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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상훈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기는 뮤지컬계의 코미디언

위클리포스트 2012. 7. 10. 00:08


[ #인터뷰 #배우 ]
넘치는 끼로 관객을 웃겨라!
배우 정상훈




-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의 감초 배우
- 웃음을 요리하는 남자 정상훈
- 결혼 앞둔 새신랑의 행복한 인터뷰

미디어얼라이언스 / 김현동 기자 cinetique@naver.com


[2012년 7월 10일] - 배우인가? 코미디언인가? 종잡을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가 사람을 웃긴다는 것. 브라운관에서 제법 인지도를 쌓은 이 남자가 어느 순간 연극·뮤지컬 무대에서 등장해 관객을 웃게 하는 묘한 마성을 뽐내기 시작했다. 능청스러우며 동시에 어디까지가 애드립인지 모를 정도로 뻔뻔하다. 아무렇지 않게 비(B)급 정서를 대변하지만 묘한 진지함을 지녀 보는 이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한다. 도대체 정상훈이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일까?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을 더욱 궁금증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급기야 인터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낸다는 이 남자의 알뜰살뜰한 이야기를 전격 공개한다.

이름만 들어도 웃음 짓게 하는 이미지가 있다. 괜스레 미소가 지어지며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매력까지 지녔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의 매력을 알아간다며 넉살 좋게 웃는 여유까지 보고만 있어도 편하다. 게다가 2시간이 넘는 풀타임 연기에 지칠 만도 하지만 피곤함은 온데간데없다. <전국노래자랑>의 첫 공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6월 22일. 당시 공연을 관람한 관객은 그 어떤 공연보다 많이 웃고 행복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나갔다고. 첫 회부터 관객 사이에서 이 남자의 이름이 화두가 되기 시작했다. 묘한 매력을 뽐내며 관객에게 코믹 이미지를 각인시킨 이 남자의 이름은 정상훈이다.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배우 정상훈을 뮤지컬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통해 만났다. 전국노래자랑의 간판스타였던 송해 선생님과 사이비 교주를 패러디한 이태일 교주 역을 맛깔나게 소화해낸 정상훈은 2시간에 달하는 긴 공연에 동분서주 등장하며 비상한 연기실력을 뽐냈다. 지금까지 브라운관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었던 정상훈의 색다른 모습에 관객은 매료됐다. 진지하면서 황당한 애드리브가 보는 이를 김빠지게 할 만도 한데 점점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철철 넘친다.

힘들지 않느냐? 고 슬며시 떠봤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공연장 무대에만 오르면 자신감이 솟는다”고. 더욱 기막힌 것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정상훈의 애드리브는 대본에도 없다는 중요한 사실. 본능에 연기의 혼을 담아 무대 위에서 표출했다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코믹 요소가 충만하다. 종합하면 코미디언보다 더 웃기는 뮤지컬 배우라고 해야 할까!


시작은 코미디언 지금은 뮤지컬 배우
브라운관에서 무대로 자리를 옮긴 후
처음부터 배운다는 자세로 임하는 정상훈
시행착오를 거쳐 인제야 연기 실력 발휘


웬걸, 너무 웃긴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출발은 코미디였다. 사람을 웃기는 데에는 타고난 소질을 보이는 배우 정상훈에게 코미디는 고향과 같았던 것. 미대를 다니며 미술학도의 길을 걷던 그에게 남다른 인연으로 다가온 코미디와의 인연. 그가 코미디와 남다른 인연을 맺게 된 이유를 찾기 위해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봤다.


대학생 시절 정상훈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기라성 같은 선배 개그맨이 대거 집결하고 있던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였다. 시작은 단순했다. “원래는 미대를 다녔어요. 그런데 어쩐지 연기 쪽이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만약 시험에 떨어지면 군대에 가야 될지도 라는 심정으로 임했는데 붙은 거예요. 행운과도 같았죠.” 그렇게 시작한 개그와의 인연이 지금의 정상훈을 만들었다.

몸속에 꿈틀거리는 개그본능을 삭히지 못했던 정상훈은 개그콘서트의 태동역할을 했던 개그포유에 입단해 선배 개그맨인 백재현, 이영자를 통해 감각을 익혔다. 이를 계기로 브라운관에까지 진출하며 승승장구를 하는 듯했다. 그런데 어쩐지 첫술에 배부르랴 했을까! 개그를 하는 와중에 우연히 눈에 들어온 뮤지컬 무대.

눈을 돌리게 된 이유에 대해 절친했던 배우 정성화가 출연했던 아이러브유라는 뮤지컬을 우연한 계기로 접하고 묘함 쾌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씨의 첫 작품이었어요. 전 당시에 드라마를 찍고 있었는데 왠지 모를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랄까요. 음원을 구해와 6개월간 연습하고 오디션 한 번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노력을 헛되이 할 수는 없었다. 오디션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던 정상훈의 간절한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의 한진섭 연출이 그를 이끌어줬다. 정상훈은 그렇게 브라운관에서 연극무대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대중이 지켜보는 브라운관을 내 팽개치고 외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으냐? 고 슬며시 떠봤다.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절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배우라는 의미에 대해 막연했습니다. 하지만 공연 무대를 통해 저만의 색깔을 찾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저 또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 주어진 기회가 정상훈을 성숙시킨 것이죠”라며 자신의 소신은 지금껏 유효했다는 것이다.


