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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교배로 탄생, 브이로그 대응 RX0 II(DSC-RX0M2)
위클리포스트
2019. 3. 27. 10:53
[2019년 03월 27일] - 한 편의 영상임에도 ‘쓸데없이 고퀄’ 추구한 덕분에 요즘 유튜버하기 쉽지 않다. 초반에는 분명 글보다 영상이 빠르다고 했지만, 씨알도 안 먹힌 지 오래됐다. 손품을 팔아본들 차이나는 간극을 뒤늦게 좁히는 건 고된 일이다. 실력은 다음 문제다. ‘장비 빨’이라는 말처럼 연장이 좋아야 촬영본 퀄리티가 쓸만하고, 편집과정에 여유도 생긴다. 주변에서는 ‘충분하다’ 했건만, 자기만족은 갈수록 기약할 수 없는 이유다. 그렇게 사들인 장비가 넘치지만, 손에 잡히는 건 정해졌다는 것이 함정이랄까!
전 세계가 열광한 고프로는 쓸만한 성능 내세웠음에도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고 가벼우며 다양한 액세서리 덕분에 활용성도 우수하다. 요즘은 젊은 피인 DJI 오즈모가 바통 이어받고 분위기를 수성하고 있는데 짐벌 기능에 광각 화각 갖춘 덕분에 그야말로 찍고 편집하고 업데이트하는 과정이 한층 수월하다는 평이다. 이 같은 양강 구도 사이에 소니가 수저를 살포시 얹으며 삼강 구도를 예고했다. 작정하고 선보인 초소형 카메라 RX0 II는 경쟁자 둘을 긴장하게 만들 정도로 노선이 겹친다.
때마침 새롭게 붐이 일고 있는 신생 카테고리 또한 소니의 등장이 그야말로 호재다. 대충 찍었음에도 그럴싸한 화각 덕택에 ‘제법인데’ 한 마디 외치게 만들고, 일상 속 평범한 영상 한편을 짤막하게 선보이는 것임에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 뽐내는 브이로그(VLOG)가 탄력을 받게 될 조짐은 괜한 기우가 아니다.
유튜브를 하는 자를 유튜버라 지칭한다면, 브이로그를 하는 자를 브이로거(+er)라고 통칭한다. 전자는 보통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면 후자는 약간은 무심한 것이 콘셉트다. 아니 부자연스러운 것을 버려야만 후자로 편승할 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더 작고 가볍고 편리한 쓰임새가 기본인 장비 의존도가 높다. 그 점에서 오즈모는 남다른 입지 다지며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왔다. 이런 형국이 전통적으로 디지털이미징 기술에 남다른 자부심 세우던 소니 입장에는 여간 마뜩잖았을 게다. 덕분에 안 그래도 복잡한 라인업이 더 복잡해졌다.
소니 A7 녹여낸 액션캠?
본질은 RX 시리즈 초소형 카메라
그래서 캠이야? 카메라야?
일거양득 전략. 둘 다 정조준
아예 대놓고 액션캠과 카메라 두 가지를 겨냥했다. 복잡한 유튜버 말고 좀 더 간편한 것 추종하는 취향이 맞물려 부상한 브이로그 붐도 견인해야 하고 그래도 찍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는 사용자를 겨냥해 찍는 성능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지 무늬는 액션캠이지만 본질은 초소형 카메라인 오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오즈모와 비교를 해야 함에도 제품 본연의 체급 자체가 남다르며, 그렇다고 카메라와 비교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성능 지닌 탓에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해야 할 형국이지만 그래도 굳이 분류하자면 이 제품 둘 모두를 전략적으로 품은 이종교배(!?)
오즈모 보다는 크다. 더 큰 바디를 십분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구겨 넣었고 물과도 친하다. 방수는 기본 팔순 노인네도 손맛 느낄 수 있게 손 떨림 방지에 특효인 짐벌 기능 흉내냈고, 화질은 똑딱이 버금갈 정도로 괜찮다. 괜찮은 제품답게 몸값은 기대 이상인데, 심히 유감을 표명해야 할 정도로 비싸고 부담스러운게 딱 소니 스럽다.
가격을 알고 나면 거부감이 들 건데 그래도 명백한 팩트인 이 제품 몸값만 74만 9,000원에 달한다. 약간만 더 보태면 소니 A6400 구매는 일도 아니고, 좀 더 좋은 A6500도 넘볼 수 있는 위치다. 용도가 다른 제품이라고 우길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부담을 줄어드는 건 아니다. 그 깊은 속내 밝히지 않았으니 도통 무슨 전략인지 알 길이 없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제품은 좋은데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 내겠다.’
