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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바이트 노트북, 엔비디아 RTX 20 GPU를 들이다
위클리포스트
2019. 1. 30. 02:03
[2019년 01월 30일] - “외관 디자인 빼고 다 바꿨습니다.” 기가바이트 코리아 홍규영 지사장이 말했다. 실제 자세히 봐도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외형을 한 2019년 기가바이트 AERO15인치 노트북. 우리가 막연히 떠올리는 노트북의 형태를 벗어나지 않은 제품의 전형이다. 얇고 작은 사이즈를 하고 있으며 휴대하기 편리한 무게까지 겸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조건이지만, 아쉽게도 이것 한 가지만 충족하지 못했다.
무게는 약 2.0kg에 달했다. 흔히 1kg 미만 노트북을 초경량이라고 표현한다. 이의 자격을 취득하고자 가뜩이나 모든 노트북 제조사가 뛰어들어 더욱 피 터지게 싸우고 있는 시장인데 기가바이트는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는 선택을 한 셈이다. 치열하기 때문에 다른 시장을 노렸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게 아닌 이상 자고로 초경량이 하나의 대세가 된 요즘 흐름을 거부하고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제품을 내놨으니 당장 머릿속에서 맴도는 고민이라면 휴대하기 힘들겠구나!
노트북이지만 가급적 이동하지 말고 사용해야 할 것만 같았던 제품. 뭔가 수긍하기 쉽지 않은 의구심만 가득 남긴 수상한 제품을 내놓기 위해 기가바이트는 모든 것을 다 새롭게 설계했다고 외친 이번 신제품. 왜? 그렇게까지 불필요한 도전에 나섰을까 싶은 기가바이트의 2019년 신모델 에어로 15에 얽힌 사연을 지금부터 낱낱이 파헤쳐봤다.
PC 시장에서 큰 족적을 남긴 사건이 터졌다. 바로 VGA 시장의 절대기준이던 엔비디아가 10 시리즈의 종말을 선언하고 2019년에 20 시리즈의 시작을 선언한 이슈다. 단연 성능에 목말라 하던 게이머는 환호했다. 엔비디아 측은 당장 1070TI급 제품의 성능을 20시리즈로 넘어오면 2060 만으로 체감할 수 있다고 천명했으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돈 몇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러한 고민에 답이 되는 제품이 등장했으니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유독 제외된 시장이 있었으니 아니 예전부터 최고 성능과는 간극을 좁히지 못한 유일한 아이템 노트북이다.
더욱이 노트북에 엔비디아 RTX 20 시리즈를 추가하기란 여러 가지 난제가 사방에 산재한다. 먼저 전원부 설계다. 그야말로 쳐묵쳐묵을 떠올리게 만드는 전원부 소비전력은 무려 250W TDP에 달한다. 어중간한 노트북이 아닌 애초에 노트북에 RTX 20을 접목하려는 시도 자체가 실험적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발열이다. 최고 성능을 제시한 제품답게 발열 또한 최고 수준에 달한다.
그러한 이유로 PC용 2080TI 기준 제품은 고기 불판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쿨러를 무려 2개나 장착하고도 부족해서 히트파이프까지 도입했다. 세 번째는 너무나 치명적인 휴대성이다. 전원 효율이 낮은 GPU 특성상 가뜩이나 전력 효율이 낮은 탓에 배터리 구동은 사실상 포기하는 게 현명한 상황. 노트북과 전혀 어울리지 않은 제품을 굳이 노트북에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의구심에 기가바이트가 해답을 찾겠노라 나선 것이다.
그렇게 등장한 기가바이트 AERO 15
조금은 무겁지만, 더 빠르고 더 강해졌다.
휴대성을 포기한 대신 성능을 취하다.
그러한 이유로 보는 시선을 달리해야 할 노트북. AERO 15가 노린 시장은 딱 두 가지 게이밍 그리고 전문성이 무엇보다 핵심인 곳이다. 마음을 비우면 길이 보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시장의 요구에 화답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기가바이트는 모든 역량을 마음 놓고 쏟았다. 다소 부담되는 금액은 추후 고민할 일이기에 일단 제쳐두고 부품 선별부터 남다른 관록을 앞세웠다.
