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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의 명소 ‘디피’ PC방
위클리포스트
2019. 7. 10. 13:40
밝고 화사한 분위기에 게이머 홀릭!
부천시 중동 소재 프리미엄 디비 피시(방) 카페 정연규 대표
[2019년 07월 07일] - 도착한 곳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반경 1Km까지 갈 필요도 없다. 당장 눈앞에 위치한 사거리를 마주하고 자리한 PC방만 무려 3곳이다. 여유롭게 걸어도 불과 1분 거리 안팎인데 그야말로 ‘대박’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왔다. 그렇다고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더욱 발길 디딜 곳 없을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 황금 상권을 포기할 수 없었다. 대로변에 위치한데다가 출입구만 하나 더 만들면 더욱더 편하게 다닐 수 있겠구나! 직감했다.
신중한 성격은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 섣불리 진입하기보다는 내키지 않는 요소를 추렸다. 지나치게 과밀한 상권 밀집 지역, 먹자골목 전형인 뜨내기손님이 다분하다는 것.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지만 이 또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번 온 손님을 다시 오게 할 일명 단골손님이 되게 하는 비책도 있었다. 작은 것 하나라도 거슬린다면 다른 PC방으로 옮길 이용자의 마음을 붙들어 맬 결정적인 한 방도 필요했다. 그것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경쟁이라고 판단했다고.
그제야 수개월 간 이뤄지던 시장 조사에 마침표를 찍고 18번째 PC방을 오픈했다. 그는 결코 다른 지역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 현장 분위기를 알아야 시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철칙을 따르고, 오픈한 업장은 아무리 바빠도 직접 관리한다. 결정하기까지 시간에 상관없이 수개월을 지켜보고 가능성을 분석하고 주변 상권을 파악한다. 어렵게 결정한 장소에서는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인테리어부터 내부 동선까지 철저한 데이터에 따른다.
남들은 지금의 모습만 보고 성공한 사장님이라고 치켜세우지만 결실을 보기까지 수 없는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인터뷰가 있던 날에도 손수 전단을 돌렸다. 이 또한 영업이자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실내에만 갇혀 지낸다는 답답함을 벗어나기 위한 활동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널렸다며 오늘도 새로운 구상을 공모한다. 여기에는 새로운 사업도 포함됐지만 지금 운영 중인 사업을 안정화하기 위한 방책도 담겼다. 오직 PC방 하나로 청춘을 불태운 프리미엄 디비 피시방 정연규 대표의 이야기다.
전쟁터 가운데 창업, 꽃 피우기까지
두꺼운 편견 벗어던진 이색 PC방
어두컴컴한 분위기에서 게임한다?
먹고, 마시고, 즐기려면 밝아야 한다!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디비 프리미엄 PC카페. 아무리 아이템이 대중화한 PC방이지만 젊은 감각에 맞춰 이름부터 차별화하고 싶었다. 이름만 달리해서 될 것이 아니었기에 내부 분위기 또한 예외가 될 수 없다. PC방 하면 막연하게 떠올리는 어두운 분위기에서 게임에 빠져 지내는 이미지 또한 정연규 대표 생각에 달갑지 않았기에 마찬가지로 다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사용하는 이곳을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싶었다는 것.
그렇다면 PC방 또는 게임방을 둘러싸고 있는 케케묵은 편견을 어떻게 하면 탈피할 수 있을까? 디비 PC카페의 구상은 여기에서 출발했다. 전통적인 블랙을 벗어나 벽면을 화사한 화이트 색상으로 결정하고 보니 조명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직광을 최소로 하고 반사광을 높여 눈의 피로감을 최대한 낮춰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오픈형 천정으로 구성하고 전고를 높여 답답함을 걷어냈다. 적잖은 비용을 투자함에도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여겼기에 감행했다.
탁 트인 광활한 느낌도 좋지만, 구석을 선호하는 게이머를 위해 존별로 포인트도 달리했다. 한 번에 10대 이상 PC를 배열해 같은 공간에서 여럿이 즐기는 게임의 재미를 더욱 높였다. 한 게임에 족히 1시간 이상 앉아있는 사용성을 고려해 의자는 가급적 편안한 느낌을 안기는 제품으로, 하지만 자주 움직이고 다양한 사람이 사용하는 점을 따져 견고함도 중시했다. 이 외에도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까지 게임을 즐기는 데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가격 적인 요건보다는 체험을 중시했다.
PC방이기에 막연하게 최신 제품을 선호하는 거겠지? 라는 생각은 의외의 답으로 돌아왔다. 하드웨어 사항은 최신보다는 최상을 중시한단다. 총 18곳 PC방을 운영하다 보니 최신 유행보다 더 중요하게 체크하는 것은 제품의 안정성이란다. 덕분에 단순히 최신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아닌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브랜드를 우선하되 불량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것이 암묵적인 약속이다. 새롭게 오픈한 이곳만 해도 들여온 PC 대수는 약 140여 대. 최신은 가장 빠른 유행에는 부합하나 안정된 경험 또는 경영을 하는데 만족을 높이는 요건 충족은 늘 엇나갔다.