바디 자체만을 떼어 놓고 보면 그야말로 액션캠이다. 전통적으로 소니가 남다른 입지 다져둔 덕분에 ‘소니’라는 문구 자체만으로 시장에서 그 품질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일단 액션캠이라 치자. 하지만 여기에 VCT-SGR1로 명명한 소형 삼각대 형상의 슈팅 그립을 부착하면 짐벌(짐벌 기능은 별도 어플로 구현) 달린 오즈모 형태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면 오즈모와 같은 제품으로 봐야 하나? 점점 복잡해지는 데 굳이 이렇게 만든 이유가 궁금해졌다.
소니 디지털 이미징 사업부 오타 카즈야 부사업부장이 한 마디 남겼다. “RX0의 초기 개발 목표는 폼 팩터와 기술적 성능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창의적인 표현을 지원하는 카메라를 만드는 것이었다. 소니는 RX0를 토대로 다양한 촬영 상황에서 우수한 퀄리티의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기 위한 기능들이 추가된 RX0 II를 새로 출시했다.”며, “브이로그를 위한 최적의 카메라로 새롭게 탄생한 RX0 II가 사진과 영상으로 많은 분의 일상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라는 설명이다.
비싼 건 다 이유가 있다.
24mm F4 자이즈(ZEISS) 광각 렌즈와
180도 플립 LCD로 찍어보는 셀피 기능
4K 해상도와 손 떨림 보정 및 Eye-AF
요약하자면 카메라에 있는 기능은 그대로 넣었고 액션캠에 있는 기능도 담았다. 액션캠이다 보니 거친 환경에서 사용은 기본일 테고 필수 기능은 첫 번째가 방진 방수다. ▲IP68 등급을 충족한 덕분에 비가 내리거나 물에 빠져도 초기불량이 아닌 한 최대 수심 10m 내라면 마음껏 찍을 수 있게 했다. 손에 물 묻으면 미끄러울 테니 행여 부주의로 추락하거나 강인한 충격을 받을 경우도 대비했다. ▲적어도 2m 높이에서 떨어지며 받는 낙하 충격에도 버티며, 가해지는 200kg 무게도 버티도록 설계했다.
요즘 나오는 장비치고 4K 해상도 지원 못 하면 젬병이니 당연하게 포함했고, 조금 욕심을 부려본다면 다큐멘터리에서나 접하던 수중 촬영도 흉내 내볼 만한 장비다. 수전증으로 대인 기피까지 고민한다면 손 떨림 보정 솔루션에 의지해도 좋다. 그래도 셀피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용자를 고려해 180도 플립 LCD까지 포함했다. 콤팩트도 아닌 미러리스도 아닌 것이 무려 최대 16연사라는 기막힌 솜씨를 뽐낸다.
“소형화 기술의 정수를 담아”라는 소니 관계자 설명 그대로 소니는 작은 크기와 무게로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는데 목적을 뒀단다. 심지어 퀄리티는 소니 A7 라인업에 버금갈 정도라는 부분에서 목소리에 힘을 줬는데 1.0 타입 적층형 1,530만 화소 엑스모어(Exmor) RS CMOS 이미지 센서와 비온즈 X(BIONZ X)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의 조화로 가능한 결과물이다.
RX0 II(DSC-RX0M2) 사양
센서 유형 : 13.2mm x 8.8mm Exmor RS CMOS 센서, 종횡비 3:2
픽셀 수 (유효) : 약 15.3 메가픽셀
방수 : IPX8 상응
렌즈 : 광각 ZEISS Tessar T* 24㎣ F4 렌즈
특징 : 180도 틸트형 LCD, 4K 영상, ISO125~12800
ISO 80-12800 감도에 자이즈(ZEISS) 테사 T* 24mm F4 광각 렌즈가 보장하는 최소 초점 거리는 20cm에 불과하기에 셀피 촬영 및 음식 접사 혹은 재미라는 요소가 필요한 촬영에 특화한 의도가 느껴진다. 최대 연속 사용 시간은 1회 완충 4K 영상 촬영 기준 약 1시간이다. 이를 종합하자면 배터리만 언제 어디에든 휴대할 수 있는 '만능’ 카메라에 가깝다. 가로 5.9cm, 세로 4.05cm, 폭 3.5cm 초소형에 132g에 불과한 무게는 우리가 늘 달고 다니는 스마트폰 보다 가볍고 작다.
하지만 “소형화 된 바디에 고화질이 특징인 제품이다. 무거운 카메라를 지니고 싶지 않은 환경에서 사랑받을 수 있게 미니멀리즘화 했다. 언제 어디서나 브이로그를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한 소니의 도전이 더 많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 한마디가 실현될까? 재차 강조하지만, 걸림돌은 오직 가격이다. 실제 현장에서 제품을 만져본 이들은 한목소리로 “괜찮은데” 싶다가도 가격 듣고는 외면했다는 후문이다. 그래도 전작인 RX0가 99만 9,000원 대비 저렴한 수준에 주목하자.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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