본인과의 약속! 늘 겸손하고 열정적으로
웃기지만 진솔한 배우, 담백한 배우
연기도 잘하지만, 개그도 잘하는 배우
그러기 위해서 배우고 또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


배우 정상훈이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표현 수위다. 공연계에서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고 누구보다 웃긴다고 소문이 났다고 안주할 수는 없었다. 창구를 통해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되 웃기겠다는 목적에 치우쳐 가벼워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지금처럼 대중을 웃기는 능력은 처음부터 타고난 선천적이 아닌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은 저를 이끌어 주신 선배님과 저를 사랑해주신 관객입니다. 처음 무대에 섰을 당시에는 웃기면 그것이 다인 줄 알았어요.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웃고 나서 끝났네. 이런 텅 빈 느낌이 아니라 이후에도 그 공연 참 뿌듯했다는 의미를 남기고 싶었어요.”라며 자신이 진솔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예전에 작품을 준비할 당시였어요. 선생님께서 저를 보고 ”야~ 너는 왜 이거 하나로 인생을 바꾸려고 들어“ 그러셨는데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모르고 마냥 왜 면박을 주나 그랬죠. 선생님께서 우려했던 것은 제가 하는 연기가 절박해지면 보는 관객도 절박해진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었어요.”

당시의 한 마디는 정상훈의 연기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상투적인 말일 수 있으나 무언가에 목숨을 걸고 하는 건 정말 위대한 일이죠. 그런데 예술은 목숨을 거는 순간 관객이 부담스러워 합니다. 그리고 관객은 결코 한 명을 위해 찬사를 보내지는 않아요. 무대는 혼자만의 자리가 아니니깐. 게다가 혼자서 열심히 준비하면 남하고 교류하고 싶지 않아져요. 무대란 교류를 통해 알파에너지를 만들어 가는 자리입니다.”라며 배우 정상훈이 먼저가 아닌 전국노래자랑을 먼저 기억해 주길 원했다.


20대에 시작한 연기 수업 어느덧 30대 중반
내면의 연기를 위해 또 한 번 도약을 꿈꾼다.
오는 9월 10살 연하의 아내를 맞는다며 자랑을
부럽지만, 한마디를 살며시 남기며~ 행복하시라!


20대에 코미디언으로 연기에 발을 들여놓은 배우 정상훈의 인생은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 멋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코미디를 통해 누군가를 웃기는 데에만 심혈을 기울였다면 지금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주고 싶다는 본인만의 철학도 내세울 여유를 가지게 됐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앞으로의 자신이 지키고 싶다는 철칙은 절대 긴장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습니다. 무대에 한 번 서고 두 번 서는 느낌이 달라요. 이렇게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저 또한 숫자가 늘어나겠다. 20대에는 시간을 쫓아가는 사람이었다는 30대는 시간과 같이 가는 사람이 되고 싶고, 40대는 시간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긴장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하죠. 긴장하면 망쳐버리니까. 좋은 긴장은 첫 공연 당시의 긴장이랄까요!”라고 말하는 배우 정상훈. 그래서일까 인터뷰를 시작했을 당시부터 왠지 모를 편안함이 넘친다.

그래도 지나치게 안정돼 보이는 모습이랄까. 왠지 모를 시샘이 솟구친다. 내막을 살펴보니 인터뷰 내내 웃는 얼굴로 임하는 정상훈만의 달콤한 사연이 있다. 오랜 자취생활로 고독을 즐겼던 정상훈이 오는 9월 10살 연하의 천생배필을 맞아 가정을 꾸린다는 것.


“9월에 결혼합니다. 좋은 배필을 만났어요. 나이 차이는 나지만 너무도 사랑합니다. 동시에 장모님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든든하고 좋은 것인지 여태까지는 몰랐어요. 평생 즐겁게 살지 않겠나 생각합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가만히 듣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배가 아프다.

자신을 성장시킨 것은 사람이며 좋은 사람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왔다고 재차 강조하는 배우 정상훈. 그는 오늘도 뮤지컬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자신만의 연기 수업을 완성해가고 있다. 완벽한 연기보다는 사람냄새 풀풀 나는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똑 부러지는 연기자보다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연기자로 인정받기 위해 부던히도 애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결실이 가까워져서일까 배우 정상훈은 참 편했다.

무대 위에서나 무대 밖에서나 연기자가 아닌 행복이라는 선물을 짊어지고 다니는 산타클로스의 느낌이랄까. 무더운 7월에 만난 행복클로스 정상훈의 바람은 소박했다. “기본을 고집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에는 조바심이 많았는데 조바심이 없어지게 됐어요.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고 할까요. 좀 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모습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거~ 이태일 교주의 즉석 애드리브 구간은 매 공연이 다르다는 내용 아셨나요?”라며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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