노트북은 여러 가지 부품의 조화가 만들어낸 하나의 완성품이다. 즉 CPU, 메모리, 기판, 스토리지, GPU 등 저마다 개성이 특출난 부품은 마치 연주가 끝내주는 오케스트라 반주처럼 동작이 될 경우 ‘완성도 높은 제품’ 그게 아닐 경우 시장에서 ‘불만’ 이라는 불명예를 불러오게 된다. 어느 시장이나 어벤져스로 평가하는 레벨은 있게 마련이고, 우리가 익히 들어 익숙한 CPU는 인텔, OS는 마이크로소프트, 디스플레이는 LG, 메모리는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물론 이들 브랜드의 품질이 좋은 것을 모르는 사용자는 없다. 단지 이들 브랜드의 조합으로 구성했을 때 나오는 제품은 사실상 ‘넘사벽’에 가까운 가격이 책정되기에 많이 팔고자 한다면 대안을 찾아 우회하는 것을 지금껏 다수 브랜드가 답습했다. 이 상황에서 기가바이트가 던진 의문 한가지라면 ‘어벤져스 등급의 부품으로 구성을 하고 가격을 현실적으로 낮추면 되지’라고 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실행에 옮겼다. 그게 바로 2019년 형 야심작 AERO 15 노트북이다. 기본부터가 남다르다. PC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은 모두 도도한 몸값 내세우는 인텔 인사이드 인증 제품으로만 엄선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공들여 미래 먹거리자 내세우는 인공지능까지 도입했다. 개인적으로 뭐하러 그렇게까지? 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나 이유를 들어보니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MS의 클라우드 기술이 접목된 애저 AI 도입은 CPU / GPU / 팬 동작 / 키보드 / 음향시스템 옵션 등이 사용자 개입 없어도 항시 최적으로 조절된다고. 귀차니즘을 줄였다는 의미다.
CPU는 8세대 커피레이크 아키텍처 제품 i7-8750H 또는 i9-8950HK로 구성했다. 노트북으로 체감하는 6코어 12쓰레드는 어떠한 느낌일까 내심 궁금증이 드는 동시에 아무리 생각해도 예상도 되지 않더라. 동시에 필자가 사용 중인 PC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그 느낌은 사실 초라했다. 참고로 PC조차도 AMD A10-9700 쿼드코어 CPU를 사용하고 있다. 많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너무 빠른 AERO 15 노트북
고성능에 RTX 하드웨어까지 탑재했는데,
여전히 기존 세대와 같은 두께와 무게
흔하지 않지만, 완성도 하나만은 단연 남다른 가치 내세운 노트북. 여느 브랜드 노트북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기가바이트 AERO 15 2019년 형 모델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름지기 핵심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 시리즈 GPU 탑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문제는 문제도 아니었다. “2.0kg 무게와 18mm 두께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발열만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라는 설명에서 직감했다. ‘맞다. 작년에 출시된 AERO 15와 크기와 무게는 같다고 했었지!’ 여기에 USB 3.0 C타입 등과 같이 사용환경 변화가 불러온 신기술은 오히려 수용해야 하는 구도라면 더욱 난감했을 게 분명하다.
이때 엔비디아가 극적으로 한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단다. RTX 시리즈를 노트북에 접목하기 위해 고안한 맥스-Q(Max-Q) 기술이다. 개발에 발목을 잡았던 소비전력과 발열이 극적으로 해결되니 거칠 게 없던 노트북 출시는 마지막 한고비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그렇다면 노트북 정체성이라고 여겨도 될 결정적인 포인트! 즉 휴대성은? 2.0kg이라는 무게가 내심 아쉬운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휴대를 못 할 정도로 무거운 것은 아니라는 점은 인정하자. 대신 94Wh 대용량 배터리를 내장한 덕분에 고성능 GPU를 장착하고도 구동 시간은 무려 최대 10시간에 달한다. 게이머라면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조건이기에 쌍수를 들고 환호할 옵션 아니던가!
데스크톱 PC에서도 부담되어 고민하게 만드는 엔비디아 RTX 2080 또는 2070 GPU가 노트북에서 쌩쌩 돌아가도록 만들겠다던 기가바이트의 전무후무한 미션은 이렇게 완성되어 우리 눈앞에 실체를 드러냈다. 참고로 요즘 대학생의 필수템이라 여기는 노트북 브랜드가 LG그램이라지. 작고 얇은 외형에 무게 또한 무척이나 가볍다.
하지만 그 제품으로 게임도 원활히 가능할까? 다소 충격적이겠지만 기억하시라. 인텔 UHD 그래픽 620 기본 내장형이 담보하는 사용 환경은 웹 서핑 또는 문서작업이다. 그 이상이라면 아주 낮은 옵션을 하고도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한 투박한 그래픽화면을 마주하고 좌절에 빠질 가능성이 아주 많이 농후하다. 정리하자면 게임을 위한 게이머를 위한 노트북을 찾는다면 ‘2019년 형 기가바이트 AERO 15’를 기억하시라.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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