전자가 ‘자신의 실수를 감추려 떼를 쓰는 것’(8%)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83%), 사고에 대한 판결이 모두 ‘운전자 과실’로 나는 이유는 ‘법이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기 때문’(90%)이라고 보았다. 이는 압도적 다수가 급발진의 원인이 자동차에 있으나, 불리한 법 때문에 운전자 과실로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응답자 자신이 급발진 사고의 당사자가 되었을 경우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 지 17개 항목을 제시하고 물었다. 그 결과 ‘차 안의 블랙박스’가 43%로 1위를 차지 했으며, 그 다음은 ‘차 안의 전자기록 장치(ECU, EDR 등)들’(22%), ‘주변에 있는 CCTV/목격자’(10%), ‘급발진 관련 민간단체’(7%), ‘소비자 보호단체’(5%)의 순이었다[표2]. 운전자의 75%가 가장 믿을 만한 것으로 사건 순간을 기록한 장치를 지목했으며, 그 다음은 12%가 민간 소비자단체를 꼽았다.
원인제공자로 간주되는 자동차제작사는 물론, 정부·사법부·경찰·언론·보험회사 모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소비자는 보고 있었다. 최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인터넷 동호회나 SNS도 도움과는 큰 거리가 있었다. 이 결과는 한국 운전자들이 급발진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해도 믿고 기댈 만한 사람도, 기관도, 법과 제도도 없다는 암울한 현실을 보여준다.
- 조사 수행 기관: 마케팅인사이트(www.mktinsight.co.kr)
- 조사 성격: 기획조사(Syndicated study)
- 모집단: 전국의 e-mail 이용하는 자동차 사용자
- 조사 시점: 2014년 7월
- 자료 수집 방법: 온라인 우편조사 (e-mail survey)
- 조사 규모: 총 응답자 101,82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