그 점에서 최상은 최신이라는 조건에는 한발 물러나 있지만 검증된 제품이기에 게임을 즐기는데 혹은 컴퓨팅 환경을 구성하는 데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그렇게 결정한 구성은 인텔 i7 9700K에 엔비디아 RTX2080VGA로 무장했고 여기에 전원공급장치는 항시 맥스엘리트가 공급하는 시소닉 전원공급장치를 달았다. 첫째도 둘째로 장시간 구동에 안정된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대로 PC가 구동될 수 없다는 철칙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정연규 대표가 운영하는 PC방 대부분 장비에는 맥스엘리트 또는 시소닉 두 가지 브랜드의 전원공급장치가 쓰였다.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지금껏 초기 불량을 제외한 작동 중 발생한 한 대의 불량도 없다는 사실이다. 적잖은 비용 투자가 선행되어야 함에도 고가인 시소닉을 주저하지 않는 것은 고장률이 1%도 안 될 정도로 현저하게 낮지만, 그보다 10년이라는 무상 보증에 끌려서다. 유지비용 및 사후관리비용 그리고 추후 기변을 고려해도 이보다 더 나은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그런데 실제 사용자 입장에도 마찬가지일까?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이용자가 자리를 채우고 있다.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도 오동작이 없는 데다가 시대에 뒤지지 않는 최신 사항으로 시스템을 구비하는 정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시스템은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 됐다. 하드웨어에 예민한 청소년 또한 밝고 화사한 분위기에서 즐기는 게이밍 경험은 지금껏 타 게임방의 그것과는 여러모로 다르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게임은 해롭다는 인식에 짓눌린 PC방이 아닌 부담 없이 친구와 놀다 갈 수 있는 곳이기에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해맑은 표정이 가득했다.
내 인생의 PC방은 모든 것!
더욱 편안한 장소, 더욱 즐거운 PC방
사용자가 만족스러워야 단골이 되는 법.
2천만 원 들여 출입구까지 새롭게 내!
정연규 대표는 경기도 부천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웠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PC방 사업은 이렇게 키울 것이라고 계획을 했던 것은 아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작금의 실상을 접하고 나만의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됐단다. 처음에는 남이 하던 PC방을 인수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기회가 되어 자리를 옮겼고, 잘 될 때도 있었지만 안 되던 시기도 있었다. 그때마다 안 되는 곳에 연연하기보다는 잘되는 희망 하나만 보고 그쪽을 향해 달려갔다. 여유가 있어서도 아닌 초반에는 빌려서 시작한 인생이지만 지금은 PC방만 18곳을 운영할 정도로 자리 잡았다.
그의 성공을 이끈 철칙 하나는 본인의 브랜드 구축이다. 전문 프랜차이즈도 있지만 정 대표의 방향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내키지 않은 이유 중 결정적인 것은 경쟁력이다. 창업 시장은 급변하는데 시스템으로 정립한 운영방식은 과거 방식에 머물렀기에 시대를 앞서나가지 못했다. 이용자 성향도 변하고 시장도 변하고 무엇보다 우후죽순 들어서는 PC방을 들어가 보면 다 같은 형태를 한 PC방이라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정연규 대표가 운영하는 PC방이 유독 개성을 중시하고 최근에는 밝고 화사함을 내세운 것은 시류의 변화에 따른 결과다.
오랜 운영 경험이 빛을 발한 적잖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임에도 주저하지 않은 한 가지는 바로 계단이다. 새롭게 문을 연 디비 PC 카페에는 계단을 새롭게 내는 것에만 약 2천만 원을 투자했다. 게다가 PC를 둘 공간 상당 부분을 계단이 차지했기에 비용도 투자하지만 동시에 장소도 양보해야 했다. 그러한 손해를 감수하며 결단을 내린 이유라면 대로변에 위치한 PC방을 들어오는 데 돌아가고 계단을 또 타고 들어와야 하는 복잡함이 싫어서란다. 오직 사용자의 이용 문턱을 낮추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 대표 추진력이 빛을 발했다.
마지막으로 쾌적했다. 답답한 PC방이 아닌 늘 맑은 공기로 가득한 이곳. 환기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결과다. “덕트 시설만 해도 굉장히 엄격하게 했어요. 다른 PC방을 가보면 답답하고 매캐한 우중충한 분위기가 싫었어요. 청소년도 많이 오는데 여긴 다르구나. 라는 느낌을 원했죠. PC방이 아닌 하나의 카페이자 문화공간을 지향했습니다. 태동은 게임을 즐기는 장소였지만 지금의 이용자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친구를 만나고, 놀이를 즐기고, 식사도 해결하죠. 변화한 시대상에 발맞춰야 할 필요가 PC방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죠!”
90년도 말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몰고 한 PC방은 20년이 넘은 오랜 세월을 겪으며 하나의 문화가 되었고 e스포츠는 문화를 이끄는 구심점으로 정착했다. 초등학생이 선망하는 직업군에 프로게이머가 등장했고 게임을 그릇된 시선이 아닌 하나의 흐름으로 봐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과거의 편견만으로 푸념하기보다는 제대로 된 시선으로 인정해야 할 세상이 열린 셈이다. 경기도 부천시 중동 번화가 한 복판에 자리한 프리미엄 디비 피시방. PC방의 태동과 함께했던 정연규 대표에게 PC방은 가장 잘하는 분야이자 자신 있는 분야다. 분위기부터 싹 달리해 어두운 PC방은 이제 과거의 일로 치부해도 좋다. 바야흐로 게임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은 가봐야 할 부천의 명소로 입소문을 타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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